연주는 마음이 바빴다. 영훈 오빠 때문이다.
은근히 좋아하는 고모 아들인 영훈 오빠가 오늘 귀국한다.
마침 일요일이라 공항에 마중을 갈 수 있어서 더 좋다.
그 비행기에는 열흘 전 미국에 있는 오빠를 보러 간 엄마 아빠도 함께 탔을 것이다.
물론 엄마 아빠와 함께 미국에 간 고모도 그리고 오빠도 함께 귀국한다.
미국, 가고 싶었지만 학교 때문에 엄마 아빠와 함께 가지 못했다.
그래서 한시라도 더 빨리 공항에 가고 싶다.
‘어떻게 변했을까?’
1년 전 중학교 졸업반일 때 그가 해준 입맞춤은 근사했다.
그가 고모의 아들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근친이라는 두려움보다 그의 살가운 웃음과 뜨거운 입술은 몸도 마음도 녹여버렸다.
그동안 아무도 몰래 이메일로 문자메시지로 주고 받은 사랑의 속삭임.
연주는 글자 하나하나가 볼 때마다 사랑스러웠다.
그런 그가 유학 1년 만에 대학생이 되어 귀국한다.
오빠도 같이 오지만 연주는 누구보다 영훈 오빠의 모습이 그립다.
‘띵동’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다.
“준비 되었니?”
고모부다.
오늘 연주와 함께 공항에 같이 가기로 했는데 벌써 태우러 오신 모양이다.
“네”
“그럼 내려오너라”
고모부의 문자를 받은 연주는 다시 한 번 거울을 들여다 보았다.
상큼한 눈매, 맑은 입술, 그리고 무엇보다 도드라져 보이는 가슴...
연주는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이런 자신을 봐 줄 영훈 오빠를 생각하며 볼을 발그레 물들였다.
다시 입술에 립크로스를 한 번 더 바르고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밖으로 나오자 바람 끝이 매서웠다.
그리고 구름도 심상치가 않았다. 꼭 눈이라도 한바탕 쏟아질 기세였다.
“연주가 이제 숙녀가 다 되었구나?”
“아이 참...고모부도...”
“아냐. 아주 예뻐”
“그래요?”
“응. 누가 우리 연주를 대려갈 것인지 부럽다”
“에이...”
배시시 웃은 연주의 입꼬리에 명석은 자신도 모르게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갔다.
‘이게 무슨 징조야?’
명석은 자신의 몸이 변하는 것을 스스로 책망하면서 운전석에 올랐다.
조수석 문을 열고 연주가 명석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안전벨트를 손으로 당기다가 얼굴을 찡그렸다.
“왜?”
“이게 안 되어요”
“그래? 가만있어 봐”
명석이 허리를 굽혀 연주의 앞으로 고개를 숙인 뒤 안전벨트를 잡았다.
그런 명석의 얼굴에 연주의 볼록한 가슴이 스쳤다.
순간적이지만 다시 명석의 아랫도리가 불끈 솟았다.
‘미친 놈’
명석은 스스로를 책망하며 연주가 깔고 앉은 안전벨트를 풀어 연주의 손에 쥐어 주었다.
아무 김새도 느끼지 못한 연주가 그 안전벨트를 고리에 끼우며 웃었다.
“아빠 차가 아니라서...”
“그래...아빠 보고 싶었지?”
“네”
“그래 혼자서 지난 열흘 어찌 지냈냐?”
“재미있었어요”
“부모님 안 계셔도?”
“그럼요. 제가 뭐 어린애인가요? 저도 엄연한 숙녀예요”
“그래. 지금 보니 그렇다”
“호호호”
“연주를 보니 고모부도 딸을 하나 낳을 걸 그랬다”
“지금이라도 낳으세요..요즘 늦둥이가 유행이라던데”
“허허...요놈이 고모부를 놀리는 구나”
명석은 연주와의 이런 대화가 즐거웠다.
그러나 아파트 주차장을 출발한 직후부터 날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눈발이 굵어지면서 바람도 세차게 불었다.
“이런데 비행기 내릴 수 있을까요?”
