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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3:36 2,308회 0건
꿈속에서 난 또다시 엄마의 몸을 탐했다. 포르노에서 본 것처럼 엄마의 그
완숙한 유방 사이에 자지를 묻고 문질러댔다. 엄마는 연신 교성을 터트리
며 내 허리를 당겼다. 아아... 엄마...

그렇게 막 꿈속의 정사 속에 온몸이 저리는 사정을 해대고 있을 때... 나는
아랫도리에 아련히 전해지는 나른함과 축축한 불쾌감을 동시에 느끼며 잠
이 주는 푸근한 도피로부터 깨어났다.

꿈이 준 나른한 쾌감... 그러나 사타구니 가득 느껴지는 척척한 불쾌감... 그
모든 것을 그저 무시하고 다시 잠을 청하고 싶었다. 그러나 질척이는 액체
가 주는 마냥 불쾌하기 그지없는 아랫도리의 상황은 발정난 창녀처럼 나에
게 달려드는 달콤한 잠을 매번 저 멀리로 차버리고 있었다.

"끼이익..."

그렇게 한동안 어둠 속에서 가수면 상태의 몽롱함과 띵함을 오가던 나의
엷어진 고막에 무언가 나무틀 같은 것이 삐거덕 비벼지며 내는 낮은 소리
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향긋한 내음이 내 방안의 공기를 이리저
리 휘이 휘젓고는 나의 콧잔등에 가만히 내려앉았다.

"......"

이미 지난 10여년 동안 나의 후각에 익숙해져 있던 그 향긋한 내음은 한동
안 그렇게 열려진 방문을 통해 방안 구석구석을 휘돌다가 처음에 나타날
때처럼 "끼이익..."하는 기이한 소리를 동반한 채 사라졌다.

콧잔등에 남아있는 향기의 체취가 엷어질 무렵 난 눈을 떴다. 시려오는 눈
을 억지로 치켜뜨자... 어둠 속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시계의 시침이 2 라는
숫자 부근을 가리키고 있었다.

내가 아직 꿈에서 덜 깨어났나...? 좀 전에 방안을 가득 채우던 그 향기...
그 향기는 내가 꿈속에서 온몸으로 찍어누를 때마다 풀풀 풍겨나던 엄마의
내음이었다. 내가 엄마의 젓을 빨며 배를 채우던 어린 시절부터 내 머릿속
에 각인되어 온 엄마의 내음... 그러나 이제는 비릿한 욕정의 대상으로서
느껴지게 만드는 그 내음...

그 향기... 마치 진짜 코앞에 엄마가 있었던 것 같은 느낌... 내가 꿈을 너무
실감나게 꾸었나...? 그런데 저 소리는 뭐지...? 내방으로부터 차분히 멀어지
는 저 희미한 소리... 누군가 발끝으로 아주 조심스래 걷는 듯한 그 소리...

"톡..톡.."
"끼이익..."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누군가 내방으로부터 살금살금 멀어져서는 경수
형의 방문을 소리 안나게 두드리고는 역시 소리 안나게 조심스래 열려진
문으로 들어간 것이다. 방안의 내가 자는 모습을 살핀 후 조심스래 경수
형의 방으로 사라져간 사람... 경수형...?

나는 화들짝 놀란 사람처럼 몸을 튕겨 일어났다. 아까의 그 엄마 내음... 그
것은 꿈이 아니었다. 꿈속의 향기가 아니었다. 그 향기는 좀 전에 엄마가
내 방에 들어서면서 남긴 향기였다. 그렇다면... 지금 경수형의 방으로 사라
진 그 조심스러운 발자국 소리의 주인공은...? 이...이럴 수가... 제기랄... 세
상에 이럴 수가...

