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2부-5장)
1973년 12월.
여기는 김포공항이다. 수림과 선군은 다정한 연인처럼 VIP룸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여기서 미국행 비행기 탑승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은 작년에 제3차 경제개발계획을 발표하였다. 대한민국은 제2차 경제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으로 원조경제에 의존하던 경제를 식량 자급화, 화학·철강·기계공업의 건설에 의한 산업의 고도화, 7억 달러의 수출 달성, 고용확대, 기술수준과 생산성의 향상 등을 꾀했고 어느 정도 그 목표에 도달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는데 이 중 6억 달러가 1965년의 한일국교 정상화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점이고 세계 유례를 찾아볼 수없는 과도한 노동시간과 노동 환경의 열악성, 자본의 쏠림, 높아진 외자의존도로 인한 국가부채의 증가 등 여러 문제를 안게 되었다. 아무튼 대한민국은 자국의 경제정책을 독자적으로 수립할 만한 단계에 도달했다. 경제정책을 수립할 경제학자를 자체적으로 육성할 수 있었고 제3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부터는 미국의 도움 없이 그들의 역량으로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더 이상 수림이 파견될 이유도 없었고 그녀의 요청으로 다시 하버드 대학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10년에 가까운 한국 생활을 접고 다시 하버드로 돌아가게 된 수림은 선군과 동행하게 된 것이다. 이제 육십을 바라보는 수림이었다. 하지만 그녀만 세월을 비껴간 것인지. 수림의 미모는 10년 전 한국에 파견될 때보다 훨씬 젊어진 것처럼 보였다. 늦게 개화(開花)된 꽃처럼 수림은 전에 없이 화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수림이 이처럼 만개한 꽃처럼 출중한 미모를 갖추게 된 이유는 선군에게 배운 호흡법 때문이었다. 선군은 자신의 여인인 수림에게 젊음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해주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호흡법이었다. 그 호흡법을 매일같이 꾸준히 수련한 수림은 몸속의 탁한 기운과 불순 성분을 밖으로 배출해내면서 나이답지 않은 젊음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졸업반인 선군은 겨울 방학과 동시에 졸업을 인정받았고 이렇게 수림을 따라 미국에 동반하게 되었다. 선군은 이미 수림의 추천에 의해 내년 9월이면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그는 거기서 석∙박사 과정을 동시에 밟을 계획이었다. 형식상 스승과 제자로서 그들은 미국행에 동행했고 이렇게 예약된 탑승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기분 어때요?”
“뭐?” “아! 그냥 그래.”
비행기 탑승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두 사람은 VIP실에서 탑승 시간을 기다리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마주앉은 수림이 선군의 안색을 살피며 현재 그의 기분을 조심스럽게 묻고 있었다. 식사에 열중하던 선군은 처음엔 못 알아듣다가 이내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호호호!” “대답이 뭐가 그래요?” “좋으면 좋다. 설레면 설렌다. 뭐 그래야지...!”
“누굴 미국 처음 가보는 촌놈으로 아나.” “매 번 1년에 한두 번은 갔다 왔잖아. 그것도 수림 당신과 함께!”
“그렇지만 지금은 그 경우와 다르잖아요.” “그때는 짧게 길어야 한 달 정도 갔다 온 것이고...지금은 몇 년이 걸릴 지 알 수없는 길이잖아요.” “그래서 물어본 거예요.”
“난 그때나 지금이나 별 감정은 없어.” “당신과 이렇게 가는 것이니까 다 똑 같아!”
“그래도 이곳이 그리울 거예요.” “당신이 할 일을 이곳에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니까요.”
“그래 당신 말이 맞아.” “하지만 그것도 나중 일이야.”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기반을 닦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어쩜. 우리 낭군님은 이렇게 사려가 깊으실까.” “멋쩌요!”
두 사람은 이렇게 얘기를 썩어가며 식사를 마쳤다.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주문해서 마시고 있을 때 탑승 시간이 다 됐음을 알리는 방송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이제 가죠!”
“그래 가지.”
동시에 두 사람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곧바로 비행기를 탑승했다. 장시간의 긴 비행과 환승을 거쳐 오후에 출발한 그들은 다음 날 정오 무렵에서야 보스턴 로건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선군과 수림은 팔짱을 낀 채 연인처럼 비행기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아직까지 미국에서 생활할 동안 그들이 지낼 거처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시로 지낼 호텔을 미리 예약해 놓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보스턴 근교의 호텔 이동하기 위해 공항 로비를 걷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선군이 진행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저 멀리서 걸어오는 한 쌍의 남녀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도 선군과 수림처럼 다정하게 팔짱을 낀 채였다. 두 사람이 아주 가까워오자 선군의 눈을 확대되며 그들을 쫓아갔다. 그들은 그런 선군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고 무심결에 스치듯 지나쳤다.
“엄...마!”
선군은 고개를 그들에게 돌리며 혼자만의 소리로 ‘엄마’라고 말했다. 그것을 수림은 듣지 못했다.
그랬다. 방금 선군의 발걸음을 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10년 전에 헤어진 선우영림이었다. 선군은 수림과 함께 그녀의 행방을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생사를 알 수 없었다. 그토록 찾던 바로 그 사람 엄마 선우영림을 이렇게 공항에서 마주치게 된 것이다. 이제 중년을 넘긴 여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순간 선군은 자신의 어머니임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영림은 그렇지 못했다. 열 살도 채 되지 않았던 때에 헤어졌던 터라 그녀는 자신의 아들의 장성한 모습을 못 알아 본 것이었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선군이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기서 이렇게 마주치리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이런 차에 이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것 같은 동안의 남자와 연인처럼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걸어가던 중인 그녀는 다른 곳에는 눈길을 둘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선군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수림이 선군을 흔들고 있었다.
“잠시만...!” “우리 저 사람들 따라 가봐야 할 것 같아.”
“왜?” “아는 사람이에요?”
“응.” “지금은 저 사람들 놓치면 안 되니까 우선 쫓아가보자.” “가면서 모든 걸 얘기해 줄게”
선군은 곧 두 사람을 따라 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수림의 손을 잡고 두 사람 뒤를 밟으며 쫓아가기 시작했다. 공항을 벗어난 영림은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을 벗어나고 있었다. 선군과 수림 또한 택시를 타고 그들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앞서 간 두 사람은 보스턴 근교에서 내렸다. 그 곳은 하버드 대학교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린 그들은 자연스럽게 또 다시 팔짱을 끼고는 유유히 자신들의 집인 듯 여겨지는 곳 안으로 들어갔다. 선군은 그곳 주소를 메모하고 수림과 다시 택시를 타고 자신들이 예약한 호텔로 왔다.
