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숨결-8부
" ....... "
홀가분한 마음으로 맞이한 토요일을 만끽하려는듯 백화점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재희는 유아욤품 코너에 걸려있는 작고 앙증맞은 아기들 옷이 눈에띄자 걸음을 멈추며 유아용 옷들을 살피기 시작했고 그렇게 유아용 옷을 살피던 재희는 솟구치는 딸 지희에 대한 그리움에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 여보세요... "
" 나야.. 엄마... 지희는.... "
핸드폰 너머로 엄나의 목소리가 들리자 재희는 먼저 지희의 안부를 물었다.
" 음.. 너희 아빠가 업고 마당에 나가셨다... "
" 아빠가... "
" 그래.. 너희 아빠.. 지희 옆에다 아예 끼고 사신다... "
" 진짜... "
엄마의 말에 재희는 이제껏 근엄하게 자신을 대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 왜.. 지희때문에 전화했니... "
" 응.. 이따가 데리러가게... "
" 안된다.... "
" 왜요.... "
" 이번 주말엔 우리들이 데리고 있을테니.. 너랑은 강서방이랑 어디 놀러나 갔다와... "
" 싫어.. 지희보고 싶단말야... "
" 글쎄.. 안돼... 이번주에는 여기다 두고 월요일에 와서 데리고가라... "
" 안돼.... "
" 글쎄.. 안된다두.. 전화 끊는다... "
" 엄마.. 여보세요... "
이미 전화가 끊긴듯 아무런 응답이 없자 재희는 어이가 없다는듯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재희는 핸드폰을 다시 가방에 집어 넣으며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딸 지희를 낳기 이전 친척 어른들이 손주들의 재롱에 너무도 좋아하는 모습을 이해할수 없었던 재희는 자식을 낳은 이제서야 왜 그토록 집안 어른들이 손주의 모습을 바라보며 희뭇해 했는지 알수 있었고 조금전 자신의 엄마가 왜 그토록 황급히 전화를 끊었는지 이해할수가 있었다. 그렇게 재희는 결혼전과 너무도 변해버린 자신의 부모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은체 걸음을 옮겼다.
" 저기.... "
백화점의 서점 코너에서 한권의 책을 집어든체 책장을 넘기던 재희에게 누군가 다가오며 말을걸자 재희가 책에서 시선을 거둬 고개를 돌렸다.
" 맞다구나.. 너.. 재희지.. 유 재희... "
" 어머.. 너.. 유진이 아냐... "
" 그래.. 나 유진이야.. 서유진... 이게 얼마만이니... "
재희는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사람이 대학 동창인 유진임을 알게되자 환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 우리 얼마만이니.... "
백화점 카페 안으로 자리를 옮긴뒤 마시던 커피잔을 내려 놓으며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진숙이 결혼할때 보고 못봤으니까.. 한 사년됐네... "
" 벌써 그렇게됐나... 세월 참 빠르다.. 그지.. "
" 그러게말야.. 우리 나이가 벌써 서른이다... "
유진의 말에 재희가 힘없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했다.
" 참.. 너 결혼은 한거야... "
" 그럼했지.. 넌... "
" 나도했어.. 지금 근무하는 잡지사에서 같이 일하는 남자야... "
" 너 잡지사 다녀... "
" 응.. 편집실에서 근무해... "
" 너... 대단하다... "
" 얘.. 그런 소리하지 말아라.. 다 빛좋은 개살구다... "
" 넌.... 뭐해... "
" 음.. 난 얼마전에 출산하고 집에있어.... "
" 그래... 아들.. 딸.... "
" 딸이야... 넌... "
" 음.. 우린 아직없어... "
" 왜.. 직장때문에.... "
" 아니.. 그런건 아닌데.. 안생기네... "
" 그래.. 언젠간 생기겠지... "
동창생인 유진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지자 재희는 미소를 지으며 위안의 말을 전했다.
- 디리링.. 디리링.....!! -
얼마간을 오랫만에 만난 두사람이 해후를 즐기던 순간 유진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 여보세요.... "
" 나야.. 수연이... "
" 어.. 왜... "
" 너 지금 어디있어... "
" 나 백화점에.... "
" 백화점은 왜... "
" 다음주가 시골에 계신 시아버지 생신이거든.. 그래서 생일 선물좀 살까해서... 근데 왜... "
" 어.. 점심이나 같이 할까해서... "
" 점심.. 너 지금 어딘데... "
" 나도 시내야... "
" 그래 그럼 잘됐다.. 너 **백화점 스카이 라운지로와.. 나 지금 누구 만났거든.. 너도보면 알거야.. 그러니까 이리로와... "
" 누군데... "
" 누군지 궁금하면 와서봐... 빨리와... 기다릴테니... "
" 그래.. 알았어.... "
" 누구야... "
핸드폰을 내려놓는 유진을 향해 재희가 누구인지 물었다.
