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친구!”
“닥쳐줄래?”
상큼하게 웃으면 민수에게 한마디를 날리는 현우. 그리고 그대로 석상이 되어버리는 민수. 나는 그런 민수를 남겨두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마이 베스트 프랜드!”
나를 향해서 덮쳐오는 살기가 느껴진다. 그와 함께 내 왼발이 대지를 강하게 축으로 돌면 오른발로 살기의 인물을 향해서 뒤돌려 차기를 시전했다.
퍽
“켁!”
우당탕탕탕
그리고 그 괴생명체는 땅바닥에 뒹굴더니 꿈틀 꿈틀 거리는게 보였다. 뭐 알아서 살아남겠지 생각하면 나는 교실안으로 들어갔다. 저래뵈도 녀석은 상당한 맷집이 있어서 30분만 기절하면 일어날거다. 보통 사람은 2~3.4시간 기절해도 충분할 충격이었을 테지만 말이다.
“자. 여기 오늘 애들한테 줄 프린트 목록이야.”
“응.”
나는 민아에게서 프린트 목록을 받았다. 왜 내가 반장인 민아에게 프린트 목록을 받는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반장. 민아는 부반장이기 때문에 반애들의 반은 내가 나눠줘야 했다.
“민수 양호실로 실려 갔다더라.”
“아. 그 괴생명체가 민수였나 보구나.”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 괴생명체가 민수등 뭐든지간에 말이다. 어차피 그 녀석이라면 지금 시간때쯤에 일어나서 와야할 녀석이었다.
“현우!”
거세게 문을 열면 나타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민수. 저놈도 양반되기 글렸다.
“휴. 호랑이 같은놈.”
“어. 호랑이. 하하. 그렇지. 내가 생각해도 나의 이 구레나루는 맹수의 왕인 호랑이를 닮았지.”
내가 이상하게 말한 탓도 있지만 저녀석도 받아들이는게 문제였다. 욕을 욕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녀석에게 욕은 아무런 효율도 없었다.(근데 그게 욕이냐?)
“미안하지만 맹수의 왕은 사자다.”
“뭐. 말도 안되는 소리! 사자라는 것은 그저 빈둥 빈둥 놀다가 자기 새끼들 지키고 사냥도 안하고 놀기 좋아하는 그런 녀석보다는 산 하나를 정복해서 자신의 야성을 마음껏 내뿜는 호랑이야 말로 진정한 맹수의 왕이자 백수의 왕이지!”
“하지만 호랑이는 좁고 작은 산 하나만을 점령할 뿐이지. 그에 비해서 사자는 넓은 세르게팅 평원을 지배한다고 할 수 있는 존재야. 그러니 백수의 왕을 사자로 쳐주는 거지.”
“흥 모르는 소리. 이미 백수의 왕좌 자리를 두고 사자와 호랑이가 싸움 역사가 있다. 현재 기록은 1:1이지만 은밀히 비밀루트로 알아본 결과 호랑이가 2승이 더 많아.”
근데 민수야. 그 비밀루트가 뭐냐? 참으로 위험한 녀석이 아닐 수 없었다. 비밀루트라니. 물어보고 싶지만 그런 쪽에 발을 두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물어보지 않았다.
“그것보다 숙제는 다 했니.”
“브이!”
나를 향해서 브이 손짓을 하는 민수. 숙제를 다 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다행이군. 안했으면 스파르타 식으로 밀어붙히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래서 해왔다.”
그 말과 함께 온 몸을 부르르 떠는 민수. 전에 한번 민수가 숙제를 해오지 않은적이 있어서 내가 단 30분만에 최민수도 30분만에 풀 수 있는 알기 쉬운 스파르타 수학교육을 한적이 있었다.
그때 문제가 100문제였으니 1문제당 18초씩 풀수 있는 기염을 토하게 만들었다. 그 일로 인하여 민수의 모든 활동이 하루 접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나 화장실좀 갔다 올께. 이것좀 나눠줘.”
“오케이. 대신 오늘 방과후에 떡볶이에 튀김 알파 플러스 순대다.”
“오뎅도 사주마.”
“콜!”
