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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09 1,246회 0건
## 사실 뭐... 글자 한자 한자 읽어 주길 바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좀더 세밀히 읽어 주실 줄 았았어요.
대충 읽으시는 독자님들.. 섭섭해요. 저녁에 배 아프세요.



다음 날 오전에 유미 누나의 방에 간 건, 누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그 누군가에 대한 단서라도 찾고 싶어서였다. 누나가 매일 꼬박꼬박 일기를 쓴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는 아마 이름 정도는, 아니 어쩌면 세세한 신상명세까지 알 수 있는 내용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전 날 밤에 마음먹은 대로 그 사람을 찾아가 누나의 마음을 전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내 답답한 궁금증은 해결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역시 정갈하고 차분한 유미누나... 온 방을 이 잡듯 뒤졌지만, 누나의 비밀을 조금이라도 보여줄 수 있는 그 뭔가는 찾을 수가 없었다. 찾아보지 않은 데라고는 책상의 마지막 서랍... 거기에 뭔가 소중한 것이 있을 거라는 건 짐작할 수 있었지만 열어볼 방법이 없었다.

포기하고 돌아가려던 참에, 서랍의 검은 틈을 메우는 하얀 종이의 모서리가 내 눈에 띄었다. 송곳에 바늘까지 동원한 끝에 그 끝을 걸어 당길 수 있었다. 그것은 항공우편용 봉투였다.

발신자는 없고, 수신자가 엄마의 이름으로 된 그 봉투는 이미 개봉되어 있었다. 내용물은 달랑 한 장. 내용은 달랑 한 줄이었다. 하지만 그 한 줄의 파괴력은 어마어마했다.

[ 나 이제 며칠 살지 못할 것 같다. 너한테 죄스러운 마음 뿐이야. 내 딸 유미 잘 키워 줘. 정숙. ]

편지를 조심스럽게 다시 원래 자리에 끼워 넣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하루 종일 방구석에 쳐박혀,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면서, 유미 누나가 친딸이 아니었기 때문에 받았을 법한 증거를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그 증거는 너무나 찾기 쉬웠다. 옆에서 보는 나도 느낄 정도의 엄마의 푸대접. 부모님은 왜 다른 사람의 딸을 맡아 키웠으며, 맡아 키우면서도 그렇게 푸대접을 했을까?

정숙이라는 이름은 기억나는 이름이 아니었다. 하지만 엄마가, 최소한 그 여자의 이름을 아는 것은 분명했다. 엄마의 친구인가? 그리고 엄마는 아직도 그 정숙이라는 여자가 그런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있는 것도 확실했다.

최근의 누나의 변화는 그 편지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우체국의 소인으로 볼 때 편지가 우리 집에 도착한 것은 기말시험 기간 쯤이었다. 그리고 누나의 변화도 그때부터 시작된 게 확실했다. 그 편지가 어떻게 누나의 손에 들어간 걸까? 그 편지를 왜 뜯어 봤을까? 하지만 그 따위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편지를 보고 유미 누나가 얼마나 울었을지 생각하자 가슴이 미어졌다. 지금껏 살아온 가족이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라니... 누나도 지금껏 자신이 받아온 푸대접이 그저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 낀 자신의 서열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 날... 전화로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다.

저녁 밥 숟가락을 뜨는 내 손에는 힘이 없었고 밥알은 모래알 같았다. 유미 누나는 그날 밤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았고, 열 두 시가 넘자 나는 집을 빠져 나와 그녀를 기다렸다.

골목길 입구에 들어서는 누나의 음영은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단 서너 걸음도 옮기지 못하고 비틀거리고 있었다. 일어섰다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 비틀거리는 누나의 흰 옷을 보고 나는 뛰어갔다. 담벼락과 길이 만나는 모퉁이에 고개를 쳐 박고 누나는 끔찍한 소리를 내며 뱃속에 든 걸 토해내고 있었다.

조그맣게 구부린 그 형체가 너무나 서러워 보였다. 나는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 누나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붉게 충혈된 눈을 들어 나를 쳐다보던 누나가 다시 고개를 박고, ‘우웩!’소리를 냈지만, 입에서는 더 이상 나오는 것이 없었다.

“수호야....!”
“가자, 누나.”

누나를 업자, 그녀는 내 등에 힘없이 몸을 기댔다. 어깨 위 쯤에 놓인 입에서 숨을 내쉴 때마다 달짝지근한 술 냄새와 역한 냄새가 섞여 후각을 찔렀지만, 전혀 더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누나가 내게 의지하고 업혀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그냥 이렇게 업고 도망가 버릴까? 크크크. 어차피 누나랑 나는 피 한 방울 안 섞였을 테니까.

