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였다. 설득하는 명철, 그의 옆에 앉아있는 명철의 여인... 그리고 딱봐도 화를 주체하지못해 어쩌질 못하고 있는 은주... 은주의 옆에 앉은 나는 섣불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물론 나는 그들의 관계를, 원래대로라면 명철과 나의 엄마의 관계를 응원해주기 위해 이것에 왔다. 하지만 명철의 여자는 나의 엄마가 아니였다. 생전 처음보는... 그런 여자였다. 그 사실만으로도 상황은 완전히 뒤바뀐것 같았다. 나는 명철의 편을 들어주려던 것이 아니라 엄마의 편을 들어주려던 것이였다. 엄마의 편을 들어줌으로써나는 명철의 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선후관계는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였다는 아주 간단한 사실만으로도 완벽히 박살나고 말았다.
"지우야! 저새끼좀 어떻게 해봐. 어떻게 지 엄마 앞에서 저런 얘기를 할수가 있니?"
"왜! 엄마! 뭐가 잘못됐는데! 나 수진이를 진짜로 사랑한단말이야! 수진이도 날 사랑한다고!!"
"뭐어...? 수진이? 얘. 너 장난하니! 저 여자... 아니, 수진이인지 뭔지 하는 여자가 몇살인지는 알고 그러는거야?"
"어. 37밖에 안되잖아."
"밖에라니, 밖에!!!! 37이면 엄마뻘이거든? 너는 지금 엄마한테 데려온다는 여자가 엄마뻘인데,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왜? 왜 안되는데!!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아휴... 내가... 내가 못살아 정말..."
끝내 은주는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휴지를 뜯어 은주에게 건네주는 것 뿐이였다. 분명 눈물을 닦으라고 그녀에게 휴지를 건네줬을뿐인데 그녀는 눈물을 닦으면서 더 크게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문득 나는 고개를 들어 내 맞은편에 앉은, 나의 엄마와 같은 이름인 수진이라는 여자를 바라봤다. 그녀도 이 민망한 상황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은주에게 큰소리를 치는 명철을 진정시키려고 하는것 같았다.
확실히 수진... 엄마와 다른 수진이라는 여자는, 우리 엄마만큼은 아니지만, 37살이라는 나이 치고는 꽤나 어려보이는 것이 사실이였다. 명철과 관계를 가지며 그에게 온갖 음란한 사진을 보내는 것 치고는... 그녀의 생김새는 그런 짓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을만큼 그녀의 얼굴엔 음란함이라든가 색기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너 이새끼... 수진씨라고 했나요? 잠깐 나랑 둘이서 얘기좀 해요."
"네... 어머님..."
"어머, 어머님이래. 진짜 기가막혀서 원..."
은주가 먼저 그녀의 방으로 향했고, 그 뒤를 수진이 뒤따라갔다. 명철이도 은주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은주의 고함소리와 수진의 만류로 은주의 방에 들어가지 못한태 은주의 방 앞에서 식식대며 서있었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혼란스럽다고 할지라도 나에게는 그에게 반드시 확인해야만 하는 것이 있었다.
"야, 너 빨리 들어와봐."
"아... 왜..."
"닥치고 빨리 와보라고 좀!!"
내 이끔에 명철을 끝까지 수진을 걱정하는 눈초리로 닫혀진 은주의 방문을 보면서 그의 방에 질질 끌려왔다. 그가 들어오자 나는 방문을 닫고 명철이에게 말했다.
"핸드폰 내놔봐."
"내 핸드폰은 왜?"
"빨리 이 새꺄!!"
그는 마지못해하는 눈초리로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나는 재빨리 그의 핸드폰을 낚아챈 후에 그의 핸드폰에 깔려있는 랜덤채팅 어플을 실행시켰다.
"야, 그건 또 왜?"
"저 여자랑 대화한거 어디있어? 이거야?"
"야. 저여자가 뭐냐 저여자가. 형수님이라고 불러라."
"미친소리하지 말고 빨리!!"
"이거.... 이건데... 야. 안되. 너 수진이 알몸보면서 이상한 상상 하려고 그러지? 내가 전엔 미쳐서 너한테 수진이 대준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취소야. 아... 자꾸 보지 말라니까?"
나는 옆에서 명철이가 뭐라고하든 신경쓰지 않고 그와 수진의 대화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나는 내가 정말로 미련하고 멍청한 새끼라는 것을 깨달았다. 명철의 여자... 나의 엄마라고 생각했던 수진의 아이디는 <물보지유부>가 아닌 <외로운여자>였던 것이였다.
그 대화를 보며 망연자실해있던 나에게서 핸드폰을 뺏은 명철이는 나를 이상한 놈 취급하며 바라보고는 그의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아무튼 엄마는 도대체 왜 저렇게 화내는거야. 수진이가 얼마나 좋은 여자인데..."
"야... 명철아... 저분... 아니... 수진씨...? 아휴. 나도 뭐라고 불러야될지 모르겠다. 아무튼 저분 아들도 있다며."
"아~ 그거? 내가 말 안했나? 그거 그냥 내 이름을 지우라고 하니까 나 흥분시키려고 거짓말 한거래."
".... 그... 그래...?"
"응. 저번에 나 수진이랑 싸웠을때 기억나? 그날 수진이가 거짓말했다고 말해서 나도 내 이름 지우가 아니라고 털어놓으니까 싸웠던거야. 뭐, 그것도 이제는 옛날 얘기지만..."
"참나... 그건 그렇고... 수진씨 진짜로 너 좋아... 아니, 사랑하는거 맞아...? 니가 니 입으로 그랬잖아. 남자 엄청 밝힌다고..."
"그것도 그냥 해본 말이래. 뭐 전에는 몇명 만나기는 했는데 다 과거래. 나 만나기 전에 가장 최근에 만났던 남자가 1년 전이랬나...?"
"야... 근데 결혼은 조금 무리수 아니냐...? 진짜 괜찮겠어...?"
"왜 안되는데? 너 내 편 되주기로 한거 아니였냐?"
"아니... 그건 둘째치고... 너희 엄마 말대로 넌 아직 학생이고 저분은 내년이면 38살이잖아..."
"아이씨... 왜이렇게 다들 고리타분한거야. 수진이를 만나고 나서 내 인생은 180도로 뒤바꼈다고. 너도 봤잖아. 나 이번에 전교 1등한거. 그거 다 수진이랑 같이 살려고 그런거야."
"아니... 그래도 좀..."
"그리고 나 유학갈거야. 수진이랑 같이. 물론 지금 당장 결혼한다는 얘기는 아니야. 일단 졸업은 해야지. 그리고 졸업해서 결혼하고 유학준비해서 갈거야."
".... 니 엄마가 이해해줄 수 있을까...?"
"이해 못하면 어쩔건데? 나는 아무튼 수진이 없으면 이제 못살아. 수진이도 나 없으면 못살고."
"니 엄마도..."
"아 몰라... 내가 우리 엄마랑 평생 살 수 있는것도 아니잖아? 언젠간 나도 결혼해서 엄마를 떠날거야. 그게 사실 아니야? 그리고 그 시기가 단지 지금인거일 뿐이고."
그의 말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왠지모르게 마음에 걸리는 말이 있었다. 언젠가 결혼하면 엄마를 떠나게 된다는 말... 그것은 비단 그의 문제만은 아니였다...
얼마 후 우리가 있는 명철이의 방에 그녀... 수진씨가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이 보이기가 무섭게 명철은 그녀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안았다.
"엄마는... 엄마가 자기한테 뭐라고 그런거 아니지?"
"......"
수진씨는 명철이의 말에 대답 대신 고개를 저으는 것으로 대신했다. 나도, 그리고 아마 명철이도 저 안에서의 분위기를 예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였다.
