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립니다.
이 소설은 추리물입니다. 이 편은 마지막 편입니다.
즉, 범인과 그 방법이 다 나옵니다.
전편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전혀 재미가 없을 겁니다.
그러니 이전 내용들 부터 먼저 읽고 오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첫편부터 읽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실 겁니다.
추리소설 한편 읽는다 치시고 시간을 내어 봄이 어떠실런지요?
다른 소설 같으면 이런 부탁 안 드립니다. 추리물이라 그렇습니다.
그리고 에필로그 치고 꽤 깁니다.
원래는 10편과 에필로그를 따로 할려고 했는데 그냥 길게 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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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민준기와 나를 번갈아 보기만 할 뿐었다.
“전에도 얘기 했듯이 호스를 자른 칼은 찾았고 거기서 마지막으로 사용한건 당신이라는 것은 발견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당신의 범행을 밝혀내기가 어려웠지요! 바로 당신의 13시간 때문에 말이야! 너무 완벽했어! 하지만 그 사진과 서류에 있는 그 것 하나로 그 의문점이 완전히 풀렸지! 바로 호스 안쪽에 묻어 있는 과당으로 말이요!”
“과당이 뭐가 어쨌다는 거요?”
변호사가 따졌다.
“바로 설탕이지요! 당신 집에 있던 각설탕 말이오! 그리고 그 칼집과 남아 있던 칼날에 동일한 설탕의 과당이 묻어 있었지! 그리고 당신 서재 스레기통에서 동일한 설탕가루가 다수 발견되었고 이미 국과수에서는 모두 동일한 것으로 판정했오! 난 처음 딸기 꼭다리와 같이 있길래 당신이 단것을 좋아하는 걸로 착각을 했지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당신은 서재에서 각설탕을 가져다가 그 가스 호스에 맞게 깎았던 거야! 그리고 그걸로 가스호스를 막았고! 그리고 당신의 공범이 그걸 제거해 줬지! 당신이 일본을 가는 동안 말이오!”
“공범이라니....이건 뭔소리야!”
변호사는 혼란스러운 듯 나에게 물었다.
“개미! 진짜 단것을 좋아하는 개미!”
“아니야.....아니야......난 아니란 말이야!!!!”
민준기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몸 부림을 쳤고 그리고 잠시 후에 참관실에 있던 직원들이 달려와 민준기를 제압했다. 그리고 수갑을 채우고 민준기를 앉혔다. 순간적인 소란에 변호사는 놀라 방 구석에 서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들은 내용이지만 참관실에 있던 송순자는 넋을 잃고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고 했다. 그리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으며
“나...때문이야.....내가....우리 준기를....준기는....죄가 없어....”
라며 중얼거렸다고 했다.
나는 앉아있는 민준기를 보며 말을 이었다.
“그날 비가 오다가 그쳤오. 그래서 날씨는 매우 습했지요! 그리고 몇 일 계속되는 비로 인해 개미들은 배가 많이 고팠을 거고..그러던 와중에 비가와도 먹이채취에 지장이 없는 당신 집 창틀에서 개미들은 당신의 선물을 발견했고 ..습하고 덥다 보니 각설탕은 그 결집도가 매우 약해져 쉽게 한 조각 한 조각 띠어가기 좋았지요..원래 각설탕이 설탕 알갱이를 모아 붙인거 아니겠소? 그리고 13시간 동안 당신의 공범들은 당신의 범행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해주었지 당신의 알리바이를 위해서 말이오!”
“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민준기는 넋이 나가 웃기만 했다.
“물론 13시간 동안 그렇게 빨리 분해하지는 못해 하지만 가스가 충분히 세어 나올만큼은 입구를 열어줄 수 있지! 그리고 당신의 부인이 죽어가는 순간도 그리고 죽어있는 순간도 누구 눈치도 받지 않은 채 당신 공범들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거고! 시신이 발견되기 까지 80시간동안이면 각설탕 하나쯤은 충분히 처리할 능력이 되는 친구들이거든! 그리고 습하고 더운 날씨는 설탕 일부를 녹였고 그 흔적을 칼과 호스에 남겼지. 당신 공범들은 그렇게 일처리가 깔끔하지 못한거 같더군요! ”
“흐흐흐흐 흐흐 난 정말...아내를 사랑했어...그 일이 있기 전엔 말이지...그 일만 아니었다면 우린 행복했을거야.....우린...”
“행복? 그건 당신 생각이라는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나? 당신 와이프는 당신 어머니가 사준 장난감에 불과한거 아니었나? 그걸 사랑이라고 포장하지마!”
“흐흐흐..............흐흐흐....흑흑...흑흐...ㅠㅠ”
민준기는 자포자기 했는지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그러자 팀장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저 친구 입감시켜! 그리고 저 어머니도 긴급체포해! 그리고 공조 여부 확인해 보고!”
“네!”
“수고했다..”
팀장님은 나의 어깨를 두드리며 밖으로 나가셨다.
다른 직원들이 민준기를 일으켜 양팔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민준기씨!”
그러자 끌려나가던 민준기를 나를 쳐다봤다.
“김가희씨는 당신의 비밀에 대해 말할 의사가 없었소...끝까지 이요섭씨한테도 말을 안 했지...그저 이혼을 요구했을 뿐이요. 당신이 그냥 이혼만 해주었더라면 당신도 김가희씨도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그 얘기를 들은 민준기는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힘없이 끌려나갔다.
===[ 들어난 진실]====
송순자는 20살에 부자집 외동아들에게 시집을 왔다.
그러나 남편은 결혼한지 6개월만에 사고로 죽었고 시댁에서는 그냥 친정으로 되돌려 보내려 했는데 마침 임신상태였던걸 알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나아보니 그토록 바라던 아들이었다. 그게 민준기 였다. 혼자된 며느리 부모 욕심으로 데리고 살려니 사람들 눈치도 보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재혼을 시켜서 다른 집안에서 자라게 하려니 그건 못 하겠고 애만 뺏자니 며느리는 친권 운운하며 절대 자식을 내 놓을 수 없다고 하니 은밀하게 재혼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어느 정도의 재산을 띠어줬다. 그리고 송순자는 그 돈으로 명동에서 자사채를 시작했고 빼어난 외모와 언변으로 큰손은 아니지만 남부럽지 않을 만큼의 돈을 벌었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민준기와 그 어머니 송순자는 상속자와 대습상속자가 되어 어마어마한 돈을 유산으로 받게 되었다고 했다.
그 후로 아이의 교육 때문에 명동에서 손을 뺀 송순자는 각종 부동산과 금융 투자로 그 재산을 관리하며 민준기를 남 부럽지 않게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워낙에 동안에다가 넘쳐나는 돈으로 피부와 몸매관리를 받아 나이보다 10살은 젊게 보였다.
민준기는 다행히 어머니 말이라면 끔찍이도 아는 착한 아들이었고 내성적이라 친구들 사귀기 보다는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낙으로 여기던 아들이었다.
그리고 송순자 역시 아들이라면 끔찍이도 생각했으며 자기 인생의 전부라고 여길 정도로 아들에 대한 애착이 심했다. 민준기의 조부모가 죽고 이제 더 이상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돼 재혼을 생각해도 됐지만 자신의 재산을 보고 남자들이 접근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 남자 자체를 믿지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의 정성덕인지 민준기는 한국 최고의 대학에 갈 수 있었고 대학초기 집 밖에 모르던 준기가 대학문화에 빠지면서 MT, 동아리활동, 과 활동 등으로 외박이 잦아졌고 그에 심통이 난 송순자는 아들의 군대문제에 개입하지 않아 민준기는 현역입영대상이 되어 버렸다. 원래는 돈으로 빼 줄려고 했지만 왠지 그때는 얄미워 군대라도 가면 학교 친구들과 떨어지게 되고 그러면 다시 자신만의 아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민준기는 1학년 마치고 군대를 가게 됐고 가는날 까지 민준기는 엄마한테 삐져서 말도 별로 안하고 친구들과 술만 마시다 입대를 하게 됐다.
그리고 송순자도 한동안 섭섭했는데 첫 편지를 보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후회하기에는 어쩔 수 없었다. 이제 근 3년을 혼자 살아야 할 것을 생각하니 아들이 보고싶어 미칠지경이었다.
군대에 가면 효자가 된다고 했나?
원래 효자였던 민준기는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이 더욱 컸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어머니께 편지를 썼고 그 내용은 왠만한 연인 연애편지 보다도 더 구구절절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났고 첫 일병휴가를 나왔다. 송순자는 아들이 나온단 소리에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아들의 방을 청소하고 평소 아들이 좋아하는 불고기를 재워뒀다. 그리고 오후가 되자 초인종이 울렸다.
띵똥띵똥~
설레이는 마음에 송순자는 문으로 뛰어가 문을 열었고 까맣게 그을린 아들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준기야!”
“엄마!”
둘은 한참을 포옹을 하였다.
“아들 그동안 고생 많았지?”
“고생은 무슨 엄마는?”
“엄마도 아들 생각하며 하루하루 지냈지!”
“엄마 원망 많이 했지?”
“아니야 엄마 내가 잘 못 했어..흑흑 ㅠㅠ”
민준기는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았고 송순자도 덩달아 같이 울었다. 마치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는 듯한 상황이었다.
둘은 꼭 껴안고 그렇게 울었다.
시간이 흐른 뒤 둘은 감정을 추스르고 그동안의 일들을 서로 풀어놓았다.
“아들 먼저 씻어 엄마가 밥 해 놨어!”
“응”
준기는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하였고 송순자는 불고기를 상을 차리기 시작하였다.
“준기야!”
“응?”
“욕조에 물 받아서 목욕하지?”
“응 그러고 있어!”
“엄마가 등 밀어 줄까?”
“...엉 그럼 내가 등 할 때 말할게!”
다시 송순자는 음식을 준비하다가 준기가 부르는 소리에 하던 일을 멈추고 욕실로 들어갔다.
민준기는 등을 돌려 앉아 있었는데 한 눈에 봐도 어깨가 전보다는 더 벌어져 있었다. 그리고 까맣게 탄 피부에 군데군데 근육도 잡혀 있었다.
“오 우리 아들 몸 좋아졌네!”
“흐흐.. 그래?”
“운동하니?”
“작업이 운동이야!”
송순자는 타올을 손에 끼고 아들의 등을 밀었다.
“아우 우리 아들 때 봐!~에이 드러!”
“응...말도 마 이렇게 뜨거운 물에 몸 담그고 때를 민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를 군대에서 알았어!”
“그래?”
“응 군대에 있으니까 사소한게 다 소중해 보이더라구..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그리고 엄마의 소중함도...”
“그럼 그동안은 엄마의 소중함을 몰랐다는 거야!”
찰싹! 송순자는 아들의 등을 가볍게 내리쳤다.
“아! 그게 아니라..내가 군대 가기전에 괜히 학교애들하고 어울린다고 엄마한테 신경 못 쓰고... 미안해 엄마...”
그 말에 송순자는 다시 코끝이 찡 해 왔다.
“아니야..엄마도 너 한테 미안해...괜히 심통 부렸잖아...”
“.....아니야... 내 잘 못이야..”
송순자는 콧물을 훌쩍 거리며 준기의 등을 밀었다. 등을 다 밀고 물을 부어주고 송순자는 밖으로 나왔다.
준기는 목욕을 마치고 나왔고 송순자는 상을 다 차려 둘은 오랜만에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제 뭐 하면서 보낼거야?”
“음..친구들 좀 만나고..”
“친구..?”
송순자는 또 친구라는 말에 섭섭함이 밀려왔다.
“엄마! 휴가기간 10일이야. 친구는 한번만 만날거야 그리고 나머지는 다 엄마랑만 보낼거야!”
그 말에 송순자는 금새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렇게 좋아?”
“호호 그럼! 우리 도련님이 오셨는데!”
“하하~”
“그럼 우리 뭐 할까? 쇼핑도 좀 갈까?”
“에이 됐어 군바리가 무슨 옷을 사! 제대하면 몸 변해서 입지도 못해!”
“그런가?”
“엄마 우리 자연농원 가자”
“자연농원?”
“응 가보고 싶더라고 소풍때만 가서 별로 못 탔는데 이번에는 평일날 한번 날잡아 가자!”
“음 그래! 그럼 언제 갈까?”
“낼 가지 뭐!”
“그래 그럼! 아싸!”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고 민준기는 피곤했는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송순자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보면 볼 수록 남편을 닮아가는 준기를 보며 뿌듯함과 한편으로는 그 동안 자신의 삶에 대한 서러움이 밀려왔다.
남들 다 해보는 연애 한번 못 해 보고 집안 어른의 소개로 얼굴 10번 보고 결혼을 했고 결혼한지 6개월만에 남편을 여의고 독하게 살아온 그녀였다. 사실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한것도 아니었다. 그 때는 그것이 자신의 운명인지만 알고 숙명처럼 받아 들였던 그녀였다.
그런 자신의 삶이 한 스러웠다. 그래도 아들이 있었기에 버텨왔다. 그러나 이제는 성인이 되었고 늠름한 남자가 되었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도 보냈지만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이제 아들도 여자를 만나고 사랑을 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야 할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 말은 곧 자신은 이제 혼자가 될 시간이 점점 더 가까워 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시작이 아들의 입대였다.
그녀에게 아들은 분신같은 자식이었지만 함께 의지하며 살아온 남편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 남편을 또 한번 떠나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져 옴을 느꼈다.
처음의 이별은 또 하나의 만남을 남기고 떠났고 이제 다시 그 만남은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 들었다.
그런저런 생각으로 뒤척이며 겨우 잠이 들었고 그런 자신을 깨운 것은 준기였다.
“엄마! 일어나!”
“으으응? 몇시니?”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었다. 평소 아들을 군대를 보내고 혼자 있다 보니 늦잠자는게 습관이 들었는데 아들은 반대로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들어있었다.
“엄마! 오늘 자연농원 가야지!”
“호호 게으리기만 하던 우리아들이 군대가서 좋은 버릇 하나 들었네..군대가 꼭 나쁜 곳만은 아니구나~”
“하하 어쨌든 빨리 일어나!”
