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이 이 다른 두 가족 9부
-지금까지의 등장인물-
김정현: 25세의 한국교포 1.5세
제니 스티븐슨: 25세의 백인여자. 정현의 약혼녀.
마이클 스티븐슨: 33세의 석유재벌. 제니의 오빠.
낸시 스티븐슨: 32세의 마이클의 아내.
린다 스티븐슨: 42세의 마이클과 제니의 의붓어머니.
제니는 비틀거리는 다리로 간신히 2층을 올라가서 자신의 옛방으로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차가운 물을 튼다음 아직까지 질안에서 흐르는 오빠의 정액을 오물을 닦으듯이 마구 닦았다. 손에 묻어나오는 하얀 정액을 보니 너무나 역겨워서 구역질이 나왔다. 피임약을 먹고있어서 임신걱정은 안되었지만 몸안에 있는 오빠의 정액을 한방울도 남김없이 모조리 뽑아내고 싶었다. 말로만 듣던 성폭행을 자신이 당했다고 생각하니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것도 강간을 한사람이 친오빠라는것이 그녀를 절망에 빠트렸다. 오빠가 너무나 증오스럽고 원망스러워서 저도모르게 몸이 부르르 떨렸다.
[짐승같은 놈. 어떻게 친동생을 그렇게 할수있어?]
다시는 오빠를 보고싶지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오빠의 아내인 낸시를 볼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앞으로 낸시를 어떻게 보지? 낸시는 오빠가 그런 짐승같은 사람이란걸 알까?]
같은 여자로서 오빠와 결혼생활를 하고있는 낸시에게 동정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정현을 생각하니 가슴이 얽매여지는 것이었다. 정현이 이 사실을 알리는 없지만 친오빠에게 강간을 당했다는것이 그를 보기에 부끄러웠고 또한 다른 남자에게 몸을 빼앗겨서 미안하기까지 했다.
[앞으로 정현의 얼굴을 어떻게 봐? 그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데 이걸 알면 충격이 클거야]
그런생각을 하니 오빠와 한지붕밑에서 1분이라도 같이 있고싶지가 않았다. 갑자기 오빠를 신고해버릴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돈많은 오빠가 훌륭한 변호사들을 데리고 딱 잡아떼면 자신만이 바보가 될거라는 생각을 하니 부질없는 짓이라는걸 깨달았다. 하소연할 사람도 옆에 없어서 눈물만 주르르 흘러내렸다. 친오빠에게 몸을 짓밟혀도 아무것도 할수없는 현실이 원망스러웠다.
[그냥 그 짐승같은 놈을 다시는 안보면 돼]
어차피 오빠와 각별한 정도 없었기에 평생 안본다고해서 크게 문제될 일은 없었다. 얼굴을 닦고 머리를 빗은 제니는 옷을 입고 정현에게 가보았다.
정현은 방안에서 제니를 배반한 일때문에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평소 도덕성이 결벽증에 가까웠던 졍현이었기에 괴로움은 더 했다.
[후, 내가 어쩌자고 그런 짓을....]
의자에 앉아서 제니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용서를 빌어야하나를 고민하고 있는데 노크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정현은 문을 열어보니 제니가 서있었다. 제니의 얼굴을 보니 죄지은게 찔려서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었다. 그런데 제니의 얼굴도 그늘이 져 있었다. 제니는 방안에 들어와서 문을 닫고 조용하게 말했다.
"어서 짐을 싸. 이곳을 떠날거야"
"지금?"
"응. 곧 택시를 부를거야. 그러니 어서 준비해"
"오빠와 싸웠어?"
제니는 등을 돌리고 창문밖을 응시하더니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다시는 마이클을 보고싶지 않아. 그냥 정현의 부모님들에게 허락을 받고 결혼을 해야 할거 같애"
정현은 제니의 어두운 얼굴을 보니 마이클과 심하게 싸웠나보다하고 짐작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제니에게 미안함이 더욱 드는 것이었다.
[제니는 나때문에 친오빠와 싸우고 관계도 나빠졌는데 나는 그사이에 그런 짓이나 하고...]
제니는 다시 돌아서서 정현을 안고 가벼운 키스를 했다.