"괜찮아 자기야. 내가 꼭 엄마를 설득시킬거니까. 응? 자기 결혼식은 꼭 축복받는 결혼식으로 만들게 해줄게. 그러니까 걱정마. 나 믿지?"
"응..."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18년동안 믿음직스러움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던 명철이였건만, 지금 그녀를 달래주는 명철이의 모습은 너무나도 믿음직스럽고 듬직해보였다. 그녀가 어떤 존재이길래 그토록 명철이을 뒤바꿔버린 것인지... 신기했다. 지윤이 전에 나에게 했던 말,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는 말을 다시 한반 실감하고 있었다.
은주가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방에서 나왔다. 자신의 엄마 앞에서 그녀를 끌어안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민망할만도 하건만 명철이는 그녀를 계속해서 안고 있었다. 그 모습에 은주는 또다시 화가 난듯 그들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꼴보기도 싫어!! 나가!! 나가서 둘이 결혼을 하든 뭘 하든 너희 맘대로 알아서해!!"
"나가라면 누가 못나갈거같아? 알았어. 엄마 소원대로 나갈게! 나가면 되잖아!! 나가서 잘먹고 잘살거야!"
"자기야... 어머님한테 그런 말 하면 안되..."
"참나... 누구 맘대로 어머님이야 어머님이긴!"
"엄마 아들 부인이면 당연히 엄마는 어머님이지!"
너무나도 당당한 명철에 은주는 기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더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명철은 화가 난듯 그녀에게 나가자고 재촉을 했고, 수진씨는 은주와 나에게 번갈아가면서 정중히 인사를 하고는 문 밖으로 향했다. 우두커니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은주는 현관 문이 닫히자 주저앉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무리 내 일이 아니라고 해도...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너무나도 어색하고 불편해도... 그렇게 울고 있는 은주을 외면할 수 없었다.
"미친새끼... 뭐...? 사랑...? 참나... 웃기고 있네..."
"진정하세요..."
"진정...?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니...? 그래, 지우 나도 결국은 명철이 편이라는거지? 그래. 가! 가버려!! 가버리란말이야!!"
그들이 사라지고난 후 은주는 냉장고에 있던 소주를 꺼내 안주도 없이 벌컥벌컥 그것을 들이삼키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내 위로는 그녀에게 통하지 않았다. 애초에 아들이 나이가 많은 여자를 데려와서 결혼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때의 엄마의 심정같은 것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일은 상상도 해보지도 못했고(물론 지윤이 나와 같이 살겠다고 말했을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지윤과 나의 나이차이는 명철이와 수진의 나이차이에 비하면 훨씬 적다.), 무엇보다 나는 여자도 아닐뿐더러, 엄마도 아니다. 엄마들의 그런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다.
아무튼 나는 이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눈물을 흘리며 소주를 마시는 은주가 안타깝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었던 명철이의 여자가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였다. 명철이의 여자가, 아니... 엄마의 남자는 명철이가 아니였다. 그렇다면 누가 엄마의 남자란 말인가?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물론 나는 이 곳에 오기 전까지 엄마의 남자를 인정하려고 했다. 설사 그것이 내 친구인 명철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인정하려고 했다. 그 결정적인 이유는 엄마와 명철이(이제는 아니지만...)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였다. 엄마가 랜덤채팅을 하면서 미지의 남자들과 음란한 대화를 나누고, 그녀의 알몸사진을 보내주며, 소위 창녀처럼 몸을 대준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런 엄마를 이해하려고 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명철이가 분명 그의 입으로 이제는 그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몸을 허락하지도 않겠다라고 했다는 사실이 있기 때문이였다. 서로를 사랑하고 심지어는 결혼까지 한다고 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명철이의 여자가 엄마가 아니라 또다른 수진이였다는 사실은 그 모든것을 박살내버렸다. 이제 내가 알고 있는 엄마에 대한 사실은, 엄마가 음란한 채팅을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다리를 벌러준다, 라는 사실밖에 없었다. 로맨스소설에 나오는 그런 사랑따위는 엄마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문득 내가 오늘 집에 들어갔을때 지은 엄마의 미소가 떠올랐다. 나는 엄마의 그 미소가 새롭게 시집을 가는 여자의 수줍은 미소라고 생각했다. 한 아이의 엄마에서 젓어나 이제 여자가 되려는, 그런 여자의 순수한 미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가 지었던 그 미소는... 오늘 다른 남자들에게 보지를 벌려주고 씹물을 흘려대며 그녀의 음란한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기대감으로 인한 미소일지도 모른다.
화가나서 견딜수가 없었다. 나는 은주의 손에 들려있는, 병뚜껑을 이제 막 따려고 하는 그 소주를 뺏고는 벌컥벌컥 넘기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소주가 쓴것 같지 않다. 이미 내 속이 썩어버려서 그런 것일까... 소주가 밍밍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한번에 거의 소주의 반 이상을 마셔버리자 눈물을 흘리던 은주는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지우야..."
"마셔요 아줌마. 우리 그냥 아주 죽을때까지 마셔봐요."
"...... 그래도 그렇게 한번에 너무 마시면..."
"풋... 죽기밖에 더하겠어요?"
"그렇네... 훗... 마셔봤자 죽기봤게 더하겠어? 마시자. 지우야. 같이 마시고 같이 죽자 우리!"
나는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얼굴뿐만 아니라 온몸이 화끈거렸다. 한창 술을 마시던 은주도 내가 워낙 술을 많이 마시는것에 당황해서인지 더이상 술도 마시지 않고 도리어 내가 술을 마시는 것을 말리고 있었다. 아니, 말리는것인지 아닌지는 사실 나는 모른다. 더이상 술을 마시지 못할정도가 되버려서 술을 마시는 것을 자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우야... 그만 마셔 좀..."
"됐어요."
"뭐때문에 그러는건데... 너보다 내가 더 괴롭거든?"
"알아요..."
"아는데 왜그래... 응? 조금만 적당히 마셔. 응...? 이렇게 마시는거 너희 엄마한테 걸리면 나 너희 엄마한테 혼난단말이야."
"우리 엄마요? .... 우리 엄마가 무슨 자격으로 아줌마를 혼내요. 신경쓰지 말아요."
"지우야. 응? 나좀 봐봐. 나좀..."
내 손에 들린 술병을 뺏으며 애타는 눈빛으로 나를 보는 그녀... 그 눈빛이 얼마나 애절했는지 그 눈빛을 무시할 수 없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적어도 오늘만큼은 나보다 그녀가 더 괴로울지도 모른다. 내 경우는, 애시당초에 내가 오해를 했었던 것이였다. 내가 모르는 엄마의 비밀과 명철이의 그 여자의 이름이 수진이라는 하나만으로 내 멋대로 엄마와 명철이를 묶고 이상한 상상을 했었던 것일뿐... 하지만 은주의 경우에는 명철이가 37살짜리 여자를 사귄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결혼까지 한다고 했으니 그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였을 것이다.
역시 나는 어리다. 너무나도 어리다. 차라리 명철이처럼 은주가 끝까지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은주의 앞에서 당당하게 수진씨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의 의지를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은, 비록 그의 엄마인 은주의 뜻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할지라도... 그가 수진씨를 만나는 것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그가 아직 18살에 불과하지만 한 남자로써 멋있어 보이기까지 했다. 반면 나는 뭐란 말인가. 나보다도 마음고생이 심할 은주의 앞에서 그녀를 위로해주지 못할 망정 나 혼자 괴로워하며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진것처럼 괴로워한다.
"죄송해요..."
"후우... 아니야... 니가 죄송할게 뭐 있니."
"아줌마... 힘드시죠...?"