라고 하며 준기는 엄마의 옆구리를 간지럽혔다.
“깔깔깔깔~~아아~간지러워~하지마~~호호호호”
민준기는 재미있는지 더 간지럽혔고 송순자는 민준기를 끌어안았다. 그러자 민준기는 자연히 엄마와 몸이 포개져 침대에서 뒹구는 형상이 되었다.
“하아~후~~그만해~엄마 숨 막혀!”
“헤헤~나도 숨차다~”
송순자는 반듯이 누웠고 민준기는 엄마를 옆에서 끌어안는 자세에서 둘의 장난은 멈췄다.
“후우~~우리 아들 이렇게 안고 있어본게 얼마만인가 모르겠네~”
“그러게~우리엄마 가슴 아직도 그대로 있나 궁금하네~”
라고 하며 옷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가슴을 갑자기 움켜지었다.
“아아~아파~살살해야지~그리고 다 큰 게 엄마 찌찌나 만지고~”
“헤헤~”
송순자는 그런 아들의 장난이 싫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어렸을때는 조막만한 손이었는데 이제는 다 큰 어른이 돼서 큼지막한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움켜지니 순간 남자로 착각을 할 정도로 아들은 변해 있었다.
“아들 이제 그만 일어나자~엄마가 씻고 밥해 줄게 너도 씻어!”
“응~알았어!”
둘은 서둘러 씻고 아침식사를 하고 보니 8시 30분이 되었다. 둘은 다시 서로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나갈채비를 하고 있었다. 베란다 밖으로 창문을 보니 날씨는 화창했다.
아들은 청바지에 남방을 입고 그 위에 가디건을 등에 올려 걸쳤고 송순자는 꽃무니 원피스에 잠자리눈만한 썬글라스 그리고 챙이 큰 모자를 썼다. 당시만해도 가장 유행하는 패션 아이템들이었다. 송순자 당시 나이 42이었지만 패션감각과 외모는 30대초반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엿다.
둘은 주차장으로 가 벤츠 승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용인으로 빠져 자연농원에 도착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그다지 많이 않았다. 둘은 자유이용권을 끊고 자유를 만끽했다.
둘이 처음 탄 놀이기구가 바이킹이었다.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맨 뒤에가 가장 재밌다며 엄마를 끌고 맨 뒷 부분으로 갔고 기구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송순자는 앞에 봉을 꼭 잡은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들은 무섭지 않은지 기구가 올라갈 때 마다 손을 들며 즐겼다.
그 때 기구가 최고조에 달하자 민준기는 한 팔로 엄마를 감싸 안았고 송순자는 겁에 질려 민준기의 껴 안은채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잠시 후 기구는 멈춰섰고 그 때까지 송순자는 민준기를 놓치 않았다.
“엄마 끝났어!”
그 말에 송순자는 눈을 떴고 끝났다는 안도감에 한 숨을 쉬며 내려려는데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엄마가 비틀거리자 민준기는 웃으며 엄마를 부축했고 송순자는 아들의 품에 안겨 겨우 내릴 수 있었다. 둘은 벤치에 앉아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었다.
‘아 역시 아들이라 믿음직 스럽네..’ 라는 생각으로 송순자의 가슴은 훈훈했다.
그리고 둘은 다시 꽃 구경도 하고 동물 구경도 하고 청룡열차도 타며 시간을 보냈다. 간만에 아들과의 나들이라 그런지 송순자도 가슴이 후련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사진사가 와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 그래서 둘은 흔쾌히 사진을 찍었다.
“아~좀 다정하게 하세요!”
“어떻게요?”
“여기 남자친구분이 여자친구분 어깨에 손을 올리시고 여자친구분은 남자친구를 살짝 안으시고 앞을 보세요!”
라고 하며 직접 자세교정을 해줬다.
그말에 민준기는
“네 여자친..아.”
라고 말하려는데 송순자가 말하지 말라며 살짝 옆구리를 꼬집었다. 송순자는 자신이 젊어보인다는 소리가 싫지 않은 모양이었다.
“요즘 연상연하커플이 인기라면서요! 두 분 잘 어울리세요!”
“네? 하하하~~아저씨 눈썰미 있으시네~”
“하하~”
워낙 동안이라 둘이 다니면 남매지간이나 연인사이로 볼 정도였다.
남매지간에 자연농원을 놀러오기는 드물다 보니 아마 둘을 연상연하커플로 착각한 듯 했다.
사진을 찍으며 송순자는 또 다시 설레였다.
‘아~이런게 데이트구나.......’ 주변에 다들 연인관계의 남녀가 많았고 다른 사람들도 두 사람을 그렇게 여기는 듯 하니 송순자도 마치 애인과 데이트를 하는 듯 가슴이 설레였다.
그렇게 한참을 놀았더니 벌써 5시가 되었다.
“엄마 다리 아프지?”
“음 조금 너는?”
“나도 좀 그래 우리 그만 가자!”
“그럴까?”
“응”
두 모자는 공원을 나와 차로 향했다.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다 톨게이트로 진입하려는 순간 다른 차가 깜빡이도 켜지 않은채 끼어 들었고 송순자는 순간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간신히 충돌은 면했지만 두 차는 상행선과 하행선 진입로의 분리대에 서로 끼어서 오도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되었다. 앞차의 창문이 내려지더니 한 남자가 상황을 창문을 보더니 다짜고짜 송순자에게 욕을 했다.
“야 씨발년아! 눈 똑바로 뜨고 운전해야지~사고날 뻔 했잖아!”
적반하장도 유분수였다.
그에 송순자는 창문을 내렸다.
“뭐라구요?”
“귀구녕 감기 걸렸어! 에이~씨발 기집년이 지에서 살림이나 하지 어디 운전대를 잡고 지랄이야! 차 빼! ”
“뭐...뭐...요...”
송순자는 너무 놀라고 당황해 뭐라고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몸을 부르르 떨더니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차를 빼기 위해 뒤를 돌아봤다. 그랬더니 뒤에도 우리 때문에 차들이 몇 대 서있었다. 송순자가 주춤거리자 그 차의 남자는 내렸다.
“아 씨발 안 빼고 뭐해!”
라고 하며 우리 차 뒤를 보더니 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을 하고는 다시 차에 돌아가 자신의 차를 빼려고 하였다. 그 때 옆에 있던 준기가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그 차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그리고는 창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후진을 하려던 그 남자는 창문을 내렸다.
“넌 뭐야?”
“당장 가서 여자한테 사과하세요!”
“뭐? 허 참!”
라고 하며 차에서 내렸고 문을 세게 닫으며
“안하면 어쩔건데~”
“좋게 말할 때 해요!”
“허허~참~왜 니 깔치냐?”
그 말에 민준기는 고개를 이러저리 흔들더니~다시 그 남자를 바라보고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야 씨발놈아! 좋게 쳐 말할 때 가서 시키는 대로 해라!”
갑작스런 준기의 욕에 그 남자는 당황했는지 뻘쭘히 쳐다보다 지기 싫었던지
“못하겠다~너 사람 치겠다~오 보아하니 차도 좋고 돈 좀 있나 보다?”
그 때 송순자는 민준기를 말렸다.
“준기야~ 하지마 참아!”
“이거 나봐요!” 라고 하며 송순자를 데리고 차에 태우고 문을 닫은채 속삭였다.
“엄마! 걱정마요.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짓 안해요! 나 믿지요?”
송순자는 고개를 끄덕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준기는 다시 돌아서 그에게 더벅더벅 걸어갔다.
준기는 더 이상 키가 177이라 당시로서는 큰 키에 속했고 군대에서 어깨도 벌어지고 얼굴도 까무짭짭해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었다.
해지는 노을에 준기의 늠름한 뒷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송순자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제 진짜 남자가 다 됐구나..아~이젠 나를 보호하네...’
또 한편 걸어가는 준기의 모습에 놀란것 송순자 뿐만이 아니었다. 그 상대방 남자도 각 잡힌 걸음으로 걸어오는 민준기를 보며 적잖이 쫄았다. 그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약간 뒷걸음질 쳤다. 다른 사람은 몰랐지만 본인은 느낄 수 있었다.
“뭐..야...뭐...”
그 남자 앞에 선 준기는 한참 노려보더니 손 바닥으로 차를 탁 하며 집고는 그의 얼굴에 얼굴을 마주대로 나지막히 속삭였다.
“너! 아작이 뭔진 아냐?”
“뭐...뭐야...씨발놈아...”
“어금니 아에 씹을 작이다. 어금니로 씹는다는 뜻이다! 니 대갈통에 뭐가 들었는가 내가 제대로 보여줄까? 좋게 말할 때 사과하고 가라! 안 그럼 너 진짜 여기서 뒤진다!”
“싫..싫...싫다면...”
남자는 이미 준기의 기운에 전의를 잃었지만 바로 항복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는게 문제였다.
“그래? 허~허허~그렇다 이거지~”
라고 하며 주위를 한번 두리번 거리더니
“야!!!~~개새끼야~”
라고 하며 그의 얼굴을 향해 팔을 크게 휘둘렀고 준기의 주먹은 그의 얼굴 바로 앞에서 멈췄다. 그러자 그 남자는 갑작스런 공격에 팔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숙이며 주저 앉았다.
잠시 후 그 남자는 팔을 든채 얼굴을 들어 상황을 살폈고 자신의 얼굴앞에 멈춰 선 준기의 주먹을 보고 안도와 함께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이미 그 걸로 상황은 종료 된거랑 마찬가지였다. 준기는 그대로 그 남자의 멱살을 잡고 일으켜세웠고 그 남자는 힘없이 딸려왔다. 준기의 힘에 제압당한 그 남자는 반항의 의지를 잃어버리고 잔뜩 쫀 얼굴 표정을 지으며 준기의 손을 툭툭 치며 풀어달라고 애원했다.
준기가 손을 풀자 목을 어루만지며 준기를 쳐다봤고 준기가 눈짓으로 송순자를 가르키자 그 남자는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죄..송합니다..제가..그만...실수를..” 이라고 하며 황급히 차를 타고 후진하더니 하행선 진입로로 휭 하니 가버렸다. 아마도 그 남자는 다음 인터체인지 까지 가서 차를 돌려야 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준기는 그 모습을 보며 손을 탁탁 털고 차로 돌아왔고 준기네 차 뒤에 있던 차의 운전자는 재밌는지 키득키득 웃었다.
준기가 차에 타자 엄마는 준기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 순간 만큼은 준기가 남자로 보였다. 자신을 지켜주는 멋진 왕자님이었다. 나약한 샌님인줄만 알았던 준기가 이제는 듬직한 남자로 느껴졌던 것이다.
차는 다시 출발했고 둘은 내내 아까의 일에 대해 얘기했고 엄마는 내내 속으로 가슴이 쿵닥거림을 느꼈다.
둘은 저녁을 먹기 위해 고급 경양식집으로 갔고 차에서 내려 엄마는 아들의 팔짱을 꼈다. 갑작스런 행동에 준기는 잠시 머뭇 거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 때 송순자는 준기를 아들이 아닌 남자로 착각하고 있어 그런 행동이 나왔다고 한다.
둘은 스테이크를 시켜 저녁을 먹고 가볍게 와인을 한잔 했다. 그 당시만 해도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요즘같지 않아 누구나 한번 쯤 할 수 있는 무슨 신호위반 쯤으로 인식하던 때였고 와인을 술로 보지도 않았다.
평소 술을 잘 못하는 엄마와 대학에서 처음 술을 배운 준기도 그다지 술을 잘 하지 못했다.
둘은 와인 한병을 다 비웠는데 벌써부터 서로 알딸딸해 졌다.
“엄마..우리 가자~취한다~”
“호호 그래...엄마도 취한다 그만 가자!”
둘은 밖으로 나왔고 잠시 바람을 쐰 뒤 차에 탔다.
“엄마 운전 할 수 있겠어? 술 먹고?”
“가까운데 뭐~그리고 그 정도는 할 수 있어!”
라며 운전대를 잡았고 겨우겨우 집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한 두 모자는 서로 번갈아 가며 샤워를 하였고 엄마 보는 앞에서 엄마를 지켰다는 것과 그런 아들과 오늘 하루 내내 느꼈던 설레임 탓인지 둘은 기분이 들떠 있었다.
“엄마 우리 오늘 한잔 더 할까?”
“호호 좋지~엄마도 오늘 멋진 남자랑 멋진 데이트를 해서 기분이 너무 좋았거든! 이대로 잔다면 섭섭하지~”
“히히 그래~그럼 내가 술 사올까?”
“아니야~와인 있어! 그리고 엄마가 오늘 솜씨 좀 발휘해 보지~”
“히히 뭔데?”
“기대하시라~”
준기는 엄마가 안주를 마련하는 동안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안주가 다 되자 엄마는 아들을 불렀다. 그 소리에 준기는 식탁으로 갔다.
“어 이게 뭐야?”
식탁에는 쌍촛대에 양초가 꽂혀 있었꼬 와인잔과 얼음통에 와인이 있었거 고급도자기 그릇에 비스켓에 치즈를 바르고 그 위에 다시 비스켓을얻고 그걸 베이컨으로 감싼 뒤 그 위에 다시 치즈 그리고 그 위에 체리가 올려 있는 엄마만의 특별안주가 마련되어 있었다.
“우와~맛 있겠다~”
준기는 손을 뻗어 하나 집어먹으려 하자 엄마는 준기의 손을 툭 치고는 우선 불부터 끄고 오라고 했다.
준기는 뛰어 불을 끄고 다시 돌아왔고 그 사이 엄마는 촛불에 불을 켰다.
“오~분위기 있는데~”
“그럼~~”
그리고 엄마는 술잔에 술을 따랐고 준기도 술병을 들어 엄마의 잔을 채워졌다.
“자 건배~”
챙~
얇은 유리잔이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를 낸 뒤 둘은 와인을 한번에 다 마셨다.
그리고 다시 술을 채웠다.
“아들!”
“엉?”
“오늘 멋졌어!”
“히히 뭐 그정도 가지고~”
“우리 아들 다 컸데~엄마도 보호할 줄 알고~!”
