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제국의 역습 11부
한국정보국 후꾸오까지부
부장: 이기훈. KH29호.
1. 한서희. SH50호. 32세. 행동요원. 여. 평안남도 평양 출신.
2. 우지태. JT56호. 30세. 행동요원. 남. 경상북도 대구 출신.
3, 김상철. SC62호. 30세. 행동요원. 남. 전라남도 광주 출신.
4. 정희숙. HS67호. 28세. 행동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5. 박광석. KS75호. 27세. 행동요원. 남. 황해도 해주 출신.
6. 나진혜. JH72호. 29세. 분석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7. 오석재. SJ87호. 27세. 분석요원. 남. 함경남도 함흥 출신.
8. 신경희. KH42호. 42세. 행정요원. 여. 강원도 강릉 출신.
"후꾸오까시의 유흥업소들에 대해서 아는것들이 있어?"
"왠만힌것들은 대충 알아요"
"히데요 도시까라는 자를 알어?"
"하꾸나바의 사장이요?"
"응. 아는군"
"후꾸오까에서 오래동안 이런 장사를 하던 토박이죠. 그집 문닫았다고 하던데요"
"맞아. 그자를 찾고있어"
"무슨일이죠?"
기훈은 잠시 에이꼬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그가 소개시켜준 애들이 나를 죽일려고 했어"
"네? 여자들이요?"
에이꼬는 놀라서 기훈을 바라보았다.
"응. 그 여자들은 모두 죽었어. 그런데 그자가 행방을 감추어서 단서가 될만한게 없어"
"그자를 몇번 만난적은 있어요. 여기에 사업을 차리느라 도움을 받았었지요"
"어떤자인가?"
"그냥 전형적인 술집주인이었어요. 그 왜 있잖아요? 돈과 권력이 있는사람들한테는 친철한거요. 한국군들과도 아무 문제가 없던걸로 아는데요"
"그래. 나도 그거는 들었어"
에이꼬는 갑자기 빙그레 웃었다.
"술을 못하는 당신이 그런곳을 갔었을리는 없고 그러면 군이 하는 요정에 가신거군요"
"요정을 알고 있어?"
"당신네들이 생각한것보다 우리는 자세히 알고 있어요. 뭐, 요정을 말하면 위치는 모르지만 존재는 다 알고 있죠"
기훈을 놀랐다. 군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요정이라고 자랑했는데 정작 이곳의 일본인들이 아는것이라면 다른 기밀이라도 그들이 손쉽게 알아낼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정보국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어느정도 알고 있지?"
"뭐 거기는 워낙 비밀스러운 곳이라 장소도 모르고 요원들도 정확히 모르죠. 단지 부장이 죽었다, 아니면 새로 왔다 이 정도에요"
"히데요 도시까의 행방을 알아봐 줄수 있어?"
"한번 알아봐 드리죠. 하지만 일진회와 관련이 있다면 어려울거에요"
"이곳 일진회에 대해서는 아는것이 있나?"
"없어요. 그곳도 워낙 비밀스런 조직이라 접근하는것이 힘들어요. 그리고 주위에는 야꾸자들이 있잖아요. 다만 이곳 일진회를 이끄는 사람이 전쟁전 일본에서 막강한 실력자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정치인인가?"
"네"
"야꾸자에 대해서는?"
"모르죠. 누가 요즘세상에 야꾸자라고 떠벌리고 다녀요?"
하긴 그랬다. 한국은 일본을 합병한후 불순분자들을 처리한다는 명목으로 골치덩어리들인 야꾸자들을 색출해서 수용소에 넣어 노동을 시켰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야꾸자라고 말하며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마약에 대해서는 혹시 아는것이 없나?"
"여기에 널린게 마악이잖아요. 당신네들도 마약에 대해서는 관대하데요. 그런데 그건 왜요?"
"조사할것이 있어서 그래"
에이꼬는 잠시 생각하다가 일어나서 책상위에 있는 메모지에 뭔가를 적어 기훈에게 주었다.
"이사람을 찾아보세요. 마약에 대해서는 잘알아요"
기훈이 메모지를 보니 텐진니시도로에 있는 카고공원 근처에 있는 레코드가게가 적혀있었다.
"가게이름이 데무르이고 주인이 시게오 쥬니?"
"네. 이곳에서 저희가 음반을 구입하고 있는데 가격이 저렴해서 이용하고 있어요. 주인도 친절하고요. 작은 가게에요"
"어떤사람인데?"
"30대중반의 남자에요. 젊었을때 히피였나본데 마약도 취급하는것 같아요. 우리에게 관심이 없냐고 은근히 물어보더라구요. 계속 거래를 해야하니 그냥 눈감아 주세요"
"걱정마. 근데 믿어도 되는 사람이야?"
