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취한 척 하기
밤 늦게까지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던 나는 다음날 아침 또 늦잠을 잤다.
내가 일어나자 영미도 학교에 안 가고 기다리고 있다가 내게 밥상을 차려왔다. 국을 곁들인 것이 해장을 하라는 배려인 것 같았다.
나는 시치미를 떼고 영미에게 물었다.
“어제는 오빠가 너한테 실수하지 않았니?”
“오빠는 무슨 술을 그렇게 마셔? 떠메가도 모르겠더라. 안 좋은 일 있어?”
“아니…… 별일은 없고…… 친구들 하고 어울리다 보니 좀 마셨지. 어제는 안 그랬나 보지?”
“왜 안 그랬겠어. 어제도 그랬단 말이야.”
영미는 생글거리면서도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정색을 하며 물었다.
“진짜야?”
“아니야. 그 대신에 내가 오빠 여기저기 좀 만져봤다.”
“너어? 어딜 만졌는데?”
“농담이야…… 그리고 뭐 진짜 만졌으면 어쩔 건데?”
나는 영미의 말에 내 행동에 대해서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앙큼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영미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나의 부끄러움이 조금씩 희석되는 만큼 영미의 행동에 대한 의미를 점점 뚜렷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녀도 나에게 이성의 남자로서 유혹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과 윤리의 굴레 때문에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이후에 진행이 안 돼서 그렇지 만약 내가 마지막 단계까지 진행을 했다면 반항을 하지 않고 받아들였을까?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낮에는 내가 영미에게 이래서는 안 된다는 이성적인 생각과 자책이 나를 지배 했다. 그러나 밤에 잠자리에 들어서는 어둠의 장막 속에서 육체적인 욕망에 갈등을 하고 있었다. 그 전처럼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었지만 다시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은 마약과 같이 나쁜 것인 줄을 알면서도 끊기 힘든 유혹이었다.
나는 또 다시 영미가 동생이 아닌 누나였다면 하는 허황된 생각을 했다.
손 아랫사람으로서 어리광을 부리 듯 지금의 괴로운 심정을 고백 한다면 용납을 하든 아니면 꾸지람을 듣고 어떤 조치를 내려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내가 그 결론을 내려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그 결정은 분명히 이런 관계를 끊는 것이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쪽으로여야 했기 때문에 미련이 남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우리 오누이 사이가 그 동안 내심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기회가 다시 오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이 몇 주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회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찾아오고 있었다.
토요일 오후.
영미는 오랜만에 영양 보충을 하자며 함께 시장을 보러 가자고 했다.
내게 바짝 붙어 팔짱을 끼고 신혼 부부나 되는 냥 다정스럽게 굴었다. 유방의 감촉을 팔에 느끼며 나도 싫지 않았다.
매운탕거리를 사는데 시장 아주머니가 하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신랑이랑 시장 보러 왔나 보네? 색시가 너무 예뻐서 더 주는 거야. 손해보고 파는 거야.”
영미와 마주보고 씩 웃으며 나는 진짜 신랑 신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고기도 사고 술도 여러 병 산 다음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밖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 다니는 바람에 오랜만에 영미와 함께하는 술자리가 벌어졌다.
겉으로는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으나 나는 마음 한편이 무거운 것도 있었다.
영미는 내 잔과 부딪히며 건배를 외친 다음 첫 잔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어쭈! 잘 마시는데?”
“내가 누구 동생인데……? 오빠만 술 잘 마시라는 법 있어?”
내가 영미의 잔에 술을 채워주며 말했다.
“그래도 처음에는 천천히 마셔야 하는 거야. 안주도 먹으면서……”
“오늘은 나도 취하게 마실 거니까 말리지 마……”
“알았어. 안 말릴 테니까 천천히 마셔.”
그 동안 영미의 주량은 소주 반 병 정도였다.
물론 정신 없이 취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기분 좋게 취한다며 더 이상 마시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 날은 작심을 한 듯 많이 마시고 있었다.
급기야 혀 꼬부라진 소리를 내며 말이 꼬이기 시작했다.
