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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신이 있을까?
진짜로 신이 있다면 그들은 인간들을 어떻게 여길까?
장난감? 구경거리? 심심풀이 땅콩? 테스트버젼? 심시티에 돌아 다니는 한 개체?
모를 일이다.
어쨌던 지금 상황을 보면 신은.... 더럽게 할 일이 없거나 심심한거 아닐까?
먼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바위위에서 이십대 중반 연령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오죽 황당하면 신타령까지 하는 이유는 도무지 지금 닥친 자신의 주변상황이 납득이 안
갔기 때문이다.
분명히 남자가 이 섬에 갑자기 이동되기전까지는 시내 보도블럭을 바쁘게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시야가 몇초간 암흑으로 변하더니 갑자기 해변가의 모래밭에 서 있었다.
남자가 자고 있던 중이라면 꿈이라던지.. 아니면 자다가 급사를 해서 천국에 왔다던지..
라고 생각을 해 볼터인데 멀쩡한 맨 정신에 갑자기 바뀌어버린 주변환경이라 더욱 의혹
만 생기고 있는 중인것이다.
여태것 멍하니 전망 좋은 바위위에 앉아 생각만 복잡한 알몸의 남자는 갑자기 허탈해진다.
"휴우... 도대체... 여기는 어디냐고? 누가.. 왜? 뭐땀시...? 그 여자는 또 뭐여?"
남자는 혹시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원한을 사게 한 적이 있나 심각하게 골몰을 하기 시
작했다. 누군가 자신에게 큰 앙심이나 원한을 품고 자기 뒷통수라도 쳐서 단박에 기절
시켜 여기에 버려놓고 간게 아닌가도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뒷통수에 혹도 없었고 삼십여분이 넘게 이십오여년간의 지난 기억을 되새김질을
해 보았지만 딱히 남에게 크게 손해를 끼치거나 밉보인적은 없는듯 했다.
"흠... 그건 그렇고! 아까 그 여자는 누구길래 왜.. 나와 같이 여기로 와 있는거지? 그것
도 알몸으로.. 진짜 이상하네? 처음 보는 여잔데? 혹시 그 여자가 범인? 근데 왜 알몸?"
남자는 고개만 돌려 자신과 피차 일반으로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태초의 모습으로 지
금의 무인도에 같이 표류..된 여자를 시선으로 찾아 본다.
"크크크크.. 저기 숨어 있었네... 쯧... 요령이 없나.. 숨어도 머리꼭지가 보이네..."
남자가 고개를 돌리자 말자 백 미터 뒤쯤의 바위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가 급하게 숙이
는 작은 머리통이 보였었다. 여자는 숨바꼭질에 소질이 없는지 머리꼭지 부분의 머리카
락과 윗머리 일부분이 보였다.
남자도 마찬가지지만 여자도 같은 입장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피차에 초면에다가 느닷
없이 이곳으로 이동되고 고립된 되었다면 저 여자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 일것이다.
특히 여자쪽이 더 알몸이 부끄러워서 그런지 나체의 남자를 보자말자 귀가 아릴 정도로
비명을 꽥꽥 질러대며 숲쪽으로 바로 도망간후에 지금까지 남자가 여러번 불러대도 대
꾸 한번 하지 않았다.
"크.... 하긴 눈앞에 알몸의 남자니 그럴만도 하지... 치한..아니 변태로 보였나.."
이곳 섬에 둘 밖에 없는것 같은 데다가 서로 돕고 의지하며 지금의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지금까지도 서로간에 통성명은 커녕 외모조차 제대로 살피지 못했었다.
지금의 황당하고 이해불가의 상황에다가 유별나기도 한데 알몸을 가리지도 못하여 서로
만나서 의논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된것이다.
"꼬르르르르....."
갑자기 배속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아니 아까전부터 가끔 이랬다.
"아.. 여기와서 한참 쏘다녔더니 갑자기 배 고프네.. 휴..... 먹을꺼나 찾아 봐야하나.."
남자는 지금까지 여러번 불러봐도 대답도 없는 여자는 일단 신경을 꺼 보기로 한다.
남자가 여자를 억지로 붙잡아서 자초지정을 물어볼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면 치한이나
강간마로 오해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뱃속의 식충이가 음식을 넣어 달라는 신호를 자꾸 보내자 먼 바다를 보며 지나가는 배
가 있나 한시간을 살피던 큰바위위에서 다시 내려왔다.
"거기! 거기 숨어 있는거 다 알거든요? 이봐요!! 그쪽은 배 안 고파요? 그렇게 숨지만
말고 이리 좀 와 봐요! 절대로 내가 아무 짓 안 할테니 우리 이야기 좀 합시다!! 이봐
요!! 어? 이젠 꼭지도 안보이네? 헐..."
남자가 양손으로 나팔을 만들어 여자쪽을 향해 고함을 질러 봤지만 여자는 아직도 겁만
나는지 응답도 없고 머리꼭지도 사라져 전혀 보이지 않았다.
"크크크.. 하긴 뭐.. 지가 쪽 팔려서라도 안 올려나... 나도 알몸의 시커먼 남자고..."
자지를 덜렁거리며 주변을 살피며 걷던 남자는 처음 이곳에서 오자말자 여자가 도망 갈
때 보였던 둥실하고 뽀얀 엉덩이가 갑자기 머리속에 떠올라 혼자서 피식거렸다.