“그랬군요!” “그러면 이왕 쫓아간 김에 붙들고 직접 확인해보지 그랬어요.”
“그래도 그럴 수가 없었어.” “왜냐하면 혹시나 내가 잘못 본건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우선 거처만 확인한 거야.”
“알겠어요.” “잘 됐네. 우리가 생활할 집도 그 근처로 잡으면 어때요?”
“그게 좋겠군. 그렇게 하도록 하지.” “당신은 언제나 현명해. 그리고 이렇게 예쁜 짓만 골라서 한다니까!”
“쪽!” “고마워요. 그리구 사랑해요.”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서 선군은 수림에게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한 것인지를 간략하게 설명해주었다. 즉, 방금 두 사람이 쫓은 여인이 아무래도 선군 자신의 어머니인 선우영림인 것 같아서 그랬음을 말이다. 아버지 송광인의 불행과 함께 사라져 그의 죽음에서 조차도 생사가 확인이 안 되었던. 수림과 함께 그토록 수소문 했던. 바로 그 사람 어머니 선우영림이었음을.
그런 어머니 영림이 지금 스치듯 자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만나야할 사람은 기어코 만나고 만다.’라는 얘기가 맞는 것 같았다. 선군은 무엇보다도 지금 어머니가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선군은 자신과 아버지를 왜 그토록 내 팽개쳐 두었는지 묻고 싶었다. 어떻게 그렇게 어린 남자와 다정히 걸어갈 수 있었는지 질투 섞인 원망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가족의 불행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의 생사를 도외시한 채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서 살았을 것 같은 어머니가 한없이 원망스러웠던 것이다. 그는 분노가 솟구쳤다. 급기야 어머니 영림을 용서할 수 없다는 복수심과 질투가 섞여서 일어나고 있었다.
“드르렁...드르렁!”
“흑흑흑흑!”
선우영림이 알몸으로 숨죽여 울고 있었다. 그녀 옆에는 김석철이 침 흘리며 자고 있었다. 호텔에서 강제로 겁탈 당하고 영림은 석철에게 연행되다시피 이곳으로 끌려왔다. 이곳이 어딘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감시자가 있었다. 이곳에서 영림은 무려 십 개월 동안이나 감금 상태로 있었다. 매일 매일 석철은 영림을 찾아왔다. 그는 매일 영림의 몸을 유린했다. 십 개월 동안 애가 두 번이나 들어섰지만 이를 알아차린 석철에 의해 강제로 낙태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영림이 이렇게 눈물짓고 있는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남편 광인과 아들 선군 두 사람의 생사를 때문이었다. ‘자신의 처지도 이렇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나락에 떨어졌는데 그들 인들 오죽하겠나.’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이제는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육체를 그들 부자에게는 내보일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들 부자가 무사하기만을 하늘에 기도하고 기도하며 눈물짓고 있었던 것이다.
“울지 마!” “이제 다 잊어!”
한참을 코를 골며 자고 있던 석철이 반눈을 뜨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영림에게 퉁을 놓았다. 그는 매일 자신의 옆에서 베갯잇에 눈물 적시고 있는 영림이 영 못 마땅하게 여겼던 것이다. 이제는 그만 포기할 때도 되었는데 그렇지 않은 영림을 이해 못하는 석철이었다.
“임자가 그렇게 알고 싶어 하는 얘기를 모두 해주지.” “가족 얘기를 말이야.”
“네?”
울음을 그치며 영림이 석철을 올려다봤다.
“대신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임자를 포기시키기 위해서야.” “아마 내 얘기를 다 들으면 임자도 이제 포기하고 말걸!” “그럼 완전히 내 안사람 들어올 수밖에 없을 거야.” “흠! 어디서부터 얘기하나...!”
잠시 뜸들인 후 석철은 영림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즉, 광인의 죽음과 그 가족의 밀항 그리고 홍콩에서 뿔뿔이 흩어진 가족 얘기 등을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는 모두 말했다.
“아마 그들은 모두 죽었을 거야. 홍콩에서 말이지.” “왜냐하면 네 가족을 인솔했던 네 남편 친구가 우리에게 붙잡혀 와서 우리에게 그렇게 말했으니까.”
광인의 지인은 끝끝내 도주하지 못하고 홍콩에서 붙잡혔고 곧바로 한국으로 소환되어 왔다. 물론 그의 가족도 함께 이곳으로 소환되어져 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는 석철에게 거짓말을 했다. 홍콩 경찰에게 잡히기 직전 말례와 두 딸은 이미 영국으로 빼돌려 놓았었다. 그리고 자신과 가족들만 경찰에 자수하다시피 끌려온 것이었다. 그는 자신을 가혹하게 심문하는 석철에게 그들이 모두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석철은 그것을 진짜로 믿었고 그는 지금 그 얘기를 그대로 영림에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포기해.” “네 가족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진즉에 빼돌렸던 재산을 불지 그랬어.” “그랬으면 가족들의 생명만은 건질 수가 있었을 텐데.”
석철도 알고 있었다. 광인이 국가에 헌납한 것 말고도 엄청난 재산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영림을 유린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영림은 여태껏 버티고 있었다.
“짐승!” “개 자식아. 죽어!”
“쨍그랑!”
“엇!” “아악!” “이년이 죽으려고 환장을 했나!”
“짜악!”
“아악!”
모든 얘기를 들은 영림은 옆에 놓여있던 술병을 집어 들어 석철을 향해 내려쳤다. 술병은 정확히 석철의 머리에 맞았고 석철의 머리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석철이 죽을 정도로 크게 타격을 받지 못했다. 석철은 이마에 피를 흘리며 따귀를 걷어 올렸고 연이어 영림에게 폭행을 가했다.
“동호야. 인사해!” “네 엄마다.”
“...!”
“호호호!” “동호야. 네 엄마야. 이리와!”
“엄...마?!”
“그래. 맞아.” “엄마야. 어서 이리와!”
