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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속으로 나온 지렁이 - 3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3:51 680회 0건
태양 속으로 나온 지렁이 [제31부]


온 세상이 하얀색으로 물들인 것 같다.
거리도 베란다로 보이는 산야도 온통 하얀 눈으로 덮여있고 그것도 모자라 지금도 하늘에서 하얀 눈이 펄펄 내리고 있다.
벌써 이틀째 내리는 눈이다.
거리엔 차들도 뜸하지만 지나가는 차들도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었고 도로 양편가로는 주차된 차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차의 지둥에는 족히 20cm는 넘을 만큼 하얀 눈이 쌓여있고 그 위로 계속 눈이 덮이고 있다.
눈뿐이 아니었다.
바람도 모질지는 않지만 제법 세차게 불어 눈바람을 일으키며 신을 내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두이가 살고 있는 집은 훈훈하기 그지없었다.
거실과 방안에 틀어놓은 온풍기 열기가 아니라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 후덥지근하게 보인다.
이유를 알 것 같다.
거실엔 두이와 그리고 영 순이 또 진경이가 있었다.
하나같이 속 내의 한 장만 걸친 모습으로 쇼 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여자들의 얼굴에 짙은 홍조를 보아 조금 전까지 그들은 엄청난 열기를 불태운 것이 틀림없었다.
커피를 마시는 두이는 여전히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영 순과 진경은 모녀지간이면서도 한 남자의 앞에 거의 나신이다시피 하는 육신을 드러내어 놓고도 별로 부끄러워하는 감정이 없었다.
이로보아 이미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얼굴에 붉은 홍조는 조금 전까지 타올랐던 열기를 아직 감추지 못해 남아있는 듯 두이를 쳐다보는 눈에는 온통 사랑과 존경 그리고 흠모의 정만 쏟고 있었다.

[후후. 내가 당신들 모녀등살에 아마 젊은 나이에 피골이 상접하여 죽는 게 아닌가,
모르겠어. 후후후.......]

두이가 너스레를 떨며 모녀를 바라본다.

[어머머. 어쩜......우리를 이렇게 만들은 장본인이 오빠잖아....호호호.........]

진경은 이러한 일이 자기들 탓이 아니고 두이의 책임이라고 반박한다.

[그래 정말 응 큼 하다, 그지 진경아.............호호.......]

영 순도 딸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거든다.

[그런가............하하하.................]

[호호호..........호호호..................]

그들은 모두 서로를 바라보고 대소를 터뜨린다.
서로가 말을 해 놓고도 모양새가 이상했고 어색하여 분위기를 지우려고 하는 웃음이다.

[하여간 성탄절이라 같이 있어 좋긴 좋은데............
그런데 선물을 준비 못해 어쩌지. 하하하.............]

두이는 아무갈 곳도 없는데 이렇게 두 사람이 성탄절을 핑계로 하루 휴무한다며 어제저녁 집에 와서 같이 있어주고 질탕하게 육욕의 향연까지 베풀어주었는데 좋은날 조그마한 선물하나 장만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모녀를 구슬린다.

[무슨 말씀을........당신이 우리를 정답게 맞아주는 것으로 우린 만족해요.......
당신이 영원히 오늘처럼만 우릴 대해주었으면 원이 없겠어요.]

영 순은 말한다.
조금은 씁쓸하고 어눌하지만 이렇게 반겨주고 따스한 말 한마디 해준 것이 무엇보다 큰 선물이라며 고마워한다.
두이도 씁쓸했다.
허긴 지나간 날을 돌이켜보면 완전 독재자며 야만적이지 않았는가.
오늘 자기도 모르게 좋은날이라 여기고 잘 내뱉지도 않는 다정한 말을 무의식중에 하였는데 여자는 감격하고 있지 않는가.
이제까지 얼마나 모질게 여자를 대해왔는지 스스로가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두이는 아직은 아니라며 모진 마음을 먹는다.

[후후후......내가 갑자기 약해진 것 같 구만. 후후후............]

두이는 처연하게 웃으며 스스로 자신을 나무란다.
그녀들을 안고 달래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아주며 달래야함에도 그러질 못한다.
아직은 마음을 풀고 살 만큼 자기가 희망했던 일이 이루어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마음이 약해지려는 것을 반성하며 각성하는 것이다.

[광호는...........]