"글쎄요. 저는 사람이 착실해서 거래를 하는거지만 정보국사람들한테는 모르겠네요. 저의집 소개로 왔다고 그러세요"
"알았어. 이만 가봐야겠군. 정말 고마워"
기훈이 일어나자 에이꼬가 그의 팔을 잡았다.
"오늘밤 여기서 지내시면 안되요?"
에이꼬의 눈에는 애절함이 깃들어져 있었다. 기훈은 살며시 그녀의 볼을 어루만지며 달랬다.
"안되는거 알잖아? 또 올게"
"이번에는 확실한거죠?"
기훈은 그말에 웃음을 지었다.
"그래. 내가 어딜 가겠어?"
에이꼬는 내키지않는듯이 그의팔을 놓았다.
"당신부하에게 연락해야겠네요. 당신이 갔는데 여전히 여자들을 끼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하하, 그러는게 좋겠군"
옷을 입으면서 그녀가 전화를 하고 옷을 입는것을 기다려 주었다. 에이꼬의 뇌쇄적인 육체를 바라보니 또다시 흥분이 오는 것이었다. 차분하고 은은하게 섹시한 그녀는 남자들의 가슴을 애타게 할만 했다. 그러나 끓어오르는 성욕을 달래며 방을 나서기전에 에이꼬를 껴안아 주었다.
"고마워"
"뭐가요?"
"나한테 원망이 많을텐데 이렇게 잘해줘서"
"그런 소리 말아요. 내가 하고 싶어서 그러는거에요"
"위험한 일이면 하지마. 그리고 무슨 문제가 있으면 군에 연락해서 정보국부장을 안다고 해. 그러면 나에게 연락해줄거야"
"알았어요. 걱정마세요"
마지막으로 기훈은 그녀에게 키스를 해주었다. 에이꼬도 그의 키스를 받으면서 그를 놓치기 싫다는듯이 꼬옥 껴안았다.
나와서 비상게단쪽으로 가보니 상철이 기다리고 있었다. 에이꼬는 그에게 미소를 띠우며 말했다.
"애들이 잘하던가요?"
"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읍니다"
기훈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자 에이꼬가 한사코 만류했다.
"저의 가게에서 대접하는걸로 할게요"
"그래도....."
"우리가게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그렇게라도 해야죠"
상철은 억지로 돈을 집어넣는 상관을 보다가 에이꼬를 쳐다보았다. 상관은 표정이 변하지 않았는데 에이꼬는 처음 봤을때보다 얼굴이 환해진 느낌이었다. 밖으로 나와서 기훈과 상철은 차를 타고 본부로 향했다.
"뭘 좀 알아내셨읍니까?"
"도움이 될만한걸 알아냈어. 이따 본부에 가서 얘기를 하지"
한동안 차를 몰다가 상철은 물어보았다.
"거기의 마담과 아시는 사이입니까?"
"조금. 자네는 어땠나? 잘해주던가?"
"네. 마담이 연락을 해주어서 그런 대접은 처음 받아보았읍니다"
"여자들은 어떠했나?"
"모두다 상냥하고 친절했읍니다. 그집 마담이 교육을 잘 시킨것 같더군요"
기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도쿄에서 큰 요정을 운영하던 그녀인데]
"여자들의 출신은 알아봤나?"
"네. 3명이었는데 2명은 직장출신들이었고 한명은 대학을 다니고 있답니다"
"대학?"
"네. 제가 어디를 다니냐고 물어봤더니 고시루대학 영문과 2학년이랍니다. 그학교는 다른곳들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곳이죠. 여지들에게는 수상한 점이 없었읍니다"
"그래........"
깊은 생각에 잠긴 기훈을 태운 차는 어둠을 뚫고 질주했다.
본부에 돌아와서 상철과 헤어진 기훈은 사무실로 가다가 무술연습장을 지나가게 되었다. 연습장에서 소리가 나서 들여다보니 서희가 도복을 입고 무술연습을 하고 있었다. 아직 다른 요원들은 복귀하지를 않았다. 가만히 서서 보니 그녀의 움직임은 현란하였다. 몇가지의 무술들이 펼쳐지면서 공중을 가로질렀다. 기훈이 보아도 고도의 무술실력이었다. 지난 며칠동안 서희와 다니면서 그녀의 솜씨를 봤던 기훈은 저도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대단하군. 소문이 헛된거는 아니었어]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는 기훈을 서희가 눈치채고 하던 동작을 멈추었다.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자세와 표정을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언제 오셨읍니까?"
"응. 조금전에"
"일은 잘되었읍니까?"
"제법 많은 정보들을 알게 되었어"
서희는 가만히 기훈을 응시하다가 말했다.
"부장님과의 대련을 요청해도 될까요?"
"지금?"
"네"
무술을 좋아하는 기훈이 대련을 마다할리 없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SH50호였다.
