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밝고 밤새 내리던 빗줄기가 멈춘 하늘에는 먹구름이 짙게 깔려 있었다. 찌부듯한 몸을 일으킨 은영은 습관처럼 주방으로 가서 아침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언제 일어났는지 지훈이 욕실문을 열고 나왔다. 싱크대 앞에서 그릇을 닦고 있는 그녀는 다른날보다 더 지훈의 움직임에 신경이 쓰였다. 주방으로 다가서는 그의 발자국 소리!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는 그를 의식했다.
잠시 주방안을 살피던 지훈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고 그녀는 그때서야 뒤돌아봤다. 시계추처럼 정시에 일어난 남편이 욕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모두 기계처럼 움직이는 출근시간이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민기가 현관으로 나서 구두를 신는 동안, 은영은 남편의 가방을 들고 서있었다. 등뒤에서 들리는 지훈의 목소리에 그녀는 흠칫했다.
“마미~! 동태찌개 정말 맛있었어.”
“응........!?”
남편의 눈치를 살핀 은영은 잔뜩 어깨를 움츠렸다. 지훈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은 것이었다. 그런데 그의 손바닥이 그녀의 젖가슴위에 올려져있었다. 남편과 둘이 살고 있었던 생활습관에 그녀는 거추장스런 브래지어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가 주춤하는 사이에 그의 손바닥이 엷은 블라우스 속의 젖꼭지를 스쳤다. 신경이 예민해진 그녀는 급히 숨을 들이마셨다.
“음.........!”
이어서 멈춘 숨을 내쉬려던 은영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지훈이 천연덕스럽게 그녀에게 키스를 한 것이었다. 뺨이 아니라, 번개처럼 입술에 키스를 한 것이었다. 얼어붙은 듯이 서있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렸다.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구두를 신고 일어서는 남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녀오세요.......!”
“.........!”
“마미! 나도 다녀올게.”
“응!? 그래.......”
묵묵히 가방을 받아드는 남편을 대신해서 지훈이 말했다. 은영은 현관을 나서는 지훈이 유난히 자신의 아래위를 살피는 것을 의식했다. 반사적으로 대답한 그녀는 인형처럼 서있었다. 현관문이 닫히고 그들이 사라진 집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멍하니 서 있던 그녀는 길 잃은 아이처럼 소파에 가서 주저앉았다. 지훈의 입술이 잇닿았던 입술을 손가락으로 더듬었다. 그의 온기와 체취가 고스란히 살아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
후덕 지근한 날씨에 어제 밤부터 내리던 비가 그치더니 다시 빗방울을 떨어트렸다. 집안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은영은 커피를 타가지고 소파에 앉았다. 거실 베란다 유리창에 흘러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본다. 무더운 계절이건만 그녀는 왠지 스산하고 쓸쓸함에 젖었다. 문득 따뜻한 열기가 그리워지는 시간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려고 고개를 저었다. 어쩌면 지훈이 남긴 체취를 떠올리는 감정인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아니면 감기 기운인가! 어제 밤에 찬물로 남편이 쏟아낸 분비물을 씻어내서 그런지도 모른다. 갑자기 추위를 느낀 그녀는 니트웨어를 걸치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설거지를 하고 집안 청소를 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녀의 일과 시작이었다. 집안 청소를 마친 그녀는 세탁물을 가지러 지훈의 방으로 들어갔다.
지훈이 벗어 놓은 세탁물 중에 팬티가 손에 잡혔다. 팬티에 희끗하게 묻어있는 얼룩! 그녀는 아마도 남자의 정액이라고 생각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슬그머니 손에 들고 있는 팬티를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봤다. 눈을 사르르 감기게 하는 남성의 체취였다. 돌아서서 방을 나오려던 그녀의 시선이 책상 위를 향했다.
“음.......”
성인 잡지가 펼쳐져 있었다. 남자와 여자의 벌거벗은 나체 화보였다. 평상시에 항상 말끔히 치워있던 책상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성인 잡지를 보았다는 말인가. 아니면 그녀의 시선을 끌려고 의도적으로 펼쳐 놓은 것은 아닌가. 지훈과 그녀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감정의 끄나풀! 어쩌면 그녀 자신 스스로 감정에 의한 유혹인지도 모른다.
지훈의 손길이 닿았던 젖가슴이 짜릿함을 느끼며 은영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집안 일이 끝나고 그녀는 으슬으슬 춥고 한기를 느꼈다. 벽시계는 정오를 가르치고 있었다. 몸살이라도 날것만 같아서 그녀는 약국으로 가서 감기약을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친 그녀는 감기약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잠시 잠을 자고나면 눈을 감았다.
그런데 그녀의 머릿속에는 지훈의 방에서 보았던 남자의 발가벗은 알몸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훈의 체취가 가까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흐릿한 정신 속에 차임벨 소리가 들렸다. 대부분 식구들이 집을 나간 낮 시간이면 조용한 동네였다. 옆집에서 들리는 소리일 것이다.
“..........!”
약 기운 탓인가, 은영은 꼼짝할 수도 없었다.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차임벨 소리에 이어서 현관문 여닫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렸다. 그러나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는 흐릿한 의식 속애서 이맛살을 찌푸렸다.
“우리 집......!? 잘 못 들었나......! 누구일가? 일어나봐야 하는데.........”
가물가물한 정신 속에 은영은 일어나서 획인해 보고 싶었지만, 점점 깊은 늪으로 빠져드는 것만 같이 몸이 천근같이 무거웠다. 누군가 방문을 빠끔히 열고 들여다보는 것만 같았다. 일어날 의식도 없는 그녀는 당연히 꿈속이라고 생각했다.
“.........”
그러나 은영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은영의 침실 문을 열고 들여다보는 사람은 지훈이었다. 오후 강의를 하는 교수가 연구 발표회를 가서 일찍 귀가 한 것이었다. 침대위에 누워있는 은영을 보고 방문을 닫으려던 그는 다시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침대위의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잠들어 있는 그녀가 신비롭고 매혹적이어서 그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솟구치는 충동을 억제하는 그는 심호흡을 했다.
“..........”
지훈은 아침에 의식적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보듬고 그녀의 눈치를 살폈었다. 탄력 있고 보드라운 젖가슴이 손에 뭉클 잡혔었다. 그런데 그녀는 전혀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은연중에 스킨십을 반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침대위에 반듯이 누워있는 그녀의 블라우스가 벌어져 있었다.
보일 듯 말 듯 봉긋하게 솟은 젖가슴! 젊은 혈기로 가득한 지훈으로서는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는 욕망의 불길에 휩싸였다. 이성적인 윤리의식보다는 평소에 그녀에게 집착하고 있던 욕구에 휘말렸다. 그는 자신의 욕구가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평소에 그녀와 서로 감정을 들어내지 않지만 눈빛만으로도 교감하고 있는 상태였다.