두이는 자기의 마음을 감추고자 광호를 들먹거린다.

[여기 오려하는 것을 억지로 말렸어요.
당신이 시간을 주시면 같이 저녁이라도 했으면 하는데.........
그 앤 지금도 아마 여기 오고 싶어 안달이 나 있을 거 에요.]

영 순이 아들에게 미안한 듯 얼굴을 들지 못한다.
광호와 같이 오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무엇했고 두이 또 한 이정도말이면 충분히 알아들었을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두이에게 저녁이라도 같이하자며 부탁하는 것이다.
아들을 혼자 두고 모녀가 남자에게 안기려 간 것에 대한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그것으로나마 풀고자 한 것이다.

[오빠, 그렇게 해요. 네...........]

진경이 두이 옆으로 오더니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린다.
진경이 역시 모녀가 한 남자에게 매달려 사족을 못쓰는 것을 동생이 알고 있고 그걸 동생이 이해하는 눈치를 보이지만 천륜을 벗어난 행동을 한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고 그것이 동생에게 하나의 짐이 되어 벗어날 수가 없었다.
진경이도 어쩔 수 없는 분위기를 동생에게 보여줌으로서 조금 더 확실한 이해와 사랑을 원했는지도 모른다.

[그러지 뭐.........광호본지도 오래되었고.........
그렇다면 오늘 저녁은 갈비로 어때........하하하.........]

두이는 그녀들의 심정을 읽었다.
그리고 자기도 그녀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었는지 선뜻 그녀들의 부탁을 들어준다.

[좋아요. 굿...........호호호........호호호............]

모두는 가식 없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즐거워한다.
그렇게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오래가지도 않았다.
현관의 문에서 벨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벨소리에 놀란 모녀는 부리나케 자리에서 일어난다.
누군가가 와서 자기들의 이런 추한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었다.
물론 두이는 자기들의 주인이며 남편이었기 때문에 벌거벗고 있어도 무방하였지만 남들에게는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서둘러 일어나는 것이다.
두이도 민망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모르는 사람이 자기의 이런 꼬락서니를 본다면 어디 사람취급이나 하려 들겠는가.
두이 역시 서둘러 일어나 옷을 찾는다.
그러나 옷이 거실에 있을 리가 있는가.
세 사람은 누구하나 망설임 없이 방으로 걸음을 옮긴다.

[철컹.............]

세 사람이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문이 열리고 어깨와 머리에 하얀 눈을 맞으며 젊고 예쁜 여자가 들어선다.

[어머나.............언니들이 와 계셨네요...............]

유진이가 손에 무엇을 한 아름 안고 집안을 들어서서는 다급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환하게 웃으며 말을 건넨다.

[아이고 놀래라......이런 계집애야. 천천히 들어오지 않고.........
휴........너라서 다행이다 만일 다름 사람이었다면. 으 휴.................]

영 순이 질 겁을 하며 들어서는 여자를 마구 꾸짖는다.
그러나 얼굴에 반가운 기색이 역력하다.

[어머머. 누가 언니더러 이런 짓 하랬어.
그러니 언니는 나에게 양보하고 집에나 계시지 않고........
그나저나 모두모두 메리 크리스마스.......호. 호호..........]

[야 이것아 그러는 네년은 그 잘낭 얼굴과 좋은 머리로 왜 여길 들락거려.......
이제 2차 시험도 다 되었을 텐데 어디 할 짓 없어 이러고 있어.
망할 년 같으니......안 그래도 이사람 기운 떨어질까 걱정인데...........]

영 순도 지지 않는다.
유진을 보며 한 치의 양보 없이 반박한다.

[어머머. 언니. 너무하신다,
그래 언니 내가 잘못 했 수, 용서하시고 나도 여기 끼워주구려. 호호호...]

[진작 그렇게 빌 일이지 망할 년...얼마나 다급했다고. 호 호호...........]

