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식들의 향기 1부
강석현은 회사를 나와 집으로 향해서 운전하고 있었다.
[후, 정말 힘드는군. 진짜로 그만둘가]
그는 45세로 어느 전자회사의 꽤 높은 자리에 있었다. 이 회사를 다닌지도 20여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요즘 젊은것들이 하도 무섭게 올라오는 바람에 석현은 매일 마음이 편치않다. 회사에서는 젊은 사람들을 선호하고 석현같은 나이든 사람들한테는 일거리도 잘 주지 않았다. 말그대로 출퇴근만 하고 월급만 받는 식이었다. 그러니 젊었을때처럼 의욕이 나지 않았다. 그의 동기들은 사업을 한다고 많이 회사를 그만 두었다.
[친구들처럼 사업을 해봐?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어야지]
온종일 이런 생각이 머리에서 맴돌았다. 오늘은 이러한 생각들때문에 머리가 아파 조퇴를 했다.
집에 거의 다 왔을때 앞에 서있는 유치원 버스가 보였다. 차를 세우고 보니 큰딸이 다니는 유치원이었다. 버스에서 아이들이 집으로 가기 위해 나오면서 선생님인 큰딸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큰딸인 은숙은 아이들을 좋아해서 대학을 졸업한후 유치원 교사가 되었다. 딸을 보자 그동안의 시름이 가셨다. 석현은 차안에서 은숙을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저렇게 애를 좋아하니 나중에 시집을 가면 좋은 엄마가 될거야]
석현의 가족은 큰딸 은숙이와 작은딸 은정이 이렇게 세식구였다. 애들의 엄마하고는 고등학교때 만나서 제대후 대학에 복학했을때 큰딸을 임신해서 졸업도 하기전에 결혼을 했다. 그 후에 둘째를 낳고 얼마안가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석현은 어린나이에 엄마를 잃은 딸들이 안스러워서 그들을 열심히 키웠다. 주위에서 재혼을 하라는 권유도 수차례 받았지만 아이들이 새엄마를 만나서 적응을 못할까봐 안했었다. 정말로 석현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다. 학교행사가 있으면 꼭 참석했고 회사도 석현의 사정을 이해해주어서 양해를 해주었다. 다행히 딸들은 엄마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아빠를 따르며 잘자라 주었다. 석현은 딸들이 시집을 가서 잘살고 나이가 더들어 정년퇴직을 해서 낚시나 하면서 여생을 보내는게 소원이었다.
[애들의 결혼을 위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할텐데]
석현은 이런생각을 하며 차에서 내려 큰딸을 불렀다.
"은숙아"
은숙은 아이들의 인사를 받다가 아빠의 소리를 듣고 처다보았다.
"어머, 아빠"
그리고 마지막 아이의 인사를 받고 아빠한테 달려갔다.
"아빠가 이 시간에 왠일이세요?"
"응, 회사일이 일찍 끝나고 해서 그냥 퇴근했다. 지금 끝났니?"
"네, 아빠. 같이 가실래요?"
"그래도 되니?"
"물론이죠. 제가 기사아저씨한테 말하고 올게요"
은숙은 버스운전사한테 가서 얘기를 하고 핸드백을 가지고 왔다.
"아빠, 장을 봐야 하는데 먼저 들어 가실래요?"