석철은 영림을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 김동호에게 영림을 제 친엄마인 것처럼 소개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동호의 친엄마는 동호가 태어나자마자 아들을 석철에게 전해준 후 떠나가 버렸다. 그녀는 미군 부대 근처에서 몸을 파는 창녀였다. 그런 여자를 석철은 술김에 건드렸고 그 결과 동호가 태어나게 된 것이다. 그녀는 동호를 석철에게 건네준 후 평소 자신의 단골 고객이었던 미군 장교를 따라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그래서 여덟 살 동호는 엄마 얼굴을 전혀 모르는 아이로 자랐고 갑자기 나타난 영림이 자신의 엄마라고 밝히자 그 사실을 그대로 믿어버리고만 것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 쯤 자신이 있는 줄도 모르고 영림을 폭행하던 석철의 말을 듣고 그녀가 자신의 친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림은 이곳에 순순히 따라온 목적이 따로 있었다. 자신의 남편과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석철이었고 그런 석철의 지근거리에서 그를 파멸로 이끌리라 결심했던 것이다. 더 나아가 영림은 남편과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데에 관련 있는 모든 이들에게 복수할 것을 결심했던 것이다. 그 결과 석철의 말대로 그의 아내가 되기로 결심했고 지금 그가 소개시켜주고 있는 동호에게 엄마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 동호는 영림을 엄마처럼 따랐다. 복수를 결심하고 이곳에 온 영림이지만 그녀는 동호에게만큼은 진심이었고 그에게는 정성을 쏟았다. 왜냐하면 동호가 자신의 아들 선군을 대신한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세월이 흘러 석철의 집으로 영림이 들어온 지 어느덧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석철은 승승장구했다. 그는 일반 병 출신으로는 드물게 중령이라는 계급을 달고 예편했다. 또한 광인이 국가에 헌납한 막대한 재산 중 일부를 빼돌렸고 이를 기반으로 건설 회사를 차렸다. 그는 이 건설 회사로 자유당 시절 정치 깡패들을 대거 끌어들였다. 그리고 그들을 앞세워 각종 건설 이권에 개입하며 승승장구해 나갔다. 그 결과 그는 재벌 그룹 총수가 되기에 이르렀다.
김동호, 즉 김석철 회장의 아들인 그는 어머니 영림이 자신의 친어머니가 아닌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숨기고 친어머니처럼 그녀를 따랐다. 동호는 중학교에 들어서자 신체적으로 몰라보게 발육하게 되었고 급기야 중3인 지금은 아버지 김석철 회장의 떡대에 버금갈 정도가 되었다. 또래 아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해버린 것이다. 김석철 회장은 이런 동호를 무척 아꼈다. 영림에게 몇 번의 낙태를 시킨 이유는 모두 동호를 위해서였다. 그는 동호의 앞길을 막는 모든 장애는 재거하려고 했다. 그 안에 영림과 자신의 핏줄도 포함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동호는 그런 아버지 김석철 보다 영림을 더 따랐다. 그는 아버지에게 날마다 구박 받는 어머니 영림이 그렇게 불쌍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측은지심(惻隱之心)에서 출발한 그 마음이 이제는 연민에서 사랑으로 발전했다. 어느 순간 영림을 어머니가 아닌 여인으로 마음속에 품게 되었다. 그러자 아버지 석철이 더욱 미워졌다. 하루빨리 그녀를 속박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언제가 때가 되면 그런 영림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말겠다고 다짐했다.
작년이었다.
“씨발년...좋지!”
“아윽...싫어...하지마...아악...그만둬!”
“짜악!”
“개 같은 년...죽어...죽어라...!”
“그만...그만해!” “악!”
영림은 짧게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석철은 계속해서 영림을 위협하고 있었다.
“쉿! 조용히 해!” “그러다가 동호라도 깨면 재미없어.” “조용히 안 해!” “개 같은 년!”
사내의 두 눈에는 핏발이 서있었다. 사내는 야차와 같은 모습으로 그녀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날따라 문단속을 하지 않았는지 방문이 조금 열려있었고 그 틈사이로 키가 작은 사내아이 하나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동호야!’
영림은 석철에게 저항하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런데 문 틈사이로 사내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영림은 눈을 크게 뜨며 속으로 아들 이름을 불렀다.
‘엄...마!’
동호도 영림과 두 눈이 마주치며 속으로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영림은 소리를 내어서는 안 된다고 동호에서 눈빛으로 말했다. 그것에 대꾸하듯 동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영림의 배 위에 올라타고 있는 석철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한 채 자신의 욕심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는 여인의 배위에서 그녀를 학대하는 쾌감에 들떠 음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동호의 모습에서 영림은 애처로운 눈물을 흘렸다. 또한 자신의 지금의 처지를 한탄하며 눈물을 더하고 있었다.
“흑흑흑!” “그만...해요. 제발!”
“씨발 년 울긴 왜 울어.” “금방 좋아서 지랄발광할 거면서...흐흐흐!”
영림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몸을 더욱 웅크렸다. 30대의 농익은 탄력 있는 몸매가 자신을 드러낸 채 안타까이 떨고 있었다. 즉, 사내의 손을 많이 탄 듯 까만 젖꼭지와 젖꽃판의 퍼짐이 돋보이는 탱탱한 젖가슴과 작은 팬티 조각에 의해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는 그녀의 씹두덩의 볼록함을 드러낸 채 사내의 이끌 거리는 눈앞에서 떨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의 우악스런 손길이 여인의 팬티를 찢듯이 끌어내렸다. 타원형 모양의 시커먼 털이 그대로 드러났다.
“흐흐흐!”
사내는 또 다시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여인의 씹거웃을 움켜쥐었다. 이때 동호는 두 눈을 찔끔 감아버렸다. 왜냐하면 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동호는 눈을 살며시 떴다. 또 다시 어머니의 눈부신 알몸과 희멀건 아버지의 알몸이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러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동호의 좆이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허헉!” “아아!”
순간 석철의 가운데 손가락이 영림의 씹구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의 좆을 영림의 얼굴 위로 가져갔다.
“어서 빨아!” “자지를 빨아봐!”
“싫어!” “싫단 말야!”
영림은 이런 모습을 동호가 보고 있다고 여겨지자 석철의 요구를 거절했다.
“씨발년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네!”
“짜악!”
“아악!”
