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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를 꿈꾸며(개정)2 - 23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19 908회 0건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당시 강 회장이 야외에서 기습을 당하던 그 장면이 녹화된 테이프를 경찰측에 제공을 하였고 그 녹화된 내용을 면밀히 분석을 한 경찰 조사반은 괴한들에 의해서 치명상을 입은후 실종 내지 사망한 것으로 현재로써는 보고 있다. 사건 발발 당시 공원에서 1차로 괴한들에게 기습을 당하고 난후 도주를 하던 중 공원 입구쪽에서 다른 무리들이 재 기습을 당하였고 결국 그 위기를 모면하고자 강회장은 00산쪽으로 도주를 시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부상으로 흘린 혈흔의 흔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때마침 쏟아진 폭우로 인해서 00산의 험한 지형에 헤메이다가 결국 계곡에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계곡의 흐르는 물들은 청계천으로 이어지고 있고 현재 경찰은 동원 가능한 인력을 총 동원해서 00산과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길목을 수색중이다. 그리고 조만간 서울시의 협조하에 청계천 내에 인력을 투입을 하여 수사 영역을 넒힐 예정이라고 한다.-

-경찰은 강회장 피습 및 저택에 괴한들이 침입을 한 시점이 거의 같은 시간대에 이루어진 것으로 봐서 사전에 주도 면밀하에 이루어진 계획된 범행으로 결론짓고 공개수사를 위한 수사반을 긴급 편성을 하였다. 현재 강회장 저택에서 입수한 문건들과 현장에서 검거된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으며 일단은 원한 및 이해관계에 의한 청부 살인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중이다.-

"도데체 누굴까? 청부 살인에..... 같은 시간에 집에 심부름 센터 직원들이 침투를 해서 뭔가를 찾고 여차 하면은 불을 지르려고 했다니."
"뻔하지. 원한관계 아니면은 이해관계 아니겠어. 이 세상의 이치가 다 그렇지."
"그야 그렇지만은......."

촌로들이 한데 모여서 연일 대문짝만한 기사로 오르내리는 것을 가지고 많은 잡설들이 오고갔다. 그리고 세상 말세니 어쩌니 하면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봐!! 저기....."

누군가가 식당에 켜져 있는 tv에 손짓을 한다. 그러자 다들 시선이 그리고 집중이 되었고 모든 이목이 그리로 집중되었다. 식당 주인이 그런 손님들을 위해서 볼륨을 아주 크게 올려 놓았다.

-방금 들어온 소식 알려드리겠습니다. 00 그룹 회장 피살 사건을 수사중인 검, 경 합동 수사 본부는 이번 사건이 회장 강 00 씨와 부회장인 이모 씨와의 다툼에 의해서 벌어진 것으로 결론을 짓고 이 모 부회장에 대해서 구속 영장을 신청하였으며 현재 긴급 체포한상태입니다. 사건 초기 강 회장의 저택에서 발견된 비밀금고의 문건들은 대부분 강회장이 이모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은닉과 관련된 주된 내용을 조사를 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역시 그랬군. 저놈이 뒤가 캥기니까 저런거군."
"명색이 외할아버지 되는 사람이 손자를 저렇게 만들어. 정말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려는지......"

-초기 사건 현장에서 압수한 물증들로 판단을해서 이해관계에 얽힌 청부 살인, 방화 미수로 여겼지만은 심증만 있을뿐 어떠한 연관성에 대한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여서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00 그룹 한모 전무가 경찰에 출두를 해서 이 모 부회장이 자신을 감금 폭행 및 고문을 가했다고 주장을 하면서 사건 수사에 하나의 전환점으로 작용을 하였습니다. 한모 전무는 이모 부회장의 측근이었던 인물인데 최근 강회장과 가까이 지내게 되는 것을 보고 적지 않은 충돌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아울러 한모 전무가 감금 될 당시 이모 부회장은 자신이 조성한 비자금을 자신이 빼돌렸다고 트집을 잡으면서 이루 말로 표현할수 없는 고문을 가하였고 결국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탈출에 성공을 하였다고 합니다. 탈출 이후 한모 전무는 강회장의 피습 사건을 알게 되었고 신변의 위협을 심각하게 느껴 경찰서에 출두,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현재 한모 전무는 전치 15주 이상의 중상을 입은 상태이고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해하였기에 입원 치료를 받는 중입니다. 한모 전무의 증언과 이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대한 추가적인 증언 및 증거를 확보한 검, 경 합동 수사 본부는 이 부회장을 긴급 체포를 하였고 구속 영장을 발부를 하였으며 이번 사건을 강회장 피습 및 가택 침입 및 방화 미수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00 그룹 전체의 비자금 조성 및 전 임직원에 대한 감사, 세무조사까지 병행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00 그룹은 얼마전에 독립해 나간 계열사들을 제외한 7개사 전체가 검찰, 국세청의 공조하에 대대적인 탈세 여부에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라고........-

식당안에는 왁자지껄 갑론을박의 쌍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러면은 그렇지. 돈때문이니 뭐니.... 말세니 어쩌니 하면서 촌로들이 그 소식을 안주삼아 독한 술을 들이키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갔다.

"역시 그 놈이 납치해서 족치고 있었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니......한영성이 행방이 묘연해지자 준기의 곁을 떠나서 한영성 곁에 붙었던 인사들이 술렁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적지 않은 우려를 나타냈고......
정욱은 그런 그들의 불안함을 부추기면서 자신의 목적을 수행하는데 결정적으로 역이용하였다. 일단은 이준기측에서 한영성을 어떻게 한 것 같다는 것을 조심스레 제기하면서 아울러 그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 일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선동을 하였다. 그 조치가 바로 큰형 작은 형들 앞으로 되어 있는 8개사의 독립이었다.
여우가 사라지면은 고양이가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다던가..... 그때가 바로 그 짝이었다.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며 사리분별력이 떨어진 그들은 정욱에게 힘을 몰아주었다. 아울러 일부 인사들은 한영성의 실종을 기회로 자신들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까지 하면서.... 일단은 그들은 뭐가 어찌되었던 간에 이준기의 독주와 반격에 견제를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여겼고 그러기 위해서는 회장이 하자는데로 따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근소한 시간 차이로 연달아서 수 많은 계열사들을 분리 시키는 작업, 결코 쉽지도 않은 일이지만은 8개사 분리 작업은 성사되었던 것이다.
한영성이 있었다면은 도저히 엄두도 못냈을..... 아니, 그도 준기처럼 반대표를 던지며 자신을 견제하였을 그 사안을 준기의 도움?에 의해서 결국 이루고야 만 것이다. 대충 식사를 마친후 식비를 지불을 하고 조용히 나왔다. 그리고 근처의 낚시터로 향하였다.
이곳은 예전과 비해서 인적이 요즘들어서 뜸한 편이다. 얼마전에 큰 비가 내려서 그런것일까. 자신의 자리에 걸터 앉은 후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제 됐어."

그 얼마나 오랜 기간(그래봤자 1년도 않돼는 기간)에 걸쳐서 가식적인 행동을 연출을 하면서 벼르고 별러 왔던 일인가. 뭐 검찰과 경찰에서 다 알아서 밝혀 내겠지만은 그들이 알고 있는 그리고 곧 알게 될 사실들은 자신도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들이다.