그때 불현듯 정체를 알 수 없는 누나의 생부에 대하여 의문이 들었다. 아버지는 누굴까? 정숙이라는 여자가 남편이 죽고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 딸을 엄마한테 맡겼을 거라는 것이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렇다면 유미 누나의 생부는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뭔가 기분이 찜찜하기만 했다.

만약 유미 누나하고 나하고 엄마만 다르고 아빠는 같다면...! 전형적인 과학자 스타일인 아빠가 엄마 외에 다른 여자랑 바람을 피웠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건 중요한 문제였다.

당연히, 누나와 나의 아빠가 서로 다른 것이 차라리 더 나았다. 만약 아빠가 같다면... 그건 누나 뿐 아니라, 엄마에게도 불행이었다. 아빠의 외도의 결과를 지금껏 엄마가 맡아 기른 거니까. 확인해 볼 방법은 있었다.

누나를 방 침대에 눕히고, 얼굴에 묻은 토물을 물 수건으로 닦아 주었다. 형편없이 흐트러진 누나의 모습. 만약 그 편지만 보지 않았다면 분명 나는 누나의 옷을 갈아입혀 준다는 핑계로 그 몸을 더듬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겠지? ‘누나, 어젯밤에 내가 누나 옷 갈아입혀 줬어. 몸매 죽이던데?’ 그러면 누나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내게 ‘못됐어’하거나, ‘관람료 내.’하며 따질 것이었다. 그냥 그런 것이 더 행복하고 좋은데... 정숙이라는 그 분은 그냥 조용히 돌아가실 것이지, 뭐하러 쓸데없는 편지는 보냈을까?

잠든 누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누나와 나의 미래에 관한 시나리오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었다. 지금껏 누나였지만, 피는 섞이지 않았으니까 이제 여느 여자, 그저 나보다 두 살이 많은 연상의 여자에 불과한 것이다. 누나를 꼬셔서 결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부모님은 반대를 하시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내가 학교를 마치고 의사가 되면 부모님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는 것이다. 잘하면 지금껏 푸대접을 받고 살아온 누나를 평생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살 수 있게 해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 생각들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그러자면 누나의 생부가 아빠와 다른 사람이라는 전제가 필요했다.



삼촌의 연구실은 여느 대학교수의 연구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분자생물학 김 유석’이라고 써진 명패는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햇빛이 들어오지 못해 침침한 복도의 맨 끝에 있는 문에 붙어 있었다. 마흔도 안 된 나이에 내일모레 부교수 승진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하니, 아무리 좀 떨어지는 사립대학교 라고는 해도 삼촌의 능력이 어느 정도는 인정받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노크 바랍니다.’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곧바로 손잡이를 돌린 건, 마음이 급해서였다.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있던 삼촌의 손이, 나와 삼촌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여자의 스커트 아래에 들어가 있다가 순식간에 아래로 빠져 나왔다. 놀랐다기보다는 고소를 금치 못했다. 세미나 때문에 바쁘다더니 썩 그런 것만도 아니구나.

황급히 몸을 돌려 세우는 그 여자는 이십대 후반 정도로 보였다. 예쁘장한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더니, 두 뺨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누..누구, 수호냐?”
“네, 작은 아빠. 저예요.”

“유미진 선생은 그만 나가 봐.”

여자가 내 곁을 스쳐 방을 빠져 나갔고, 삼촌이 소파에 앉을 것을 권했다.

“죄송해요. 노크하는 걸 깜빡했어요.”
“너야 원래 그랬잖아, 이놈아.”

“누구예요?”
“응. 우리 실험실 대학원생. 지금하고 있는 실험 때문에 잠깐 얘기할 게 있어서...”

저런 재미가 있는 직업이라면, 나도 대학교수를 목표로 할 걸. 삼촌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 맞은 편 소파에 와서 앉았다.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삼촌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은 없었다.

“뭐 마실래?”
“아뇨. 괜찮아요. 그 동안 잘 계셨어요?”

“근데, 무슨 일이냐? 이 먼데까지 날 찾아오고...”
“뭐 여쭤 볼 게 있어서요.”

“뭔데?”

나는 삼촌의 표정을 살폈다. 삼촌이 모르고 있으면 어쩌지? 괜히 유미 누나의 비밀만 공개한 꼴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른다는 제스쳐를 하면, 얼른 말을 돌릴 셈으로 그냥 가볍게 질문을 툭 던졌다.

“유미 누나의 아버지는 누군가요?”

