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ms&Essesnce -2-
여러분은 클래식을 좋아하십니까?
저는 잠옵니다.
때로 좋은 것도 있지만, 지루하더군요. 클래식은.
오히려 게임음악이 좋을 때가 더 많습니다.
어쩌다 클래식을 되게 좋아하는 사람에게 드래곤퀘스트란 게임에 나오는 merriage waltz라는 곡을 들려준 적이 있는데, 그 사람 왈,
"야, 이거 정말 좋은 클래식이네. 누구 꺼야?"
우리는 어떠한 음악을 듣고난 다음 평하는 것이 아니라,, 작곡자로 이미 평해진 고정된 관념으로 음악을 찾습니다. 저는 그래서 음악시간을 되게 싫어했습니다. 누구의 좋은 곡이니까, 들어라, 이런식으로 가르치니까요.
작곡자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음악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 란 생각입니다.
----------
"그럴 리가…."
그러면서도, 나는 형식상으로 받아두었던 팜플렛을 들쳐보았다.
예상대로다, 그녀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저 플루트의 연주자는 누구냐? 저 웨이브 진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 갸름한 얼굴형, 그리고 미소짓고 있는 듯한 저 눈은… 그녀의 것이다.
연주회가 끝날 때 까지, 내 눈은 그녀에게 고정되어 있었고, 단원들이 모두 무대 뒤로 사라진 다음에야 나는 움직일 수 있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넓은 연주회장에 앉아 있는 것은 나뿐이었다.
"잘못… 본 거겠지…."
나는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출구로 향했던 내 발은 무대 쪽으로, 그녀가 앉아 있었던 그 자리로 가고 있었다.
"이곳에…."
나는 그 곳에 두 발을 올려놓고, 객석 쪽으로 돌아섰다.
"선생님이…."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었다, 라는 말은 완성되지 못했다.
객석 쪽에, 그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달려온 것 같이,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눈동자는 내가 올라가 있는 무대 쪽을 향하고 있었다.
"나를 만나러 온…?"
내가 제 멋대로의 생각에 설레임과 당황함을 동시에 느끼며,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곤란해 하고 있었을 때, 그녀가 천천히 다가왔다. 향기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거리까지 그녀가 왔을 때, 나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
"…?"
그렇지만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향기의 여운은 뒤로 빠져 있었다. 고개를 천천히 돌려 보니, 이미 "그녀"는 뒷모습을 보인 채 무대 뒤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뒷모습―
"알고…있다구요."
무심코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말과 동시에 그녀가 이쪽으로 도는 듯한 느낌이, 갑자기 이쪽으로 퍼지는 향기로 말미암아 느껴졌다. 고개를 든 내 시선과, 마주치는 눈빛.
"…"
선생님이… 아니다.
키가, 틀렸다.
선생님은 키가 상당히 컸다. 일반적으로 실제 키에 10센티 정도를 더 더한 것이 여자 키라고 보여지는 것이라 하면, 선생님의 170이라는 키는 상당한 것이었고, 굳이 실제로 재 보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들 크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그녀는, 크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저 눈빛은―
전혀…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눈빛이다. 그리고, 표정이다.
"제 브로치가 어디 떨어졌는지 알고 있다구요?"
그리고, 그 목소리. 약간 알토틱한 선생님의 목소리에 비하면, 그녀는 소프라노 같은 것이었다.
아니다… 하긴 그럴 리가 없는 것이다.
"찾아 줘요, 그럼. 소중한 거에요."
하지만, 저 얼굴은 그녀와 정말 닮았다. 아니 닮은 정도가 아니라 똑같다. 특히 웃고 있는 듯한 저 눈은 다른 사람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저기, 여보세요?"
그녀가 다시금 내게 다가왔고, 나는 순간적으로 놀라서 발을 옮겼다.
와지직―
"아…."
"…?"
발 밑에 무엇인가가 있는 듯한 느낌에 치워 보니, 거기엔 깨끗하게 날개가 조각난 새 모양의 브로치가 있었다.
"…죄송합니다!"
브로치가 부서진 것을 보고는 말도 하지 않고 단지 그 조각을 손에 쓸어담는 그녀에게, 나는 무작정 사과했다.
"괜찮아요… 뭐."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상한 모양이다.