"빨리 준비해. 가방을 가지고 올게"
"가족한테는 간다고 말을 안해도 돼?"
"내가 낸시나 린다에게 말할테니 걱정하지마"
제니는 포옹을 풀고 미소를 짓더니 방을 나갔다. 무엇인가에 쫓기는듯이 행동하는 제니를 보고 정현은 어리둥절 했다.
[크게 싸웠나? 어서 이 집을 나가고 싶어하는 눈치네]
옷을 갈아입고 급히 가방을 싸는데 낸시가 떠올랐다. 비록 불륜을 저질렀지만 자신과 몸까지 섞고 친철하게 대해주었던 낸시였기에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않고 이렇게 떠난다는것이 마음에 걸렸다.
[제니가 오빠와 단단히 싸운 모양인데 그렇다면 낸시를 다시 만나기는 어렵겠네]
한숨을 쉰 정현은 가방을 마저 싸고 제니를 기다렸다.
린다는 방안에서 아까 정원에서 보았던 정현과 낸시의 정사장면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이 남편과 약혼녀 몰래 바람을 피웠다는것이 충격적이었지만 정현이 자꾸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보았던 동양남자의 섹스는 신선하기까지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네. 보기만 했는데도 이렇게 흥분되기는 오래간만이야. 낸시는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별안간 문두들기는 소리가 들려 화들짝 놀랬다. 또 마이클이 찾아왔나하고 조바심을 내며 문쪽으로 얼른 달려갔다.
"누..누구세요?"
"제니에요"
린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이시간에 무슨일인가 싶어 문을 열었다. 문밖에서 제니는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린다를 바라보았다.
"제니가 이시간에 무슨일이야?"
제니는 처음에 낸시를 찾을려고 했지만 마이클과 부딪히기 싫어서 린다를 찾아온 것이었다. 린다는 평상시에 입는 티와 바지를 입고 있었다.
"아직 안자고 있었어요?"
"으..응. 조금 있다가 잘거야"
제니의 약혼자의 불륜현장을 목격했던 린다는 제니를 보기가 어색했다. 마치 자신이 그녀에게 죄를 지은 느낌이었다.
[제니가 그사실을 알면 얼마나 상심이 클까? 알지 말아야 할텐데]
린다가 이런 생각을 하는지를 모르는 제니는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정현과 곧 떠날거에요. 그러니 나중에 마이클과 낸시에게 잘 말해주세요"
"뭐?"
린다는 놀라서 큰소리가 나오자 손으로 얼른 입을 막았다.
[정현과 낸시의 일을 알았나?]
제니의 말은 계속 되었다.
"택시를 부를거니까 걱정 안해도 되요. 조용하게 나갈거니까 배웅해줄 필요도 없고요"
"도대체 무슨일이야? 마이클과 싸웠어?"
그러자 제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랬구나]
안도를 한 린다는 제니를 달랬다. 제니와 정현이 떠난다면 마이클이 또다시 그녀를 찾아올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마이클과 싸웠더라도 그러면 안되지. 정현이 얼마나 불편하겠어?"
그러나 제니의 마음은 단호했다.
"상관없어요. 더 오래 있어봤자 마이클의 마음이 변하지는 않아요. 서로 불편할 뿐이죠. 어서 빨리 이집을 나가는게 나아요. 나중에 결혼식날짜를 잡으면 청첩장을 보내드릴게요. 오빠는 말고 린다와 낸시만 오세요"
"마이클과 크게 싸웠구나"
제니는 아무말없이 서있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얘기도 많이 못해서 미안해요. 건강하세요"
제니는 린다를 껴안아주고 가버렸다. 방안에 다시 들어온 린다는 조급하게 서성거렸다. 그러나 마이클이 찾아오는것이 너무나 두려워서 어떻게든 제니가 떠나는걸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결심을 한 린다는 문을 열고 낸시에게 달려갔다.
방에서 기다리던 정현은 제니가 오자 가방을 들고 밑으로 내려갔다.
"택시는 불렀어?"
"응. 5분안으로 온다고 했어"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는거야?"
"응. 전화를 해봤더니 마침 이시간에 비행기가 있대. 공항에 가서 표를 바꾸면 돼"
1층에는 아무도 없었다. 제니가 현관문을 열고 나갈려고하자 정현은 급히 그녀의 팔을 잡았다.