또한 성적으로 민감할 나이의 그녀이기에 지훈은 자신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방안으로 발걸음을 들여 놓은 그는 방문을 닫고 침대 가까이 다가섰다. 그리고 거칠어지는 숨소리를 죽이며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
“마미! 어디 아파?”
“.........”
아무런 대답 없이 고개를 옆으로 떨구는 그녀를 보고 지훈은 온 몸의 피가 머리끝으로 몰리는 것만같았다. 그의 심장은 욕구의 불길에 휩싸였다. 어제 밤에 보았던 그녀의 발가벗은 알몸을 보고 싶다는 충동! 마른침을 삼킨 그는 다시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
“마미! 어디 아픈 거야?”
“.........”
그러나 여전히 은영은 반응이 없었다. 지긋이 내려다보던 그는 그녀의 풀어헤쳐진 블라우스를 젖혔다. 우윳빛 같은 피부의 젖가슴이 고스란히 들어나 보였다. 침대위에 올라앉은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젖가슴ㅂ을 손바닥으로 보듬었다. 그녀의 어깨가 조금 경련을 일으키는 것만 같았다.
“...........”
지훈은 한손으로 그녀의 어깨와 허리, 그리고 둔부를 쓰다듬으며 한손으로 젖가슴을 천천히 주물렀다. 그는 감타했다. 도톰한 젖꼭지가 꽃봉오리처럼 피어나는 것이 아닌가. 손끝에 느껴지는 젖꼭지의 탄력 있는 촉감! 아~! 그는 저절로 감탄의 신음을 흘렸다.
“마미! 아름다워.........”
“.........”
지훈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입술을 은영의 젖가슴으로 향했다. 그녀의 젖꼭지에 키스를 하는 그의 심장이 덜컹거렸다. 감정을 억ㅈ[치 못하고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혀끝으로 젖꼭지를 휘감으며 그는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어깨! 그는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고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처럼 누워 있었다.
“마미! 마미가 좋아.........”
“.........”
지훈은 기어코 그녀의 알몸을 보고 싶은 욕망에 휘말렸다. 팔에 걸친 블라우스를 조심스럽게 벗겨 냈다. 조각처럼 빗어진 그녀의 상체가 고스란히 들어났다. 그는 그녀가 걸친 스커트의 호크를 풀어냈다. 손가락 끝이 꿈틀거리는 그녀의 동태를 살폈다. 별다른 반응을 보이자 않는 그녀의 스커트를 천천히 밑으로 벗겨냈다.
“음........”
조각만한 팬티가 탄력 넘치는 허벅지 사이를 감추고 있었다. 지훈은 그녀의 젖가슴과 허리 그리고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그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아니 팬티만 걸친 그녀의 육체를 애무하려니 심장이 멈출 것만 같았다. 뚝딱거리는 그의 심장 소리! 그의 혀끝이 그녀의 목덜미와 허리 그리고 점점 밑으로 내려갔다. 그녀의 팬티를 끌어내리던 그는 흠칫하였다.
“.........!?”
갑자기 은영이 고개를 우측으로 돌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이미 지훈은 스킨십으로 그녀가 깨어나도 자신을 거부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그는 결국 그녀의 팬티를 벗겨내고 굴곡어린 나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허벅지 사이에는 가지런한 음모가 윤기를 발하고 있었다.
“아~ 사랑스런 마미........”
지훈은 중얼거리며 그녀의 도톰한 둔덕과 계곡으로 어우러진 허벅지 사이를 쓰다듬었다. 참을 수 없는 욕구의 불길에 휘말린 그는 걸치고 있는 셔츠와 바지를 벗어 던졌다. 팬티마저 벗고 알몸이 된 그는 그녀의 하반신에 엎드려 상체를 구부렸다. 그리고 그녀의 허벅지를 양손으로 보듬으며 작은 숲을 이룬 둔덕에 입김을 불어 넣었다. 그 순간 늘어트리고 있던 그녀의 손이 모포를 움켜쥐었다.
“아~ 안 돼.........”
은영은 깨어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열기의 늪 속에 잠겼다. 깨어 있다는 것을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감기약 기운에 정신이 혼미했던 그녀는 방안으로 들어서는 인기척을 의식했으나 꿈이려니 생각했다. 어쩌면 방안으로 들어오는 그를 의식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흐릿한 정신 속에 차마 그가 침대위로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그녀였다, 어쩌면 그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으면서도 그녀안의 또 다른 존재가 그를 방관했는지도 모른다.
옷이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 은영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갈팡질팡하였다. 아니 그녀의 가슴속에 피어오르는 작은 욕구의 불꽃에 지배당했는지도 모른다. 뒤늦게 거부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은 육체의 본능적인 유혹에 휘말렸다. 오히려 의식을 차린 모습을 보인다면 더욱 자신의 천박함이 들어날 것만 같았다.
“아.........”
은영은 다만 모포를 살그머니 움켜쥐었다. 그녀의 육체는 뜨거운 불길 속에 휩싸이고 있었다. 그녀는 그냥 혼절한 상태처럼 보이는 것이 편하다고 자신을 정당화시켰다. 애무는 단순히 만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육체를 살아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애무는 자신의 정신을 타인의 육체로 승화시킨다고 한다. 그의 혓바닥이 그녀의 피부를 샅샅이 누비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목에 걸린 목걸이 팬던트가 그녀의 피부를 스치고 지나다녔다.
“음.........”
지훈은 생모가 남긴 목걸이를 항상 착용하고 다녔다. 어린 시절에 생모를 잃은 그가 유일하게 모정을 의식하는 흔적이라고 했다. 붉은 장미가 아로새긴 목걸이 팬던트가 살갗을 스칠 때마다 은영은 묘한 자극을 받았다. 그리고 온 몸의 예민한 피부의 감각들이 그의 혀끝에서 돌기를 일으켰다. 남편이 아닌 젊은 남자에게서 받는 열기의 농도 깊은 애무로 그녀는 까무러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미 꼼짝도 하지 않으리라는 마음으로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마미~ 정말 아름다워.......”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지훈이 그녀의 허벅지를 벌렸다. 그의 침으로 적셔진 그녀의 하복부가 윤기를 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촉촉이 젖은 보지가 붉은 꽃잎처럼 이슬을 머금고 있었다. 그는 기둥처럼 발기한 페니스로 그녀의 보지 입구를 마찰했다. 그녀의 두부가 파르르 떨리며 경련을 일으켰다.
“아 읍........”
은영은 당장이라도 지훈의 둔부를 잡아당기고 싶은 충동에 휘말렸다. 뜨거운 물체가 보지 입구에 잇닿아 몸속까지 전달되는 감각에 그녀는 신음소리를 흘릴 뻔했다. 그러나 깨어 있다는 것을 감추려고 신음소리조차 흘릴 수 없어 입술을 깨물었다. 참을 수 없는 불길에 휩싸인 그녀는 실눈을 뜨고 밑을 내려다보았다.