“호호…… 취하니까 기분 디따 좋은데…… 오빠도 이런 기분에 술 마셨어?”
“너 많이 취했어 임마. 이제 그만 마셔라.”
“왜 이래? 헤헤…… 오늘 나 말리지 말랬지? 오빠가 취해서 들어왔을 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오늘은 오빠가 한 번 당해 보라구…… 흐흐……”
영미는 술에 취해 배시시 웃으며 나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또 한잔을 마시는 것이었다. 발그레한 얼굴이 요부처럼 유혹적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몇 잔인지를 또 마시자 눈빛이 거슴츠레 해지고 말도 횡설수설하기 시작하며 인사불성이 된 것 같았다.
내가 상을 치우고 이불을 깔았다.
영미를 누이고 설거지를 하려고 나가는데 영미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야! 한진우…… 네가 오빠면 다야? …… 왜 나만 힘들게 해……”
나는 흠칫 놀랐지만 못들은 척 나갔다.
내가 설거지를 마치고 씻고 들어오자 영미는 큰 대자로 뻗어 잠들어 있었다.
내가 흔들어 깨우며 말했다.
“영미야! 씻고 자야지? 옷도 갈아입고……”
영미가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수건에 물을 적셔서 영미의 얼굴과 손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영미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영미의 겉옷을 벗겼다.
상의를 벗기자 하얀 브래지어에 감싸인 아담한 유방이 나타났다.
브래지어로 다 가리지 못한 유방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울꺽하는 느낌이 들었다. 전에도 영미의 유방을 본적이 있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하얀 살결을 보는 것은 훨씬 유혹적이었다.
영미는 술기운의 열기로 덥고 답답한지 브래지어를 잡아당기며 벗으려고 했다. 몇 번 반복하자 브래지어가 밀려 올라가며 젖꼭지가 드러났다. 연한 갈색의 젖꽃판 가운데 도드라지지 않은 작은 젖꼭지가 앙증맞게 자리잡고 있었다. 유방이 아주 크지는 않기 때문에 중력에 의해 돌출되지 않고 납작해져 있었지만 예쁘장했다. 도도하게 위쪽에 붙어있는 유두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게 보였다.
나는 나의 행동이 영미가 편하게 잘 수 있게 옷을 갈아 입혀준다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일단 영미의 상체를 안아 살짝 일으킨 다음 브래지어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침을 꼴깍 삼키며 한참을 내려다 보았다.
물 수건으로 목 부위를 닦아주고 팔도 닦아주며 눈길은 계속해서 유방을 내려다 보았다. 팔을 머리 쪽으로 옮기고 겨드랑이를 닦아주는데 겨드랑이의 털을 보자 또다시 울꺽하는 느낌이 들었다.
당시에는 민소매 옷이 유행하지 않았고 여자들도 겨드랑이 털을 깎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내친김에 물 수건으로 유방도 닦아주었다. 그러면서 슬쩍 만져보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영미는 시원한지 조금 전보다는 편안해진 것 같았다.
나는 이어서 영미의 운동복 바지도 벗겼다.
영미가 깨어나도 상관 없다는 듯 두 다리를 들어서 바지를 힘들이지 않고 벗겨내고 바닥에 반듯이 내려놓자 팬티만 입은 영미의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늘씬한 키에 균형 잡힌 굴곡과 매끈한 피부가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몸에 타이트하게 붙어있는 팬티와 불두덩과 계곡부분을 관찰했다. 팬티의 아랫부분에는 약간의 얼룩이 져있었다.
나는 영미의 잠옷을 가지러 가면서도 눈길은 영미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너무 오래 감상하는 것도 속 보이는 짓일 것 같아 아쉽지만 잠옷을 입혀주기로 했다.
먼저 상의를 입히기 위해서 상체를 안아 일으켰다. 축 늘어진 몸을 한 팔로 등을 받히고 내게 기대게 했는데 여체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며 머리가 목덜미를 간질거리고 있었다. 어렵사리 두 팔을 끼우고 단추는 잠그지 않은 채 눕혀주었다.