아아... 지금껏 숱하게 엄마와 경수형이 한낮의 아무도 없는 집에서 벌였을
섹스를 생각하며 혼자 끙끙대던 나에게... 밤늦게 아들과 남편이 있는 집에
서 이렇게 대담하게 경수형의 방을 찾아드는 엄마의 음란한 욕정은 내가
예상치 못했던 또 하나의 너무나 커다란 충격이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의 정사도 구역질나는 일이었지만... 이렇게 가족들이
있는데도... 아아... 엄마의 보지는 완전히 경수형의 자지에 길들여졌나 보
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시간에 이렇게 대담하게 경수형의 방을 찾을 리
가 없었다. 아아... 난 또 한번 커다란 배신감과 증오에 몸이 떨렸다.

경수형의 방으로 살금거리며 다가서는 나의 몸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평소에는 좁아 보이던 거실이 오늘따라 무척이나 넓게 느껴진다. 분명히
엄마와 경수형은 지금쯤 서로 달아올라 뒤엉켜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어두운 이층의 황량한 거실을 지나 경수형의 방 앞에 다가섰을 때는 이미
나의 자지는 팬티 속에서 단단해져 있었다. 이제 난 아무 것도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있었다. 엄마의 몸을 성적인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에 더 이상의 거리낌은 불필요했다.

내게 경수형의 방문을 통해 야릇한 신음이 들려왔다. 아아... 난 가슴이 쿵
쾅거리고 숨이 턱턱 막혔다. 소리를 죽이려 애쓰고는 있었지만 그 신음성
은 분명 흥분된 남녀가 서로의 감정을 주체못하고 내지르는 욕정의 소리였
다.

문틈을 통해 스며 나오는 희미하게 억제된 그 신음성... 내 두 눈은 무언가
봐야만 직성이 풀리겠다는 듯 벌게진 채로 막힌 문을 원망하고 있었다. 열
쇠구멍과 문틈... 그 어디에도 나의 눈이 원하는 욕구를 풀어줄 만한 빈틈
은 보이지 않았다. 그럴수록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원초적인 욕정은 이성이
제지하지 않는다면 당장에라도 그 문을 부숴버릴 태세로 비등하고 있었다.

조그마한..아주 조그마한 틈이라도 있다면 좋겠는데... 그러나... 닫혀진 문은
밀어열기에는 너무나 위험했다. 더군다나 오래된 문이라서 조금만 손잡이
를 비틀어도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날 것이다. 게다가 가족이 잠든 사이에
스릴 넘치는 불륜을 저지르는 두 사람의 감정은 무척이나 예민해져 있을
것이기에... 나는 문을 열고 몰래 훔쳐보고픈 욕구를 억지로 인내해야만 했
다.

"으음...그..그만.... 읍...이..이러지 마...."

문 너머의 방에서 나즉히 새어나오는 신음성은 분명 엄마의 것이었다. 밖
으로 소리가 새나가지 않도록 애쓰며 헐떡거리는 엄마의 목소리가 나즉하
게나마 그대로 느껴졌다.

"으음.. 아주머니..."
"쯔읍... ?..."
"우읍... 그..그만...저..저리.. 비켯..."

털썩...! 하고... 갑자기 누군가 침대 위로 밀쳐져서 주저앉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아주머니... 왜 이러십니까....?"
"지..지금은.. 이러고 싶지 않아..."
"그래요...? 그렇지만 전 지금 아주머니를... 갖고 싶습니다...."
"우읍.... 그..그만... 그만 둬.... 우읍.... 에잇...!"

또 다시 누군가 침대 위로 밀쳐져서 주저앉는 소리.... 털썩...!

"비..비켜.. 저리..."
"아..아주머니...??"

엄마의 낮게 떨리는 그렇지만 단호하게 쏘아대는 목소리... 그에 대해 경수
형의 목소리엔 무언가 어리둥절함이 묻어 나왔다. 마치 "어..? 왜 이래..?"
하는 듯한...

"나..난 그저 경수가.. 내게 할 얘기가 있다고 해서... 그래서 올라온 것 뿐
이야... 그러니... 이제... 그 할 얘기라는 거나 어서 해... 무..무슨 얘기인지는
몰라도... 나는 그 얘기만 듣고... 내려 갈꺼야... 그러니까... 지훈이 아빠 깨
기 전에... 어서 그 할 얘기란 게 뭔지나 얘기하고... 이만... 보내 줬으면 좋
겠어...."