하복부에 잇닿은 남성을 보고 은영은 숨을 멈추었다. 남편과 달리 지훈의 남성은 거대하고 우람하였다. 힘줄까지 돋아난 남성이 보지 입구를 마찰하는 쾌감에 그녀는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두려움과 이성은 그녀 안에 존재하는 욕망을 부채질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모포를 더욱 움켜쥐며 허벅지에 힘을 주었다. 거대한 남성이 그녀의 보지 속을 헤집고 들어 온 것이었다.
“허 읍~!”
그녀는 터져 나올 것만 같은 신음소리를 간신히 참았다. 온 몸을 가득 채울 것 같은 포만감에 은영은 바들바들 떨었다. 보지속의 예민한 돌기들이 남성에 의해 짓이겨지는 쾌감에 그녀는 높은 구름위로 떠오르는 아찔한 자극에 휘말렸다. 그의 남성이 보지 속 깊숙이 밀려들어갔다가 빠져 나가기를 반복했다.
“흐읍......읍......아 읍........”
“마미......사, 사랑해........”
급하게 숨을 몰아쉬는 지훈이 넋두리처럼 중얼거렸다.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으려던 은영은 자신도 모르게 몸 속 깊이 남성이 밀려들어 올 때마다 신음을 삼키고 있었다. 그녀는 사실 자신이 스스로 신음을 삼키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그는 그녀가 반사적으로 표정이 변하면서도 정숙함을 잃지 않는 모습에 더욱 흥분이 되었다.
“저, 정말 좋아 미치겠어. 마미.........”
“..........”
지훈의 남성이 보지 속을 헤집을 때마다 은영의 나신이 흔들렸다. 그녀는 남편과 의무적인 부부생활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이 성적인 쾌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안타까움을 벗어난 그녀는 자지러질 것만 같았다. 그의 몸속으로 치밀고 들어왔던 남성이 빠져 나갈 때마다 허공으로 떠올랐던 그녀는 현기증을 느끼며 추락을 거듭했다.
“읍, 읍, 아 으..........”
현란한 뱃속에 눈을 뜰 수 없는 은영은 급히 들이 마신 숨을 흘렸다. 그녀는 비로소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는 자신을 느끼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안개처럼 자신의 몸속을 파고드는 열정에 까무러칠 것만 같았다. 이제는 서로를 의식하지만 그들은 내색을 하지 않고 성욕의 불길 속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었다.
“...........”
“...........”
그녀의 몸속으로 페니스를 깊게 때로는 빠르게 진퇴를 거듭하는 지훈의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졌다. 몇 시인지 째깍거리던 벽시계가 정각을 알리는 벨소리를 울렸다. 그리고 끈적거리는 소리, 습한 열기로 가득해진 방안의 열기. 숨 가쁜 호흡이 흘러 넘쳤다. 지훈은 그녀의 오르가즘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남자의 자존심에 따른 또 다른 욕구였다.
절정의 등선을 오르내리는 은영의 젖가슴에 땀방울이 맺혔다. 그녀의 표정을 놓치지 않고 내려다보는 그의 손길이 그녀의 육체를 끊임없이 탐닉했고, 그의 입속에서 젖가슴과 돌기를 일으킨 젖꼭지가 휘말렸다. 그의 페니스가 보지 속을 헤집을 때마다 그녀는 둔부를 꿈틀거렸다. 그리고 급히 들이마시는 숨소리.
“읍, 읍, 읍.........”
“하 읍.........”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관자놀이의 핏줄까지 돋아난 지훈은 은영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헐떡거렸다. 그는 그녀가 거부도 적극적이지도 않지만, 엑스터시의 회오리 속에 휘말려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알 수 있었다. 쾌감에 젖은 그녀의 표정은 정말 아름답고 황홀해 보였다. 죽은 듯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던 그녀가 허리를 들어 올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하 윽~”
“마미.......”
은영은 마음껏 신음 소리를 흘리고 싶었다. 이제까지 결혼생활동안 그토록 갈구하던 안타까움에 벗어난 그녀는 까무러칠 것만 같았다. 처음으로 느끼는 강렬한 오르가즘의 쾌감에 뼈마디가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신음소리를 삼키려했다. 손을 뻗어 지훈의 허리를 끌어다 당기고 싶은 대신 모포를 잡아 당겼다. 그녀는 그때까지도 꼿꼿하게 힘을 주고 있던 허벅지를 자신도 모르게 활짝 벌렸다. 모든 신경이 돋아나는 혼돈의 절정감! 남편과의 부부관계에서 아쉬워했던 황홀한 오르가즘이었다.
“음........”
“마미~ 너무.....헛.”
순간 지훈은 페니스가 뜨거운 샘물에 휘감기는 것을 느꼈다. 불 화산처럼 타오르는 감각의 돌기들이 꿈틀거리며 페니스를 감싸며 살아 움직였다. 부르르 떠는 그는 그녀의 허리를 들어 올리며 페니스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뼈끝까지 잇닿는 충격! 그녀의 나신을 부둥켜안은 그는 진절머리를 쳤다. 외국 여자와 성관계를 해봤지만 그녀의 성기능은 특별했다 마치 페니스를 옥죄이는 것처럼 보지 속의 근육이 꿈틀거렸다.
“.........”
“.........”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은영은 고개를 외면한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부둥켜안고 경직되는 그의 가슴속에 갇힌 그녀는 감격의 외마디를 내뱉고 싶은 지경이었다. 몸속이 터지도록 가득 채운 남성이 쏟아내는 뜨거움을 느끼며 또 다른 황홀감에 휘말렸다. 그의 남성이 뿜어낸 정액이 몸속 깊숙이 밀려들어오는 열기! 그녀는 문득 가임기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염려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아기가 없어서 수정을 해보라는 남편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오르가즘을 느낀 지훈이 호흡을 진정시키는 동안 정적이 흘렀다. 무아지경에 빠져있는 은영은 보지 속을 채운 남성이 다시 굵게 발기하는 충만감에 흠칫하였다. 그녀의 젖꼭지를 혀끝으로 농락하던 그가 다시 하복부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그의 페니스가 또 다시 그녀의 보지 속을 헤집기 시작한 것이었다.
“.........!?”
은영은 놀라움으로 잠시 그를 올려다보았다. 아니. 또~!? 연달아 두 번의 성관계는 그녀로서 처음이었다. 헐떡거리는 지훈은 그녀의 젖가슴을 타액으로 적시고 있었다. 끈적거리는 땀방울과 하복부가 잇닿아 짓이겨지는 분비물. 거칠어지는 호흡. 그녀는 처음으로 느꼈던 무아지경의 오르가즘에 빠졌던 순간을 다시 갈구할 뿐이었다. 그녀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를 받아들여 새로운 여자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허, 읍. 허. 헛. 읍......”
“으 읍. 흡. 읍.........”
