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제국의 역습 20부
한국정보국 후꾸오까지부
부장: 이기훈. KH29호.
1. 한서희. SH50호. 32세. 행동요원. 여. 평안남도 평양 출신.
2. 우지태. JT56호. 30세. 행동요원. 남. 경상북도 대구 출신.
3, 김상철. SC62호. 30세. 행동요원. 남. 전라남도 광주 출신.
4. 정희숙. HS67호. 28세. 행동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5. 박광석. KS75호. 27세. 행동요원. 남. 황해도 해주 출신.
6. 나진혜. JH72호. 29세. 분석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7. 오석재. SJ87호. 27세. 분석요원. 남. 함경남도 함흥 출신.
8. 신경희. KH42호. 42세. 행정요원. 여. 강원도 강릉 출신.
"자네가 생각하기에는 어때?"
서희는 무슨말인가 하며 기훈을 바라보았다.
"아까 요원들을 보니 의심할만한 사람이 있냐는 말이야"
"모두 열심히 싸웠읍니다. 의심날만한 행동들은 보지 못했읍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단정지을수는 없지"
기훈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까 공장밖에서는 무슨일이 났었나?"
"KS75호와 폭탄을 장치했다가 야꾸자들이 차에 오르는순간 터트렸읍니다. 살아남은 야꾸자들은 사살했고요"
"그때도 KS75호는 열심히 싸웠어?"
"네"
"마약의 조사가 끝나는대로 마약을 가지고 시게오에게 갈테니 그리 알고있게"
"알겠읍니다"
"그만나가 쉬게"
서희가 인사를 하고 나가자 기훈은 갑자기 피곤이 몰려와서 잠시 눈을 붙혔다.
아침일찍 본부로 귀환한 희숙은 분석실에서 새벽에 일어났던 일을 듣고 부장실로 갔다.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잠이 깬 기훈은 들어오라고 했다.
"죄송합니다. 주무시는데 제가 깨웠군요"
"아니야. 할일이 많은데 마침 잘깨워줬어"
"새벽의 일은 들었읍니다. 일찍 돌아왔었더라면 저라도 조그만 도움이 되었을텐데요"
"괜찮아. 자네는 할일이 있잖아. 학교들의 동태가 어때?"
"대통령저격사건으로 많이 술렁거리고 있읍니다. 제가 알아낸 정보로는 학교들이 연합해서 조만간 대규모의 시위를 할 계획이랍니다"
기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여간 학생들이 문제야. 공부나 할것이지. 누가 주동인지는 아나?"
"후꾸오까대, 오꾸다대, 쇼오루대인걸로 파악되고 있읍니다. 모두 명문대들이죠"
"오꾸다대?"
"네"
요정에서 기훈을 암살하려 했던 가시하라 히로꼬가 다녔던 대학교였다.
"군은 어떻게 하고있지?"
"지금 학교들앞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대치중입니다"
"어쩌면 잘되었는지도 몰라. 이 기회를 이용해서 골치덩어리들이 있으면 쓸어버려야지. 계속 조사해서 조금이라도 수상한 놈이 있으면 군에게 연락해서 국가전복죄로 바로 잡아가도록 하게. 비상게엄령이 내렸고 대통령저격사건이 있기때문에 그렇게해도 국외나라들에게 어느정도 명분이 설거야"
"그렇게 하겠읍니다"
"그리고 자네 지금 학생으로 위장하고 있지?"
"네"
"어디학생으로 있지?"
"키타루대학에 있읍니다"
"거기는 음대잖아? 다른곳에 비하면 조용할텐데"
"그런곳을 다니면 의심을 덜 받습니다. 학생들도 정보국요원이 학교에 침투하고 있는것을 알아서 조심하죠. 보통 종합대학에 반한조직들이 있어 그곳부터 의심합니다. 반면에 음대같은 작은 학교에서 왔다고하면 조직에 깊이 관여하지않기때문에 경계가 덜하죠"
"음. 그런점이 있군. 자네 악기를 다루는것이 있나?"
"정보국에 들어오기전에 바이올린을 했었읍니다"
"바이올린? 잘해?"