석철은 또 다시 따귀를 올려붙였고 영림의 머리채를 하체 가까이로 잡아당겼다. 그리고 자신의 좆으로 영림의 입술을 찌르기 시작했다. 영림은 하는 수 없었다. 그의 명령대로 즉시 좆을 빨기 시작했다. 여인의 눈에서는 또 다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안타까운 시선의 동호 역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후후...진즉에 그럴 것이지.” “씨발년 꼭 맞아야 정신 차려!” “개 같은 년아 고따위로 밖에 못 빠냐?” “시발 좆같은 년!” “개년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지?!”
석철의 일갈에 영림은 두려움에 부르르 떨었다. 이내 영림은 제대로 빨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을 베어 먹듯이 좆대가리를 한입 가득 물고는 소리 내어 빨고는 혀로 가장자리를 살살 돌려가며 좆을 빨았다.
“춥춥춥춥...헤얼...후루룹...츄웁 츄웁!”
한참을 영림은 석철의 좆을 빨았다. 처음에는 강압에 의해 빨았으나 그러는 사이에 그녀의 씹이 젖기 시작했다. 영림은 자신의 본능에 또 다시 경악하고 있었다. 이성적으로는 지저분하고 흉측하게 여겨지는 석철의 몸이었지만 막상 그것을 대하고 보면 본능적인 감각은 이성을 이겨내고 쾌감을 바라고 있었다. 이렇게 쾌감을 갈구하는 자신을 보고 영림은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이다. 마음은 흉측한 좆에서 얼른 입을 때고 싶었으나 영림은 이미 이성을 상실한 채 본능적인 감각에 허덕이는 한 마리 암컷이 되어갈 뿐이었다.
“후후...!” “그렇지...그렇게...세게...빨아!” “씨발년...아.” “지금...걸레 같은...보지가...벌렁거리기...시작했지!”
영림의 한껏 달아오른 상태를 알아 챈 석철은 자신의 의지대로 되었음을 직감했다. 경멸하는 눈빛으로 영림을 쏘아보며 그녀의 몸을 엎어버렸다. 이미 석철과의 섹스로 길들여져 있던 영림의 몸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영림은 어깨를 침대에 붙인 채 자신의 엉덩이를 치켜 올렸다.
“푹!”
사내의 좆은 여인의 씹구멍에 아무런 저항 없이 끼워졌다. 여인 씹구멍 속의 살들은 일제히 좆대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구멍 안에서 꿈틀거리는 좆대의 느낌은 스멀스멀 기어올라 여인에게 야릇한 쾌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하아!”
사내는 본격적으로 좆질을 시작하고 있었다.
“찌걱...찌걱...찌걱!” “쑤걱...쑤걱...쑤걱!”
“하아음...흐으으...음하아!” “하악...허엉...허억...하윽!”
좆대의 진퇴가 계속됨에 따라 서서히 살과 살이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두 사람이 헐떡이는 소리와 함께 터져 나오고 있었다.
“씨팔년...이제...보지도...늘어질...대로...늘어져서...맛이...없네!” “조금...더...꽉...조여봐!”
“철썩...철썩...철썩!”
“아악...아악...아아!”
“개년아...똥꼬에...더...힘줘...응!”
사내는 여인의 엉덩이를 마구 내려쳤다. 여인의 엉덩이는 곧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여인의 입에서는 고통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영림은 다시금 방문을 쳐다보았다. 여전히 동호의 시선이 느껴졌다. 다만 동호의 행동이 이상했다. 문 틈사이로 자그맣게 힘겨워하는 신음소리가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동호가 자신의 좆을 움켜쥔 채 앞뒤로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푹푹푹...푸욱...푸욱...퍽!”
사내는 좆질의 스피드와 강도를 높여 나갔다.
“하아아...하아앙!”
동호도 거기에 맞추어 앞뒤로 흔드는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푸욱푹...쑤욱쑥...푸직...푸직...퍼억...퍽퍽...!”
“하핫...하으으...하아악...하으하으하으....하으윽...하아아아아...하앙...아앙!”
여인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미 암캐가 되어버린 여인은 신음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하악...으음...허어어...아아...아아아아...흐윽...어떡해...아아아...흐읏...크읏...흐응!”
“씨발년...좋지...창녀같은...년...좋냐...보지가...벌렁벌렁...거리면서...좋냐?” “개 같은 년...대답해봐...좋아...죽겠지...보지를...푹푹...찔러주니까...환장하겠지?”
“하읏...크응...하아아...!”
“철썩!”
“아악!”
사내는 흥에 겨워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엉덩이를 내리쳤다.
“푸직...푸직...푸직!” “퍽퍽퍽!”
“하앙...하앙...하아앙...하악!”
“씨발년...걸레 같은 년...좋아죽네...보짓물...팍팍...쏴대면서...좋아죽네!”
여인의 교성이 온 방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며 동호는 마치 자신의 좆이 엄마의 씹을 들락거리듯 쾌감이 몰려왔다.
“찌이익!” “울컥...울컥!” “후두둑...후두둑!”
급기야 동호의 좆에서 좆물이 터져 나왔고 그것은 주위로 튀며 떨어졌다.
“씨발년...입 벌려!”
이때 석철도 좆을 씹에서 꺼냈고 그것을 영림의 얼굴로 가져갔다. 곧바로 좆물이 튀기 시작했다. 첫 번째 좆물은 영림의 얼굴에 뿌려졌다. 석철은 배를 앞으로 내밀며 좆을 영림의 입속으로 쑤셔 넣었다. 그리고 남아있는 좆물을 영림의 입속으로 토해냈다. 그것은 고스란히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석철은 침대에 엎어져 잠이 들어버렸다.
잠시 후 영림은 몸을 일으켰다. 사내가 싸지른 좆물을 닦아내고는 여기저기 널브러진 자신의 옷가지를 챙겨 입기 시작했다. 그녀의 두 눈에는 서러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은 영림은 눈물을 훔치고는 방에서 빠져 나왔다.
문 밖으로 나선 영림의 발바닥에 차가운 액체가 느껴졌다. 영림은 허리를 숙여 그것을 만져보았다. 그녀는 곧바로 그것의 정체를 알아챘다. 방금 자신의 얼굴과 목구멍에 뿌려졌던 액체와 같은 종류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쩜...동호가...!”
영림의 짐작대로 자신들의 행위를 목격한 동호의 흔적이었던 것이다.
2부-5장(끝)
1973년 12월.