거친 숨을 몰아쉬는 지훈은 하복부를 빠르게 진퇴시켰다. 은영은 정숙한 여자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를 삼켰다. 하지만 보지 속 깊숙이 페니스가 밀려들어 올 때마다 급하게 숨을 흘렸다. 아~! 지극한 쾌감의 연속. 정신마저 혼미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페니스를 더 깊이 받아 드리려고 허벅지를 벌렸다.
“읍. 읍. 흐 읍. 아.......”
“헛. 읍. 핫. 으........”
결국 그녀는 또 다시 기절할 것만 같은 혼돈의 격류 속에 휘말렸다. 두 번씩이나 정사를 하고 나서도 지훈은 그녀를 놓아 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가 보지속의 살갗이 쓰리도록 헤집고 나서야 그가 옆으로 쓰러져 누웠다. 그녀는 땀으로 범벅이 된 정사가 끝나고 나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전히 잠들었던 사람처럼 눈을 감고 있는 그녀는 그의 숨소리만 듣고 있었다.
“.........”
“.........”
격랑의 물결이 지나가고 정적이 흘렀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던 지훈은 상체를 일으켜 그녀를 뚫어지게 내려다 봤다. 그는 비로소 쑥스럽고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전혀 감정이 없는 인형처럼 누워있는 그녀를 보니 왠지 두렵기도 했다. 그는 차라리 그녀가 분노하거나 화를 내면 좋을 것만 같았다.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마미.......”
“...........”
“정말 마미가 좋아.........”
“............”
지훈은 어색함을 모면하기 위해 그녀를 껴안고 입술에 키스를 했다. 농도 깊은 키스였지만 그녀는 입술을 맡긴 채 여전히 감각이 없는 여자처럼 꼼짝하지 않았다. 부스스 일어난 그는 어정쩡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아~! 사랑스러운 여자. 그는 순간의 충동이 아니고,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반응이 없는 그녀이기에 머뭇거렸다.
“마미~ 나를 이해하는거지?”
“.........”
자문하듯이 흘리는 지훈의 습한 목소리는 메아리처럼 어둠속에 묻혔다. 어색한 미소를 흘린 그는 벗어던진 옷을 주섬주섬 집어 들었다. 은영은 실눈을 뜨고 방을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때서야 그녀는 그를 거부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며 이성적인 판단과 윤리의 죄책감에 휘말렸다. 하지만 그 후회스러운 감정은 경험하지 못했던 행복감에 떠밀려 회색의 안개 속에 가물거렸다.
은영은 그 동안 부부관계에서 안타까워하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나른해진 그녀는 황홀한 꿈속 같은 여운 속에 현기증을 느끼며 누워 있었다. 혼돈 속에 잠긴 그녀는 욕실 문이 여닫히는 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몽롱함에 빠져 들었다. 보수적인 남편에게 받아 보지 못한 성감의 엑스터시만이 그녀의 정신과 육체를 휘감고 있었다.
한동안 누워있던 은영은 단잠에 빠져 들었다가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정신이 들어 벌떡 일어났다. 현기증이 나고 하복부가 뻐근했다. 그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반문하지만,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고민한다고 지워지지 않는 시간이었기에 그냥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고 자위를 했다. 단지 허기진 배를 채우듯이 성적인 욕구를 채운 것이라고 자위하기에는 너무도 벅찬 감정이었다.
침실을 나온 은영은 자신도 모르게 지훈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그는 잠이 들었는지 거실은 조용하기만 했다. 욕실로 들어간 그녀는 샤워기 밑에 서서 수도꼭지를 틀었다. 발가벗은 육체를 쏟아지는 물에 맡겼다. 그가 쏟아낸 분비물은 씻겨 내려가지만 몸속에는 그의 가슴에 안겨 느꼈던 황홀했던 쾌감의 여운이 살아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욕실을 나온 은영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녀는 일상생활로 돌아 온 것이었다. 하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허벅지 사이의 짜릿한 감각의 여운이 되살아나는 것만 같았다. 주방과 거실을 오가면서 그녀는 이따금 자신도 모르게 지훈의 방문을 향해 시선을 향했다.
민기는 어김없이 퇴근 시간에 맞추어 귀가하였다. 그가 손가방을 받아드는 아내를 빤히 쳐다봤다. 은영은 왠지 남편을 마주하기가 어색했다. 그녀는 남편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보는 것만 같았다. 옷매무새를 고치며 긴장하였다. 그러나 평소처럼 그녀의 눈가에 자잘한 미소는 여전했다. 거실로 들어온 그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넌지시 말했다.
“오늘따라 당신.......! 더 아름다워 보이는군요.......”
“당신도 참......! 얼른 씻고 식사나 하세요.”
은영은 남편을 외면한 채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남편의 말에 두려움을 느꼈다. 혹시나 오늘 저녁에 부부관계를 요구할지도 모른다는 예감 때문이었다. 지훈과의 정사에서 느꼈던 격렬한 성감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여자로서 처음 느꼈던 쾌감이었다. 지훈을 받아 드렸던 상태에서 남편을 다시 받아 드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루에 두 남자를 상대하기는 버거웠다.
은영이 식사준비를 하는 동안, 지훈이 기지개를 켜며 방에서 나왔다. 거실로 나온 그는 은영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그녀는 평상시와 다르지 않은 표정이었다. 오히려 그녀는 더 정숙한 표정이었다. 범할 수 없는 도도함까지 들어나 보이는 그녀였기에 그는 왠지 긴장이 되었다.
다른 날 같으면 그녀에게 스킨십을 하며 친근감을 표현했을 지훈이었다. 그러나 은영을 의식하는 그는 어색하였다.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의 자태에서 더욱 성적인 매력을 느꼈다. 그는 거실 소파에 앉아 신문을 펼쳐들고 있는 아버지를 힐끔 쳐다봤다. 왠지 아버지를 보기도 민망하였다. 그는 아버지에게 다가가며 관심을 끌었다.
“우리 학교에서도 아버지 호평이 좋으시던데요.”
“그러니......!? 여러 번 너희 학교에 초빙 받아서 강의를 했었지.”
“아! 그래서 그렇군요.”
“네가 내 아들인걸 아는 사람이 있니?”
“아뇨. 아직 교수님들도 모르는 거 같던데요.”
“알아서 하겠지만, 좋은 인상을 갖게 해라.”
“네.”
지훈은 아버지가 학계에서 명망이 높은 교수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보수적인 아버지가 자상한 성격은 아니지만 그의 장래를 강요하거나 억압하지는 않았다. 아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자유스럽게 하는 아버지였다. 여전히 신문을 뒤적이며 주시하고 있는 민기가 아들에게 넌지시 물었다.
“학교생활은 할 만하니?”
“아직, 낯설어요. 적응하려고 동아리에 들어갔어요.”
“무슨 동아리?”
“테니스요.”