희숙은 수줍은듯이 웃었다.
"자랑할만한 수준은 못됩니다"
"계속 그걸하지 왜 이런곳에 왔어?"
희숙은 바닥을 쳐다보며 가만히 있다가 사무적인 목소리가 바뀌며 말했다.
"집안이 어느정도 살았었는데 아버지께서 사업을 실패하시는 바람에 하던 공부를 포기하고 정보국에 들어왔어요. 이곳에 들어오면 적어도 먹고살 걱정은 없고 누구도 안건들이잖아요"
기훈은 희숙이 딱해서 한숨을 쉬었다. 사실 희숙같은 이유로 정보국에 응시하는 사람이 많았다.
"음악을 했다면서 용케도 뽑혔군"
그러자 희숙은 머리를 긁으며 겸언쩍게 웃었다.
"이래봐도 제가 남보다는 운동신경이 뛰어나거든요. 그리고 어렸을때 태권도를 배워 공인 5단이었어요. 그게 많이 도움이 됐죠"
"그정도로 들어온걸 보면 대단하군. 좋아. 더이상 보고할게 없으면 그만 나가보게"
"네"
희숙이 나갈려고하자 기훈이 다시 그녀를 불러세웠다.
"HS67호"
"네?"
"몸조심하게. 이곳의 일진회가 만만치 않은것 같아"
"명심하겠읍니다"
희숙은 부장실을 나와서 광석의 방으로 갔다. 광석과는 같이 훈련과 교육을 받아서 다른요원들보다는 어느정도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문을 두들기고 들어가보니 광석은 티와 반바지를 입고 침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의 왼쪽 허벅지에는 하얀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다쳤다며?"
"응. 별거 아니야. 내일이면 돌아다닐수 있어"
광석이 희숙보다 한살 아래였지만 둘은 말을 트며 지냈다. 광석은 북한에서 어려서부터 군사교육을 받으며 자라서 교육을 받을때 희숙에게 무술대련상대자가 되어주며 도움을 여러번 줬었다. 그대신 희숙은 광석에게 남한사회를 잘 적응할수 있도록 도와주곤 했었다.
"다친걸 보면 상대가 대단했던 모양이지?"
"무술실력이 꽤 높던데 그래도 상대는 할수있었어. 그런데 군이 오는 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암기들을 던지는거야. 내가 방심했었어. 그자가 도망치느라고 그렇게 던져서 이정도지 제대로 던졌었더라면 큰일날뻔 했어"
"암기가 뭐였는데?"
"센본"
"옛날에 닌자들이 썼던거? 그걸 아직까지 쓰는 사람이 있구나. 괜찮은걸 보면 암기에 독이 없었나보지?"
"응. 천만다행이지"
"이건 KH42호가 해준거야?"
"응"
광석은 붕대를 이리저리 살펴보고있는 희숙을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정보국에서 훈련을 받을때 그의 무뚝뚝한 성격과 불만스러워 보이는 인상때문에 그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희숙만이 그에게 친절하게 이것저것 가르쳐주며 도와주자 처음에는 고마웠고 나중에는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광석도 그의 도움을 받고자 희숙이 그에게 가까이하는것을 알고있었다. 그러나 이성과 사귀지말라는 철저한 교육을 받게되자 그러한 마음이 사라지며 그냥 동료로 생각하게 되었다. 희숙도 처음에 정보국에 응시해서 훈련을 받을때 무술실력이 다른 응시자들과 비교해서 생각보다 떨어지자 난처해 했었다. 그때 늘 혼자만 있던 광석에게 도움을 청했었다. 광석은 생긴것과는 달리 성의것 가르쳐주었다. 정보국요원으로 뽑힌것은 그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통 요원들끼리는 불필요한 말은 안했지만 그에게 고마움과 친숙함을 느끼며 다른요원들이 안볼때는 광석과 친하게 얘기했다. 광석이 후꾸오까로 발령받아서 왔을때 먼저 있었던 희숙은 반가웠고 광석이 빨리 후꾸오까를 파악할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는 시간날때마다 그를 불러내 대련을 해서 무술실력을 증진시켰다.