"힘들긴... 그냥... 걱정되서 그러는거야. 솔직히 속상하기도 하고... 지우야, 그거 아니? 솔직히 그래... 진짜로 명철이가 그 여자를 사랑하는 거일수도 있어. 그래, 백번 양보해서 그 여자가 진짜로 명철이를 사랑하는 거일수도 있어. 하지만... 결혼이란건 말이야. 사랑한다는 감정만 가지고 하는게 아니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
"아니요..."
"나도 그렇고... 네 엄마도... 물론 네 엄마보다는 그나마 내가 조금 더 운이 좋았지만... 어쨋든 우리가 결혼할때만 하더라도 장미빛 인생을 꿈꿨단다. 하지만 그 순간 뿐이였지. 결혼하고 나니까 모든게 달라졌어. 장미빛 인생도, 우리가 꿈꾸던 결혼생활같은것도 없었지. 결혼전만해도 사랑한다고 말하던 남편은 언제 그랬냐는듯 매일 집에 늦게 들어오고, 술만 마시고... 사랑은 한순간이라는거야."
"....."
"명철이는 사랑이 뭔지 몰라. 아직 어려. 어리다고... 아니, 그래... 백번 양보해서 명철이가 그 여자를 진짜로 사랑한다고 쳐. 그래서 진짜로 그 여자랑 결혼하고 싶다는게 진짜로, 순간적인 감정때문에 그런게 아니라 진짜로 하고싶어서 그렇게 말하는거라고 쳐. 근데 나중엔...? 일년 뒤에는...? 이년 뒤에는...? 십년 뒤에는...? 생각해봤니? 명철이가 서른이면 그 여자는 벌써 47살이야. 50을 앞둔 나이가 된다고. 그때 되서도 명철이가 그 여자를 진짜로 사랑할 수 있을까?"
"... 하지만..."
"지우야... 엄마란건 말이야... 아들이 어떤 여자랑 사귄다고 해도... 어떤 여자를 데리고와서 결혼한다고 해도, 아무리 그 여자가 예쁘고 능력좋고 돈이 많아도 내 아들이 더 아까워보이는 법이야. 내가 단순히 그 여자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때문에 결혼을 반대하는건 아니야. 그냥... 그냥 명철이가 조금 더 철이 들고 진짜로 결혼의 의미를 깨달았을때 했으면 좋겠다는것 뿐인데... 내가 잘못 생각하는걸까...?"
"... 아줌마..."
"생각해보렴. 만약 네가 엄마한테 엄마랑 동갑인 여자를 데리고가서 결혼한다고 해봐. 엄마가 너한테 뭐라고 말할거같니...?"
마음이 무겁다. 은주의 말에는 단순히 명철의 결혼을 거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명철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대로 진짜로 엄마는... 엄마도 은주처럼 나를 그렇게 생각해줄까?
"아줌마... 있잖아요...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시구요..."
"응...? 왜...?"
".... 아줌마는... 혹시... 다른 남자분...이랑... 아니, 그게... 그... 그러니까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 다른 남자... 만날 생각 해보신적... 없어요...?"
"... 뭐? .... 푸훗...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나 심각했는데 지우가 갑자기 그렇게 물어보니까 뭔가 맥빠진다."
"... 죄송해요... 괜한걸 물었어요..."
"나...? 그래... 한때는... 가끔은 그럴때가 있었지... 마지막이 한 6년정도 전이였을까?"
"재혼... 하시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글쎄... 재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남자는 없었던거같은데? 아니... 어쩌면 있었는지도 몰라. 그냥... 나한텐 명철이가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못했을지도 모르지."
"그럼... 명철이는 아줌마한테는 방해꾼 같은 거였네요?"
"방해꾼? 지우야. 세상에 어떤 엄마도 아들을 방해꾼같은거라고 생각하는 엄마는 없어. 하긴... 뭐, 이렇게 될줄 알았으면 나도 콱, 괜찮은 남자 생겼을때 바로 재혼할걸 그랬네..."
은주는 명철이를 방해꾼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다고 말은 하지만, 분명 아들이란 존재는 엄마들이 뭔가를 할때 한번쯤은 더 고려하게 만드는 그런 존재라는 것만은 확실한것 같았다. 아... 머리가 아프다.
"으... 저 이만 집에... 윽..."
"어머, 이꼴이 되서 집에 어떻게 가려고 그래? 그냥 자고가. 응?"
"아... 하지만..."
집에 돌아가기 위해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자마자 술기운이 내 온몸을 지배하는것 같았다. 비틀거리는 나를 은주가 부축했지만, 은주의 상태 또한 멀쩡하지 않았다. 은주는 한사코 나에게 자고가라고 권유하며 비틀비틀 그녀의 침실로 향했다. 내가 그녀를 부축하는건지, 그녀가 나를 부축하는건지 헷갈린다.
은주가 나를 명철이의 방으로 안내하지 않은 것은...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술에 취해서일수도 있고, 단순히 그녀의 방이 더 가까워서일수도 있다. 아니면 오늘 그녀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준 명철이의 방 근처에는 가고 싶지 않은 것일수도 있었다. 이유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일단 눕고 싶다...
"어휴... 무겁다 무거워. 일단은 자고, 엄마한테는 내가 전화할테니까... 응...?"
누워있는 나를 내려다보는 은주의 눈빛이...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자애로운 눈빛이 내 안에 뭔가를 끌어오르게 만드는것 같았다. 눈앞이 어질어질하고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것 같았다. 나는 절대로 취하지 않았다...
"어... 어멋...! 지... 지우야...!"
수진에게 전화를 하려던 은주의 옷깃을 지우가 잡은채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지우의 행동에 당황한 은주였지만 더 놀란 것은 그 다음 지우의 행동이였다. 갑작스럽게 은주의 입술을 덮쳐오는 지우의 입술을 피하며 은주는 그를 뿌리치려고 했지만, 술도 마실대로 마신데다가 건장한 지우의 힘을 이겨낼 수 없었다. 지우의 입술을 피하던 그녀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지우의 입술을 허락하고 말았다. 너무나도 오랫만이였다. 그녀가 그... 남자의 입술을 느끼는 것은...
"웁... 웁웁...."
능숙했다. 18살의 아이인줄만 알았던 지우의 키스는 그녀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능숙하고 감미로웠다. 그녀는 그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으며, 혹시라도 지우가 그녀가 지금의 키스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우와의 키스를 즐기고 있었다.
"하아... 하아..."
"아... 지우야... 안되... 나는... 아악... 자... 잠깐만....!"
지우는 그녀의 말을 들을 생각도 안하고 그녀의 셔츠를 들어올렸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그녀의 셔츠는 그녀의 어깨부분까지 들어올려졌고, 그녀는 양손을 머리 위로 든 자세에서 지우가 그녀의 브레지어를 강제로 벗겨내는것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뿐이였다. 부욱, 하는 소리를 봐서 브레지어의 끈 부분이 살짝 찢어진것 같았지만 지금 그녀에게 브레지어가 찢어졌다는 사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지우가 이미 그녀의 가슴을 빨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하... 하지마... 하지마 제발... 아악... 아파... 아파....!!"
그녀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지우는 계속해서 그녀의 젖꼭지를 깨물고 핥고를 반복했다. 아무리 강제적으로 지우가 그녀의 젖가슴을 애무한다고는 했지만 지우는 마치 밀당을 하듯 깨물었다가 부드럽게 혀로 핥아주는 것을 반복하며 그녀를 공략해나갔고, 은주의 팬티는 속절없이 젖어들고 말았다. 비록 6년간을 남자를 만나지 않고 보내온 세월이라고 해도, 이토록 그녀가 남자의 애무에 격하게 느꼈던 적은 없었던것 같았다.
그리고 지우의 혀가 그녀의 밑가슴을, 그리고 배꼽을, 그리고 어느새 벗겨낸 바지에 감춰져있던 팬티에 다다르자 은주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그는 그녀의 팬티를 한쪽으로 제끼고 무자비하게 그녀의 속살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으윽... 아... 안되... 하앙... 하앙... 아... 하지마... 아앙...."
