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속으로 나온 지렁이 [제24부]
[무슨 일인데 뜸을 들여, 말해봐........]
두이는 상호가 말문을 열지 못하고 더듬거리자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재촉한다.
[그럼 말씀 올리겠습니다.
실은 우리가 자주 다니던 오락실에 웬 떠 거지들이 나타났지 뭡니까....
그래서 시비가 붙었고 싸움이 있었지만..그것이 헤헤.....
우리의 수가 적고 해서 봉변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놈들은 학생도 아니고 아마 퇴학당한 놈들이거나 재수생인 모양인데 워낙 덩치도 크고
사나운데다 수가 많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우리가 닦아놓은 아지튼데 그냥 물러나려니 원통하고 해서, 헤헤헤.......]
상호는 이야기하는 내내 고개를 들지 못한다.
조금은 부끄러운 이야기 인 것이다.
아직 어리지만 주거지를 잃고 달아난 신세란 말을 하기가 어찌 수월하겠는가....
그렇지만 이대로 물러나기도 원통하고 분통해서 두이에게 오면 무슨 방도가 있으리라 두이가 나서면 그 정도는 해결되리라 여긴 것이다.
두이는 상호와 놈들을 쳐다본다.
[그것이 부탁인가, 들어주마........
그리고 다음에는 공부하는 모습 좀 보여 봐라, 이 새끼들아..........
내가 처리할 테니 모두 꺼져. 자식들........]
두이는 상호와 놈들이 불쌍했다.
싸움을 하려면 목숨을 내놓고 해도 이길지 모르는데 대충 해보고는 아니다 싶으면 물러나고 그리하다가 남의 힘을 빌리고 그런 행동은 깡패도 되지 못하는 놈들이 하는 짓이 아닌가.
차라리 공부하여 글자한자라도 더 깨우치는 게 나을 텐데 집안이 부유하고 게으른 놈들이다 보니 큰소리치기 좋아하고 으스대는 것이 습성이 되어버렸으니 놈들의 앞날도 순탄하지 못할 것은 자명했고 두이는 그걸 느꼈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물론 두이도 놈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몸이었으나 두이는 살기위한 몸부림이었으니 놈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두이는 놈들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놈들이 자기를 도와준 일이 좀 많았던가. 뭔가 자기가 놈들을 위해서 해줘야할 것도 같았는데 그것이 자리다툼이나 하는 싸움이었으니 여간 씁쓸하지 않았다.
허나 자기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그런 짓 말고는 없었으니........
두이는 시계를 본다. 3시를 알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것도 알았다.
두이는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옷을 추슬러 입는다.
너덜 한 잠바를 걸치고 두툼한 방한복 바지를 걸치자 제법 옷에서 온기를 주었고 두이는 작업장갑을 끼고는 밖으로 나선다.
방문을 밀고 나가려다 그는 몸을 돌려 상호가 주고간 보따리의 내용을 본다.
두이는 보따리 속에 있는 지폐를 보고는 그것을 집어 호주머니에 넣고는 그리고 방문을 열고 나간다.
두이가 커다란 건물 일층에 자리한 xx오락실을 보고 있다.
오락실에서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오락기계가 가게 앞에 있었다.
기계는 주먹이나 발로차면 강도가 얼마인지 알려주는 기계였다.
그 앞에서 덩치 좋은 몇 놈이 입에 담배를 꼬나물고는 그리고 침을 b 아 가면서 기계를 발로차거나 주먹으로 내지르며 잡담을 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마치 거머리가 그곳에 있어 피하는 듯 모두가 눈을 힐끗거리며 지나가고는 고개를 돌려 날카로운 눈빛이나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곤 하였다.
그러나 놈들은 그런 것이 자기를 무서워하는 줄 아는 것으로 여기는지 더욱 의기양양해가지고 지나가는 행인을 향해 인상을 그리기도 하면서 불안을 조성하고 있었다.
놈들은 추우면 안으로 들어가고 그리고 또 다른 놈이 나오는가 하면 역시 나온 놈들도 담배를 피거나 가래침을 도로에 뱉는 등 추한 행동을 서 슴 치 않았다.
두이는 놈들에게 걸어간다.