내 귀에는 엄마의 다소 떨리는 그렇지만 또박또박 힘주어 말하려 애쓰는
목소리가 전해주는 단어들의 어감이 하나 둘 강렬하게 박혀들었다.

"후우... 정말 그럴까요...? 새벽 두 시에 제방에 오신 이유가... 단지 그것
때문일까요...? 단지... 뭔지도 모를 제 얘기만을 듣고자... 또 그렇게 말도
안돼는 소리를 하려고... 이 시간에... 제가 오란다고 덥썩... 아저씨 몰래 제
방에 오셨을까요...? 제발... 한번만... 한번만이라도 자신에게 솔직하실 수는
없나요...?"

경수형의 말투는 빈정거리는 듯 했다. 그러나 그 말투엔 완전한 확신도 완
전한 불신도 없는 그저 엄마에 대한 약간의 거리감과 약간의 자신감이 범
벅된 미묘한 것이었다. 더구나 마지막의 뉘앙스는 다소 애원하는 듯한 면
도 보여졌다.

"무...무슨 말을 하는 거야...? 경수...!"

"무슨 말인지는... 말 안해도... 아주머니께서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지 않나
요...?"

"뭐..뭐라고...? 이제보니..."

"제발... 내숭은 이제 그만 좀 떠시죠..."

"나..난 그만 내려가겠어...."

난 화들짝 놀랐다. 하마터면 뒤로 엉덩방아를 찧을뻔 했을 정도로... 나는
뭔가 내 추측과는 다르게 진행되는 방안의 상황에 어리둥절했다. 그 어리
둥절함에는 엄마에 대한 지난 일주일간의 나의 저주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
른다는 일말의 두려움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어리둥절함은 이 순간 무엇보다 어서 이 자리를 소리없이 피
해야 한다는 본능적인 위기감으로 인해 더더욱 쿵쾅거렸다. 이러다가 들키
는데... 젠장... 당장에라도 문이 벌컥 열리며 엄마가 나설 것 같아서 난 똥
줄이 타들어갔다. 제길... 어서 뜨자...!!!

"그렇겐... 안되욧...!!!"

"합...!!! 아..아팟...."

똥줄타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려던 나의 귀에 경수형의 단호한 명령조의
으르렁거림이 들려왔다. 그리고 이어서 엄마의 가늘게 찢어지는 그러나 금
새 입안으로 막혀드는 비명이 들려왔다. 나는 등으로 흘러내리는 땀줄기와
함께 날카로운 전류가 온몸의 신경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겼다.

"자.. 어디 한번 볼까요....? 아줌마가 정말로... 내 얘기만 들을려고 올라왔
는지...?"

"우읍... 이..이러지 마... 겨..경수...제발..."

"가만 있어욧...!!! 우리 확인을 한번 해보자구요... 아줌마 말이 맞는지... 아
닌지..."

"하흡... 그..그만...."

"후우... 자.. 이것 보이세요...? 제 손에 이렇게 잔뜩 묻어있는 이건 뭐죠..?
이 미끌거리는 윤활유는 뭡니까...?"

"아흡.... 그..그 손...어서... 치워엇...!!!"

방안의 상황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졌다. 침대에 눌린채 버둥대는 엄마와
그 위에서 엄마의 잠옷 치마를 들추고 다리사이를 더듬어대며 낮게 그르렁
거리는 경수형의 모습이...

"가만 있어욧....!! 자.. 말해봐요... 제 방에 들어올 때부터 이랬죠...? 그쵸...?
아니면... 계단을 올라오면서부터 이렇게 되었나요...? 언제부터 이랬죠...?
아저씨 몰래 안방을 나설 때부터...? 자.. 솔직히 말해봐요... 언제부터 이렇
게 발정이 나 있었죠...?"

"그..그만햇... 이... 이..나쁜 자식....!!!"

"찰싹...!!!"