"JT56호가 대단한걸 건졌네"
"글쎄말이야. 마약도 품질이 아주 좋대"
"어디서 정보를 건졌대?"
"끄나풀이지"
"부장님이 싸우는거는 봤어?"
"응. 그놈이 암기를 던지고 부장님에게 가서 싸우더군. 부장님과 싸우던 사람의 부하였나봐"
"소문대로 대단해?"
"군이 들어와서 많이는 못보았지만 몸놀림이 빠르더라. 너와 내가 함께 덤벼도 단숨에 제압당할거야"
"와, 그정도야? 우리도 제법하는데"
"그런소리 들을려면 아직도 멀었어. 당장이라도 SH50호나 이길수 있어?"
그러자 희숙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어휴, 그 얼음장하고 싸우니 차라리 부장님한테 맞을래"
"하하,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다른 요원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서희를 무척이나 어려워했다.
"그런데 부장님하고 싸우던 사람은 도망갔다며?"
"응. 군이 포위했는데도 어떻게 도망쳤는지 알수가 없어"
"부장님과 붙다가 빠져나간걸 보면 실력이 대단한가보지?"
"그런가봐. 아까 JT56가 와서 얘기해줬는데 전쟁때 부장남과 싸웠던 사람이래. 그때 부장님이 죽을뻔했대"
"그정도야?"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데 부장님이 그때 만든거라 하더군"
"칼자국?"
"응. 본적이 있어?"
"아니. 그러면 부장님에게 앙심이 많겠네"
"그러겠지. 일진회에 있으니 만나면 싸우지말고 피하래"
"일진회? 그러면 어서 잡아야 하겠네"
"근데 그게 쉽지가 않은가봐"
"잡혀온자들도 야꾸자들이야?"
"응"
"너도 심문해?"
"아닐거야. 아마 부장님과 SH50호, JT56호가 하겠지"
"부장님이 여기와서 심문한적은 한번도 없지?"
"응. 어떻게 하나 궁금해"
"어쨋든 몸조리나 잘해. 나는 나가볼테니"
"알았어. 그런데 바이올린은 잘돼?"
희숙은 일어나다가 씨익 웃었다.
"나중에 들려줄게"
희숙이 나간후에도 광석은 방문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먼동이 트고있을때 어느 한 창고뒤에서 긴머리를 뒤로 묶은 남자가 창문이 내려진 자동차안에서 차가운 공기를 맡으며 담배를 피고 있었다. 시계를 보고있는데 저쪽에서 썬글라스를 낀 한국군복을 입은 군인이 다가오고 있었다. 군인은 남자가 타고있는 차의 뒷문을 열고 탔다. 백미러를 보니 군인의 썬글라스밑으로 칼자국이 보였다.
"기다리고 계십니다"
군인은 남자의 말을 듣고 아무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로 가지"
자동차는 차가운 아침공기를 뚫으며 출발했다.
기훈은 진혜에게서 데리고 온 4명의 남자들과 트럭에 적혀있던 운송회사에 대한 보고서를 받았다.
"군에서는 죽은자들의 신원조회가 아직 안끝났고 상자안에 들어있는 물건도 아직 조사중입니다"
"야꾸자보스들은?"
"도쿄에 연락을 했는데 오늘안으로 보내겠답니다"
"알았어. 근데 조그마한 비디오카메라들이 있나? 가지고 다니면서 몰래 찍을수있는거 말이야"
"있읍니다. 그건 왜요?"
"나중에 밖에 나갈때 쓸일이 있어서 그래. 두대만 어서 갇다줘"
"알겠읍니다"
진혜가 나간후 기훈은 보고서를 읽었다. 써노운송회사는 전화번호나 장소가 엉터리인 유령회사였다. 장을 넘기며 기훈이 쓰러트렸던 자의 신원을 보았다.
이름: 호보야로 도이찌.
나이: 39세.
거주: 나고야.
경력: 나고야에 있던 야꾸자 보스. 7년전에 보스가 되었음.
가족: 처와 1남1녀
그다음장은 지태와 싸우던 자였다.
이름: 테야자끼 코부.
나이: 32세.
거주: 쿠마모토.