연주도 날씨가 걱정이 되는지 슬며시 명석에게 걱정된다는 투로 말했다.
“글쎄다”
“못 내리면 어쩌죠?”
“이미 비행기는 미국에서 출발했으니 어떤 식으로든 착륙하지 않겠냐?”
“착륙 못하면 돌아가나요?”
“아니...기름이 없어서 돌아가진 못하고 김해공항이나 국내의 다른 공항에 내릴 걸?”
명석도 자신 없는 투로 대답했다.
앞은 더욱 캄캄해져서 차량의 와이퍼가 세차게 돌아갔지만 시야는 매우 어두웠다.
이런 상태로의 운행은 사고를 유발할 것 같았다.
그리고 시야가 잡히지 않아 더 이상 앞으로 전진하기도 어려웠다.
조심스럽게 길 가에 차를 붙인 명석이 말했다.
“안 되겠다”
“???”
“앞으로 갈 수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으니 차를 여기에 두고 다시 너희 집으로 들어가자”
"공항 못 가요?"
"집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눈 그치는 것 보고 가도 늦지는 않을 거야"
"그래요 그럼"
마침 자동차는 주차장을 빠져나온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지척에 아파트가 있었다.
연주도 상황을 인식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세찬 눈보라를 맞으며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TV 좀 틀어봐라”
“네”
눈을 털어내고 윗도리를 벗은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며 말을 주고 받았다.
명석은 그 순간 연주의 눈에 취해버렸다.
맑은 눈망울이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았다.
‘헛’
마른기침을 한 명석이 급히 시선을 돌리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
연주 또한 갑자기 붉은 광선을 맞은 것 같은 명석의 시선에 몸이 뜨거워졌다.
영문을 모르는 연주도 급히 고개를 숙이고 리모컨을 들었다.
그러나 TV 또한 먹통이었다.
위성 안테나에 의존하는 연주네 TV는 세찬 눈보라 때문에 채널이 잡히지 않은 것이다.
"위성 안테나가 눈보라 때문에 무용지물이로구나"
"그런가 봐요"
서로 TV만 바라보던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순간 두 사람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러나 역시 명석은 어른이었다.
자신의 시선이 물타고 있음을 깨닫고 눈을 돌렸다.
그리고 일어서면서 말했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
"이 정도로 눈이 공항에도 내린다면 비행기가 착륙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말이다"
"그런 어쩌죠?"
"아마 가까운 김해 공항이나 제주공항 쪽으로 갈 거다"
"네에"
"연료 때문에 어찌될 지..."
"무슨 말이예요?"
"응 비행기는 무게 때문에 연료를 기항지 거리에 맞을 만큼만 넣고 다닌단다."
"그럼 기름이 없다는 말인가요?"
"아주 없지는 않고, 가까운 공항으로 갈 예비 기름은 있지"
"네에..."
"어떻든..."
"..."
"우리가 공항에 가는 것은 어렵겠다."
"그러게요"
"혹시 집에 술 있니?"
"네, 아빠가 드시던 것 있을 거예요. 찾아다 드려요?"
"응"
명석의 말에 연주가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갔다.
명석은 연주의 몸놀림이 있을 때마다 눈이 취하는 것 같았다.
이런 자신의 변화는 명석 스스로 알 수 없는 변화였다.
그래도 명석은 어른이었다.
스스로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었다.
그래서 연주가 가져 온 술병을 낚아 채듯이 받았다.
그리곤 마개를 연 뒤 입에 들이붓듯이 마셨다.
목이 화끈거렸다. 그러나 숨이 막힐 때까지 술을 부었다.
그것은 자신의 몸이 변하는 상태로는 엄청난 실수를 할 것 같아서였다.
막는 길은 얼른 취해서 떨어지는 수밖에 없었다.
단숨에 그 독한 양주가 거의 반 병 남짓 비워졌다.
술병을 놓은 명석이 비틀거리는 몸짓으로 일어섰다.
뇨의를 느낀 때문이었다.
비틀거리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명석은 다시 소파로 돌아 와서 남을 술병을 입에 댔다.
그리고 벌컥벌컥 다시 들이 부었다.