"이제 당신들이 전부 짊어지고 책임을 져야 하지. 싫던 좋던 상관없이 말이야."

살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수면위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손목의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제 시간이 다돼었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약속 장소로 향하였다.
그리고 그 장소에서 예정된 만남을 갖게 해줄 그가 있는 것을 확인을 하고는 얼굴이 밝아졌다.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달려갔다.

뒤에서 누군가가 달려오는 것 같은 인기척을 느낀 그녀는 천천히 돌아섰다. 그리고 순간 마주친 그 얼굴을 보게되자 마찬가지로 기뻐 어쩔줄 몰라하였다.

"회장님!!"
"진희씨. 무사했군요."

서로 부둥껴 안으면서 그렇게 둘은 재회를 하였다. 정욱은 진희를 안아주는 것으로 부족했는지 입가에 격한 키스를 연신 퍼부어댔다. 그런 정욱의 키스를 진희는 기꺼이 거리낌없이 받아들였다. 한동안 재회의 키스를 나눈 두 남녀, 그리곤 어느정도 마음이 가라앉자 정욱은 쪼그리고 앉아 진희의 불러오른 배를 스다듬었다.

"우리 아기, 잘 있었어. 아빠도 정말로 너 보고 싶었어."

뱃속의 아기에 대한 정욱의 변함 없는 애정 표출에 진희도 흡족해하였다. 특히 아빠라고 자처하는 것에 대해서 진희는 왠지 모를 형언할수 없는 감정이 북받쳤다.

"그래. 두 사람은 잘 인계했지요?"

불러오른 배를 스다듬으면서 건낸 질문, 그런데.... 아무런 대답이 없자 정욱은 약간 의아해하였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서 진희를 바라보았다.
왠지 뭔가 숨기면서 어쩔줄 몰라하는 그녀를 보자 정욱은 뭔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그녀 옆에 놓여진 낯익은 가방을 바라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뭐예요?"
"저, 그게..... 두분은 이 근처에 있는 펜션에 머무르고 계세요."
"뭐라고요??!!"

진희의 뜻밖의 말에 정욱은 놀라 어쩔줄 몰라하였다. 그러다가 다음으로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더욱 경악을 하였다.

"그리고.... 그 분들에게도 다 예기했어요. 회장님 계획을....."
"어, 어째서.... 왜 그랬어요?"
"저, 그게........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우선, 가면서 예기해드릴께요."

그리고는 진희는 정욱이랑 팔짱을 끼면서 그를 이끌고 안내를 하였다.

"저기가 바로 그곳이에요."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아담한 펜션을 가리키면서 진희가 말하였다. 그곳을 바라보자 정욱은 착잡한 심정이 조금 가라앉는 듯 하였다.

"우선은...... 들어가도록 하죠. 많이 피곤할테니까."

정욱의 말에 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 입구에 이르자 주인인듯한 여자가 나온다. 그녀는 언어장애자인 듯 말 대신 손짓 표정으로 대신하였다. 여기에 묵으실거냐는 의사표현에 정욱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그녀는 정욱과 진희의 짐들을 건내 받고는 안으로 안내를 하였다.

"정말로 오랜만이네요. 다시는 볼일이 없을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정욱은 왠지 모를 흐뭇함이 느껴진다. 그녀에겐 자신은 처음 보는 손님인진 모르겠지만은 정욱에겐 아니다. 이민지 바로 그녀였다. 왠지 모를 정욱으로 하여금 알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히게 하는 언어 장애의 여인, 지난번에 자신이 건내준 돈으로 인해서 어느정도 여유를 갖게 되었는지 그녀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으니 말이다.

"엄마아~~ 이애 또 오줌 쌌어."

쩌렁 쩌렁 울리도록 소리를 지르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그녀는 손짓으로 조용히 하라고 하면서 손님들에게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서둘러 이들을 방으로 안내를 하였다. 그리고 황급히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아마도 키우는 아이 기저귀를 갈아주려는 가보다. 방에 들어서자 정욱은 그대로 주저 앉았다. 진희는 정욱의 눈치를 보면서 짐을 풀었다.
정욱으로부터 그 계획을 전해 들은 것은 정선과 정미를 데리고 떠나기 이전부터였다.
그 계획의 요지는 이준기의 몰락, 두 번 다시는 일선에 복귀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더불어서 자신들 역시 모든 것을 버리고 어디 조용한곳에 가서 지낸다 이것이었다. 이미 그 망할 스캔들에 의해서 임신중인 진희의 존재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설령 뱃속의 아기가 정욱과 상관없는 아버지의 자식으로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내리는 고초를 격게 될것이기 뻔하기 때문에 결국 이 선택을 한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뇌리속에 자신들은 죽었거나 실종된 것으로 만드는 것.
그러기 위해서 먼저 병행하여야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정선과 정미 이둘을 당분간 떼어 놓아야 한다. 정선도 자신의 계획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감을 하고 있는 만큼 완벽한 비밀 유지를 위해서 뭔가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진희를 통한 타인에 인계하는 것, 물론 그 타인은 정선의 이전 애인인 희준이었다.
정욱이 일을 벌러기 이전에 진희의 출산 문제를 핑계로 그들에게 강원도의 어느 별장에 데리고 가게끔 종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따로 진희에게 언급을 하면서 그곳에 도착하고 난후 희준에게 연락을 넣어서 비밀리에 정선을 인계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미까지 덤으로 당분간 맡아 달라는 말과 함께.......
한 몇 년 동안 그렇게 해외던 지방이던 간에 조용히 지낼수 있는 여유 돈까지 장만을 해 놓고 말이다.
그런데 그 계획을 진희는 전혀 이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정욱의 계획을 전부 실토를 하였다. 물론 그렇게 한 이유는 나름대로 있었다. 그 이유는.......

똑똑....... 노크 소리에 정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그녀가 나타났다. 미소를 지으면서 내온 밥상을 가리키며 식사 준비를 했다고 손짓한다. 그녀가 건내준 밥상을 건내받으면서 정욱은 방안에다 놓는다.
그리곤 그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건냈다. 그러자 그녀는 진희에게 시선을 보내면서 머뭇거린다. 임신중인 그녀를 보면서 혹시라도 뭐 더 필요한 것은 없느냐고 뭍는 것 같았다.
괜찮다며 고개를 저으면서 그만 일보라고 손짓한다. 그러자 그녀는 문을 닫고 나갔다. 마침 배도 고프니 만큼 정욱은 그녀가 건내준 음식들을 들기 시작하였다. 진희도 같이 식사를 하였다.
저녁 식사를 마친후 정욱은 그 곳을 나왔다. 펜션 주인에게는 소화도 시킬겸 근처를 빙 둘러 보고 온다고 하고 자신이 자리를 비운 동안 진희를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천천히 펜션의 근처를 빙 둘러 보던 정욱, 그러다가 숲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변에 누군가가 있지 않은지 긴장을 늦추지 않은채.....
그러다가 어느정도 펜션에서 멀어지자 빨리 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얼마후 예상 장소에서 그들을 보게 되었다.

"오빠!!"

정욱을 알아보고 정미가 감정을 주체할수 없는지 힘껏 안겼다.

"보고 싶었어. 정말로.,, 흑흑...."
"그래. 나도......"
"진희씨가 말해줘서 알고는 있었지만은..... 그래도 방송으로 그 소식듣고 얼마나 걱정이 되었는지 알아!! 행여라도 뭐가 잘못된게 아닌가 하고 말이야."
"미, 미안해. 하지만은 나도 그럴 수밖에....."