그리고 바지를 벗길 때와 마찬가지로 다리를 들어올리고 바지를 입혔다.
나는 마지막으로 두 손으로 살며시 유방을 감싸 쥐어보았다. 이번 기회에 보지도 관찰해보고 만져보고 싶었지만 그것은 너무 속 보이는 짓일 것 같아서 참았다. 그리고 아쉽지만 옷 매무새를 정리해주고 나서 영미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해준 다음 이불을 덮어주었다.
나도 내 이부자리를 깔고 자리에 누웠지만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방금 본 영미의 몸매가 어둠 속에서도 눈 앞에 아른거리는 듯 했다. 혼자서 자지를 어루만지며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
다시 영미를 안아보고 만져보고 싶은 충동도 있었고 아예 덮쳐서 욕심을 충족시키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욕구를 억누르며 나는 혼자서 해결하는 쪽을 택했다.
이불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최대한 죽이며 자위에 열중했다. 영미의 옷을 갈아 입혀주는 내내 흥분되어있던 심리상태로 인해 사정이 빨리 왔다.
뒤처리를 마무리 한 후에야 나는 마음의 평화를 얻고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막 잠이 들려고 했던 것 같다.
내 몸에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으로 인해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영미의 허벅다리가 내 배 위에 걸쳐져 있었다.
전에도 가끔 이런 일이 있었는데 나는 그때마다 살짝 내려놓곤 했었다.
이번에도 영미의 다리를 들어 내려 놓고 반듯이 눕혀준 다음 내 이불을 나누어 덮어주었다.
영미와 한 이불에 누웠다는 생각에 다시 잠이 달아나버렸다. 하지만 한 번의 사정으로 인해 전 보다는 갈등이 심하지 않았다. 눈을 뜨고 어둠을 응시하고 있다가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영미가 내 쪽으로 돌아 누우며 팔로 나를 안았다.
나는 잠시 생각해 보았다.
지금 영미는 의식이 있는지도 모른다. 인사불성인 것처럼 가장하고 나를 유혹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난번에 내가 영미에게 한 행동도 나의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였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조금 전에 나를 오빠라고 부르는 대신 이름을 부르며 자기만 힘들게 한다고 한 말이 이런 것이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내가 비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오늘 이전까지는 영미는 나처럼 무의식을 가장하여 비겁하게 욕심을 채우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능한 한 성적인 욕구를 털어내려고 노력하며 영미를 마주 안아주었다. 조금 전의 사정으로 인하여 약간은 가능했다.
영미가 기다렸다는 듯 나를 안은 팔에 힘을 주며 끌어안았고 다리로 내 허리를 감아왔다.
나도 영미의 허리를 쓰다듬어 내려갔다. 엉덩이까지 내려가서 쓰다듬어주고 또닥거려주며 가볍게 애무를 해주었다.
성적인 욕구를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다시 스멀스멀 자지가 뜨거워지며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영미의 얼굴이 내 얼굴에 바짝 다가왔다.
나는 영미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 밑으로 내려오며 코와 볼에도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영미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가볍게 영미의 입술을 빠는 키스가 계속되었다.
“영미야!”
내가 키스를 하다가 영미의 귀에 대고 기습적으로 이름을 부르자 영미의 몸이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영미는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영미야! 오빠 좋아하니? ……오빠도 영미가 좋아. 오빠와 동생 관계로도 좋고…… 또 우리 영미가 여자로서도 좋아…… 그래서 가끔은 나도 혼란스러울 때가 있지만 그건 남자의 본성이 그런 것 같다. 그런데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동생으로서의 영미가 더 좋은 것 같아. 내가 너한테도 혼란을 주었는지도 모르지만 우리 함께 잘 이겨내자. 우리 영미도 예쁘니까 남자 친구를 사귀면 지금 혼란스러운 감정이 없어질 거야. 오빠가 우리 영미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나는 다시 영미를 힘껏 안아주고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한 다음 포옹을 풀었다.