후줄근한 옷에 작업장갑을 끼고는 오락실로 향하자 놈들은 설마 두이가 오락실로 오는 것은 아니겠지 그런 표정을 지으며 나타난 두이에게 진한 호기심어린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두이는 오락실로 들어가려는데 뭔가 문 앞을 막고 있는 놈이 있음을 보았다.
[뭐야. 추운데 앞을 가로막고 씹 헐............]
두이가 어깨를 으쓱하며 앞을 막고 있는 놈을 밀치다시피하며 오락실문을 열고 들어간다.
놈은 어이가 없는 모양이다.
어디서 굴러온 놈인지는 모르지만 아예 겁을 상실한 놈이 아닌가.
여기가 어디라고 누구에게 함부로 대들다니....놈은 기가 찬지 두이를 보다 옆의 동료를 본다.
동료들 역시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들이었다.
말도 안 되는 현상을 발견하곤 기가 찬 표정이 시간이 지나자 얼굴이 시뻘개 지더니 눈에서 살기가 인다.
그러더니 누구먼저라 할 것 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두이가 종업원의 안내를 받고 자리에 앉으려는데 무언가 뒷덜미를 잡는다.
[이개새끼가 ....감히 함부로 욕을 하고......
야 이 새끼야, 거지같은 새끼가. 너 어디서 글러온 놈이야.........]
놈들 중 하나가 두이의 면상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조금 전의 행동을 나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비였다.
두이는 자기의 면상 앞에 얼굴을 들이미는 놈을 보다가 주위를 둘러본다.
주위엔 여러 명의 패거리들이 비웃음을 던지며 두이의 다음 행동이 어떠할지 궁금한 모양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두이는 면상을 들이민 놈의 머리를 손으로 밀친다.
[씹 헐...대가리나 씻고 다니지.......냄새나서 ...........
네게 볼일 없어. 난 오락이나 하러왔으니 귀찮게 말고 꺼져.......]
두이는 다시 의자에 몸을 앉고자 몸을 돌린다.
무언가 목덜미에 강한 충격이 인다.
[퍽...........]
두이는 앉으려는 몸을 오락실 기계 앞으로 엎어지고 만다.
목덜미가 아련하게 아파온다.
[이런 개좆같은 새끼를 보았나.]
놈은 엎어진 두이의 멱살을 잡고 자기 앞으로 당긴다.
[이거 오락실에도 깡패들이 설치나....
싸움은 이런 곳에서 하는 것이 아니지, 여긴 오락하는 오락실인데.........]
두이는 멱살을 잡힌 상태에서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린다.
그러나 중얼거리는 두이의 목소리가 놈이 들리지 않을 리가 없다.
[뭐. 으하하하....여긴 오락실이라고..........
흐흐흐 오늘 근질근질하던 참인데 씹할 놈 잘됐다. 따라와 이 새끼야....]
놈은 두이를 욱 박지르듯 하며 끌고나간다.
정문이 아닌 비상구로 두이를 끌고나가 문을 통하자 조그만 골목이 나오고 조금 더 들어가자 빈 공터가 나타난다.
놈은 공터로 끌고 가더니 두이를 팽개친다.
그리고 바로 발로 옆구리를 강타한다.
두이는 예기치 못한 공격에 두 차례나 몸에 타격을 받았다.
불같이 치솟는 화를 삭이며 주위를 먼저 살핀다.
옆구리에 오는 충격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타격에 입은 손상을 회복시키며 주위의 지형지물을 보고는 상대를 본다.
언제 모였는지 근 10여명이나 됨 짓한 놈들이 저마다의 폼으로 두이를 쳐다보며 경멸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두이가 다시 몸을 으쓱거리며 싸울 자세를 취한다.
놈은 기가 막혔다.
이정도로 위세를 보이고 겁을 주면 모두는 살려달라고 빌고 그러면 일방적인 횡포로 일관했는데 두이가 눈에 광망을 토하며 싸울 자세를 보이자 기가 막히기도 했지만 울화와 같은 분기가 치솟아 올랐다.
그것은 다른 놈들도 한가지였다.
[이개새끼가..살려달라고 빌어도 용서할까 말까인데.......]
놈이 덮쳐온다. 그리고 구경하고 있는 놈들 중 두 놈이 놈과 급히 합세하여 빨리 끝내려고 하는지 주먹과 발을 이용해 다짜고짜 두이를 덮친다.