불편했던 셔츠를 벗은지는 이미 오래였다. 두 팔도 자유롭고, 두 다리도 자유로웠지만 은주는 더이상 지우를 밀어내지 않았다. 다만 지우의 애무에 온몸을 비트는 것으로 저항하고 있을 뿐이였다. 물론 그 저항이 지우에 대한 거부인지, 아니면 그녀의 내면에 숨겨져있던 욕망에 대한 거부인지 헷갈릴 정도로...
"하앙... 거... 거긴 살살... 하아앙... 아... 아파.. 갑자기 그렇게... 하앙... 하앙... 아... 안되... 하앙..."
"시발... 물 존나 많네... 물보지년..."
"하앙.. 어... 어떻게... 지우야...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하윽... 하윽... 아.. 안되... 하으으윽..."
지우는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깨물며 동시에 그의 두 손가락을 그녀의 보지에 집어넣었다. 몇번 쑤시기가 무섭게 은주는 한차례 거칠게 애액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지우의 애무는 너무나도 격렬했고, 짜릿했었다. 이미 지우에게 강제로 당한다고 생각한 것은 옛날 일이였다. 이제는 그녀가 오히려 지우를 즐기고 있었다.
한차례 절정을 맞이한채 거칠게 숨을 몰아내쉬고 있는 은주에게 지우는 여유를 주지 않았다. 그는 곧 그의 바지와 팬티를 벗어던지고는 그녀의 아래쪽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은주는 설마... 하는 생각으로 지우를 바라보고는 경악을 했다. 그녀에게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질 않았다. 게다가... 지우의 물건은...
"지... 지우야... 안되... 자... 잠깐만... 제발... 응... 제발... 자... 잠깐만... 아윽... 하아아아악...."
"닥쳐... 시발년... 개같은년..."
"아악... 너... 너무 커... 아악.... 조금만 살살... 제발... 아악... 하악... 하아아악..."
보지가 불타는것 같았다. 화끈거렸다. 술기운이 달아난지 오래였지만, 술을 마셔서 느껴지는 화끈함과는 차원이 달랐다. 게다가 너무나도 오랫만에 그녀의 질 안으로 침입한 남성은, 그녀가 경험했던 그 어느것보다도 뜨겁고, 거대했다. 외부의 침입을 경계하며 그녀의 질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애액이 흘렀지만, 그녀가 느낀 폭풍과도 같은 쾌감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하앙... 하앙... 여보오... 여보.... 나 죽어... 죽을거같아... 하앙..."
"헉헉... 시발... 시발년... 넌 내꺼야... 내꺼라고... 시발... 시발..."
"하앙... 여보... 나 이제 네꺼야... 하앙... 하아앙..."
지우가 내뱉는 욕마저도 그녀에게는 흥분을 돋구기 위한 조미료에 불과했다. 명철이에 비해 듬직해서 지우같은 아들이 하나만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었던 은주는 이제는 그가 또다른 아들로써 그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한 남자로써 그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기가막히기도 했지만 그것은 나중 문제였다. 지금은 그의 허리놀림에 합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정상위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박음질을 하던 지우는 그녀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내고는, 그녀를 침대 위에 엎드리게 했다. 지우가 그녀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은주는 부끄러움에 배게에 얼굴을 묻은 행동과 달리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지우를 유혹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다시 지우는 거칠게 은주의 보지를 찢어버릴듯한 기세로 자지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아흑.... 아흑... 아... 아파... 살살... 제발 살살... 아흑... 아흑... 하앙.. 좋아..."
과거에 다른 남자들과 관계를 가질때 뒷치기는 자신의 애액이 흘러내리는 보지뿐만 아니라 항문까지 모조리 남자에게 드러내는 자세기 때문에 극도로 꺼려했던 은주였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는 전혀 개의치 않고 지우의 자지를 즐기고 있었다. 정상위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사랑을 확인하는 행위라면, 후배위는 짐승같은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짐승이 되면서도 지우라는 남자에게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은주는 놀라움을 느끼고 있었다.
"하윽... 아.. 몰라... 하윽... 하으으윽..."
"헉... 헉헉... 개같은년... 어떤 새끼들한테 이 보지 대주고 다닌거야? 응? 시발년아."
"하윽... 아... 아니야... 지우야... 하윽... 하으윽... 아니야... 나 니꺼야... 니 여자야... 난... 하으으윽..."
"내꺼야... 내꺼라고... 시발... 내꺼라고...!! 으윽...."
"하앙... 하아아아앙.... 나도... 나도 가.... 하으으윽..."
지우에게 분출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을 느낀 은주는 지우로부터 도망갈 수도 있었지만, 도망가지 않았다. 오히려 느끼고 싶었다. 몇년만의 남자를... 그녀의 보지에 파고드는 남자의 씨앗을... 그 따스한 액체를 느끼고 싶었다. 아들과 동갑인 남자에게 사랑을 느낀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더욱 절실하게 지우를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보지에 지우의 정액이 뿌려졌다. 자궁 깊숙한 곳까지...
그녀의 보지에 한차례 사정을 한 지우도, 또다시 절정을 느낀 은주도 침대에 널부러져 거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지우는 술에 취해서 더이상은 힘이 없는지, 힘없이 은주의 옆에 누운채 잠들었고, 그런 지우를 바라보며 은주는 그의 땀을 닦아주고는 그를 끌어안았다.
"미쳤어... 어떻게 아들같은 지우랑... 그래도... 그래도 오랫만이네... 이렇게 설레이는건... 푸훗... 그나저나 오늘이 안전한 날이라서 다행이네..."
지우에게 거의 강제로 범해졌다는 사실보다 자신의 생리주기를 떠올리며 임신할 위험은 없다는 것에 안심하는 것에 은주는 어이없어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한숨을 내쉬면서도 그녀는 희마한 웃음을 지었다.
"엄마....."
"이녀석이... 내가 이렇게 안아주는걸 엄마라고 착각하는건가...?"
한창 섹스를 할때까지만해도 짐승같았던 지우가 어이없게도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자 은주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침대만 가면 짐승이 된다는 것이 이런 것을 의미하는 걸까... 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생각했다. 아마도... 지우를 잊기에는... 오늘의 이 맛을 잊을 순 없을것 같았다.
"어후... 그나저나 얘는 왜이렇게 큰거야? 진짜로 찢어지는줄 알았네... 어휴... 지금도 다리가 후들후들거려..."
기대감과 함께 공포 비슷한 감정까지 느끼면서 은주는 지우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고 꿈나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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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 지우와 은주의 섹스씬을 구상했을때는 이렇진 않았는데, 막상 쓰고나니까 뭔가 어색한거같기도 하고... 만족스럽지가 않네요. 영....
-보면 이번화에서 시점이 바뀌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왜 시점이 바뀌는지, 갑자기 지우가 덮치듯이(?) 은주와 관계를 가지는지에 대한 이유는 독자여러분들이 스스로도 충분히 추측하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힌트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거든요. 은주가 너무 쉽게 허락하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흠흠.
-지윤과 은주는 지우에게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끼치는 여성들입니다. 물론 그 끝에 있는 여성이 누군지... 다들 아시죠?
-10화에서는 나름 화끈한 장면을 보여드렸으니, 11화부터 아마도 13화? 정도까지는 여러분의 멘탈을 자극할만한 발암스토리가 전개될것 같습니다. 그래도 네토라레는 아니에요. 네토라레는...