방안에 가득히 내리 눌린 정적. 그 정적의 무게가 천금보다 더할 것 같았
다. 그와 함께 내 마음에도 잔잔한 충격의 물결이 밀려들었다. 엄마가 경수
형의 뺨을 때린 것이다. 평생 남에게 싫은 소리 한번 안하시던 엄마가... 개
미 한 마리도 못 죽일 것 같이 착하기만 하던 그 엄마가... 난 두 손을 움
켜쥐고 부르르 떨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엄마가 좀더 냉정하고 몰인정하고 차가워지길 바랬다. 그렇게
라도 해서 지금보다 좀더 강해진다면... 그래서 경수형과 얽혀있는 일들을
나름대로 깨끗이 해결해 낸다면... 난 엄마의 지난 일주일이 어떠했든 엄마
를 용서하고 다시 예전처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엄마가 좀더 강해진다면... 좀 더 냉정하게 경수형의 뺨을 갈기고 욕을 퍼
붓고 더 나아가선 집밖으로 멀리 쫓아낼 수 있을지도... 제발 그러길... 제발
지금의 엄마가 내 바램대로 강하기를...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두 귀를 쫑
긋한 채 빌고있었다. 그리고 그 쫑긋세운 내 귀로 한동안의 어색한 정적이
엄마의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깨지는 것이 들려왔다.

"미..미안해... 뺨을 때려서... 경수의 심한 말에 나도 모르게 그만... 그렇지
만... 더 이상... 더 이상 날 이런 식으로... 수치스럽게 만들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저는 그저.... 아주머니의..."

"아니... 내말 마저 들어...! 우..우리 이제... 더 이상 이러지 말기로 해... 진
심이야... 지금까지 경수가... 나에게 한 짓은.... 그..그 것은.... 없었던 일로
해줄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저 한 때의 실수로 이해해줄게... 그
러니 제발 더 이상 이러지 말아 줘... 부탁이야...."

"진심이라구요...? 어제도... 그저께도... 그리고 그 그저께도... 아줌마는 지난
일주일 내내... 제게 그렇게 똑같은 말만 하시는군요... 그런데.. 참 우습
죠...? 그럴 때마다 아줌마의 말과 행동은... 너무나... 너무나 다르니 말예요.
말은 그렇게 하시면서도 막상.... 제가 안으면... 오히려 저보다 더 적극적이
었잖아요...!"

"그..그만...!! 나... 난... 그런적 없어...!!!"

"그래요 그럼... 그렇지 않았다고 해두죠... 그런데 아줌마의 그런 말 이후에
도 저희가 같이 지낸 일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은 어떻게 설명하죠...?"

"그..그건..."

"지금까지 처럼... 내일도 모레도... 안그런다는 보장을 어떻게 하죠...?"

"아니.. 이번은 틀려... 이제 난 다시는 경수의 유혹에... 절대... 응하지 않을
거야..."

"정말 그럴까요...?

"우읍... 그..그 손..저리..치워엇... 하흡....!!"

"자..말해봐요... 아줌마의 몸이 제 손가락을 이렇게 물어대고 있는데... 이렇
게 발정해서 조여오는데도요...?"

"하흡... 그..그만...학...아파.. .싫어...하흡..."

"절 원하고 계신거 다 알아요... 제 몸을 원하고 계시잖아요..."

"하흡... 아냐...아니야... 절대..아냐....흐흡..."

"제발... 좀 솔직해 지세요... 이 시간에... 지훈이와 아저씨 몰래 제방에 오
신 것은... 제가 필요해서 오신거 아닌가요...?"

"흐흡...읍...그..그만.. .으읍...그..그 손...흡..그 손 좀...으읍...치워..."

"자.. 말해요... 솔직히...."

"그..그래...흐읍...경수 말이...합....마..맞아....이..이제...그..손 좀...흐
읍..치워..줘....으읍..."

"이제 더 이상 내숭 떨지 마세요... 제가 아주머니를 원하는 만큼... 아주머
니도 저를 원하고 계시다는 것을..."

"하아....하아...하아..."