"변상해 드리겠습니다."
"괜찮다니까요."
"연락처를 가르쳐 주시면 똑같은 걸로 변상해 드리겠습니다."
사실 내가 변상해 줄 의무따윈 없고,(불가항력이니까) 잡을 이유도 없지만, 왠지, 선생님과 똑같이 생긴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초면에 그런 소리를 지껄인 것은 크나큰 실수였다.
"…"
그녀는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민정아―! 뭐해―!"
출구 쪽에서 동료 단원으로 보이는 여자가 그녀를 불렀다. 그 부름에 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일어서서는 출구로 향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그녀가 뒤 돌아볼 이유따위야 없지만) 그녀가 나간 후, 넓은 연주회장에는 나 혼자 무대 위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민정…
나는 팜플렛을 다시 들춰보았다. 플루트를 맡은 사람들의 이름을 확인해 보기 위해서.
차민정.
그것이 그녀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확인하고 팜플렛을 덮었을 때, 나는 더욱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대학교 기악과 오케스트라"
…○○ 대학교…
우리 학교잖아….
우연? 아니면 운명?
어찌됐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과 꼭 닮은 그녀를.
또다시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차민정? 모르는 이름인데."
우리 단과대 내에서 킹카라고 불리는 친구녀석에게 이름을 물었다. 일단 킹카라고 하면 여자애들한테서 사귀든 안 사귀든 간에 많은 연락이 오게 되고, 그렇게 알게 된 여자애들을 통해서 또 그 여자애들의 친구들을 알게 된다. 특히나 기악과, 즉 음악학부는 우리 법학부와 건물이 바로 붙어 있기 때문에 교양수업도 자주 듣는 것이 많고, 사이가 좋다.
"네가 모른다면 별로 안 노는 축의 애들인 모양이구나."
"또 무슨 소릴…."
"왜, 누군진 모르지만 맘에 드는가 보지? 별일이네."
"뭐-"
하긴 동문의 여자애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 내가, 여자에 관한 것을 물어보다니 녀석에겐 신기하게 보이기도 했겠지…
전보다 자세히 주위를 둘러보며 다니고, 교양수업을 같이 듣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기에, 교수가 출석을 부를 때 주의깊게 듣기도 했으나, 그녀는 없었다.
선생님은 피아노에 두 손을 짚고, 나는 뒤에서 선생님의 유방을 거칠게 주무르면서 처음 대하는 여체에 커질대로 커진 분신을 그녀의 그곳에 넣는다.
뜨겁다. 조인다. 넣은 상태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음경 끝에서부터 간지러우면서도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쾌감이 퍼져 온다. 어쨌든 처음이니까 그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 조금씩 앞 뒤로 움직일 뿐이었다.
"아… 아앗…"
선생님이 신음했다.
고통탓일까, 쾌감일까.
전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일체의 폭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기에, 어쩌면 쾌감도 조금 "느껴졌을" 수 있다.
그리고 움직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극도의 쾌감이 머리로 폭주하는 기관차마냥, 달려오는 것이 느껴졌고, 나는 황급히 몸을 빼어 내 첫 경험의 산물을 밖에다 뿌려버렸다.
―꿈은, 거기서 끝났다. 사정하는 순간 눈이 확 떠진 것이다.
주위는 아직 어두웠다.
"…젠장, 나이가 몇인데."
아래가 축축한 느낌으로 보아, 사정하는 순간 느껴진 쾌감은 꿈속과 현실의 나에게 그대로 적용된 모양이다.
선생님의 꿈을 한 주에 두 번씩이나 꾸다니, 변괴다.
대충 화장실에서 닦아낸 후, 시계를 보았다. 5시를 조금 넘긴 시각. 쓸데없이 귀중한 잠을 깬 데 대하여 투덜거리며 다시금 잠을 청했으나, 꿈속의 쾌감이 너무나 강렬해서 좀처럼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선생님을 떠올리는 것은, 이제 그녀에게도―
차민정에게도, 그대로 옮겨가 버린다.
"만날 수 있으려나, 다시."
하지만 만나서 뭘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나는.
이미 선생님의 말을 통해서 알았으면서.
또다시 자신에게, 혹시라도 그녀에게, 니힐한 패러독스만을 남길 생각인가….