-11화는 내일 올릴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을 하지 못하겠네요. 금, 토 이렇게 바빠서... 만약 내일 11화가 안올라가면 토요일에도 못올라가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죄송합니다. 이번주 금요일은 이래저래 바쁘거든요. 밤에는 여자친구... 도 만나야되고......................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였다. 설득하는 명철, 그의 옆에 앉아있는 명철의 여인... 그리고 딱봐도 화를 주체하지못해 어쩌질 못하고 있는 은주... 은주의 옆에 앉은 나는 섣불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물론 나는 그들의 관계를, 원래대로라면 명철과 나의 엄마의 관계를 응원해주기 위해 이것에 왔다. 하지만 명철의 여자는 나의 엄마가 아니였다. 생전 처음보는... 그런 여자였다. 그 사실만으로도 상황은 완전히 뒤바뀐것 같았다. 나는 명철의 편을 들어주려던 것이 아니라 엄마의 편을 들어주려던 것이였다. 엄마의 편을 들어줌으로써나는 명철의 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선후관계는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였다는 아주 간단한 사실만으로도 완벽히 박살나고 말았다.
"지우야! 저새끼좀 어떻게 해봐. 어떻게 지 엄마 앞에서 저런 얘기를 할수가 있니?"
"왜! 엄마! 뭐가 잘못됐는데! 나 수진이를 진짜로 사랑한단말이야! 수진이도 날 사랑한다고!!"
"뭐어...? 수진이? 얘. 너 장난하니! 저 여자... 아니, 수진이인지 뭔지 하는 여자가 몇살인지는 알고 그러는거야?"
"어. 37밖에 안되잖아."
"밖에라니, 밖에!!!! 37이면 엄마뻘이거든? 너는 지금 엄마한테 데려온다는 여자가 엄마뻘인데,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왜? 왜 안되는데!!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아휴... 내가... 내가 못살아 정말..."
끝내 은주는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휴지를 뜯어 은주에게 건네주는 것 뿐이였다. 분명 눈물을 닦으라고 그녀에게 휴지를 건네줬을뿐인데 그녀는 눈물을 닦으면서 더 크게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문득 나는 고개를 들어 내 맞은편에 앉은, 나의 엄마와 같은 이름인 수진이라는 여자를 바라봤다. 그녀도 이 민망한 상황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은주에게 큰소리를 치는 명철을 진정시키려고 하는것 같았다.
확실히 수진... 엄마와 다른 수진이라는 여자는, 우리 엄마만큼은 아니지만, 37살이라는 나이 치고는 꽤나 어려보이는 것이 사실이였다. 명철과 관계를 가지며 그에게 온갖 음란한 사진을 보내는 것 치고는... 그녀의 생김새는 그런 짓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을만큼 그녀의 얼굴엔 음란함이라든가 색기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너 이새끼... 수진씨라고 했나요? 잠깐 나랑 둘이서 얘기좀 해요."
"네... 어머님..."
"어머, 어머님이래. 진짜 기가막혀서 원..."
은주가 먼저 그녀의 방으로 향했고, 그 뒤를 수진이 뒤따라갔다. 명철이도 은주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은주의 고함소리와 수진의 만류로 은주의 방에 들어가지 못한태 은주의 방 앞에서 식식대며 서있었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혼란스럽다고 할지라도 나에게는 그에게 반드시 확인해야만 하는 것이 있었다.
"야, 너 빨리 들어와봐."
"아... 왜..."
"닥치고 빨리 와보라고 좀!!"
내 이끔에 명철을 끝까지 수진을 걱정하는 눈초리로 닫혀진 은주의 방문을 보면서 그의 방에 질질 끌려왔다. 그가 들어오자 나는 방문을 닫고 명철이에게 말했다.
"핸드폰 내놔봐."
"내 핸드폰은 왜?"
"빨리 이 새꺄!!"
그는 마지못해하는 눈초리로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나는 재빨리 그의 핸드폰을 낚아챈 후에 그의 핸드폰에 깔려있는 랜덤채팅 어플을 실행시켰다.
"야, 그건 또 왜?"
"저 여자랑 대화한거 어디있어? 이거야?"
"야. 저여자가 뭐냐 저여자가. 형수님이라고 불러라."
"미친소리하지 말고 빨리!!"
"이거.... 이건데... 야. 안되. 너 수진이 알몸보면서 이상한 상상 하려고 그러지? 내가 전엔 미쳐서 너한테 수진이 대준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취소야. 아... 자꾸 보지 말라니까?"
나는 옆에서 명철이가 뭐라고하든 신경쓰지 않고 그와 수진의 대화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나는 내가 정말로 미련하고 멍청한 새끼라는 것을 깨달았다. 명철의 여자... 나의 엄마라고 생각했던 수진의 아이디는 <물보지유부>가 아닌 <외로운여자>였던 것이였다.
그 대화를 보며 망연자실해있던 나에게서 핸드폰을 뺏은 명철이는 나를 이상한 놈 취급하며 바라보고는 그의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아무튼 엄마는 도대체 왜 저렇게 화내는거야. 수진이가 얼마나 좋은 여자인데..."
"야... 명철아... 저분... 아니... 수진씨...? 아휴. 나도 뭐라고 불러야될지 모르겠다. 아무튼 저분 아들도 있다며."
"아~ 그거? 내가 말 안했나? 그거 그냥 내 이름을 지우라고 하니까 나 흥분시키려고 거짓말 한거래."
".... 그... 그래...?"
"응. 저번에 나 수진이랑 싸웠을때 기억나? 그날 수진이가 거짓말했다고 말해서 나도 내 이름 지우가 아니라고 털어놓으니까 싸웠던거야. 뭐, 그것도 이제는 옛날 얘기지만..."
"참나... 그건 그렇고... 수진씨 진짜로 너 좋아... 아니, 사랑하는거 맞아...? 니가 니 입으로 그랬잖아. 남자 엄청 밝힌다고..."
"그것도 그냥 해본 말이래. 뭐 전에는 몇명 만나기는 했는데 다 과거래. 나 만나기 전에 가장 최근에 만났던 남자가 1년 전이랬나...?"
"야... 근데 결혼은 조금 무리수 아니냐...? 진짜 괜찮겠어...?"
"왜 안되는데? 너 내 편 되주기로 한거 아니였냐?"
"아니... 그건 둘째치고... 너희 엄마 말대로 넌 아직 학생이고 저분은 내년이면 38살이잖아..."
"아이씨... 왜이렇게 다들 고리타분한거야. 수진이를 만나고 나서 내 인생은 180도로 뒤바꼈다고. 너도 봤잖아. 나 이번에 전교 1등한거. 그거 다 수진이랑 같이 살려고 그런거야."
"아니... 그래도 좀..."
"그리고 나 유학갈거야. 수진이랑 같이. 물론 지금 당장 결혼한다는 얘기는 아니야. 일단 졸업은 해야지. 그리고 졸업해서 결혼하고 유학준비해서 갈거야."
".... 니 엄마가 이해해줄 수 있을까...?"
"이해 못하면 어쩔건데? 나는 아무튼 수진이 없으면 이제 못살아. 수진이도 나 없으면 못살고."
"니 엄마도..."
"아 몰라... 내가 우리 엄마랑 평생 살 수 있는것도 아니잖아? 언젠간 나도 결혼해서 엄마를 떠날거야. 그게 사실 아니야? 그리고 그 시기가 단지 지금인거일 뿐이고."
그의 말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왠지모르게 마음에 걸리는 말이 있었다. 언젠가 결혼하면 엄마를 떠나게 된다는 말... 그것은 비단 그의 문제만은 아니였다...
얼마 후 우리가 있는 명철이의 방에 그녀... 수진씨가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이 보이기가 무섭게 명철은 그녀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안았다.
"엄마는... 엄마가 자기한테 뭐라고 그런거 아니지?"
"......"
수진씨는 명철이의 말에 대답 대신 고개를 저으는 것으로 대신했다. 나도, 그리고 아마 명철이도 저 안에서의 분위기를 예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였다.