지훈은 외교관이 되려고 정치외교학부를 지원해서 다니고 있지만 운동을 좋아했다. 그의 다부진 체격은 어렸을 적부터 운동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버지와 대화를 하면서 이따금 주방으로 시선을 옮겼다.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 은영은 이따금 자신을 향한 지훈의 눈빛을 의식하고 있었다.-----------------
잠시 주방안을 살피던 지훈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고 그녀는 그때서야 뒤돌아봤다. 시계추처럼 정시에 일어난 남편이 욕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모두 기계처럼 움직이는 출근시간이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민기가 현관으로 나서 구두를 신는 동안, 은영은 남편의 가방을 들고 서있었다. 등뒤에서 들리는 지훈의 목소리에 그녀는 흠칫했다.
“마미~! 동태찌개 정말 맛있었어.”
“응........!?”
남편의 눈치를 살핀 은영은 잔뜩 어깨를 움츠렸다. 지훈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은 것이었다. 그런데 그의 손바닥이 그녀의 젖가슴위에 올려져있었다. 남편과 둘이 살고 있었던 생활습관에 그녀는 거추장스런 브래지어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가 주춤하는 사이에 그의 손바닥이 엷은 블라우스 속의 젖꼭지를 스쳤다. 신경이 예민해진 그녀는 급히 숨을 들이마셨다.
“음.........!”
이어서 멈춘 숨을 내쉬려던 은영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지훈이 천연덕스럽게 그녀에게 키스를 한 것이었다. 뺨이 아니라, 번개처럼 입술에 키스를 한 것이었다. 얼어붙은 듯이 서있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렸다.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구두를 신고 일어서는 남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녀오세요.......!”
“.........!”
“마미! 나도 다녀올게.”
“응!? 그래.......”
묵묵히 가방을 받아드는 남편을 대신해서 지훈이 말했다. 은영은 현관을 나서는 지훈이 유난히 자신의 아래위를 살피는 것을 의식했다. 반사적으로 대답한 그녀는 인형처럼 서있었다. 현관문이 닫히고 그들이 사라진 집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멍하니 서 있던 그녀는 길 잃은 아이처럼 소파에 가서 주저앉았다. 지훈의 입술이 잇닿았던 입술을 손가락으로 더듬었다. 그의 온기와 체취가 고스란히 살아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
후덕 지근한 날씨에 어제 밤부터 내리던 비가 그치더니 다시 빗방울을 떨어트렸다. 집안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은영은 커피를 타가지고 소파에 앉았다. 거실 베란다 유리창에 흘러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본다. 무더운 계절이건만 그녀는 왠지 스산하고 쓸쓸함에 젖었다. 문득 따뜻한 열기가 그리워지는 시간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려고 고개를 저었다. 어쩌면 지훈이 남긴 체취를 떠올리는 감정인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아니면 감기 기운인가! 어제 밤에 찬물로 남편이 쏟아낸 분비물을 씻어내서 그런지도 모른다. 갑자기 추위를 느낀 그녀는 니트웨어를 걸치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설거지를 하고 집안 청소를 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녀의 일과 시작이었다. 집안 청소를 마친 그녀는 세탁물을 가지러 지훈의 방으로 들어갔다.
지훈이 벗어 놓은 세탁물 중에 팬티가 손에 잡혔다. 팬티에 희끗하게 묻어있는 얼룩! 그녀는 아마도 남자의 정액이라고 생각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슬그머니 손에 들고 있는 팬티를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봤다. 눈을 사르르 감기게 하는 남성의 체취였다. 돌아서서 방을 나오려던 그녀의 시선이 책상 위를 향했다.
“음.......”
성인 잡지가 펼쳐져 있었다. 남자와 여자의 벌거벗은 나체 화보였다. 평상시에 항상 말끔히 치워있던 책상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성인 잡지를 보았다는 말인가. 아니면 그녀의 시선을 끌려고 의도적으로 펼쳐 놓은 것은 아닌가. 지훈과 그녀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감정의 끄나풀! 어쩌면 그녀 자신 스스로 감정에 의한 유혹인지도 모른다.
지훈의 손길이 닿았던 젖가슴이 짜릿함을 느끼며 은영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집안 일이 끝나고 그녀는 으슬으슬 춥고 한기를 느꼈다. 벽시계는 정오를 가르치고 있었다. 몸살이라도 날것만 같아서 그녀는 약국으로 가서 감기약을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친 그녀는 감기약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잠시 잠을 자고나면 눈을 감았다.
그런데 그녀의 머릿속에는 지훈의 방에서 보았던 남자의 발가벗은 알몸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훈의 체취가 가까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흐릿한 정신 속에 차임벨 소리가 들렸다. 대부분 식구들이 집을 나간 낮 시간이면 조용한 동네였다. 옆집에서 들리는 소리일 것이다.
“..........!”
약 기운 탓인가, 은영은 꼼짝할 수도 없었다.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차임벨 소리에 이어서 현관문 여닫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렸다. 그러나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는 흐릿한 의식 속애서 이맛살을 찌푸렸다.
“우리 집......!? 잘 못 들었나......! 누구일가? 일어나봐야 하는데.........”
가물가물한 정신 속에 은영은 일어나서 획인해 보고 싶었지만, 점점 깊은 늪으로 빠져드는 것만 같이 몸이 천근같이 무거웠다. 누군가 방문을 빠끔히 열고 들여다보는 것만 같았다. 일어날 의식도 없는 그녀는 당연히 꿈속이라고 생각했다.
“.........”
그러나 은영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은영의 침실 문을 열고 들여다보는 사람은 지훈이었다. 오후 강의를 하는 교수가 연구 발표회를 가서 일찍 귀가 한 것이었다. 침대위에 누워있는 은영을 보고 방문을 닫으려던 그는 다시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침대위의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잠들어 있는 그녀가 신비롭고 매혹적이어서 그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솟구치는 충동을 억제하는 그는 심호흡을 했다.
“..........”
지훈은 아침에 의식적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보듬고 그녀의 눈치를 살폈었다. 탄력 있고 보드라운 젖가슴이 손에 뭉클 잡혔었다. 그런데 그녀는 전혀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은연중에 스킨십을 반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침대위에 반듯이 누워있는 그녀의 블라우스가 벌어져 있었다.
보일 듯 말 듯 봉긋하게 솟은 젖가슴! 젊은 혈기로 가득한 지훈으로서는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는 욕망의 불길에 휩싸였다. 이성적인 윤리의식보다는 평소에 그녀에게 집착하고 있던 욕구에 휘말렸다. 그는 자신의 욕구가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평소에 그녀와 서로 감정을 들어내지 않지만 눈빛만으로도 교감하고 있는 상태였다.
또한 성적으로 민감할 나이의 그녀이기에 지훈은 자신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방안으로 발걸음을 들여 놓은 그는 방문을 닫고 침대 가까이 다가섰다. 그리고 거칠어지는 숨소리를 죽이며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
“마미! 어디 아파?”
“.........”