"정말 가족들에게는 인사도 안할거야?"
"린다에게 말해놨어. 신경 안써도 돼"
"하지만 나때문에 네가 가족들과 불화가 생기는건 원하지 않아"
"어차피 만나기도 힘든 사람들인데 괜찮아"
제니의 무표정을 보고 정현은 마음이 편치않았다. 그런데 위에서 소리가 나며 낸시와 린다가 뛰어내려 왔다. 낸시는 목욕을 했는지 젖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제니, 무슨 일이야?"
제니가 얼굴을 찌푸리며 린다를 쳐다보자 린다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네가 아무말도 안하고 간다고 해서 낸시에게 말했어. 집에 오래간만에 왔는데 이러면 어떡해?"
낸시도 제니를 붙잡으며 다그쳤다.
"마이클과 어떻게 싸웠는지는 모르지만 오빠가 원래 그런거 잘 알잖아. 그렇다고 한밤중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떠난다면 어떡해?"
낸시의 걱정하는 얼굴을 보자 제니는 저도모르는 미안함을 느끼며 부드럽게 말했다.
"미안해요, 낸시. 집에 더이상 있고싶지가 않아요. 마이클과 아무리 얘기해봤자 소용도 없고........"
그러는데 계단에서 마이클이 내려왔다. 낸시는 마이클을 붙잡고 사정했다.
"제니가 이시간에 떠난대요. 도대체 어떻게 싸웠길래 오래간만에 온 동생이 하루도 안되서 떠나요? 제발 제니를 말려봐요"
그러나 마이클은 아무말없이 제니와 정현을 노려보았다. 제니도 차가운 표정으로 마이클을 쳐다보았다. 이제는 오빠의 얼굴만 보아도 구역질이 나올 지경이었다. 두남매사이에 차가운 공기가 흐르자 정현을 비롯한 낸시와 린다는 무슨말도 못하고 어찌할바를 몰랐다. 한동안 적막이 흐르는데 인터폰이 울렸다. 낸시가 받아보니 대문에 있던 경비원에게서 오는 전화였다.
"택시가 들어온대요"
그소리에 제니는 조용히 가방을 들고 현관문을 열었다. 정현도 그녀를 따라 나가며 인사를 했다.
"죄송합니다. 저때문에 집안이 시끄럽게 됐군요. 모두 평안하시고 다음번에 뵙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마이클은 정현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제니가 떠나는것을 막을수가 없음을 깨달은 린다는 할수없이 정현에게 인사했다.
"만나서 반가왔어요. 결혼식때 꼭 참석할게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낸시는 간절하고 안따가운 눈으로 정현을 바라보았다. 정현도 이대로 헤어지기가 마음아팠으나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정중하게 인사했다.
"친절한 접대에 감사드립니다, 스티븐슨 부인. 결혼식때 뵙겠읍니다"
낸시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하게 말했다.
"나도 만나서 반가웠어요. 모든일이 잘되길 빌게요"
낸시의 눈에서 아쉬움을 보자 정현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착한 사람인데 저런 남편과 살다니 정말 안됐어]
정현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나가 택시운전사에게 가방을 주고 제니가 안에서 기다리는 택시를 탔다.
제니와 정현이 떠나자 린다는 방으로 올라갔으나 낸시는 여전히 그자리에 서서 택시가 떠나가는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오래만에 정이 가는 사람을 만나서 반가웠던 낸시는 정현이 떠나자 매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주말을 보내면서 그와 더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지만 이제는 그럴수가 없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움만 생겼다.
[사람을 편하게 해주던데. 저런 사람을 만나는것도 쉽지가 않지]
정원에서 가졌던 정현과의 성관계가 떠올랐다. 지난 몇년동안 마이클과 가졌던 의무적인 성관계와는 달리 오래간만에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과 한거같은 느낌이 들어 행복감마저 들어었다. 그러나 그와 했던 성행위가 정현을 힘들게 하지않기를 바랬다.