그리고 잘 자라는 말을 하고 반듯이 눕혀주었다.
영미도 더 이상 나에게 덤벼들지 않았다.
다음날 내가 영미를 위해서 해장국을 끓였다.
내가 밥상을 차려서 들어오자 영미가 일어났다.
“잘 잤니?”
내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밝게 인사를 했다.
“응…… 아이 머리야……”
영미가 머리를 만지며 얼굴을 찡그렸다.
“속도 쓰릴 거다. 빨리 씻고 와라. 오빠가 해장국 끓여왔다.”
영미가 어젯밤 일을 생각하는지 내 눈치를 살피며 대답했다.
“먹기 싫어…… 그냥 더 누워있을래.”
“그러면 속 버려 임마. 여동생한테 해장국 끓여주는 오빠가 어디 있냐?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좀 먹어라. 빨리 나갔다 와……”
내가 억지로 잡아 일으키자 그때서야 겨우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
씻고 들어와서도 영미는 나를 흘깃흘깃 쳐다보며 눈치를 보는 듯 했다.
나는 평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며 밥 먹는 것을 채근했다.
“진짜 술꾼은 이 해장국 먹는 맛에 술을 먹는단다. 속이 시원하지?”
내가 평소처럼 그녀를 대하자 조금 안심이 되는지 배시시 웃으며 말을 했다.
“응. 뜨거운 것을 먹으면서 속이 시원한 것도 처음이네……호호……”
“그 맛에 술을 먹는 거야 임마…… 너도 이제야 진짜 술꾼이 되는가 보다.”
내가 실없는 농담으로 영미의 기분을 풀어주었다.
“근데 오빠가 내 옷 갈아 입혔어?”
“아니…… 네가 갈아입었지. 어떻게 오빠가 네 옷을 벗기니?”
“흥! 아닌 것 같은데……”
“그래. 오빠가 너 발가벗기고 옷 다 갈아 입혔다. 그랬으면 좋겠냐?”
“……”
나의 거짓말을 영미가 알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끝까지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 했고 영미도 더 이상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밤 늦게까지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던 나는 다음날 아침 또 늦잠을 잤다.
내가 일어나자 영미도 학교에 안 가고 기다리고 있다가 내게 밥상을 차려왔다. 국을 곁들인 것이 해장을 하라는 배려인 것 같았다.
나는 시치미를 떼고 영미에게 물었다.
“어제는 오빠가 너한테 실수하지 않았니?”
“오빠는 무슨 술을 그렇게 마셔? 떠메가도 모르겠더라. 안 좋은 일 있어?”
“아니…… 별일은 없고…… 친구들 하고 어울리다 보니 좀 마셨지. 어제는 안 그랬나 보지?”
“왜 안 그랬겠어. 어제도 그랬단 말이야.”
영미는 생글거리면서도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정색을 하며 물었다.
“진짜야?”
“아니야. 그 대신에 내가 오빠 여기저기 좀 만져봤다.”
“너어? 어딜 만졌는데?”
“농담이야…… 그리고 뭐 진짜 만졌으면 어쩔 건데?”
나는 영미의 말에 내 행동에 대해서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앙큼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영미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나의 부끄러움이 조금씩 희석되는 만큼 영미의 행동에 대한 의미를 점점 뚜렷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녀도 나에게 이성의 남자로서 유혹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과 윤리의 굴레 때문에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이후에 진행이 안 돼서 그렇지 만약 내가 마지막 단계까지 진행을 했다면 반항을 하지 않고 받아들였을까?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낮에는 내가 영미에게 이래서는 안 된다는 이성적인 생각과 자책이 나를 지배 했다. 그러나 밤에 잠자리에 들어서는 어둠의 장막 속에서 육체적인 욕망에 갈등을 하고 있었다. 그 전처럼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었지만 다시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은 마약과 같이 나쁜 것인 줄을 알면서도 끊기 힘든 유혹이었다.
나는 또 다시 영미가 동생이 아닌 누나였다면 하는 허황된 생각을 했다.