"좋아. 도복을 갈아입고 올테니 기다려"
"그러겠읍니다"
재빨리 도복을 갈아입고 오니 서희는 매트리스에서 조용히 좌정을 하고 있었다. 기훈이 들어오자 서희는 천천히 알어나서 무표정으로 기훈을 쳐다보았다.
"무엇으로 할까?"
"무술로 하지요. 대신 무술종류는 자유자재이고요"
"좋아"
둘은 거리를 두고 상대방을 응시했다. 기훈은 위에 아무것도 안입고 검은 도복만 걸치고 있었고 서희는 하안티위에 하얀 도복을 입고 있었다.
"제가 먼저 공격을 하겠읍니다"
"그렇게 해"
말이 끝나자마자 서희는 질풍같이 달려와서 에이키도로 공격했다. 이 무술은 공격범위안에 걸리면 빠져나오기가 힘들었다. 기훈은 재빨리 뒤로 재주를 넘어 공격범위를 벗어난다음 합기도로 응수했다. 기의 흐름으로 하는 합기도는 손끝만 닿아도 상대방을 제압할수있는 무술이었다. 서희가 기훈의 공격을 막으면서 움직임을 가라데로 바꾸어 다시 공격했다. 기훈도 쿵후로 바꾸며 응수했다. 둘은 그렇게 하고 얼마동안 서로에게 공격을 펼치고 방어를 했다. 어느순간 서희가 공격을 해오는 기훈의 팔을 이용해서 잡고 몸을 한바퀴 돌리며 손바닥을 펴서 그의 갈비뼈를 노렸다, 그러자 기훈은 바닥을 짚고 다리를 돌려 그녀를 쓰러트렸다. 쓰러진 서희는 재빨리 일어나서 뒤로 후퇴했다. 기훈이 틈을 주지않고 태권도로 공격하자 서희는 격술로 싸웠다. 격술은 통일전 북한군이 전투에서 사용할려고 태권도를 변형시킨 무술이었다. 서희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매섭개 들어왔다. 기훈은 그녀의 공격을 막으면서 틈을 노리다가 반격을 시도했다. 가슴으로 들어오는 서희의 주먹을 손바닥으로 막으면서 돌려차기로 그녀의 얼굴을 노렸다. 그러나 스피드가 들어간 그의 발이 서희의 면상앞에서 주춤했다. 그틈을 타서 서희는 다른 주먹으로 기훈의 옆구리를 지르고 후퇴하는 그에게 달려가 그의 무릎을 딛더니 공중에서 기훈의 턱을 발로 가격했다. 엄청난 속도의 공격이었다. 그바람에 기훈은 보기좋게 매트리스위로 뻗었다. 서희는 착지하자마자 쓰러진 기훈의 가슴을 올라타고 그의 목을 향해 주먹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부장님이 실수를 하실때가 있네요. 훈련을 받을때 적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정을 바주지 말라고 배우지 않았읍니까? 여자를 우습게 보면 실력이 있더라도 다칩니다"
저녁에 자신을 무시하고 상철을 데리고 나간것을 빗대어 말하는 것이었다. 서희가 인정사정없이 올려차서 기훈의 턱은 아직도 얼얼하였다. 계속 그녀에게 깔린채로 기훈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직까지 화가 안풀렸나?"
"......."
서희는 말없이 기훈을 쳐다보다가 일어났다.
"제가 이겼읍니다"
등을 돌려 걸어가는 서희를 기훈은 번개같이 일어나서 유도로 그녀를 잡고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다시 일어날려는 서희는 붙잡아 눕힌다음 그녀위에 엎드려 꼼작못하게 했다.
"또하나가 있지. 의식을 잃치않은 적에게는 등을 보이지 말라고 배웠을텐데"
서희는 두손목을 잡히고 기훈에게 깔린채 그를 노려보았다. 화가 나서 숨이 고르지 않아 그녀의 움직이는 뭉클한 젖가슴이 밀착된 기훈의 가슴에 느껴졌다. 서희는 이내 표정을 바꾸고 결과를 승복했다.
"제가 졌읍니다"
서희가 가만히 그의 얼굴을 쳐다보자 기훈은 갑자기 그들이 하고 있는 자세가 어색하다는것을 느껴 그녀를 일으키며 일어났다.
"자네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내가 생각이 있어서 SC62호를 데려간거야. 화가 아직 안풀렸다면 풀어"
"네"
서희는 흐트러진 도복을 바로 하면서 기훈을 쳐다보았다.
"턱은 괜찮으십니까?"
그러자 기훈은 자신의 턱을 만지며 웃으면서 대답했다.
"얼얼해. 대단한 실력이더군"
"죄송합니다. 제가 부장님께 결례를 범했군요"
"아니야. 대련을 하다보면 그럴수도 있지. 그런데 격술실력이 대단한것을 보니 통일전에 인민군에 있었나?"