정욱의 품안에서 울며 불며 징징짜던 정미는 고개를 돌려 정욱에게 연신 키스를 퍼부어댔다. 행여라도 이 사람이 여기 있는게 꿈은 아닌가 싶어서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기에.... 얼마후 두 사람은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너, 알고 있었니?"
"아니, 정말로...... 몰랐어."

정미는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바라보면서 그렇게 말하였다. 정미의 배를 바라보면서 정욱 또한 난감함에 어쩔줄 몰랐다.
정선과 정미와 같이 강원도 별장에서 기거하면서 정욱이 세운 계획을 실행하려고 준비하던 진희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미가 이유없이 입덧을 해댔던 것이다. 정선이 놀라워 하면서 동생을 다그쳤고 결국 임신중인 것이 밝혀진 것이다. 정미의 임신, 그것을 보고 진희는 자신의 행동에 제동을 걸지 않을수가 없었다. 정미가 누구를 제일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던 만큼 그녀의 임신이 뭘 의미하는 지 알수가 있었다. 물론 정미는 아이 아버지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은 그렇다고 해서 짐작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진희는 어쩔수 없이 정욱의 계획을 토설을 하였다. 물론 전부다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약간 수정을 해서 -그러니까 정욱이 자신들을 데리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으로 데리고 갈려고 한다는 것, 주위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서 이렇게 행동한 것- 이실직고?를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장소를 다시 옮겼고 여기에 이들이 기거를 하게 된것이다.

"나, 미워하는 것은 아니지?"

정미가 주눅이 든 듯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였다. 자신 역시 아기를 가진 사실에 대해서 믿어지지가 않았고 쉽사리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정욱의 반응을 보자니 더더욱 그러하였다. 원치 않는 아기라고 행여라도 지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고..

"미워하기는..... 좀더... 일찍 알았으면은 좋았을걸."

사실이 그러하였다. 만일 임신 사실을 몰랐다면은 정욱은 정말로 정미와 생 이별을 할것이도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의 자식을 버린 비정한 아버지가 되었을테니까. 그리고 정미 뱃속의 아기 역시 사생아로 전락을 하였을 것이다.

"그래. 몇 달째인데?"

정욱이 정미의 배를 스다듬으며 그녀를 끌어안으면서 차분한 어조로 말을이었다. 그러자 정미의 안색이 밝아진다.

"그건 잘 모르겠어. 테스트 시약으로만 확인을 해서..... 두달 않됐을거야."
"그러고 보니 그렇네."

처음 정미와 섹스를 벌인때를 떠올렸다. 대충 날짜를 짐작을 해보니 그정도는 될거 같았다.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문득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정미가 걱정스러운 듯이 되물었다. 자신이 임신을 하였고 아이 아버지는 정욱이다. 족보상으론 자신은 조카의 자식을 임신한 셈이다. 결코 세상에 알려져서 이득이 될것이 전혀 없는 일이 아닌가.

"천천히.... 생각을 해보지 뭐"
"설마.... 나, 떼어 놓으려는 것은 아냐?"

행여나 하는 마음에 정미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정욱에게 안기며 투정을 부린다. 그러자 정욱은 그녀를 다독이면서 부드러운 어조로 답하였다.

"이렇게 예쁜 정미랑 우리 아기를 두고 떠나다니. 너 날 뭘로 보는 거니"
"오빠아~~"

정욱의 확정적인 말에 정미는 가슴 한구석에 쌓였던 우려를 불식시켰다.

"오빠, 우리 같이 살자. 진희씨도 함께..... 그러면은 돼잖아."
"너? 진심이니?"
"응"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정미, 처음엔 어이가 없다가 정욱은 곧 생각을 바꾸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사실, 정미의 임신을 받아들이면서도 진희와 떨어져 지낸다는 것 자체를 생각도 할수 없는 그였기에 당연한 반응일지 모르니까.

"고마워, 정말로.... 날 이해를 해줘서."
"고맙긴.... 우린 이제 한 식구고 한 배를 탄 몸이야. 않그래."

미래에 대한 부푼 기대심리때문인지 정미의 표정은 어느때보다 들떠 있었다. 그러다가 정미가 뭔가 생각이 난 듯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어떻게 되는 거야?"

그러자 정욱의 표정도 덩달아 어두워진다. 자신에겐 갈아마셔도 시원치 않을 정적이긴 하지만은 그래도 이들의 아버지가 아닌가.

"오빠가 사라지고 나면은..... 우리 아버지가 회사 회장이 되는 건가?"
"??"

그 말에 정욱의 표정이 미묘해진다. 방금전에 들었던 이준기의 체포를 정미는 아직 전해듣지 못한 듯 하다.

"아마도.... 그렇게 될걸"
"그러면은..... 그 다음은 어떻게 되지?"
"역시...."

아직 구체적인 현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해듣지 못하다고 확신을 한 정욱은 대충 그럴싸하게 대답하였다. 현재 그룹의 계열사 과반수가 떨어져 나간 상태이고 남은 것은 빈껍데기뿐이라는 것을, 그것을 가지고 앞으로 이준기는 살림을 꾸려 나가야 할것이라는 것과 잘되면은 자수성가하는 것이고 못하면은 쪽박차는 거라고.......

"인심 좀 써두지 않고......"

껍데기만 자신의 아버지에게 안겨줬다는 말에 정미의 입이 삐죽 튀어나온다. 그런 정미를 정욱은 바로 볼수가 없었다. 차마.......

"이만 들어가봐. 밤도 다됐잖아."

이미 날도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정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같이 들어가."
"않돼. 우린 여기 같이 들어온게 아니야. 어디까진 남남이라는 거 명심해."

그러자 정미도 잠시 잊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 진희의 제안에 의해서 서로 따로 따로 이 펜션에 묵게 되었던 것을 말이다.
현재 정미와 정선은 서로 다른 방에 묵어 있다. 자매 지간으로써가 아닌 남남으로 말이다. 그럴싸하게 대충 변장을해서 알아보지 못하도록......

"그, 그랬었지. 그럼 나 먼저 들어가볼게."
"그래. 몸조리 잘하고 푹 쉬어 아무 생각도 말고......"
"알았어."

몸조리 잘하라는 말에 정미는 왠지 모르게 뿌듯해지는 느낌이었다. 활기찬 걸음으로 펜션으로 향하였다. 그런 정미를 미소로 바라보는 정욱, 하지만은 그의 마음속은 그 표정처럼 밝지만은 않았다.

"난, 그 자식 요절을 내려고 하고...... 그 여식은 내 아이를 가지고..."

무협 소설이나 영화에 나올법한 꼬이고 꼬이는 악연의 연속이 아닌가. 그렇기에 정욱으로써는 기가 막힐뿐이다. 하지만은 어쩌겠는가. 이미 이렇게 된 것 주워담을수 없는 물이 아닌가.

"그나저나, 나중에 정미가 다 알게 되면은 어떻게 하지?"
"그전에 내게 솔찍하게 털어두면은 되잖아. 않그래."
"??!!"

갑작스레 뒤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음성에 정욱은 놀라서 되돌아보았다.