그 때엔 전혀 상황파악이 되질 않아 정신도 없는 와중이라 남자도 "어?어?어?"하다 여
자가 도망가면서 보여주는 늘씬한 뒷 나체만 보고 있었다.
"크크크! 그래도.... 덕분에 좋은 구경은 한건가... 꽤 잘 빠졌던데..."
사실 여자가 너무 아찔하도록 잘 빠지고 늘씬했기에 더욱 몸이 굳어 버렸었다.
"흠.. 설마 미성년자는 아니겠지... 대충... 이십대..초반? 얼굴은 얼핏봐서 제대로 못
봤지.. 알몸 본다고? 크크크!"
남자는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알몸을 가릴수 있는 무언가나 도구가 될만한게 있나 살피
며 해변쪽을 주욱 훑었다. 그런데 보통 해변이면 바다에서 파도에 밀려온 무어라도 있
기 마련인데 자연적인 표류물조차 없었다.
그러니까 아주 잘 관리되고 청소된 해변 같아서 이질감조차 느꼈다. 조금전 갯바위 위
에서 바다속을 살펴 봤을때는 무슨 수족관처럼 물고기조차 꽤 많았다. 바다 낚시도 해
보았던 남자는 이렇게 해변 가까이 물고기들이 몰려 있는 경우를 못봐서 신기하기까지
했었다.
"으음.. 그리고 분명 무인도인데 아까 둘러볼때 보니까 돼지 똥이나 토끼도 있던데...
그것도 수상하잖아? 외딴섬에 돼지라니? 토끼라니? 누가 풀어 놓고 갔나? 그럼 여긴..
사유지? 흠... 잡아 먹다가 물어 내라고 하는거 아닐까? 아 쓰벌.. 먹을게 없으면 그것
들이라도 잡아 먹어야 할텐데... 어떻게 잡지? 덫이나 놓을까... 어? 저건..."
안 쪽의 해변기슭에 층층으로 부스러진 단단해보이고 검은 돌들이 있기에 주워서 유심
히 살피던 남자가 한주먹에서 두 주먹 크기 정도의 납작한 돌들을 몇개 골라 냈다.
"크크크.. 참나.. 시대를 거슬러 갑자기 석기시대 네.. 날은 좀 세워야 겠는데?"
일단 돌칼이라도 만들어야 다른 채집이나 수렵 도구들도 제작해 볼 수 있고 창이나 만
들어서 혹시나 있을 맹수들에게서 자위할 수단도 갖추어 봐야 겠다 싶은 남자였다.
"음.. 그런데 아까 둘러보니 딱히 맹수가 있을만한 섬도 아니였지.. 섬의 반경이 대충
일 킬로미터쯤 되나? 별로 큰건 아니지. 오래 고립되면 먹을것이 모자르지나 않을려나..."
"....빡! 파삭. 빡! 파삭. 빠각! 빠각!..........."
남자가 갯가에 앉아서 짱돌로 주워온 돌을 내려쳐서 삼십분을 공들여 돌칼과 창촉으로
쓸만하게 날의 형태를 잡을 수 있었다. 결을 잘보고 끝부분만 쪼개는것을 반복하니 날
이 어느정도 세워지기 시작했다.
"휴우.. 이것도 또 일이라고 더 배고프네. 이 허접한걸로 토끼나 잡을 수 있을까?"
숲 안으로 들어가 도끼용으로 다듬은 돌칼을 질긴 덩굴줄기로 적당한 길이의 나무 몽둥
이에 묶어 일단 손도끼를 만들고 그 손도끼로 곧고 긴 생나무를 창대로 만들어 본다.
화살촉처럼 끝을 뽀죡하게 만든 촉을 곧바른 나무끝만 쪼개어 박은 후에 그 끝을 단단
히 묶으니 그럭저럭 투창의 형태가 갖춰 졌다.
손도끼는 허리춤에 두른 덩굴에 끼워 차고 일미터 정도의 돌창을 들고 다시 숲으로 들
어가 수렵을 해보는 남자였다. 남자가 토끼는 발견했지만 헛 창질에 바로 도망가는 토
끼를 맨발인지라 제대로 추격할 수가 없어서 놓치고 말았다.
처음에는 의외로 토끼가 남자가 근처에 접근해도 도망을 가지 않았는데 투창을 던질려
는 순간 그 위협을 느꼈는지 바로 잽싸고 빠르게 도망을 가버린것이다.
결국 남자는 첫 수렵행위를 성공리에 실패하고 다시 바닷가쪽으로 나오며 보이는 족족
끈으로 사용 할 만한 덩굴들을 끊어 모았다.
"이런 떠그랄! 내 신발부터 만들어봐야 겠네... 맨발이라 전혀 뛸수가 없어..."
얇은 덩굴을 얼기설기 얽어 짚신을 짜본다.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그럭저럭 글래디에이
터식 덩굴샌들을 대충 흉내내어 만들수가 있었다. 만드는김에 남는 덩굴로 여자것도 사
이즈를 줄여 만들어 보지만 근처에 오지도 않는 여자에게 어떻게 전해 줄까 한동안 고
민하게 된다.
"참나... 갑자기 팔자에도 없는 원시인 수렵 생활이라니.. 어쩌다가.."
남자는 전생에 나라라도 팔아 먹어서 이 고생인가 싶기도 하고 척봐도 제대로 몸매관리
를 한건지 스타일이 좋았던 여자는 무슨 죄로 자신과 같이 이곳에 떨어진건지도 갑자기
궁금해졌다.