손 아랫사람으로서 어리광을 부리 듯 지금의 괴로운 심정을 고백 한다면 용납을 하든 아니면 꾸지람을 듣고 어떤 조치를 내려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내가 그 결론을 내려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그 결정은 분명히 이런 관계를 끊는 것이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쪽으로여야 했기 때문에 미련이 남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우리 오누이 사이가 그 동안 내심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기회가 다시 오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이 몇 주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회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찾아오고 있었다.
토요일 오후.
영미는 오랜만에 영양 보충을 하자며 함께 시장을 보러 가자고 했다.
내게 바짝 붙어 팔짱을 끼고 신혼 부부나 되는 냥 다정스럽게 굴었다. 유방의 감촉을 팔에 느끼며 나도 싫지 않았다.
매운탕거리를 사는데 시장 아주머니가 하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신랑이랑 시장 보러 왔나 보네? 색시가 너무 예뻐서 더 주는 거야. 손해보고 파는 거야.”
영미와 마주보고 씩 웃으며 나는 진짜 신랑 신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고기도 사고 술도 여러 병 산 다음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밖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 다니는 바람에 오랜만에 영미와 함께하는 술자리가 벌어졌다.
겉으로는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으나 나는 마음 한편이 무거운 것도 있었다.
영미는 내 잔과 부딪히며 건배를 외친 다음 첫 잔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어쭈! 잘 마시는데?”
“내가 누구 동생인데……? 오빠만 술 잘 마시라는 법 있어?”
내가 영미의 잔에 술을 채워주며 말했다.
“그래도 처음에는 천천히 마셔야 하는 거야. 안주도 먹으면서……”
“오늘은 나도 취하게 마실 거니까 말리지 마……”
“알았어. 안 말릴 테니까 천천히 마셔.”
그 동안 영미의 주량은 소주 반 병 정도였다.
물론 정신 없이 취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기분 좋게 취한다며 더 이상 마시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 날은 작심을 한 듯 많이 마시고 있었다.
급기야 혀 꼬부라진 소리를 내며 말이 꼬이기 시작했다.
“호호…… 취하니까 기분 디따 좋은데…… 오빠도 이런 기분에 술 마셨어?”
“너 많이 취했어 임마. 이제 그만 마셔라.”
“왜 이래? 헤헤…… 오늘 나 말리지 말랬지? 오빠가 취해서 들어왔을 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오늘은 오빠가 한 번 당해 보라구…… 흐흐……”
영미는 술에 취해 배시시 웃으며 나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또 한잔을 마시는 것이었다. 발그레한 얼굴이 요부처럼 유혹적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몇 잔인지를 또 마시자 눈빛이 거슴츠레 해지고 말도 횡설수설하기 시작하며 인사불성이 된 것 같았다.
내가 상을 치우고 이불을 깔았다.
영미를 누이고 설거지를 하려고 나가는데 영미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야! 한진우…… 네가 오빠면 다야? …… 왜 나만 힘들게 해……”
나는 흠칫 놀랐지만 못들은 척 나갔다.
내가 설거지를 마치고 씻고 들어오자 영미는 큰 대자로 뻗어 잠들어 있었다.
내가 흔들어 깨우며 말했다.
“영미야! 씻고 자야지? 옷도 갈아입고……”
영미가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수건에 물을 적셔서 영미의 얼굴과 손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영미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영미의 겉옷을 벗겼다.
상의를 벗기자 하얀 브래지어에 감싸인 아담한 유방이 나타났다.
브래지어로 다 가리지 못한 유방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울꺽하는 느낌이 들었다. 전에도 영미의 유방을 본적이 있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하얀 살결을 보는 것은 훨씬 유혹적이었다.
영미는 술기운의 열기로 덥고 답답한지 브래지어를 잡아당기며 벗으려고 했다. 몇 번 반복하자 브래지어가 밀려 올라가며 젖꼭지가 드러났다. 연한 갈색의 젖꽃판 가운데 도드라지지 않은 작은 젖꼭지가 앙증맞게 자리잡고 있었다. 유방이 아주 크지는 않기 때문에 중력에 의해 돌출되지 않고 납작해져 있었지만 예쁘장했다. 도도하게 위쪽에 붙어있는 유두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게 보였다.