" 응.. 너도 알지... 지 수연이라고.... "
" 지 수연.... "
" 왜있잖아... 국문과 다니던... "
" 아.. 작가 지망생이였던 수연이... "
재희는 대학시절 같은과 친구였던 유진을 통해 소개를 받았던 수연을 떠올렸다. 절친한 친구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런대로 대학시절 같은 동년배로써 유진과 함께 어울렸던 친구였다. 하지만 유진을 통해서 알았던탓에 대학을 졸업하며 자연스레 수연과도 멀어졌던 것이다.
" 수연이는 지금 뭐해... "
" 너 몰라.. 수연이 소설쓰잖아... "
" 진짜야... "
" 그래.. 수연이 그런데로 문단에서 촉망받는 작가다... "
" 그러니.. 난 몰랐네... "
" 아직 큰 히트작이 없어서 그래... 그래도 제법 괜찮은 소설썼어... "
" 그래.. 작가가 되고싶다고 그러더니 결국은 작가가 됐구나... "
" 응.. "
" 수연이도 결혼했어... "
" 아니 아직.... "
" 왜... "
" 글쓰는데 빠져서 그러지뭐... "
유진의 말에 재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앞에 놓여진 커피잔을 들었다.
" 넌... "
" 나 알아보겠어... "
" 그럼.. 너.. 재희아냐... "
얼마후 나타난 수연이 유진과 함께 앉아있는 재희를 발견하고 놀라운 얼굴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 졸업하고 처음이지.. "
" 그래.. 유진이는 전에 친구 결혼식장에서 한번 봤는데.. 넌 졸업하고 처음이다.. "
" 어떻게 지냈어... "
" 그냥 그럭저럭.. 넌 소원대로 작가됐다는 소리는 유진이한테 들었어... "
" 소원은.... "
" 그런데 미안해서 Z하니.. 난 네책 한번도 못봤는데... "
" 후후.. 그래.. 뭐 읽을만한 책도 아니야... "
" 그래도 이제 알았으니.. 네책 모두 사야겠다... "
" 그러지마... 그러지말고 내가 보내줄께... "
" 진짜... "
" 나중에 책읽고 흉보지나마... "
" 얘는.. 흉이라니.. 책 진짜 보내주는거다... "
" 알았어.. 주소나 적어줘... "
" 알았어... "
수연의 말에 재희는 황급히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주소를 적기 시작했다.
" 누가.. 아줌마 아니랄까봐.. 공짜라면... "
황급히 주소를 적어가는 재희를 바라보며 유진이 입을 열었다.
" 그런 넌.. 아줌마 아니냐... "
" 그런가... "
" 후후.. 아줌마들 싸우지 마세요... "
두 사람의 말을 듣고있던 수연이 빙긋이 웃으며 말을 건냈다.
재희와 수연의 우연한 만남.... 그렇게 운명은 또다른 우연의 만남을 가장해 자신이 둘러놓은 운명의 매듭을 조금더 깊게 조여가고 있었고 그간 가려놓은 운명의 무대위 장막을 조금씩 걷어올리며 그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 ........ "
재희는 침대에 엎드려 주말 이용이 가능한 퀵서비스를 통해 어제 저녁 바로 보내준 수연의 책을 읽어가다 무언가 이상한듯 책의 앞표지를 들춰 표지에 새겨져 있는 책의 제목을 바라보았다.
" 잎새의 흐름... "
그렇게 책의 제목을 되뇌이며 재희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가져갔다.
" 상훈씨.... "
그렇게 책의 제목을 다시한번 확인한뒤 한참을 책을 읽어가던 재희가 책을 덮으며 거실에 앉아 티브를 보고있는 상훈을 불렀다.
" 왜... "
" 이 책좀 읽어봐... "
" 책을... "
침실로 들어선 상훈이 재희가 내민 책을 받아들며 제목을 살폈다.