“당연히 남자가 자기 여자는 지켜야지~”
라고 말하며 어깨를 으쓱거렸고 아들의 입에서 나온 자기여자란 말에 엄마도 다시 가슴이 뿌듯해졌다.
“그래 내가 애인 하나는 멋진 사람을 뒀는데!”
“그럼 걱정마 엄마 내가 엄마 지켜줄게!”
“진짜?”
“그럼!”
“호호호~”
둘은 그렇게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술을 마셨다. 엄마는 아버지 얘기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살아온 얘기를 해줬다.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준기 맘속에서는 다시 한번 엄마한테 잘 해야 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둘은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2시간이나 훌쩍 지났다.
“아들!”
“엉?”
“군대는 할 만해?”
“....뭐 그냥~그렇지...”
“왜 힘들어?”
“아니야...그냥...할만해..”
“흠...”
“엄마는 재혼 안해?”
“재혼?”
“응”
“넌 엄마가 재혼 했으면 좋겠어?”
“......음...솔직히 싫어...”
“호호 그럼 엄마는 평생 혼자 쭈글탱이 돼라고..?”
“내가 있잖아.. 왜 혼자야!”
“...너도 결혼 할거잖아..”
“....나? 결혼 안해! 엄마랑 평생 둘이 살래~”
“호호 요녀석~~말 하는것 좀 봐!”
라고 하며 준기의 코를 살짝 비틀었다.
그러면서 가슴 한 구석에는 그렇게 말하는 아들에 대한 고마움이 들었다. 그러나 본인도 알고 있었다. 언제가는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아들”
“응?”
“여자친구 있어?”
“......”
“있구나?”
“아니..헤어졌어..”
“치~왜 엄마한테 말 안 했어?”
“그냥....좀 챙피해서...히히”
“뭐가 창피하니? 그런게....”
“그냥...엄마가...싫어할까봐...”
“...왜 엄마가 싫어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음.....그냥.....왠지.....몰라..나도..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그랬구나...”
맞았다. 지금 헤어졌다는 소리를 들어도 섭섭한데 만약 미리 알았다면 송순자 그녀 스스로도 가슴이 아팠을것 같았다..마치 이별이라도 하는 듯 말이다..
“어떤 여자였어?”
“그냥 착했어..”
“얼굴은?”
“그냥 평범했어...분명한건 엄마보다 안 이뻐~히히”
내색하지 않으려고 해도 엄마의 목소리에서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d지 어색한 분위기를 반전이라도 시키려는 듯 준기는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호호...그건 당연한거고”
“히히”
“어디서 만났어? 학교?”
“응...동아리에서...”
“아.....그래서 이 녀석이 학교 다니면서 엄마랑 안 놀아 줬구나~”
“헤헤...이제 헤어졌어~”
“....근데 왜 헤어졌어?”
“음...군대가서....... 다 그렇지...”
“아니 그 기집애가 어떤데 우리 아들을 군대간다고 헤어져!”
“됐어~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어!”
“좋아하지도 않은데 사궜어?”
“..그냥 호기심에..”
“으으음...그랬구나..우리 아들 힘들었겠네..”
“아니야 첨에 바빠서 힘들고 말고할 겨를도 없었고 좀 적응되니까 생각도 안 나던데~”
“그럼 다행이고.”
“너도 이제 여자한테 호기심을 가질 나이구나..”
“그럼 나도 이제 성인인데..”
“호호 그래~오늘 보니까 그렇더라 ~근데 왜 아직도 나는 니가 애 같지?”
“원래 자식은 60이 넘어도 애라며..”
“그래그래 맞다 니말이!호호”
“헤헤~”
둘은 또 술을 마셨다. 벌써 두병 째였다. 아무리 와인이라지만 아까 식당에서 한병 마시고 지금 두병을 더 마시다 보니 서로 많이 취해버렸다. 그리고 슬슬 혀가 약간씩 꼬이기 시작했다.
“아드을”
“엉?”
“여자친구랑 뽀뽀도 해봤어?”
“아이~몰라~아~엄만 왜 그런거를 무S냐?”
“왜 엄마한테 말 하면 안돼?”
“흐흐 알고 싶어?”
“그으럼~엄마들은 그런게 다 궁금한 버비야~”
“솔찌기~ 해봤어”
“어땠어?”
“흐흐 엄마도 해봤으니까 알거 아니야?”
“호호 엄마는 하두 오래돼서 기억이 안나~~”
“음~~~~~그냥 첨에는 떨려서...뭐가 뭔지 몰랐는데..몇 번 해보니까...부드럽더라궁....근데...맨날 술 먹고 해서 술 냄새 밖에 기억이 아..안 나~”
“호호호호호호~아~”
“히히 또 묻고 싶은 거 있어? 내가 다 말해준다~오늘~헤헤”
“음~그럼 둘이....아니다..”
엄마는 무슨 말을 하려다 머리를 젓더니 대신 술을 마셨다.
“뭐...? 말해 봐~뭔데~”
“아니야~히히 엄마가 취했나 보다~주책맞게..”
“뭐...? 혹시...그거? 헤헤”
“호호...요 녀석이~엄마한테 못 하는 소리가..”
“음~~헤헤~~솔직히~”
엄마는 순간 긴장했다. 겉으론 웃고 있고 못 하는 소리가 없다고 말은 하지만...아들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궁금했다. 고등학교 때 휴지통을 치우며 자위하는 건 알았지만......
섹스를 했다고 하면 충격적일것 같았다..아니 섭섭할 것 같았다..그러면서도 지금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인데..마치 남편의 외도사실을 고백하는 냥.. 생각하는 자신이 이상했다. 그리고 아들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아들의 섹스장면이 오버랩 되었다..아주 순간적으로 그러면서 뭔가 속에서 꾸물거렸고 가슴이 살살 간지러워왔다.
“...........?”
“안 했어....”
“응? 안 한거야? 못 한거야?”
“군대 가지 전날 선배들이 빨간집 데려가려고 했는데도 안 갔어..그리고 여자친구랑도 안 했고..”
다행이었다. 엄마는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왜....?”
“그냥...첫 순결은 사랑하는 사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남자는 동정이라고 하는거야..”
“흐흐 알어~갑자기 생각이 안 났을 뿐이야!”
“...........................”
“...........................”
둘은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어떤 여자가 좋아?”
“나?....음.....그냥 엄마 같은 여자...”
“엄마가 어디가 좋은데?”
“그냥...이쁘잖아!!히히”
“그것 뿐이야?”
“그냥.. 나 많이 사랑해 주고...이해해 주고..”
“피~바보야 그건 엄마니까 당연한거지..”
“그러니까...엄마같은 여자가 좋다는 거지..”
“호호 그렇게 되나...”
라고 하며 술잔을 들었고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준기는 엄마가 술잔을 내려 놓고 입맛을 다실 때 갑자기 엄마의 볼에 뽀뽀를 했다.
“엄마 사랑해!”
“어머 깜짝이야!호호 얘가 왜 이래~”
“왜 엄마한테 뽀뽀하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하니까 놀랬잖아 엄마가~”
“알았어 그럼 다시 할게”
하더니 허리를 숙여 엄마의 얼굴을 잡고 입술을 볼에 갔다 댔고 엄마도 고개를 살짝 꺾어 볼을 내어 주었다.
쪽!
“헤헤~”
준기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거렸고 엄마는 그런 준기를 보면서 준기의 양귀를 잡고 살짝 흔들며 함께 웃어줬다.
“이궁 귀여운 내 새끼~”
라고 하며 잡고 있는 양귀를 땅겨 입술에 뽀뽀를 하려 했다.
“우웅~~~”
쪽!
그러자 준기도 답례를 하듯 이번엔 엄마 귀를 붙잡고 뽀뽀를 하려했다.
“우우~~~~~~~웅~~”
쪽!
그러다 서로 귀를 잡고 있었서 그런지 뽀뽀는 끝냈지만 얼굴은 밀착되어 있었다. 그리고 잠시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흐르며 상대방의 눈을 쳐다 보고 있는데 먼저 아들의 입술이 엄마의 입술을 덮었다.
“흐으~~~~”
아들은 부드러운 숨을 내 쉬며 혀를 내밀었다. 엄마도 아무 거부없이 입을 반쯤 열었다. 아들의 혀는 아주 천천히 엄마의 입속으로 떨면서 들어왔다. 그 혀를 받아 들이는 엄마의 혀도 역시 떨렸다. 엄마의 입속에 들어온 아들의 혀는 갈데를 잃고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간혹 침을 삼키기 위해 움직이는 엄마의 혀와 혀 끝이 맞 닿을 뿐이었다.
둘은 그렇게 서로 망설이고 있었다. 키스후에 가슴을 가슴후에 성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 입속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이미 선은 넘어섰지만 더 이상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자 둘은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흐음...어우 엄마가 취했나봐....어떻게 하지...이건 내일 치워야 겠다. ” 라며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민준이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멍하니 엄마의 뒷 모습을 바라보다 이제는 닫힌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으로 들어온 순자는 가슴이 콩닥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뭐 한거지....내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책과 함께 뜻 모를 설레임에 가슴이 터질듯 뛰었다.
사실 남편과의 결혼 과 섹스는 쾌감이라기 보다는 당연한걸로 받아 들였다.
고기맛도 먹어본 놈이 안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맛도 모른채 순자의 성생활이 중단되었기에 고기맛에 대한 욕구는 지금까지 크지 않았다. 아마 그랬기에 준기 하나만 바라보며 지금까지 버터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까 준기와의 일은 그렇지 않았다. 생애 처음 느껴보는 설레임이었다. 키스가 부드럽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혀 끝만 살짝 닿았을 뿐인데도 달콤했다. 그리고 아랫도리로 부터의 올라오는 설레임도 그녀에게는 충격이었다.
오늘 낮부터 뜻 모를 설레임의 정체를 지금에서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성적인 설레임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성욕이라고 사람들은 표현했다.
아들로부터 느낀 첫 성적설레임에 순자는 적잖이 당황했다.
하지만 엄연히 둘은 천륜이라 부르는 모자지간이었다.
그러나 교육을 통해 사회의 암묵적인 규약인 도덕률과 윤리관으로 본능을 억제시키는 방법을 배웠다고 해도 인간의 감정과 본능을 억누르기에는 그 힘이 미약했다.
분명 순자는 준기를 아들로서 뿐만 아니라 한 남자로 사랑하고 있었다.
한편 엄마와의 짧은 키스를 경험한 준기 또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여자친구와의 첫 키스보다도 그 짧은 엄마와의 키스가 더 강렬하게 와 닿았다.
아무리 술기운을 핑계로 할려고 해도 모든 것이 그 감정을 설명할 수 없었다.
준기 역시 방으로 들어가 누워 잠이 들려 했지만 계속되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신이 엄마를 엄마 이전에 한 여자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시간일 뿐이었다.
그는 순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둘은 더 이상 어떤 행동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니 차라리 둘이 서로의 솔직한 감정을 말로 표현했다면 훨씬 쉽게 둘의 관계가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보니 상대방에게 자신이 큰 실수를 했다고만 생각했다. 도덕률도 윤리관도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들의 본능을 억누를 수 있게 했다.
날이 밝았다. 언제 잠들었지도 모르게 잠들었다. 시계를 보니 7시였다. 확실한건 그리 오래 자지 못 했다는 것이었다. 가만히 누워 어제일을 생각해 봤다. 술이 깼음에도 마찬가지였다. 후회와 아쉬움.
밖에 서 인기척이 들렸다. 아마도 준기가 일어났나 보다. 그러나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준기를 볼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배게에 머리를 쳐 박고는 준기의 인기척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한참 있으니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그래서 조심히 안방에 딸린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변기에 소변을 볼 수가 없었다. 혹시나 소리가 나 준기가 엄마가 깬것을 알아차릴까봐서였다.
차라리 엄마가 자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하는게 준기한테도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화장실 바닥에 소변을 봤다. 그리고 샤워기를 들고 최대한 소리가 안나게 뒤처리를 했다.
다시 눈을 뜨니 10시였다. 아마도 누워있다가 다시 잠이 든 모양이었다. 그 때도 역시 밖에 나갈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나가야만 했다. 언제까지 여기서 숨어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조용히 일어나 슬며시 문을 열어 거실을 살폈다. 일단 가시권에는 준기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
천천히 나와 살펴보니 어제먹다 남은 그릇은 모두 준기가 설거지를 해 놓았다. 그리고 메모지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엄마. 친구들 만나러 갑니다.]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일단은 준기를 마주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루종일 무거운 마음으로 집에 있었다. TV를 틀어도 눈과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밤 11시가 되어서도 준기가 들어오지 않자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나 어제일로 무슨일이나 있는것이 아닌가 해서다.
기다리는 수밖에 따로 연락을 취할 방도가 없었다.
새벽 1시가 되자 TV에서는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순자는 걱정되는 마음에 한숨을 쉬며 TV를 끄고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왠지 지금쯤이면 준기가 들어올 것만 같았다. 막상 준기가 들어올꺼란 생각을 하니 안도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그 때도 준기는 들어오지 않았다. 막상 보면 볼 자신도 없으면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혹시 귀대할 때 까지 안 들어오는건 아니겠지....돈도 없을텐데..대체 어디서 자는거야..’
해가 뜨고 날이 밝자 머리가 아파왔다. 그래서 순자는 자신도 모르게 머리가 무거워져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준기가 울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왜 우냐고 하니까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순자는 계속 준기를 달랬고 달래도 달래도 울자 엉덩이를 때렸다. 그러다 잠이 깼다.
“엄마...일어났어?”
준기였다. 준기가 순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어제 어디서 잤어?”
“응....선배네서..”
“안 들어오면 못 들어온다고 전화라도 해야지!”
“미안해...선배 자취방에 전화가 없어서...”
“흠~~~밥은? 그런데 대체 지금 몇 시야?”
“1시야..”
“벌써?”
“그리고 나 밥 먹었어.”
식탁을 보니 냄비와 김치통이 꺼내져 있었다. 아마도 라면을 끓여 먹은 듯 했다.
“응.......”
둘은 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준기도 어색한지 두리번 거리만 하다가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준기야!”
“응?”
준기는 바로 몸을 돌려 엄마를 바라봤다.