영 순은 그녀가 옴으로 해서 일어난 일련의 다급한 상황이 생각나는지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서로가 거침없이 말하는 모양을 보아 이미 오래전부터 두이와의 관계를 알고 이해하고 지내는 것 같다.
진정 그러했다.
유진이 두이에게 모진 고초를 당하고 얼마 후 두이의 집을 청소차 왔다가 영 순과 두이의 벌거벗은 몸을 보고 얼마나 서운했고 쾌심하고 자신이 초라하여 눈물을 흘리며 두이의 집을 뛰쳐나와 버렸다.
유진은 두이가 따라 나와 무슨 변명이라도 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질 않았다.
그날 이후 유진은 이를 갈며 그를 절대용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럴수록 두이가 생각나고 보고파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버렸다.
악마 같으며 변태인 두이가 마음속에 있었다니. 스스로 얼마나 지우려고 노력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상한 일이지만 그녀는 두이를 생각할 때에는 생기를 띠어가는 것이다.
두이를 생각할 때마다 그는 진실해 보이는 것 이였고 그녀는 자신의 운명이 불확실함에 대한 승패는 팽개쳐버리고 그의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허구에 매달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생각하며 자기가 변하는 마음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하였지만 괴롭지만 그의 한마디 말을 듣고 싶은 완강한 욕구에 괴로워하며 그녀는 자꾸만 두이의 말을 듣고자 뇌리를 울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것이 내 삶을 허무하게 하고 슬프게 하더라도 지금은 그가 내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에 이젠 놀라지도 않는다.
이것이 지금은 어둠이지만 날이 새면 태양이 떠오르고 그 빛이 온 세상을 비추어주듯이 자기인생도 지금은 암흑일지라도 언젠가는 밝은 날로 돌아가리라 이것은 시련이고 깨우침을 주는 것이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그를 위해 존재할 뿐이다.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슨 확증이 있는 것도 이유도 없었지만 그래야 한다고 마음이 들었다.
유진은 그날 두이가 한말이 떠올랐다.
질투는 자기사전에 없다고 그런 여자는 아무리 황녀라도 곁에 두지 않는다는 장난 같은 말이....진실일 것 같았다.
유진은 속으로 나쁜 놈 저질 변태 등 온갖 욕을 하면서 두이를 잊고자했지만 결국은 다시 두이의 집으로 발걸음이 옮겨지는 것을 막지를 못했다.
그리고 유진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듯 마음속으로 세상에 부르짖고 있었다.
당신들도 느껴보았을 것이다.
깊은 밤, 잠자리에 누워있어도 잠 못 들고 뒤척인 적이 있음을..............
그럴 땐 세상은 더없이 고요하고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 적을..
그때는 무얼 느끼고 생각이 나는가..
난 확신한다.
그런 밤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그리운 사람, 그리운 얼굴.........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유진은 그리운 사람도 아니고 얄미운 사람 야속한사람인데도 그가 생각나고 떠오르는 것이다.
나에게 무한한 수치와 고통을 가져다준 사람인데 그의 야만적이고 불량한 태도에서 어쩌면 연민을 느끼고 그것이 유진의 마음속에서 사랑으로 자리 잡아가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모두는 나를 이상한 여자라 그럴 것이다.
그러나 유진은 자신을 믿었다.
유진은 사랑이란 항상 고통 속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고통 또한 자기가 선택한 고통이기에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비록 서로는 떨어져있고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자기의 마음은 어느새 두이와 함께 했으면 좋다는 바람을 가져보지만 그녀는 그것마저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주저앉아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유진은 모든 자존심과 허물을 벗기로 했다.
내 마음이 가는대로 행하기로...........
그리고 그녀는 용감하게 두이의 집으로 발걸음을 한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또 보았다.
이번에 여자가 하나가 아니고 둘이었다.
두 여자가 두이에게 정성을 다하며 온갖 작태를 스스럼없이 자행하는 것을.........
모녀 같은 두 여자가 자기를 무시하며 그 엄청난 행위를 두이가 원하는 눈치만 보여도 스스로를 팽개치며 거침없이 봉사하려하는 그녀들을.....그녀는 두이의 어디에서 여자를 사로잡는 매력이 있어 나이를 막론하고 남이 있는 줄 알면서 거침없는 행동을 하다니.....보고 듣는 자기가 민망한데 행하는 그녀들 역시 그러하련만 두이가 마음상할까 그런 수모를 감내하며 오로지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관하여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라고 기가 막혔던가.