아무런 대답 없이 고개를 옆으로 떨구는 그녀를 보고 지훈은 온 몸의 피가 머리끝으로 몰리는 것만같았다. 그의 심장은 욕구의 불길에 휩싸였다. 어제 밤에 보았던 그녀의 발가벗은 알몸을 보고 싶다는 충동! 마른침을 삼킨 그는 다시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
“마미! 어디 아픈 거야?”
“.........”
그러나 여전히 은영은 반응이 없었다. 지긋이 내려다보던 그는 그녀의 풀어헤쳐진 블라우스를 젖혔다. 우윳빛 같은 피부의 젖가슴이 고스란히 들어나 보였다. 침대위에 올라앉은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젖가슴ㅂ을 손바닥으로 보듬었다. 그녀의 어깨가 조금 경련을 일으키는 것만 같았다.
“...........”
지훈은 한손으로 그녀의 어깨와 허리, 그리고 둔부를 쓰다듬으며 한손으로 젖가슴을 천천히 주물렀다. 그는 감타했다. 도톰한 젖꼭지가 꽃봉오리처럼 피어나는 것이 아닌가. 손끝에 느껴지는 젖꼭지의 탄력 있는 촉감! 아~! 그는 저절로 감탄의 신음을 흘렸다.
“마미! 아름다워.........”
“.........”
지훈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입술을 은영의 젖가슴으로 향했다. 그녀의 젖꼭지에 키스를 하는 그의 심장이 덜컹거렸다. 감정을 억ㅈ[치 못하고 젖꼭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혀끝으로 젖꼭지를 휘감으며 그는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어깨! 그는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눈을 감고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처럼 누워 있었다.
“마미! 마미가 좋아.........”
“.........”
지훈은 기어코 그녀의 알몸을 보고 싶은 욕망에 휘말렸다. 팔에 걸친 블라우스를 조심스럽게 벗겨 냈다. 조각처럼 빗어진 그녀의 상체가 고스란히 들어났다. 그는 그녀가 걸친 스커트의 호크를 풀어냈다. 손가락 끝이 꿈틀거리는 그녀의 동태를 살폈다. 별다른 반응을 보이자 않는 그녀의 스커트를 천천히 밑으로 벗겨냈다.
“음........”
조각만한 팬티가 탄력 넘치는 허벅지 사이를 감추고 있었다. 지훈은 그녀의 젖가슴과 허리 그리고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그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아니 팬티만 걸친 그녀의 육체를 애무하려니 심장이 멈출 것만 같았다. 뚝딱거리는 그의 심장 소리! 그의 혀끝이 그녀의 목덜미와 허리 그리고 점점 밑으로 내려갔다. 그녀의 팬티를 끌어내리던 그는 흠칫하였다.
“.........!?”
갑자기 은영이 고개를 우측으로 돌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이미 지훈은 스킨십으로 그녀가 깨어나도 자신을 거부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그는 결국 그녀의 팬티를 벗겨내고 굴곡어린 나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허벅지 사이에는 가지런한 음모가 윤기를 발하고 있었다.
“아~ 사랑스런 마미........”
지훈은 중얼거리며 그녀의 도톰한 둔덕과 계곡으로 어우러진 허벅지 사이를 쓰다듬었다. 참을 수 없는 욕구의 불길에 휘말린 그는 걸치고 있는 셔츠와 바지를 벗어 던졌다. 팬티마저 벗고 알몸이 된 그는 그녀의 하반신에 엎드려 상체를 구부렸다. 그리고 그녀의 허벅지를 양손으로 보듬으며 작은 숲을 이룬 둔덕에 입김을 불어 넣었다. 그 순간 늘어트리고 있던 그녀의 손이 모포를 움켜쥐었다.
“아~ 안 돼.........”
은영은 깨어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열기의 늪 속에 잠겼다. 깨어 있다는 것을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감기약 기운에 정신이 혼미했던 그녀는 방안으로 들어서는 인기척을 의식했으나 꿈이려니 생각했다. 어쩌면 방안으로 들어오는 그를 의식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흐릿한 정신 속에 차마 그가 침대위로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그녀였다, 어쩌면 그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으면서도 그녀안의 또 다른 존재가 그를 방관했는지도 모른다.
옷이 하나씩 벗겨질 때마다 은영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갈팡질팡하였다. 아니 그녀의 가슴속에 피어오르는 작은 욕구의 불꽃에 지배당했는지도 모른다. 뒤늦게 거부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은 육체의 본능적인 유혹에 휘말렸다. 오히려 의식을 차린 모습을 보인다면 더욱 자신의 천박함이 들어날 것만 같았다.
“아.........”
은영은 다만 모포를 살그머니 움켜쥐었다. 그녀의 육체는 뜨거운 불길 속에 휩싸이고 있었다. 그녀는 그냥 혼절한 상태처럼 보이는 것이 편하다고 자신을 정당화시켰다. 애무는 단순히 만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육체를 살아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애무는 자신의 정신을 타인의 육체로 승화시킨다고 한다. 그의 혓바닥이 그녀의 피부를 샅샅이 누비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목에 걸린 목걸이 팬던트가 그녀의 피부를 스치고 지나다녔다.
“음.........”
지훈은 생모가 남긴 목걸이를 항상 착용하고 다녔다. 어린 시절에 생모를 잃은 그가 유일하게 모정을 의식하는 흔적이라고 했다. 붉은 장미가 아로새긴 목걸이 팬던트가 살갗을 스칠 때마다 은영은 묘한 자극을 받았다. 그리고 온 몸의 예민한 피부의 감각들이 그의 혀끝에서 돌기를 일으켰다. 남편이 아닌 젊은 남자에게서 받는 열기의 농도 깊은 애무로 그녀는 까무러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미 꼼짝도 하지 않으리라는 마음으로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마미~ 정말 아름다워.......”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지훈이 그녀의 허벅지를 벌렸다. 그의 침으로 적셔진 그녀의 하복부가 윤기를 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촉촉이 젖은 보지가 붉은 꽃잎처럼 이슬을 머금고 있었다. 그는 기둥처럼 발기한 페니스로 그녀의 보지 입구를 마찰했다. 그녀의 두부가 파르르 떨리며 경련을 일으켰다.
“아 읍........”
은영은 당장이라도 지훈의 둔부를 잡아당기고 싶은 충동에 휘말렸다. 뜨거운 물체가 보지 입구에 잇닿아 몸속까지 전달되는 감각에 그녀는 신음소리를 흘릴 뻔했다. 그러나 깨어 있다는 것을 감추려고 신음소리조차 흘릴 수 없어 입술을 깨물었다. 참을 수 없는 불길에 휩싸인 그녀는 실눈을 뜨고 밑을 내려다보았다.