나는 나의 행동이 영미가 편하게 잘 수 있게 옷을 갈아 입혀준다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일단 영미의 상체를 안아 살짝 일으킨 다음 브래지어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침을 꼴깍 삼키며 한참을 내려다 보았다.
물 수건으로 목 부위를 닦아주고 팔도 닦아주며 눈길은 계속해서 유방을 내려다 보았다. 팔을 머리 쪽으로 옮기고 겨드랑이를 닦아주는데 겨드랑이의 털을 보자 또다시 울꺽하는 느낌이 들었다.
당시에는 민소매 옷이 유행하지 않았고 여자들도 겨드랑이 털을 깎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내친김에 물 수건으로 유방도 닦아주었다. 그러면서 슬쩍 만져보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영미는 시원한지 조금 전보다는 편안해진 것 같았다.
나는 이어서 영미의 운동복 바지도 벗겼다.
영미가 깨어나도 상관 없다는 듯 두 다리를 들어서 바지를 힘들이지 않고 벗겨내고 바닥에 반듯이 내려놓자 팬티만 입은 영미의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늘씬한 키에 균형 잡힌 굴곡과 매끈한 피부가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몸에 타이트하게 붙어있는 팬티와 불두덩과 계곡부분을 관찰했다. 팬티의 아랫부분에는 약간의 얼룩이 져있었다.
나는 영미의 잠옷을 가지러 가면서도 눈길은 영미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너무 오래 감상하는 것도 속 보이는 짓일 것 같아 아쉽지만 잠옷을 입혀주기로 했다.
먼저 상의를 입히기 위해서 상체를 안아 일으켰다. 축 늘어진 몸을 한 팔로 등을 받히고 내게 기대게 했는데 여체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며 머리가 목덜미를 간질거리고 있었다. 어렵사리 두 팔을 끼우고 단추는 잠그지 않은 채 눕혀주었다.
그리고 바지를 벗길 때와 마찬가지로 다리를 들어올리고 바지를 입혔다.
나는 마지막으로 두 손으로 살며시 유방을 감싸 쥐어보았다. 이번 기회에 보지도 관찰해보고 만져보고 싶었지만 그것은 너무 속 보이는 짓일 것 같아서 참았다. 그리고 아쉽지만 옷 매무새를 정리해주고 나서 영미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해준 다음 이불을 덮어주었다.
나도 내 이부자리를 깔고 자리에 누웠지만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방금 본 영미의 몸매가 어둠 속에서도 눈 앞에 아른거리는 듯 했다. 혼자서 자지를 어루만지며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
다시 영미를 안아보고 만져보고 싶은 충동도 있었고 아예 덮쳐서 욕심을 충족시키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욕구를 억누르며 나는 혼자서 해결하는 쪽을 택했다.
이불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최대한 죽이며 자위에 열중했다. 영미의 옷을 갈아 입혀주는 내내 흥분되어있던 심리상태로 인해 사정이 빨리 왔다.
뒤처리를 마무리 한 후에야 나는 마음의 평화를 얻고 잠을 청할 수 있었다.
막 잠이 들려고 했던 것 같다.
내 몸에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으로 인해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영미의 허벅다리가 내 배 위에 걸쳐져 있었다.
전에도 가끔 이런 일이 있었는데 나는 그때마다 살짝 내려놓곤 했었다.
이번에도 영미의 다리를 들어 내려 놓고 반듯이 눕혀준 다음 내 이불을 나누어 덮어주었다.
영미와 한 이불에 누웠다는 생각에 다시 잠이 달아나버렸다. 하지만 한 번의 사정으로 인해 전 보다는 갈등이 심하지 않았다. 눈을 뜨고 어둠을 응시하고 있다가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영미가 내 쪽으로 돌아 누우며 팔로 나를 안았다.
나는 잠시 생각해 보았다.