“아니야...쉬어라..”
분명 무슨 말이 필요 했지만 말을 할 자신이 없었다. 그는 준기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도 방금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무슨말이라도 했어야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준기는 화장실 갈때만 빼고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저녁시간이 되었고 엄마는 저녁을 차렸다. 그리고 준기를 불렀다.
준기는 먹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오지 않는다면 더 어색해질 판국이었다.
준기는 한참 후에야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식탁에 앉자 마자 준기는 밥을 먹었다. 엄마도 아무말 없이 밥을 먹었다.
참 어색한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준기가 급히 밥을 먹고 일어나려고 했다.
“더 먹지..?”
“아니야 됐어..”
그리고 밥그릇을 싱크대에 두고 자기 방으로 향하려는데 엄마가 먼저 준기를 불렀다.
“준기야!”
준기는 뒤로 돌아섰다.
“앉아봐..”
그러자 준기는 힘없이 의자에 앉았다.
“너도 엄마랑 말을 해야 살것 같지?”
“.........”
엄마는 밥을 먹다 말고 상을 치웠고 물을 마신 후 커피를 두 잔 타왔다.
그리고 준기에게 건냈다.
“흠..................준기야..”
“엉?”
“엊그제...일..”
“엄마..”
“응?”
“내가 잘 못 했어...”
“.....아니야....그건...내가...”
“엄마...미안해...”
“......준기야 그건 누구 잘못도 아닌거 같다..”
“........”
“우리 그 일은 잊자...언제까지 이렇게 말 안하고 살 수는 없지않나?”
“...........응..”
“나도 그 때 술이 취해서.....”
“엄마...”
“응?”
“우리...다른데 가서 살자...”
“응?”
“우리 외국가서 살면 안돼?”
“....그건 왜?”
“..............엄마...”
“왜..?”
“나 많이 생각해봤어..”
“...........?”
“나 엄마 사랑하는거 같아..”
“...그건...준기야...엄마도...너를 사랑해...”
“지금 그런 얘기하는거 아니야..”
“준기야....그건...”
송순자도 준기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순자 역시 지난 밤 동안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신이 준기를 아들 이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 하다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스스로 잠깐 스쳐가는 광풍으로 여겼다..시간이 지나면...자연적으로 해결될 줄 알았다. 그리고 엄마가 먼저 중심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엄마니까...어른이니까..
갑자기 준기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이내 펑펑 소리없이 울기 시작했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팔로 닦으며 울었다. 지금 아들이 울고 있고 사랑하는 남자가 앞에서 울고 있었다.
순자의 눈에서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아들의 사랑고백..사랑하는 사람의 사랑고백 앞에서는 그는 엄마도 어른도 아니었다.. 그녀도 여자였다.
둘의 눈이 마주치자 준기는 엄마 앞에서 무릎을 꿇고는 무릎을 잡고 더 서렵게 울었다. 그런 준기를 엄마는 허리를 숙여 껴 안고 또 울었다.
지나온 시간의 서러움에 대한 한풀이를 하듯 순자는 울었다.
먼저 울음을 그친것은 엄마였다.
눈물 섞인 소리로 순자는 준기의 머리를 잡고 세우며 말했따.
“아들..아들...그만 울어..응..그만 울어....”
준기는 고개를 들며 울음을 그치려 노력하며 오히려 엄마를 위로했다.
“흑...흑...엄마..엄마도 그만 울어...응...그만 울어..”
“바보야...지금 너가 울잖아..”
“흐억..흐억(작가의 변 :이건 울음그칠때 끄억되는 소리입니다. 표현이 안됩니다. 알아서 상상하세요) 헤..헤..그러네..”
“흐흐 바보..흐억..흐억...”
둘은 그 한마디에 서로 눈물 콧물 범벅이 되었으면서도 웃었다.
“우리 아들.. 진짜 엄마가..좋아?”
기준은 대답대신 고개를 크게 끄덕거렸다.
“............흠...... 우리가 그러면 안되는거 알지..?”
또 끄덕거린다.
“......................어쩌면 좋니....”
“엄마는....왜 엄마는 묻기만 하고 대답안해...”
“.....................준기야...우리 하늘나라 가면 아버지 어떻게 보지?”
“걱정마....우린 지옥갈거니까....아버지 만날일 없어..”
“지옥인데도 좋아?”
“엄마랑 있으면 돼..”
“.......준기야........”
“엄마!”
둘은 깊게 포옹을 했다. 둘 다 숨이 막힐 정도로 서로 꼭 껴안았다.
“사랑해...엄마..”
“그래 나도 사랑해...준기야..”
그렇게 한참을 끌어안았고 시간은 흘렀다.
순자는 청소를 했다. 방을 깨끗이 하고 침대카바도 빨아놓은 걸로 갈았다. 그리고 큰 보자기로 쌓인 이불을 꺼냈다. 결혼할 때 해왔던 원앙이불이었다. 남편이 죽은 이후로 한번도 쓰지 않았지만 최근에 솜도 새로 틀고 누릿누릿해진 카바도 새로 바꿔놨기 때문에 새것이랑진배없었다. 그리고 베게도 꺼냈다.
“후~~~~~~~~~~~~~~”
순자는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 샤워를 했다. 아로마향으로 샤워를 마무리 하고 새 속옷과 새 나이트가운을 꺼내 입었다. 그리고 새색시 처럼 침대에 다소곳이 앉았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그리고 준기가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준기와 눈이 마주친 순자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준기는 순자가 챙겨 준 나이트 가운을 입고 들어왔다. 그리고 방안의 불을 끄고 은은한 취침등을 켰다. 그리고 엄마 앞에 섰다. 쉼 호흡을 깊게 한 뒤 준기는 엄마의 손을 잡았다.
순자는 고개를 들어 준기를 쳐다봤고 준기가 이끄는대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준기의 눈을 보고 이내 눈을 감으며 고개를 숙였고 다시 눈을 뜨며 고개를 들었다.
준기는 웃으며 순자를 껴 안았다. 그리고 순자도 두 손을 준기의 가슴에 대고 안겼다.
그리고 준기가 고개를 숙여 순자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대었다.
순자는 눈을 감은채 고개를 살짝 들었다.
준기도 순자도 입술이 떨렸다. 준기의 입술이 닿자 이번에도 순자는 입을 반쯤 열었다.
그리고 준기의 혀가 저번과 같이 떨리며 살며시 들어왔다. 그리고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이번엔 그것도 잠시 혀를 천천히 순자의 입속으로 밀어넣었다.
순자는 그 순간 눈을 더 질끔 감고 그 혀를 받아 들였다. 준기의 혀는 이제 방향잃은 미아가 아니었다. 그를 받아주는 순자의 혀가 있기에...
순자의 입속으로 들어온 준기의 혀는 순자의 혀와 일체가 되어 서로 뒤엉켰다. 촉촉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달콤함..
“하아~~~~”
이제는 순자의 혀가 준기의 입속으로 들어왔다. 그 혀를 준기는 반갑게 맞이했다.
둘의 키스가 길어질수록 혀의 움직임은 격정적이 됐고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 졌다.
“하아~~~~~아~~~~”
자연스럽게 입술을 땐 준기는 순자의 손을 이 끌로 침대베게 옆으로 갔다. 그리고 준기는 순자의 나이트 가운의 끈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허리를 묵고 있던 끈은 힘없이 풀어지며 밑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준기는 가운의 가운데로 양 손을 집어넣고 팔을 양쪽으로 벌렸다. 그러자 순자의 하얀 브라와 하얀색 팬티가 그 모습을 들어냈고 그 속으로 하얀 속살은 조명을 받으며 빛이났다. 준기는 가운의 어깨 부분을 잡고 뒤로 넘겼다. 그러자 무게 때문에 가운은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준기는 감탄한 듯 손을 뻗어 순자의 가슴 위 쇄골 밑에 손을 댔다. 그러자 순자의 몸은 움찔했다.
준기도 놀랬는지 손을 땠다. 그러자 순자가 준기를 보며 환하게 웃었고 준기 역시 환하게 웃었다.
이번엔 순자가 준기의 가운을 벗겨줬다. 속옷만 걸친채 서 있던 준기는 몸을 조금씩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순자는 살며시 침대에 앉았고 준기를 이불을 사선으로 걷으며 몸을 침대쪽으로 댕겼다. 그러자 순자도 두 다리를 들어 침대 위로 몸을 올렸다. 이불과 살이 부딪히는 사각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스~~~스스스~~~~~슥~
순자와 준기는 서로 마주앉아 다시 입맞춤을 하였다. 그리고 스르르륵~쓰러졌다.
순자의 긴 머리가 베게에 닿고 그 위로 순자의 머리도 떨어졌다.
준기는 순자와 키스를 하며 손을 가슴에 갖다 댔다. 그리고 살며시 가슴을 쥐었다.
“하아~~~~”
준기는 첨이다 보니 서툴렀다. 순자도 서툴렀다. 처음은 아니지만.. 20년이란 시간은 순자를
다시 처녀로 만들었다.
준기는 브라위로 가슴을 만졌다. 그리고 둘은 끊임 없는 키스를 했다.
잠시 후 순자가 일어나 손을 뒤로 해 브라의 후크를 풀었고 브라는 곧 몸에서 떨어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순자의 봉긋 솟은 가슴이 들어나자 준기는 수줍게 양손으로 순자의 가슴을 쥐었다.
그러면서 둘은 다시 쓰러졌다. 준기는 순자의 가슴에 혀를 댔다. 그러자 순자의 허리가 들려 활처럼 휘었다 다시 내려갔다. 준기는 순자의 유두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아이가 엄마의 젖을 빨듯 빨았다.
“하아....하아....”
쪽~쪽~쭙~~
유두를 빨던 준기는 이내 가슴주변을 빨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이내 준기는 순자의 팬티까지 손이 내려갔다. 준기가 순자의 팬티를 끌어내릴려고 하자 순자가 준기의 손을 잠시 잡았다. 그러자 준기는 동작을 멈추고 순자를 쳐다봤고 순자는 손에서 힘을 뺐다.
준기는 이제 다시 순자의 팬티를 조심스럽게 내렸다. 순자는 부끄러운 듯 다리를 오므렸다.
준기는 이번엔 손으로 순자의 음모를 쓰다듬었다. 그 때 순자는 눈을 감고 이불을 움켜 지었다.
준기는 손을 내려 순자의 갈라진 순자의 계곡에 손을 댔다. 생전 처음 만진 여자의 계곡은 축축하고 따뜻했다. 순자 역시 20년만에 자신의 계곡에 남자의 손이 닿자 몸이 움찔했다.
준기가 두 번째 남자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처음이었다.
준기는 몇 번 그 계곡사이로 손을 넣었다. 그렇다고 손가락을 구부려 구멍에 넣지는 않았다. 그런 방법도 몰랐고 자신도 없었다.
그의 손은 금방 축축해 졌다. 준기는 몇 번 그곳을 만지더니 일어나 속옷을 벗었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로 자신의 몸을 집어 넣었다. 이미 딱딱해진 준기의 성기가 순자의 몸에 닿자 순자는 다시 움찔했다. 그리고 준기는 자시의 성기를 순자의 계속입구에 갔다 댔다.
준기가 구멍을 못 찾자 순자는 손을 내려 준기의 성기를 잡았다가 놀래고 손을 황급히 땠다. 그리고 한번 쉼호흡을 하고 다시 조심스럽게 잡았다. 그리고 자신의 계곡입구를 찾아줬다. 준기 역시 쉼호흡을 하고 순자를 쳐다봤다. 그러자 순자는 환하게 웃으며 눈을 깜빡였다. 준기는 입구에 대고 허리에 힘을 주어 밀어넣었다. 그러자 준기의 성기는 순자의 몸속으로 미끌어지듯 빨려들어갔다.
“아~~~~~~”
“윽~~!”
42년을 살았지만 21년만에 처음 느끼는 평온한 느낌이었고 21년을 살면서 처음느끼는 부드러움 이었다.
준기는 천천히 성기를 뺐다가 다시 밀어넣었다.
“윽!”
순자는 그 때 마다 외마디 짧은 신음을 냈다.
준기의 허리 운동은 점점 속도가 빨라졌다.
퍼퍽! 퍼퍽! 퍼어~퍽!
“하아~하아~하아~~~”
시간이 흐를 수록 순자의 몸은 뜨거워 졌다. 온 신경이 곧추 스는 듯 했다.
“아하~~”
준기는 몸을 숙여 순자를 껴 안았다. 그러자 순자도 준기의 목을 끌어 안았다. 그리고 둘은 다시 키스를 나눴다.
“하아~하아~”
“헉헉~헉~”
퍼퍽퍼퍼거! 퍼거퍽! 철퍽 철퍽~
“아 준기야...”
“아 엄마...”
“하아~엄마라고 하지 말아줘...난 이제 자기 여자야...”
“하아....여...보...”
의외로 준기 입에서는 여보라는 말이 쉽게 나왔다. 그 말에 순자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하아~하아~울지마...내가 지켜 줄게..이제..”
“하아~~하아....네....여보....”
준기의 움직임은 빨라졌다. 첫 경험이라 금새 절정이 찾아왔다.
퍼퍽퍼퍼퍼퍼퍽
“흐으~~흐아~~~”
“하아~나..쌀것 같아...”
“하아~~~하아~~”
그 말에 순자는 준기를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준기는 자신이 꼬리를 흔들며 열심히 뛰어갔다가 인간이 되어서 나온 그 곳에 다시 자신의 세포들을 밀어 넣었다.
“으윽!~~~~~~윽~~하아~~~~~~”
“아악!~~~~~~아~~아아~~~~~~”
둘은 그렇게 꼭 끌어안았다. 아주 꼭!
그렇게 둘의 초야는 지나갔다. 특별한 기술도 행위도 없었지만 둘은 최초의 만족을 느꼈다. 꼭 성기의 크기 테크닉으로만 상대방을 만족시키는 건 아니었다. 말 한마디와 정성과 존중이 느껴지는 행동이 그들에게 만족을 준 것이었다.
둘은 첨에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둘의 관계는 자연스러워 졌다.