하복부에 잇닿은 남성을 보고 은영은 숨을 멈추었다. 남편과 달리 지훈의 남성은 거대하고 우람하였다. 힘줄까지 돋아난 남성이 보지 입구를 마찰하는 쾌감에 그녀는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두려움과 이성은 그녀 안에 존재하는 욕망을 부채질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모포를 더욱 움켜쥐며 허벅지에 힘을 주었다. 거대한 남성이 그녀의 보지 속을 헤집고 들어 온 것이었다.
“허 읍~!”
그녀는 터져 나올 것만 같은 신음소리를 간신히 참았다. 온 몸을 가득 채울 것 같은 포만감에 은영은 바들바들 떨었다. 보지속의 예민한 돌기들이 남성에 의해 짓이겨지는 쾌감에 그녀는 높은 구름위로 떠오르는 아찔한 자극에 휘말렸다. 그의 남성이 보지 속 깊숙이 밀려들어갔다가 빠져 나가기를 반복했다.
“흐읍......읍......아 읍........”
“마미......사, 사랑해........”
급하게 숨을 몰아쉬는 지훈이 넋두리처럼 중얼거렸다.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으려던 은영은 자신도 모르게 몸 속 깊이 남성이 밀려들어 올 때마다 신음을 삼키고 있었다. 그녀는 사실 자신이 스스로 신음을 삼키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그는 그녀가 반사적으로 표정이 변하면서도 정숙함을 잃지 않는 모습에 더욱 흥분이 되었다.
“저, 정말 좋아 미치겠어. 마미.........”
“..........”
지훈의 남성이 보지 속을 헤집을 때마다 은영의 나신이 흔들렸다. 그녀는 남편과 의무적인 부부생활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이 성적인 쾌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안타까움을 벗어난 그녀는 자지러질 것만 같았다. 그의 몸속으로 치밀고 들어왔던 남성이 빠져 나갈 때마다 허공으로 떠올랐던 그녀는 현기증을 느끼며 추락을 거듭했다.
“읍, 읍, 아 으..........”
현란한 뱃속에 눈을 뜰 수 없는 은영은 급히 들이 마신 숨을 흘렸다. 그녀는 비로소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는 자신을 느끼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안개처럼 자신의 몸속을 파고드는 열정에 까무러칠 것만 같았다. 이제는 서로를 의식하지만 그들은 내색을 하지 않고 성욕의 불길 속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었다.
“...........”
“...........”
그녀의 몸속으로 페니스를 깊게 때로는 빠르게 진퇴를 거듭하는 지훈의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졌다. 몇 시인지 째깍거리던 벽시계가 정각을 알리는 벨소리를 울렸다. 그리고 끈적거리는 소리, 습한 열기로 가득해진 방안의 열기. 숨 가쁜 호흡이 흘러 넘쳤다. 지훈은 그녀의 오르가즘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남자의 자존심에 따른 또 다른 욕구였다.
절정의 등선을 오르내리는 은영의 젖가슴에 땀방울이 맺혔다. 그녀의 표정을 놓치지 않고 내려다보는 그의 손길이 그녀의 육체를 끊임없이 탐닉했고, 그의 입속에서 젖가슴과 돌기를 일으킨 젖꼭지가 휘말렸다. 그의 페니스가 보지 속을 헤집을 때마다 그녀는 둔부를 꿈틀거렸다. 그리고 급히 들이마시는 숨소리.
“읍, 읍, 읍.........”
“하 읍.........”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관자놀이의 핏줄까지 돋아난 지훈은 은영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헐떡거렸다. 그는 그녀가 거부도 적극적이지도 않지만, 엑스터시의 회오리 속에 휘말려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알 수 있었다. 쾌감에 젖은 그녀의 표정은 정말 아름답고 황홀해 보였다. 죽은 듯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던 그녀가 허리를 들어 올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하 윽~”
“마미.......”
은영은 마음껏 신음 소리를 흘리고 싶었다. 이제까지 결혼생활동안 그토록 갈구하던 안타까움에 벗어난 그녀는 까무러칠 것만 같았다. 처음으로 느끼는 강렬한 오르가즘의 쾌감에 뼈마디가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신음소리를 삼키려했다. 손을 뻗어 지훈의 허리를 끌어다 당기고 싶은 대신 모포를 잡아 당겼다. 그녀는 그때까지도 꼿꼿하게 힘을 주고 있던 허벅지를 자신도 모르게 활짝 벌렸다. 모든 신경이 돋아나는 혼돈의 절정감! 남편과의 부부관계에서 아쉬워했던 황홀한 오르가즘이었다.
“음........”
“마미~ 너무.....헛.”
순간 지훈은 페니스가 뜨거운 샘물에 휘감기는 것을 느꼈다. 불 화산처럼 타오르는 감각의 돌기들이 꿈틀거리며 페니스를 감싸며 살아 움직였다. 부르르 떠는 그는 그녀의 허리를 들어 올리며 페니스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뼈끝까지 잇닿는 충격! 그녀의 나신을 부둥켜안은 그는 진절머리를 쳤다. 외국 여자와 성관계를 해봤지만 그녀의 성기능은 특별했다 마치 페니스를 옥죄이는 것처럼 보지 속의 근육이 꿈틀거렸다.
“.........”
“.........”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은영은 고개를 외면한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부둥켜안고 경직되는 그의 가슴속에 갇힌 그녀는 감격의 외마디를 내뱉고 싶은 지경이었다. 몸속이 터지도록 가득 채운 남성이 쏟아내는 뜨거움을 느끼며 또 다른 황홀감에 휘말렸다. 그의 남성이 뿜어낸 정액이 몸속 깊숙이 밀려들어오는 열기! 그녀는 문득 가임기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염려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아기가 없어서 수정을 해보라는 남편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오르가즘을 느낀 지훈이 호흡을 진정시키는 동안 정적이 흘렀다. 무아지경에 빠져있는 은영은 보지 속을 채운 남성이 다시 굵게 발기하는 충만감에 흠칫하였다. 그녀의 젖꼭지를 혀끝으로 농락하던 그가 다시 하복부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그의 페니스가 또 다시 그녀의 보지 속을 헤집기 시작한 것이었다.
“.........!?”
은영은 놀라움으로 잠시 그를 올려다보았다. 아니. 또~!? 연달아 두 번의 성관계는 그녀로서 처음이었다. 헐떡거리는 지훈은 그녀의 젖가슴을 타액으로 적시고 있었다. 끈적거리는 땀방울과 하복부가 잇닿아 짓이겨지는 분비물. 거칠어지는 호흡. 그녀는 처음으로 느꼈던 무아지경의 오르가즘에 빠졌던 순간을 다시 갈구할 뿐이었다. 그녀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를 받아들여 새로운 여자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허, 읍. 허. 헛. 읍......”
“으 읍. 흡. 읍.........”
거친 숨을 몰아쉬는 지훈은 하복부를 빠르게 진퇴시켰다. 은영은 정숙한 여자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를 삼켰다. 하지만 보지 속 깊숙이 페니스가 밀려들어 올 때마다 급하게 숨을 흘렸다. 아~! 지극한 쾌감의 연속. 정신마저 혼미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페니스를 더 깊이 받아 드리려고 허벅지를 벌렸다.
