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뜬금없이(?) 감사합니다^^
만일 다시 글을 쓰면 6부쯤에 조회수 5만건 정도만 되면 정~말 좋겠다 생각했는데,
4부만에 넘기게 되어 감개무량하네요.
사실 원래 계획은 주중에만 업데이트를 하고, 주말에는 쉴려고 했는데, 감사의 의미로 전에 썼놨던,
단편을 수정해서 이번 주말에만 올려드립니다. 말 그대로 단편이라서 많아야 5부를 넘기지 않을겁니다^^;;;
※ 참고로 이번 편의 여자 주인공은 [욕망에 젖어버리다] ‘성은‘ 캐릭터의 모티브 된 인물 입니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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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참 먹고해!!“
그 목소리에 나는 바구니를 내려 놓았다.
“휴우~ 이제야 한번 팔 한번 돌릴 수 있겠구나.”
사람들은 작은 아버지의 새참먹으라는 소리를 기다렸다는 듯 들고있던 복숭아 바구니를 자리에 내려놓았다. 작은아버지는 저 과수원 입구에서 자리를 펴고, 준비한 음식들을 차에서 내리고 계셨다. 나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갔다.
“준호가 고생이 많지?”
“아...아니요...뭘요.”
나는 애써 웃음 지으며 작은 아버지한테 대답했지만, 옆에서 아저씨들과 수다만 떨던 사촌누나 민정이 곧 쓰러질것 같다는 표정을 지으며 작은 아버지한테 투정부린다.
“작은 아빠. 팔이 너무 아프다. 내가 여기, 그리고 저기 다~~ 땄어.”
“어이쿠, 우리 민정이가 고생이 많아.. 그럼 오늘은 이거 먹구 있다가 물놀이 가자.”
민정이 누나의 눈이 크게 떠졌다. 속내를 감추기 힘든 캐릭터였다.
“진짜? 오늘은 그만하는거야?”
“그럼~ 모처럼 작은집에 놀러왔는데 작은아빠가 울 조카들 좋은 곳으로 데리고 가야지.”
“우와~ 우리 작은 아빠 최고!”
그녀는 다른 식구들과 물놀이 간다는 것보다 오늘 더 이상 과수원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더 신이 난 것 같았다. 작은 아버지의 말에 다른 친척 누나들에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물론 나도 기뻤다.
“그럼 병서 니는 거기서 수박 몇 개 먹을 수 있게 준비 좀 해야 되겠네.”
“수박 말고, 다른 것도 가지구 가야지요. 이렇게 착한 식구들이 놀러 왔는데...”
병서라고 불리는 아저씨가 기세등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일손이 부족하다며, 도와주러 온 마을 청년이라 불리는 아저씨들이었다. 그 들은 자신의 농장일도 바쁜데 우리들을 위해 선뜻 오신 분들이었다.
“나는 수박보다는 포도나 토마토가 좋은데요...”
“아.....그..그럼....그것도 가지고 가야지요...”
깍쟁이 민정이 누나가 부탁에 아저씨는 말까지 더듬으며 대답했다.
“우와~ 오빠! 최고~ 고맙습니다~!!”
내가 듣기로는 그 아저씨는 작은 아버지하고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적어도 삼촌뻘인 아저씨한테 오빠라니....역시 OO여대 구미호 답게, 남자를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나는 옷에 붙어있는 나뭇잎을 떼어내며 자리에 앉았다. 작은 아버지 옆에서 식사하시던 아버지는 내 곁에 자리를 잡고 앉으시고는, 막걸리를 따라 주셨다. 얼음을 동동 띄어서 그런지 살짝 얼린 생맥주 만큼 짜릿하게 시원했다.
“준호 니는 있다가 아버지하고 저기 창고 지붕 좀 수리하자.”
“네...네?”
나는 당황해 쇳소리를 냈다. 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막거리잔을 비우시고는 나를 바라보셨다.