"어, 어머니!!"
"풋~~"

얼떨결에 정욱이 어머니라고 부르자 정선이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 그렇게 부를 필요가 있을까?"

정선의 말에 정욱도 더는 말을 잇지 못한다. 하긴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현재 정욱은 실종 및 사망한 것으로 세상이 알고 있다. 그렇기에 생전?의 가족관계니 호칭이니 하는 것은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잠시 할 말을 잃고 있는 정욱의 곁에 다가오면서 정선은 재차 입을 열었다.

"자, 어디서부터 시작을 할까? 그렇지. 너의 시나리오를 말해봐. 우리 아버지를 파멸 시킬려는 그 이유를 말이야."

아버지를 거론하는 정선의 눈가에 왠지 모를 불빛이 번쩍이는 듯 하였다. 그것을 보면서 정욱은 잠시 주눅이 드는 듯 하였다. 정미와는 달리 정선은 이미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듯 하였기에....... 하지만은 이내 결심을 한 듯 당당한 어조로 설명을 하였다.

"....... 이렇게 된거죠. 사실, 제가 영악하였다기 보단 그들이 서로 딴 마음을 품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그런 그들의 마음에 제가 불을 당긴거죠. 당신 아버지가 한 일을 자신들이라고 왜 못할쏘냐. 이렇게 말이에요."

그말을 듣는 정선으로써는 정욱을 다시 보게 되었다. 처음 정욱이 준기에게 부회장 직을 앉힌 것도 알고 보면은 치밀한 계산하에 이루어진 일이라니.
주변사람들, 특히 준기의 측근들에겐 자신이 강압 및 협박에 마지 못해 이끌려 다니는불쌍한 인생으로 보이게 하였고 그것으로 하여금 그들의 마음에 딴 생각을 품게 자극을 한 것이었다. 아직 어리지만은 세상 물정 잘모르는 돈 많고 큰 권력을 쥔 놈, 그러면서 준기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으니까 잘만 이용하면은 자신이 조정을 할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끔 말이다.
결국 부회장직에 앉힘으로 해서 그런 그들의 마음은 준기에게서 돌아섰고 아울러 정욱에게 접근을 한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한영성 바로 그 사람이다.

"그냥, 우리 아버지를 해고 시키면은 되잖아. 않그래.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그동안에 그럴 기회가 여러번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문득 그런 의문이 들면서 정선은 질문을 던졌다. 아무리 어리긴 해도 배짱으로 밀어 붙이면은 되는 일이 아닌가. 그리고 유상민과 만나서 전해들은 얘기중에 정욱이 자신과의 인정에 이끌려서 자신의 아버지를 내칠 기회를 박차버린 적이 있다는 말과 함께 충고 몇마디 한것도 상기를 하면서.....

"그렇지가 않아요. 그냥 해고 시킨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었으니까요."
"무슨 소리야?"

정욱의 설명이 이어진다. 과거 아버지가 회장이던 시절 그룹내에서 이중장부 및 비자금 조성을 담당하던 것은 신세웅 이사라는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이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를 보기 힘들게 되자 전무로 있던 준기를 시켜서 자신이 하던 일을 대신 보게 하였다.
그 업무를 관장하게 되면서 준기는 회사 비자금 및 이중 장부조성에 상당히 관여를 하였고 그 자금중에서 상당한 거액들을 편취하였던 것이다. 물론 드러나지 않게끔 비자금 장부들을 조작을 해가면서 말이다.

"그냥 내보내면은 다 해결될까요? 천만에요. 회사의 검은 거래 내역을 다 알고 있고 그것을 잘만 이용하면은 이쪽을 겨누는 비수와도 같이 돌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 당신 아버지예요. 설령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정도 자금이면은 뭔일이던 간에 쉽게 벌일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냥 내보낼수가 없었어요."
"그러면은..... 그 돈들은 어떻게 된거니?"
"전부다 회수했어요. 한푼도 남김없이........"
"그러니."

잠시 침묵이 흘렀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진 않았지만은 자신의 아버지의 가리워진 어두운 면을 알게되는 것 같아서 그런지 정선의 표정은 침울해하였다.

"그러면은.... 우리 아버지는, 어떻게 되는 거니? 지금 널 죽였다고 의심받고 있는데......"
"한동안 그렇게 지낼거예요. 하지만은 오래가진 않을거예요."
"오래가진 않을거라고?"
"왜냐하면은 난 살아 있으니까요. 그리고 죽었다고 여기는 것은 저들 생각일뿐이거든요."
"..............."
"죽였다는 증거도 없고, 시체도 없는데, 살인했다고 오해를 받을 리가 없잖아요. 않그래요?"
"그 말은..... 그것도, 니가 벌인 일이니?"

이번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을 죽일려던 그 괴한들, 그리고 자신의 집에 침투를 해서 서류를 빼내고 방화를 하려고 한 그들 괴한들도 전부 다 자신이 시켜서 그렇게 한 것이다. 물론 의뢰를 받은 그들은 의뢰 당사자가 누군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 일을 추진한 것이고 경찰에서 그것을 밝혀 내려고 하더라도 추적이 어렵게끔 조치를 해놨다.

"꼭 그렇게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니?"
"대화로 해결이 가능한 일이 아니거든요. 십수억 달러나 되는 돈을 그렇게 몇마디로 돌려 받을수 있다고 생각을 하셨어요. 그게 가능하다면은 제가 왜 회장이 됐을까요?"
"그렇다고 해도.... 우리 아버지만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건 좀....."
"아!! 오해는 마세요. 물론 지금 곤혹을 치르는 것은 그분이긴 하지만은 편파적으로 일을 벌인 것은 아니에요. 처벌은 공평해야 하니까요"
"뭔 소리니?"

하지만은 이번엔 정욱은 아무말을 하지 않았다. 정선도 더는 채근하지 않았고... 아마도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자니 정선과 준기의 부녀 지간이라는 관계를 의식한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정미는 어떻게 할거니"

한참후에 정선으로부터 정미 얘기가 거론이되자 정욱이 흠칫하였다. 사실 그 얘기가 나올것이 너무 두려웠다. 정미와 섹스를 하면서도 그런거 일언 반구도 없이 그녀와도 섹스를 벌였던 것을 상기하면은 왠지 모르게 두려움이 앞선다.

"너.... 정말로 대범하구나"
"미, 미안해요."

대범하다는 말이 뭘 의미를 하는지 잘안다. 그렇기에 정욱의 입에서 나올 말은 정해져 있다.
그렇게 어쩔줄 몰라하는 정욱을 보면서 정선은 더 뭐라고 말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사실 그렇게 뭐라고 잔소리한다고 해서 원상태로 되돌아 갈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거기다가 동생이 얼마나 정욱을 좋아하는지 잘 알면서도 그런거 미리 파악을 못하고 놔둔 자신에게 책임도 없진 않으니까.

"자, 마지막 결론을 말해봐. 진희씨를 통해서 나랑 정미를 어떻게 하려고 하였는지...."
"저, 그게......."
"혹시.... 그 사람에게 몰래 날 넘기려고 한 것은 아니겠지?"

행여나 하는 마음에 정선이 넌지시 떠본다. 아니나 다를까 고개를 끄덕이는 정욱, 그것을 보자 정선은 화가 치밀었다.