경력: 쿠마모토에 있던 야꾸자 소속. 10년동안 야꾸자로 활동.
가족: 없음.
[쿠마모토는 후꾸오까 바로 밑인데]
그다음은 서희에게 잡힌 자였다.
이름: 모리우마 겐지로.
나이: 37세.
거주: 히로시마
경력: 히로시마에 있던 야꾸자 보스. 7년전에 보스가 되었음.
가족: 없음
마지막은 암기를 던졌던 자였다.
이름: 지다시 노부까
나이: 30세
거주: 오사까
경력: 오사까에 있던 야꾸자 소속. 9년동안 야꾸자로 활동.
가족: 없음
[오사까라.... 칼자국도 오사까에 있었고 나까무라대위의 후손도 오사까에 있었다고 했지. 오사까가 계속 나오는군. 살려서 잡았어야 하는건데]
정보들은 옛일본정보부에서 나온것이었다. 전쟁중에 일진회는 만일을 대비해서 일본경시청에 있던 야꾸자들의 기록들을 없애버리고 접근하기 힘들었던 정보부의 기록만 남겼었다. 모두 일진회와의 관련과 전쟁때의 활동은 나와있지 않았다. 이들의 범죄경력을 보니 화려했다. 살인, 강간, 밀수, 납치, 마약이니 별의별 범죄들을 저질렀었다. 노크소리가 들리며 진혜가 카메라들을 들고 들어왔다.
"이것들이면 되겠읍니까?"
"응. 그리고 또하나가 있어. 오사까에 있었던 야꾸자와 일본정보부의 기록들을 모조리 찾아주게"
"그러겠읍니다"
진혜가 나가자 카메라들을 치운다음 서희와 지태를 불렀다.
"눈좀 붙혔나?"
"네"
"지금 심문실들에는 누가 있지?"
"저와 JT56호가 잡았던 자들이 각각 있읍니다"
"그럼 우선 자네들이 심문을 시작하게. 마약거래선과 일진회와의 관련, 그리고 칼자국과 오사까에 있던 야꾸자조직. 일진회, 옛일본정보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캐네. 심문이 끝날때는 죽지않을정도로 기절시켜. 여기에 그들에 대한 기록들이 나와있어"
기훈은 보고서들을 복사한것들을 내밀었다.
"또하나, 대통령저격범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알았읍니다"
서희와 지태는 보고서들을 들고 나갔다.
심문실에는 건장하게 생긴 모리우마 겐지로가 양복을 입은채로 수갑에 묶여 의자에 앉아있었다. 서희가 들어오는것을 보자 그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서희는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모리우마의 맞은편에 앉아서 그에 대한 신상기록을 천천히 읽었다.
"이름을 말해봐"
"....."
"안말해?"
"거기 있잖아"
"네입으로 말하란 말이야!"
"........"
모리우마가 대답은 안하고 계속 노려보자 서희는 채찍을 가지고와서 앉았다. 그리고는 그의 분노에 찬 눈을 보다가 채찍을 휘둘렀다. 채찍은 책상을 가로질러 날아가서 정확히 모리우마의 입술을 강타했다.
"윽!"
맞은 입술은 터져서 붉은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서로 피곤하게 하지말고 대답을 해"
모리우마는 계속 서희를 노려보다가 입을 열었다.
"모리우마 겐지로"
"나이는?"
"37세"
"주소는?"
"히로시마"
"직업은 뭐야?"
"뭘거라 생각해?"
모리우마가 빈정대자 서희는 다시 채찍을 들어 반대편의 입술을 때렸다.
"윽!"
이제 입술은 전체가 피로 덮혀있었다. 평소에 여자를 성노리개정도로 여겼던 모리우마는 서희에게 수모를 받자 수치심으로 견딜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한국여자하면 일제때의 종군위안부를 떠올리며 우습게 생각했는데 자신이 한국여자에게 잡혀서 이런꼴을 당하자 화도 치밀어 올랐다. 계속해서 노려보는 모리우마를 무시하고 서희는 다시 보고서를 들여다보았다.
"경력이 화려하군. 그중에서도 강간이 제일 많군. 여자를 밝히나 보지?"