여기는 김포공항이다. 수림과 선군은 다정한 연인처럼 VIP룸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여기서 미국행 비행기 탑승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은 작년에 제3차 경제개발계획을 발표하였다. 대한민국은 제2차 경제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으로 원조경제에 의존하던 경제를 식량 자급화, 화학·철강·기계공업의 건설에 의한 산업의 고도화, 7억 달러의 수출 달성, 고용확대, 기술수준과 생산성의 향상 등을 꾀했고 어느 정도 그 목표에 도달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는데 이 중 6억 달러가 1965년의 한일국교 정상화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점이고 세계 유례를 찾아볼 수없는 과도한 노동시간과 노동 환경의 열악성, 자본의 쏠림, 높아진 외자의존도로 인한 국가부채의 증가 등 여러 문제를 안게 되었다. 아무튼 대한민국은 자국의 경제정책을 독자적으로 수립할 만한 단계에 도달했다. 경제정책을 수립할 경제학자를 자체적으로 육성할 수 있었고 제3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부터는 미국의 도움 없이 그들의 역량으로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더 이상 수림이 파견될 이유도 없었고 그녀의 요청으로 다시 하버드 대학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10년에 가까운 한국 생활을 접고 다시 하버드로 돌아가게 된 수림은 선군과 동행하게 된 것이다. 이제 육십을 바라보는 수림이었다. 하지만 그녀만 세월을 비껴간 것인지. 수림의 미모는 10년 전 한국에 파견될 때보다 훨씬 젊어진 것처럼 보였다. 늦게 개화(開花)된 꽃처럼 수림은 전에 없이 화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수림이 이처럼 만개한 꽃처럼 출중한 미모를 갖추게 된 이유는 선군에게 배운 호흡법 때문이었다. 선군은 자신의 여인인 수림에게 젊음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해주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호흡법이었다. 그 호흡법을 매일같이 꾸준히 수련한 수림은 몸속의 탁한 기운과 불순 성분을 밖으로 배출해내면서 나이답지 않은 젊음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졸업반인 선군은 겨울 방학과 동시에 졸업을 인정받았고 이렇게 수림을 따라 미국에 동반하게 되었다. 선군은 이미 수림의 추천에 의해 내년 9월이면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그는 거기서 석∙박사 과정을 동시에 밟을 계획이었다. 형식상 스승과 제자로서 그들은 미국행에 동행했고 이렇게 예약된 탑승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기분 어때요?”
“뭐?” “아! 그냥 그래.”
비행기 탑승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두 사람은 VIP실에서 탑승 시간을 기다리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마주앉은 수림이 선군의 안색을 살피며 현재 그의 기분을 조심스럽게 묻고 있었다. 식사에 열중하던 선군은 처음엔 못 알아듣다가 이내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호호호!” “대답이 뭐가 그래요?” “좋으면 좋다. 설레면 설렌다. 뭐 그래야지...!”
“누굴 미국 처음 가보는 촌놈으로 아나.” “매 번 1년에 한두 번은 갔다 왔잖아. 그것도 수림 당신과 함께!”
“그렇지만 지금은 그 경우와 다르잖아요.” “그때는 짧게 길어야 한 달 정도 갔다 온 것이고...지금은 몇 년이 걸릴 지 알 수없는 길이잖아요.” “그래서 물어본 거예요.”
“난 그때나 지금이나 별 감정은 없어.” “당신과 이렇게 가는 것이니까 다 똑 같아!”
“그래도 이곳이 그리울 거예요.” “당신이 할 일을 이곳에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니까요.”
“그래 당신 말이 맞아.” “하지만 그것도 나중 일이야.”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기반을 닦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어쩜. 우리 낭군님은 이렇게 사려가 깊으실까.” “멋쩌요!”
두 사람은 이렇게 얘기를 썩어가며 식사를 마쳤다.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주문해서 마시고 있을 때 탑승 시간이 다 됐음을 알리는 방송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이제 가죠!”
“그래 가지.”
동시에 두 사람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곧바로 비행기를 탑승했다. 장시간의 긴 비행과 환승을 거쳐 오후에 출발한 그들은 다음 날 정오 무렵에서야 보스턴 로건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선군과 수림은 팔짱을 낀 채 연인처럼 비행기를 빠져나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아직까지 미국에서 생활할 동안 그들이 지낼 거처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시로 지낼 호텔을 미리 예약해 놓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보스턴 근교의 호텔 이동하기 위해 공항 로비를 걷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선군이 진행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저 멀리서 걸어오는 한 쌍의 남녀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도 선군과 수림처럼 다정하게 팔짱을 낀 채였다. 두 사람이 아주 가까워오자 선군의 눈을 확대되며 그들을 쫓아갔다. 그들은 그런 선군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고 무심결에 스치듯 지나쳤다.
“엄...마!”
선군은 고개를 그들에게 돌리며 혼자만의 소리로 ‘엄마’라고 말했다. 그것을 수림은 듣지 못했다.
그랬다. 방금 선군의 발걸음을 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10년 전에 헤어진 선우영림이었다. 선군은 수림과 함께 그녀의 행방을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생사를 알 수 없었다. 그토록 찾던 바로 그 사람 엄마 선우영림을 이렇게 공항에서 마주치게 된 것이다. 이제 중년을 넘긴 여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는 순간 선군은 자신의 어머니임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영림은 그렇지 못했다. 열 살도 채 되지 않았던 때에 헤어졌던 터라 그녀는 자신의 아들의 장성한 모습을 못 알아 본 것이었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선군이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기서 이렇게 마주치리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이런 차에 이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것 같은 동안의 남자와 연인처럼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걸어가던 중인 그녀는 다른 곳에는 눈길을 둘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선군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수림이 선군을 흔들고 있었다.
“잠시만...!” “우리 저 사람들 따라 가봐야 할 것 같아.”
“왜?” “아는 사람이에요?”
“응.” “지금은 저 사람들 놓치면 안 되니까 우선 쫓아가보자.” “가면서 모든 걸 얘기해 줄게”
선군은 곧 두 사람을 따라 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수림의 손을 잡고 두 사람 뒤를 밟으며 쫓아가기 시작했다. 공항을 벗어난 영림은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을 벗어나고 있었다. 선군과 수림 또한 택시를 타고 그들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앞서 간 두 사람은 보스턴 근교에서 내렸다. 그 곳은 하버드 대학교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린 그들은 자연스럽게 또 다시 팔짱을 끼고는 유유히 자신들의 집인 듯 여겨지는 곳 안으로 들어갔다. 선군은 그곳 주소를 메모하고 수림과 다시 택시를 타고 자신들이 예약한 호텔로 왔다.