[제니가 그걸 몰라야 할텐데. 정현도 보니까 속으로 많이 괴로워 하던데 아무일이 없어야지]
그렇게 생각하는데 문득 마이클과 제니가 어떻게 싸워서 이런일까지 났는지가 궁금했다. 제니가 집안의 차를 안타고 택시를 이용한걸 보면 대단하게 싸운것임에는 분명했다. 2층으로 올라가서 방으로 가니 마이클은 침대에서 서류를 보고 있었다.
"갔어?"
"네. 도대체 어떻게 된거에요?"
"애가 정신이 나갔어. 동양놈과 결혼을 한다고 하고"
마이클이 별다른 말없이 투덜거리며 서류를 들고 나가자 낸시는 침대위에 앉아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1층을 내려간 마이클은 바에서 술을 꺼내 마셨다. 제니를 겁탈하고 서재에서 나왔을때는 죄책감을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잘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정신나간 애한테는 그런식으로라도 해야돼. 말을 해도 알아듣지를 않으니.....]
처음에는 성욕을 참지못하고 동생을 범했지만 차차 제니의 미끈한 몸매가 생각나서 그를 흥분시켰다. 더군다나 친동생과 섹스를 했다는것이 흥분을 더욱 유발시켰다.
[린다와 할때보다는 더 자극적이었어. 그렇게 훌륭한 몸매를 가지고 있는줄은 왜 미처 몰랐을까?]
그러자 제니가 정현과 떠났다는것이 그를 분노하게끔 만들었다.
[어떤놈이든 제니를 줄수 없어. 더군다나 그놈은 동양놈인데 어떻게 내동생을 그놈한테 계속 더럽히게 놔둘수 있어? 이대로두면 틀림없이 지멋대로 결혼할텐데. 그렇게 놔둘수는 없지. 암]
어느정도 술을 마시자 취기가 들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제니와의 섹스가 생각나는 마이클은 다시 일어나는 성욕을 참지못해서 린다의 방으로 갔다.
비행기안에서 정현은 말없이 제니옆에 앉아있었다. 밤이라서 창문을 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캄캄한 어둠만 깔려있었다. 늦은 밤이라서 비행기안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저택에서 떠날때부터 제니는 아무말이 없어서 정현도 가만히 있었다.
[저렇게 사이가 안좋아졌으니 제니의 가족들을 데리고 결혼하는것은 힘들어진건가?]
그러고있으니 피곤이 밀려왔다. 자신이 생각해보아도 정신없었던 하루였다. 불과 12시간안에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을 겪으니 마음도 매우 심란했다. 조용히 눈을 감는데 옆에서 제니가 입을 열었다.
"마이클은 죽을때까지 우리들의 결혼을 인정해주지 않을거야"
"계속 설득해보면 언젠가는 인정해주지 않을까?"
그러나 제니는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부질없는 짓이야. 이제는 오빠를 안만날거야"
"하나밖에 없는 핏줄인데 그러면 안돼"
하지만 제니는 그의 말에는 대답을 안하고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결혼식때 정현의 가족이라만도 와줬으면 좋겠어"
그러자 이번에는 정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자신도 부모님을 설득할수 있을지는 장담을 할수없었다.
"내가 잘 말하면 오실거야"
제니는 옆으로 머리를 돌리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생각해 보았는데 정현집에 갈때는 이번처럼 함께 가지말고 정현이 먼저가서 말씀드리는게 어때? 그러면 내가 오기전에 생각하실 시간도 생기는거잖아"
듣고보니 좋은 생각이었다. 솔직히 이번에는 말도 안하고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가서 낸시와 린다도 처음에는 무척 놀라고 혼란스러워 하는것으로 보였었다.
"좋은 생각이야. 다음주에 가보도록 할게"
"고마워. 정현의 부모님만이라도 우리들의 결혼을 축복해주셨으면 좋겠어"
그렇게 말한다음 제니는 다시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려 창문밖을 내다보았다. 정현은 낸시와 성관계를 맺어서 당분간 제니의 얼굴을 어떻게 볼까하며 고민했엇는데 잠시 그녀와 떨어져 있으면 마음의 정리가 될거같아서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부모님들의 반응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지고 무거워졌다. 좌석에 머리를 기댄 정현은 다시한번 밀려오는 피곤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9부끝
멜주소: [email protected]
-지금까지의 등장인물-
김정현: 25세의 한국교포 1.5세
제니 스티븐슨: 25세의 백인여자. 정현의 약혼녀.