"내가 말하였지. 그 사람과의 문제에 함부로 끼어들지 말라고....!!"
"하지만은 그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 예리한 가죽 때리는 소리가 숲속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정욱의 고개가 90 도 이상 옆으로 돌아갔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다시 정선과 마주하였다.

"미안해. 정욱아."

정선의 눈가에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애써 입술이 부들 부들 떨리는 것을 억제를 하는 것이 그녀의 심중이 어떤지를 알수가 있었다. 정욱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만 보았다.

"나, 쉬고 싶어. 얼마동안은......."

그리고는 정선은 돌아섰다. 펜션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그녀의 뒷모습을 정욱은 계속 지켜보았다.

"그래. 내가 죽일 놈이지. 암......."

그녀에게 아직 말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아니, 말할수 없는 것들이라고 표현해야 옳을 것이다.
이번 준기의 몰락 시나리오 작성의 기초는 정욱 자신이 아닌 자신의 아버지가 계획한 것이다. 아버지의 유언장 공개이후 집안의 비밀금고 열쇠와 비밀번호까지 알게 되었고 그 안에서 아버지가 정욱에게로 보내는 편지가 하나 있었다. 그것을 읽고 정욱은 아버지가 자신에게로 왜 전 재산을 넘겨주었는지 이유를 알수 있었다.
아버지가 준기를 제거하려고 마음 먹었을때는 준기는 알게 모르게 회사내에서 영향력을 넒혔고 무시 못할 정도였다. 거기다가 회사 비자금에서 빼돌린 거액의 달러들.....
그런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서 쉽사리 손을 댈수 없었다. 거기다가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에는 병윤 스스로는 너무 늙었고 명이 다해 간다는 것을 스스로 실감을 하였을때였다.
그렇기에 병윤은 자신의 계획을 다음 세대로 넘겨서 추진시킬려고 마음을 먹었고 정욱에게로 이어진 것이다. 21살된 거대 그룹의 오너, 세상 물정 모르는 단순한 어린 녀석, 그런 상대를 준기가 좌지우지 하려고 할 것은 당연할 것이다. 능력보단 욕심이 제일 앞서는 상대니까 오랜 시간 곁에서 보아온 상관으로써 상대의 허와 실을 어느정도 파악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가진 힘이 어느 정도인지 주체를 할수 없는 만큼 정욱 자신이 준기에게 의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은 준기는 당연히 그 미끼를 덮석 물게 될것이고 그때마다 나름대로 틈을 보이게 될것이라는 것이다. 그 틈을 잘만 이용을 한다면은 준기를 쓰러뜨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것이라고 하며 반드시 그 일을 이루어 달라고 하였다.
실제로 이때까지 정욱이 그 일을 암암리에 추진을 하면서 봐왔지만은 아버지가 예측한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전부다 아버지가 세운 계획을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아닌 그때마다 현실에 맞게끔 적용하여서 부분적으로 정욱 자신이 수정한 것이다.
그렇다면은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아버지는 왜 정선과 결혼을 한것일까. 반드시 제거하려고 벼르고 별렀던 상대의 딸이랑 자식들과 세인들의 비아냥거림까지 감내해 가면서 말이다.
편지에는 그에 대한 내용이 언급이 되어 있진 않았지만은 편지의 내용을 감안한다면은 아마도 아버지는 준기의 자만심을 조장하기 위해서 자신의 속내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추측되었다.
그렇다면은 정선이 말한것과 같은 아버지를 만나게 된 동기는 우연이 아닌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고 볼수 있었다.
바꿔서 말한다면은 아버지는 준기를 제거 할 목적으로 그녀의 딸에게 접근을 한것이고 속된 말로 농락을 한 것이다.
계획된 결혼, 남편의 애인과 한 이불을 같이 하며 뒹굴어야 했던 불안정한 결혼 생활, 그리고 1여년 이후 수절 과부, 그리고 죽은남편의 자식과 다시 몸을 섞었고......
되짚어 보면은 얼마나 그녀에게 욕이 되는 일인가. 정욱으로써는 동정이 되지 않을수가 없었다.
지금 정선의 심정이 어떨까. 아마도 자신에 대한 무한한 배신감에 이를 갈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매장시키고 아울러 동생과 함께 자신을 욕보인 것에 분노를 하며.......
앞으로 그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않잡혔다.

"피곤하다. 피곤해."

극도의 피곤함이 몰려오는 것을 느끼고 정욱도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몇일 동안 제대로 잠을 못잤다. 그날 괴한들에게 습격을 당해서 실종이 될 때부터 그리고 이곳에 오기까지 긴장과 초조함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행여라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거나 누가 수상하게 여길까봐 얼마나 노심 초사를 했던가.
펜션에 이르자 마당에는 아이들이 이리 저리 뛰어 놀고 있었다. 그리고 곧 그녀가 나와서 아이들보고 어서 들어가라며 손짓을 한다. 하지만은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말에 아랑곳 않고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였다. ?고 ?기는 엄마와 아이들의 모습, 그런 모습에 정욱은 피곤한 와중에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들의 정겨운 생활을 보노라니.....
하루 이틀, 이렇게 그곳에 기거하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정욱은 여기 오기 이전에 벌였던 일들에서 서서히 자유로워지기 시작하였다. 삭막한 도심에서 온갖 음모와 모략과 술수가 판치던 곳에서만 지내다가 이렇게 경치 좋은 강원도의 어느 숲속의 펜션에서 기거를 하니까 알게 모르게 안정을 되찾아갔다.

"뭔 얘기를 한거예요?"

진희가 펜션 주인인 그녀랑 잠시동안 뭔가 예기가 오고간 것을 보고 정욱이 궁금해서 진희에게 물었다.

"예. 저 임신 중인거 산달이 언제냐고 묻더군요."
"그건 왜요?."
"아무래도 여기 오래 머물거면은 그에 대해서 준비를 해둬야 겠다는 생각에서 그러는 거같았어요."
"그렇군요."

그러다가 진희가 짖궂은 표정으로 정욱에게 넌지시 말을 걸었다.

"저희가 어떤 사이인지도.... 물어보았죠. 그래서......"
"그래서!!"

아무래도 그 여자가 뭔가 메스컴을 보고 자신들에 대해서 의심을 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정욱이 화들짝 놀라서 진희의 다음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호홋, 놀라지 마세요. 그런건 아니니까. 아무래도 저희들이 나누는 말을 듣자니 부부사이 같아 보아지 않아 보여서 물어보는 거래요."
"그래요? 어떻게 말했어요"
"동성 동본이라서 집안에서 서로 반대를 해가지고 결혼 못하는 사이라고 했죠. 그러더니 이해가 간다는 듯 동정하였죠."
"잘했어요."

참으로 그럴싸하게 둘러댔다 여기면서 정욱도 안심을 하였다. 그러다가 진희가 화제를 다른데로 돌렸다.

"정미씨...... 앞으로 어떻게 할거예요."

정미가 임신중인 것을 알게 되었을때부터 그 아이가 정욱의 자식이라고 어렴풋이 짐작을 한 진희였다. 그리고 정욱에게 그 얘기를 하였을 때 그의 반응을 보고 자신의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고.... 그렇기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지 않은가.
정욱이 아무말도 못하자 진희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우리 같이 지내는 것이 어때요?"
"뭐라고요?"
"어디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그렇게 지내는거 말이에요."