놈들은 너무 방심했다.
수적우위도 두이를 깔본 것도 모두가. 신중해도 이길까말까 한 두이를 방심하며 아무렇게나 공격했으니 두이에게 통하겠는가.
두이는 날아오는 주먹을 잡고 그 팔을 비틀어 발로 공격해오는 놈에게 향하도록 한다.
그러자 놈의 발 공격을 놈이 맞아버린다.
놈은 팔과 배로 오는 충격에 눈물을 찔끔 싸도록 아픔의 고통에 신음을 흘린다.
[으..으윽.......으........]
두이는 팔을 비틀은 놈의 엎드린 몸을 무릎으로 턱주가리를 공격하여 나뒹굴게 하고선 몸을 돌려 옆차기로 다른 한 놈의 발을 걸어 쓰러뜨리고는 번개같이 달려들어 명치에 주먹을 쑤셔 박는다.
[윽,,]
삽시간에 두 놈이 나가떨어져 비통한 신음을 내지르며 고통에 몸부림친다.
나머지 놈들은 놀랐다.
두이의 몸놀림이 너무나 빨랐고 이렇게 많은 수를 가진 자기들에게 달려든 것이 장난이 아니란 걸 알았다.
다른 놈들도 급히 놈들과 합세하여 두이를 둘러싼다.
그리고 이내 공격해 들어온다.
손과 발이 난무한다.
두이가 아무리 민첩하고 빨라도 놈들의 숫자는 많다 두이도 여러 차례 놈들의 공격에 몸 여기저기 타격을 입고 있었다.
놈들 역시 두이의 공격을 받은 놈은 한쪽에서 타격을 회복하려 몸부림치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고 그 와중에도 놈들의 공격은 그침이 없었다.
두이는 이렇게 나가면 자기가 당한다는 것을 느꼈다.
사력을 다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순간 두이의 공격은 더욱 날카로웠다.
두이의 손에 면상을 맞은 놈은 여지없이 이빨이 나가고 입술이 찢어져 피를 뿌린다.
그리고 발길에 맞은 놈도 한쪽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댄다. 두이 역시도 한가지였다 놈들의 공격에 맞은 입술 주위가 터져 피를 흘리고 있었고 옷은 찢어져 너덜너덜해 있었다.
찢어진 옷이 너덜 한 탓일까 몸이 둔해진 놈들 중 하나가 옆차기로 두이의 턱을 타격한다.
두이도 눈앞에 별을 그리며 나뒹굴고 만다.
그러나 두이는 가물거리는 정신을 급히 수습해야했다.
놈들이 눈에 흐릿하게 공격해오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씹할 놈, 여긴 나와 동생들의 구역인데 네놈들이..........]
두이가 지껄이며 날아오는 놈의 다리를 잡고는 그대로 팔꿈치로 허벅지를 강타한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려는데 무엇인가 허벅지에 불에 덴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두이는 허벅지를 쳐다본다.
과도가 허벅지에 박혀 있었다.
처음 쓰러진 놈이 두이의 허벅지에 사정없이 과도를 찌른 것이다.
두이는 눈에 불꽃이 일었다.
다른 다리로 놈의 가슴께를 차버리곤 다시 달려들어 놈의 주둥이를 주먹으로 날려 버린다.
뭔가 입속에서 이물질이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놈은 쓰디쓴 신음을 끝으로 나뒹굴며 혼절하고 만다.
두이는 일어선다.
핏발선 눈으로 놈들을 쳐다본다.
다리엔 과도가 박혀있고 그 과도를 타고 핏물이 흘러나온다.
[흐흐흐...누구도 성한 몸으로 이곳을 나가진 못할 것이야..........
날 건드리다니 흐흐흐............]
지옥의 나찰이 이러하든가.
두이의 입가에서 번져 나오는 괴음은 살기 그 자체였다.
아직 남은 세 명은 온몸에 살이 돋는 것을 느꼈다.
두이가 자기들 모두를 감당한 것도 대단한데 저런 몸으로 자기들을 보며 무사하게 보내주지 않겠다는 소리가 허언이 아닌 것 같았다.
갑자기 오금이 저리고 손발이 떨린다.