휴가기간이 지나고 준기는 복귀
이 소설은 추리물입니다. 이 편은 마지막 편입니다.
즉, 범인과 그 방법이 다 나옵니다.
전편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전혀 재미가 없을 겁니다.
그러니 이전 내용들 부터 먼저 읽고 오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첫편부터 읽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실 겁니다.
추리소설 한편 읽는다 치시고 시간을 내어 봄이 어떠실런지요?
다른 소설 같으면 이런 부탁 안 드립니다. 추리물이라 그렇습니다.
그리고 에필로그 치고 꽤 깁니다.
원래는 10편과 에필로그를 따로 할려고 했는데 그냥 길게 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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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민준기와 나를 번갈아 보기만 할 뿐었다.
“전에도 얘기 했듯이 호스를 자른 칼은 찾았고 거기서 마지막으로 사용한건 당신이라는 것은 발견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당신의 범행을 밝혀내기가 어려웠지요! 바로 당신의 13시간 때문에 말이야! 너무 완벽했어! 하지만 그 사진과 서류에 있는 그 것 하나로 그 의문점이 완전히 풀렸지! 바로 호스 안쪽에 묻어 있는 과당으로 말이요!”
“과당이 뭐가 어쨌다는 거요?”
변호사가 따졌다.
“바로 설탕이지요! 당신 집에 있던 각설탕 말이오! 그리고 그 칼집과 남아 있던 칼날에 동일한 설탕의 과당이 묻어 있었지! 그리고 당신 서재 스레기통에서 동일한 설탕가루가 다수 발견되었고 이미 국과수에서는 모두 동일한 것으로 판정했오! 난 처음 딸기 꼭다리와 같이 있길래 당신이 단것을 좋아하는 걸로 착각을 했지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당신은 서재에서 각설탕을 가져다가 그 가스 호스에 맞게 깎았던 거야! 그리고 그걸로 가스호스를 막았고! 그리고 당신의 공범이 그걸 제거해 줬지! 당신이 일본을 가는 동안 말이오!”
“공범이라니....이건 뭔소리야!”
변호사는 혼란스러운 듯 나에게 물었다.
“개미! 진짜 단것을 좋아하는 개미!”
“아니야.....아니야......난 아니란 말이야!!!!”
민준기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몸 부림을 쳤고 그리고 잠시 후에 참관실에 있던 직원들이 달려와 민준기를 제압했다. 그리고 수갑을 채우고 민준기를 앉혔다. 순간적인 소란에 변호사는 놀라 방 구석에 서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들은 내용이지만 참관실에 있던 송순자는 넋을 잃고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고 했다. 그리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으며
“나...때문이야.....내가....우리 준기를....준기는....죄가 없어....”
라며 중얼거렸다고 했다.
나는 앉아있는 민준기를 보며 말을 이었다.
“그날 비가 오다가 그쳤오. 그래서 날씨는 매우 습했지요! 그리고 몇 일 계속되는 비로 인해 개미들은 배가 많이 고팠을 거고..그러던 와중에 비가와도 먹이채취에 지장이 없는 당신 집 창틀에서 개미들은 당신의 선물을 발견했고 ..습하고 덥다 보니 각설탕은 그 결집도가 매우 약해져 쉽게 한 조각 한 조각 띠어가기 좋았지요..원래 각설탕이 설탕 알갱이를 모아 붙인거 아니겠소? 그리고 13시간 동안 당신의 공범들은 당신의 범행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해주었지 당신의 알리바이를 위해서 말이오!”
“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민준기는 넋이 나가 웃기만 했다.
“물론 13시간 동안 그렇게 빨리 분해하지는 못해 하지만 가스가 충분히 세어 나올만큼은 입구를 열어줄 수 있지! 그리고 당신의 부인이 죽어가는 순간도 그리고 죽어있는 순간도 누구 눈치도 받지 않은 채 당신 공범들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거고! 시신이 발견되기 까지 80시간동안이면 각설탕 하나쯤은 충분히 처리할 능력이 되는 친구들이거든! 그리고 습하고 더운 날씨는 설탕 일부를 녹였고 그 흔적을 칼과 호스에 남겼지. 당신 공범들은 그렇게 일처리가 깔끔하지 못한거 같더군요! ”
“흐흐흐흐 흐흐 난 정말...아내를 사랑했어...그 일이 있기 전엔 말이지...그 일만 아니었다면 우린 행복했을거야.....우린...”
“행복? 그건 당신 생각이라는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나? 당신 와이프는 당신 어머니가 사준 장난감에 불과한거 아니었나? 그걸 사랑이라고 포장하지마!”
“흐흐흐..............흐흐흐....흑흑...흑흐...ㅠㅠ”
민준기는 자포자기 했는지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그러자 팀장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저 친구 입감시켜! 그리고 저 어머니도 긴급체포해! 그리고 공조 여부 확인해 보고!”
“네!”
“수고했다..”
팀장님은 나의 어깨를 두드리며 밖으로 나가셨다.
다른 직원들이 민준기를 일으켜 양팔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민준기씨!”
그러자 끌려나가던 민준기를 나를 쳐다봤다.
“김가희씨는 당신의 비밀에 대해 말할 의사가 없었소...끝까지 이요섭씨한테도 말을 안 했지...그저 이혼을 요구했을 뿐이요. 당신이 그냥 이혼만 해주었더라면 당신도 김가희씨도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그 얘기를 들은 민준기는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힘없이 끌려나갔다.
===[ 들어난 진실]====
송순자는 20살에 부자집 외동아들에게 시집을 왔다.
그러나 남편은 결혼한지 6개월만에 사고로 죽었고 시댁에서는 그냥 친정으로 되돌려 보내려 했는데 마침 임신상태였던걸 알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나아보니 그토록 바라던 아들이었다. 그게 민준기 였다. 혼자된 며느리 부모 욕심으로 데리고 살려니 사람들 눈치도 보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재혼을 시켜서 다른 집안에서 자라게 하려니 그건 못 하겠고 애만 뺏자니 며느리는 친권 운운하며 절대 자식을 내 놓을 수 없다고 하니 은밀하게 재혼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어느 정도의 재산을 띠어줬다. 그리고 송순자는 그 돈으로 명동에서 자사채를 시작했고 빼어난 외모와 언변으로 큰손은 아니지만 남부럽지 않을 만큼의 돈을 벌었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민준기와 그 어머니 송순자는 상속자와 대습상속자가 되어 어마어마한 돈을 유산으로 받게 되었다고 했다.
그 후로 아이의 교육 때문에 명동에서 손을 뺀 송순자는 각종 부동산과 금융 투자로 그 재산을 관리하며 민준기를 남 부럽지 않게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워낙에 동안에다가 넘쳐나는 돈으로 피부와 몸매관리를 받아 나이보다 10살은 젊게 보였다.
민준기는 다행히 어머니 말이라면 끔찍이도 아는 착한 아들이었고 내성적이라 친구들 사귀기 보다는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낙으로 여기던 아들이었다.
그리고 송순자 역시 아들이라면 끔찍이도 생각했으며 자기 인생의 전부라고 여길 정도로 아들에 대한 애착이 심했다. 민준기의 조부모가 죽고 이제 더 이상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돼 재혼을 생각해도 됐지만 자신의 재산을 보고 남자들이 접근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 남자 자체를 믿지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의 정성덕인지 민준기는 한국 최고의 대학에 갈 수 있었고 대학초기 집 밖에 모르던 준기가 대학문화에 빠지면서 MT, 동아리활동, 과 활동 등으로 외박이 잦아졌고 그에 심통이 난 송순자는 아들의 군대문제에 개입하지 않아 민준기는 현역입영대상이 되어 버렸다. 원래는 돈으로 빼 줄려고 했지만 왠지 그때는 얄미워 군대라도 가면 학교 친구들과 떨어지게 되고 그러면 다시 자신만의 아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민준기는 1학년 마치고 군대를 가게 됐고 가는날 까지 민준기는 엄마한테 삐져서 말도 별로 안하고 친구들과 술만 마시다 입대를 하게 됐다.
그리고 송순자도 한동안 섭섭했는데 첫 편지를 보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후회하기에는 어쩔 수 없었다. 이제 근 3년을 혼자 살아야 할 것을 생각하니 아들이 보고싶어 미칠지경이었다.
군대에 가면 효자가 된다고 했나?
원래 효자였던 민준기는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이 더욱 컸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어머니께 편지를 썼고 그 내용은 왠만한 연인 연애편지 보다도 더 구구절절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났고 첫 일병휴가를 나왔다. 송순자는 아들이 나온단 소리에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아들의 방을 청소하고 평소 아들이 좋아하는 불고기를 재워뒀다. 그리고 오후가 되자 초인종이 울렸다.
띵똥띵똥~
설레이는 마음에 송순자는 문으로 뛰어가 문을 열었고 까맣게 그을린 아들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준기야!”
“엄마!”
둘은 한참을 포옹을 하였다.
“아들 그동안 고생 많았지?”
“고생은 무슨 엄마는?”
“엄마도 아들 생각하며 하루하루 지냈지!”
“엄마 원망 많이 했지?”
“아니야 엄마 내가 잘 못 했어..흑흑 ㅠㅠ”
민준기는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았고 송순자도 덩달아 같이 울었다. 마치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는 듯한 상황이었다.
둘은 꼭 껴안고 그렇게 울었다.
시간이 흐른 뒤 둘은 감정을 추스르고 그동안의 일들을 서로 풀어놓았다.
“아들 먼저 씻어 엄마가 밥 해 놨어!”
“응”
준기는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하였고 송순자는 불고기를 상을 차리기 시작하였다.
“준기야!”
“응?”
“욕조에 물 받아서 목욕하지?”
“응 그러고 있어!”
“엄마가 등 밀어 줄까?”
“...엉 그럼 내가 등 할 때 말할게!”
다시 송순자는 음식을 준비하다가 준기가 부르는 소리에 하던 일을 멈추고 욕실로 들어갔다.
민준기는 등을 돌려 앉아 있었는데 한 눈에 봐도 어깨가 전보다는 더 벌어져 있었다. 그리고 까맣게 탄 피부에 군데군데 근육도 잡혀 있었다.
“오 우리 아들 몸 좋아졌네!”
“흐흐.. 그래?”
“운동하니?”
“작업이 운동이야!”
송순자는 타올을 손에 끼고 아들의 등을 밀었다.
“아우 우리 아들 때 봐!~에이 드러!”
“응...말도 마 이렇게 뜨거운 물에 몸 담그고 때를 민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를 군대에서 알았어!”
“그래?”
“응 군대에 있으니까 사소한게 다 소중해 보이더라구..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그리고 엄마의 소중함도...”
“그럼 그동안은 엄마의 소중함을 몰랐다는 거야!”
찰싹! 송순자는 아들의 등을 가볍게 내리쳤다.
“아! 그게 아니라..내가 군대 가기전에 괜히 학교애들하고 어울린다고 엄마한테 신경 못 쓰고... 미안해 엄마...”
그 말에 송순자는 다시 코끝이 찡 해 왔다.
“아니야..엄마도 너 한테 미안해...괜히 심통 부렸잖아...”
“.....아니야... 내 잘 못이야..”
송순자는 콧물을 훌쩍 거리며 준기의 등을 밀었다. 등을 다 밀고 물을 부어주고 송순자는 밖으로 나왔다.
준기는 목욕을 마치고 나왔고 송순자는 상을 다 차려 둘은 오랜만에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제 뭐 하면서 보낼거야?”
“음..친구들 좀 만나고..”
“친구..?”
송순자는 또 친구라는 말에 섭섭함이 밀려왔다.
“엄마! 휴가기간 10일이야. 친구는 한번만 만날거야 그리고 나머지는 다 엄마랑만 보낼거야!”
그 말에 송순자는 금새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렇게 좋아?”
“호호 그럼! 우리 도련님이 오셨는데!”
“하하~”
“그럼 우리 뭐 할까? 쇼핑도 좀 갈까?”
“에이 됐어 군바리가 무슨 옷을 사! 제대하면 몸 변해서 입지도 못해!”
“그런가?”
“엄마 우리 자연농원 가자”
“자연농원?”
“응 가보고 싶더라고 소풍때만 가서 별로 못 탔는데 이번에는 평일날 한번 날잡아 가자!”
“음 그래! 그럼 언제 갈까?”
“낼 가지 뭐!”
“그래 그럼! 아싸!”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고 민준기는 피곤했는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송순자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보면 볼 수록 남편을 닮아가는 준기를 보며 뿌듯함과 한편으로는 그 동안 자신의 삶에 대한 서러움이 밀려왔다.
남들 다 해보는 연애 한번 못 해 보고 집안 어른의 소개로 얼굴 10번 보고 결혼을 했고 결혼한지 6개월만에 남편을 여의고 독하게 살아온 그녀였다. 사실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한것도 아니었다. 그 때는 그것이 자신의 운명인지만 알고 숙명처럼 받아 들였던 그녀였다.
그런 자신의 삶이 한 스러웠다. 그래도 아들이 있었기에 버텨왔다. 그러나 이제는 성인이 되었고 늠름한 남자가 되었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도 보냈지만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이제 아들도 여자를 만나고 사랑을 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야 할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 말은 곧 자신은 이제 혼자가 될 시간이 점점 더 가까워 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시작이 아들의 입대였다.
그녀에게 아들은 분신같은 자식이었지만 함께 의지하며 살아온 남편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 남편을 또 한번 떠나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져 옴을 느꼈다.
처음의 이별은 또 하나의 만남을 남기고 떠났고 이제 다시 그 만남은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 들었다.
그런저런 생각으로 뒤척이며 겨우 잠이 들었고 그런 자신을 깨운 것은 준기였다.
“엄마! 일어나!”
“으으응? 몇시니?”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었다. 평소 아들을 군대를 보내고 혼자 있다 보니 늦잠자는게 습관이 들었는데 아들은 반대로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들어있었다.
“엄마! 오늘 자연농원 가야지!”
“호호 게으리기만 하던 우리아들이 군대가서 좋은 버릇 하나 들었네..군대가 꼭 나쁜 곳만은 아니구나~”
“하하 어쨌든 빨리 일어나!”
라고 하며 준기는 엄마의 옆구리를 간지럽혔다.