그말에 모리우마는 입언저리를 실룩거리며 말을 내뱉었다.
"왜? 너도 해줄까?"
서희는 보고서에서 고개를 들고 냉소를 짓고있는 모리우마를 쳐다보았다. 모리우마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처음에는 강간을 당했어도 모두다 만족했어"
"여자들이 그래?"
"말은 안하지만 커다란 자지가 들어가면 뻔한거 아냐? 다 끝나고 생각해보니 알량한 자존심때문에 신고한거지"
서희는 기가 막혔다. 생각같아서는 그자리에서 주둥아리를 찢어버리고 싶었다.
"네물건이 그렇게 대단해?"
"한번 맛을 보지그래. 어차피 여기 들어오면 죽거나 온전한 상태로 못나간다는것은 알고있어. 그러니 내몸이 온전할때 즐겨보는게 어때? 아까 싸울때 보니까 그쪽도 몸매가 잘빠진것 같던데"
모리우미는 입에 피를 흘리면서 느긋하게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된거 정보국여자나 마음껏 희롱하기로 결심했다.
[여자가 남자만큼 잔인하게 굴겠어?]
서희는 보고서를 내려놓고 한동안 무표정으로 야꾸자를 쳐다보다가 이윽고 묘한 웃음을 지었다.
"어디한번 구경이나 해볼까?"
그러자 모리우미는 의자를 뒤로 빼더니 두다리를 벌리고 바지의 아랫도리를 당당하게 내밀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랬어. 구경해봐. 정보국요원이니 마음에 들면 확실하게 만족시켜줄게"
"호호, 꽤나 자신이 있군"
서희는 일어나서 모리우미앞으로 다가가더니 손바닥으로 바지아랫도리를 천천히 문질렀다. 느껴지는 바지안의 자지는 그의 말대로 제법 훌륭했다. 혁대와 바지를 풀으고 지퍼를 내리니 발기되지 않은 거대한 자지가 나왔다.
"어때?"
모리우미의 말투에는 자랑스러움이 들어있었다.
"발기된걸 봐야지"
서희는 계속 미소를 지으면서 자지를 잡고 부드럽게 흔들었다. 모리우미는 자지가 발기되는것을 느끼며 서희의 손길을 음미했다.
"솜씨가 제법이군"
자지는 완전히 발기되어 서희의 얼굴을 향해 꼿꼿하게 섰다. 부장의 자지보다는 작았지만 그래도 이곳에 잡혀왔던 사람들중에서는 제일 컸다. 서희는 수건을 가져와 입술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주고 다시 자지를 흔들었다. 모리우미는 의기양양해져서 거만하게 말했다.
"마음에 들어?"
서희는 눗웃음을 지으며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제법 훌륭한데. 그런데 어떡하지? 너에게 물어볼 말이 있는데"
"서로의 육체를 즐겨보고 하는게 어떨까? 너의 몸을 만져보고 싶은데 이 수갑을 풀어주는게 어때? 그래보았자 내가 여기서 도망칠수도 없고. 우리 한번 뜨겁게 해보자구"
서희는 모리우미에게 몸을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
"정말 나와 하고싶어?"
"응. 은근하게 끌리는데"
서희는 웃는 표정을 바꾸지않고 자지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모리우미는 갑작스런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윽!"
"어떡하지? 나는 가학적인 행위를 좋아하거든. 특히 너같은 놈은 역겨워서 학대를 하면서 서서히 죽이고 싶어"
그러더니 자지를 위로 끌어당기면서 구두의 앞꿈치로 불알을 세차게 걷어찼다.
"으악! 컥! 컥!"
모리우미는 서희에게 자지가 꽉 잡혀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고통과 막힌숨으로 고개를 숙이고 헐떡거렸다. 서희는 표정을 차갑게 바꾸며 그의 머리카락들을 잡고 머리를 거칠게 들어올렸다.
"너에게 강간을 당하면 여자들이 만족을 한다고? 나도 생각해보니 나에게 고문당했던 남자들도 모두 만족했던거 같애. 너도 만족시켜줄테니 기대해"
갑자기 돌변한 서희의 무표정인 얼굴과 차가운 목소리로 모리우미는 공포감이 들기 시작했다.