어느새, 나는 잠들어 버렸다.
여러분은 클래식을 좋아하십니까?
저는 잠옵니다.
때로 좋은 것도 있지만, 지루하더군요. 클래식은.
오히려 게임음악이 좋을 때가 더 많습니다.
어쩌다 클래식을 되게 좋아하는 사람에게 드래곤퀘스트란 게임에 나오는 merriage waltz라는 곡을 들려준 적이 있는데, 그 사람 왈,
"야, 이거 정말 좋은 클래식이네. 누구 꺼야?"
우리는 어떠한 음악을 듣고난 다음 평하는 것이 아니라,, 작곡자로 이미 평해진 고정된 관념으로 음악을 찾습니다. 저는 그래서 음악시간을 되게 싫어했습니다. 누구의 좋은 곡이니까, 들어라, 이런식으로 가르치니까요.
작곡자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음악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 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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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리가…."
그러면서도, 나는 형식상으로 받아두었던 팜플렛을 들쳐보았다.
예상대로다, 그녀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저 플루트의 연주자는 누구냐? 저 웨이브 진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 갸름한 얼굴형, 그리고 미소짓고 있는 듯한 저 눈은… 그녀의 것이다.
연주회가 끝날 때 까지, 내 눈은 그녀에게 고정되어 있었고, 단원들이 모두 무대 뒤로 사라진 다음에야 나는 움직일 수 있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넓은 연주회장에 앉아 있는 것은 나뿐이었다.
"잘못… 본 거겠지…."
나는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출구로 향했던 내 발은 무대 쪽으로, 그녀가 앉아 있었던 그 자리로 가고 있었다.
"이곳에…."
나는 그 곳에 두 발을 올려놓고, 객석 쪽으로 돌아섰다.
"선생님이…."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었다, 라는 말은 완성되지 못했다.
객석 쪽에, 그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달려온 것 같이,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눈동자는 내가 올라가 있는 무대 쪽을 향하고 있었다.
"나를 만나러 온…?"
내가 제 멋대로의 생각에 설레임과 당황함을 동시에 느끼며,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곤란해 하고 있었을 때, 그녀가 천천히 다가왔다. 향기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거리까지 그녀가 왔을 때, 나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
"…?"
그렇지만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향기의 여운은 뒤로 빠져 있었다. 고개를 천천히 돌려 보니, 이미 "그녀"는 뒷모습을 보인 채 무대 뒤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뒷모습―
"알고…있다구요."
무심코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말과 동시에 그녀가 이쪽으로 도는 듯한 느낌이, 갑자기 이쪽으로 퍼지는 향기로 말미암아 느껴졌다. 고개를 든 내 시선과, 마주치는 눈빛.
"…"
선생님이… 아니다.
키가, 틀렸다.
선생님은 키가 상당히 컸다. 일반적으로 실제 키에 10센티 정도를 더 더한 것이 여자 키라고 보여지는 것이라 하면, 선생님의 170이라는 키는 상당한 것이었고, 굳이 실제로 재 보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들 크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그녀는, 크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저 눈빛은―
전혀…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눈빛이다. 그리고, 표정이다.
"제 브로치가 어디 떨어졌는지 알고 있다구요?"
그리고, 그 목소리. 약간 알토틱한 선생님의 목소리에 비하면, 그녀는 소프라노 같은 것이었다.
아니다… 하긴 그럴 리가 없는 것이다.
"찾아 줘요, 그럼. 소중한 거에요."
하지만, 저 얼굴은 그녀와 정말 닮았다. 아니 닮은 정도가 아니라 똑같다. 특히 웃고 있는 듯한 저 눈은 다른 사람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저기, 여보세요?"
그녀가 다시금 내게 다가왔고, 나는 순간적으로 놀라서 발을 옮겼다.
와지직―
"아…."
"…?"
발 밑에 무엇인가가 있는 듯한 느낌에 치워 보니, 거기엔 깨끗하게 날개가 조각난 새 모양의 브로치가 있었다.
"…죄송합니다!"
브로치가 부서진 것을 보고는 말도 하지 않고 단지 그 조각을 손에 쓸어담는 그녀에게, 나는 무작정 사과했다.
"괜찮아요… 뭐."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상한 모양이다.
"변상해 드리겠습니다."