그 말과 함께 책상위로 걸터앉은 민수는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수학 프린터 목록을 받아가거라. 평범한 우민들이여. 이 황제의 성은을 받아 반만년이 지나도 잊지를 말거라!”
사극 연기를 하는 민수를 큭 하고 웃으면 나가는 현우. 정말 알다가도 모르는 녀석이었다. 녀석의 자유. 녀석의 광포함. 녀석의 행동 하나 하나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기에 이토록 빨리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었을 거다.
화장실에 도착해서 소변을 보고 있을때 누군가가 다가오는게 느껴진다.
“이름이 신현우라고 했지?”
소변을 다 볼때쯤이라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나보다 한학년 위라는 것을 알려주는 파랑 벳지의 김호위라는 이름이 적혀져 있었다. 1학년은 횐뱃지. 2학년은 파랑 뱃지. 3학년은 초록 뱃지였다. 물론 내가 1학년 올라가게 되면 1학년은 초록. 2학년은 흰색. 3학년은 파랑이 될거다. 한 학년 올라가면 다른 뱃지를 사용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뱃지 그대로 가져가는게 이곳의 전통이었다.
“무슨 일이시죠?”
“아 다름이 아니라 좀 우리랑 이야기좀 하고 싶어서 말이야.”
“우리라면 누구 말씀하시는 거죠?”
“애새끼가 죽고 싶어 환장했나! 선배가 오라면 오는 거지. 잔말이 많아!”
뒤에 있는 선배 한명이 말했다. 김호위 선배 뒤에 있기 때문에 명찰이 보이지 않았지만 누군지는 알 수 있었다. 김호위라는 사람 자체가 우리 무천 고등학교의 1진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금 선생님이 시킨 일 때문에 점심 시간 말고 남는 시간이 없습니다. 제가 없으면 찾아야 될테고 그러다보면 선배님들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점심 시간때 찾아가겠습니다. 장소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이 통하는 녀석이군. 점심 시간에 학교 뒷 창고로 와라.”
그리고 나간는 2학년 선배들. 나는 선배들이 나가자 온 몸을 조금씩 조금씩 풀었다.
“아. 한동안 조용히 살았는데 말이야.”
우드득 우드득
뼈와 뼈의 이음새가 없어진다. 그와 함께 연골의 유연성이 증가되기 시작한다. 숨을 들이키고 내뱉는다. 그러면서 그 안에 있는 무한의 힘을 느낀다. 산소 하나 하나가 온 몸을 돌아다니면 근육을 이완 수축 시킨다. 그와 함께 사고와 의식이 확장되어 간다. 이 상쾌함. 이 흥분감! 정말 오랜만이었다.
“보면 알겠지.”
그렇게 나는 조용히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어어. 현······.”
나를 부르려다가 가만히 말을 하지 않는 민수. 무엇을 느낀 것일까? 하긴 녀석이라면 충분히 내 모습에서 이상을 느꼈을 거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녀석이라면 알거다.
“왜 그러지?”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도 프린트 다 나눠줬으니 방과후 분식 콜이다.”
“걱정마. 그것보다도 선생님 올 시간이네.”
그렇게 나는 웃으면서 수업을 받았다. 1교시가 끝나자 나는 조용히 햄빵 두개와 음료수 두개를 사갖고 왔다. 옆에 있는 민수 녀석에게도 롤빵 한개랑 음료수 한개를 사줬다.
“냠냠. 역시 남에게 얻어 먹는게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그런데 좀 떨어지지.”
지금 민수 녀석은 내 몸을 두 팔로 안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잉. 우리 자기는 너무 무심해.”
순간 나는 민수의 턱을 매만지면 말했다. 숨결이 느낄 수 있도록 해서 말이다.
“죽음과 삶은 단 한순간의 판단이 잘못되어서 그런거지. 네 생각은 어때?”
“하하하. 역시 오늘 날씨는 맑구나.”
녀석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교실로 도망쳤다. 정말 도망칠때는 빠르구나. 친구여!
2교시가 끝나고 3교시도 끝났다. 그리고 4교시가 끝나고 선배들이 오라는 시간이 슬슬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우우우.”
“와아아. 비켜 비켜.”
“죽어라!”