정욱이 듣기에는 황당하기까지 하였지만은 사실 생각을 해보면은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진희는 정욱의 아버지의 애인에서 그의 자식까지 밴 몸인데 정욱과 평생을 같이 하고자 이미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하지만은 정욱과 자신은 세상이 허용하는 인연은 절대 아니었다. 거기다가 정미까지 아기를 가졌으니 미래를 생각한다면은 자연스레 답이 나오지 않은가.
그런 진희의 속마음을 은연중에 느낀 정욱은 잠시 침묵으로 지내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나, 밉지 않나요?"
"밉다니요?"
"정미가 임신한 것 알았을 때, 내 자식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말이에요."
"후훗......"

자신이 행여라도 질투를 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진희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다가 이내 표정관리를 하고는 정욱에게 말하였다.

"그러는 회장님은요?"
"나? 나는 왜요?"
"제가 임신한 것 알았을 때 말이에요."

그러자 정욱의 표정이 미묘해진다.

"저나..... 그분 둘다 아니면은 어느 한쪽이 밉거나 하진 않았나요?"
"그, 그게......"
"어찌되었던 간에 저랑 회장님, 그리고 정미씨와 회장님 서로간엔 순수했고 진지했어요. 않그래요?."
"그렇죠."

그리고는 진희는 정욱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말하였다.

"솔찍히 말을 해서..... 정미씨 질투하였다기 보단 부럽다는 생각이 우선이었어요."
"어째서요?"
"제가 못하는 것을 정미씨가 대신 해줬으니까요. 한편으론 고맙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어요."

진희가 임신중이였던 만큼 정욱과의 섹스는 어려웠다. 그렇기에 자신의 손으로 자위를 돕는 것 아니면은 입으로 해주는 것이 전부였다. 진희는 이점이 항상 맘에 걸렸고 정욱에게 미안하였다.

"그리고.... 아기까지 가졌다는 것을 알았을때는..... 얼마나 부럽던지..."
"진희씨."
"저기, 회장님...."
"예."
"정미씨한테 했던 것처럼 저한테도...... 해주실거죠."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면서 진희가 간절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말하였다. 정욱은 그녀가 뭘 원하는지 알수가 있었다. 아기를 낳고 나면은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 달라는..... 그리고 또 하나......

"그럼요. 진희씨, 우리 힘닿는데까지 쑥쑥 낳아요. 많으면은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솟구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정욱이 진희를 와락 껴 안았다. 정욱의 품에 안긴 진희의 눈가에 눈물이 글썽였다. 앞날을 예측할수 없는 자신들이지만은 그래도 이 세상을 전부 손에 넣은 것만 같았다. 설령 당장 죽는다고 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몇일후 정선은 저녁 식사를 마친후 숲으로 향하였다. 그날 저녁 정선이 자신에게 숲 방향을 손으로가리키며 그곳에서 보자고 눈치를 줬기에 그녀가 떠나고 나서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후 그녀의 뒤를 따른 것이다. 얼마후 전번의 그 장소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를 본 정욱은 긴장을 하기 시작하였다. 뭔 소리가 나올까.

"많이 기다렸어요?"
"아니."
"뭔, 하실 말이라도 있나요?"
"글세...... 할말이 있기야 하지. 하지만은...."

잠시 그녀가 망설이며 뜸을 들였다. 그러다가 이내 결심을 한 듯 잠시후 입을 열었다.

"정미랑 진희씨 끝까지 책임 질거니?"
"물론...... 이죠."
"여자 둘을 끼고 산다? 부전 자전이라고 해야 하나. 어떻게 그 스캔들처럼 그대로 전개되는지.....흐흐흐"

문득 자신과 진희를 품고 매일 밤 뒹굴던 남편이 떠오르자 정선은 웃음을 터트렸다.

"요약을 하자면은 넌, 모든 것을 다 버리고 그들을 위해서 이렇게 한거네. 그렇지?"
"말하자면은... 그런 셈이지요."
"그러면은..... 그 버린 것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
"그렇게 궁금한가요?"
"아니, 말하기 싫으면은 않해도 돼. 알고 싶지도 않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잠시동안 침묵이 흘렀다. 정욱은 인내를 발휘하면서 그녀의 다음 말이 이어지기를 기다렸다.

"저기, 있지 정욱이 너......"
"예."
"원래의 니 계획에 난 어디 먼 곳으로 가서 조용히 몇 년 동안 지내게 하는 거지. 그러고는 비밀을 지키면서 우리 아버지는 처벌을 받고 댓가를 치르는 거고......"
"그렇죠."
"넌, 반드시 그 계획을 실행을 하고 이루어야 하는 거고말이야."
"그래요."

대답을 하는 정욱의 입술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듯 하였다. 미안하지만은 애석하지만은 그것만은 절대 양보할수 없다는 것을 그녀에게 암시를 하면서 대답을 하자니 않그렇겠는가.

"그래, 그렇게 해. 우리 아버지 잘못한거..... 당연히 죗가를 치러야 하겠지.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면은 말이야."
"저......"

뭐라고 말을 하려는 그 순간 정욱은 정선의 제지로 더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 대신에 나를 위해서 한가지 약속해주면은 하는데....."
"어.....떤거죠?"

자신에게 뭔가를 요구하자 정욱은 바짝 긴장을 하였다. 어떤 부탁을 할까.

"그렇게 해준다면은..... 난 아버지를. 버릴수도 있어."
"??!!"

아버지를 버린다는 말에 정욱은 당혹스러웠다. 이 여자가 뭔 뜻으로 뭔 생각으로 이러는 것일까 하고..... 그런 정욱의 곁에 정선은 한발 한발 다가왔다. 그리고.......

"정미에게 약속했던 것..... 나한테도 해준다면은 말이야."

그 말을 끝으로 정선은 정욱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시선을 아래로 향하였다. 그녀가 내려다 보는 쪽으로 같이 시선을 옮기던 정욱, 그리고......

"서, 설마......!!"

경악을 하는 정욱, 그런 정욱을 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정선은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말하였다.

"확실치는 않지만은 아무래도........ 이번달 소식이 없어."

정선은 더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 자신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인만큼 지금 그녀의 심정 역시 정욱 못지 않게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 상태로 얼마나 지났을까. 정욱이 정선에게 다가갔다. 그녀를 와락 껴 안았다.

"난, 착한 아들 되긴 글렀네요."

새엄마를 임신 시킨 의붓 아들이니 오죽할까. 그러자 정선도 쓴웃음을 지으며 답하였다.

"나도, 엄마로써 자격 미달이야."
"그거야..... 새엄마로써 그럴테죠. 친엄마로는 그렇지 않을거라고 보는데.... 않그래요."

대답 대신 정욱을 껴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간다. 마찬가지로 정욱 역시 그녀를 껴 안은 두 팔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둘은 말 없이 서로를 품에 안은채 서 있었다.