무언가로부터의 억눌림에서 풀려난 듯 가쁘게 내쉬는 엄마의 숨소리와 경
수형이 담배에 라이터불을 붙이는 소리를 끝으로 방안에는 다시금 정적이
찾아들었다.

그리고 그 정적 속에서 나는 마치 둔중한 무언가로 뒤통수를 심하게 얻어
맞은 사람처럼 멍하니 문 앞에 귀신처럼 서 있었다. 내가 좀 전에 엄마에
게 걸었던 마지막 기대와 되살아난 믿음이 지금 이 순간 송두리째 배반당
한 느낌이었다. 내가 엄마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엄마는 저렇게
스스로 포기하고 만 것이다.

"나..나를... 왜... 이 시간에.... 오라고... 한거지...? 온 가족이.. 모두 있는... 이
시간에..."

한동안의 정적을 또 다시 깬 것은 이번에도 엄마였다. 엄마는 막힌 숨을
다 몰아쉰 듯이 제법 차분해진 목소리로 독백하듯이 중얼거렸다.

"이 집에 처음 와서 아줌마를 봤을 때부터... 전 아줌마와의 사랑을 꿈꿨어
요... 그리고 이뤘죠... 그러나.. 그 방법은 달갑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어쨋
든... 그 일을 통해서 저는 지난 일주일간... 꿈에 그리던 아줌마의 몸을 매
일같이 가질 수 있었죠..."

"그..그건... 죄...죄악이야...지금도..."

"저는... 아줌마도 저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물론 아줌
마는... 겉으론 아니라고 했지만... 대신 아줌마의 몸은 저에게 정직했으니
까... 저는... 아줌마의 몸이 어느 정도 저를 원하는지... 궁금해졌어요... 후
우... 아까 낮에... 아줌마가 안방 침대에서... 제 여기를 입으로 해줬을 때...
아줌마의 그 모습은 이 세상 그 어떤 여자보다 아름다웠어요... 그리고 그
순간 저는 생각했죠. 만일 지훈이와 아저씨가 모두 잠든 시간에 제방으로
아줌마를 부른다면... 어떻게 될까...하고..."

이 순간 이전에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누군가를 이토록 간절히 죽여보고
싶은 적이 없었다. 나는 지금 이 순간 방안의 저 두 사람에게 끓어오르는
살의를 느끼고 있다. 그 살의는 계산되고 계획되어진 이성에 의한 죽임이
아니라 동물적이고 본능적인 분노와 복수에 의한 말살인 것이다.

지난 일 주일 간의 일들.. 난 그저 내 상상 속으로만 엄마를 발정난 암캐로
만들며 내 마음 속의 상처를 달래는 수단으로 써왔다. 그러나 그런 내 마
음의 한 구석에는 늘 나의 그런 상상이 단지 상상일 뿐임을 바라는 간절함
이 함께였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나의 그런 마음 한구석의 바램은 모두 부질없던 것이
되고 말았다. 내가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며 마음속으로 상상해왔던 발정난
엄마의 행적들이 사실은 대부분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조금 전의
내 기대와 믿음에 대한 배신에 이어 나를 더 이상 엄마를 용서하지 못하는
마지막 경계점 까지 내몰고 있었다.

나는 초점 없는 눈으로 문을 응시했다. 마치 이렇게 멍하니 있다보면 이
모든 고통이 모두 한바탕의 흐드러진 꿈으로 끝나고... 나는 잠에서 깨어
이 모든 일들을 꿈속의 것으로 받아들이며 안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러나 그런 나의 어린 바램은 방안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가 주는 생
생함에 의해 무너졌다.

엄마의 다소 히스테리컬하게 갈라진 날카로운 목소리... 그 것은 마치 상처
입은 짐승의 울부짖음처럼 낮게 그르렁거리듯이 들려왔다,

"이... 나쁜 자식... 그..그런 거였어...? 그..그래서... 내가 이렇게 네 방에 와
서... 이제 만족해...? 이제 된거니...? 네 녀석이 바라던 대로... 내 몸이 너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되서 만족해...? 내 몸을 겁탈한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내 마음의 순결마저 욕보이려고 그러는거니...? 그래...
이제 뭘 더 어떻게 해줄까...? 아까 낮에 해준 것처럼.. 입으로 해주길 바라
니...? 아니면 저기 저 책상 위에서 너에게 다리를 벌려주길 바래...? 도대체
나에게서 더 뭘 원하는거지...?"