그말에 서희의 얼굴이 잠시 어두워졌다.
"네"
요원들의 과거는 캐묻지 않는것이 원칙이라서 기훈은 더이상 묻지않았다.
"일본남자를 다시한번 심문해봤나?"
"네. 그의 진술이 맞는것 같습니다. 아무리 고문을 해도 더이상 아는것이 없더군요"
"그자의 상태는 어때?"
서희는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고자가 되었고 몸도 병신이 되었는데 부장님이 허락하신다면 그냥 죽일려고 합니다. 어차피 일진회에서도 그가 정보국에 잡혀온것을 알테니까요"
기훈은 서희를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알아서 해"
"네"
"내일 카고공원쪽으로 갈거니까 그리 알고 있어"
"그쪽은 왜요?"
"마약에 대해서 알고있는 자가 있어. 무슨 단서가 잡힐줄도 몰라"
"유흥업소에서 알아내셨읍니까?"
"응.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테니 그만 쉬어"
연습장을 나와서 기훈과 헤어진 서희는 상철의 방으로 갔다. 책을 읽고 있던 상철은 서희가 도복을 입고 들어오자 놀라서 일어났다. 평소에 요원들의 방에 안들어오는 서희였다.
"무슨 일입니까?"
"부장님과 오늘 어디갔었어?"
"그건 왜요?"
"부장님이 내일 카고공원쪽으로 나가신다는데 상황을 알아야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알거 아니야?"
"부장님이 아무 말씀을 안하십니까?"
"응"
상철은 저녁에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해주었다.
"부장님이 저에게도 자세한 말씀을 안해주셔서 그밖에는 저도 모릅니다"
서희는 아까 진혜가 건네준 유흥업소들을 정리한 보고서를 읽던 기훈의 표정이 잠시 변했던것이 생각났다.
"그 마담과 부장님은 알던 사이래?"
"조금 알던 사이라고 말씀하시데요. 정말 대단히 매력적인 여인이었읍니다"
에이꼬가 떠올라서 상철은 저도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 상철을 보던 서희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래?"
그러더니 말한마디없이 상철의 방을 나갔다. 뒤에 혼자 남은 상철은 서희의 행동에 머리를 갸우뚱하더니 다시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기훈과 서희는 에이꼬가 일러준 레코드가게로 갔다. 그들이 이틀전 일본인들에게 습격을 당했던 메이지코엔공원보다는 작은 카고공원옆에 데무르레코드라는 가게를 찾아내었다. 가게는 조그만 구멍가게 같아서 신경을 쓰지않으면 그냥 지나칠수있는 곳이였다. 들어가보니 아무도 없었고 벽들은 CD와 카세트테이프 그리고 레코드판들로 가득차 있었다. 서희는 그것들을 주의깊게 둘러보았다.
"레코드판들이 있는것을 보니 굉장한 수집광인가 보군요"
그러는데 안쪽에서 허름한 티를 입은 장발의 남자가 나왔다. 남자는 키가 컸고 체격은 말라있었다.
"찾으시는게 있으십니까?"
기훈은 그를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당신이 주인이요?"
"네. 그렇습니다"
"혼자 일하나요?"
"그런데요. 누구시죠?"
남자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기훈과 서희를 쳐다보았다.
"하꾸라술집의 소개로 왔읍니다"
"무엇을 찾으시는지....."
기훈은 그에게 가까히 다가가서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시게오 쥬니씨?"
"네?"
남자는 경계를 하며 저도모르게 뒷걸음을 쳤다. 그러자 기훈이 웃으면서 말했다.
"하꾸라에서 그러는데 여기 오면 마약을 구할수가 있다고 하던데요"
그러자 남자는 기훈과 서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잘못 아신거겠죠"
"아닙니다. 하꾸라의 사장이 특별히 알려줬어요. 물건이 좋으면 값을 후하게 치를 용의가 있읍니다"
"그 여사장이 일러줬다고요?"
"네.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서희는 여사장이라는 말에 옆에서 기훈을 몰래 쳐다보았다. 가게주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문으로 가서 잠시휴업이라고 쓰여있는 팻말을 문에 걸고 잠갔다.
"이리로 들어오시죠"
남자는 안으로 들어가서 방안으로 안내했다. 이불과 옷장이 있는것으로 보아서 그가 사는 방인것 같았다.
"누추합니다. 여기에 앉으시죠"
옷장에서 방석들을 꺼내던 남자는 별안간 돌아서서 기훈과 서희에게 권총을 겨누었다.
11부끝
무술을 잘몰라서 어디서 보고 들은것들을 써보았는데 진짜로 무술을 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작가의 무지를 양해해 해주세요.