“그럼, 애기들하고, 사촌누나들하고 물놀이가게?”
“...오랜만에 동생들하고 물놀이 좀 할려고 했는데요.”
“작은아버지 어깨 아파서 일 못해서 저러고 있는데, 눈에 보이는 거라도 마무리 짓고 가야되지 않겠냐? 이제 낼모래면 우리도 없는데?”
“그..그건 그렇지만.....”
아버지는 내 대답이 시원찮자 다시 막거리를 채우시고는 반쯤 들이키셨다.
“그래...그럼 나 혼자하고 있어야겠지.”
젠장....이 말을 고지곧대로 받아드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는 어쩔 수없이 아버지에게 두손을 들었다.
“아~ 형님! 괜찮아요. 제가 다음에...”
“뭘 다음에...그 전에 비라도 오면 안에 있는 물건들은 어쩌려고...?”
작은아버지는 연신 만류했지만, 아버지는 들은채도 하지 않았다. 나는 포기하는 마음으로 막거리를 한잔 더 따랐다. 그 때 저 멀리서 작은어머니가 수박을 썰어서 쟁반에 담아오셨다. 하지만 쟁반이 무거운 듯 걸음걸이가 위태해보였다.
나는 바로 작은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작은 어머니...이건 제가 들께요.”
“어머? 고마워....”
“뭘요....이런걸로....”
작은 어머니는 흡족한 미소를 보이며 나를 바라봤다.
“우리 준호...듬직한 청년 다楹?..작은 엄마 도와도 주고....”
작은 어머니는 군대를 전역하고 듬직해진 나를 처음 본 그날부터 신기해 하셨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2학년 때인가 마지막으로 뵙고, 엊그제가 처음이니깐 내가 정말 달라지긴 했나보다.
서울에서 교사를 하시던 작은 어머니는 몸이 약해서 도시 생활을 많이 힘들어 하셨다. 감기는 기본옵션이고, 계절별로 앓으시던 병에, 심지어 이사를 간 새집에서는 아토피로 고생이 심해서 어쩔 수 없이 반년만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셔야 하기도 했다.
작은 아버지는 도시 생활 할려다가 홀아비 되겠다며, 몇 년전 하시던 일을 정리하고 강원도 산골로 귀농하셨다. 그렇게 거리가 멀리 떨어지자, 작은아버지 가족은 명절때 이외에 보기 힘들었고, 나는 군대까지 다녀오다보니, 거의 4년만에 처음 뵙는 거였다.
“고등학교 때만해도 비리비리 했던 것 같은데... 어쩜....”
작은 어머니는 뒤에서 나를 바라보며 자랑스럽다는 듯 칭찬하셨다.
“뭐 군대에서 삼시세끼 잘먹고, 열심히 축구하다보면 몸이 불더라고요.”
나는 작은어머니와 발걸음을 맞추며 천천히 걸어 갔다. 작은어머니는 근 4년 동안 농사일을 하셨지만, 머리에 수건을 두른 그녀 작업복 모습은 아직도 어색해 보였다.
“정말 건강해지셔서 다행이예요.”
“그래.. 정말...서울서 일 그만두길 다행이지, 얼마나 니 작은아빠가 고생이 많았는데....”
“그래도 제가 작은 아버지 결혼했을 때 친구들한테 엄청 자랑많이 했어요. 우리 작은엄마 선생님이라고.”
작은 어머니는 나를 보며 귀엽다는 듯이 웃었다.
“뭐....선생님이 무슨 대수라고.”
“왜요? 친구들도 작은엄마 사진보고 미인 여선생님이라고 엄청 부러워했는데...”
작은어머니는 부끄러운 지 얼굴이 빨개졌다.
“무...무슨....미인선생이니?.....그..그리고...이제는 마흔이 넘은 아줌마한테....”
그녀는 입을 다문채 나보다 먼저 앞서 나갔다. 부끄러워 하는 작은어머니의 뒷모습이 왠지 소녀같이 귀엽다고 느껴졌다.