“깔깔깔깔~~아아~간지러워~하지마~~호호호호”
민준기는 재미있는지 더 간지럽혔고 송순자는 민준기를 끌어안았다. 그러자 민준기는 자연히 엄마와 몸이 포개져 침대에서 뒹구는 형상이 되었다.
“하아~후~~그만해~엄마 숨 막혀!”
“헤헤~나도 숨차다~”
송순자는 반듯이 누웠고 민준기는 엄마를 옆에서 끌어안는 자세에서 둘의 장난은 멈췄다.
“후우~~우리 아들 이렇게 안고 있어본게 얼마만인가 모르겠네~”
“그러게~우리엄마 가슴 아직도 그대로 있나 궁금하네~”
라고 하며 옷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가슴을 갑자기 움켜지었다.
“아아~아파~살살해야지~그리고 다 큰 게 엄마 찌찌나 만지고~”
“헤헤~”
송순자는 그런 아들의 장난이 싫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어렸을때는 조막만한 손이었는데 이제는 다 큰 어른이 돼서 큼지막한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움켜지니 순간 남자로 착각을 할 정도로 아들은 변해 있었다.
“아들 이제 그만 일어나자~엄마가 씻고 밥해 줄게 너도 씻어!”
“응~알았어!”
둘은 서둘러 씻고 아침식사를 하고 보니 8시 30분이 되었다. 둘은 다시 서로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나갈채비를 하고 있었다. 베란다 밖으로 창문을 보니 날씨는 화창했다.
아들은 청바지에 남방을 입고 그 위에 가디건을 등에 올려 걸쳤고 송순자는 꽃무니 원피스에 잠자리눈만한 썬글라스 그리고 챙이 큰 모자를 썼다. 당시만해도 가장 유행하는 패션 아이템들이었다. 송순자 당시 나이 42이었지만 패션감각과 외모는 30대초반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엿다.
둘은 주차장으로 가 벤츠 승용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용인으로 빠져 자연농원에 도착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그다지 많이 않았다. 둘은 자유이용권을 끊고 자유를 만끽했다.
둘이 처음 탄 놀이기구가 바이킹이었다.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맨 뒤에가 가장 재밌다며 엄마를 끌고 맨 뒷 부분으로 갔고 기구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송순자는 앞에 봉을 꼭 잡은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들은 무섭지 않은지 기구가 올라갈 때 마다 손을 들며 즐겼다.
그 때 기구가 최고조에 달하자 민준기는 한 팔로 엄마를 감싸 안았고 송순자는 겁에 질려 민준기의 껴 안은채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잠시 후 기구는 멈춰섰고 그 때까지 송순자는 민준기를 놓치 않았다.
“엄마 끝났어!”
그 말에 송순자는 눈을 떴고 끝났다는 안도감에 한 숨을 쉬며 내려려는데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엄마가 비틀거리자 민준기는 웃으며 엄마를 부축했고 송순자는 아들의 품에 안겨 겨우 내릴 수 있었다. 둘은 벤치에 앉아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었다.
‘아 역시 아들이라 믿음직 스럽네..’ 라는 생각으로 송순자의 가슴은 훈훈했다.
그리고 둘은 다시 꽃 구경도 하고 동물 구경도 하고 청룡열차도 타며 시간을 보냈다. 간만에 아들과의 나들이라 그런지 송순자도 가슴이 후련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사진사가 와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 그래서 둘은 흔쾌히 사진을 찍었다.
“아~좀 다정하게 하세요!”
“어떻게요?”
“여기 남자친구분이 여자친구분 어깨에 손을 올리시고 여자친구분은 남자친구를 살짝 안으시고 앞을 보세요!”
라고 하며 직접 자세교정을 해줬다.
그말에 민준기는
“네 여자친..아.”
라고 말하려는데 송순자가 말하지 말라며 살짝 옆구리를 꼬집었다. 송순자는 자신이 젊어보인다는 소리가 싫지 않은 모양이었다.
“요즘 연상연하커플이 인기라면서요! 두 분 잘 어울리세요!”
“네? 하하하~~아저씨 눈썰미 있으시네~”
“하하~”
워낙 동안이라 둘이 다니면 남매지간이나 연인사이로 볼 정도였다.
남매지간에 자연농원을 놀러오기는 드물다 보니 아마 둘을 연상연하커플로 착각한 듯 했다.
사진을 찍으며 송순자는 또 다시 설레였다.
‘아~이런게 데이트구나.......’ 주변에 다들 연인관계의 남녀가 많았고 다른 사람들도 두 사람을 그렇게 여기는 듯 하니 송순자도 마치 애인과 데이트를 하는 듯 가슴이 설레였다.
그렇게 한참을 놀았더니 벌써 5시가 되었다.
“엄마 다리 아프지?”
“음 조금 너는?”
“나도 좀 그래 우리 그만 가자!”
“그럴까?”
“응”
두 모자는 공원을 나와 차로 향했다.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다 톨게이트로 진입하려는 순간 다른 차가 깜빡이도 켜지 않은채 끼어 들었고 송순자는 순간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간신히 충돌은 면했지만 두 차는 상행선과 하행선 진입로의 분리대에 서로 끼어서 오도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되었다. 앞차의 창문이 내려지더니 한 남자가 상황을 창문을 보더니 다짜고짜 송순자에게 욕을 했다.
“야 씨발년아! 눈 똑바로 뜨고 운전해야지~사고날 뻔 했잖아!”
적반하장도 유분수였다.
그에 송순자는 창문을 내렸다.
“뭐라구요?”
“귀구녕 감기 걸렸어! 에이~씨발 기집년이 지에서 살림이나 하지 어디 운전대를 잡고 지랄이야! 차 빼! ”
“뭐...뭐...요...”
송순자는 너무 놀라고 당황해 뭐라고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몸을 부르르 떨더니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차를 빼기 위해 뒤를 돌아봤다. 그랬더니 뒤에도 우리 때문에 차들이 몇 대 서있었다. 송순자가 주춤거리자 그 차의 남자는 내렸다.
“아 씨발 안 빼고 뭐해!”
라고 하며 우리 차 뒤를 보더니 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을 하고는 다시 차에 돌아가 자신의 차를 빼려고 하였다. 그 때 옆에 있던 준기가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는 그 차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그리고는 창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후진을 하려던 그 남자는 창문을 내렸다.
“넌 뭐야?”
“당장 가서 여자한테 사과하세요!”
“뭐? 허 참!”
라고 하며 차에서 내렸고 문을 세게 닫으며
“안하면 어쩔건데~”
“좋게 말할 때 해요!”
“허허~참~왜 니 깔치냐?”
그 말에 민준기는 고개를 이러저리 흔들더니~다시 그 남자를 바라보고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야 씨발놈아! 좋게 쳐 말할 때 가서 시키는 대로 해라!”
갑작스런 준기의 욕에 그 남자는 당황했는지 뻘쭘히 쳐다보다 지기 싫었던지
“못하겠다~너 사람 치겠다~오 보아하니 차도 좋고 돈 좀 있나 보다?”
그 때 송순자는 민준기를 말렸다.
“준기야~ 하지마 참아!”
“이거 나봐요!” 라고 하며 송순자를 데리고 차에 태우고 문을 닫은채 속삭였다.
“엄마! 걱정마요.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짓 안해요! 나 믿지요?”
송순자는 고개를 끄덕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준기는 다시 돌아서 그에게 더벅더벅 걸어갔다.
준기는 더 이상 키가 177이라 당시로서는 큰 키에 속했고 군대에서 어깨도 벌어지고 얼굴도 까무짭짭해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었다.
해지는 노을에 준기의 늠름한 뒷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송순자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제 진짜 남자가 다 됐구나..아~이젠 나를 보호하네...’
또 한편 걸어가는 준기의 모습에 놀란것 송순자 뿐만이 아니었다. 그 상대방 남자도 각 잡힌 걸음으로 걸어오는 민준기를 보며 적잖이 쫄았다. 그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약간 뒷걸음질 쳤다. 다른 사람은 몰랐지만 본인은 느낄 수 있었다.
“뭐..야...뭐...”
그 남자 앞에 선 준기는 한참 노려보더니 손 바닥으로 차를 탁 하며 집고는 그의 얼굴에 얼굴을 마주대로 나지막히 속삭였다.
“너! 아작이 뭔진 아냐?”
“뭐...뭐야...씨발놈아...”
“어금니 아에 씹을 작이다. 어금니로 씹는다는 뜻이다! 니 대갈통에 뭐가 들었는가 내가 제대로 보여줄까? 좋게 말할 때 사과하고 가라! 안 그럼 너 진짜 여기서 뒤진다!”
“싫..싫...싫다면...”
남자는 이미 준기의 기운에 전의를 잃었지만 바로 항복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는게 문제였다.
“그래? 허~허허~그렇다 이거지~”
라고 하며 주위를 한번 두리번 거리더니
“야!!!~~개새끼야~”
라고 하며 그의 얼굴을 향해 팔을 크게 휘둘렀고 준기의 주먹은 그의 얼굴 바로 앞에서 멈췄다. 그러자 그 남자는 갑작스런 공격에 팔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숙이며 주저 앉았다.
잠시 후 그 남자는 팔을 든채 얼굴을 들어 상황을 살폈고 자신의 얼굴앞에 멈춰 선 준기의 주먹을 보고 안도와 함께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이미 그 걸로 상황은 종료 된거랑 마찬가지였다. 준기는 그대로 그 남자의 멱살을 잡고 일으켜세웠고 그 남자는 힘없이 딸려왔다. 준기의 힘에 제압당한 그 남자는 반항의 의지를 잃어버리고 잔뜩 쫀 얼굴 표정을 지으며 준기의 손을 툭툭 치며 풀어달라고 애원했다.
준기가 손을 풀자 목을 어루만지며 준기를 쳐다봤고 준기가 눈짓으로 송순자를 가르키자 그 남자는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다.
“죄..송합니다..제가..그만...실수를..” 이라고 하며 황급히 차를 타고 후진하더니 하행선 진입로로 휭 하니 가버렸다. 아마도 그 남자는 다음 인터체인지 까지 가서 차를 돌려야 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준기는 그 모습을 보며 손을 탁탁 털고 차로 돌아왔고 준기네 차 뒤에 있던 차의 운전자는 재밌는지 키득키득 웃었다.
준기가 차에 타자 엄마는 준기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 순간 만큼은 준기가 남자로 보였다. 자신을 지켜주는 멋진 왕자님이었다. 나약한 샌님인줄만 알았던 준기가 이제는 듬직한 남자로 느껴졌던 것이다.
차는 다시 출발했고 둘은 내내 아까의 일에 대해 얘기했고 엄마는 내내 속으로 가슴이 쿵닥거림을 느꼈다.
둘은 저녁을 먹기 위해 고급 경양식집으로 갔고 차에서 내려 엄마는 아들의 팔짱을 꼈다. 갑작스런 행동에 준기는 잠시 머뭇 거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 때 송순자는 준기를 아들이 아닌 남자로 착각하고 있어 그런 행동이 나왔다고 한다.
둘은 스테이크를 시켜 저녁을 먹고 가볍게 와인을 한잔 했다. 그 당시만 해도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요즘같지 않아 누구나 한번 쯤 할 수 있는 무슨 신호위반 쯤으로 인식하던 때였고 와인을 술로 보지도 않았다.
평소 술을 잘 못하는 엄마와 대학에서 처음 술을 배운 준기도 그다지 술을 잘 하지 못했다.
둘은 와인 한병을 다 비웠는데 벌써부터 서로 알딸딸해 졌다.
“엄마..우리 가자~취한다~”
“호호 그래...엄마도 취한다 그만 가자!”
둘은 밖으로 나왔고 잠시 바람을 쐰 뒤 차에 탔다.
“엄마 운전 할 수 있겠어? 술 먹고?”
“가까운데 뭐~그리고 그 정도는 할 수 있어!”
라며 운전대를 잡았고 겨우겨우 집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한 두 모자는 서로 번갈아 가며 샤워를 하였고 엄마 보는 앞에서 엄마를 지켰다는 것과 그런 아들과 오늘 하루 내내 느꼈던 설레임 탓인지 둘은 기분이 들떠 있었다.
“엄마 우리 오늘 한잔 더 할까?”
“호호 좋지~엄마도 오늘 멋진 남자랑 멋진 데이트를 해서 기분이 너무 좋았거든! 이대로 잔다면 섭섭하지~”
“히히 그래~그럼 내가 술 사올까?”
“아니야~와인 있어! 그리고 엄마가 오늘 솜씨 좀 발휘해 보지~”
“히히 뭔데?”
“기대하시라~”
준기는 엄마가 안주를 마련하는 동안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안주가 다 되자 엄마는 아들을 불렀다. 그 소리에 준기는 식탁으로 갔다.
“어 이게 뭐야?”
식탁에는 쌍촛대에 양초가 꽂혀 있었꼬 와인잔과 얼음통에 와인이 있었거 고급도자기 그릇에 비스켓에 치즈를 바르고 그 위에 다시 비스켓을얻고 그걸 베이컨으로 감싼 뒤 그 위에 다시 치즈 그리고 그 위에 체리가 올려 있는 엄마만의 특별안주가 마련되어 있었다.
“우와~맛 있겠다~”
준기는 손을 뻗어 하나 집어먹으려 하자 엄마는 준기의 손을 툭 치고는 우선 불부터 끄고 오라고 했다.
준기는 뛰어 불을 끄고 다시 돌아왔고 그 사이 엄마는 촛불에 불을 켰다.
“오~분위기 있는데~”
“그럼~~”
그리고 엄마는 술잔에 술을 따랐고 준기도 술병을 들어 엄마의 잔을 채워졌다.
“자 건배~”
챙~
얇은 유리잔이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를 낸 뒤 둘은 와인을 한번에 다 마셨다.
그리고 다시 술을 채웠다.
“아들!”
“엉?”
“오늘 멋졌어!”
“히히 뭐 그정도 가지고~”
“우리 아들 다 컸데~엄마도 보호할 줄 알고~!”