멜주소: [email protected]
한국정보국 후꾸오까지부
부장: 이기훈. KH29호.
1. 한서희. SH50호. 32세. 행동요원. 여. 평안남도 평양 출신.
2. 우지태. JT56호. 30세. 행동요원. 남. 경상북도 대구 출신.
3, 김상철. SC62호. 30세. 행동요원. 남. 전라남도 광주 출신.
4. 정희숙. HS67호. 28세. 행동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5. 박광석. KS75호. 27세. 행동요원. 남. 황해도 해주 출신.
6. 나진혜. JH72호. 29세. 분석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7. 오석재. SJ87호. 27세. 분석요원. 남. 함경남도 함흥 출신.
8. 신경희. KH42호. 42세. 행정요원. 여. 강원도 강릉 출신.
"후꾸오까시의 유흥업소들에 대해서 아는것들이 있어?"
"왠만힌것들은 대충 알아요"
"히데요 도시까라는 자를 알어?"
"하꾸나바의 사장이요?"
"응. 아는군"
"후꾸오까에서 오래동안 이런 장사를 하던 토박이죠. 그집 문닫았다고 하던데요"
"맞아. 그자를 찾고있어"
"무슨일이죠?"
기훈은 잠시 에이꼬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그가 소개시켜준 애들이 나를 죽일려고 했어"
"네? 여자들이요?"
에이꼬는 놀라서 기훈을 바라보았다.
"응. 그 여자들은 모두 죽었어. 그런데 그자가 행방을 감추어서 단서가 될만한게 없어"
"그자를 몇번 만난적은 있어요. 여기에 사업을 차리느라 도움을 받았었지요"
"어떤자인가?"
"그냥 전형적인 술집주인이었어요. 그 왜 있잖아요? 돈과 권력이 있는사람들한테는 친철한거요. 한국군들과도 아무 문제가 없던걸로 아는데요"
"그래. 나도 그거는 들었어"
에이꼬는 갑자기 빙그레 웃었다.
"술을 못하는 당신이 그런곳을 갔었을리는 없고 그러면 군이 하는 요정에 가신거군요"
"요정을 알고 있어?"
"당신네들이 생각한것보다 우리는 자세히 알고 있어요. 뭐, 요정을 말하면 위치는 모르지만 존재는 다 알고 있죠"
기훈을 놀랐다. 군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요정이라고 자랑했는데 정작 이곳의 일본인들이 아는것이라면 다른 기밀이라도 그들이 손쉽게 알아낼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정보국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어느정도 알고 있지?"
"뭐 거기는 워낙 비밀스러운 곳이라 장소도 모르고 요원들도 정확히 모르죠. 단지 부장이 죽었다, 아니면 새로 왔다 이 정도에요"
"히데요 도시까의 행방을 알아봐 줄수 있어?"
"한번 알아봐 드리죠. 하지만 일진회와 관련이 있다면 어려울거에요"
"이곳 일진회에 대해서는 아는것이 있나?"
"없어요. 그곳도 워낙 비밀스런 조직이라 접근하는것이 힘들어요. 그리고 주위에는 야꾸자들이 있잖아요. 다만 이곳 일진회를 이끄는 사람이 전쟁전 일본에서 막강한 실력자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정치인인가?"
"네"
"야꾸자에 대해서는?"
"모르죠. 누가 요즘세상에 야꾸자라고 떠벌리고 다녀요?"
하긴 그랬다. 한국은 일본을 합병한후 불순분자들을 처리한다는 명목으로 골치덩어리들인 야꾸자들을 색출해서 수용소에 넣어 노동을 시켰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야꾸자라고 말하며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마약에 대해서는 혹시 아는것이 없나?"
"여기에 널린게 마악이잖아요. 당신네들도 마약에 대해서는 관대하데요. 그런데 그건 왜요?"
"조사할것이 있어서 그래"
에이꼬는 잠시 생각하다가 일어나서 책상위에 있는 메모지에 뭔가를 적어 기훈에게 주었다.
"이사람을 찾아보세요. 마약에 대해서는 잘알아요"
기훈이 메모지를 보니 텐진니시도로에 있는 카고공원 근처에 있는 레코드가게가 적혀있었다.
"가게이름이 데무르이고 주인이 시게오 쥬니?"
"네. 이곳에서 저희가 음반을 구입하고 있는데 가격이 저렴해서 이용하고 있어요. 주인도 친절하고요. 작은 가게에요"
"어떤사람인데?"
"30대중반의 남자에요. 젊었을때 히피였나본데 마약도 취급하는것 같아요. 우리에게 관심이 없냐고 은근히 물어보더라구요. 계속 거래를 해야하니 그냥 눈감아 주세요"
"걱정마. 근데 믿어도 되는 사람이야?"