마이클 스티븐슨: 33세의 석유재벌. 제니의 오빠.
낸시 스티븐슨: 32세의 마이클의 아내.
린다 스티븐슨: 42세의 마이클과 제니의 의붓어머니.
제니는 비틀거리는 다리로 간신히 2층을 올라가서 자신의 옛방으로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차가운 물을 튼다음 아직까지 질안에서 흐르는 오빠의 정액을 오물을 닦으듯이 마구 닦았다. 손에 묻어나오는 하얀 정액을 보니 너무나 역겨워서 구역질이 나왔다. 피임약을 먹고있어서 임신걱정은 안되었지만 몸안에 있는 오빠의 정액을 한방울도 남김없이 모조리 뽑아내고 싶었다. 말로만 듣던 성폭행을 자신이 당했다고 생각하니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것도 강간을 한사람이 친오빠라는것이 그녀를 절망에 빠트렸다. 오빠가 너무나 증오스럽고 원망스러워서 저도모르게 몸이 부르르 떨렸다.
[짐승같은 놈. 어떻게 친동생을 그렇게 할수있어?]
다시는 오빠를 보고싶지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오빠의 아내인 낸시를 볼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앞으로 낸시를 어떻게 보지? 낸시는 오빠가 그런 짐승같은 사람이란걸 알까?]
같은 여자로서 오빠와 결혼생활를 하고있는 낸시에게 동정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정현을 생각하니 가슴이 얽매여지는 것이었다. 정현이 이 사실을 알리는 없지만 친오빠에게 강간을 당했다는것이 그를 보기에 부끄러웠고 또한 다른 남자에게 몸을 빼앗겨서 미안하기까지 했다.
[앞으로 정현의 얼굴을 어떻게 봐? 그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데 이걸 알면 충격이 클거야]
그런생각을 하니 오빠와 한지붕밑에서 1분이라도 같이 있고싶지가 않았다. 갑자기 오빠를 신고해버릴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돈많은 오빠가 훌륭한 변호사들을 데리고 딱 잡아떼면 자신만이 바보가 될거라는 생각을 하니 부질없는 짓이라는걸 깨달았다. 하소연할 사람도 옆에 없어서 눈물만 주르르 흘러내렸다. 친오빠에게 몸을 짓밟혀도 아무것도 할수없는 현실이 원망스러웠다.
[그냥 그 짐승같은 놈을 다시는 안보면 돼]
어차피 오빠와 각별한 정도 없었기에 평생 안본다고해서 크게 문제될 일은 없었다. 얼굴을 닦고 머리를 빗은 제니는 옷을 입고 정현에게 가보았다.
정현은 방안에서 제니를 배반한 일때문에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평소 도덕성이 결벽증에 가까웠던 졍현이었기에 괴로움은 더 했다.
[후, 내가 어쩌자고 그런 짓을....]
의자에 앉아서 제니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용서를 빌어야하나를 고민하고 있는데 노크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정현은 문을 열어보니 제니가 서있었다. 제니의 얼굴을 보니 죄지은게 찔려서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었다. 그런데 제니의 얼굴도 그늘이 져 있었다. 제니는 방안에 들어와서 문을 닫고 조용하게 말했다.
"어서 짐을 싸. 이곳을 떠날거야"
"지금?"
"응. 곧 택시를 부를거야. 그러니 어서 준비해"
"오빠와 싸웠어?"
제니는 등을 돌리고 창문밖을 응시하더니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다시는 마이클을 보고싶지 않아. 그냥 정현의 부모님들에게 허락을 받고 결혼을 해야 할거 같애"
정현은 제니의 어두운 얼굴을 보니 마이클과 심하게 싸웠나보다하고 짐작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제니에게 미안함이 더욱 드는 것이었다.
[제니는 나때문에 친오빠와 싸우고 관계도 나빠졌는데 나는 그사이에 그런 짓이나 하고...]
제니는 다시 돌아서서 정현을 안고 가벼운 키스를 했다.