“당연히 남자가 자기 여자는 지켜야지~”
라고 말하며 어깨를 으쓱거렸고 아들의 입에서 나온 자기여자란 말에 엄마도 다시 가슴이 뿌듯해졌다.
“그래 내가 애인 하나는 멋진 사람을 뒀는데!”
“그럼 걱정마 엄마 내가 엄마 지켜줄게!”
“진짜?”
“그럼!”
“호호호~”
둘은 그렇게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술을 마셨다. 엄마는 아버지 얘기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살아온 얘기를 해줬다.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준기 맘속에서는 다시 한번 엄마한테 잘 해야 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둘은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2시간이나 훌쩍 지났다.
“아들!”
“엉?”
“군대는 할 만해?”
“....뭐 그냥~그렇지...”
“왜 힘들어?”
“아니야...그냥...할만해..”
“흠...”
“엄마는 재혼 안해?”
“재혼?”
“응”
“넌 엄마가 재혼 했으면 좋겠어?”
“......음...솔직히 싫어...”
“호호 그럼 엄마는 평생 혼자 쭈글탱이 돼라고..?”
“내가 있잖아.. 왜 혼자야!”
“...너도 결혼 할거잖아..”
“....나? 결혼 안해! 엄마랑 평생 둘이 살래~”
“호호 요녀석~~말 하는것 좀 봐!”
라고 하며 준기의 코를 살짝 비틀었다.
그러면서 가슴 한 구석에는 그렇게 말하는 아들에 대한 고마움이 들었다. 그러나 본인도 알고 있었다. 언제가는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아들”
“응?”
“여자친구 있어?”
“......”
“있구나?”
“아니..헤어졌어..”
“치~왜 엄마한테 말 안 했어?”
“그냥....좀 챙피해서...히히”
“뭐가 창피하니? 그런게....”
“그냥...엄마가...싫어할까봐...”
“...왜 엄마가 싫어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음.....그냥.....왠지.....몰라..나도..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그랬구나...”
맞았다. 지금 헤어졌다는 소리를 들어도 섭섭한데 만약 미리 알았다면 송순자 그녀 스스로도 가슴이 아팠을것 같았다..마치 이별이라도 하는 듯 말이다..
“어떤 여자였어?”
“그냥 착했어..”
“얼굴은?”
“그냥 평범했어...분명한건 엄마보다 안 이뻐~히히”
내색하지 않으려고 해도 엄마의 목소리에서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d지 어색한 분위기를 반전이라도 시키려는 듯 준기는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호호...그건 당연한거고”
“히히”
“어디서 만났어? 학교?”
“응...동아리에서...”
“아.....그래서 이 녀석이 학교 다니면서 엄마랑 안 놀아 줬구나~”
“헤헤...이제 헤어졌어~”
“....근데 왜 헤어졌어?”
“음...군대가서....... 다 그렇지...”
“아니 그 기집애가 어떤데 우리 아들을 군대간다고 헤어져!”
“됐어~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어!”
“좋아하지도 않은데 사궜어?”
“..그냥 호기심에..”
“으으음...그랬구나..우리 아들 힘들었겠네..”
“아니야 첨에 바빠서 힘들고 말고할 겨를도 없었고 좀 적응되니까 생각도 안 나던데~”
“그럼 다행이고.”
“너도 이제 여자한테 호기심을 가질 나이구나..”
“그럼 나도 이제 성인인데..”
“호호 그래~오늘 보니까 그렇더라 ~근데 왜 아직도 나는 니가 애 같지?”
“원래 자식은 60이 넘어도 애라며..”
“그래그래 맞다 니말이!호호”
“헤헤~”
둘은 또 술을 마셨다. 벌써 두병 째였다. 아무리 와인이라지만 아까 식당에서 한병 마시고 지금 두병을 더 마시다 보니 서로 많이 취해버렸다. 그리고 슬슬 혀가 약간씩 꼬이기 시작했다.
“아드을”
“엉?”
“여자친구랑 뽀뽀도 해봤어?”
“아이~몰라~아~엄만 왜 그런거를 무S냐?”
“왜 엄마한테 말 하면 안돼?”
“흐흐 알고 싶어?”
“그으럼~엄마들은 그런게 다 궁금한 버비야~”
“솔찌기~ 해봤어”
“어땠어?”
“흐흐 엄마도 해봤으니까 알거 아니야?”
“호호 엄마는 하두 오래돼서 기억이 안나~~”
“음~~~~~그냥 첨에는 떨려서...뭐가 뭔지 몰랐는데..몇 번 해보니까...부드럽더라궁....근데...맨날 술 먹고 해서 술 냄새 밖에 기억이 아..안 나~”
“호호호호호호~아~”
“히히 또 묻고 싶은 거 있어? 내가 다 말해준다~오늘~헤헤”
“음~그럼 둘이....아니다..”
엄마는 무슨 말을 하려다 머리를 젓더니 대신 술을 마셨다.
“뭐...? 말해 봐~뭔데~”
“아니야~히히 엄마가 취했나 보다~주책맞게..”
“뭐...? 혹시...그거? 헤헤”
“호호...요 녀석이~엄마한테 못 하는 소리가..”
“음~~헤헤~~솔직히~”
엄마는 순간 긴장했다. 겉으론 웃고 있고 못 하는 소리가 없다고 말은 하지만...아들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궁금했다. 고등학교 때 휴지통을 치우며 자위하는 건 알았지만......
섹스를 했다고 하면 충격적일것 같았다..아니 섭섭할 것 같았다..그러면서도 지금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인데..마치 남편의 외도사실을 고백하는 냥.. 생각하는 자신이 이상했다. 그리고 아들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아들의 섹스장면이 오버랩 되었다..아주 순간적으로 그러면서 뭔가 속에서 꾸물거렸고 가슴이 살살 간지러워왔다.
“...........?”
“안 했어....”
“응? 안 한거야? 못 한거야?”
“군대 가지 전날 선배들이 빨간집 데려가려고 했는데도 안 갔어..그리고 여자친구랑도 안 했고..”
다행이었다. 엄마는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왜....?”
“그냥...첫 순결은 사랑하는 사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남자는 동정이라고 하는거야..”
“흐흐 알어~갑자기 생각이 안 났을 뿐이야!”
“...........................”
“...........................”
둘은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어떤 여자가 좋아?”
“나?....음.....그냥 엄마 같은 여자...”
“엄마가 어디가 좋은데?”
“그냥...이쁘잖아!!히히”
“그것 뿐이야?”
“그냥.. 나 많이 사랑해 주고...이해해 주고..”
“피~바보야 그건 엄마니까 당연한거지..”
“그러니까...엄마같은 여자가 좋다는 거지..”
“호호 그렇게 되나...”
라고 하며 술잔을 들었고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준기는 엄마가 술잔을 내려 놓고 입맛을 다실 때 갑자기 엄마의 볼에 뽀뽀를 했다.
“엄마 사랑해!”
“어머 깜짝이야!호호 얘가 왜 이래~”
“왜 엄마한테 뽀뽀하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하니까 놀랬잖아 엄마가~”
“알았어 그럼 다시 할게”
하더니 허리를 숙여 엄마의 얼굴을 잡고 입술을 볼에 갔다 댔고 엄마도 고개를 살짝 꺾어 볼을 내어 주었다.
쪽!
“헤헤~”
준기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거렸고 엄마는 그런 준기를 보면서 준기의 양귀를 잡고 살짝 흔들며 함께 웃어줬다.
“이궁 귀여운 내 새끼~”
라고 하며 잡고 있는 양귀를 땅겨 입술에 뽀뽀를 하려 했다.
“우웅~~~”
쪽!
그러자 준기도 답례를 하듯 이번엔 엄마 귀를 붙잡고 뽀뽀를 하려했다.
“우우~~~~~~~웅~~”
쪽!
그러다 서로 귀를 잡고 있었서 그런지 뽀뽀는 끝냈지만 얼굴은 밀착되어 있었다. 그리고 잠시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흐르며 상대방의 눈을 쳐다 보고 있는데 먼저 아들의 입술이 엄마의 입술을 덮었다.
“흐으~~~~”
아들은 부드러운 숨을 내 쉬며 혀를 내밀었다. 엄마도 아무 거부없이 입을 반쯤 열었다. 아들의 혀는 아주 천천히 엄마의 입속으로 떨면서 들어왔다. 그 혀를 받아 들이는 엄마의 혀도 역시 떨렸다. 엄마의 입속에 들어온 아들의 혀는 갈데를 잃고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간혹 침을 삼키기 위해 움직이는 엄마의 혀와 혀 끝이 맞 닿을 뿐이었다.
둘은 그렇게 서로 망설이고 있었다. 키스후에 가슴을 가슴후에 성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 입속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이미 선은 넘어섰지만 더 이상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자 둘은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흐음...어우 엄마가 취했나봐....어떻게 하지...이건 내일 치워야 겠다. ” 라며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민준이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멍하니 엄마의 뒷 모습을 바라보다 이제는 닫힌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으로 들어온 순자는 가슴이 콩닥거려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뭐 한거지....내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책과 함께 뜻 모를 설레임에 가슴이 터질듯 뛰었다.
사실 남편과의 결혼 과 섹스는 쾌감이라기 보다는 당연한걸로 받아 들였다.
고기맛도 먹어본 놈이 안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맛도 모른채 순자의 성생활이 중단되었기에 고기맛에 대한 욕구는 지금까지 크지 않았다. 아마 그랬기에 준기 하나만 바라보며 지금까지 버터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까 준기와의 일은 그렇지 않았다. 생애 처음 느껴보는 설레임이었다. 키스가 부드럽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혀 끝만 살짝 닿았을 뿐인데도 달콤했다. 그리고 아랫도리로 부터의 올라오는 설레임도 그녀에게는 충격이었다.
오늘 낮부터 뜻 모를 설레임의 정체를 지금에서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성적인 설레임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성욕이라고 사람들은 표현했다.
아들로부터 느낀 첫 성적설레임에 순자는 적잖이 당황했다.
하지만 엄연히 둘은 천륜이라 부르는 모자지간이었다.
그러나 교육을 통해 사회의 암묵적인 규약인 도덕률과 윤리관으로 본능을 억제시키는 방법을 배웠다고 해도 인간의 감정과 본능을 억누르기에는 그 힘이 미약했다.
분명 순자는 준기를 아들로서 뿐만 아니라 한 남자로 사랑하고 있었다.
한편 엄마와의 짧은 키스를 경험한 준기 또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여자친구와의 첫 키스보다도 그 짧은 엄마와의 키스가 더 강렬하게 와 닿았다.
아무리 술기운을 핑계로 할려고 해도 모든 것이 그 감정을 설명할 수 없었다.
준기 역시 방으로 들어가 누워 잠이 들려 했지만 계속되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신이 엄마를 엄마 이전에 한 여자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시간일 뿐이었다.
그는 순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둘은 더 이상 어떤 행동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니 차라리 둘이 서로의 솔직한 감정을 말로 표현했다면 훨씬 쉽게 둘의 관계가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보니 상대방에게 자신이 큰 실수를 했다고만 생각했다. 도덕률도 윤리관도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들의 본능을 억누를 수 있게 했다.
날이 밝았다. 언제 잠들었지도 모르게 잠들었다. 시계를 보니 7시였다. 확실한건 그리 오래 자지 못 했다는 것이었다. 가만히 누워 어제일을 생각해 봤다. 술이 깼음에도 마찬가지였다. 후회와 아쉬움.
밖에 서 인기척이 들렸다. 아마도 준기가 일어났나 보다. 그러나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준기를 볼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배게에 머리를 쳐 박고는 준기의 인기척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한참 있으니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그래서 조심히 안방에 딸린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변기에 소변을 볼 수가 없었다. 혹시나 소리가 나 준기가 엄마가 깬것을 알아차릴까봐서였다.
차라리 엄마가 자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하는게 준기한테도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화장실 바닥에 소변을 봤다. 그리고 샤워기를 들고 최대한 소리가 안나게 뒤처리를 했다.
다시 눈을 뜨니 10시였다. 아마도 누워있다가 다시 잠이 든 모양이었다. 그 때도 역시 밖에 나갈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나가야만 했다. 언제까지 여기서 숨어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조용히 일어나 슬며시 문을 열어 거실을 살폈다. 일단 가시권에는 준기가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
천천히 나와 살펴보니 어제먹다 남은 그릇은 모두 준기가 설거지를 해 놓았다. 그리고 메모지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엄마. 친구들 만나러 갑니다.]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일단은 준기를 마주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루종일 무거운 마음으로 집에 있었다. TV를 틀어도 눈과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밤 11시가 되어서도 준기가 들어오지 않자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나 어제일로 무슨일이나 있는것이 아닌가 해서다.
기다리는 수밖에 따로 연락을 취할 방도가 없었다.
새벽 1시가 되자 TV에서는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순자는 걱정되는 마음에 한숨을 쉬며 TV를 끄고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왠지 지금쯤이면 준기가 들어올 것만 같았다. 막상 준기가 들어올꺼란 생각을 하니 안도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그 때도 준기는 들어오지 않았다. 막상 보면 볼 자신도 없으면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혹시 귀대할 때 까지 안 들어오는건 아니겠지....돈도 없을텐데..대체 어디서 자는거야..’
해가 뜨고 날이 밝자 머리가 아파왔다. 그래서 순자는 자신도 모르게 머리가 무거워져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준기가 울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왜 우냐고 하니까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순자는 계속 준기를 달랬고 달래도 달래도 울자 엉덩이를 때렸다. 그러다 잠이 깼다.
“엄마...일어났어?”
준기였다. 준기가 순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어제 어디서 잤어?”
“응....선배네서..”
“안 들어오면 못 들어온다고 전화라도 해야지!”
“미안해...선배 자취방에 전화가 없어서...”
“흠~~~밥은? 그런데 대체 지금 몇 시야?”
“1시야..”
“벌써?”
“그리고 나 밥 먹었어.”
식탁을 보니 냄비와 김치통이 꺼내져 있었다. 아마도 라면을 끓여 먹은 듯 했다.
“응.......”
둘은 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준기도 어색한지 두리번 거리만 하다가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준기야!”
“응?”
준기는 바로 몸을 돌려 엄마를 바라봤다.