"아니다. 같이 가자. 모처럼 딸과 데이트도 하고 좋지. 차에 타라"
"네, 아빠"
은숙은 웃으면서 석현의 차에 탔다. 석현이 근처 시장으로 차를 모는데 옆에서 은은한 화장품 향기가 왔다. 은숙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집안에 살림을 도맡아 했다. 식사, 빨래, 청소, 다리미까지 하면서 동생을 돌보았다. 집안일은 안해도 된다고 했지만 자기일이라고 막무가내였다. 어쩌다 석현이 안색이 안좋으면 어디 아프냐고 걱정하곤 했다. 마치 아내 같았다. 그런 은숙이때문에 석현은 미안하면서 항상 마음이 든든했다. 23세인 은숙은 자라면서 생긴것도 생전의 아내를 닮아갔다. 어떤때는 은숙이를 볼때 살아있을때의 아내를 보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은숙이와 은정이는 정반대였다. 21세의 대학생인 은정은 키 162로 건강하고 발랄한 신세대였다. (N세대인가?) 몸매는 나올데는 다 나온 빵빵이었다. 막내여서 그런지 아빠를 안고 애교도 부렸다. 은숙은 버릇없다고 야단치지만 석현은 귀여워서 허허하면서 웃곤 하였다. 말은 안하지만 남자들과 꽤 연애도 해본 눈치였다. 반면에 은숙은 차분하고 조용했다. 키는 164에 몸은 가날프고 옷도 보수적으로 입었다. 남자하고도 만나지 않는 눈치였고 집안일에만 신경썼다. 마치 무슨 조선시대 여자같았다. 집에 가정부를 둘 형편도 아니었기에 석현은 은숙이 막내보다 더 애처로웠다.
시장에서 은숙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장을 본후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유치원 힘들지않니?"
"아니요, 재미있어요"
"다행이구나"
"그런데 아빠 정말 무슨일 있으신거 아니에요? 요즘따라 안색도 안좋아지시고"
"나는 걱정마라. 아무일 없다"
은숙은 계속 아빠를 걱정스럽게 처다보았다. 석현은 화제를 돌릴겸 물어보았다.
"넌 만나는 사람없니?"
"없어요"
"이제 집안일 신경쓰지마라. 은정이도 다 크지 않았니? 남자도 만나고 해라. 결혼생각도 해야지"
"또 그 소리 하세요? 저는 생각없어요. 제가 없으면 누가 아빠를 돌봐드려요?"
석현은 한숨을 쉬며 차를 몰았다. 이러다 처녀귀신이 되는지 걱정이 들었다.
1부끝
어떤분이 멜을 지우면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말씀이 있어 한번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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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현은 회사를 나와 집으로 향해서 운전하고 있었다.
[후, 정말 힘드는군. 진짜로 그만둘가]
그는 45세로 어느 전자회사의 꽤 높은 자리에 있었다. 이 회사를 다닌지도 20여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요즘 젊은것들이 하도 무섭게 올라오는 바람에 석현은 매일 마음이 편치않다. 회사에서는 젊은 사람들을 선호하고 석현같은 나이든 사람들한테는 일거리도 잘 주지 않았다. 말그대로 출퇴근만 하고 월급만 받는 식이었다. 그러니 젊었을때처럼 의욕이 나지 않았다. 그의 동기들은 사업을 한다고 많이 회사를 그만 두었다.
[친구들처럼 사업을 해봐?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어야지]
온종일 이런 생각이 머리에서 맴돌았다. 오늘은 이러한 생각들때문에 머리가 아파 조퇴를 했다.
집에 거의 다 왔을때 앞에 서있는 유치원 버스가 보였다. 차를 세우고 보니 큰딸이 다니는 유치원이었다. 버스에서 아이들이 집으로 가기 위해 나오면서 선생님인 큰딸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큰딸인 은숙은 아이들을 좋아해서 대학을 졸업한후 유치원 교사가 되었다. 딸을 보자 그동안의 시름이 가셨다. 석현은 차안에서 은숙을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저렇게 애를 좋아하니 나중에 시집을 가면 좋은 엄마가 될거야]
석현의 가족은 큰딸 은숙이와 작은딸 은정이 이렇게 세식구였다. 애들의 엄마하고는 고등학교때 만나서 제대후 대학에 복학했을때 큰딸을 임신해서 졸업도 하기전에 결혼을 했다. 그 후에 둘째를 낳고 얼마안가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석현은 어린나이에 엄마를 잃은 딸들이 안스러워서 그들을 열심히 키웠다. 주위에서 재혼을 하라는 권유도 수차례 받았지만 아이들이 새엄마를 만나서 적응을 못할까봐 안했었다. 정말로 석현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다. 학교행사가 있으면 꼭 참석했고 회사도 석현의 사정을 이해해주어서 양해를 해주었다. 다행히 딸들은 엄마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아빠를 따르며 잘자라 주었다. 석현은 딸들이 시집을 가서 잘살고 나이가 더들어 정년퇴직을 해서 낚시나 하면서 여생을 보내는게 소원이었다.