삼촌이 커튼을 젖히고 책상 아래에서 담배와 재떨이를 가지고 돌아와, 불을 붙여 입에 물 때까지 나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알고 있구나. 삼촌이 알면, 고모도 알 것이다.

“유미도 아니?”
“아마... 그런 것 같아요.”

가슴이 두근거리고 침이 말랐다. 준비해 온 재크 나이프는 꺼내지 않아도 될 듯 했다. 말을 안 해 주면 자해 소동이라도 할 판이었다.

“어떻게 알았어?”
“그 분이 편지를 보냈어요. 엄마한테 보냈는데.. 엄마는 보지 못했어요. 유미 누나가 가로챘거든요.”

“하긴,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것만 해도 용한 거지. 다들 쉬쉬하고 있었다만.... 이제 유미도 다 컸고 하니까... 알아도 큰 일 나지는 않겠구나.”
“제가 궁금한 것은요...”

나는 마른 침을 삼켰다.

“누나의 아버지예요. 돌아가신 건가요?”

삼촌이 나를 멀거니 쳐다 보았다. 그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올 지, 나는 숨도 쉴 수 없었다.

“유미 아버지는... 네 아버지야.”

차라리 찾아오지 않은 게 더 나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완전히 남남이려니 하고 간주하고 있었으면 될 것을... 피가 절반만 섞인 것이다. 최악이었다.

“그건 유미가 아직 모르나 보구나.”
“생모가 정숙이라는 여자라는 것만 알아요.”

“최 정숙이라는 분은, 네 이모다. 네 엄마의 언니. 지금은 아무도 그 이름을 기억하려고 하지 않지만...”

영리하다고 자부하는 내 머리로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아는 한, 엄마는 외동딸이었다. 모든 것이 최악이었다. 이모라니... 그럼 아빠는 처형하고 바람을 피운 것이다. 그것도 선미 누나를 낳고 나서니까, 엄마와 결혼한 다음인 것이다. 설마 그렇게까지 했을까?

“그 말... 진짜예요?”
“엄밀히 네 엄마랑 완전히 친 자매는 아니지. 네 엄마랑 그 분이랑은 또 엄마가 다르니까.”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어요.”
“나도 나중에 그 소동이 나고야 알았다. 나 어렸을 적에는 네 아버지가 진짜 아버지보다 더 무서웠다. 그렇게 철두철미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엉뚱한 짓을 할 지 누가 알았겠니?”

“.....”
“내가 아직 고등학교 다닐 때야. 선미가 한참 귀여울 때였는데, 어느 날 학교 마치고 집에 갔더니 난리가 나 있더구나. 분가한 형님이 술에 잔뜩 취해서는 아버지한테 이혼하고 새 결혼을 하겠다고 고함을 지르고 계셨어. 나는 그저 형님이 바람이 났나 하고 생각했었지.”

“.....”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결혼하겠다고 하는 여자가 형수님 언니더라. 천지풍파가 일어났지. 나도 그 최 정숙이라는 분을 한 번 는데 형수님하고는 닮지가 않아서 진짜 자맨가 했어. 나중에 아버지가 나서서 정리했어. 그 분도 살아 생전에 그런 꼴을 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거야.”

“어떻게요?”
“조금 후에 젖먹이 애를 들고 와서 할아버지하고 뭔가 한참 이야기하더니, 나중에 보니까 애만 놓고 덜렁 사라져 버렸어. 그 애가 유미야.”

“그 분을 좋아했다면... 아빠가 왜 엄마랑 결혼했어요?”

“그 여자는 형님 결혼할 때 프랑스에 있었어. 유학 갔다 와서, 당연히 인사를 했는데, 형님을 처음 본 순간부터 둘이 눈이 맞았나 보더라. 그러다 애도 낳고... 나중에 들어보니까 그 여자는 형수님의 친언니가 아니고, 사돈 어르신이 외도해서 데려온 딸이랬지?”

“그럼 그 분은 지금 어디 사세요?”
“그때 미국 가서는 아직까지 소식이 없어. 무슨 낯짝으로 소식을 전하겠니? 편지를 보낸 것도 의외다.”

참 묘한 운명이다. 외도해서 낳은 딸이 동생 남편과의 사이에 딸을 낳고, 그 딸을 엄마가 길렀으니, 외할머니의 운명을 엄마가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유미 누나도 그녀의 생모처럼, 친엄마가 아닌 여자의 밑에서 길러지고... 어이없는 운명이었다.

“수호야.”
“네?”

“너도 이제 대학생이니까 감출 건 감출 수 있다고 믿어서 이런 얘기 한 거야. 무슨 뜻인지 알지?”
“네. 알아요.”