"빨리 준비해. 가방을 가지고 올게"
"가족한테는 간다고 말을 안해도 돼?"
"내가 낸시나 린다에게 말할테니 걱정하지마"
제니는 포옹을 풀고 미소를 짓더니 방을 나갔다. 무엇인가에 쫓기는듯이 행동하는 제니를 보고 정현은 어리둥절 했다.
[크게 싸웠나? 어서 이 집을 나가고 싶어하는 눈치네]
옷을 갈아입고 급히 가방을 싸는데 낸시가 떠올랐다. 비록 불륜을 저질렀지만 자신과 몸까지 섞고 친철하게 대해주었던 낸시였기에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않고 이렇게 떠난다는것이 마음에 걸렸다.
[제니가 오빠와 단단히 싸운 모양인데 그렇다면 낸시를 다시 만나기는 어렵겠네]
한숨을 쉰 정현은 가방을 마저 싸고 제니를 기다렸다.
린다는 방안에서 아까 정원에서 보았던 정현과 낸시의 정사장면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이 남편과 약혼녀 몰래 바람을 피웠다는것이 충격적이었지만 정현이 자꾸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보았던 동양남자의 섹스는 신선하기까지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네. 보기만 했는데도 이렇게 흥분되기는 오래간만이야. 낸시는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별안간 문두들기는 소리가 들려 화들짝 놀랬다. 또 마이클이 찾아왔나하고 조바심을 내며 문쪽으로 얼른 달려갔다.
"누..누구세요?"
"제니에요"
린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이시간에 무슨일인가 싶어 문을 열었다. 문밖에서 제니는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린다를 바라보았다.
"제니가 이시간에 무슨일이야?"
제니는 처음에 낸시를 찾을려고 했지만 마이클과 부딪히기 싫어서 린다를 찾아온 것이었다. 린다는 평상시에 입는 티와 바지를 입고 있었다.
"아직 안자고 있었어요?"
"으..응. 조금 있다가 잘거야"
제니의 약혼자의 불륜현장을 목격했던 린다는 제니를 보기가 어색했다. 마치 자신이 그녀에게 죄를 지은 느낌이었다.
[제니가 그사실을 알면 얼마나 상심이 클까? 알지 말아야 할텐데]
린다가 이런 생각을 하는지를 모르는 제니는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정현과 곧 떠날거에요. 그러니 나중에 마이클과 낸시에게 잘 말해주세요"
"뭐?"
린다는 놀라서 큰소리가 나오자 손으로 얼른 입을 막았다.
[정현과 낸시의 일을 알았나?]
제니의 말은 계속 되었다.
"택시를 부를거니까 걱정 안해도 되요. 조용하게 나갈거니까 배웅해줄 필요도 없고요"
"도대체 무슨일이야? 마이클과 싸웠어?"
그러자 제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랬구나]
안도를 한 린다는 제니를 달랬다. 제니와 정현이 떠난다면 마이클이 또다시 그녀를 찾아올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마이클과 싸웠더라도 그러면 안되지. 정현이 얼마나 불편하겠어?"
그러나 제니의 마음은 단호했다.
"상관없어요. 더 오래 있어봤자 마이클의 마음이 변하지는 않아요. 서로 불편할 뿐이죠. 어서 빨리 이집을 나가는게 나아요. 나중에 결혼식날짜를 잡으면 청첩장을 보내드릴게요. 오빠는 말고 린다와 낸시만 오세요"
"마이클과 크게 싸웠구나"
제니는 아무말없이 서있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얘기도 많이 못해서 미안해요. 건강하세요"
제니는 린다를 껴안아주고 가버렸다. 방안에 다시 들어온 린다는 조급하게 서성거렸다. 그러나 마이클이 찾아오는것이 너무나 두려워서 어떻게든 제니가 떠나는걸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결심을 한 린다는 문을 열고 낸시에게 달려갔다.
방에서 기다리던 정현은 제니가 오자 가방을 들고 밑으로 내려갔다.
"택시는 불렀어?"
"응. 5분안으로 온다고 했어"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는거야?"
"응. 전화를 해봤더니 마침 이시간에 비행기가 있대. 공항에 가서 표를 바꾸면 돼"
1층에는 아무도 없었다. 제니가 현관문을 열고 나갈려고하자 정현은 급히 그녀의 팔을 잡았다.