놈들은 서로를 본다.
그러나 그런 마음이 모두에게 있었는지 놈들은 사색이 되어 있었다.
두이는 약간 절름거리며 놈들에게 다가가더니 허벅지에 꽂힌 과도를 뽑아버린다.
약 5cm가량 살 속에 심어있던 날이 빠지고 피가 분수처럼 솟구친다.
두이는 그런 허벅지를 볼 생각도 없었다.
수비도 없었다, 무작정 놈들 중 한 놈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놈의 콧등을 내려박는다.
놈은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만다.
남은 두 놈은 이미 전의를 상실했다.
두이의 광분한 모습이 너무 무서웠다.
놈은 뒤로 물러나더니 갑자기 세차게 두이를 향해 돌진해온다.
두이는 몸을 피하지도 않았다.
놈들은 두이를 향한 것이 아니고 두이의 옆을 향했고 그리고 두이를 빠져나가자 꽁지 빠진 쥐처럼 달아난 것이다.
두이는 정신이 가물가물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멀리서 싸이 렌 울리는 소리가 들리고 두이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
두이가 정신을 차린 곳은 병원이었다.
온몸에 약냄새가 진동하도록 연고와 붕대가 감겨있었고 다리는 저리도록 아파오고 있었다.
두이가 정신을 차리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사복을 입은 형사가 들이닥쳤다.
이름은, 나이는, 그리고 주소는 또 어떻게 해서 싸움이 벌어졌느냐.........등등 여러 가지를 물었다.
두이는 이름과 나이 그리고 떠돌아다니는 몸이라고 밝혔다.
물론 부모도 없는 고아라고도 했고..........
형사는 모든 것을 조사했다 그러나 싸운 동기에 가서는 두이는 입을 닫았다.
상대측에 물어보면 알 것이 아니냐며.......
순경은 조사를 마치며 두이에게 말했다.
[저쪽 말로는 네가 시비를 걸었고 그 아이들은 얻어맞다가 어쩔 수없이 칼을
사용했다고 진술하고 있고 상처도 깊어 모두가 전치 10주이상의 진단서를 끊어서
고발해놓고 있는 상태야....
물론 네가 네놈을 상대로 싸운 것은 어느 정도 정당방위가 되겠지만 먼저 시비를
걸었고 그만큼 싸움에 자신이 있어 상대를 반죽음으로 몬 것 아닌가.........
무슨 감정이 있어 그런 건지 지금 사실대로 말을 하지 않으면 법의 정상참작을
받기 어려우니 있었던 모든 사실을 하나도 숨기지 말고 말해야 할 것이야.
지금 입을 다물고 있으면 자네만 손해야.......]
두이는 기가 막혔다.
10여명이나 되는 놈들이 4명으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모든 시비가 자기가 한 걸로 되어있었다.
[놈들이 그러던가, 네놈이라고. 후후후..................]
두이는 냉소를 지으며 형사에게 물어본다.
[그럼 다른 놈이 더 있었단 말인가.]
형사가 눈을 빛낸다.
그러나 두이는 형사의 행동이 어느 정도 진실을 숨기고자하는 냄새를 맡았다.
아무도 자기와 싸움을 벌인 현장을 본 사람이 없었다.
당사자 말고는........놈들은 상처가 약한 놈들은 빠지고 깊은 상처만 남겨놓은 놈들만 현장에 있은 걸로 꾸며놓고 있었다.
두이는 지금 진실을 이야기해도 믿어줄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이는 쓴 웃음을 지으며 그만 눈을 감아버린다.
형사가 몇 번인가 채근하여 물었지만 두이는 입을 다물었다.
누구하나 자기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다.
아니라고 우겨보았자 대세에 밀릴 것이고 그렇다면 구차하게 놀지 않고 이 나라의 법이 얼마나 진실 된 것인지 판단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두고 볼 셈으로 입을 닫은 것이다.
두이의 병세가 호전되어 어느 정도 걸음을 옮길 수가 있을 때 사복형사가 와서 두이의 손에 수갑을 채운다.
그리고 범죄자가 듣는 소리를 형사의 입을 통하여 듣는다.
두이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실로 많은 사람들에게 당한 것도 자기였고 물론 자기도 놈들을 심하게 상처 입혔지만 정당방위로 인정되어야할 상황이 자기가 피의자가 되어있었으니........