“어른들은 다 알지만, 선미도 그 사실은 모르고 있어. 그러니 너도 모르는 척 해라.”
“제가 오늘 여기 온 건, 비밀로 해 주세요.”

“오늘 네가 본 것도 비밀로 해 다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럴게요.”

볕이 쨍쨍 나는 데 하늘이 노랬다. 그냥 그 편지가 없는 게 좋았을 것을... 못된 짓을 한 동생에게 사과라도 하고 싶었을까? 배다른 언니의 딸을 키우면서, 온갖 마음 고생을 했을 엄마가 조금은 이해되었다. 그래서 그렇게 무관심했던 걸까? 잘못이라면 눈이 맞은 아빠와 이모다. 아니, 안 되지. 그것도 잘못된 게 아니다. 그 일이 아니었으면, 내가 사랑하는 김 유미라는 존재는 이 세상에 없었을 테니까.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얼굴도 보지 못했던 성수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 걔가 고등학교 때에도 새엄마랑 살았기 때문에 조금은 동질적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무척이나 친하게 지냈지만, 마지막으로 얼굴을 본 게 대학교 입학 초였다. 혹시나 하고 전화를 걸어 봤더니, 집에 있었다. 오랜 만에 통화하는 거였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다.

[나와라. 소주 한 잔 하자.]
[웬일이냐? 범생이가?]

[그냥 한 잔 하자.]
[대낮에?]

[나올 거야, 안 나올 거야??!!]
[아...씨바... 누가 부탁하는 건지 모르겠네. 나갈께.]

누나가 아빠 피를 받았다는 게 무척이나 못마땅했다. 그냥 아빠도 달라야만 했는데, 그래야 미래가 있는 건데... 뭐, 어때? 근친상간이 나쁜 건가? 그걸 하면 세상이 무너지기라도 하나? 이미 누나는 내 껄 입에 넣기까지 했는데... 입하고 보지하고 무슨 차인가?

성수는 집이 부자라는 걸 자랑이라도 하듯, 자가용을 몰고 나와 내 기를 죽였다. 게다가 보기에도 대단한 기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핸드폰까지...! 자신이 알고 있는 곳으로 가자며, 그가 차를 몰고 간 곳은 우리가 나온 고등학교 앞이었다.

방학 중에다, 낮 시간이라 그런 지 교문 앞에는 개미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성수가 거기까지 나를 데리고 간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었다. 고등학교 때도 학교에서는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겨우 정학을 면할 정도로만 다니다가, 이름 한 번 들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대학교에 합격해 다니고 있었다.

“네가 모교에 다 오다니, 사람 됐다.”
“거긴 쳐다보고 싶지도 않아.”

학교 다닐 때 간판만 쳐다 보았던 분식집으로 성수가 나를 데리고 들어갔다. 분식점 여주인하고는 상당히 친한 듯... 술상 좀 봐 달라고 하자, 수퍼에 가서 소주를 사오더니 팔려고 만들어 놓은 순대며, 튀김 같은 것을 차려 내 놓았다. 워낙 튀는 짓을 많이 한 애라 그 집 주인을 어떻게 아는 지 물어보고 싶지도 않았다.

생전 처음으로 술독에 빠진 것처럼 소주를 마셔댔다. 전에도 가끔 입에 대긴 했지만... 그렇게 빨리, 많이 마셔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밝은 대낮이라 그런지, 마셔도 마셔도 정신이 또록또록 맑아지기만 하는 게 더 미칠 지경이었다. 말없이 술잔만 탐하는 나에게 성수는 허접한 대학교 생활 이야기 같은 걸 했지만, 귀에서만 머물 뿐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래서인지 눈치 빠른 성수가 화제를 돌렸다.

“박 은혜 선생님 기억나냐?”
“그 이야기 하지 마라.”

고등학교 2학년 때 2학기 동안 잠깐 우리 담임 선생님을 맡았던 분이었다. 성수와 내가 친해질 계기를 만들어 주신 분이다.

“어쭈....! 잊고 싶은 놈은 난데 네가 웬 난리냐?”
“그 이야기해서 뭐 하냐?”

“헤헤, 그 때 너 아니었으면 아마 짤렸겠지?”

그건 사실이었다. 내가 성수의 이야기를 막은 건, 술만 취하면 성수가 날더러 평생 은인이니 하면서 고마움을 표시하는 게 지겨웠기 때문이었다.

“딴 이야기 해.”

“수호야. 비밀이야기 하나 해줄까?”
“뭐?”

“이집 아줌마 말야. 이쁘지 않아?”