" 잎새의 흐름... 이책 당신 대학 동창이 쓴거라며..... "
" 응.... "
" 그런데 왜 뜬금없이 이 책을 보라는거야... 나중에 볼께... "
" 그러지말고.. 읽어보라니까.... "
" 꼭 읽어야돼... "
" 그래.. 안보면.. 오늘 저녁 안줘... "
" 뭐야.. 그런게 어딨어... "
" 그러니까 한번 읽어봐... 내용이 재훈씨 이야기랑 너무 흡사해... "
" 재훈이.... "
" 응.. 선영씨와 달리 여자 주인공이 진짜로 남자를 떠난것 말고는 진짜 흡사해... "
" 그래... "
재희의 말에 상훈이 호기심이 발동한듯 재희의 옆에 엎드려 책장을 넘겨갔다.
" 자기야... 밥먹어.... "
빠른 속도로 책을 읽어가던 상훈이 반을넘게 책을 읽어갈쯤 식사를 하라는 재희의 말에 읽던책을 들고 침실을 나왔다.
" 이책 썼다는 자기 친구말야... "
" 응... "
자리에 앉은 상훈이 식탁옆에 책을 내려놓으며 입을열었다.
" 무슨일 하는 사람이야... "
" 뭐야... "
" 뭐하는 사람이냐고.... "
" 자기 바보야... "
" 무슨 소리야... "
어이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재희를 상훈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어이가 없어서.. 뭐하는 사람이긴 책쓰는 작가지 뭐하는 사람이야.. "
" 어.. 참.. 그렇치... "
" 자기 어디아퍼... "
" 하하.. 아니야.. 내가 헷갈렸어.. "
" 어휴.. 바보... 근데... 재훈씨 이야기랑 너무 비슷하지... "
" 그러네... 아직 다 안읽어서 모르겠지만.. 비슷하네... "
" 끝은 더 비슷해... "
" ....... "
"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품안에서 떠난 여자를 잊지 못하고 방황하다 결국 그 여자가 잠들어있는 무덤가에서 죽어가.... "
" 그래... "
" 음.. 재훈씨도.. 그랬잖아.. 선영씨 떠나고........ "
" ....... "
말을 잇지못한체 애써 입안으로 밥을 떠넣는 재희를 바라보며 상훈은 아내인 재희 말대로라면 재훈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그대로 옮겨놓은듯한 책을 바라보며 알수없다는듯 고개짓을 하며 식탁에 놓여진 수저를 집어 들었다.
" ....... "
홀가분한 마음으로 맞이한 토요일을 만끽하려는듯 백화점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재희는 유아욤품 코너에 걸려있는 작고 앙증맞은 아기들 옷이 눈에띄자 걸음을 멈추며 유아용 옷들을 살피기 시작했고 그렇게 유아용 옷을 살피던 재희는 솟구치는 딸 지희에 대한 그리움에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 여보세요... "
" 나야.. 엄마... 지희는.... "
핸드폰 너머로 엄나의 목소리가 들리자 재희는 먼저 지희의 안부를 물었다.
" 음.. 너희 아빠가 업고 마당에 나가셨다... "
" 아빠가... "
" 그래.. 너희 아빠.. 지희 옆에다 아예 끼고 사신다... "
" 진짜... "
엄마의 말에 재희는 이제껏 근엄하게 자신을 대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 왜.. 지희때문에 전화했니... "
" 응.. 이따가 데리러가게... "
" 안된다.... "
" 왜요.... "
" 이번 주말엔 우리들이 데리고 있을테니.. 너랑은 강서방이랑 어디 놀러나 갔다와... "
" 싫어.. 지희보고 싶단말야... "
" 글쎄.. 안돼... 이번주에는 여기다 두고 월요일에 와서 데리고가라... "
" 안돼.... "
" 글쎄.. 안된다두.. 전화 끊는다... "
" 엄마.. 여보세요... "
이미 전화가 끊긴듯 아무런 응답이 없자 재희는 어이가 없다는듯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재희는 핸드폰을 다시 가방에 집어 넣으며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딸 지희를 낳기 이전 친척 어른들이 손주들의 재롱에 너무도 좋아하는 모습을 이해할수 없었던 재희는 자식을 낳은 이제서야 왜 그토록 집안 어른들이 손주의 모습을 바라보며 희뭇해 했는지 알수 있었고 조금전 자신의 엄마가 왜 그토록 황급히 전화를 끊었는지 이해할수가 있었다. 그렇게 재희는 결혼전과 너무도 변해버린 자신의 부모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은체 걸음을 옮겼다.
" 저기.... "
백화점의 서점 코너에서 한권의 책을 집어든체 책장을 넘기던 재희에게 누군가 다가오며 말을걸자 재희가 책에서 시선을 거둬 고개를 돌렸다.