"정말 가족들에게는 인사도 안할거야?"
"린다에게 말해놨어. 신경 안써도 돼"
"하지만 나때문에 네가 가족들과 불화가 생기는건 원하지 않아"
"어차피 만나기도 힘든 사람들인데 괜찮아"
제니의 무표정을 보고 정현은 마음이 편치않았다. 그런데 위에서 소리가 나며 낸시와 린다가 뛰어내려 왔다. 낸시는 목욕을 했는지 젖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제니, 무슨 일이야?"
제니가 얼굴을 찌푸리며 린다를 쳐다보자 린다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네가 아무말도 안하고 간다고 해서 낸시에게 말했어. 집에 오래간만에 왔는데 이러면 어떡해?"
낸시도 제니를 붙잡으며 다그쳤다.
"마이클과 어떻게 싸웠는지는 모르지만 오빠가 원래 그런거 잘 알잖아. 그렇다고 한밤중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떠난다면 어떡해?"
낸시의 걱정하는 얼굴을 보자 제니는 저도모르는 미안함을 느끼며 부드럽게 말했다.
"미안해요, 낸시. 집에 더이상 있고싶지가 않아요. 마이클과 아무리 얘기해봤자 소용도 없고........"
그러는데 계단에서 마이클이 내려왔다. 낸시는 마이클을 붙잡고 사정했다.
"제니가 이시간에 떠난대요. 도대체 어떻게 싸웠길래 오래간만에 온 동생이 하루도 안되서 떠나요? 제발 제니를 말려봐요"
그러나 마이클은 아무말없이 제니와 정현을 노려보았다. 제니도 차가운 표정으로 마이클을 쳐다보았다. 이제는 오빠의 얼굴만 보아도 구역질이 나올 지경이었다. 두남매사이에 차가운 공기가 흐르자 정현을 비롯한 낸시와 린다는 무슨말도 못하고 어찌할바를 몰랐다. 한동안 적막이 흐르는데 인터폰이 울렸다. 낸시가 받아보니 대문에 있던 경비원에게서 오는 전화였다.
"택시가 들어온대요"
그소리에 제니는 조용히 가방을 들고 현관문을 열었다. 정현도 그녀를 따라 나가며 인사를 했다.
"죄송합니다. 저때문에 집안이 시끄럽게 됐군요. 모두 평안하시고 다음번에 뵙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마이클은 정현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제니가 떠나는것을 막을수가 없음을 깨달은 린다는 할수없이 정현에게 인사했다.
"만나서 반가왔어요. 결혼식때 꼭 참석할게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낸시는 간절하고 안따가운 눈으로 정현을 바라보았다. 정현도 이대로 헤어지기가 마음아팠으나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정중하게 인사했다.
"친절한 접대에 감사드립니다, 스티븐슨 부인. 결혼식때 뵙겠읍니다"
낸시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하게 말했다.
"나도 만나서 반가웠어요. 모든일이 잘되길 빌게요"
낸시의 눈에서 아쉬움을 보자 정현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착한 사람인데 저런 남편과 살다니 정말 안됐어]
정현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나가 택시운전사에게 가방을 주고 제니가 안에서 기다리는 택시를 탔다.
제니와 정현이 떠나자 린다는 방으로 올라갔으나 낸시는 여전히 그자리에 서서 택시가 떠나가는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오래만에 정이 가는 사람을 만나서 반가웠던 낸시는 정현이 떠나자 매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주말을 보내면서 그와 더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지만 이제는 그럴수가 없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움만 생겼다.
[사람을 편하게 해주던데. 저런 사람을 만나는것도 쉽지가 않지]
정원에서 가졌던 정현과의 성관계가 떠올랐다. 지난 몇년동안 마이클과 가졌던 의무적인 성관계와는 달리 오래간만에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과 한거같은 느낌이 들어 행복감마저 들어었다. 그러나 그와 했던 성행위가 정현을 힘들게 하지않기를 바랬다.