괴성을 지르면 돌진하는 애들이 보인다. 급식소를 향해서 돌진하는 애들을 바라보면 과연 우리 나라의 급식 형태는 이대로 좋은가도 생각해 봤지만 뭐 이게 젊음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선배님들과의 약속이 있으니 천천히 내용물을 꺼내서 먹기 시작했다. 음료수와 빵을 사온 이유는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먹고 있을때 반장이 교실로 들어왔다.
“어. 밥 안먹어?”
“아. 급식 카드 놓고 와서.”
급식 카드. 말 그대로 밥을 먹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카드였다. 이걸로 기계 장치에 갖다대면 결제 처리 되기 때문에 이것 없이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너는 밥 안먹어?”
“아 빵으로 때우려고.”
그 말과 함께 나는 빵을 우물 우물 먹기 시작했다. 빵과 약간의 야채와 양파. 그리고 햄과 여러 소스가 듬뿍 담긴 빵은 의외로 맛있었다.
“너무 무리하지마.”
“응?”
대답도 하기 전에 나가는 반장.
“이런 이런. 너무 전투 모드였나.”
반장까지 알아볼 정도로 내가 너무 전투 모드였나 보다. 뭐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빠르게 일처리를 해야될 것 같았다.
나는 1분도 안되어서 빵 두개를 해치우고 밖으로 나갔다. 밑으로 내려가자 복도 벽에 서 있는 민수가 보였다. 녀석의 입에는 새로 산 것처럼 보이는 아이스크림 콘이 들려 있었다.
“하하. 가자고.”
역시 예리한 녀석. 벌써부터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니 할 말이 없었다. 그저 피식하고 웃어줄 뿐.
“뭐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무리할 필요 없는데 말이야.”
“이런 이런. 나는 네가 살인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있는 거야.”
“걱정마. 내가 제일 먼저 죽인다면 바로 너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 민수를 바라보는 나. 나를 바라보면 웃는 민수. 오고가는 말에 서로의 정이 느껴진다.
“가자고.”
“그래.”
그렇게 나와 민수는 선배님들이 기다려주시는 학교 뒷 창고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평화로운 생활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닥쳐줄래?”
상큼하게 웃으면 민수에게 한마디를 날리는 현우. 그리고 그대로 석상이 되어버리는 민수. 나는 그런 민수를 남겨두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마이 베스트 프랜드!”
나를 향해서 덮쳐오는 살기가 느껴진다. 그와 함께 내 왼발이 대지를 강하게 축으로 돌면 오른발로 살기의 인물을 향해서 뒤돌려 차기를 시전했다.
퍽
“켁!”
우당탕탕탕
그리고 그 괴생명체는 땅바닥에 뒹굴더니 꿈틀 꿈틀 거리는게 보였다. 뭐 알아서 살아남겠지 생각하면 나는 교실안으로 들어갔다. 저래뵈도 녀석은 상당한 맷집이 있어서 30분만 기절하면 일어날거다. 보통 사람은 2~3.4시간 기절해도 충분할 충격이었을 테지만 말이다.
“자. 여기 오늘 애들한테 줄 프린트 목록이야.”
“응.”
나는 민아에게서 프린트 목록을 받았다. 왜 내가 반장인 민아에게 프린트 목록을 받는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반장. 민아는 부반장이기 때문에 반애들의 반은 내가 나눠줘야 했다.
“민수 양호실로 실려 갔다더라.”
“아. 그 괴생명체가 민수였나 보구나.”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 괴생명체가 민수등 뭐든지간에 말이다. 어차피 그 녀석이라면 지금 시간때쯤에 일어나서 와야할 녀석이었다.
“현우!”
거세게 문을 열면 나타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민수. 저놈도 양반되기 글렸다.
“휴. 호랑이 같은놈.”
“어. 호랑이. 하하. 그렇지. 내가 생각해도 나의 이 구레나루는 맹수의 왕인 호랑이를 닮았지.”
내가 이상하게 말한 탓도 있지만 저녀석도 받아들이는게 문제였다. 욕을 욕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녀석에게 욕은 아무런 효율도 없었다.(근데 그게 욕이냐?)
“미안하지만 맹수의 왕은 사자다.”