[애들의 결혼을 위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할텐데]
석현은 이런생각을 하며 차에서 내려 큰딸을 불렀다.
"은숙아"
은숙은 아이들의 인사를 받다가 아빠의 소리를 듣고 처다보았다.
"어머, 아빠"
그리고 마지막 아이의 인사를 받고 아빠한테 달려갔다.
"아빠가 이 시간에 왠일이세요?"
"응, 회사일이 일찍 끝나고 해서 그냥 퇴근했다. 지금 끝났니?"
"네, 아빠. 같이 가실래요?"
"그래도 되니?"
"물론이죠. 제가 기사아저씨한테 말하고 올게요"
은숙은 버스운전사한테 가서 얘기를 하고 핸드백을 가지고 왔다.
"아빠, 장을 봐야 하는데 먼저 들어 가실래요?"
"아니다. 같이 가자. 모처럼 딸과 데이트도 하고 좋지. 차에 타라"
"네, 아빠"
은숙은 웃으면서 석현의 차에 탔다. 석현이 근처 시장으로 차를 모는데 옆에서 은은한 화장품 향기가 왔다. 은숙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집안에 살림을 도맡아 했다. 식사, 빨래, 청소, 다리미까지 하면서 동생을 돌보았다. 집안일은 안해도 된다고 했지만 자기일이라고 막무가내였다. 어쩌다 석현이 안색이 안좋으면 어디 아프냐고 걱정하곤 했다. 마치 아내 같았다. 그런 은숙이때문에 석현은 미안하면서 항상 마음이 든든했다. 23세인 은숙은 자라면서 생긴것도 생전의 아내를 닮아갔다. 어떤때는 은숙이를 볼때 살아있을때의 아내를 보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은숙이와 은정이는 정반대였다. 21세의 대학생인 은정은 키 162로 건강하고 발랄한 신세대였다. (N세대인가?) 몸매는 나올데는 다 나온 빵빵이었다. 막내여서 그런지 아빠를 안고 애교도 부렸다. 은숙은 버릇없다고 야단치지만 석현은 귀여워서 허허하면서 웃곤 하였다. 말은 안하지만 남자들과 꽤 연애도 해본 눈치였다. 반면에 은숙은 차분하고 조용했다. 키는 164에 몸은 가날프고 옷도 보수적으로 입었다. 남자하고도 만나지 않는 눈치였고 집안일에만 신경썼다. 마치 무슨 조선시대 여자같았다. 집에 가정부를 둘 형편도 아니었기에 석현은 은숙이 막내보다 더 애처로웠다.
시장에서 은숙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장을 본후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유치원 힘들지않니?"
"아니요, 재미있어요"
"다행이구나"
"그런데 아빠 정말 무슨일 있으신거 아니에요? 요즘따라 안색도 안좋아지시고"
"나는 걱정마라. 아무일 없다"
은숙은 계속 아빠를 걱정스럽게 처다보았다. 석현은 화제를 돌릴겸 물어보았다.
"넌 만나는 사람없니?"
"없어요"
"이제 집안일 신경쓰지마라. 은정이도 다 크지 않았니? 남자도 만나고 해라. 결혼생각도 해야지"
"또 그 소리 하세요? 저는 생각없어요. 제가 없으면 누가 아빠를 돌봐드려요?"
석현은 한숨을 쉬며 차를 몰았다. 이러다 처녀귀신이 되는지 걱정이 들었다.
1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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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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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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