20부끝
한국정보국 후꾸오까지부
부장: 이기훈. KH29호.
1. 한서희. SH50호. 32세. 행동요원. 여. 평안남도 평양 출신.
2. 우지태. JT56호. 30세. 행동요원. 남. 경상북도 대구 출신.
3, 김상철. SC62호. 30세. 행동요원. 남. 전라남도 광주 출신.
4. 정희숙. HS67호. 28세. 행동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5. 박광석. KS75호. 27세. 행동요원. 남. 황해도 해주 출신.
6. 나진혜. JH72호. 29세. 분석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7. 오석재. SJ87호. 27세. 분석요원. 남. 함경남도 함흥 출신.
8. 신경희. KH42호. 42세. 행정요원. 여. 강원도 강릉 출신.
"자네가 생각하기에는 어때?"
서희는 무슨말인가 하며 기훈을 바라보았다.
"아까 요원들을 보니 의심할만한 사람이 있냐는 말이야"
"모두 열심히 싸웠읍니다. 의심날만한 행동들은 보지 못했읍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단정지을수는 없지"
기훈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까 공장밖에서는 무슨일이 났었나?"
"KS75호와 폭탄을 장치했다가 야꾸자들이 차에 오르는순간 터트렸읍니다. 살아남은 야꾸자들은 사살했고요"
"그때도 KS75호는 열심히 싸웠어?"
"네"
"마약의 조사가 끝나는대로 마약을 가지고 시게오에게 갈테니 그리 알고있게"
"알겠읍니다"
"그만나가 쉬게"
서희가 인사를 하고 나가자 기훈은 갑자기 피곤이 몰려와서 잠시 눈을 붙혔다.
아침일찍 본부로 귀환한 희숙은 분석실에서 새벽에 일어났던 일을 듣고 부장실로 갔다.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잠이 깬 기훈은 들어오라고 했다.
"죄송합니다. 주무시는데 제가 깨웠군요"
"아니야. 할일이 많은데 마침 잘깨워줬어"
"새벽의 일은 들었읍니다. 일찍 돌아왔었더라면 저라도 조그만 도움이 되었을텐데요"
"괜찮아. 자네는 할일이 있잖아. 학교들의 동태가 어때?"
"대통령저격사건으로 많이 술렁거리고 있읍니다. 제가 알아낸 정보로는 학교들이 연합해서 조만간 대규모의 시위를 할 계획이랍니다"
기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여간 학생들이 문제야. 공부나 할것이지. 누가 주동인지는 아나?"
"후꾸오까대, 오꾸다대, 쇼오루대인걸로 파악되고 있읍니다. 모두 명문대들이죠"
"오꾸다대?"
"네"
요정에서 기훈을 암살하려 했던 가시하라 히로꼬가 다녔던 대학교였다.
"군은 어떻게 하고있지?"
"지금 학교들앞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대치중입니다"
"어쩌면 잘되었는지도 몰라. 이 기회를 이용해서 골치덩어리들이 있으면 쓸어버려야지. 계속 조사해서 조금이라도 수상한 놈이 있으면 군에게 연락해서 국가전복죄로 바로 잡아가도록 하게. 비상게엄령이 내렸고 대통령저격사건이 있기때문에 그렇게해도 국외나라들에게 어느정도 명분이 설거야"
"그렇게 하겠읍니다"
"그리고 자네 지금 학생으로 위장하고 있지?"
"네"
"어디학생으로 있지?"
"키타루대학에 있읍니다"
"거기는 음대잖아? 다른곳에 비하면 조용할텐데"
"그런곳을 다니면 의심을 덜 받습니다. 학생들도 정보국요원이 학교에 침투하고 있는것을 알아서 조심하죠. 보통 종합대학에 반한조직들이 있어 그곳부터 의심합니다. 반면에 음대같은 작은 학교에서 왔다고하면 조직에 깊이 관여하지않기때문에 경계가 덜하죠"
"음. 그런점이 있군. 자네 악기를 다루는것이 있나?"