"글쎄요. 저는 사람이 착실해서 거래를 하는거지만 정보국사람들한테는 모르겠네요. 저의집 소개로 왔다고 그러세요"
"알았어. 이만 가봐야겠군. 정말 고마워"
기훈이 일어나자 에이꼬가 그의 팔을 잡았다.
"오늘밤 여기서 지내시면 안되요?"
에이꼬의 눈에는 애절함이 깃들어져 있었다. 기훈은 살며시 그녀의 볼을 어루만지며 달랬다.
"안되는거 알잖아? 또 올게"
"이번에는 확실한거죠?"
기훈은 그말에 웃음을 지었다.
"그래. 내가 어딜 가겠어?"
에이꼬는 내키지않는듯이 그의팔을 놓았다.
"당신부하에게 연락해야겠네요. 당신이 갔는데 여전히 여자들을 끼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하하, 그러는게 좋겠군"
옷을 입으면서 그녀가 전화를 하고 옷을 입는것을 기다려 주었다. 에이꼬의 뇌쇄적인 육체를 바라보니 또다시 흥분이 오는 것이었다. 차분하고 은은하게 섹시한 그녀는 남자들의 가슴을 애타게 할만 했다. 그러나 끓어오르는 성욕을 달래며 방을 나서기전에 에이꼬를 껴안아 주었다.
"고마워"
"뭐가요?"
"나한테 원망이 많을텐데 이렇게 잘해줘서"
"그런 소리 말아요. 내가 하고 싶어서 그러는거에요"
"위험한 일이면 하지마. 그리고 무슨 문제가 있으면 군에 연락해서 정보국부장을 안다고 해. 그러면 나에게 연락해줄거야"
"알았어요. 걱정마세요"
마지막으로 기훈은 그녀에게 키스를 해주었다. 에이꼬도 그의 키스를 받으면서 그를 놓치기 싫다는듯이 꼬옥 껴안았다.
나와서 비상게단쪽으로 가보니 상철이 기다리고 있었다. 에이꼬는 그에게 미소를 띠우며 말했다.
"애들이 잘하던가요?"
"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읍니다"
기훈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자 에이꼬가 한사코 만류했다.
"저의 가게에서 대접하는걸로 할게요"
"그래도....."
"우리가게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그렇게라도 해야죠"
상철은 억지로 돈을 집어넣는 상관을 보다가 에이꼬를 쳐다보았다. 상관은 표정이 변하지 않았는데 에이꼬는 처음 봤을때보다 얼굴이 환해진 느낌이었다. 밖으로 나와서 기훈과 상철은 차를 타고 본부로 향했다.
"뭘 좀 알아내셨읍니까?"
"도움이 될만한걸 알아냈어. 이따 본부에 가서 얘기를 하지"
한동안 차를 몰다가 상철은 물어보았다.
"거기의 마담과 아시는 사이입니까?"
"조금. 자네는 어땠나? 잘해주던가?"
"네. 마담이 연락을 해주어서 그런 대접은 처음 받아보았읍니다"
"여자들은 어떠했나?"
"모두다 상냥하고 친절했읍니다. 그집 마담이 교육을 잘 시킨것 같더군요"
기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도쿄에서 큰 요정을 운영하던 그녀인데]
"여자들의 출신은 알아봤나?"
"네. 3명이었는데 2명은 직장출신들이었고 한명은 대학을 다니고 있답니다"
"대학?"
"네. 제가 어디를 다니냐고 물어봤더니 고시루대학 영문과 2학년이랍니다. 그학교는 다른곳들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곳이죠. 여지들에게는 수상한 점이 없었읍니다"
"그래........"
깊은 생각에 잠긴 기훈을 태운 차는 어둠을 뚫고 질주했다.
본부에 돌아와서 상철과 헤어진 기훈은 사무실로 가다가 무술연습장을 지나가게 되었다. 연습장에서 소리가 나서 들여다보니 서희가 도복을 입고 무술연습을 하고 있었다. 아직 다른 요원들은 복귀하지를 않았다. 가만히 서서 보니 그녀의 움직임은 현란하였다. 몇가지의 무술들이 펼쳐지면서 공중을 가로질렀다. 기훈이 보아도 고도의 무술실력이었다. 지난 며칠동안 서희와 다니면서 그녀의 솜씨를 봤던 기훈은 저도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대단하군. 소문이 헛된거는 아니었어]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는 기훈을 서희가 눈치채고 하던 동작을 멈추었다.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자세와 표정을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언제 오셨읍니까?"
"응. 조금전에"
"일은 잘되었읍니까?"
"제법 많은 정보들을 알게 되었어"
서희는 가만히 기훈을 응시하다가 말했다.
"부장님과의 대련을 요청해도 될까요?"
"지금?"
"네"
무술을 좋아하는 기훈이 대련을 마다할리 없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SH50호였다.