"괜찮아 자기야. 내가 꼭 엄마를 설득시킬거니까. 응? 자기 결혼식은 꼭 축복받는 결혼식으로 만들게 해줄게. 그러니까 걱정마. 나 믿지?"
"응..."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18년동안 믿음직스러움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던 명철이였건만, 지금 그녀를 달래주는 명철이의 모습은 너무나도 믿음직스럽고 듬직해보였다. 그녀가 어떤 존재이길래 그토록 명철이을 뒤바꿔버린 것인지... 신기했다. 지윤이 전에 나에게 했던 말,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는 말을 다시 한반 실감하고 있었다.
은주가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방에서 나왔다. 자신의 엄마 앞에서 그녀를 끌어안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민망할만도 하건만 명철이는 그녀를 계속해서 안고 있었다. 그 모습에 은주는 또다시 화가 난듯 그들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꼴보기도 싫어!! 나가!! 나가서 둘이 결혼을 하든 뭘 하든 너희 맘대로 알아서해!!"
"나가라면 누가 못나갈거같아? 알았어. 엄마 소원대로 나갈게! 나가면 되잖아!! 나가서 잘먹고 잘살거야!"
"자기야... 어머님한테 그런 말 하면 안되..."
"참나... 누구 맘대로 어머님이야 어머님이긴!"
"엄마 아들 부인이면 당연히 엄마는 어머님이지!"
너무나도 당당한 명철에 은주는 기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더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명철은 화가 난듯 그녀에게 나가자고 재촉을 했고, 수진씨는 은주와 나에게 번갈아가면서 정중히 인사를 하고는 문 밖으로 향했다. 우두커니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은주는 현관 문이 닫히자 주저앉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무리 내 일이 아니라고 해도...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너무나도 어색하고 불편해도... 그렇게 울고 있는 은주을 외면할 수 없었다.
"미친새끼... 뭐...? 사랑...? 참나... 웃기고 있네..."
"진정하세요..."
"진정...?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니...? 그래, 지우 나도 결국은 명철이 편이라는거지? 그래. 가! 가버려!! 가버리란말이야!!"
그들이 사라지고난 후 은주는 냉장고에 있던 소주를 꺼내 안주도 없이 벌컥벌컥 그것을 들이삼키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내 위로는 그녀에게 통하지 않았다. 애초에 아들이 나이가 많은 여자를 데려와서 결혼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때의 엄마의 심정같은 것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일은 상상도 해보지도 못했고(물론 지윤이 나와 같이 살겠다고 말했을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지윤과 나의 나이차이는 명철이와 수진의 나이차이에 비하면 훨씬 적다.), 무엇보다 나는 여자도 아닐뿐더러, 엄마도 아니다. 엄마들의 그런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다.
아무튼 나는 이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눈물을 흘리며 소주를 마시는 은주가 안타깝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었던 명철이의 여자가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였다. 명철이의 여자가, 아니... 엄마의 남자는 명철이가 아니였다. 그렇다면 누가 엄마의 남자란 말인가?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물론 나는 이 곳에 오기 전까지 엄마의 남자를 인정하려고 했다. 설사 그것이 내 친구인 명철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인정하려고 했다. 그 결정적인 이유는 엄마와 명철이(이제는 아니지만...)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였다. 엄마가 랜덤채팅을 하면서 미지의 남자들과 음란한 대화를 나누고, 그녀의 알몸사진을 보내주며, 소위 창녀처럼 몸을 대준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런 엄마를 이해하려고 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명철이가 분명 그의 입으로 이제는 그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몸을 허락하지도 않겠다라고 했다는 사실이 있기 때문이였다. 서로를 사랑하고 심지어는 결혼까지 한다고 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명철이의 여자가 엄마가 아니라 또다른 수진이였다는 사실은 그 모든것을 박살내버렸다. 이제 내가 알고 있는 엄마에 대한 사실은, 엄마가 음란한 채팅을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다리를 벌러준다, 라는 사실밖에 없었다. 로맨스소설에 나오는 그런 사랑따위는 엄마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문득 내가 오늘 집에 들어갔을때 지은 엄마의 미소가 떠올랐다. 나는 엄마의 그 미소가 새롭게 시집을 가는 여자의 수줍은 미소라고 생각했다. 한 아이의 엄마에서 젓어나 이제 여자가 되려는, 그런 여자의 순수한 미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가 지었던 그 미소는... 오늘 다른 남자들에게 보지를 벌려주고 씹물을 흘려대며 그녀의 음란한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기대감으로 인한 미소일지도 모른다.
화가나서 견딜수가 없었다. 나는 은주의 손에 들려있는, 병뚜껑을 이제 막 따려고 하는 그 소주를 뺏고는 벌컥벌컥 넘기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소주가 쓴것 같지 않다. 이미 내 속이 썩어버려서 그런 것일까... 소주가 밍밍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한번에 거의 소주의 반 이상을 마셔버리자 눈물을 흘리던 은주는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지우야..."
"마셔요 아줌마. 우리 그냥 아주 죽을때까지 마셔봐요."
"...... 그래도 그렇게 한번에 너무 마시면..."
"풋... 죽기밖에 더하겠어요?"
"그렇네... 훗... 마셔봤자 죽기봤게 더하겠어? 마시자. 지우야. 같이 마시고 같이 죽자 우리!"
나는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얼굴뿐만 아니라 온몸이 화끈거렸다. 한창 술을 마시던 은주도 내가 워낙 술을 많이 마시는것에 당황해서인지 더이상 술도 마시지 않고 도리어 내가 술을 마시는 것을 말리고 있었다. 아니, 말리는것인지 아닌지는 사실 나는 모른다. 더이상 술을 마시지 못할정도가 되버려서 술을 마시는 것을 자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우야... 그만 마셔 좀..."
"됐어요."
"뭐때문에 그러는건데... 너보다 내가 더 괴롭거든?"
"알아요..."
"아는데 왜그래... 응? 조금만 적당히 마셔. 응...? 이렇게 마시는거 너희 엄마한테 걸리면 나 너희 엄마한테 혼난단말이야."
"우리 엄마요? .... 우리 엄마가 무슨 자격으로 아줌마를 혼내요. 신경쓰지 말아요."
"지우야. 응? 나좀 봐봐. 나좀..."
내 손에 들린 술병을 뺏으며 애타는 눈빛으로 나를 보는 그녀... 그 눈빛이 얼마나 애절했는지 그 눈빛을 무시할 수 없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적어도 오늘만큼은 나보다 그녀가 더 괴로울지도 모른다. 내 경우는, 애시당초에 내가 오해를 했었던 것이였다. 내가 모르는 엄마의 비밀과 명철이의 그 여자의 이름이 수진이라는 하나만으로 내 멋대로 엄마와 명철이를 묶고 이상한 상상을 했었던 것일뿐... 하지만 은주의 경우에는 명철이가 37살짜리 여자를 사귄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결혼까지 한다고 했으니 그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였을 것이다.
역시 나는 어리다. 너무나도 어리다. 차라리 명철이처럼 은주가 끝까지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은주의 앞에서 당당하게 수진씨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의 의지를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은, 비록 그의 엄마인 은주의 뜻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할지라도... 그가 수진씨를 만나는 것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그가 아직 18살에 불과하지만 한 남자로써 멋있어 보이기까지 했다. 반면 나는 뭐란 말인가. 나보다도 마음고생이 심할 은주의 앞에서 그녀를 위로해주지 못할 망정 나 혼자 괴로워하며 세상의 모든 짐을 다 진것처럼 괴로워한다.
"죄송해요..."
"후우... 아니야... 니가 죄송할게 뭐 있니."
"아줌마... 힘드시죠...?"