“뭐. 말도 안되는 소리! 사자라는 것은 그저 빈둥 빈둥 놀다가 자기 새끼들 지키고 사냥도 안하고 놀기 좋아하는 그런 녀석보다는 산 하나를 정복해서 자신의 야성을 마음껏 내뿜는 호랑이야 말로 진정한 맹수의 왕이자 백수의 왕이지!”
“하지만 호랑이는 좁고 작은 산 하나만을 점령할 뿐이지. 그에 비해서 사자는 넓은 세르게팅 평원을 지배한다고 할 수 있는 존재야. 그러니 백수의 왕을 사자로 쳐주는 거지.”
“흥 모르는 소리. 이미 백수의 왕좌 자리를 두고 사자와 호랑이가 싸움 역사가 있다. 현재 기록은 1:1이지만 은밀히 비밀루트로 알아본 결과 호랑이가 2승이 더 많아.”
근데 민수야. 그 비밀루트가 뭐냐? 참으로 위험한 녀석이 아닐 수 없었다. 비밀루트라니. 물어보고 싶지만 그런 쪽에 발을 두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물어보지 않았다.
“그것보다 숙제는 다 했니.”
“브이!”
나를 향해서 브이 손짓을 하는 민수. 숙제를 다 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다행이군. 안했으면 스파르타 식으로 밀어붙히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래서 해왔다.”
그 말과 함께 온 몸을 부르르 떠는 민수. 전에 한번 민수가 숙제를 해오지 않은적이 있어서 내가 단 30분만에 최민수도 30분만에 풀 수 있는 알기 쉬운 스파르타 수학교육을 한적이 있었다.
그때 문제가 100문제였으니 1문제당 18초씩 풀수 있는 기염을 토하게 만들었다. 그 일로 인하여 민수의 모든 활동이 하루 접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나 화장실좀 갔다 올께. 이것좀 나눠줘.”
“오케이. 대신 오늘 방과후에 떡볶이에 튀김 알파 플러스 순대다.”
“오뎅도 사주마.”
“콜!”
그 말과 함께 책상위로 걸터앉은 민수는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수학 프린터 목록을 받아가거라. 평범한 우민들이여. 이 황제의 성은을 받아 반만년이 지나도 잊지를 말거라!”
사극 연기를 하는 민수를 큭 하고 웃으면 나가는 현우. 정말 알다가도 모르는 녀석이었다. 녀석의 자유. 녀석의 광포함. 녀석의 행동 하나 하나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기에 이토록 빨리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었을 거다.
화장실에 도착해서 소변을 보고 있을때 누군가가 다가오는게 느껴진다.
“이름이 신현우라고 했지?”
소변을 다 볼때쯤이라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나보다 한학년 위라는 것을 알려주는 파랑 벳지의 김호위라는 이름이 적혀져 있었다. 1학년은 횐뱃지. 2학년은 파랑 뱃지. 3학년은 초록 뱃지였다. 물론 내가 1학년 올라가게 되면 1학년은 초록. 2학년은 흰색. 3학년은 파랑이 될거다. 한 학년 올라가면 다른 뱃지를 사용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뱃지 그대로 가져가는게 이곳의 전통이었다.
“무슨 일이시죠?”
“아 다름이 아니라 좀 우리랑 이야기좀 하고 싶어서 말이야.”
“우리라면 누구 말씀하시는 거죠?”
“애새끼가 죽고 싶어 환장했나! 선배가 오라면 오는 거지. 잔말이 많아!”
뒤에 있는 선배 한명이 말했다. 김호위 선배 뒤에 있기 때문에 명찰이 보이지 않았지만 누군지는 알 수 있었다. 김호위라는 사람 자체가 우리 무천 고등학교의 1진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금 선생님이 시킨 일 때문에 점심 시간 말고 남는 시간이 없습니다. 제가 없으면 찾아야 될테고 그러다보면 선배님들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점심 시간때 찾아가겠습니다. 장소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이 통하는 녀석이군. 점심 시간에 학교 뒷 창고로 와라.”
그리고 나간는 2학년 선배들. 나는 선배들이 나가자 온 몸을 조금씩 조금씩 풀었다.
“아. 한동안 조용히 살았는데 말이야.”