물론 두이는 자기를 더욱 욕보이게 할 심산인지 행위 중에도 물을 가져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지를 않나 자기의 항문과 보지동굴의 느낌마저 그의 품에 안겨있는 여자들에게 말해주며 실실 비웃음을 던지기도 하였다.
고개를 들 수도 없었고 말을 할 수도 없었다.
달려가 뺨이라도 때려주고 싶고 당장이라도 문을 박차고 그 집을 나가야했음에도 유진은 그러지 못했다.
무엇이 그녀의 발걸음을 잡고 있는지 몰라도 마음은 멀리 가고자 하는데도 또 한 마음이 그녀의 발길을 그곳에 두게 강요하고 잡았기에 귀로 듣고 눈으로 보며 실제로 자기가 당하는 설움 보다 더 진한 슬픔을 보아야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눈물을 흘리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일이 있고 그녀는 또 다시 망설임 끝에 자기 자신의 마음에 굴복하고 다시 찾아간 그 집에 영 순이 혼자 있었고 둘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영 순의 거짓 없고 솔직하며 모든 여자의 자존심도 천륜도 벗어던진 사랑 이야기를 듣고 한편으로는 불쌍했고 한편으로는 그 진한 사랑에 감동도 받았던 것이다.
그렇게 서로 마음을 터놓게 되었고 이해하려는 노력 중에 두이의 반 강요로 인한 요구로 영 순이 보는 앞에서 두이의 변태 짓을 받아야했고 그녀는 또 그 행위로 살 떨리는 쾌락을 송두리째 내발기고 말았다.
자기의 내면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영 순을 이제 남으로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두이와 관계 시 연결된 그곳에 영 순의 입과 손을 느꼈고 그것이 좋아 소리 지른 그녀가 아니던가.
배움이 무슨 소용이든가.
고시에 1차합격하고 2차 준비하는 고시생이면 무엇 하리.
세상이 나더러 똑똑한 여자라 하면 무엇 하리..
한남자의 품안에서 그의 살덩이를 맞으며 좋아 지랄 발광하는 창녀 같은 여자인데.........
유진은 모든 걸 잊고 욕이 원하는 대로 두이가 원하는 순리대로 살기로 했다.
마음을 정하니 영 순이 더욱 이해가 되었고 급기야 언니동생하며 지내는 즈런 친숙한 사이로 변한 것이다.
또한 자기보다 두 살이나 아래인 진경 이에게 조차 자기들만이 있을 때에는 언니라 부르며 따르니 어찌 영 순과 진경이도 그녀를 멀리할 수 있으리.
불과 오랜 시일도 아닌데도 그들은 그렇게 친숙한 사이로 지내게 되었고 그걸 보는 두이는 기분이 좋은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던 것이다.

[자, 모두 준비하고 나가지............]

두이는 먼저 자리에서 이탈하여 방으로 들어간다.
옷을 입기 위해서다.
방안에서 옷을 입고 있으니 거실이 요란스럽다.
두이가 이렇게 빠르게 움직일 줄은 예상하지 못한 여자들이 수선을 피우기 때문이다.

......................................

[광호야 많이 먹어.]

식당에 옹기종기 앉아 불판을 앞에 두고 모두는 갈비를 먹고 있다.
두이는 구운 고기를 광호의 접시에 담아주며 먹기를 권한다.

[히히. 형, 나 오늘 정말 실컷 먹어도 돼.................]

광호는 입이 불룩하도록 고기를 머금고 있으면서 두이의 말을 받는다.
사실 모두는 광호의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모습에 질려있는 상태였다.
두이는 광호가 너무도 맛있게 먹는 모습이 좋아 자꾸만 권하고 광호는 연신 고기를 목구멍에 넘기며 젓가락질에 여념이 없었다.

[그럼, 자식, 공부한다고 힘들 텐데.............. 많이 먹어야지,
그리고 네게 너무나 많은 부담과 신세를 졌어.
고마워, 내가 능력이 되면 네가 부탁하는 것이라면 하나정도는 꼭 들어주지.]

두이는 광호 보기가 조금은 민망했다.
이미 자기여자가 되어버린 엄마와 누나를 친구 같은 광호 앞에서 응 큼 하게 앉아있기가 여간 쑥스럽지도 않았고 지금 또 한 여자를 대동한 자리이니 면목이 서지 않았다.
그런데도 광호는 모든 걸 알면서도 자기가 힘들까봐 모른 척 해주는 그 속마음이 대견하고 고마워 자꾸만 고기를 광호 앞에만 밀어놓는 것이다.

[히히. 형, 그 말 절대 잊어 먹지 마. 쩝....쩝....]