성수의 말에 나는 기가 막혔다. 녀석의 눈에는 세상의 모든 여자가 암컷이었다. 성수와 내가 친하게 된 계기도 그 녀석의 못된 버릇 때문이었다. 주방 뒤에 서서 자꾸 힐끔힐끔 이쪽을 쳐다보는 분식점 여주인은 성수 말대로 반반한 얼굴에 몸매도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았다.

“그래서?”
“사실은 말야. 나하고 잤거든.”

“푸웃!” 입에 들어갔던 음식이 도로 튀어 나왔다.

“아! 씨발 뭐야. 더럽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헷갈린다는 표정으로 나는 성수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정말야?”
“미쳤냐, 내가 쓸데없이 거짓말이나 하고..”

“아줌마 꼰데 없어?”
“흐흐흐. 그게 더 묘미야. 남편은 해외현장에 있는데 6개월에 한번쯤 오나 봐. 그러니 아줌마가 몸이 달았지.”


“그렇구나. 결혼한 여자들이 더 문란하다더니.. 근데 그 이야기 갑자기 왜 해?”
“지금 하고 싶거든.”

“알았어. 그만 갈게, 나는.”
“아니, 가지 마. 너만 괜찮으면 아줌마 한 번 떠 보려고... 오케이?”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똑똑한 내 머리는 이내 성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냈다. 아줌마에게 다가가 뭔가 소곤거리고 있는 성수를 보며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잠시도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구나. 오랜 만에 날 만난 자리에서도 여자를 밝히다니...

훤칠한 키에, 잘 생기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수의 엽기적인 행각은 잘 설명되지 않았다. 무슨 재주가 있는지 원하는 여자는 반드시 손에 넣고 말았다. 게다가 그 날은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엽기적인 행동을 하고 있었다. 남자 둘... 미친 여자가 아니면 그런 제의를 승낙할까? 아줌마가 내 쪽을 힐끗 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성수랑 몇 마디를 나누었다. 그가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됐다.”
“돌겠구만.”

“짜식, 내가 누구냐.”

그녀가 나가서 분식점의 셔터를 내리더니, 주방에서 음식 몇 가지를 더 가지고 테이블로 다가왔다. 가까이서 보니 무척이나 귀엽게 생긴 얼굴이었다.

“나 여기 앉아도 돼? 동생?”
“그러세요.”

“미남이야. 호호호.”
“누님 내가 늘 얘기하던 그 친구예요. 공부도 잘해서 의대 가고... 날 늘씬 두들겨 팰 만큼 싸움도 잘하고..”

“어머, 어쩜. 누나도 술 한 잔 줄래?”

하긴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때까지는 그저 얼굴만 알고 있던 성수를 입에서 꽥! 꽥! 소리가 날 정도로 밟아준 적이 있었다.

술잔이 몇 차례 돌자 나도 무척이나 취해 갔다. 난희라는 이름의 그 여자는 애가 없는 데다, 남편까지 외국에 나가 있어서 무척이나 외로워하고 있었다. 도대체 성수하고 언제부터 섹스를 했는지가 의문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한 성수가 기억하기도 싫은 고등학교에 다시 왔을 리가 없었다.

“성수랑 언제부터 사귀었어요?”
“작년 말...”
“푸하하하. 그거 왜 묻냐? 쪽 팔리게...”

고등학교 때다. 씨발...! 어쩌면 그 때까지도, 튀김 먹으러 오는 고딩들을 유혹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님, 수호한테 서비스 좀 해 주지?”
“응? 어떻게...”

“한번 빨아 줘.”
“어머, 망측하게... 그러다 성수 너 질투나면 어떡하려고 그래?”

“난 괜찮아, 누나. 새끼가 하도 오늘 무게를 잡고 있어서... 누님이 좀 도와 줘요.”

반바지를 잡아 당기는 그녀를 나는 엉덩이를 들어 도와 주었다. 술에 취해 있긴 했지만, 그래도 가슴은 변태적 행위에 대한 기대 때문에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덜렁거리며 튀어나오는 내 자지를 본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머나, 세상에... 먹은 게 이리로만 갔나?”
“내꺼보다 커?”

“말 안 해. 말하면 네가 싫어할 거 아냐, 호호호.”
“그게 그 말이구만. 쩝.”