"정보국에 들어오기전에 바이올린을 했었읍니다"
"바이올린? 잘해?"
희숙은 수줍은듯이 웃었다.
"자랑할만한 수준은 못됩니다"
"계속 그걸하지 왜 이런곳에 왔어?"
희숙은 바닥을 쳐다보며 가만히 있다가 사무적인 목소리가 바뀌며 말했다.
"집안이 어느정도 살았었는데 아버지께서 사업을 실패하시는 바람에 하던 공부를 포기하고 정보국에 들어왔어요. 이곳에 들어오면 적어도 먹고살 걱정은 없고 누구도 안건들이잖아요"
기훈은 희숙이 딱해서 한숨을 쉬었다. 사실 희숙같은 이유로 정보국에 응시하는 사람이 많았다.
"음악을 했다면서 용케도 뽑혔군"
그러자 희숙은 머리를 긁으며 겸언쩍게 웃었다.
"이래봐도 제가 남보다는 운동신경이 뛰어나거든요. 그리고 어렸을때 태권도를 배워 공인 5단이었어요. 그게 많이 도움이 됐죠"
"그정도로 들어온걸 보면 대단하군. 좋아. 더이상 보고할게 없으면 그만 나가보게"
"네"
희숙이 나갈려고하자 기훈이 다시 그녀를 불러세웠다.
"HS67호"
"네?"
"몸조심하게. 이곳의 일진회가 만만치 않은것 같아"
"명심하겠읍니다"
희숙은 부장실을 나와서 광석의 방으로 갔다. 광석과는 같이 훈련과 교육을 받아서 다른요원들보다는 어느정도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문을 두들기고 들어가보니 광석은 티와 반바지를 입고 침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의 왼쪽 허벅지에는 하얀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다쳤다며?"
"응. 별거 아니야. 내일이면 돌아다닐수 있어"
광석이 희숙보다 한살 아래였지만 둘은 말을 트며 지냈다. 광석은 북한에서 어려서부터 군사교육을 받으며 자라서 교육을 받을때 희숙에게 무술대련상대자가 되어주며 도움을 여러번 줬었다. 그대신 희숙은 광석에게 남한사회를 잘 적응할수 있도록 도와주곤 했었다.
"다친걸 보면 상대가 대단했던 모양이지?"
"무술실력이 꽤 높던데 그래도 상대는 할수있었어. 그런데 군이 오는 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암기들을 던지는거야. 내가 방심했었어. 그자가 도망치느라고 그렇게 던져서 이정도지 제대로 던졌었더라면 큰일날뻔 했어"
"암기가 뭐였는데?"
"센본"
"옛날에 닌자들이 썼던거? 그걸 아직까지 쓰는 사람이 있구나. 괜찮은걸 보면 암기에 독이 없었나보지?"
"응. 천만다행이지"
"이건 KH42호가 해준거야?"
"응"
광석은 붕대를 이리저리 살펴보고있는 희숙을 가만히 내려다 보았다. 정보국에서 훈련을 받을때 그의 무뚝뚝한 성격과 불만스러워 보이는 인상때문에 그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희숙만이 그에게 친절하게 이것저것 가르쳐주며 도와주자 처음에는 고마웠고 나중에는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광석도 그의 도움을 받고자 희숙이 그에게 가까이하는것을 알고있었다. 그러나 이성과 사귀지말라는 철저한 교육을 받게되자 그러한 마음이 사라지며 그냥 동료로 생각하게 되었다. 희숙도 처음에 정보국에 응시해서 훈련을 받을때 무술실력이 다른 응시자들과 비교해서 생각보다 떨어지자 난처해 했었다. 그때 늘 혼자만 있던 광석에게 도움을 청했었다. 광석은 생긴것과는 달리 성의것 가르쳐주었다. 정보국요원으로 뽑힌것은 그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통 요원들끼리는 불필요한 말은 안했지만 그에게 고마움과 친숙함을 느끼며 다른요원들이 안볼때는 광석과 친하게 얘기했다. 광석이 후꾸오까로 발령받아서 왔을때 먼저 있었던 희숙은 반가웠고 광석이 빨리 후꾸오까를 파악할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는 시간날때마다 그를 불러내 대련을 해서 무술실력을 증진시켰다.