***
“휴~”
창고 지붕에서 내려서 와서야 땀을 제대로 닦을 수 있었다. 다행히 마무리는 홀로 했어도 창고수리는 2시간 만에 끝이 났다. 아버지는 큰 건만 처리한체 그새 친해진 동네 이장님 만나서 술 한잔 한다며 내려 가셨다. 작업을 마치고 작은아버지 집으로 가는 길 땀이 너무 흘렀다. 시원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을 그들 생각 때문에 더 더운 것 같았다.
“후아~~ 젠장!! 하지만 날씨는 끝내주네...“
나는 강렬히 비취는 햇빛을 손으로 가리며 저 멀리 장벽처럼 높게 솟은 산들을 바라봤다. 그 위로는 마치 우산을 씌운 듯 구름이 흰 뭉게 구름이 스멀스멀 흘렀다.
얼마 전 우리 식구들은 작은 아버지가 작업하다가 넘어져 어깨를 다쳤다는 소식을 접했다. 작은 아버지는 얼마 남지 않은 수확시기를 놓칠까 노심초사 하셨고, 우리는 지금 해외에 나가계신 큰아버지를 제외하곤, 모두 다 작은 아버지 집으로 모여 도와드리기로 했다.
제일 연장자이신 큰어머니와 30대 초반부터 20대 중반인 사촌누나 3명, 그리고 우리 부모님과 20대 후반인 우리누나, 나까지 총 8명의 노동가능한 인력들이 모였다. 물론 작은 아버지네 초등학생 2명은 제외시켰다.
사실 나는 이번 주 친구들과 2학기 복학전에 놀러갈 약속이 있어서 빠지고 싶었지만, 여자만 6명이고 아버지만이 유일한 남자라서 나는 어쩔 수 없이 돕기에 나섰다. 하지만 남자가 더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은 오리지 우리만의 착각이었다.
20,30대의 여자 4명이 과수원에서 일한 첫날, 마을에서 청년이라고 불리는 아저씨 2명이 도와준 것을 시작으로 거의 10명이 다되는 청년 표 아저씨들이 본인들의 일도 내 팽겨친채 우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 점심에 놀러 갈 수 있었던 것도 전부 그 들 덕분이었다. 나 역시 모든 것을 떠나서 아저씨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지만, 심각한 농촌총각 문제(?)에 마음 한켠이 짠했다. 내일 모래면 우리는 전부 떠나는데....모쪼록 맘속으로 그들의 건투를 빌었다.
어느덧 집앞에 도착하자 나는 작은 아버지한테 받은 집 열쇠로 문을 돌렸다.
“어랏?!”
연신 열쇠를 돌렸지만, 자물쇠가 열리는 소리가 나질 않았다. 나는 신경질 적으로 문을 잡아당겼다. 문이 잠겨있지 않았다. 나는 흙 묻은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섰다.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던 작은어머니가 나를 맞이했다.
“어머, 준호 너는 물놀이 않갔어?”
“아...예...아버지하고 창고 지붕 정리하느라고요...”
“하이코...우리 준호가 고생이 많구나..준호가...”
계속해서 땀이 흐르자 나는 셔츠로 얼굴을 훔쳤다. 작은 어머니 주방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꺼내 주셨다.
“저...세수하고 들어가 쉴께요. 뭐 도움이 필요하면 부르시고요,”
“도움은 무슨 도움...쉬고 있어, 있다가 과일 내올게.”
나는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세면대에 물을 가득 담고 얼굴을 넣었다. 그리고 바로 물을 튀기며 세수를 시작했다.
“어이쿠 시원하다.”