"크크크! 혹시 전생에 나랑 같이 나라 팔아 먹은 여자 아냐? 내 매국 동업자? 휴.. 그럼
동업자를 반겨야지 도망이나 가버려? 내가 그렇게 못 믿어 보이나? 둘 다 고립된 이런
상황인데도? 쯧..... 그래 가지고 나라나 팔아 먹겠어? 쯧쯧..."
여자의 덩굴 신발을 잘 보이는 바위위에 올려두고 이제는 돌창을 들고 바다속으로 들어
가 보는 남자였다.
의외로 인근 해역이라도 바다에 큰 물고기가 떼로 몰려 다녔고 바닥에는 조개류나 미역
류도 많았다. 마치 나중에 수확할려고 미리 준비한 천연 양식장 같았기도 했다.
남자는 투창을 작살처럼 사용해서 돔처럼 생긴 물고기를 수렵하기 시작했다. 워낙 주변
에 헤엄치는 물고기들이 많기도 했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적은 편이라 물속에서 창질
을 하니 손맛도 좋게 눈먼창에도 꿰이는 물고기들이였다.
아니 워낙 많다보니 앞의 놈이 안 맞으면 뒤에 놈이 돌창에 맞은 것이다.
그래도 낚시하러 다녀본 가락으로 물고기들의 아가미에 덩굴을 꿰어 허리춤에 둘러 매
달고 갯바위쪽으로 나왔다.
"어? 나둔 신발이 안 보이네? 그 여자가 가져갔나? 눈치가 없지는 않네? 크크크크!"
이제는 너무 배도 고프고 물고기를 조리할 여건도 안되기에 돌칼로 회를 치기 시작했다.
"크! 돌칼이라 깔끔하게 썰리지도 않고 좀 뭉특하지만 자연회라 먹을만 하네? 사시미칼
만 있다면 예술적으로 뜰텐데 쩝쩝.. 쇠칼이 필요해~! 그래도 이정도면 먹을만 하지 암!
쩝쩝! 아.. 초장 좀 없나.. 싱겁게시리. 쏘주 생각 난다앗!"
잡아온 제법 실한 바닷물고기가 다섯마리나 됐지만 네마리는 시장이 반찬이라서 정신없
이 되는대로 회를 굵직하게 썰어 쉼없이 맛있게 먹은 남자는 이제야 좀 살만했다.
"휴우... 이것도 고기라고.. 이젠 배 부르다... 꺼억..."
남자는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획 돌려 숲쪽으로 보니 뒤늦게 후다닥 숨는 숲속의 나체
녀가 보였다. 신발을 신어서 그런지 잽싸게 잘 뛴다. 그러고 보니 괜히 신발을 만들어
줬나 싶어진다. 안 만들어 줬으면 여자를 잡기도 쉬울텐데 여자가 토끼 같게 보인다.
"어이~! 거기요! 배 안 고픕니까? 회 좀 떠 줄까요? 먹을만 한데 좀 먹어 볼래요?"
여자도 분명 남자의 주변에서만 맴도는것 같아서 먹이로 꼬셔봤지만 또 대답도 없었다.
이곳에 고립된지 한 나절이 지나고 있는지라 여자도 되게 배가 고프겠다고 생각이 들었
다. 남자는 나머지 두 마리를 힐끗 보다가 이제는 느긋하게 다시 바다로 들어가 또 다
섯마리를 잡아 왔다. 물반 고기반 자연속의 가두리 양식장 같은 바다였다.
"크! 요놈들! 아직도 펄떡펄떡 뛰네. 완전 싱싱하구만! 요것들도 맛있겠네!"
창으로 찔렸어도 생명력이 넘치는지 아니면 숨을 못 쉬어서 그런지 싱싱하게 파닥대는
물고기를 인근 자연 웅덩이에 담가 두고 주변에 돌접시로 쓸만한 맨들하고 깨끗한 돌을
주워 와서 바닷물에 덩굴 수세미로 벅벅 문질러 꼼꼼히 씻었다.
그래도 깔끔하고 가려댈 여자를 배려한답시고 접시 대용으로 만든 돌접시에 가급적 청
결해 보이도록 물고기의 살을 최대한 보기좋게 포 떠서 숲쪽으로 향했다. 자기가 먹을
때는 많이 배고프고 대충대충 썰어 먹었지만 이번엔 정성을 꽤 들였다.
여자를 먹이로 꼬셔 낼려면 어쩔 수 없기도 한것이다.
"이거 좀 먹어봐요! 이봐요! 절대로 안 덮칠테니 좀 나와봐요! 이보세요!"
아무리 피차에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아니 이제 덩굴 신발밖에 안 걸친 나체지만 지
금 상황이 상황인데 여전히 서로간에 대화조차도 거부하는 여자의 행태에 성의를 무시
당하는것 같은 남자가 약간은 짜증까지 날려고 한다.
과거에 여자에게 그런 취급을 당했던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포기를 한 남자가 "물고기가 아니라서 미끼에 안 낚이네?"라고 속으로 꿍얼거렸다.
숲 인근 바위위에 물고기 살을 발라놓은 돌접시를 얹어두고 여자가 숨어 있을만한 곳에
서 멀직히 빙둘러서 밤이 오기전에 밤이슬을 피할 피신처를 찾으러 돌아다녀 본다.