" 맞다구나.. 너.. 재희지.. 유 재희... "
" 어머.. 너.. 유진이 아냐... "
" 그래.. 나 유진이야.. 서유진... 이게 얼마만이니... "
재희는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사람이 대학 동창인 유진임을 알게되자 환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 우리 얼마만이니.... "
백화점 카페 안으로 자리를 옮긴뒤 마시던 커피잔을 내려 놓으며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진숙이 결혼할때 보고 못봤으니까.. 한 사년됐네... "
" 벌써 그렇게됐나... 세월 참 빠르다.. 그지.. "
" 그러게말야.. 우리 나이가 벌써 서른이다... "
유진의 말에 재희가 힘없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했다.
" 참.. 너 결혼은 한거야... "
" 그럼했지.. 넌... "
" 나도했어.. 지금 근무하는 잡지사에서 같이 일하는 남자야... "
" 너 잡지사 다녀... "
" 응.. 편집실에서 근무해... "
" 너... 대단하다... "
" 얘.. 그런 소리하지 말아라.. 다 빛좋은 개살구다... "
" 넌.... 뭐해... "
" 음.. 난 얼마전에 출산하고 집에있어.... "
" 그래... 아들.. 딸.... "
" 딸이야... 넌... "
" 음.. 우린 아직없어... "
" 왜.. 직장때문에.... "
" 아니.. 그런건 아닌데.. 안생기네... "
" 그래.. 언젠간 생기겠지... "
동창생인 유진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지자 재희는 미소를 지으며 위안의 말을 전했다.
- 디리링.. 디리링.....!! -
얼마간을 오랫만에 만난 두사람이 해후를 즐기던 순간 유진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 여보세요.... "
" 나야.. 수연이... "
" 어.. 왜... "
" 너 지금 어디있어... "
" 나 백화점에.... "
" 백화점은 왜... "
" 다음주가 시골에 계신 시아버지 생신이거든.. 그래서 생일 선물좀 살까해서... 근데 왜... "
" 어.. 점심이나 같이 할까해서... "
" 점심.. 너 지금 어딘데... "
" 나도 시내야... "
" 그래 그럼 잘됐다.. 너 **백화점 스카이 라운지로와.. 나 지금 누구 만났거든.. 너도보면 알거야.. 그러니까 이리로와... "
" 누군데... "
" 누군지 궁금하면 와서봐... 빨리와... 기다릴테니... "
" 그래.. 알았어.... "
" 누구야... "
핸드폰을 내려놓는 유진을 향해 재희가 누구인지 물었다.
" 응.. 너도 알지... 지 수연이라고.... "
" 지 수연.... "
" 왜있잖아... 국문과 다니던... "
" 아.. 작가 지망생이였던 수연이... "
재희는 대학시절 같은과 친구였던 유진을 통해 소개를 받았던 수연을 떠올렸다. 절친한 친구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런대로 대학시절 같은 동년배로써 유진과 함께 어울렸던 친구였다. 하지만 유진을 통해서 알았던탓에 대학을 졸업하며 자연스레 수연과도 멀어졌던 것이다.
" 수연이는 지금 뭐해... "
" 너 몰라.. 수연이 소설쓰잖아... "
" 진짜야... "
" 그래.. 수연이 그런데로 문단에서 촉망받는 작가다... "
" 그러니.. 난 몰랐네... "
" 아직 큰 히트작이 없어서 그래... 그래도 제법 괜찮은 소설썼어... "
" 그래.. 작가가 되고싶다고 그러더니 결국은 작가가 됐구나... "
" 응.. "
" 수연이도 결혼했어... "
" 아니 아직.... "
" 왜... "
" 글쓰는데 빠져서 그러지뭐... "
유진의 말에 재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앞에 놓여진 커피잔을 들었다.
" 넌... "
" 나 알아보겠어... "
" 그럼.. 너.. 재희아냐... "
얼마후 나타난 수연이 유진과 함께 앉아있는 재희를 발견하고 놀라운 얼굴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 졸업하고 처음이지.. "
" 그래.. 유진이는 전에 친구 결혼식장에서 한번 봤는데.. 넌 졸업하고 처음이다.. "
" 어떻게 지냈어... "
" 그냥 그럭저럭.. 넌 소원대로 작가됐다는 소리는 유진이한테 들었어... "
" 소원은.... "
" 그런데 미안해서 Z하니.. 난 네책 한번도 못봤는데... "
" 후후.. 그래.. 뭐 읽을만한 책도 아니야... "
" 그래도 이제 알았으니.. 네책 모두 사야겠다... "
" 그러지마... 그러지말고 내가 보내줄께... "
" 진짜... "
" 나중에 책읽고 흉보지나마... "
" 얘는.. 흉이라니.. 책 진짜 보내주는거다... "
" 알았어.. 주소나 적어줘... "
" 알았어... "
수연의 말에 재희는 황급히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주소를 적기 시작했다.