"좋아. 도복을 갈아입고 올테니 기다려"
"그러겠읍니다"
재빨리 도복을 갈아입고 오니 서희는 매트리스에서 조용히 좌정을 하고 있었다. 기훈이 들어오자 서희는 천천히 알어나서 무표정으로 기훈을 쳐다보았다.
"무엇으로 할까?"
"무술로 하지요. 대신 무술종류는 자유자재이고요"
"좋아"
둘은 거리를 두고 상대방을 응시했다. 기훈은 위에 아무것도 안입고 검은 도복만 걸치고 있었고 서희는 하안티위에 하얀 도복을 입고 있었다.
"제가 먼저 공격을 하겠읍니다"
"그렇게 해"
말이 끝나자마자 서희는 질풍같이 달려와서 에이키도로 공격했다. 이 무술은 공격범위안에 걸리면 빠져나오기가 힘들었다. 기훈은 재빨리 뒤로 재주를 넘어 공격범위를 벗어난다음 합기도로 응수했다. 기의 흐름으로 하는 합기도는 손끝만 닿아도 상대방을 제압할수있는 무술이었다. 서희가 기훈의 공격을 막으면서 움직임을 가라데로 바꾸어 다시 공격했다. 기훈도 쿵후로 바꾸며 응수했다. 둘은 그렇게 하고 얼마동안 서로에게 공격을 펼치고 방어를 했다. 어느순간 서희가 공격을 해오는 기훈의 팔을 이용해서 잡고 몸을 한바퀴 돌리며 손바닥을 펴서 그의 갈비뼈를 노렸다, 그러자 기훈은 바닥을 짚고 다리를 돌려 그녀를 쓰러트렸다. 쓰러진 서희는 재빨리 일어나서 뒤로 후퇴했다. 기훈이 틈을 주지않고 태권도로 공격하자 서희는 격술로 싸웠다. 격술은 통일전 북한군이 전투에서 사용할려고 태권도를 변형시킨 무술이었다. 서희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매섭개 들어왔다. 기훈은 그녀의 공격을 막으면서 틈을 노리다가 반격을 시도했다. 가슴으로 들어오는 서희의 주먹을 손바닥으로 막으면서 돌려차기로 그녀의 얼굴을 노렸다. 그러나 스피드가 들어간 그의 발이 서희의 면상앞에서 주춤했다. 그틈을 타서 서희는 다른 주먹으로 기훈의 옆구리를 지르고 후퇴하는 그에게 달려가 그의 무릎을 딛더니 공중에서 기훈의 턱을 발로 가격했다. 엄청난 속도의 공격이었다. 그바람에 기훈은 보기좋게 매트리스위로 뻗었다. 서희는 착지하자마자 쓰러진 기훈의 가슴을 올라타고 그의 목을 향해 주먹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부장님이 실수를 하실때가 있네요. 훈련을 받을때 적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정을 바주지 말라고 배우지 않았읍니까? 여자를 우습게 보면 실력이 있더라도 다칩니다"
저녁에 자신을 무시하고 상철을 데리고 나간것을 빗대어 말하는 것이었다. 서희가 인정사정없이 올려차서 기훈의 턱은 아직도 얼얼하였다. 계속 그녀에게 깔린채로 기훈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직까지 화가 안풀렸나?"
"......."
서희는 말없이 기훈을 쳐다보다가 일어났다.
"제가 이겼읍니다"
등을 돌려 걸어가는 서희를 기훈은 번개같이 일어나서 유도로 그녀를 잡고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다시 일어날려는 서희는 붙잡아 눕힌다음 그녀위에 엎드려 꼼작못하게 했다.
"또하나가 있지. 의식을 잃치않은 적에게는 등을 보이지 말라고 배웠을텐데"
서희는 두손목을 잡히고 기훈에게 깔린채 그를 노려보았다. 화가 나서 숨이 고르지 않아 그녀의 움직이는 뭉클한 젖가슴이 밀착된 기훈의 가슴에 느껴졌다. 서희는 이내 표정을 바꾸고 결과를 승복했다.
"제가 졌읍니다"
서희가 가만히 그의 얼굴을 쳐다보자 기훈은 갑자기 그들이 하고 있는 자세가 어색하다는것을 느껴 그녀를 일으키며 일어났다.
"자네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내가 생각이 있어서 SC62호를 데려간거야. 화가 아직 안풀렸다면 풀어"
"네"
서희는 흐트러진 도복을 바로 하면서 기훈을 쳐다보았다.
"턱은 괜찮으십니까?"
그러자 기훈은 자신의 턱을 만지며 웃으면서 대답했다.
"얼얼해. 대단한 실력이더군"
"죄송합니다. 제가 부장님께 결례를 범했군요"
"아니야. 대련을 하다보면 그럴수도 있지. 그런데 격술실력이 대단한것을 보니 통일전에 인민군에 있었나?"