아직까지도 이곳에 고립된 사정이 이해가 안가고 혹시나 계속 고립될까봐 불안하기도
하지만 명색이 성인남자가 넋놓고 두손 놓고 질질 짤수도 없는 일이였다. 혼자라면 그
랬을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혼자도 아닌데다가 여자가 훔쳐보고 있는데 그럴수도 없다.
"거참.. 아무리 내가 정식 직장인도 아니고 세상에서 갑자기 사라져도 아쉬워 할 사람
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들은 걱정할려나.. 내일 쯤 실종신고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휴...."
남자는 새삼 몇 안되는 가족들 생각하니 한숨이 저절로 새어 나왔다. 그나마 자신을 생
각하고 걱정할 것은 분명했다.
남자의 아버지는 아주 오랫동안 건설회사 공사장 현장 사무소 소장일을 하느라 늘상 따
로 생활하기 일수였다. 어머니는 그런 가장 때문에 늘상 주말부부나 월말부부가 되었고
한두달에 한번씩은 들리는 모양이였다.
그래도 딱히 가정불화는 없는 가정이라서 자식들 삼남매는 남자의 어머니가 다 키웠다.
"하필이면 우리 엄마가 전주에 계신 아버지한테 가셨을때 이렇게 될께 뭐람... 우리 꼬
맹이 지선이는 괜찮을려나.. 누나가 알아서 잘 챙기고 있을려나.. 쩝..."
그나마 자신을 가장 챙길려고 하고 가끔 용돈이나 내놔..라고 떼 쓰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에겐 가장 귀엽고 살가운 녀석이였다. 막둥이라서 오빠오빠..거리며 잘 따르는 면
이 있어서 남자도 은근히 시스콤이였다.
처음의 이 섬을 살펴 볼때 입구만 기웃거리며 확인하고 넘어간 자연동굴에 도착을 했다.
"어? 안쪽에도 벌레는 전혀 안보이네? 어째서지? 더 안쪽은 어두워서 횟불이라도 만들
어 들어가 봐야하나... 혼자라서 그런지 웬지 무섭네...."
그리고 보니 갯바위쪽에서도 그 흔한 갯강구 한마리조차 안 보였었다. 보통의 갯바위라
하면 징그러운 벌레들이 바글바글한게 정상이였다. 여러모로 수상한 섬이기도 한것이다.
남자는 빛이 어느정도 비쳐 들어오는 동굴 입구의 잔돌을 치우고 쉴수 있는 공간을 부
지런히 만들어 본다.
"으음... 고운 모래나 가져와서 깔까... 푸대도 없는데 어떻게? 제길! 되는게 없네!"
한시간여를 부지런히 움직여 동굴 바닥에 흙을 옮겨와서 깔고 다지고 바쁜 남자였지만
그다지 고되지가 않는지라 남자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상하네... 내가 이렇게 체력이 좋았었나? 어잇차! 이건 화덕으로 쓸까."
중심부에 밤새 모닥불이라도 켜둘 요령으로 둥글게 돌을 둘러 쌓고 마른 나뭇가지들도
주워 모으느라 계속 부산한 남자였다. 그렇게 정신없이 몸이라도 움직여야 불안함이 조
금이라도 가셔질것 같았다.
"근데 그 여자는 어쩌지... 내가 그렇게 겁나나? 아무리 벗었다고 강간이라도 할까봐?"
남자는 이해가 가면서도 섭섭했다. 아무리 자신이 한창때에 아침발기도 왕성한 숫컷이
지만 오늘 같은 상황에 무턱대고 유일한 동지를 해꼬지 할까 싶었다.
그럭저럭 동굴에 쉴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해변으로 가보니 깨끗히 비어 있는 돌접시
가 보였다. 그리고 바닥의 모래사장에 "고마워요."라는 반듯하게 쓴 손가락 글자가 있
었다.
"후우... 고마운지 알면 됐고.. 안 잡아 먹을테니 얼굴이나 보면서 이야기 했으면 하는
데.. 쯧.."
남자는 한마리 남겨둔 물고기가 죽어 있자 상하기전에 먹어야 겠다 싶어져 돌칼로 살만
발라내어 돌접시에 담아 동굴로 돌아갔다.
질겨 보이는 덩굴에서 추출한 섬유질로 가는 줄을 꼬아 만들어 탄성 있는 나무를 휘어
활을 만들었다. 그리고 활에 단단하고 마른 나무를 끼워 활질을 열심히 하니 몇번의 시
행착오 끝에 불씨를 피울 수 있었다.
의외로 줄이 안 끊어지고 질겨서 그럭저럭 여러번 불을 켤수도 있겠다 싶은 남자였다.
귀한 불씨로 모닥불을 피우고 멍하니 앉아서 이곳에서 구조 받을 방법을 골몰하다 보니
스르르 졸려서 그 자리에 누워 자는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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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환타지 소설입니다.
기본적으로 비현실의 설정이 포함되어 있으며
읽다가 "에이~ 말도 안돼."란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네토가 어느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네토라레는 아닙니다.
잔인, 혐오적인 내용이 나올수도 있습니다.
근친, 문란, 퇴폐적인 내용은 확실히 나옵니다.
작가의 개인 집필 카페에 먼저 업로드 될 수 있습니다.
소설이 좋다 (http://cafe.soraCHERR.info/eya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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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신이 있을까?