"진정하세요...아주머니..."

"진정...? 진정은 너나 해... 그래... 솔직히 이 시간에 너에게로 올 때는... 엄
마로서 아내로서 내 모든 것을 버리고 온거였어... 지난 일주일 동안 너에
게 더럽혀진 몸... 그러면서도 너에게 오고야 마는 내 자신을 저주하면서...
이 곳에 들어설 때 난 이미 너에게 몸을 주고 있었어... 마치 지난 일주일
간의 일들처럼... 그렇지만... 그렇지만... 지금은 그 반대야... 내 몸에 이어
내 마음마저 욕보이려는 네 더러운 욕심에 내게 남은 한 가닥 자존심마저
상처받고 싶지는 않아... 난 지금... 그저... 어서 이 더럽고 불결한 곳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야..."

엄마는 마치 귀신들린 사람처럼 낮게 울부짖듯이 빠르게 경수형을 몰아붙
이고 있었다. 마치 잃을 것이 더 이상 없는 사람처럼... 녹다운에 이르게된
권투선수가 마지막 한방을 노리며 상대에게 죽기살기로 덤비는 것처럼...
엄마는 지금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악착같이 싸우려 들고
있었다.

그러나 엄마는 알고 있을까...? 대부분 그렇게 무턱대고 덤비다가 더욱 더
비참하게 깨진다는 것을...

"그렇겐 안되요... 저는 이제까지의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이 순간... 아줌마
의 그 몸을 갖고 싶어졌거든요..."

"흥.. 그래...? 나를 지난 번 처럼 강제로 겁탈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그렇
지만 이번은 지난번과는 달라... 식구들이 있어... 내가 가만히 있을 것 같
애...?"

"아뇨... 그렇게 못하실 거예요..."

"놔.. 이 손 놓지 못해... 식구들이 있는 곳에서 정말로 날 겁탈하겠다는 거
야...?

"소리쳐 보세요.. 식구들에게.. 그럴 용기가 있다면.... 아저씨와 지훈이를 불
러보세요..."

"이..나쁜..."

"저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러나 지금의 아줌마의 그 싸늘
한 태도가 저를 얼마나 흥분시키는지 아세요...?"

"이... 이.. 짐승 같은..."

"짐승이라고요...? 좋아요... 그러는 아줌마는 발정난 암캐가 아닌가요...?

"너...널.. 저주할거야.."

"마음대로 하세요... 어차피 아줌마의 몸은 제꺼니까... 자.. 이 것 보세요..
이 단단해진 젓꼭지를..."

"아흡... 아팟...제..제발...이러지 마... 누구라도 잠에서 깬다면...."

"그러니 서둘러서 제 욕구를 만족시켜주세요... 금방 끝내면 되요..."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옷가지들이 살갗을 쓸어내리는 소리... 그리고
나즉하게 터져나오는 두 남녀의 힘에 겨운 숨소리... 그렇게 무언가 한참을
실갱이 하다가 이어지는 "헉...!"하는 한숨소리와 함께 방안에서 들려오는
낮은 소음의 음질은 차츰 단순해져 갔다.

"흡...읍...읍...응...흡... .."
"삐걱..삐걱..."

단조로운 음조의 반복... 마치 힙합의 익숙한 후렴구가 주는 친숙하고 지루
한 그러나 흥에 겨운 반복처럼 방안에서 새어나오는 소리는 그 음높이와
음색을 차츰 진하게 물들이며 이어져갔다.

