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폭발 -----------------------------------------------------------------------------------
새벽 1시, 현관문이 덜그럭 거리더니 미경이가 들어왔다.
평소에도 새벽에 들어와 민감한 나의 잠을 깨우는것은 보통이고 TV 볼륨을 크게 틀어놓고
그냥 그대로 자버려 나를 몸서리치게 하는경우도 많았다.
오늘은 내가 미경이를 기다렸다.
"뭐야, 안자고 있었어?"
미경이가 시큰둥하게 말한다.
"잠깐 할얘기가 있어."
"뭐?"
"잠깐 테이블로 와."
나는 미경이를 이끌고 부엌으로 왔다.
"뭐야, 도대체 왜이래?"
"너 그자식 언제부터 사귀었어?"
"진호오빠? 한 반년쯤 됐어. 왜?"
"오빠가 너를 위해 말하는거야. 그자식이랑 당장 헤어져!"
나는 엄격하게 꾸짖었다.
그러자 동생 미경이의 반응은......
"놀구있네."
"뭐?"
"놀구 자빠졌다구. 오빠가 뭔데?"
어이가 없다. 아예 비꼬듯이 쏘아붙이자 나는 다음 해야 할말을 다시 생각해 내는데 한참
걸려야 했다.
"그..... 그놈은 너를 행복하게 해줄 녀석이 아니야! 그놈은 난폭한 건달이라구!"
"칫, 오빠가 무서워서 그러는거 아냐? 진호오빠는 날 끔찍히 사랑해주고, 내가 해달라는
것은 다해주고, 내 기분을 잘 헤아려 준단말야. 그러니까 헤어질수 없어."
"이.... 이 미친년아! 그놈이 널 정말 사랑하는것 같냐?!"
나도 반쯤 이성을 잃은 상태라 말을 막하기 시작했다. 그때,
"짜-악!!"
뭔가 눈앞에서 번쩍 하는것 같더니 왼쪽 뺨이 뜨거워졌다. 여동생인 미경이가 오빠인 내
뺨을 힘껏 때린것이다.
"짜-악!!"
이번엔 오른쪽 뺨. 미경이가 나를 때리는것에는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나는 어이가 없다못해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이게 어디 오빠한테!"
"짝!!"
나도 오른손으로 미경이의 왼뺨을 힘껏 때렸다. 나도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미경이는 힘에 밀렸는지 몇걸음 비틀대며 물러났다. 그러고는 나를 노려 보았다.
"역시..... 오빠도 아빠랑 한 통속이 틀림없어."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또다시 멍해졌다. 내가 괜한 짓을 한걸까?
어차피 놔둬도 그리 오래갈것 같지는 않은 사이였는데 내가 괜히 겁을 먹은걸까?
그리고 미경이가 그렇게 나왔어도 내가 참는게 옳은일 이었을까?
미경이가 밖으로 나가기전 마지막으로 나를 보며 살짝 웃었던것 같은데 그건 내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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