작은아버지 집은 지하수를 사용해 물이 정말 차가웠다. 이제는 더 이상 물놀이 간 그들이 전혀 부럽지 않았다. 나는 바로 땀에 절은 윗도리를 벗고, 어쩔지 고민에 빠져다. 아침에도 샤워했고, 자기전에 샤워 또 할텐데...속옷이 여유가 없던 나는 별수 없이 그냥 몸만 닦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편으로 등목이 간절했다. 만일 아버지가 있었으면 등목해주시고, 정말 좋으련만, 나는 세면대에 있는 물을 가슴과 겨등랑이에 끼얹으며 땀을 닦았다. 그러자 왠지 더 찝찝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할수 없이 나는 새로운 방식에 도전했다. 그것은 한손으로 엎드려 뻣친 상태에서 스스로 등목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나는 엎드린 상태에서 바가지를 한손으로 잡고 서서히 등쪽으로 향했다.
“앗 차차차!!”
잘못 조준된 물이 바지 속으로 물이 들어가자, 나는 바지를 벗어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무식한 일이었다. 나는 팬티만 입고 종아리와 상체에 다시 물을 뭍혔다. 더욱 감질맛만 났다. 그냥 샤워를 할까? 나는 속옷을 벗고, 물을 아래 세숫대야에 받았다. 입었던 속옷 한 번더 입는다는 것이 뭐가 대수였나 싶었다.
막 거울을 보고 비눗칠을 할려던 그 때 무언가 흐릿한 형상이 거울에 비췄다.
그건 문 틈사이로 보이는 작은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얼마나...아니 뭘 보고 있던 것일까? 그녀는 말없이 나의 뒤를 바라보고 계셨다.
“허헉..”
나는 재빨리 속옷을 집어 위로 올리고, 뒤를 돌아봤다. 작은어머니는 놀란 듯 제자리에 굳어 있었고, 나는 문을 완전히 열었다. 그녀의 손 위에는 수건이 두장이 들려 있었다.
“아까....내가...샤워해서 수건이 없을까봐....”
그녀는 빨게진 얼굴로 고개를 돌렸고, 나는 손으로 서둘러 중요부분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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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가 곧 올라갑니다^^
만일 다시 글을 쓰면 6부쯤에 조회수 5만건 정도만 되면 정~말 좋겠다 생각했는데,
4부만에 넘기게 되어 감개무량하네요.
사실 원래 계획은 주중에만 업데이트를 하고, 주말에는 쉴려고 했는데, 감사의 의미로 전에 썼놨던,
단편을 수정해서 이번 주말에만 올려드립니다. 말 그대로 단편이라서 많아야 5부를 넘기지 않을겁니다^^;;;
※ 참고로 이번 편의 여자 주인공은 [욕망에 젖어버리다] ‘성은‘ 캐릭터의 모티브 된 인물 입니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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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참 먹고해!!“
그 목소리에 나는 바구니를 내려 놓았다.
“휴우~ 이제야 한번 팔 한번 돌릴 수 있겠구나.”
사람들은 작은 아버지의 새참먹으라는 소리를 기다렸다는 듯 들고있던 복숭아 바구니를 자리에 내려놓았다. 작은아버지는 저 과수원 입구에서 자리를 펴고, 준비한 음식들을 차에서 내리고 계셨다. 나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갔다.
“준호가 고생이 많지?”
“아...아니요...뭘요.”
나는 애써 웃음 지으며 작은 아버지한테 대답했지만, 옆에서 아저씨들과 수다만 떨던 사촌누나 민정이 곧 쓰러질것 같다는 표정을 지으며 작은 아버지한테 투정부린다.
“작은 아빠. 팔이 너무 아프다. 내가 여기, 그리고 저기 다~~ 땄어.”
“어이쿠, 우리 민정이가 고생이 많아.. 그럼 오늘은 이거 먹구 있다가 물놀이 가자.”
민정이 누나의 눈이 크게 떠졌다. 속내를 감추기 힘든 캐릭터였다.
“진짜? 오늘은 그만하는거야?”
“그럼~ 모처럼 작은집에 놀러왔는데 작은아빠가 울 조카들 좋은 곳으로 데리고 가야지.”