그녀가 몸을 구부려 사타구니에 머리를 가까이 대자, 갑자기 숨이 멎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지 끝에 야릇한 감촉이 느껴지더니, 뜨거운 어디론가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정말이지 황홀한 기분이었다. 유미 누나보다 실력이 한 단계는 더 위라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어제 오늘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을 겪다니... 성수가 술잔을 들고 강요하자, 나도 잔을 들고 부딪쳤다. 내 자지를 쪽쪽 빨아대는 아줌마의 서비스를 안주 삼아 목구멍에 소주를 털어 넣었다. 타락해 보자... 뭐. 까짓것. 나한테만 타락이지, 이 아줌마와 성수에게는 그저 생활일 뿐이다. 아래쪽에서 쩝쩝 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때마다 쾌감이 거세게 밀려 올라왔다. 성수가 자신의 의자를 가지고 그녀의 엉덩이 뒤쪽에 자리 잡았다.

“누님, 엉덩이 좀 들어 봐.”
“어머, 뭐야!”

파격적인 성수의 행동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이내 그가 뭘 하려 하는지 알아챘다. 첫 경험을 변태같이 하는 구나. 쓰리썸이라고 했나? 하지만 뭐 어떤가? 어쩌면 머잖아... 근친상간도 할 지 모르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변태 짓은 다 해보겠구나.

누나가 엉덩이를 쳐들자 원피스 스커트가 허리춤까지 말려 올라가고, 연이어 하얀 팬티가 벗겨져 내렸다. 성수의 손이 엉덩이 한 가운데 어디론가 향했다. 그리고 조금 지나자 뭘 어떻게 건드리는지 여자의 코에서 비음이 흘러나왔다.

“아잉, 너무해. 흐응! 흐응!”

그러면서도 그녀는 여전히 내 자지를 놓지 않았다. 나도 손을 뻗어 그녀의 브이넥 원피스 위쪽으로 집어넣고, 풍성한 가슴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뭉클뭉클한 감촉... 단단한 꼭지...

“우..우리 저리 가자! 응? 아~잉!”

그녀가 기거하는 방은 크기는 작아도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경쟁하듯 옷을 벗어 제끼고 셋은 순식간에 알몸이 되었다. 난희 누나의 체구는 작았지만, 놀랍도록 균형이 잡혀 있었고 둔덕에는 털이 별로 없어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유방은 마치 커다란 사과처럼 시선을 현란하게 자극했다.

나는 퇴폐적인 향락에 사로 잡혔다. 성수와 함께 서로 자지를 들여다보며 킥킥거리고 웃었다. 그런 중에도 방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성수는 여자의 사타구니 사이로 파고 들었고, 나는 그녀의 위쪽에 엎드려 유방을 빨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누나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흥분해 작은 방이 울리도록 신음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흐응~ 흐응~ 흐응~ 미쳐~~ 너무 좋아~~”
“누님, 내 것도 빨아줘.”

그녀가 성수의 것을 빨기 위해 몸을 돌려 엎드리자, 내 눈 앞에는 역 하트 모양의 허연 궁둥이 두 쪽이 보였다. 마치 강아지처럼 엎드린 그녀의 뒷모습을 보자 짐승같은 욕구가 치밀어 올랐다. 그다지 커 보이지 않던 엉덩이가, 자세 때문인지 마치 커다란 두개의 공처럼 퍼지고 그 사이에 갈색 구멍은 연신 움찔거리고 있었다. 술기운 때문에 흔들리는 손가락을 그 구멍 아래 길게 갈라진 금에 거칠게 쑤셔 넣었다.

“흐음~~~! 음~~... 으~음!”

성수의 자지 때문에 입이 막힌 난희 누나가 심한 콧소리를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 속은 데일 듯 뜨거웠다. 그리고 마치 연체동물처럼 부드러웠다. 손가락을 움직이자 질컥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미칠 듯한 욕구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 보지를 거칠게 손가락으로 쑤시며, 벌렁거리고 있는 그녀의 갈색 구멍에 입을 대고 혀를 내밀어 까칠까칠한 주변의 감촉을 핥아댔다. 난희 누나가 자지러졌다.

“으~응! 으응! 으~응!”
“아얏! 누님, 아파!”

성수가 재빨리 자지를 뽑고 마치 잘릴 뻔 했다는 듯 제스쳐를 취했다. 먹이를 잃어버린 그녀는 침대 시트에 머리를 박고 부르르 떨기 시작했고, 그러자 조갯살이 내 손가락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아우, 빨리도 싸네.”

그게 오르가즘이구나. 여자가 이렇게 쉽게 도달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성수의 말대로 몸이 달아있기는 했던 모양이었다. 삽입에 대한 강한 욕구가 치밀었다. 그녀의 엉덩이를 쥐고 삽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좀체로 밀어 넣을 수가 없었다.

“푸하하하!”

성수가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우이씨!”