“읍. 읍. 흐 읍. 아.......”
“헛. 읍. 핫. 으........”
결국 그녀는 또 다시 기절할 것만 같은 혼돈의 격류 속에 휘말렸다. 두 번씩이나 정사를 하고 나서도 지훈은 그녀를 놓아 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가 보지속의 살갗이 쓰리도록 헤집고 나서야 그가 옆으로 쓰러져 누웠다. 그녀는 땀으로 범벅이 된 정사가 끝나고 나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전히 잠들었던 사람처럼 눈을 감고 있는 그녀는 그의 숨소리만 듣고 있었다.
“.........”
“.........”
격랑의 물결이 지나가고 정적이 흘렀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던 지훈은 상체를 일으켜 그녀를 뚫어지게 내려다 봤다. 그는 비로소 쑥스럽고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전혀 감정이 없는 인형처럼 누워있는 그녀를 보니 왠지 두렵기도 했다. 그는 차라리 그녀가 분노하거나 화를 내면 좋을 것만 같았다.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마미.......”
“...........”
“정말 마미가 좋아.........”
“............”
지훈은 어색함을 모면하기 위해 그녀를 껴안고 입술에 키스를 했다. 농도 깊은 키스였지만 그녀는 입술을 맡긴 채 여전히 감각이 없는 여자처럼 꼼짝하지 않았다. 부스스 일어난 그는 어정쩡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아~! 사랑스러운 여자. 그는 순간의 충동이 아니고,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반응이 없는 그녀이기에 머뭇거렸다.
“마미~ 나를 이해하는거지?”
“.........”
자문하듯이 흘리는 지훈의 습한 목소리는 메아리처럼 어둠속에 묻혔다. 어색한 미소를 흘린 그는 벗어던진 옷을 주섬주섬 집어 들었다. 은영은 실눈을 뜨고 방을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때서야 그녀는 그를 거부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며 이성적인 판단과 윤리의 죄책감에 휘말렸다. 하지만 그 후회스러운 감정은 경험하지 못했던 행복감에 떠밀려 회색의 안개 속에 가물거렸다.
은영은 그 동안 부부관계에서 안타까워하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나른해진 그녀는 황홀한 꿈속 같은 여운 속에 현기증을 느끼며 누워 있었다. 혼돈 속에 잠긴 그녀는 욕실 문이 여닫히는 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몽롱함에 빠져 들었다. 보수적인 남편에게 받아 보지 못한 성감의 엑스터시만이 그녀의 정신과 육체를 휘감고 있었다.
한동안 누워있던 은영은 단잠에 빠져 들었다가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정신이 들어 벌떡 일어났다. 현기증이 나고 하복부가 뻐근했다. 그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반문하지만,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고민한다고 지워지지 않는 시간이었기에 그냥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고 자위를 했다. 단지 허기진 배를 채우듯이 성적인 욕구를 채운 것이라고 자위하기에는 너무도 벅찬 감정이었다.
침실을 나온 은영은 자신도 모르게 지훈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그는 잠이 들었는지 거실은 조용하기만 했다. 욕실로 들어간 그녀는 샤워기 밑에 서서 수도꼭지를 틀었다. 발가벗은 육체를 쏟아지는 물에 맡겼다. 그가 쏟아낸 분비물은 씻겨 내려가지만 몸속에는 그의 가슴에 안겨 느꼈던 황홀했던 쾌감의 여운이 살아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욕실을 나온 은영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녀는 일상생활로 돌아 온 것이었다. 하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허벅지 사이의 짜릿한 감각의 여운이 되살아나는 것만 같았다. 주방과 거실을 오가면서 그녀는 이따금 자신도 모르게 지훈의 방문을 향해 시선을 향했다.
민기는 어김없이 퇴근 시간에 맞추어 귀가하였다. 그가 손가방을 받아드는 아내를 빤히 쳐다봤다. 은영은 왠지 남편을 마주하기가 어색했다. 그녀는 남편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보는 것만 같았다. 옷매무새를 고치며 긴장하였다. 그러나 평소처럼 그녀의 눈가에 자잘한 미소는 여전했다. 거실로 들어온 그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넌지시 말했다.
“오늘따라 당신.......! 더 아름다워 보이는군요.......”
“당신도 참......! 얼른 씻고 식사나 하세요.”
은영은 남편을 외면한 채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남편의 말에 두려움을 느꼈다. 혹시나 오늘 저녁에 부부관계를 요구할지도 모른다는 예감 때문이었다. 지훈과의 정사에서 느꼈던 격렬한 성감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여자로서 처음 느꼈던 쾌감이었다. 지훈을 받아 드렸던 상태에서 남편을 다시 받아 드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루에 두 남자를 상대하기는 버거웠다.
은영이 식사준비를 하는 동안, 지훈이 기지개를 켜며 방에서 나왔다. 거실로 나온 그는 은영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그녀는 평상시와 다르지 않은 표정이었다. 오히려 그녀는 더 정숙한 표정이었다. 범할 수 없는 도도함까지 들어나 보이는 그녀였기에 그는 왠지 긴장이 되었다.
다른 날 같으면 그녀에게 스킨십을 하며 친근감을 표현했을 지훈이었다. 그러나 은영을 의식하는 그는 어색하였다.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의 자태에서 더욱 성적인 매력을 느꼈다. 그는 거실 소파에 앉아 신문을 펼쳐들고 있는 아버지를 힐끔 쳐다봤다. 왠지 아버지를 보기도 민망하였다. 그는 아버지에게 다가가며 관심을 끌었다.
“우리 학교에서도 아버지 호평이 좋으시던데요.”
“그러니......!? 여러 번 너희 학교에 초빙 받아서 강의를 했었지.”
“아! 그래서 그렇군요.”
“네가 내 아들인걸 아는 사람이 있니?”
“아뇨. 아직 교수님들도 모르는 거 같던데요.”
“알아서 하겠지만, 좋은 인상을 갖게 해라.”
“네.”
지훈은 아버지가 학계에서 명망이 높은 교수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보수적인 아버지가 자상한 성격은 아니지만 그의 장래를 강요하거나 억압하지는 않았다. 아들의 생각을 존중하고 자유스럽게 하는 아버지였다. 여전히 신문을 뒤적이며 주시하고 있는 민기가 아들에게 넌지시 물었다.
“학교생활은 할 만하니?”
“아직, 낯설어요. 적응하려고 동아리에 들어갔어요.”
“무슨 동아리?”
“테니스요.”
지훈은 외교관이 되려고 정치외교학부를 지원해서 다니고 있지만 운동을 좋아했다. 그의 다부진 체격은 어렸을 적부터 운동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버지와 대화를 하면서 이따금 주방으로 시선을 옮겼다.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 은영은 이따금 자신을 향한 지훈의 눈빛을 의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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