“그랬군요!” “그러면 이왕 쫓아간 김에 붙들고 직접 확인해보지 그랬어요.”
“그래도 그럴 수가 없었어.” “왜냐하면 혹시나 내가 잘못 본건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우선 거처만 확인한 거야.”
“알겠어요.” “잘 됐네. 우리가 생활할 집도 그 근처로 잡으면 어때요?”
“그게 좋겠군. 그렇게 하도록 하지.” “당신은 언제나 현명해. 그리고 이렇게 예쁜 짓만 골라서 한다니까!”
“쪽!” “고마워요. 그리구 사랑해요.”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서 선군은 수림에게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한 것인지를 간략하게 설명해주었다. 즉, 방금 두 사람이 쫓은 여인이 아무래도 선군 자신의 어머니인 선우영림인 것 같아서 그랬음을 말이다. 아버지 송광인의 불행과 함께 사라져 그의 죽음에서 조차도 생사가 확인이 안 되었던. 수림과 함께 그토록 수소문 했던. 바로 그 사람 어머니 선우영림이었음을.
그런 어머니 영림이 지금 스치듯 자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만나야할 사람은 기어코 만나고 만다.’라는 얘기가 맞는 것 같았다. 선군은 무엇보다도 지금 어머니가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선군은 자신과 아버지를 왜 그토록 내 팽개쳐 두었는지 묻고 싶었다. 어떻게 그렇게 어린 남자와 다정히 걸어갈 수 있었는지 질투 섞인 원망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가족의 불행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의 생사를 도외시한 채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서 살았을 것 같은 어머니가 한없이 원망스러웠던 것이다. 그는 분노가 솟구쳤다. 급기야 어머니 영림을 용서할 수 없다는 복수심과 질투가 섞여서 일어나고 있었다.
“드르렁...드르렁!”
“흑흑흑흑!”
선우영림이 알몸으로 숨죽여 울고 있었다. 그녀 옆에는 김석철이 침 흘리며 자고 있었다. 호텔에서 강제로 겁탈 당하고 영림은 석철에게 연행되다시피 이곳으로 끌려왔다. 이곳이 어딘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감시자가 있었다. 이곳에서 영림은 무려 십 개월 동안이나 감금 상태로 있었다. 매일 매일 석철은 영림을 찾아왔다. 그는 매일 영림의 몸을 유린했다. 십 개월 동안 애가 두 번이나 들어섰지만 이를 알아차린 석철에 의해 강제로 낙태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영림이 이렇게 눈물짓고 있는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남편 광인과 아들 선군 두 사람의 생사를 때문이었다. ‘자신의 처지도 이렇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나락에 떨어졌는데 그들 인들 오죽하겠나.’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이제는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육체를 그들 부자에게는 내보일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들 부자가 무사하기만을 하늘에 기도하고 기도하며 눈물짓고 있었던 것이다.
“울지 마!” “이제 다 잊어!”
한참을 코를 골며 자고 있던 석철이 반눈을 뜨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영림에게 퉁을 놓았다. 그는 매일 자신의 옆에서 베갯잇에 눈물 적시고 있는 영림이 영 못 마땅하게 여겼던 것이다. 이제는 그만 포기할 때도 되었는데 그렇지 않은 영림을 이해 못하는 석철이었다.
“임자가 그렇게 알고 싶어 하는 얘기를 모두 해주지.” “가족 얘기를 말이야.”
“네?”
울음을 그치며 영림이 석철을 올려다봤다.
“대신 이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임자를 포기시키기 위해서야.” “아마 내 얘기를 다 들으면 임자도 이제 포기하고 말걸!” “그럼 완전히 내 안사람 들어올 수밖에 없을 거야.” “흠! 어디서부터 얘기하나...!”
잠시 뜸들인 후 석철은 영림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즉, 광인의 죽음과 그 가족의 밀항 그리고 홍콩에서 뿔뿔이 흩어진 가족 얘기 등을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는 모두 말했다.
“아마 그들은 모두 죽었을 거야. 홍콩에서 말이지.” “왜냐하면 네 가족을 인솔했던 네 남편 친구가 우리에게 붙잡혀 와서 우리에게 그렇게 말했으니까.”
광인의 지인은 끝끝내 도주하지 못하고 홍콩에서 붙잡혔고 곧바로 한국으로 소환되어 왔다. 물론 그의 가족도 함께 이곳으로 소환되어져 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는 석철에게 거짓말을 했다. 홍콩 경찰에게 잡히기 직전 말례와 두 딸은 이미 영국으로 빼돌려 놓았었다. 그리고 자신과 가족들만 경찰에 자수하다시피 끌려온 것이었다. 그는 자신을 가혹하게 심문하는 석철에게 그들이 모두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석철은 그것을 진짜로 믿었고 그는 지금 그 얘기를 그대로 영림에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포기해.” “네 가족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진즉에 빼돌렸던 재산을 불지 그랬어.” “그랬으면 가족들의 생명만은 건질 수가 있었을 텐데.”
석철도 알고 있었다. 광인이 국가에 헌납한 것 말고도 엄청난 재산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영림을 유린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영림은 여태껏 버티고 있었다.
“짐승!” “개 자식아. 죽어!”
“쨍그랑!”
“엇!” “아악!” “이년이 죽으려고 환장을 했나!”
“짜악!”
“아악!”
모든 얘기를 들은 영림은 옆에 놓여있던 술병을 집어 들어 석철을 향해 내려쳤다. 술병은 정확히 석철의 머리에 맞았고 석철의 머리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석철이 죽을 정도로 크게 타격을 받지 못했다. 석철은 이마에 피를 흘리며 따귀를 걷어 올렸고 연이어 영림에게 폭행을 가했다.
“동호야. 인사해!” “네 엄마다.”
“...!”
“호호호!” “동호야. 네 엄마야. 이리와!”
“엄...마?!”
“그래. 맞아.” “엄마야. 어서 이리와!”