진짜로 신이 있다면 그들은 인간들을 어떻게 여길까?
장난감? 구경거리? 심심풀이 땅콩? 테스트버젼? 심시티에 돌아 다니는 한 개체?
모를 일이다.
어쨌던 지금 상황을 보면 신은.... 더럽게 할 일이 없거나 심심한거 아닐까?
먼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바위위에서 이십대 중반 연령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오죽 황당하면 신타령까지 하는 이유는 도무지 지금 닥친 자신의 주변상황이 납득이 안
갔기 때문이다.
분명히 남자가 이 섬에 갑자기 이동되기전까지는 시내 보도블럭을 바쁘게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시야가 몇초간 암흑으로 변하더니 갑자기 해변가의 모래밭에 서 있었다.
남자가 자고 있던 중이라면 꿈이라던지.. 아니면 자다가 급사를 해서 천국에 왔다던지..
라고 생각을 해 볼터인데 멀쩡한 맨 정신에 갑자기 바뀌어버린 주변환경이라 더욱 의혹
만 생기고 있는 중인것이다.
여태것 멍하니 전망 좋은 바위위에 앉아 생각만 복잡한 알몸의 남자는 갑자기 허탈해진다.
"휴우... 도대체... 여기는 어디냐고? 누가.. 왜? 뭐땀시...? 그 여자는 또 뭐여?"
남자는 혹시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원한을 사게 한 적이 있나 심각하게 골몰을 하기 시
작했다. 누군가 자신에게 큰 앙심이나 원한을 품고 자기 뒷통수라도 쳐서 단박에 기절
시켜 여기에 버려놓고 간게 아닌가도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뒷통수에 혹도 없었고 삼십여분이 넘게 이십오여년간의 지난 기억을 되새김질을
해 보았지만 딱히 남에게 크게 손해를 끼치거나 밉보인적은 없는듯 했다.
"흠... 그건 그렇고! 아까 그 여자는 누구길래 왜.. 나와 같이 여기로 와 있는거지? 그것
도 알몸으로.. 진짜 이상하네? 처음 보는 여잔데? 혹시 그 여자가 범인? 근데 왜 알몸?"
남자는 고개만 돌려 자신과 피차 일반으로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태초의 모습으로 지
금의 무인도에 같이 표류..된 여자를 시선으로 찾아 본다.
"크크크크.. 저기 숨어 있었네... 쯧... 요령이 없나.. 숨어도 머리꼭지가 보이네..."
남자가 고개를 돌리자 말자 백 미터 뒤쯤의 바위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가 급하게 숙이
는 작은 머리통이 보였었다. 여자는 숨바꼭질에 소질이 없는지 머리꼭지 부분의 머리카
락과 윗머리 일부분이 보였다.
남자도 마찬가지지만 여자도 같은 입장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피차에 초면에다가 느닷
없이 이곳으로 이동되고 고립된 되었다면 저 여자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 일것이다.
특히 여자쪽이 더 알몸이 부끄러워서 그런지 나체의 남자를 보자말자 귀가 아릴 정도로
비명을 꽥꽥 질러대며 숲쪽으로 바로 도망간후에 지금까지 남자가 여러번 불러대도 대
꾸 한번 하지 않았다.
"크.... 하긴 눈앞에 알몸의 남자니 그럴만도 하지... 치한..아니 변태로 보였나.."
이곳 섬에 둘 밖에 없는것 같은 데다가 서로 돕고 의지하며 지금의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지금까지도 서로간에 통성명은 커녕 외모조차 제대로 살피지 못했었다.
지금의 황당하고 이해불가의 상황에다가 유별나기도 한데 알몸을 가리지도 못하여 서로
만나서 의논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된것이다.
"꼬르르르르....."
갑자기 배속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아니 아까전부터 가끔 이랬다.
"아.. 여기와서 한참 쏘다녔더니 갑자기 배 고프네.. 휴..... 먹을꺼나 찾아 봐야하나.."
남자는 지금까지 여러번 불러봐도 대답도 없는 여자는 일단 신경을 꺼 보기로 한다.
남자가 여자를 억지로 붙잡아서 자초지정을 물어볼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면 치한이나
강간마로 오해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뱃속의 식충이가 음식을 넣어 달라는 신호를 자꾸 보내자 먼 바다를 보며 지나가는 배
가 있나 한시간을 살피던 큰바위위에서 다시 내려왔다.
"거기! 거기 숨어 있는거 다 알거든요? 이봐요!! 그쪽은 배 안 고파요? 그렇게 숨지만
말고 이리 좀 와 봐요! 절대로 내가 아무 짓 안 할테니 우리 이야기 좀 합시다!! 이봐
요!! 어? 이젠 꼭지도 안보이네? 헐..."
남자가 양손으로 나팔을 만들어 여자쪽을 향해 고함을 질러 봤지만 여자는 아직도 겁만
나는지 응답도 없고 머리꼭지도 사라져 전혀 보이지 않았다.
"크크크.. 하긴 뭐.. 지가 쪽 팔려서라도 안 올려나... 나도 알몸의 시커먼 남자고..."
자지를 덜렁거리며 주변을 살피며 걷던 남자는 처음 이곳에서 오자말자 여자가 도망 갈
때 보였던 둥실하고 뽀얀 엉덩이가 갑자기 머리속에 떠올라 혼자서 피식거렸다.