" 누가.. 아줌마 아니랄까봐.. 공짜라면... "
황급히 주소를 적어가는 재희를 바라보며 유진이 입을 열었다.
" 그런 넌.. 아줌마 아니냐... "
" 그런가... "
" 후후.. 아줌마들 싸우지 마세요... "
두 사람의 말을 듣고있던 수연이 빙긋이 웃으며 말을 건냈다.
재희와 수연의 우연한 만남.... 그렇게 운명은 또다른 우연의 만남을 가장해 자신이 둘러놓은 운명의 매듭을 조금더 깊게 조여가고 있었고 그간 가려놓은 운명의 무대위 장막을 조금씩 걷어올리며 그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 ........ "
재희는 침대에 엎드려 주말 이용이 가능한 퀵서비스를 통해 어제 저녁 바로 보내준 수연의 책을 읽어가다 무언가 이상한듯 책의 앞표지를 들춰 표지에 새겨져 있는 책의 제목을 바라보았다.
" 잎새의 흐름... "
그렇게 책의 제목을 되뇌이며 재희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가져갔다.
" 상훈씨.... "
그렇게 책의 제목을 다시한번 확인한뒤 한참을 책을 읽어가던 재희가 책을 덮으며 거실에 앉아 티브를 보고있는 상훈을 불렀다.
" 왜... "
" 이 책좀 읽어봐... "
" 책을... "
침실로 들어선 상훈이 재희가 내민 책을 받아들며 제목을 살폈다.
" 잎새의 흐름... 이책 당신 대학 동창이 쓴거라며..... "
" 응.... "
" 그런데 왜 뜬금없이 이 책을 보라는거야... 나중에 볼께... "
" 그러지말고.. 읽어보라니까.... "
" 꼭 읽어야돼... "
" 그래.. 안보면.. 오늘 저녁 안줘... "
" 뭐야.. 그런게 어딨어... "
" 그러니까 한번 읽어봐... 내용이 재훈씨 이야기랑 너무 흡사해... "
" 재훈이.... "
" 응.. 선영씨와 달리 여자 주인공이 진짜로 남자를 떠난것 말고는 진짜 흡사해... "
" 그래... "
재희의 말에 상훈이 호기심이 발동한듯 재희의 옆에 엎드려 책장을 넘겨갔다.
" 자기야... 밥먹어.... "
빠른 속도로 책을 읽어가던 상훈이 반을넘게 책을 읽어갈쯤 식사를 하라는 재희의 말에 읽던책을 들고 침실을 나왔다.
" 이책 썼다는 자기 친구말야... "
" 응... "
자리에 앉은 상훈이 식탁옆에 책을 내려놓으며 입을열었다.
" 무슨일 하는 사람이야... "
" 뭐야... "
" 뭐하는 사람이냐고.... "
" 자기 바보야... "
" 무슨 소리야... "
어이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재희를 상훈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어이가 없어서.. 뭐하는 사람이긴 책쓰는 작가지 뭐하는 사람이야.. "
" 어.. 참.. 그렇치... "
" 자기 어디아퍼... "
" 하하.. 아니야.. 내가 헷갈렸어.. "
" 어휴.. 바보... 근데... 재훈씨 이야기랑 너무 비슷하지... "
" 그러네... 아직 다 안읽어서 모르겠지만.. 비슷하네... "
" 끝은 더 비슷해... "
" ....... "
"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품안에서 떠난 여자를 잊지 못하고 방황하다 결국 그 여자가 잠들어있는 무덤가에서 죽어가.... "
" 그래... "
" 음.. 재훈씨도.. 그랬잖아.. 선영씨 떠나고........ "
" ....... "
말을 잇지못한체 애써 입안으로 밥을 떠넣는 재희를 바라보며 상훈은 아내인 재희 말대로라면 재훈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그대로 옮겨놓은듯한 책을 바라보며 알수없다는듯 고개짓을 하며 식탁에 놓여진 수저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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