정선이 임신 사실을 안 것은 얼마전이었다. 정욱의 부탁을 받고 진희를 데리고 가던 중 정미가 태기를 보이고 다그쳐서 알아보자 정욱과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였다. 그때 정선은 한동안 신경쓰지 않았던 배란일에 대해서 되짚었다. 자신 역시 정욱과 최근에 관계를 가졌으니까. 그리고 이번달에 소식이 전혀 없단 것을 알게 되었다. 놀라는 마음에 한편으로 남아 있던 임신 진단 시약을 가지고 테스트를 벌였다. 결과는 자신도 정미와 마찬가지라는 것이었다.
자신의 아버지의 몰락에 그리고 정욱의 철저한 계획에 놀라워하며 갈등을 하던 정선으로써는 적지 않은 혼란이 아닐수 없었다.
정욱의 계획대로 따를 것인지...... 아니면은 자식으로써 도리를 지킬것인지를 놓고 갈등을 하던 자신, 결국 정선은 양자 택일을 하게 되었다.
같은 배를 타게 된 몸이라는 것을 자각을 하면서 그렇게 정욱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그나저나.... 이젠 어떻게 한다?"

옆에 진희가 곤히 잠든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욱은 한숨을 내쉬며 고민을 하였다.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 출발하고자 하였던 정욱의 계획은 예기치 못한 변수로 인해서 다시 새로 구상을 하여야 하였다.
처음 계획은 진희만 데리고 어디 조용한 산골이나 외진 곳에 가서 행복하게 산다는 단순한 계획이었다. 그런데..... 정미와 정선 둘다 자신의 아이를 가졌고 그들을 버릴수가 없었던 만큼 정욱으로써는 책임을 져야 하였다.
자신 혼자라면은 모를까 저들 세명의 임산부들까지 안배를 해야 하는데...... 피곤하였다. 정욱은 눈을 부쳤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을 하기로 하며....

"저, 저기......."

마당에 서성이면서 한참 생각에 잠기던 정욱은 누군가 뒤에서 인기척을 보내자 뒤돌아보았다. 이민지, 펜션 주인인 그녀였다.

"이, 이거...."
"예. 고맙습니다."

고구마랑 감자 塚?것을 건내주면서 먹으라고 권하자 정욱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예...예기를.... 들었는데..... 마음.... 고생 많으시겠.....어요."
"뭘요. 고생이랄 것까지야."

아마도 진희에게서 들은 자신들은 동성 동본 연인이라는 소리를 곧이 곧대로 믿는 가 보다.

"곧.... 아기가..... 태어나면은..... 정말로.... 행복....하실.....거예요."
"그럴테죠. 그쪽처럼.... 어쩌면은 세상 사는 재미란 것을 체감하게 될지도 모르죠."

그러자 그녀가 멋쩍은지 잠시 고개를 숙인다. 그녀의 그런 행복한 모습이 정말로 보기 좋았다.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은 정욱에겐 너무나도 가슴 뿌듯한 순간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모든 것을 극복할수 있는 용기란 것을 갖게 될지도 모르고요."
"에? 예?"

뭔 소리냐는 듯 그녀가 정욱을 바라보았다. 정욱은 그녀와의 시선을 피하고 말을 이었다.

"실은..... 이곳에 머물면서 이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당신에 대한 소문을 약간 들었거든요."

그러자 그녀가 약간 당황해하였다. 자신에 대한 소문이라면은 어떤 내용인지 않들어도 잘 아니까. 그녀가 당황하는 표정을 짓자 정욱이 황급히 말을 이었다.

"아!! 오해는 마세요. 그쪽을 보고 뭐라고 하려는 의도는 아니니까요. 다만.... 제 경우에 비해서 많은 귀감이 되어서 그렇다는 거죠."
"그......런가요."
"아직 저는..... 이 세상 사람들의 편견과 시선을 극복할 용기가 부족해요. 그런데 그쪽은.... 나이도 몇 살 차이가 않나면서도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걸까요."

어느세 정욱은 자신의 실제 처지를 한탄하는 식으로 대화를 진행해나갔다. 물론 듣는 그녀는 연인과의 사랑을 이루는데 부H힌 현실을 자책하는 것에 대한 한탄으로 받아들이겠지만은.....

"저도..... 너무 힘들고.... 괴로운....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은... 그것을..... 극복을 할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그분을.... 떠올리면은..."
"그분이라면은.....?"

그녀가 하는 말을 듣던 정욱은 그녀의 다음 말에 귀를 귀울였다.

"5년전...이에요. 그분을.... 보게 된... 것이......."

그날을 회상하듯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5년전 비오던 여름날 밤, 그녀가 기거하던 지금은 허물어진 움막에 한 괴한이 들아닥쳤다. 막 목욕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던 그녀를 그 괴한은 순식간에 그녀를 덮쳤고 그녀의 순결을 짓밟아 놓았다.

"울면서.... 괴로워하던..... 나한테.... 그 사람은... 무릎을 꿇면서..... 미안.....하다고 그...랬어요."
"그래서요?"
"사과.....를 하던.... 그 사람을.... 보니까.... 아주... 어린게..... 중학생 정도.....로 보였어요"

그 어린 괴한은 우연히 캠핑 왔다가 대열에서 낙오를 하였고 산속을 헤메이고 있었다고 하였다. 때마침 비가 오고 곧 폭우가 휘몰아쳤는데 그러다가 인가를 보게 되었고 이곳에 왔는데 때마침 목욕을 하던 그녀를 훔쳐보게 되었다고 하였다.

"도, 도저히..... 견딜수.... 없었고...... 참기... 어려웠.....다면서.... 그렇게..... 한거였죠."
"그리고는요."
"나도...... 어쩔수 없다면서..... 다시...... 저를..... 덮쳤....어요."

정욱의 눈앞에는 당시 그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처음 일을 끝내고 난 그 어린 소년은 무릎을 꿇으면서 사과를 하고, 그러다가 다시 또 성욕이 발동을 하였고 달려들기를 그렇게 반복을 하는 모습을 말이다.

"그렇게..... 여러번.... 하다가..... 저도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보니.... 그 사람은.... 없었어요."

날이 밝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방안에는 간밤에 정사를 치른 흔적들만 남아 있고 사고친 놈?은 사라지고 없었다고하였다. 그야 말로 한여름밤의 악몽이라고 해야 할 일이었다.

"그리고.... 나서 몸이..... 이상했는......데...... 주위사람......들이 제가.... 아기를... 가진거라고... 말해.... 주더군요. 알게...되었....을때가.... 7개월..... 됐을.... 무렵이었어요"
"저런.....!!"

정욱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7개월 됐을때야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았다니....

"그러다가... 아기를 낳았어요."

그때부터가 그녀의 고행의 가시밭길의 시작이었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넉넉지 않은 쪼들리는 살림이지만은 자신 혼자서 몇 년 정도는 지낼수 있을 정도의 여유?란 것이 있었는데 아기가 태어나자 그 여유가 사라진 것이다. 돈들어 갈일이 너무나도 많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생계의 어려움을 격었다고 하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근처 낚시터를 지나다가 낚시꾼으로부터 돈을 줄테니 하자는 제안을 받게 되었고 결국 그일에 발을 들여 놓았다고하였다. 그 다음부터는 말하지 않아도 정욱이 잘 알고 있는 일이었다. 직접 목격을 하였으니까.

"죽고싶다던가 괴롭다는 생각 않들던가요?"
"처음.....에는 그.....랬죠. 하지만.....은 제.... 젖을 물고 재....롱부리는.... 아기를 보면.....은 그런.. 생각이.... 사라졌어요. 그리고..... 살고 싶다는.....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어요."
"정말이지 대단하신 분이네요. 그런데.......아까 말한 그분은 누군가요? 그 사람을 떠올리면은 용기가 나고 힘이 솟는 다고 하던 상대 말이에요."