안봐도 뻔한 상황... 그 뻔한 상황 앞에서... 나는 그저 이렇게 두 마리의 발
정난 짐승이 서로의 몸을 탐하고 있는 방의 문 앞에 서서 부들거리고 있을
뿐... 그 무엇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얼까...? 난 엄마를 사랑했다. 비록 지난
일주일을 통해서 내가 알고있었던 지난 17년간의 그 엄마는 점차 아득히
먼 이미지로 희미해져 가고 있지만... 난 여전히 그 엄마를 마음속의 푸근
함과 아련함으로 사랑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저렇게 경수형의 몸 아래에서 경수형의 수컷에 유
린되며 암컷이 되어주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서... 잃어버린 것에 대한
갈망의 깊이 만큼이나 나의 엄마에 대한 사랑도 강렬해진다.

모순일까...? 아니 아닐 것이다. 저렇게 발정난 엄마를 저주한다. 그렇지만
그 저주만큼이나 다른 한편으로는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엄마의 옛 모습을
사랑하고 갈망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정말로 잃어버릴 것 같아서... 지금이라도 엄마를 마음속으로 붙들
지 않으면 영영 잃어버릴 것 같아서... 엄마가 저렇게 발정하면 발정할수록
나는 더더욱 그런 엄마에게 매달려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난 일주일간 내 마음 한 구석에서 엄마를 발정난
암캐로 만들어 사정없이 짓니겨야만 만족해하던 분노와 증오가 이 순간...
나에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침대 위에 엉켜있는 두 짐승에게 그 분노와 증
오를 있는 그대로 쏟아 부어주길 바라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
는 것이다.

지금의 이 살의에 가까운 충동을 있는 그대로 표출한다면.... 그렇게 하면...
그렇게 해버리면... 난 내가 사랑하는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그 아
름다운 엄마를 영영 다시는 찾아오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 그 두려움
이 주는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이 지금의 나를 그저 아무 것도 못하는 무기
력 속에 멈추어 서 있게 만들고 있었다.

난 지금 그 무엇보다도 "나의 엄마"를 다시 찾아오고 싶은 것 뿐이다. 내가
느끼는 분노에 대한 복수도... 엄마로서의 부도덕함에 대한 가차없는 징벌
도... 나에겐 그저 "나의 예전의 엄마"를 돌려받고 싶어하는 욕구에 비하면
극히 미약한 것일 뿐이다.

등을 돌려 내방으로 돌아오는 그 짧은 시간동안... 난 지난 17년간 그리고
앞으로 많은 세월동안 나에게 세상이 가르쳐 주어야 할 모든 진리들을 찰
라에 습득해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혼자라는 것... 어짜피 세상이 내게 짊어지어 준 짐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것... 아무리 피를 나눈 가족이라도... 그 짐만은 나누어 들 수 없다
는 것... 그리고 엄마 또한 스스로의 짐을 혼자 힘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것
을...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가 엄마를 돌려받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없다는 것도... 때문에 나는 좀 더 인내하고 참아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내 자신이 몇 년은 훌쩍 커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울러 그 동안
내 마음속에서 답답하게 나를 짓누르던 그 무언가도 차츰 시원하게 풀려
내려가는 듯했다.

"기다려야 한다면 기꺼이 기다리겠어...! 내 첫사랑이며... 내 영원한 비너스
이며... 나의 영원한 연인인... 엄마를... 다시 되찾아오기 위해서... 좀더 참고
좀더 기다려야만 한다면... 기꺼이... 기꺼이 그렇게 해 주겠어...!!!!"

모처럼 만에 침대에서 느껴지는 어둠의 무게가 푸근하게 여겨졌다. 전처럼
잠에 취하려 버둥대지 않아도 되었고... 전처럼 엄마의 알몸을 불러내어 이
리저리 유린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 대신... 나의 앞에는 한 명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인이 환한 빛으로 내
몸을 감싼 채 나의 입에 차분하고 따뜻한 입맞춤을 해 주고 있었다. 그리
고 그 긴 입맞춤의 달콤함 속에서 나는 그저 차분히... 찾아드는 잠에 나를
맞기기만 하면 되었다.


---------------------------
이제 차츰 얘기의 흐름이 클라이막스로 다가가는 것 같네요.
아울러 이 얘기의 마무리 단계도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고요.

그럼... (10)편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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