"힘들긴... 그냥... 걱정되서 그러는거야. 솔직히 속상하기도 하고... 지우야, 그거 아니? 솔직히 그래... 진짜로 명철이가 그 여자를 사랑하는 거일수도 있어. 그래, 백번 양보해서 그 여자가 진짜로 명철이를 사랑하는 거일수도 있어. 하지만... 결혼이란건 말이야. 사랑한다는 감정만 가지고 하는게 아니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
"아니요..."
"나도 그렇고... 네 엄마도... 물론 네 엄마보다는 그나마 내가 조금 더 운이 좋았지만... 어쨋든 우리가 결혼할때만 하더라도 장미빛 인생을 꿈꿨단다. 하지만 그 순간 뿐이였지. 결혼하고 나니까 모든게 달라졌어. 장미빛 인생도, 우리가 꿈꾸던 결혼생활같은것도 없었지. 결혼전만해도 사랑한다고 말하던 남편은 언제 그랬냐는듯 매일 집에 늦게 들어오고, 술만 마시고... 사랑은 한순간이라는거야."
"....."
"명철이는 사랑이 뭔지 몰라. 아직 어려. 어리다고... 아니, 그래... 백번 양보해서 명철이가 그 여자를 진짜로 사랑한다고 쳐. 그래서 진짜로 그 여자랑 결혼하고 싶다는게 진짜로, 순간적인 감정때문에 그런게 아니라 진짜로 하고싶어서 그렇게 말하는거라고 쳐. 근데 나중엔...? 일년 뒤에는...? 이년 뒤에는...? 십년 뒤에는...? 생각해봤니? 명철이가 서른이면 그 여자는 벌써 47살이야. 50을 앞둔 나이가 된다고. 그때 되서도 명철이가 그 여자를 진짜로 사랑할 수 있을까?"
"... 하지만..."
"지우야... 엄마란건 말이야... 아들이 어떤 여자랑 사귄다고 해도... 어떤 여자를 데리고와서 결혼한다고 해도, 아무리 그 여자가 예쁘고 능력좋고 돈이 많아도 내 아들이 더 아까워보이는 법이야. 내가 단순히 그 여자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때문에 결혼을 반대하는건 아니야. 그냥... 그냥 명철이가 조금 더 철이 들고 진짜로 결혼의 의미를 깨달았을때 했으면 좋겠다는것 뿐인데... 내가 잘못 생각하는걸까...?"
"... 아줌마..."
"생각해보렴. 만약 네가 엄마한테 엄마랑 동갑인 여자를 데리고가서 결혼한다고 해봐. 엄마가 너한테 뭐라고 말할거같니...?"
마음이 무겁다. 은주의 말에는 단순히 명철의 결혼을 거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명철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대로 진짜로 엄마는... 엄마도 은주처럼 나를 그렇게 생각해줄까?
"아줌마... 있잖아요...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시구요..."
"응...? 왜...?"
".... 아줌마는... 혹시... 다른 남자분...이랑... 아니, 그게... 그... 그러니까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 다른 남자... 만날 생각 해보신적... 없어요...?"
"... 뭐? .... 푸훗...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나 심각했는데 지우가 갑자기 그렇게 물어보니까 뭔가 맥빠진다."
"... 죄송해요... 괜한걸 물었어요..."
"나...? 그래... 한때는... 가끔은 그럴때가 있었지... 마지막이 한 6년정도 전이였을까?"
"재혼... 하시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글쎄... 재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남자는 없었던거같은데? 아니... 어쩌면 있었는지도 몰라. 그냥... 나한텐 명철이가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못했을지도 모르지."
"그럼... 명철이는 아줌마한테는 방해꾼 같은 거였네요?"
"방해꾼? 지우야. 세상에 어떤 엄마도 아들을 방해꾼같은거라고 생각하는 엄마는 없어. 하긴... 뭐, 이렇게 될줄 알았으면 나도 콱, 괜찮은 남자 생겼을때 바로 재혼할걸 그랬네..."
은주는 명철이를 방해꾼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다고 말은 하지만, 분명 아들이란 존재는 엄마들이 뭔가를 할때 한번쯤은 더 고려하게 만드는 그런 존재라는 것만은 확실한것 같았다. 아... 머리가 아프다.
"으... 저 이만 집에... 윽..."
"어머, 이꼴이 되서 집에 어떻게 가려고 그래? 그냥 자고가. 응?"
"아... 하지만..."
집에 돌아가기 위해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자마자 술기운이 내 온몸을 지배하는것 같았다. 비틀거리는 나를 은주가 부축했지만, 은주의 상태 또한 멀쩡하지 않았다. 은주는 한사코 나에게 자고가라고 권유하며 비틀비틀 그녀의 침실로 향했다. 내가 그녀를 부축하는건지, 그녀가 나를 부축하는건지 헷갈린다.
은주가 나를 명철이의 방으로 안내하지 않은 것은...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술에 취해서일수도 있고, 단순히 그녀의 방이 더 가까워서일수도 있다. 아니면 오늘 그녀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준 명철이의 방 근처에는 가고 싶지 않은 것일수도 있었다. 이유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일단 눕고 싶다...
"어휴... 무겁다 무거워. 일단은 자고, 엄마한테는 내가 전화할테니까... 응...?"
누워있는 나를 내려다보는 은주의 눈빛이...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자애로운 눈빛이 내 안에 뭔가를 끌어오르게 만드는것 같았다. 눈앞이 어질어질하고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것 같았다. 나는 절대로 취하지 않았다...
"어... 어멋...! 지... 지우야...!"
수진에게 전화를 하려던 은주의 옷깃을 지우가 잡은채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지우의 행동에 당황한 은주였지만 더 놀란 것은 그 다음 지우의 행동이였다. 갑작스럽게 은주의 입술을 덮쳐오는 지우의 입술을 피하며 은주는 그를 뿌리치려고 했지만, 술도 마실대로 마신데다가 건장한 지우의 힘을 이겨낼 수 없었다. 지우의 입술을 피하던 그녀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지우의 입술을 허락하고 말았다. 너무나도 오랫만이였다. 그녀가 그... 남자의 입술을 느끼는 것은...
"웁... 웁웁...."
능숙했다. 18살의 아이인줄만 알았던 지우의 키스는 그녀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능숙하고 감미로웠다. 그녀는 그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으며, 혹시라도 지우가 그녀가 지금의 키스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우와의 키스를 즐기고 있었다.
"하아... 하아..."
"아... 지우야... 안되... 나는... 아악... 자... 잠깐만....!"
지우는 그녀의 말을 들을 생각도 안하고 그녀의 셔츠를 들어올렸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그녀의 셔츠는 그녀의 어깨부분까지 들어올려졌고, 그녀는 양손을 머리 위로 든 자세에서 지우가 그녀의 브레지어를 강제로 벗겨내는것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뿐이였다. 부욱, 하는 소리를 봐서 브레지어의 끈 부분이 살짝 찢어진것 같았지만 지금 그녀에게 브레지어가 찢어졌다는 사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지우가 이미 그녀의 가슴을 빨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하... 하지마... 하지마 제발... 아악... 아파... 아파....!!"
그녀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지우는 계속해서 그녀의 젖꼭지를 깨물고 핥고를 반복했다. 아무리 강제적으로 지우가 그녀의 젖가슴을 애무한다고는 했지만 지우는 마치 밀당을 하듯 깨물었다가 부드럽게 혀로 핥아주는 것을 반복하며 그녀를 공략해나갔고, 은주의 팬티는 속절없이 젖어들고 말았다. 비록 6년간을 남자를 만나지 않고 보내온 세월이라고 해도, 이토록 그녀가 남자의 애무에 격하게 느꼈던 적은 없었던것 같았다.
그리고 지우의 혀가 그녀의 밑가슴을, 그리고 배꼽을, 그리고 어느새 벗겨낸 바지에 감춰져있던 팬티에 다다르자 은주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그는 그녀의 팬티를 한쪽으로 제끼고 무자비하게 그녀의 속살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으윽... 아... 안되... 하앙... 하앙... 아... 하지마... 아앙...."