우드득 우드득
뼈와 뼈의 이음새가 없어진다. 그와 함께 연골의 유연성이 증가되기 시작한다. 숨을 들이키고 내뱉는다. 그러면서 그 안에 있는 무한의 힘을 느낀다. 산소 하나 하나가 온 몸을 돌아다니면 근육을 이완 수축 시킨다. 그와 함께 사고와 의식이 확장되어 간다. 이 상쾌함. 이 흥분감! 정말 오랜만이었다.
“보면 알겠지.”
그렇게 나는 조용히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어어. 현······.”
나를 부르려다가 가만히 말을 하지 않는 민수. 무엇을 느낀 것일까? 하긴 녀석이라면 충분히 내 모습에서 이상을 느꼈을 거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녀석이라면 알거다.
“왜 그러지?”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도 프린트 다 나눠줬으니 방과후 분식 콜이다.”
“걱정마. 그것보다도 선생님 올 시간이네.”
그렇게 나는 웃으면서 수업을 받았다. 1교시가 끝나자 나는 조용히 햄빵 두개와 음료수 두개를 사갖고 왔다. 옆에 있는 민수 녀석에게도 롤빵 한개랑 음료수 한개를 사줬다.
“냠냠. 역시 남에게 얻어 먹는게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그런데 좀 떨어지지.”
지금 민수 녀석은 내 몸을 두 팔로 안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잉. 우리 자기는 너무 무심해.”
순간 나는 민수의 턱을 매만지면 말했다. 숨결이 느낄 수 있도록 해서 말이다.
“죽음과 삶은 단 한순간의 판단이 잘못되어서 그런거지. 네 생각은 어때?”
“하하하. 역시 오늘 날씨는 맑구나.”
녀석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교실로 도망쳤다. 정말 도망칠때는 빠르구나. 친구여!
2교시가 끝나고 3교시도 끝났다. 그리고 4교시가 끝나고 선배들이 오라는 시간이 슬슬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우우우.”
“와아아. 비켜 비켜.”
“죽어라!”
괴성을 지르면 돌진하는 애들이 보인다. 급식소를 향해서 돌진하는 애들을 바라보면 과연 우리 나라의 급식 형태는 이대로 좋은가도 생각해 봤지만 뭐 이게 젊음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선배님들과의 약속이 있으니 천천히 내용물을 꺼내서 먹기 시작했다. 음료수와 빵을 사온 이유는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먹고 있을때 반장이 교실로 들어왔다.
“어. 밥 안먹어?”
“아. 급식 카드 놓고 와서.”
급식 카드. 말 그대로 밥을 먹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카드였다. 이걸로 기계 장치에 갖다대면 결제 처리 되기 때문에 이것 없이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너는 밥 안먹어?”
“아 빵으로 때우려고.”
그 말과 함께 나는 빵을 우물 우물 먹기 시작했다. 빵과 약간의 야채와 양파. 그리고 햄과 여러 소스가 듬뿍 담긴 빵은 의외로 맛있었다.
“너무 무리하지마.”
“응?”
대답도 하기 전에 나가는 반장.
“이런 이런. 너무 전투 모드였나.”
반장까지 알아볼 정도로 내가 너무 전투 모드였나 보다. 뭐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빠르게 일처리를 해야될 것 같았다.
나는 1분도 안되어서 빵 두개를 해치우고 밖으로 나갔다. 밑으로 내려가자 복도 벽에 서 있는 민수가 보였다. 녀석의 입에는 새로 산 것처럼 보이는 아이스크림 콘이 들려 있었다.
“하하. 가자고.”
역시 예리한 녀석. 벌써부터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니 할 말이 없었다. 그저 피식하고 웃어줄 뿐.
“뭐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무리할 필요 없는데 말이야.”
“이런 이런. 나는 네가 살인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있는 거야.”
“걱정마. 내가 제일 먼저 죽인다면 바로 너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 민수를 바라보는 나. 나를 바라보면 웃는 민수. 오고가는 말에 서로의 정이 느껴진다.
“가자고.”
“그래.”
그렇게 나와 민수는 선배님들이 기다려주시는 학교 뒷 창고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평화로운 생활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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