그 때엔 전혀 상황파악이 되질 않아 정신도 없는 와중이라 남자도 "어?어?어?"하다 여
자가 도망가면서 보여주는 늘씬한 뒷 나체만 보고 있었다.
"크크크! 그래도.... 덕분에 좋은 구경은 한건가... 꽤 잘 빠졌던데..."
사실 여자가 너무 아찔하도록 잘 빠지고 늘씬했기에 더욱 몸이 굳어 버렸었다.
"흠.. 설마 미성년자는 아니겠지... 대충... 이십대..초반? 얼굴은 얼핏봐서 제대로 못
봤지.. 알몸 본다고? 크크크!"
남자는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알몸을 가릴수 있는 무언가나 도구가 될만한게 있나 살피
며 해변쪽을 주욱 훑었다. 그런데 보통 해변이면 바다에서 파도에 밀려온 무어라도 있
기 마련인데 자연적인 표류물조차 없었다.
그러니까 아주 잘 관리되고 청소된 해변 같아서 이질감조차 느꼈다. 조금전 갯바위 위
에서 바다속을 살펴 봤을때는 무슨 수족관처럼 물고기조차 꽤 많았다. 바다 낚시도 해
보았던 남자는 이렇게 해변 가까이 물고기들이 몰려 있는 경우를 못봐서 신기하기까지
했었다.
"으음.. 그리고 분명 무인도인데 아까 둘러볼때 보니까 돼지 똥이나 토끼도 있던데...
그것도 수상하잖아? 외딴섬에 돼지라니? 토끼라니? 누가 풀어 놓고 갔나? 그럼 여긴..
사유지? 흠... 잡아 먹다가 물어 내라고 하는거 아닐까? 아 쓰벌.. 먹을게 없으면 그것
들이라도 잡아 먹어야 할텐데... 어떻게 잡지? 덫이나 놓을까... 어? 저건..."
안 쪽의 해변기슭에 층층으로 부스러진 단단해보이고 검은 돌들이 있기에 주워서 유심
히 살피던 남자가 한주먹에서 두 주먹 크기 정도의 납작한 돌들을 몇개 골라 냈다.
"크크크.. 참나.. 시대를 거슬러 갑자기 석기시대 네.. 날은 좀 세워야 겠는데?"
일단 돌칼이라도 만들어야 다른 채집이나 수렵 도구들도 제작해 볼 수 있고 창이나 만
들어서 혹시나 있을 맹수들에게서 자위할 수단도 갖추어 봐야 겠다 싶은 남자였다.
"음.. 그런데 아까 둘러보니 딱히 맹수가 있을만한 섬도 아니였지.. 섬의 반경이 대충
일 킬로미터쯤 되나? 별로 큰건 아니지. 오래 고립되면 먹을것이 모자르지나 않을려나..."
"....빡! 파삭. 빡! 파삭. 빠각! 빠각!..........."
남자가 갯가에 앉아서 짱돌로 주워온 돌을 내려쳐서 삼십분을 공들여 돌칼과 창촉으로
쓸만하게 날의 형태를 잡을 수 있었다. 결을 잘보고 끝부분만 쪼개는것을 반복하니 날
이 어느정도 세워지기 시작했다.
"휴우.. 이것도 또 일이라고 더 배고프네. 이 허접한걸로 토끼나 잡을 수 있을까?"
숲 안으로 들어가 도끼용으로 다듬은 돌칼을 질긴 덩굴줄기로 적당한 길이의 나무 몽둥
이에 묶어 일단 손도끼를 만들고 그 손도끼로 곧고 긴 생나무를 창대로 만들어 본다.
화살촉처럼 끝을 뽀죡하게 만든 촉을 곧바른 나무끝만 쪼개어 박은 후에 그 끝을 단단
히 묶으니 그럭저럭 투창의 형태가 갖춰 졌다.
손도끼는 허리춤에 두른 덩굴에 끼워 차고 일미터 정도의 돌창을 들고 다시 숲으로 들
어가 수렵을 해보는 남자였다. 남자가 토끼는 발견했지만 헛 창질에 바로 도망가는 토
끼를 맨발인지라 제대로 추격할 수가 없어서 놓치고 말았다.
처음에는 의외로 토끼가 남자가 근처에 접근해도 도망을 가지 않았는데 투창을 던질려
는 순간 그 위협을 느꼈는지 바로 잽싸고 빠르게 도망을 가버린것이다.
결국 남자는 첫 수렵행위를 성공리에 실패하고 다시 바닷가쪽으로 나오며 보이는 족족
끈으로 사용 할 만한 덩굴들을 끊어 모았다.
"이런 떠그랄! 내 신발부터 만들어봐야 겠네... 맨발이라 전혀 뛸수가 없어..."
얇은 덩굴을 얼기설기 얽어 짚신을 짜본다.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그럭저럭 글래디에이
터식 덩굴샌들을 대충 흉내내어 만들수가 있었다. 만드는김에 남는 덩굴로 여자것도 사
이즈를 줄여 만들어 보지만 근처에 오지도 않는 여자에게 어떻게 전해 줄까 한동안 고
민하게 된다.
"참나... 갑자기 팔자에도 없는 원시인 수렵 생활이라니.. 어쩌다가.."
남자는 전생에 나라라도 팔아 먹어서 이 고생인가 싶기도 하고 척봐도 제대로 몸매관리
를 한건지 스타일이 좋았던 여자는 무슨 죄로 자신과 같이 이곳에 떨어진건지도 갑자기
궁금해졌다.