짜증이 났다. 분명히 입구에 댔는데, 들어가지 못하고 미끈거리며 옆으로 새버리는 것이다. 그때 난희 누나의 손이 다리 사이로 내려오더니 내 자지를 쥐었다.

“아이, 너무 커서 그래.”

그녀의 유도에 따라 내 자지가 조갯살을 벌리기 시작했다. 빡빡했다. 이윽고 귀두의 최대 굵기를 통과하자 거짓말처럼 쑥 들어가는 것이었다.

“흐으~~윽! 흐윽! 아..아파!”

그것만으로도 난희 누나는 허리를 뒤로 꺾으며 괴로워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점막을 느끼며 나는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험 없는 내 허리는 움직임이 부드럽지를 못했다. 되도록 천천히 움직이려는데, 본능은 허리를 부채질하고 있었다. 아... 씨발....! 머리속이 빙빙 돌았다. 여자의 몸속이 이렇게 좋다니... 난희 누나가 다시 침대 시트를 붙잡고 허리를 비틀어 대기 시작했고, 그러자 내 좆 대가 그녀의 질 속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앙, 너무 커. 아~앙, 아~앙!”
“누님 내 자지 빨아줘야지.”

어찌 보면 두 마리의 늑대가 토끼 한 마리를 놓고 희롱하는 듯한 광경이었다. 그녀의 입에서 나는 신음소리가 고통 때문인지 희열 때문인지 분간하기 어려웠지만 스스로 엉덩이를 쳐올리며 삽입을 깊게 하려고 애쓰는 걸 보면 만족하고 있는 건 틀림없었다.

여자의 신음소리가 점점 하이 톤으로 변하는 걸 들은 성수가, 아까처럼 물릴 것이 두려웠는지 얼른 자지를 빼내고 대신 두 손으로 늘어진 여자의 유방을 마치 소젖을 짜듯 주물러 주었다. 머리가 쾡해지고 자지 끝이 굳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격렬한 쾌감이 온몸을 덮쳤다.

“으읏! 아!! 씨발!!”
“하아~~아! 미..미쳐! 아~윽~~~, 아윽~~~!”

뭔가가 좆 기둥을 진동시키며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더 들어갈 수가 없는데도 나는 그녀의 머리 끝까지 넣고야 말겠다는 듯 허리를 밀쳐 올리고, 그러는 중에도 자지는 계속해서 수축하고 있었다. 마지막 수축이 끝나자 스멀거리며 힘이 빠져 나갔다.

그때까지 그걸 지켜보고 있던 성수가 이제는 자신의 차례라는 듯 여자를 채근했다.

“돌려 봐, 누님.”

성수의 요구는 내가 들을 때는 무척이나 잔인한 것이었다. 땀이 범벅이 된 채 널부러져 있는 여자한테... 하지만 난희 누나는 놀랍게도 자세를 바꿔 그의 요구대로 몸을 반듯이 눕혔다. 대단한 존재구나. 여자는... 성수가 그녀의 무릎 뒤에 팔을 넣고 밀어 올리자, 작은 그녀의 몸이 활처럼 굽으며 엉덩이가 치들렸다.

“으~~! 좀 찝찝하다. 많이도 싸놨네.”

나는 키득키득 웃었다. 그 와중에도 내가 먼저 싸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른 남자의 정액이 넘치는 곳에 어떻게 넣을 수가 있어? 하지만 성수는 주저 없이 자신의 자지를 그녀의 보지 속에 찔러 넣었다.

“하~응!”

질컥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비명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여자가 다 저렇게 처절한 비명을 내는 걸까? 그녀는 당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충족시키고 있었다. 젊은 늑대 두 마리를 꼬셔서... 그러니 성수가 그녀를 꼬신 게 아니다. 우리가 그녀를 먹은 게 아니라, 그녀가 우리를 가지고 논 것이다. 있는 힘을 다해 성수의 목을 끌어당기던 난희 누나가 고개를 발딱 쳐들고 내게 애원하는 눈초리를 보냈다.

“자기 꺼 넣어줘. 내 입에~~. 흐응~”

정말 뜨거운 여자구나. 나는 그녀의 어깨 뒤에 베개를 받혀 목이 최대한 젖혀지도록 한 다음, 허리를 내밀었다. 벌어진 그녀의 입 속에 조금은 힘이 빠진 내 자지가 들어갔다. 그걸 얼음 아이스크림이라도 되는 듯 쪽쪽 빨아대는 그녀... 수그러들려던 자지에 다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걸로도 부족한지 그녀는 스스로 자기 가슴을 쥐어뜯고 있었다.

“수호야, 조심해라. 타이밍 잘못 맞추면 끊어진다.”