“우와~ 우리 작은 아빠 최고!”
그녀는 다른 식구들과 물놀이 간다는 것보다 오늘 더 이상 과수원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더 신이 난 것 같았다. 작은 아버지의 말에 다른 친척 누나들에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물론 나도 기뻤다.
“그럼 병서 니는 거기서 수박 몇 개 먹을 수 있게 준비 좀 해야 되겠네.”
“수박 말고, 다른 것도 가지구 가야지요. 이렇게 착한 식구들이 놀러 왔는데...”
병서라고 불리는 아저씨가 기세등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일손이 부족하다며, 도와주러 온 마을 청년이라 불리는 아저씨들이었다. 그 들은 자신의 농장일도 바쁜데 우리들을 위해 선뜻 오신 분들이었다.
“나는 수박보다는 포도나 토마토가 좋은데요...”
“아.....그..그럼....그것도 가지고 가야지요...”
깍쟁이 민정이 누나가 부탁에 아저씨는 말까지 더듬으며 대답했다.
“우와~ 오빠! 최고~ 고맙습니다~!!”
내가 듣기로는 그 아저씨는 작은 아버지하고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적어도 삼촌뻘인 아저씨한테 오빠라니....역시 OO여대 구미호 답게, 남자를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나는 옷에 붙어있는 나뭇잎을 떼어내며 자리에 앉았다. 작은 아버지 옆에서 식사하시던 아버지는 내 곁에 자리를 잡고 앉으시고는, 막걸리를 따라 주셨다. 얼음을 동동 띄어서 그런지 살짝 얼린 생맥주 만큼 짜릿하게 시원했다.
“준호 니는 있다가 아버지하고 저기 창고 지붕 좀 수리하자.”
“네...네?”
나는 당황해 쇳소리를 냈다. 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막거리잔을 비우시고는 나를 바라보셨다.
“그럼, 애기들하고, 사촌누나들하고 물놀이가게?”
“...오랜만에 동생들하고 물놀이 좀 할려고 했는데요.”
“작은아버지 어깨 아파서 일 못해서 저러고 있는데, 눈에 보이는 거라도 마무리 짓고 가야되지 않겠냐? 이제 낼모래면 우리도 없는데?”
“그..그건 그렇지만.....”
아버지는 내 대답이 시원찮자 다시 막거리를 채우시고는 반쯤 들이키셨다.
“그래...그럼 나 혼자하고 있어야겠지.”
젠장....이 말을 고지곧대로 받아드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는 어쩔 수없이 아버지에게 두손을 들었다.
“아~ 형님! 괜찮아요. 제가 다음에...”
“뭘 다음에...그 전에 비라도 오면 안에 있는 물건들은 어쩌려고...?”
작은아버지는 연신 만류했지만, 아버지는 들은채도 하지 않았다. 나는 포기하는 마음으로 막거리를 한잔 더 따랐다. 그 때 저 멀리서 작은어머니가 수박을 썰어서 쟁반에 담아오셨다. 하지만 쟁반이 무거운 듯 걸음걸이가 위태해보였다.
나는 바로 작은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작은 어머니...이건 제가 들께요.”
“어머? 고마워....”
“뭘요....이런걸로....”
작은 어머니는 흡족한 미소를 보이며 나를 바라봤다.
“우리 준호...듬직한 청년 다楹?..작은 엄마 도와도 주고....”
작은 어머니는 군대를 전역하고 듬직해진 나를 처음 본 그날부터 신기해 하셨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2학년 때인가 마지막으로 뵙고, 엊그제가 처음이니깐 내가 정말 달라지긴 했나보다.
서울에서 교사를 하시던 작은 어머니는 몸이 약해서 도시 생활을 많이 힘들어 하셨다. 감기는 기본옵션이고, 계절별로 앓으시던 병에, 심지어 이사를 간 새집에서는 아토피로 고생이 심해서 어쩔 수 없이 반년만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셔야 하기도 했다.