두이는 수갑을 채우는 형사를 보며 냉소를 짓는다.
그리고 두이는 형사에게 이끌려 경찰서로 들어갔고 바로 유치장에 수감되었다.
두이는 세상의 쓴맛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자기를 보호해줄 울이 없다는 것이 이토록 모든 것이 불리한 상황으로 올 수 있다는 현실이 저주스럽도록 미웠다.
며칠 후 두이는 구치소에 수감되고 그리고 얼마 후 재판을 받게 되었다.
검사와 판사는 두이가 아무도 없는 고아이고 떠돌아다니는 부랑아로 판정 짓고 모든 것이 두이로 인해 일어난 사고로 치부하며 두이에게 억울한 판결을 내려버리고 만다.
소년원 감호 1년이라는 형벌을...............
두이는 정말 분통이 터졌다.
그는 판결이 떨어지자마자 괴성을 지르며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으아....악........무슨 세상이 이래................아악..........]
교도관이 나오고 두이는 즉석에서 다시 수갑이 채여지고 그길로 바로 xx소년원으로 수감 처리되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모르고 있는 상황을 전개했더라도 이해바랍니다.]
두이는 소년원에서 발가벗겨졌다.
옆모습과 앞모습 등 팬티를 입은 과정에서 시진을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체검사라는 명목으로 옷을 강제로 벗기 운 것이다.
그 과정에서 벗기지 않으려는 두이와 굉장한 실랑이가 있었지만 결박되고 반항할 수없는 장소이다 보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두이가 손을 앞으로 하여 상징을 가리자 보도관은 차고 있는 방망이로 두이의 손을 세차게 때리며 물러나게 하고 만다.
그리고 보도관은 깜작 놀란다.
놀란 눈빛이 사라지기도 전에 교도관은 숨이 넘어가도록 엄청나게 큰소리로 웃고 만다.
[ 으하하하. 이런 일이. 으하하하.......병신이었어. 하하하........]
두이는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도 없었다.
눈에 시퍼런 살기를 뿜으며 보도관을 응시할 뿐이다.
만약 눈빛이 칼이었다면 아마 그 교도관은 온몸이 산산조각으로 찢기었으리라.......
그런 수모를 받으며 두이는 수감되었다.
두이는 소년원에서 할 일이 없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덩치는 다른 아이를 압박하고 있었고 쏘아보는 눈초리는 타 아이를 압도하고도 남았으니 아무도 두이를 업신여기지도 그렇다고 가까이하지도 않았다.
두이는 소년원에서 외톨이가 되었다.
언제나 자기를 부르는 이름 외에는 말이 없었고 말을 하지 않았다.
차라리 벙어리라고 해야 옳을 정도로 말을 잊은 체 수감생활을 하고 있었다.
간간히 보도관에 끌려가 보도과장 앞에서 두 개의 상징을 드러내는 수모를 받는 것 외에는 누구도 두이를 건드리지 않았다.
두이가 낮 시간 운동시간에 과장에게 불려가고 온 뒤 체력단련으로 세워놓은 통나무를 울분에 쌓여 발길질을 하였고 그 단단한 통나무는 허리가 부러진 것처럼 동강이 난 것을 수감원아이들 거의가 본 탓도 있으리라......
그것뿐인가 두이가 누구에게도 존칭을 하지 않는다는 고집스런 행동이 그들의 심기를 불안하게 했을 것이다.
그 모든 걸 아는 보도관도 별일 아니면 두이와 상종을 안 하려는 편이었다.
그만큼 두이가 상대를 바라보는 눈빛이 서슬이 퍼런 살기를 띠고 있었으니 누구 가 그런 두이와 시선을 마주하려 들겠는가.
두이는 그곳에서 울분을 삭히기 위한 일환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중졸 검정고시를 치르기 위해서이다.
못 배운 것이 한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국졸은 눈을 씻고 보아도 자기뿐이었으므로 자존심도 상했다.
날씨가 많이도 풀렸다.
그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토록 매섭게 불던 바람도 이젠 사 그라 들었는지 한낮의 바람은 시원하게까지 느껴질 정도로 완연한 봄이 온 것이었다.
25부에 계속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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