불편했던 셔츠를 벗은지는 이미 오래였다. 두 팔도 자유롭고, 두 다리도 자유로웠지만 은주는 더이상 지우를 밀어내지 않았다. 다만 지우의 애무에 온몸을 비트는 것으로 저항하고 있을 뿐이였다. 물론 그 저항이 지우에 대한 거부인지, 아니면 그녀의 내면에 숨겨져있던 욕망에 대한 거부인지 헷갈릴 정도로...
"하앙... 거... 거긴 살살... 하아앙... 아... 아파.. 갑자기 그렇게... 하앙... 하앙... 아... 안되... 하앙..."
"시발... 물 존나 많네... 물보지년..."
"하앙.. 어... 어떻게... 지우야...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하윽... 하윽... 아.. 안되... 하으으윽..."
지우는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깨물며 동시에 그의 두 손가락을 그녀의 보지에 집어넣었다. 몇번 쑤시기가 무섭게 은주는 한차례 거칠게 애액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지우의 애무는 너무나도 격렬했고, 짜릿했었다. 이미 지우에게 강제로 당한다고 생각한 것은 옛날 일이였다. 이제는 그녀가 오히려 지우를 즐기고 있었다.
한차례 절정을 맞이한채 거칠게 숨을 몰아내쉬고 있는 은주에게 지우는 여유를 주지 않았다. 그는 곧 그의 바지와 팬티를 벗어던지고는 그녀의 아래쪽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은주는 설마... 하는 생각으로 지우를 바라보고는 경악을 했다. 그녀에게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질 않았다. 게다가... 지우의 물건은...
"지... 지우야... 안되... 자... 잠깐만... 제발... 응... 제발... 자... 잠깐만... 아윽... 하아아아악...."
"닥쳐... 시발년... 개같은년..."
"아악... 너... 너무 커... 아악.... 조금만 살살... 제발... 아악... 하악... 하아아악..."
보지가 불타는것 같았다. 화끈거렸다. 술기운이 달아난지 오래였지만, 술을 마셔서 느껴지는 화끈함과는 차원이 달랐다. 게다가 너무나도 오랫만에 그녀의 질 안으로 침입한 남성은, 그녀가 경험했던 그 어느것보다도 뜨겁고, 거대했다. 외부의 침입을 경계하며 그녀의 질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애액이 흘렀지만, 그녀가 느낀 폭풍과도 같은 쾌감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하앙... 하앙... 여보오... 여보.... 나 죽어... 죽을거같아... 하앙..."
"헉헉... 시발... 시발년... 넌 내꺼야... 내꺼라고... 시발... 시발..."
"하앙... 여보... 나 이제 네꺼야... 하앙... 하아앙..."
지우가 내뱉는 욕마저도 그녀에게는 흥분을 돋구기 위한 조미료에 불과했다. 명철이에 비해 듬직해서 지우같은 아들이 하나만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었던 은주는 이제는 그가 또다른 아들로써 그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한 남자로써 그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기가막히기도 했지만 그것은 나중 문제였다. 지금은 그의 허리놀림에 합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정상위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박음질을 하던 지우는 그녀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내고는, 그녀를 침대 위에 엎드리게 했다. 지우가 그녀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은주는 부끄러움에 배게에 얼굴을 묻은 행동과 달리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지우를 유혹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다시 지우는 거칠게 은주의 보지를 찢어버릴듯한 기세로 자지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아흑.... 아흑... 아... 아파... 살살... 제발 살살... 아흑... 아흑... 하앙.. 좋아..."
과거에 다른 남자들과 관계를 가질때 뒷치기는 자신의 애액이 흘러내리는 보지뿐만 아니라 항문까지 모조리 남자에게 드러내는 자세기 때문에 극도로 꺼려했던 은주였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는 전혀 개의치 않고 지우의 자지를 즐기고 있었다. 정상위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사랑을 확인하는 행위라면, 후배위는 짐승같은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짐승이 되면서도 지우라는 남자에게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은주는 놀라움을 느끼고 있었다.
"하윽... 아.. 몰라... 하윽... 하으으윽..."
"헉... 헉헉... 개같은년... 어떤 새끼들한테 이 보지 대주고 다닌거야? 응? 시발년아."
"하윽... 아... 아니야... 지우야... 하윽... 하으윽... 아니야... 나 니꺼야... 니 여자야... 난... 하으으윽..."
"내꺼야... 내꺼라고... 시발... 내꺼라고...!! 으윽...."
"하앙... 하아아아앙.... 나도... 나도 가.... 하으으윽..."
지우에게 분출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을 느낀 은주는 지우로부터 도망갈 수도 있었지만, 도망가지 않았다. 오히려 느끼고 싶었다. 몇년만의 남자를... 그녀의 보지에 파고드는 남자의 씨앗을... 그 따스한 액체를 느끼고 싶었다. 아들과 동갑인 남자에게 사랑을 느낀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더욱 절실하게 지우를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보지에 지우의 정액이 뿌려졌다. 자궁 깊숙한 곳까지...
그녀의 보지에 한차례 사정을 한 지우도, 또다시 절정을 느낀 은주도 침대에 널부러져 거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지우는 술에 취해서 더이상은 힘이 없는지, 힘없이 은주의 옆에 누운채 잠들었고, 그런 지우를 바라보며 은주는 그의 땀을 닦아주고는 그를 끌어안았다.
"미쳤어... 어떻게 아들같은 지우랑... 그래도... 그래도 오랫만이네... 이렇게 설레이는건... 푸훗... 그나저나 오늘이 안전한 날이라서 다행이네..."
지우에게 거의 강제로 범해졌다는 사실보다 자신의 생리주기를 떠올리며 임신할 위험은 없다는 것에 안심하는 것에 은주는 어이없어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한숨을 내쉬면서도 그녀는 희마한 웃음을 지었다.
"엄마....."
"이녀석이... 내가 이렇게 안아주는걸 엄마라고 착각하는건가...?"
한창 섹스를 할때까지만해도 짐승같았던 지우가 어이없게도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자 은주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침대만 가면 짐승이 된다는 것이 이런 것을 의미하는 걸까... 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생각했다. 아마도... 지우를 잊기에는... 오늘의 이 맛을 잊을 순 없을것 같았다.
"어후... 그나저나 얘는 왜이렇게 큰거야? 진짜로 찢어지는줄 알았네... 어휴... 지금도 다리가 후들후들거려..."
기대감과 함께 공포 비슷한 감정까지 느끼면서 은주는 지우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고 꿈나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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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 지우와 은주의 섹스씬을 구상했을때는 이렇진 않았는데, 막상 쓰고나니까 뭔가 어색한거같기도 하고... 만족스럽지가 않네요. 영....
-보면 이번화에서 시점이 바뀌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왜 시점이 바뀌는지, 갑자기 지우가 덮치듯이(?) 은주와 관계를 가지는지에 대한 이유는 독자여러분들이 스스로도 충분히 추측하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힌트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거든요. 은주가 너무 쉽게 허락하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흠흠.
-지윤과 은주는 지우에게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끼치는 여성들입니다. 물론 그 끝에 있는 여성이 누군지... 다들 아시죠?
-10화에서는 나름 화끈한 장면을 보여드렸으니, 11화부터 아마도 13화? 정도까지는 여러분의 멘탈을 자극할만한 발암스토리가 전개될것 같습니다. 그래도 네토라레는 아니에요. 네토라레는...
-11화는 내일 올릴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을 하지 못하겠네요. 금, 토 이렇게 바빠서... 만약 내일 11화가 안올라가면 토요일에도 못올라가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죄송합니다. 이번주 금요일은 이래저래 바쁘거든요. 밤에는 여자친구... 도 만나야되고......................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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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0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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