작은 아버지는 도시 생활 할려다가 홀아비 되겠다며, 몇 년전 하시던 일을 정리하고 강원도 산골로 귀농하셨다. 그렇게 거리가 멀리 떨어지자, 작은아버지 가족은 명절때 이외에 보기 힘들었고, 나는 군대까지 다녀오다보니, 거의 4년만에 처음 뵙는 거였다.
“고등학교 때만해도 비리비리 했던 것 같은데... 어쩜....”
작은 어머니는 뒤에서 나를 바라보며 자랑스럽다는 듯 칭찬하셨다.
“뭐 군대에서 삼시세끼 잘먹고, 열심히 축구하다보면 몸이 불더라고요.”
나는 작은어머니와 발걸음을 맞추며 천천히 걸어 갔다. 작은어머니는 근 4년 동안 농사일을 하셨지만, 머리에 수건을 두른 그녀 작업복 모습은 아직도 어색해 보였다.
“정말 건강해지셔서 다행이예요.”
“그래.. 정말...서울서 일 그만두길 다행이지, 얼마나 니 작은아빠가 고생이 많았는데....”
“그래도 제가 작은 아버지 결혼했을 때 친구들한테 엄청 자랑많이 했어요. 우리 작은엄마 선생님이라고.”
작은 어머니는 나를 보며 귀엽다는 듯이 웃었다.
“뭐....선생님이 무슨 대수라고.”
“왜요? 친구들도 작은엄마 사진보고 미인 여선생님이라고 엄청 부러워했는데...”
작은어머니는 부끄러운 지 얼굴이 빨개졌다.
“무...무슨....미인선생이니?.....그..그리고...이제는 마흔이 넘은 아줌마한테....”
그녀는 입을 다문채 나보다 먼저 앞서 나갔다. 부끄러워 하는 작은어머니의 뒷모습이 왠지 소녀같이 귀엽다고 느껴졌다.
***
“휴~”
창고 지붕에서 내려서 와서야 땀을 제대로 닦을 수 있었다. 다행히 마무리는 홀로 했어도 창고수리는 2시간 만에 끝이 났다. 아버지는 큰 건만 처리한체 그새 친해진 동네 이장님 만나서 술 한잔 한다며 내려 가셨다. 작업을 마치고 작은아버지 집으로 가는 길 땀이 너무 흘렀다. 시원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을 그들 생각 때문에 더 더운 것 같았다.
“후아~~ 젠장!! 하지만 날씨는 끝내주네...“
나는 강렬히 비취는 햇빛을 손으로 가리며 저 멀리 장벽처럼 높게 솟은 산들을 바라봤다. 그 위로는 마치 우산을 씌운 듯 구름이 흰 뭉게 구름이 스멀스멀 흘렀다.
얼마 전 우리 식구들은 작은 아버지가 작업하다가 넘어져 어깨를 다쳤다는 소식을 접했다. 작은 아버지는 얼마 남지 않은 수확시기를 놓칠까 노심초사 하셨고, 우리는 지금 해외에 나가계신 큰아버지를 제외하곤, 모두 다 작은 아버지 집으로 모여 도와드리기로 했다.
제일 연장자이신 큰어머니와 30대 초반부터 20대 중반인 사촌누나 3명, 그리고 우리 부모님과 20대 후반인 우리누나, 나까지 총 8명의 노동가능한 인력들이 모였다. 물론 작은 아버지네 초등학생 2명은 제외시켰다.
사실 나는 이번 주 친구들과 2학기 복학전에 놀러갈 약속이 있어서 빠지고 싶었지만, 여자만 6명이고 아버지만이 유일한 남자라서 나는 어쩔 수 없이 돕기에 나섰다. 하지만 남자가 더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은 오리지 우리만의 착각이었다.