"괜찮다니까요."
"연락처를 가르쳐 주시면 똑같은 걸로 변상해 드리겠습니다."
사실 내가 변상해 줄 의무따윈 없고,(불가항력이니까) 잡을 이유도 없지만, 왠지, 선생님과 똑같이 생긴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초면에 그런 소리를 지껄인 것은 크나큰 실수였다.
"…"
그녀는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민정아―! 뭐해―!"
출구 쪽에서 동료 단원으로 보이는 여자가 그녀를 불렀다. 그 부름에 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일어서서는 출구로 향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그녀가 뒤 돌아볼 이유따위야 없지만) 그녀가 나간 후, 넓은 연주회장에는 나 혼자 무대 위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민정…
나는 팜플렛을 다시 들춰보았다. 플루트를 맡은 사람들의 이름을 확인해 보기 위해서.
차민정.
그것이 그녀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확인하고 팜플렛을 덮었을 때, 나는 더욱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대학교 기악과 오케스트라"
…○○ 대학교…
우리 학교잖아….
우연? 아니면 운명?
어찌됐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과 꼭 닮은 그녀를.
또다시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차민정? 모르는 이름인데."
우리 단과대 내에서 킹카라고 불리는 친구녀석에게 이름을 물었다. 일단 킹카라고 하면 여자애들한테서 사귀든 안 사귀든 간에 많은 연락이 오게 되고, 그렇게 알게 된 여자애들을 통해서 또 그 여자애들의 친구들을 알게 된다. 특히나 기악과, 즉 음악학부는 우리 법학부와 건물이 바로 붙어 있기 때문에 교양수업도 자주 듣는 것이 많고, 사이가 좋다.
"네가 모른다면 별로 안 노는 축의 애들인 모양이구나."
"또 무슨 소릴…."
"왜, 누군진 모르지만 맘에 드는가 보지? 별일이네."
"뭐-"
하긴 동문의 여자애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 내가, 여자에 관한 것을 물어보다니 녀석에겐 신기하게 보이기도 했겠지…
전보다 자세히 주위를 둘러보며 다니고, 교양수업을 같이 듣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기에, 교수가 출석을 부를 때 주의깊게 듣기도 했으나, 그녀는 없었다.
선생님은 피아노에 두 손을 짚고, 나는 뒤에서 선생님의 유방을 거칠게 주무르면서 처음 대하는 여체에 커질대로 커진 분신을 그녀의 그곳에 넣는다.
뜨겁다. 조인다. 넣은 상태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음경 끝에서부터 간지러우면서도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쾌감이 퍼져 온다. 어쨌든 처음이니까 그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 조금씩 앞 뒤로 움직일 뿐이었다.
"아… 아앗…"
선생님이 신음했다.
고통탓일까, 쾌감일까.
전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일체의 폭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기에, 어쩌면 쾌감도 조금 "느껴졌을" 수 있다.
그리고 움직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극도의 쾌감이 머리로 폭주하는 기관차마냥, 달려오는 것이 느껴졌고, 나는 황급히 몸을 빼어 내 첫 경험의 산물을 밖에다 뿌려버렸다.
―꿈은, 거기서 끝났다. 사정하는 순간 눈이 확 떠진 것이다.
주위는 아직 어두웠다.
"…젠장, 나이가 몇인데."
아래가 축축한 느낌으로 보아, 사정하는 순간 느껴진 쾌감은 꿈속과 현실의 나에게 그대로 적용된 모양이다.
선생님의 꿈을 한 주에 두 번씩이나 꾸다니, 변괴다.
대충 화장실에서 닦아낸 후, 시계를 보았다. 5시를 조금 넘긴 시각. 쓸데없이 귀중한 잠을 깬 데 대하여 투덜거리며 다시금 잠을 청했으나, 꿈속의 쾌감이 너무나 강렬해서 좀처럼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선생님을 떠올리는 것은, 이제 그녀에게도―
차민정에게도, 그대로 옮겨가 버린다.
"만날 수 있으려나, 다시."
하지만 만나서 뭘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나는.
이미 선생님의 말을 통해서 알았으면서.
또다시 자신에게, 혹시라도 그녀에게, 니힐한 패러독스만을 남길 생각인가….
어느새, 나는 잠들어 버렸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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