석철은 영림을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 김동호에게 영림을 제 친엄마인 것처럼 소개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동호의 친엄마는 동호가 태어나자마자 아들을 석철에게 전해준 후 떠나가 버렸다. 그녀는 미군 부대 근처에서 몸을 파는 창녀였다. 그런 여자를 석철은 술김에 건드렸고 그 결과 동호가 태어나게 된 것이다. 그녀는 동호를 석철에게 건네준 후 평소 자신의 단골 고객이었던 미군 장교를 따라 미국으로 떠나버렸다. 그래서 여덟 살 동호는 엄마 얼굴을 전혀 모르는 아이로 자랐고 갑자기 나타난 영림이 자신의 엄마라고 밝히자 그 사실을 그대로 믿어버리고만 것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 쯤 자신이 있는 줄도 모르고 영림을 폭행하던 석철의 말을 듣고 그녀가 자신의 친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림은 이곳에 순순히 따라온 목적이 따로 있었다. 자신의 남편과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석철이었고 그런 석철의 지근거리에서 그를 파멸로 이끌리라 결심했던 것이다. 더 나아가 영림은 남편과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데에 관련 있는 모든 이들에게 복수할 것을 결심했던 것이다. 그 결과 석철의 말대로 그의 아내가 되기로 결심했고 지금 그가 소개시켜주고 있는 동호에게 엄마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 동호는 영림을 엄마처럼 따랐다. 복수를 결심하고 이곳에 온 영림이지만 그녀는 동호에게만큼은 진심이었고 그에게는 정성을 쏟았다. 왜냐하면 동호가 자신의 아들 선군을 대신한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세월이 흘러 석철의 집으로 영림이 들어온 지 어느덧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석철은 승승장구했다. 그는 일반 병 출신으로는 드물게 중령이라는 계급을 달고 예편했다. 또한 광인이 국가에 헌납한 막대한 재산 중 일부를 빼돌렸고 이를 기반으로 건설 회사를 차렸다. 그는 이 건설 회사로 자유당 시절 정치 깡패들을 대거 끌어들였다. 그리고 그들을 앞세워 각종 건설 이권에 개입하며 승승장구해 나갔다. 그 결과 그는 재벌 그룹 총수가 되기에 이르렀다.
김동호, 즉 김석철 회장의 아들인 그는 어머니 영림이 자신의 친어머니가 아닌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숨기고 친어머니처럼 그녀를 따랐다. 동호는 중학교에 들어서자 신체적으로 몰라보게 발육하게 되었고 급기야 중3인 지금은 아버지 김석철 회장의 떡대에 버금갈 정도가 되었다. 또래 아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해버린 것이다. 김석철 회장은 이런 동호를 무척 아꼈다. 영림에게 몇 번의 낙태를 시킨 이유는 모두 동호를 위해서였다. 그는 동호의 앞길을 막는 모든 장애는 재거하려고 했다. 그 안에 영림과 자신의 핏줄도 포함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동호는 그런 아버지 김석철 보다 영림을 더 따랐다. 그는 아버지에게 날마다 구박 받는 어머니 영림이 그렇게 불쌍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측은지심(惻隱之心)에서 출발한 그 마음이 이제는 연민에서 사랑으로 발전했다. 어느 순간 영림을 어머니가 아닌 여인으로 마음속에 품게 되었다. 그러자 아버지 석철이 더욱 미워졌다. 하루빨리 그녀를 속박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언제가 때가 되면 그런 영림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말겠다고 다짐했다.
작년이었다.
“씨발년...좋지!”
“아윽...싫어...하지마...아악...그만둬!”
“짜악!”
“개 같은 년...죽어...죽어라...!”
“그만...그만해!” “악!”
영림은 짧게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석철은 계속해서 영림을 위협하고 있었다.
“쉿! 조용히 해!” “그러다가 동호라도 깨면 재미없어.” “조용히 안 해!” “개 같은 년!”
사내의 두 눈에는 핏발이 서있었다. 사내는 야차와 같은 모습으로 그녀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날따라 문단속을 하지 않았는지 방문이 조금 열려있었고 그 틈사이로 키가 작은 사내아이 하나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동호야!’
영림은 석철에게 저항하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런데 문 틈사이로 사내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영림은 눈을 크게 뜨며 속으로 아들 이름을 불렀다.
‘엄...마!’
동호도 영림과 두 눈이 마주치며 속으로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영림은 소리를 내어서는 안 된다고 동호에서 눈빛으로 말했다. 그것에 대꾸하듯 동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영림의 배 위에 올라타고 있는 석철은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한 채 자신의 욕심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는 여인의 배위에서 그녀를 학대하는 쾌감에 들떠 음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동호의 모습에서 영림은 애처로운 눈물을 흘렸다. 또한 자신의 지금의 처지를 한탄하며 눈물을 더하고 있었다.
“흑흑흑!” “그만...해요. 제발!”
“씨발 년 울긴 왜 울어.” “금방 좋아서 지랄발광할 거면서...흐흐흐!”
영림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몸을 더욱 웅크렸다. 30대의 농익은 탄력 있는 몸매가 자신을 드러낸 채 안타까이 떨고 있었다. 즉, 사내의 손을 많이 탄 듯 까만 젖꼭지와 젖꽃판의 퍼짐이 돋보이는 탱탱한 젖가슴과 작은 팬티 조각에 의해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는 그녀의 씹두덩의 볼록함을 드러낸 채 사내의 이끌 거리는 눈앞에서 떨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의 우악스런 손길이 여인의 팬티를 찢듯이 끌어내렸다. 타원형 모양의 시커먼 털이 그대로 드러났다.
“흐흐흐!”
사내는 또 다시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여인의 씹거웃을 움켜쥐었다. 이때 동호는 두 눈을 찔끔 감아버렸다. 왜냐하면 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동호는 눈을 살며시 떴다. 또 다시 어머니의 눈부신 알몸과 희멀건 아버지의 알몸이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러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동호의 좆이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허헉!” “아아!”
순간 석철의 가운데 손가락이 영림의 씹구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의 좆을 영림의 얼굴 위로 가져갔다.
“어서 빨아!” “자지를 빨아봐!”
“싫어!” “싫단 말야!”
영림은 이런 모습을 동호가 보고 있다고 여겨지자 석철의 요구를 거절했다.
“씨발년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네!”
“짜악!”
“아악!”