20,30대의 여자 4명이 과수원에서 일한 첫날, 마을에서 청년이라고 불리는 아저씨 2명이 도와준 것을 시작으로 거의 10명이 다되는 청년 표 아저씨들이 본인들의 일도 내 팽겨친채 우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 점심에 놀러 갈 수 있었던 것도 전부 그 들 덕분이었다. 나 역시 모든 것을 떠나서 아저씨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지만, 심각한 농촌총각 문제(?)에 마음 한켠이 짠했다. 내일 모래면 우리는 전부 떠나는데....모쪼록 맘속으로 그들의 건투를 빌었다.
어느덧 집앞에 도착하자 나는 작은 아버지한테 받은 집 열쇠로 문을 돌렸다.
“어랏?!”
연신 열쇠를 돌렸지만, 자물쇠가 열리는 소리가 나질 않았다. 나는 신경질 적으로 문을 잡아당겼다. 문이 잠겨있지 않았다. 나는 흙 묻은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섰다.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던 작은어머니가 나를 맞이했다.
“어머, 준호 너는 물놀이 않갔어?”
“아...예...아버지하고 창고 지붕 정리하느라고요...”
“하이코...우리 준호가 고생이 많구나..준호가...”
계속해서 땀이 흐르자 나는 셔츠로 얼굴을 훔쳤다. 작은 어머니 주방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꺼내 주셨다.
“저...세수하고 들어가 쉴께요. 뭐 도움이 필요하면 부르시고요,”
“도움은 무슨 도움...쉬고 있어, 있다가 과일 내올게.”
나는 바로 화장실로 들어가 세면대에 물을 가득 담고 얼굴을 넣었다. 그리고 바로 물을 튀기며 세수를 시작했다.
“어이쿠 시원하다.”
작은아버지 집은 지하수를 사용해 물이 정말 차가웠다. 이제는 더 이상 물놀이 간 그들이 전혀 부럽지 않았다. 나는 바로 땀에 절은 윗도리를 벗고, 어쩔지 고민에 빠져다. 아침에도 샤워했고, 자기전에 샤워 또 할텐데...속옷이 여유가 없던 나는 별수 없이 그냥 몸만 닦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편으로 등목이 간절했다. 만일 아버지가 있었으면 등목해주시고, 정말 좋으련만, 나는 세면대에 있는 물을 가슴과 겨등랑이에 끼얹으며 땀을 닦았다. 그러자 왠지 더 찝찝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할수 없이 나는 새로운 방식에 도전했다. 그것은 한손으로 엎드려 뻣친 상태에서 스스로 등목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나는 엎드린 상태에서 바가지를 한손으로 잡고 서서히 등쪽으로 향했다.
“앗 차차차!!”
잘못 조준된 물이 바지 속으로 물이 들어가자, 나는 바지를 벗어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무식한 일이었다. 나는 팬티만 입고 종아리와 상체에 다시 물을 뭍혔다. 더욱 감질맛만 났다. 그냥 샤워를 할까? 나는 속옷을 벗고, 물을 아래 세숫대야에 받았다. 입었던 속옷 한 번더 입는다는 것이 뭐가 대수였나 싶었다.
막 거울을 보고 비눗칠을 할려던 그 때 무언가 흐릿한 형상이 거울에 비췄다.
그건 문 틈사이로 보이는 작은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얼마나...아니 뭘 보고 있던 것일까? 그녀는 말없이 나의 뒤를 바라보고 계셨다.
“허헉..”
나는 재빨리 속옷을 집어 위로 올리고, 뒤를 돌아봤다. 작은어머니는 놀란 듯 제자리에 굳어 있었고, 나는 문을 완전히 열었다. 그녀의 손 위에는 수건이 두장이 들려 있었다.
“아까....내가...샤워해서 수건이 없을까봐....”
그녀는 빨게진 얼굴로 고개를 돌렸고, 나는 손으로 서둘러 중요부분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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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가 곧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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