어느덧 술병이 바닥이 났다. 그리고 그와 함께 명석의 몸이 쓰러졌다.
연주는 그런 상황을 놀란 표정으로 끝까지 지켜봤다.
고모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연주로선 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소파에 쓰러진 고모부 너머로 유리창이 보였다.
창밖은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검은 공간으로 뿌리는 엄청난 눈발만 있을 뿐이었다.
혼자 있었다면 겁이 날 수도 있었지만 그나마 고모부가 집안에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었다.
방으로 들어 간 연주가 안방 장농 안에서 이불을 가져와 고모부의 몸 위에 덮었다.
그리고 다시 리모컨으로 TV를 켰으나 TV는 화면이 잡히지 않았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연주는 그때서야 자신이 배가 고프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고모부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주방으로 갔다.
그리고 냄비를 은 뒤 물을 받아 랜지위에 올렸다.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서 먹어야 할 것 같아서였다.
명석은 그런 연주의 행동을 하나하나 지켜보고 있었다.
갑자기 들이 부은 술이어서 몸은 취했는데 정신은 더욱 또렸해져 갔다.
연주가 이불을 덮어 줄 때 그애를 꼭 끌어 안을 것만 같아 두려웠다.
그러나 술에 떨어진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서 그 같은 실수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주방에서 움직이는 연주의 실루엣은 그에게 참을 수 없는 고문이었다.
다시 눈을 감았으나 눈 앞에 여체의 실루엣만 더 아른 거렸다.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자기도 모르게 몸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 다음은 명석으로선 알 수 없었다.
그대로 스르르 쓰러진 것 같기도 하고 주방으로 가서 연주를 껴안은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돌아 본 상황은 명석 스스로 두려워했던 일이 벌어진 뒤였다.
자신은 처조카인 연주를 안고 있었고 자신에게 안겨있는 아이는 조카딸이 아니라 여자였다.
그 여자의 몸에 자신의 남성이 들어있었고 그 남성은 씨를 뿌린 뒤였다.
여자는 울다가 지쳤는지 맥이 빠져있었다. 그것이 그날 일어난 일이었다.
은근히 좋아하는 고모 아들인 영훈 오빠가 오늘 귀국한다.
마침 일요일이라 공항에 마중을 갈 수 있어서 더 좋다.
그 비행기에는 열흘 전 미국에 있는 오빠를 보러 간 엄마 아빠도 함께 탔을 것이다.
물론 엄마 아빠와 함께 미국에 간 고모도 그리고 오빠도 함께 귀국한다.
미국, 가고 싶었지만 학교 때문에 엄마 아빠와 함께 가지 못했다.
그래서 한시라도 더 빨리 공항에 가고 싶다.
‘어떻게 변했을까?’
1년 전 중학교 졸업반일 때 그가 해준 입맞춤은 근사했다.
그가 고모의 아들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근친이라는 두려움보다 그의 살가운 웃음과 뜨거운 입술은 몸도 마음도 녹여버렸다.
그동안 아무도 몰래 이메일로 문자메시지로 주고 받은 사랑의 속삭임.
연주는 글자 하나하나가 볼 때마다 사랑스러웠다.
그런 그가 유학 1년 만에 대학생이 되어 귀국한다.
오빠도 같이 오지만 연주는 누구보다 영훈 오빠의 모습이 그립다.
‘띵동’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다.
“준비 되었니?”
고모부다.
오늘 연주와 함께 공항에 같이 가기로 했는데 벌써 태우러 오신 모양이다.
“네”
“그럼 내려오너라”
고모부의 문자를 받은 연주는 다시 한 번 거울을 들여다 보았다.
상큼한 눈매, 맑은 입술, 그리고 무엇보다 도드라져 보이는 가슴...
연주는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럽다.
이런 자신을 봐 줄 영훈 오빠를 생각하며 볼을 발그레 물들였다.
다시 입술에 립크로스를 한 번 더 바르고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밖으로 나오자 바람 끝이 매서웠다.
그리고 구름도 심상치가 않았다. 꼭 눈이라도 한바탕 쏟아질 기세였다.
“연주가 이제 숙녀가 다 되었구나?”