지금 영미는 의식이 있는지도 모른다. 인사불성인 것처럼 가장하고 나를 유혹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난번에 내가 영미에게 한 행동도 나의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였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조금 전에 나를 오빠라고 부르는 대신 이름을 부르며 자기만 힘들게 한다고 한 말이 이런 것이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내가 비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오늘 이전까지는 영미는 나처럼 무의식을 가장하여 비겁하게 욕심을 채우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능한 한 성적인 욕구를 털어내려고 노력하며 영미를 마주 안아주었다. 조금 전의 사정으로 인하여 약간은 가능했다.
영미가 기다렸다는 듯 나를 안은 팔에 힘을 주며 끌어안았고 다리로 내 허리를 감아왔다.
나도 영미의 허리를 쓰다듬어 내려갔다. 엉덩이까지 내려가서 쓰다듬어주고 또닥거려주며 가볍게 애무를 해주었다.
성적인 욕구를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다시 스멀스멀 자지가 뜨거워지며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영미의 얼굴이 내 얼굴에 바짝 다가왔다.
나는 영미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 밑으로 내려오며 코와 볼에도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영미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가볍게 영미의 입술을 빠는 키스가 계속되었다.
“영미야!”
내가 키스를 하다가 영미의 귀에 대고 기습적으로 이름을 부르자 영미의 몸이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영미는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영미야! 오빠 좋아하니? ……오빠도 영미가 좋아. 오빠와 동생 관계로도 좋고…… 또 우리 영미가 여자로서도 좋아…… 그래서 가끔은 나도 혼란스러울 때가 있지만 그건 남자의 본성이 그런 것 같다. 그런데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동생으로서의 영미가 더 좋은 것 같아. 내가 너한테도 혼란을 주었는지도 모르지만 우리 함께 잘 이겨내자. 우리 영미도 예쁘니까 남자 친구를 사귀면 지금 혼란스러운 감정이 없어질 거야. 오빠가 우리 영미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나는 다시 영미를 힘껏 안아주고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한 다음 포옹을 풀었다.
그리고 잘 자라는 말을 하고 반듯이 눕혀주었다.
영미도 더 이상 나에게 덤벼들지 않았다.
다음날 내가 영미를 위해서 해장국을 끓였다.
내가 밥상을 차려서 들어오자 영미가 일어났다.
“잘 잤니?”
내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밝게 인사를 했다.
“응…… 아이 머리야……”
영미가 머리를 만지며 얼굴을 찡그렸다.
“속도 쓰릴 거다. 빨리 씻고 와라. 오빠가 해장국 끓여왔다.”
영미가 어젯밤 일을 생각하는지 내 눈치를 살피며 대답했다.
“먹기 싫어…… 그냥 더 누워있을래.”
“그러면 속 버려 임마. 여동생한테 해장국 끓여주는 오빠가 어디 있냐?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좀 먹어라. 빨리 나갔다 와……”
내가 억지로 잡아 일으키자 그때서야 겨우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
씻고 들어와서도 영미는 나를 흘깃흘깃 쳐다보며 눈치를 보는 듯 했다.
나는 평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며 밥 먹는 것을 채근했다.
“진짜 술꾼은 이 해장국 먹는 맛에 술을 먹는단다. 속이 시원하지?”
내가 평소처럼 그녀를 대하자 조금 안심이 되는지 배시시 웃으며 말을 했다.
“응. 뜨거운 것을 먹으면서 속이 시원한 것도 처음이네……호호……”
“그 맛에 술을 먹는 거야 임마…… 너도 이제야 진짜 술꾼이 되는가 보다.”
내가 실없는 농담으로 영미의 기분을 풀어주었다.
“근데 오빠가 내 옷 갈아 입혔어?”
“아니…… 네가 갈아입었지. 어떻게 오빠가 네 옷을 벗기니?”
“흥! 아닌 것 같은데……”
“그래. 오빠가 너 발가벗기고 옷 다 갈아 입혔다. 그랬으면 좋겠냐?”
“……”
나의 거짓말을 영미가 알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끝까지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 했고 영미도 더 이상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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