순간 정욱이 생각이 났는지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저....에게.... 이....렇게 예쁜 아기...... 갖게.... 해준 그 사람 말...이에요"
"그 중학생 말인가요?"
"아마도....... 그...럴거.....예요."
"??"

그녀의 대답에 정욱은 뭔 소리인지 감이 안잡히는지 어리둥절해하였다. 하지만은 곧 다음으로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그 의미를 깨달을수있었다.

"어쩌.....다.... 몇 번씩...... 저.....에 집에... 몰래...돈을.... 두고.... 가곤 했어요.... 한번도..... 그사람을..... 보진 못......했지만은 틀....림없이 그분일거예요."

알게 모르게 은밀하게 자신의 집에 얼마간의 돈을 놓고 가는 정체 불명의 상대, 그때가 한창 첫 아들을 낳고 살림에 쪼들리며 이리 저리 분주하던 시기였다. 그녀는 그 대상이 분명 첫 아들을 낳게 해준 그 사람이라고 단정하고 있던 것이다.
졸지에 자신이 그녀의 아이 아버지로 오인을 받게 되자 정욱의 표정은 황당함 그자체였다. 하지만은 이해 못할 것도 아니었다. 이런 저런 눈치나 언급도 없이 자신이 행한 일인데 않그렇겠는가.
결국 그 정체 불명의 인물의 도움에 의해서 어느 정도 살림에 보탬이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곳 펜션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다가 얼마후 또 그 의문의 상대에 의해서 거액의 뭉치돈이 전해졌고 때마침 펜션 주인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서 이곳을 싸게 내 놓았고 그 돈으로 이곳을 인수하게 된 것이다.

"잘됐군요."

자신이 건내준 돈으로 이곳을 운영하게 되었다는 말에 정욱은 왠지 모를 청량감이 맴돌았다. 어느정도 도움이 될거라고 여겼지만은 이 여자가 이렇게까지 자립을 할수 있게 될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으니까.

"그분.....으로 ..... 인해서.... 전..... 새로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에요."
"어째서요?"

영 이해가 않가는 듯 정욱이 되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재차 말을 이었다. 자신의 부모님들이 돌아가시고 의지할데가 없이 홀로 지내는 동안 세상을 비관하고 여러번이나 자살을 꿈꿨다고 하였다. 이렇다 할 물려받은 재산도 없고..... 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도 못한 그런 자신을 비관하며 외로움에 괴로워하다가 그렇게.......

"그 일을..... 격고..... 나서.... 부터는.... 저는..... 그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도.... 않았고.... 뭐든..... 극복을 할수..... 있을.....거같...은 용기가.... 났어요."

미혼모지만은 의지할수 있는 핏줄을 가졌고 아울러 그 아기를 키우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동안 그녀는 삶에 대한 보람이나 희열을 만끽하였고 활기찬 나날들을 보내왔던 것이다.

"그런쪽에서.... 삶에 대한 보람을 찾으셨다.... 그말이네요."
"예."
"부럽군요. 정말로....."

정욱은 점점 그녀의 얘기속에 끌려들어가는 듯 하였다. 먼 발치에서만 바라보던 그녀와 이렇게 마주보면서 허심탄회하게 예기를 하는 만큼 않 그렇겠는가. 한동안 그녀와 예기를 나눈후 정욱은 자신의 방으로 되돌아갔다.

"당신이랑 일찍 이렇게 얘기를 나눴다면은.... 좋았을걸."

그녀를 통해서 정욱은 힘찬 도전 의식을 느꼈고 그것을 실행하고픈 생각이 들기까지 하였다. 이 세상에 대한 거칠 것 없는 도전을 말이다. 하지만은 자신은 그것을 실행에 옮길수가 없었다. 너무 늦었다.

"언니 정말로... 다시 봤어."
"미, 미안해."

정욱과 진희를 기다리는 동안 정미는 언니를 추궁하기 시작하였다. 언니가 임신하였다는 말을 들은 것은 어제쯤이었다. 언니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정욱의 자식을 가졌다니.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가.
정미의 추궁에 정선은 부끄러운 듯 말을 잇지 못하였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자신이 정미와 정욱이 이어지지 못하도록 갖은 압력을 다 행사를 하고 감시까지 하던 몸인데 정욱의 아이를 임신을 하였으니까 말이다. 그런 언니가 얄밉긴 하지만은 정미는 그렇게 몰아붙이진 않았다. 똑같이 한남자의 아기를 가진몸이니 만큼 자매지간으로써 동질감이 앞섰다.

"언니도.... 오빠가... 그렇게 좋았어?"
"으, 응"

마지못해 정선이 답하자 정미는 더는 추궁하진 않았다. 뭐, 이해 못할 일도 아니었다. 아무리 봐도 모자지간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무리인 연령대였다. 그리고 일찍 과부가 된 몸의 언니, 그런 만큼 누군가 의지할 상대가 있어야 할것이고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겠는가.
그 대상이 정욱이 된것일 뿐이다. 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정미는 언니의 손을 잡으며 말하였다.

"우리.... 이때까지 그랬던 것처럼 잘지내자."
"고마워. 정말로......"
"그런데.... 오빠랑은 한 것은 언제부터야?"
"하, 한달정도 넘었나? 그런데.... 그건 왜......?"

그러자 정미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내가 형님이 되는 거네. 않그래. 동생."
"너!!"

정욱과 관계를 가진 순서대로 일종의 서열을 매기는 정미의 논리에 정선은 기가 막혔다.

"너, 나보고 형님 소리 듣고 싶니?"
"흐흐흐......."

대답 대신 웃음으로 답하는 동생을 보면서 정선도 웃음을 터트렸다. 농담치곤 썰렁하다고 여기면서.......

"그나저나, 오빠랑 진희씨는 언제 나오지?"
"조금만 기다려. 곧 올거야."
"그나저나, 우린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글세..... 두 사람 오면은 상의해보자."

남자 하나에 여자 셋, 그리고 그 여자 세명은 전부다 임신중, 앞으로의 거처 문제가 여간 고민이 아니었다. 오늘 정욱은 거처를 옮기자고 했으니까 아마도 뭔가 생각이 있을거라 여기면서 일단은 불안한 마음을 접어두기로 하였다.

"뭘 이렇게 많이 주세요?"

오늘 떠나기로 되어 있는 이들 동성동본 연인?들을 위해서 주인인 이민지는 이것 저것 챙겨주는 것에 정욱은 난감해하였다.

"이건.... 산모에게...... 좋....은것이고.... 이건.... 제가.... 수확....한거..죠."
"그건 잘 아는데..... 이렇게 저희들을 챙겨주면은 그쪽은 남는 것이 뭐가 있다고......"
"영농.... 배울려면...... 이정도.... 가꿀줄 알....아야죠. 도움........은 될거예....요."

정욱은 진희에게 시선을 주었다. 진희는 난처한 듯 어쩔줄 몰라하였다. 그녀에게 어디 조용한데 숨어 지내면서 농사일을 배우면서 영농 후계자로 전업을 할 계획이라고 그냥 지나가는 식으로 얘기를 한거였는데 이 여자가 이렇게 챙겨 줄줄이야.

"어찌됐건 고마워요. 아!! 저것도.... 저희들 주실건가요?"
"예? 뭐......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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