“아이 참...고모부도...”
“아냐. 아주 예뻐”
“그래요?”
“응. 누가 우리 연주를 대려갈 것인지 부럽다”
“에이...”
배시시 웃은 연주의 입꼬리에 명석은 자신도 모르게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갔다.
‘이게 무슨 징조야?’
명석은 자신의 몸이 변하는 것을 스스로 책망하면서 운전석에 올랐다.
조수석 문을 열고 연주가 명석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안전벨트를 손으로 당기다가 얼굴을 찡그렸다.
“왜?”
“이게 안 되어요”
“그래? 가만있어 봐”
명석이 허리를 굽혀 연주의 앞으로 고개를 숙인 뒤 안전벨트를 잡았다.
그런 명석의 얼굴에 연주의 볼록한 가슴이 스쳤다.
순간적이지만 다시 명석의 아랫도리가 불끈 솟았다.
‘미친 놈’
명석은 스스로를 책망하며 연주가 깔고 앉은 안전벨트를 풀어 연주의 손에 쥐어 주었다.
아무 김새도 느끼지 못한 연주가 그 안전벨트를 고리에 끼우며 웃었다.
“아빠 차가 아니라서...”
“그래...아빠 보고 싶었지?”
“네”
“그래 혼자서 지난 열흘 어찌 지냈냐?”
“재미있었어요”
“부모님 안 계셔도?”
“그럼요. 제가 뭐 어린애인가요? 저도 엄연한 숙녀예요”
“그래. 지금 보니 그렇다”
“호호호”
“연주를 보니 고모부도 딸을 하나 낳을 걸 그랬다”
“지금이라도 낳으세요..요즘 늦둥이가 유행이라던데”
“허허...요놈이 고모부를 놀리는 구나”
명석은 연주와의 이런 대화가 즐거웠다.
그러나 아파트 주차장을 출발한 직후부터 날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눈발이 굵어지면서 바람도 세차게 불었다.
“이런데 비행기 내릴 수 있을까요?”
연주도 날씨가 걱정이 되는지 슬며시 명석에게 걱정된다는 투로 말했다.
“글쎄다”
“못 내리면 어쩌죠?”
“이미 비행기는 미국에서 출발했으니 어떤 식으로든 착륙하지 않겠냐?”
“착륙 못하면 돌아가나요?”
“아니...기름이 없어서 돌아가진 못하고 김해공항이나 국내의 다른 공항에 내릴 걸?”
명석도 자신 없는 투로 대답했다.
앞은 더욱 캄캄해져서 차량의 와이퍼가 세차게 돌아갔지만 시야는 매우 어두웠다.
이런 상태로의 운행은 사고를 유발할 것 같았다.
그리고 시야가 잡히지 않아 더 이상 앞으로 전진하기도 어려웠다.
조심스럽게 길 가에 차를 붙인 명석이 말했다.
“안 되겠다”
“???”
“앞으로 갈 수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으니 차를 여기에 두고 다시 너희 집으로 들어가자”
"공항 못 가요?"
"집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눈 그치는 것 보고 가도 늦지는 않을 거야"
"그래요 그럼"
마침 자동차는 주차장을 빠져나온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지척에 아파트가 있었다.
연주도 상황을 인식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세찬 눈보라를 맞으며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TV 좀 틀어봐라”
“네”
눈을 털어내고 윗도리를 벗은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며 말을 주고 받았다.
명석은 그 순간 연주의 눈에 취해버렸다.
맑은 눈망울이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았다.
‘헛’
마른기침을 한 명석이 급히 시선을 돌리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
연주 또한 갑자기 붉은 광선을 맞은 것 같은 명석의 시선에 몸이 뜨거워졌다.
영문을 모르는 연주도 급히 고개를 숙이고 리모컨을 들었다.
그러나 TV 또한 먹통이었다.
위성 안테나에 의존하는 연주네 TV는 세찬 눈보라 때문에 채널이 잡히지 않은 것이다.
"위성 안테나가 눈보라 때문에 무용지물이로구나"
"그런가 봐요"
서로 TV만 바라보던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순간 두 사람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러나 역시 명석은 어른이었다.