[흐흐. 난 마음에 없는 말은 하지 않아.........
그건 그렇고 네놈은 여자친구도 없어. 허구 헌 날 공부만 하게.........]

[헤헤. 형, 난 마음에 새긴 여자가 있어. 그런 여자가 아니면 절대로 연애 안 해.
헤헤헤....]

[어랍 쇼, 통 맹추는 아니네.......그래 내가 도와줄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하지.
언제든 내 도움이 필요하면 말만해........]

두이는 광호에게도 이상형인 여자가 있다는 말에 조금은 놀라고 만다.
허긴 남자이니 누구나가 바라는 여자가 있을 것이다.
두이는 광호가 꿈을 이루기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돕고 싶었다.

[형, 그 말 정말이다. 잊지 마. 지금 한말........
언제고 내가 진정으로 형에게 부탁하면 핀잔하지 말고 꼭 들어줘야해.......]

광호는 연신 고기를 먹으며 두이를 쳐다본다.
그의 눈에 진정이 듬뿍 담겨있었다.

[아무렴은....자식,
대한민국에 제일 예쁜 여자를 원해도 내가 네게 안겨주고 싶은 마음인데..........
언제든 내게 도움이 필요하면 말만해.....자식.......자...이것도 먹어........허허허.....]

두이는 약속한다.
천하없어도 들어주겠다는 분명한 확답을 받은 광호는 연신 싱글거리며 고기를 먹고 있다.

[고마워, 형. 분명히 약속했어. 헤헤헤...........]

두이도 광호가 좋아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옆에 앉아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멍청히 앉아있는 여자들에게 환하게 웃어준다.

[이런. 고기를 앞에 두고 먹지를 않다니........
난 잡식이고 양이 많은 남자라 비쩍 마른 여자는 별로인데....]

[어머머. 누가 먹지 않는데........
자기가 고기를 광호에게만 주니 우리가 먹을 게 없어 그렇지.
안 그러니. 진경아.....]

영 순이 두이를 흘겨보며 핀잔을 준다.
그러나 영 순은 광호 앞에서 두이에게 자기라 부르며 애정을 표하는 모습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편안한 마음에 자식 앞에서도 그만 마음속에 있는 말을 뱉어낸 것이다.

[그래요, 엄마. 오빠는 광호만 신경 쓰고 우리는 눈에도 보이지 않는가봐........
엄마도 있고 나도, 그리고 유진언니도 있는데..........호호호.]

진경이도 두이를 핀잔한다.
그러나 그 말과 행동은 너무나 좋다는 표현이 가득하다.
자기의 동생을 그렇게 챙기고 생각해주니 어찌 흐뭇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곳에서 광호를 처음 본 유진이가 있기에 무뚝뚝하게 말하지만 좋은 기분을 숨기지를 못한다.

[난 너무 보기가 좋아요.
그리고 저이에게 저런 면이 있다는 것도 처음 보았고,,,,,
언니들은 좋겠어요. 뒤에서 후원해 줄 사람이 있으니.............호호.]

유진도 분위기가 밝고 즐거운 것이 너무나 좋았다.
비록 광호를 처음 보았지만 친동생 같아 보였고..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
그래서 표현하는 말도 숨기지를 않는다.

[이런, 내가 오늘 병신 되고 있잖아.
누구에겐 축복받은 날인데 난 병신 되는 날이라니. 흐흐흐.........
그 벌이 얼마나 가중한지 알고 하는 소린지 모르겠어.]

[호호호........각오하고 있어요.
당신에겐 상도 벌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뭘...........호호호........]

유진은 지지 않고 대꾸한다.
두이가 지금 자기들을 안고 싶어 하는 기색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이가 하고자하면 자기로서는 반항할 수없이 당해야했기 때문에 말이라도 야 몰 차게 하여 자존심을 살리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으하하하. 이런..........]

두이는 그만 앙천광소를 터뜨리고 만다.
너무도 확실하고 바른말에 달리 대꾸할 말도 없었고 그런 소리를 대담하게 하는 유진이가 너무나 예뻐 보였기에 그만 쑥스러운 감정을 숨기기도 할 겸 호탕하게 웃는 것이다.
두이가 변한 것일까,
모처럼 인간다운 모습으로 돌아온 두이는 모두에게 어필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날이다.

...................................................

3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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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 : 10   Point : 9300

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3
서명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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