그녀의 두 뺨을 손으로 눌렀다. 그리고 마치 보지에 하듯 나는 허리를 움직여 박기 시작했다. 정신이 없었다. 알주머니 언저리에 그녀의 거센 콧김이 와서 부딪히고, 입가에는 허연 거품이 서렸다. 에잇~~! 에잇~~! 아무렇게나 살지! 누나면 어떻고, 누나가 아니면 어떤가?

나는 짐승이었다. 그녀의 숨이 막힐 거라는 걱정 따위는 하지도 않았다. 목구멍이 뚫어져라 자지를 쑤셔 박았다. 그래도 입술을 오무리며 최대한 조여주려 애쓰는 그녀... 사정끼가 몰려왔다. 아줌마의 콧소리도 점점 커졌다.

“아얏!”

화들짝 놀란 나는 얼른 자지를 빼냈다. 기둥에서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런 만행을 저지르고도 난희 누나는 아무런 죄책감이 없는 듯 했다. 그녀의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이제는 그저 허~, 허~ 소리만 나오더니, 조용히 검은 자위가 돌아가고 흰자위가 절반쯤 감긴 눈을 메웠다. 더럭 겁이 났다.

그래도 성수는 무사태평으로 자신의 욕구만을 채우고 있었다. 잔뜩 찡그린 성수의 얼굴...

“으읏, 못참겠다.”

난희 누나의 몸이 푸들거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숨을 쉬는 지, 안 쉬는 지 확실치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성수는 매몰차게 허리를 움직이며, 좆물을 쏴대고 있었다. 마지막 피치 후에 성수의 몸이 난희 누나에게서 떨어져 침대에 널부러졌고, 나는 숨을 죽인 채 그녀를 관찰하고 있었다. 그녀의 가슴이 한번 크게 움직이나 싶더니, 세차게 헐떡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 여자에게 한 번 더 놀라고 말았다. 세상에.. 모든 여자가 다 이런 걸까?

그 와중에도 내가 아직 사정하지 못했다는 걸 기억한 것 같았다.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내 기둥을 쥐고 잡아당기는 것이다.

“해 줘. 입에 해 줘. 아까처럼...”

두 손으로 그녀의 유방을 쥐었다. 제 아무리 학대해도 다시 되살아나는 끈질긴 그녀의 욕구... 그녀의 소원대로 입 속에 좆 질을 하기 시작했다. 금새 사정 기운이 느껴졌다. 미리 경고 쯤은 해줘야 할 텐데... 오므린 그녀의 입술 안쪽에서 내 귀두는 다시 한 번 폭발하기 시작했다. 짧은 입 속을 마구 찔러대며 좆 물을 흘리는 내 자지.

그런데, 사정을 마칠 때쯤 그녀의 입 속에는 이미 정액이라고는 없었다. 그것도 부족하다는 듯 끝에 남은 걸 핥아 먹는 그녀... 나도 침대에 쓰러져 숨을 헐떡거렸다.

한동안 그러고 있던 난희 누나가 밖으로 나가더니, 컵에 뭔가를 따라가지고 들어왔다. 세상에... 꿀물이다... 내가 그녀의 기둥서방이 된 것 같았다. 성수도 우스웠는지,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렇게 더러운 짓을 했는데도, 전혀 더럽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다 좋았으면 되는 것이다. 애초에 더러운 게 뭔가?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입술 안쪽으로 들어갔다 나오면 더러운 오물이 되는 것이다.

“아... 너무 행복해.”
“좋아? 누님?”

“응. 이런 거 처음이야. 첨엔 부끄러웠는데...”
“다음에 또 할까?”

“나야 좋지.”
“들었지, 수호야. 누님을 위해 시간 좀 많이 내 줘.”

“으응, 그래.”
“성수야. 나 좀 만져 줘.”

“애고, 누님은...”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옷을 입었다.

“난 먼저 갈게. 성수야.”
“으잉? 왜?”

“그냥.... 집에 일이 있어.”
“야! 좀 있다가 내 차로 데려다 줄게.”

“술 마셨잖아. 미친 새끼.”
“씨발 놈이...! 술 먹이고, 여자까지 대 줬더니...!”

여자를 대 줬다고? 멍청한 녀석 같으니...! 여자에게 나를 가져다 바친 것이다. 그녀는 순종적이고, 백치 같은 태도로서 우리를 짐승으로 만들어 놓고, 그 사나운 학대를 즐긴 것이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를 이용한 것이다. 오르가즘이라는 짭짤한 전리품은 물론... 덤으로 싱싱한 정액까지 챙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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