자신의 시선이 물타고 있음을 깨닫고 눈을 돌렸다.
그리고 일어서면서 말했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
"이 정도로 눈이 공항에도 내린다면 비행기가 착륙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말이다"
"그런 어쩌죠?"
"아마 가까운 김해 공항이나 제주공항 쪽으로 갈 거다"
"네에"
"연료 때문에 어찌될 지..."
"무슨 말이예요?"
"응 비행기는 무게 때문에 연료를 기항지 거리에 맞을 만큼만 넣고 다닌단다."
"그럼 기름이 없다는 말인가요?"
"아주 없지는 않고, 가까운 공항으로 갈 예비 기름은 있지"
"네에..."
"어떻든..."
"..."
"우리가 공항에 가는 것은 어렵겠다."
"그러게요"
"혹시 집에 술 있니?"
"네, 아빠가 드시던 것 있을 거예요. 찾아다 드려요?"
"응"
명석의 말에 연주가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갔다.
명석은 연주의 몸놀림이 있을 때마다 눈이 취하는 것 같았다.
이런 자신의 변화는 명석 스스로 알 수 없는 변화였다.
그래도 명석은 어른이었다.
스스로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었다.
그래서 연주가 가져 온 술병을 낚아 채듯이 받았다.
그리곤 마개를 연 뒤 입에 들이붓듯이 마셨다.
목이 화끈거렸다. 그러나 숨이 막힐 때까지 술을 부었다.
그것은 자신의 몸이 변하는 상태로는 엄청난 실수를 할 것 같아서였다.
막는 길은 얼른 취해서 떨어지는 수밖에 없었다.
단숨에 그 독한 양주가 거의 반 병 남짓 비워졌다.
술병을 놓은 명석이 비틀거리는 몸짓으로 일어섰다.
뇨의를 느낀 때문이었다.
비틀거리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명석은 다시 소파로 돌아 와서 남을 술병을 입에 댔다.
그리고 벌컥벌컥 다시 들이 부었다.
어느덧 술병이 바닥이 났다. 그리고 그와 함께 명석의 몸이 쓰러졌다.
연주는 그런 상황을 놀란 표정으로 끝까지 지켜봤다.
고모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연주로선 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소파에 쓰러진 고모부 너머로 유리창이 보였다.
창밖은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검은 공간으로 뿌리는 엄청난 눈발만 있을 뿐이었다.
혼자 있었다면 겁이 날 수도 있었지만 그나마 고모부가 집안에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었다.
방으로 들어 간 연주가 안방 장농 안에서 이불을 가져와 고모부의 몸 위에 덮었다.
그리고 다시 리모컨으로 TV를 켰으나 TV는 화면이 잡히지 않았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연주는 그때서야 자신이 배가 고프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고모부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주방으로 갔다.
그리고 냄비를 은 뒤 물을 받아 랜지위에 올렸다.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서 먹어야 할 것 같아서였다.
명석은 그런 연주의 행동을 하나하나 지켜보고 있었다.
갑자기 들이 부은 술이어서 몸은 취했는데 정신은 더욱 또렸해져 갔다.
연주가 이불을 덮어 줄 때 그애를 꼭 끌어 안을 것만 같아 두려웠다.
그러나 술에 떨어진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서 그 같은 실수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주방에서 움직이는 연주의 실루엣은 그에게 참을 수 없는 고문이었다.
다시 눈을 감았으나 눈 앞에 여체의 실루엣만 더 아른 거렸다.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자기도 모르게 몸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 다음은 명석으로선 알 수 없었다.
그대로 스르르 쓰러진 것 같기도 하고 주방으로 가서 연주를 껴안은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돌아 본 상황은 명석 스스로 두려워했던 일이 벌어진 뒤였다.
자신은 처조카인 연주를 안고 있었고 자신에게 안겨있는 아이는 조카딸이 아니라 여자였다.
그 여자의 몸에 자신의 남성이 들어있었고 그 남성은 씨를 뿌린 뒤였다.
여자는 울다가 지쳤는지 맥이 빠져있었다. 그것이 그날 일어난 일이었다.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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