"크크크! 혹시 전생에 나랑 같이 나라 팔아 먹은 여자 아냐? 내 매국 동업자? 휴.. 그럼
동업자를 반겨야지 도망이나 가버려? 내가 그렇게 못 믿어 보이나? 둘 다 고립된 이런
상황인데도? 쯧..... 그래 가지고 나라나 팔아 먹겠어? 쯧쯧..."
여자의 덩굴 신발을 잘 보이는 바위위에 올려두고 이제는 돌창을 들고 바다속으로 들어
가 보는 남자였다.
의외로 인근 해역이라도 바다에 큰 물고기가 떼로 몰려 다녔고 바닥에는 조개류나 미역
류도 많았다. 마치 나중에 수확할려고 미리 준비한 천연 양식장 같았기도 했다.
남자는 투창을 작살처럼 사용해서 돔처럼 생긴 물고기를 수렵하기 시작했다. 워낙 주변
에 헤엄치는 물고기들이 많기도 했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적은 편이라 물속에서 창질
을 하니 손맛도 좋게 눈먼창에도 꿰이는 물고기들이였다.
아니 워낙 많다보니 앞의 놈이 안 맞으면 뒤에 놈이 돌창에 맞은 것이다.
그래도 낚시하러 다녀본 가락으로 물고기들의 아가미에 덩굴을 꿰어 허리춤에 둘러 매
달고 갯바위쪽으로 나왔다.
"어? 나둔 신발이 안 보이네? 그 여자가 가져갔나? 눈치가 없지는 않네? 크크크크!"
이제는 너무 배도 고프고 물고기를 조리할 여건도 안되기에 돌칼로 회를 치기 시작했다.
"크! 돌칼이라 깔끔하게 썰리지도 않고 좀 뭉특하지만 자연회라 먹을만 하네? 사시미칼
만 있다면 예술적으로 뜰텐데 쩝쩝.. 쇠칼이 필요해~! 그래도 이정도면 먹을만 하지 암!
쩝쩝! 아.. 초장 좀 없나.. 싱겁게시리. 쏘주 생각 난다앗!"
잡아온 제법 실한 바닷물고기가 다섯마리나 됐지만 네마리는 시장이 반찬이라서 정신없
이 되는대로 회를 굵직하게 썰어 쉼없이 맛있게 먹은 남자는 이제야 좀 살만했다.
"휴우... 이것도 고기라고.. 이젠 배 부르다... 꺼억..."
남자는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획 돌려 숲쪽으로 보니 뒤늦게 후다닥 숨는 숲속의 나체
녀가 보였다. 신발을 신어서 그런지 잽싸게 잘 뛴다. 그러고 보니 괜히 신발을 만들어
줬나 싶어진다. 안 만들어 줬으면 여자를 잡기도 쉬울텐데 여자가 토끼 같게 보인다.
"어이~! 거기요! 배 안 고픕니까? 회 좀 떠 줄까요? 먹을만 한데 좀 먹어 볼래요?"
여자도 분명 남자의 주변에서만 맴도는것 같아서 먹이로 꼬셔봤지만 또 대답도 없었다.
이곳에 고립된지 한 나절이 지나고 있는지라 여자도 되게 배가 고프겠다고 생각이 들었
다. 남자는 나머지 두 마리를 힐끗 보다가 이제는 느긋하게 다시 바다로 들어가 또 다
섯마리를 잡아 왔다. 물반 고기반 자연속의 가두리 양식장 같은 바다였다.
"크! 요놈들! 아직도 펄떡펄떡 뛰네. 완전 싱싱하구만! 요것들도 맛있겠네!"
창으로 찔렸어도 생명력이 넘치는지 아니면 숨을 못 쉬어서 그런지 싱싱하게 파닥대는
물고기를 인근 자연 웅덩이에 담가 두고 주변에 돌접시로 쓸만한 맨들하고 깨끗한 돌을
주워 와서 바닷물에 덩굴 수세미로 벅벅 문질러 꼼꼼히 씻었다.
그래도 깔끔하고 가려댈 여자를 배려한답시고 접시 대용으로 만든 돌접시에 가급적 청
결해 보이도록 물고기의 살을 최대한 보기좋게 포 떠서 숲쪽으로 향했다. 자기가 먹을
때는 많이 배고프고 대충대충 썰어 먹었지만 이번엔 정성을 꽤 들였다.
여자를 먹이로 꼬셔 낼려면 어쩔 수 없기도 한것이다.
"이거 좀 먹어봐요! 이봐요! 절대로 안 덮칠테니 좀 나와봐요! 이보세요!"
아무리 피차에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아니 이제 덩굴 신발밖에 안 걸친 나체지만 지
금 상황이 상황인데 여전히 서로간에 대화조차도 거부하는 여자의 행태에 성의를 무시
당하는것 같은 남자가 약간은 짜증까지 날려고 한다.
과거에 여자에게 그런 취급을 당했던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포기를 한 남자가 "물고기가 아니라서 미끼에 안 낚이네?"라고 속으로 꿍얼거렸다.
숲 인근 바위위에 물고기 살을 발라놓은 돌접시를 얹어두고 여자가 숨어 있을만한 곳에
서 멀직히 빙둘러서 밤이 오기전에 밤이슬을 피할 피신처를 찾으러 돌아다녀 본다.