석철은 또 다시 따귀를 올려붙였고 영림의 머리채를 하체 가까이로 잡아당겼다. 그리고 자신의 좆으로 영림의 입술을 찌르기 시작했다. 영림은 하는 수 없었다. 그의 명령대로 즉시 좆을 빨기 시작했다. 여인의 눈에서는 또 다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안타까운 시선의 동호 역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후후...진즉에 그럴 것이지.” “씨발년 꼭 맞아야 정신 차려!” “개 같은 년아 고따위로 밖에 못 빠냐?” “시발 좆같은 년!” “개년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지?!”
석철의 일갈에 영림은 두려움에 부르르 떨었다. 이내 영림은 제대로 빨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을 베어 먹듯이 좆대가리를 한입 가득 물고는 소리 내어 빨고는 혀로 가장자리를 살살 돌려가며 좆을 빨았다.
“춥춥춥춥...헤얼...후루룹...츄웁 츄웁!”
한참을 영림은 석철의 좆을 빨았다. 처음에는 강압에 의해 빨았으나 그러는 사이에 그녀의 씹이 젖기 시작했다. 영림은 자신의 본능에 또 다시 경악하고 있었다. 이성적으로는 지저분하고 흉측하게 여겨지는 석철의 몸이었지만 막상 그것을 대하고 보면 본능적인 감각은 이성을 이겨내고 쾌감을 바라고 있었다. 이렇게 쾌감을 갈구하는 자신을 보고 영림은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이다. 마음은 흉측한 좆에서 얼른 입을 때고 싶었으나 영림은 이미 이성을 상실한 채 본능적인 감각에 허덕이는 한 마리 암컷이 되어갈 뿐이었다.
“후후...!” “그렇지...그렇게...세게...빨아!” “씨발년...아.” “지금...걸레 같은...보지가...벌렁거리기...시작했지!”
영림의 한껏 달아오른 상태를 알아 챈 석철은 자신의 의지대로 되었음을 직감했다. 경멸하는 눈빛으로 영림을 쏘아보며 그녀의 몸을 엎어버렸다. 이미 석철과의 섹스로 길들여져 있던 영림의 몸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영림은 어깨를 침대에 붙인 채 자신의 엉덩이를 치켜 올렸다.
“푹!”
사내의 좆은 여인의 씹구멍에 아무런 저항 없이 끼워졌다. 여인 씹구멍 속의 살들은 일제히 좆대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구멍 안에서 꿈틀거리는 좆대의 느낌은 스멀스멀 기어올라 여인에게 야릇한 쾌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하아!”
사내는 본격적으로 좆질을 시작하고 있었다.
“찌걱...찌걱...찌걱!” “쑤걱...쑤걱...쑤걱!”
“하아음...흐으으...음하아!” “하악...허엉...허억...하윽!”
좆대의 진퇴가 계속됨에 따라 서서히 살과 살이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두 사람이 헐떡이는 소리와 함께 터져 나오고 있었다.
“씨팔년...이제...보지도...늘어질...대로...늘어져서...맛이...없네!” “조금...더...꽉...조여봐!”
“철썩...철썩...철썩!”
“아악...아악...아아!”
“개년아...똥꼬에...더...힘줘...응!”
사내는 여인의 엉덩이를 마구 내려쳤다. 여인의 엉덩이는 곧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여인의 입에서는 고통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영림은 다시금 방문을 쳐다보았다. 여전히 동호의 시선이 느껴졌다. 다만 동호의 행동이 이상했다. 문 틈사이로 자그맣게 힘겨워하는 신음소리가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동호가 자신의 좆을 움켜쥔 채 앞뒤로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푹푹푹...푸욱...푸욱...퍽!”
사내는 좆질의 스피드와 강도를 높여 나갔다.
“하아아...하아앙!”
동호도 거기에 맞추어 앞뒤로 흔드는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푸욱푹...쑤욱쑥...푸직...푸직...퍼억...퍽퍽...!”
“하핫...하으으...하아악...하으하으하으....하으윽...하아아아아...하앙...아앙!”
여인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미 암캐가 되어버린 여인은 신음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하악...으음...허어어...아아...아아아아...흐윽...어떡해...아아아...흐읏...크읏...흐응!”
“씨발년...좋지...창녀같은...년...좋냐...보지가...벌렁벌렁...거리면서...좋냐?” “개 같은 년...대답해봐...좋아...죽겠지...보지를...푹푹...찔러주니까...환장하겠지?”
“하읏...크응...하아아...!”
“철썩!”
“아악!”
사내는 흥에 겨워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엉덩이를 내리쳤다.
“푸직...푸직...푸직!” “퍽퍽퍽!”
“하앙...하앙...하아앙...하악!”
“씨발년...걸레 같은 년...좋아죽네...보짓물...팍팍...쏴대면서...좋아죽네!”
여인의 교성이 온 방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며 동호는 마치 자신의 좆이 엄마의 씹을 들락거리듯 쾌감이 몰려왔다.
“찌이익!” “울컥...울컥!” “후두둑...후두둑!”
급기야 동호의 좆에서 좆물이 터져 나왔고 그것은 주위로 튀며 떨어졌다.
“씨발년...입 벌려!”
이때 석철도 좆을 씹에서 꺼냈고 그것을 영림의 얼굴로 가져갔다. 곧바로 좆물이 튀기 시작했다. 첫 번째 좆물은 영림의 얼굴에 뿌려졌다. 석철은 배를 앞으로 내밀며 좆을 영림의 입속으로 쑤셔 넣었다. 그리고 남아있는 좆물을 영림의 입속으로 토해냈다. 그것은 고스란히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석철은 침대에 엎어져 잠이 들어버렸다.
잠시 후 영림은 몸을 일으켰다. 사내가 싸지른 좆물을 닦아내고는 여기저기 널브러진 자신의 옷가지를 챙겨 입기 시작했다. 그녀의 두 눈에는 서러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은 영림은 눈물을 훔치고는 방에서 빠져 나왔다.
문 밖으로 나선 영림의 발바닥에 차가운 액체가 느껴졌다. 영림은 허리를 숙여 그것을 만져보았다. 그녀는 곧바로 그것의 정체를 알아챘다. 방금 자신의 얼굴과 목구멍에 뿌려졌던 액체와 같은 종류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쩜...동호가...!”
영림의 짐작대로 자신들의 행위를 목격한 동호의 흔적이었던 것이다.
2부-5장(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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