[제니가 그걸 몰라야 할텐데. 정현도 보니까 속으로 많이 괴로워 하던데 아무일이 없어야지]
그렇게 생각하는데 문득 마이클과 제니가 어떻게 싸워서 이런일까지 났는지가 궁금했다. 제니가 집안의 차를 안타고 택시를 이용한걸 보면 대단하게 싸운것임에는 분명했다. 2층으로 올라가서 방으로 가니 마이클은 침대에서 서류를 보고 있었다.
"갔어?"
"네. 도대체 어떻게 된거에요?"
"애가 정신이 나갔어. 동양놈과 결혼을 한다고 하고"
마이클이 별다른 말없이 투덜거리며 서류를 들고 나가자 낸시는 침대위에 앉아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1층을 내려간 마이클은 바에서 술을 꺼내 마셨다. 제니를 겁탈하고 서재에서 나왔을때는 죄책감을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잘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정신나간 애한테는 그런식으로라도 해야돼. 말을 해도 알아듣지를 않으니.....]
처음에는 성욕을 참지못하고 동생을 범했지만 차차 제니의 미끈한 몸매가 생각나서 그를 흥분시켰다. 더군다나 친동생과 섹스를 했다는것이 흥분을 더욱 유발시켰다.
[린다와 할때보다는 더 자극적이었어. 그렇게 훌륭한 몸매를 가지고 있는줄은 왜 미처 몰랐을까?]
그러자 제니가 정현과 떠났다는것이 그를 분노하게끔 만들었다.
[어떤놈이든 제니를 줄수 없어. 더군다나 그놈은 동양놈인데 어떻게 내동생을 그놈한테 계속 더럽히게 놔둘수 있어? 이대로두면 틀림없이 지멋대로 결혼할텐데. 그렇게 놔둘수는 없지. 암]
어느정도 술을 마시자 취기가 들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제니와의 섹스가 생각나는 마이클은 다시 일어나는 성욕을 참지못해서 린다의 방으로 갔다.
비행기안에서 정현은 말없이 제니옆에 앉아있었다. 밤이라서 창문을 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캄캄한 어둠만 깔려있었다. 늦은 밤이라서 비행기안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저택에서 떠날때부터 제니는 아무말이 없어서 정현도 가만히 있었다.
[저렇게 사이가 안좋아졌으니 제니의 가족들을 데리고 결혼하는것은 힘들어진건가?]
그러고있으니 피곤이 밀려왔다. 자신이 생각해보아도 정신없었던 하루였다. 불과 12시간안에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을 겪으니 마음도 매우 심란했다. 조용히 눈을 감는데 옆에서 제니가 입을 열었다.
"마이클은 죽을때까지 우리들의 결혼을 인정해주지 않을거야"
"계속 설득해보면 언젠가는 인정해주지 않을까?"
그러나 제니는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부질없는 짓이야. 이제는 오빠를 안만날거야"
"하나밖에 없는 핏줄인데 그러면 안돼"
하지만 제니는 그의 말에는 대답을 안하고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결혼식때 정현의 가족이라만도 와줬으면 좋겠어"
그러자 이번에는 정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자신도 부모님을 설득할수 있을지는 장담을 할수없었다.
"내가 잘 말하면 오실거야"
제니는 옆으로 머리를 돌리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생각해 보았는데 정현집에 갈때는 이번처럼 함께 가지말고 정현이 먼저가서 말씀드리는게 어때? 그러면 내가 오기전에 생각하실 시간도 생기는거잖아"
듣고보니 좋은 생각이었다. 솔직히 이번에는 말도 안하고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가서 낸시와 린다도 처음에는 무척 놀라고 혼란스러워 하는것으로 보였었다.
"좋은 생각이야. 다음주에 가보도록 할게"
"고마워. 정현의 부모님만이라도 우리들의 결혼을 축복해주셨으면 좋겠어"
그렇게 말한다음 제니는 다시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려 창문밖을 내다보았다. 정현은 낸시와 성관계를 맺어서 당분간 제니의 얼굴을 어떻게 볼까하며 고민했엇는데 잠시 그녀와 떨어져 있으면 마음의 정리가 될거같아서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부모님들의 반응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지고 무거워졌다. 좌석에 머리를 기댄 정현은 다시한번 밀려오는 피곤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9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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