“아니야...쉬어라..”
분명 무슨 말이 필요 했지만 말을 할 자신이 없었다. 그는 준기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도 방금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무슨말이라도 했어야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준기는 화장실 갈때만 빼고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저녁시간이 되었고 엄마는 저녁을 차렸다. 그리고 준기를 불렀다.
준기는 먹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오지 않는다면 더 어색해질 판국이었다.
준기는 한참 후에야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식탁에 앉자 마자 준기는 밥을 먹었다. 엄마도 아무말 없이 밥을 먹었다.
참 어색한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준기가 급히 밥을 먹고 일어나려고 했다.
“더 먹지..?”
“아니야 됐어..”
그리고 밥그릇을 싱크대에 두고 자기 방으로 향하려는데 엄마가 먼저 준기를 불렀다.
“준기야!”
준기는 뒤로 돌아섰다.
“앉아봐..”
그러자 준기는 힘없이 의자에 앉았다.
“너도 엄마랑 말을 해야 살것 같지?”
“.........”
엄마는 밥을 먹다 말고 상을 치웠고 물을 마신 후 커피를 두 잔 타왔다.
그리고 준기에게 건냈다.
“흠..................준기야..”
“엉?”
“엊그제...일..”
“엄마..”
“응?”
“내가 잘 못 했어...”
“.....아니야....그건...내가...”
“엄마...미안해...”
“......준기야 그건 누구 잘못도 아닌거 같다..”
“........”
“우리 그 일은 잊자...언제까지 이렇게 말 안하고 살 수는 없지않나?”
“...........응..”
“나도 그 때 술이 취해서.....”
“엄마...”
“응?”
“우리...다른데 가서 살자...”
“응?”
“우리 외국가서 살면 안돼?”
“....그건 왜?”
“..............엄마...”
“왜..?”
“나 많이 생각해봤어..”
“...........?”
“나 엄마 사랑하는거 같아..”
“...그건...준기야...엄마도...너를 사랑해...”
“지금 그런 얘기하는거 아니야..”
“준기야....그건...”
송순자도 준기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순자 역시 지난 밤 동안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신이 준기를 아들 이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 하다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스스로 잠깐 스쳐가는 광풍으로 여겼다..시간이 지나면...자연적으로 해결될 줄 알았다. 그리고 엄마가 먼저 중심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엄마니까...어른이니까..
갑자기 준기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이내 펑펑 소리없이 울기 시작했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팔로 닦으며 울었다. 지금 아들이 울고 있고 사랑하는 남자가 앞에서 울고 있었다.
순자의 눈에서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아들의 사랑고백..사랑하는 사람의 사랑고백 앞에서는 그는 엄마도 어른도 아니었다.. 그녀도 여자였다.
둘의 눈이 마주치자 준기는 엄마 앞에서 무릎을 꿇고는 무릎을 잡고 더 서렵게 울었다. 그런 준기를 엄마는 허리를 숙여 껴 안고 또 울었다.
지나온 시간의 서러움에 대한 한풀이를 하듯 순자는 울었다.
먼저 울음을 그친것은 엄마였다.
눈물 섞인 소리로 순자는 준기의 머리를 잡고 세우며 말했따.
“아들..아들...그만 울어..응..그만 울어....”
준기는 고개를 들며 울음을 그치려 노력하며 오히려 엄마를 위로했다.
“흑...흑...엄마..엄마도 그만 울어...응...그만 울어..”
“바보야...지금 너가 울잖아..”
“흐억..흐억(작가의 변 :이건 울음그칠때 끄억되는 소리입니다. 표현이 안됩니다. 알아서 상상하세요) 헤..헤..그러네..”
“흐흐 바보..흐억..흐억...”
둘은 그 한마디에 서로 눈물 콧물 범벅이 되었으면서도 웃었다.
“우리 아들.. 진짜 엄마가..좋아?”
기준은 대답대신 고개를 크게 끄덕거렸다.
“............흠...... 우리가 그러면 안되는거 알지..?”
또 끄덕거린다.
“......................어쩌면 좋니....”
“엄마는....왜 엄마는 묻기만 하고 대답안해...”
“.....................준기야...우리 하늘나라 가면 아버지 어떻게 보지?”
“걱정마....우린 지옥갈거니까....아버지 만날일 없어..”
“지옥인데도 좋아?”
“엄마랑 있으면 돼..”
“.......준기야........”
“엄마!”
둘은 깊게 포옹을 했다. 둘 다 숨이 막힐 정도로 서로 꼭 껴안았다.
“사랑해...엄마..”
“그래 나도 사랑해...준기야..”
그렇게 한참을 끌어안았고 시간은 흘렀다.
순자는 청소를 했다. 방을 깨끗이 하고 침대카바도 빨아놓은 걸로 갈았다. 그리고 큰 보자기로 쌓인 이불을 꺼냈다. 결혼할 때 해왔던 원앙이불이었다. 남편이 죽은 이후로 한번도 쓰지 않았지만 최근에 솜도 새로 틀고 누릿누릿해진 카바도 새로 바꿔놨기 때문에 새것이랑진배없었다. 그리고 베게도 꺼냈다.
“후~~~~~~~~~~~~~~”
순자는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 샤워를 했다. 아로마향으로 샤워를 마무리 하고 새 속옷과 새 나이트가운을 꺼내 입었다. 그리고 새색시 처럼 침대에 다소곳이 앉았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그리고 준기가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준기와 눈이 마주친 순자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준기는 순자가 챙겨 준 나이트 가운을 입고 들어왔다. 그리고 방안의 불을 끄고 은은한 취침등을 켰다. 그리고 엄마 앞에 섰다. 쉼 호흡을 깊게 한 뒤 준기는 엄마의 손을 잡았다.
순자는 고개를 들어 준기를 쳐다봤고 준기가 이끄는대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준기의 눈을 보고 이내 눈을 감으며 고개를 숙였고 다시 눈을 뜨며 고개를 들었다.
준기는 웃으며 순자를 껴 안았다. 그리고 순자도 두 손을 준기의 가슴에 대고 안겼다.
그리고 준기가 고개를 숙여 순자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대었다.
순자는 눈을 감은채 고개를 살짝 들었다.
준기도 순자도 입술이 떨렸다. 준기의 입술이 닿자 이번에도 순자는 입을 반쯤 열었다.
그리고 준기의 혀가 저번과 같이 떨리며 살며시 들어왔다. 그리고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이번엔 그것도 잠시 혀를 천천히 순자의 입속으로 밀어넣었다.
순자는 그 순간 눈을 더 질끔 감고 그 혀를 받아 들였다. 준기의 혀는 이제 방향잃은 미아가 아니었다. 그를 받아주는 순자의 혀가 있기에...
순자의 입속으로 들어온 준기의 혀는 순자의 혀와 일체가 되어 서로 뒤엉켰다. 촉촉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달콤함..
“하아~~~~”
이제는 순자의 혀가 준기의 입속으로 들어왔다. 그 혀를 준기는 반갑게 맞이했다.
둘의 키스가 길어질수록 혀의 움직임은 격정적이 됐고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 졌다.
“하아~~~~~아~~~~”
자연스럽게 입술을 땐 준기는 순자의 손을 이 끌로 침대베게 옆으로 갔다. 그리고 준기는 순자의 나이트 가운의 끈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허리를 묵고 있던 끈은 힘없이 풀어지며 밑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준기는 가운의 가운데로 양 손을 집어넣고 팔을 양쪽으로 벌렸다. 그러자 순자의 하얀 브라와 하얀색 팬티가 그 모습을 들어냈고 그 속으로 하얀 속살은 조명을 받으며 빛이났다. 준기는 가운의 어깨 부분을 잡고 뒤로 넘겼다. 그러자 무게 때문에 가운은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준기는 감탄한 듯 손을 뻗어 순자의 가슴 위 쇄골 밑에 손을 댔다. 그러자 순자의 몸은 움찔했다.
준기도 놀랬는지 손을 땠다. 그러자 순자가 준기를 보며 환하게 웃었고 준기 역시 환하게 웃었다.
이번엔 순자가 준기의 가운을 벗겨줬다. 속옷만 걸친채 서 있던 준기는 몸을 조금씩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순자는 살며시 침대에 앉았고 준기를 이불을 사선으로 걷으며 몸을 침대쪽으로 댕겼다. 그러자 순자도 두 다리를 들어 침대 위로 몸을 올렸다. 이불과 살이 부딪히는 사각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스~~~스스스~~~~~슥~
순자와 준기는 서로 마주앉아 다시 입맞춤을 하였다. 그리고 스르르륵~쓰러졌다.
순자의 긴 머리가 베게에 닿고 그 위로 순자의 머리도 떨어졌다.
준기는 순자와 키스를 하며 손을 가슴에 갖다 댔다. 그리고 살며시 가슴을 쥐었다.
“하아~~~~”
준기는 첨이다 보니 서툴렀다. 순자도 서툴렀다. 처음은 아니지만.. 20년이란 시간은 순자를
다시 처녀로 만들었다.
준기는 브라위로 가슴을 만졌다. 그리고 둘은 끊임 없는 키스를 했다.
잠시 후 순자가 일어나 손을 뒤로 해 브라의 후크를 풀었고 브라는 곧 몸에서 떨어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순자의 봉긋 솟은 가슴이 들어나자 준기는 수줍게 양손으로 순자의 가슴을 쥐었다.
그러면서 둘은 다시 쓰러졌다. 준기는 순자의 가슴에 혀를 댔다. 그러자 순자의 허리가 들려 활처럼 휘었다 다시 내려갔다. 준기는 순자의 유두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아이가 엄마의 젖을 빨듯 빨았다.
“하아....하아....”
쪽~쪽~쭙~~
유두를 빨던 준기는 이내 가슴주변을 빨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이내 준기는 순자의 팬티까지 손이 내려갔다. 준기가 순자의 팬티를 끌어내릴려고 하자 순자가 준기의 손을 잠시 잡았다. 그러자 준기는 동작을 멈추고 순자를 쳐다봤고 순자는 손에서 힘을 뺐다.
준기는 이제 다시 순자의 팬티를 조심스럽게 내렸다. 순자는 부끄러운 듯 다리를 오므렸다.
준기는 이번엔 손으로 순자의 음모를 쓰다듬었다. 그 때 순자는 눈을 감고 이불을 움켜 지었다.
준기는 손을 내려 순자의 갈라진 순자의 계곡에 손을 댔다. 생전 처음 만진 여자의 계곡은 축축하고 따뜻했다. 순자 역시 20년만에 자신의 계곡에 남자의 손이 닿자 몸이 움찔했다.
준기가 두 번째 남자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처음이었다.
준기는 몇 번 그 계곡사이로 손을 넣었다. 그렇다고 손가락을 구부려 구멍에 넣지는 않았다. 그런 방법도 몰랐고 자신도 없었다.
그의 손은 금방 축축해 졌다. 준기는 몇 번 그곳을 만지더니 일어나 속옷을 벗었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로 자신의 몸을 집어 넣었다. 이미 딱딱해진 준기의 성기가 순자의 몸에 닿자 순자는 다시 움찔했다. 그리고 준기는 자시의 성기를 순자의 계속입구에 갔다 댔다.
준기가 구멍을 못 찾자 순자는 손을 내려 준기의 성기를 잡았다가 놀래고 손을 황급히 땠다. 그리고 한번 쉼호흡을 하고 다시 조심스럽게 잡았다. 그리고 자신의 계곡입구를 찾아줬다. 준기 역시 쉼호흡을 하고 순자를 쳐다봤다. 그러자 순자는 환하게 웃으며 눈을 깜빡였다. 준기는 입구에 대고 허리에 힘을 주어 밀어넣었다. 그러자 준기의 성기는 순자의 몸속으로 미끌어지듯 빨려들어갔다.
“아~~~~~~”
“윽~~!”
42년을 살았지만 21년만에 처음 느끼는 평온한 느낌이었고 21년을 살면서 처음느끼는 부드러움 이었다.
준기는 천천히 성기를 뺐다가 다시 밀어넣었다.
“윽!”
순자는 그 때 마다 외마디 짧은 신음을 냈다.
준기의 허리 운동은 점점 속도가 빨라졌다.
퍼퍽! 퍼퍽! 퍼어~퍽!
“하아~하아~하아~~~”
시간이 흐를 수록 순자의 몸은 뜨거워 졌다. 온 신경이 곧추 스는 듯 했다.
“아하~~”
준기는 몸을 숙여 순자를 껴 안았다. 그러자 순자도 준기의 목을 끌어 안았다. 그리고 둘은 다시 키스를 나눴다.
“하아~하아~”
“헉헉~헉~”
퍼퍽퍼퍼거! 퍼거퍽! 철퍽 철퍽~
“아 준기야...”
“아 엄마...”
“하아~엄마라고 하지 말아줘...난 이제 자기 여자야...”
“하아....여...보...”
의외로 준기 입에서는 여보라는 말이 쉽게 나왔다. 그 말에 순자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하아~하아~울지마...내가 지켜 줄게..이제..”
“하아~~하아....네....여보....”
준기의 움직임은 빨라졌다. 첫 경험이라 금새 절정이 찾아왔다.
퍼퍽퍼퍼퍼퍼퍽
“흐으~~흐아~~~”
“하아~나..쌀것 같아...”
“하아~~~하아~~”
그 말에 순자는 준기를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준기는 자신이 꼬리를 흔들며 열심히 뛰어갔다가 인간이 되어서 나온 그 곳에 다시 자신의 세포들을 밀어 넣었다.
“으윽!~~~~~~윽~~하아~~~~~~”
“아악!~~~~~~아~~아아~~~~~~”
둘은 그렇게 꼭 끌어안았다. 아주 꼭!
그렇게 둘의 초야는 지나갔다. 특별한 기술도 행위도 없었지만 둘은 최초의 만족을 느꼈다. 꼭 성기의 크기 테크닉으로만 상대방을 만족시키는 건 아니었다. 말 한마디와 정성과 존중이 느껴지는 행동이 그들에게 만족을 준 것이었다.
둘은 첨에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둘의 관계는 자연스러워 졌다.
휴가기간이 지나고 준기는 복귀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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