아직까지도 이곳에 고립된 사정이 이해가 안가고 혹시나 계속 고립될까봐 불안하기도
하지만 명색이 성인남자가 넋놓고 두손 놓고 질질 짤수도 없는 일이였다. 혼자라면 그
랬을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혼자도 아닌데다가 여자가 훔쳐보고 있는데 그럴수도 없다.
"거참.. 아무리 내가 정식 직장인도 아니고 세상에서 갑자기 사라져도 아쉬워 할 사람
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들은 걱정할려나.. 내일 쯤 실종신고 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휴...."
남자는 새삼 몇 안되는 가족들 생각하니 한숨이 저절로 새어 나왔다. 그나마 자신을 생
각하고 걱정할 것은 분명했다.
남자의 아버지는 아주 오랫동안 건설회사 공사장 현장 사무소 소장일을 하느라 늘상 따
로 생활하기 일수였다. 어머니는 그런 가장 때문에 늘상 주말부부나 월말부부가 되었고
한두달에 한번씩은 들리는 모양이였다.
그래도 딱히 가정불화는 없는 가정이라서 자식들 삼남매는 남자의 어머니가 다 키웠다.
"하필이면 우리 엄마가 전주에 계신 아버지한테 가셨을때 이렇게 될께 뭐람... 우리 꼬
맹이 지선이는 괜찮을려나.. 누나가 알아서 잘 챙기고 있을려나.. 쩝..."
그나마 자신을 가장 챙길려고 하고 가끔 용돈이나 내놔..라고 떼 쓰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에겐 가장 귀엽고 살가운 녀석이였다. 막둥이라서 오빠오빠..거리며 잘 따르는 면
이 있어서 남자도 은근히 시스콤이였다.
처음의 이 섬을 살펴 볼때 입구만 기웃거리며 확인하고 넘어간 자연동굴에 도착을 했다.
"어? 안쪽에도 벌레는 전혀 안보이네? 어째서지? 더 안쪽은 어두워서 횟불이라도 만들
어 들어가 봐야하나... 혼자라서 그런지 웬지 무섭네...."
그리고 보니 갯바위쪽에서도 그 흔한 갯강구 한마리조차 안 보였었다. 보통의 갯바위라
하면 징그러운 벌레들이 바글바글한게 정상이였다. 여러모로 수상한 섬이기도 한것이다.
남자는 빛이 어느정도 비쳐 들어오는 동굴 입구의 잔돌을 치우고 쉴수 있는 공간을 부
지런히 만들어 본다.
"으음... 고운 모래나 가져와서 깔까... 푸대도 없는데 어떻게? 제길! 되는게 없네!"
한시간여를 부지런히 움직여 동굴 바닥에 흙을 옮겨와서 깔고 다지고 바쁜 남자였지만
그다지 고되지가 않는지라 남자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상하네... 내가 이렇게 체력이 좋았었나? 어잇차! 이건 화덕으로 쓸까."
중심부에 밤새 모닥불이라도 켜둘 요령으로 둥글게 돌을 둘러 쌓고 마른 나뭇가지들도
주워 모으느라 계속 부산한 남자였다. 그렇게 정신없이 몸이라도 움직여야 불안함이 조
금이라도 가셔질것 같았다.
"근데 그 여자는 어쩌지... 내가 그렇게 겁나나? 아무리 벗었다고 강간이라도 할까봐?"
남자는 이해가 가면서도 섭섭했다. 아무리 자신이 한창때에 아침발기도 왕성한 숫컷이
지만 오늘 같은 상황에 무턱대고 유일한 동지를 해꼬지 할까 싶었다.
그럭저럭 동굴에 쉴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해변으로 가보니 깨끗히 비어 있는 돌접시
가 보였다. 그리고 바닥의 모래사장에 "고마워요."라는 반듯하게 쓴 손가락 글자가 있
었다.
"후우... 고마운지 알면 됐고.. 안 잡아 먹을테니 얼굴이나 보면서 이야기 했으면 하는
데.. 쯧.."
남자는 한마리 남겨둔 물고기가 죽어 있자 상하기전에 먹어야 겠다 싶어져 돌칼로 살만
발라내어 돌접시에 담아 동굴로 돌아갔다.
질겨 보이는 덩굴에서 추출한 섬유질로 가는 줄을 꼬아 만들어 탄성 있는 나무를 휘어
활을 만들었다. 그리고 활에 단단하고 마른 나무를 끼워 활질을 열심히 하니 몇번의 시
행착오 끝에 불씨를 피울 수 있었다.
의외로 줄이 안 끊어지고 질겨서 그럭저럭 여러번 불을 켤수도 있겠다 싶은 남자였다.
귀한 불씨로 모닥불을 피우고 멍하니 앉아서 이곳에서 구조 받을 방법을 골몰하다 보니
스르르 졸려서 그 자리에 누워 자는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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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환타지 소설입니다.
기본적으로 비현실의 설정이 포함되어 있으며
읽다가 "에이~ 말도 안돼."란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네토가 어느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네토라레는 아닙니다.
잔인, 혐오적인 내용이 나올수도 있습니다.
근친, 문란, 퇴폐적인 내용은 확실히 나옵니다.
작가의 개인 집필 카페에 먼저 업로드 될 수 있습니다.
소설이 좋다 (http://cafe.soraCHERR.info/eya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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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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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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