그말에 서희의 얼굴이 잠시 어두워졌다.
"네"
요원들의 과거는 캐묻지 않는것이 원칙이라서 기훈은 더이상 묻지않았다.
"일본남자를 다시한번 심문해봤나?"
"네. 그의 진술이 맞는것 같습니다. 아무리 고문을 해도 더이상 아는것이 없더군요"
"그자의 상태는 어때?"
서희는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고자가 되었고 몸도 병신이 되었는데 부장님이 허락하신다면 그냥 죽일려고 합니다. 어차피 일진회에서도 그가 정보국에 잡혀온것을 알테니까요"
기훈은 서희를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알아서 해"
"네"
"내일 카고공원쪽으로 갈거니까 그리 알고 있어"
"그쪽은 왜요?"
"마약에 대해서 알고있는 자가 있어. 무슨 단서가 잡힐줄도 몰라"
"유흥업소에서 알아내셨읍니까?"
"응.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테니 그만 쉬어"
연습장을 나와서 기훈과 헤어진 서희는 상철의 방으로 갔다. 책을 읽고 있던 상철은 서희가 도복을 입고 들어오자 놀라서 일어났다. 평소에 요원들의 방에 안들어오는 서희였다.
"무슨 일입니까?"
"부장님과 오늘 어디갔었어?"
"그건 왜요?"
"부장님이 내일 카고공원쪽으로 나가신다는데 상황을 알아야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알거 아니야?"
"부장님이 아무 말씀을 안하십니까?"
"응"
상철은 저녁에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해주었다.
"부장님이 저에게도 자세한 말씀을 안해주셔서 그밖에는 저도 모릅니다"
서희는 아까 진혜가 건네준 유흥업소들을 정리한 보고서를 읽던 기훈의 표정이 잠시 변했던것이 생각났다.
"그 마담과 부장님은 알던 사이래?"
"조금 알던 사이라고 말씀하시데요. 정말 대단히 매력적인 여인이었읍니다"
에이꼬가 떠올라서 상철은 저도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 상철을 보던 서희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래?"
그러더니 말한마디없이 상철의 방을 나갔다. 뒤에 혼자 남은 상철은 서희의 행동에 머리를 갸우뚱하더니 다시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기훈과 서희는 에이꼬가 일러준 레코드가게로 갔다. 그들이 이틀전 일본인들에게 습격을 당했던 메이지코엔공원보다는 작은 카고공원옆에 데무르레코드라는 가게를 찾아내었다. 가게는 조그만 구멍가게 같아서 신경을 쓰지않으면 그냥 지나칠수있는 곳이였다. 들어가보니 아무도 없었고 벽들은 CD와 카세트테이프 그리고 레코드판들로 가득차 있었다. 서희는 그것들을 주의깊게 둘러보았다.
"레코드판들이 있는것을 보니 굉장한 수집광인가 보군요"
그러는데 안쪽에서 허름한 티를 입은 장발의 남자가 나왔다. 남자는 키가 컸고 체격은 말라있었다.
"찾으시는게 있으십니까?"
기훈은 그를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당신이 주인이요?"
"네. 그렇습니다"
"혼자 일하나요?"
"그런데요. 누구시죠?"
남자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기훈과 서희를 쳐다보았다.
"하꾸라술집의 소개로 왔읍니다"
"무엇을 찾으시는지....."
기훈은 그에게 가까히 다가가서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시게오 쥬니씨?"
"네?"
남자는 경계를 하며 저도모르게 뒷걸음을 쳤다. 그러자 기훈이 웃으면서 말했다.
"하꾸라에서 그러는데 여기 오면 마약을 구할수가 있다고 하던데요"
그러자 남자는 기훈과 서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잘못 아신거겠죠"
"아닙니다. 하꾸라의 사장이 특별히 알려줬어요. 물건이 좋으면 값을 후하게 치를 용의가 있읍니다"
"그 여사장이 일러줬다고요?"
"네.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서희는 여사장이라는 말에 옆에서 기훈을 몰래 쳐다보았다. 가게주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문으로 가서 잠시휴업이라고 쓰여있는 팻말을 문에 걸고 잠갔다.
"이리로 들어오시죠"
남자는 안으로 들어가서 방안으로 안내했다. 이불과 옷장이 있는것으로 보아서 그가 사는 방인것 같았다.
"누추합니다. 여기에 앉으시죠"
옷장에서 방석들을 꺼내던 남자는 별안간 돌아서서 기훈과 서희에게 권총을 겨누었다.
11부끝
무술을 잘몰라서 어디서 보고 들은것들을 써보았는데 진짜로 무술을 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작가의 무지를 양해해 해주세요.
멜주소: [email protected]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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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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