"JT56호가 대단한걸 건졌네"
"글쎄말이야. 마약도 품질이 아주 좋대"
"어디서 정보를 건졌대?"
"끄나풀이지"
"부장님이 싸우는거는 봤어?"
"응. 그놈이 암기를 던지고 부장님에게 가서 싸우더군. 부장님과 싸우던 사람의 부하였나봐"
"소문대로 대단해?"
"군이 들어와서 많이는 못보았지만 몸놀림이 빠르더라. 너와 내가 함께 덤벼도 단숨에 제압당할거야"
"와, 그정도야? 우리도 제법하는데"
"그런소리 들을려면 아직도 멀었어. 당장이라도 SH50호나 이길수 있어?"
그러자 희숙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어휴, 그 얼음장하고 싸우니 차라리 부장님한테 맞을래"
"하하,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다른 요원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서희를 무척이나 어려워했다.
"그런데 부장님하고 싸우던 사람은 도망갔다며?"
"응. 군이 포위했는데도 어떻게 도망쳤는지 알수가 없어"
"부장님과 붙다가 빠져나간걸 보면 실력이 대단한가보지?"
"그런가봐. 아까 JT56가 와서 얘기해줬는데 전쟁때 부장남과 싸웠던 사람이래. 그때 부장님이 죽을뻔했대"
"그정도야?"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데 부장님이 그때 만든거라 하더군"
"칼자국?"
"응. 본적이 있어?"
"아니. 그러면 부장님에게 앙심이 많겠네"
"그러겠지. 일진회에 있으니 만나면 싸우지말고 피하래"
"일진회? 그러면 어서 잡아야 하겠네"
"근데 그게 쉽지가 않은가봐"
"잡혀온자들도 야꾸자들이야?"
"응"
"너도 심문해?"
"아닐거야. 아마 부장님과 SH50호, JT56호가 하겠지"
"부장님이 여기와서 심문한적은 한번도 없지?"
"응. 어떻게 하나 궁금해"
"어쨋든 몸조리나 잘해. 나는 나가볼테니"
"알았어. 그런데 바이올린은 잘돼?"
희숙은 일어나다가 씨익 웃었다.
"나중에 들려줄게"
희숙이 나간후에도 광석은 방문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먼동이 트고있을때 어느 한 창고뒤에서 긴머리를 뒤로 묶은 남자가 창문이 내려진 자동차안에서 차가운 공기를 맡으며 담배를 피고 있었다. 시계를 보고있는데 저쪽에서 썬글라스를 낀 한국군복을 입은 군인이 다가오고 있었다. 군인은 남자가 타고있는 차의 뒷문을 열고 탔다. 백미러를 보니 군인의 썬글라스밑으로 칼자국이 보였다.
"기다리고 계십니다"
군인은 남자의 말을 듣고 아무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로 가지"
자동차는 차가운 아침공기를 뚫으며 출발했다.
기훈은 진혜에게서 데리고 온 4명의 남자들과 트럭에 적혀있던 운송회사에 대한 보고서를 받았다.
"군에서는 죽은자들의 신원조회가 아직 안끝났고 상자안에 들어있는 물건도 아직 조사중입니다"
"야꾸자보스들은?"
"도쿄에 연락을 했는데 오늘안으로 보내겠답니다"
"알았어. 근데 조그마한 비디오카메라들이 있나? 가지고 다니면서 몰래 찍을수있는거 말이야"
"있읍니다. 그건 왜요?"
"나중에 밖에 나갈때 쓸일이 있어서 그래. 두대만 어서 갇다줘"
"알겠읍니다"
진혜가 나간후 기훈은 보고서를 읽었다. 써노운송회사는 전화번호나 장소가 엉터리인 유령회사였다. 장을 넘기며 기훈이 쓰러트렸던 자의 신원을 보았다.
이름: 호보야로 도이찌.
나이: 39세.
거주: 나고야.
경력: 나고야에 있던 야꾸자 보스. 7년전에 보스가 되었음.
가족: 처와 1남1녀
그다음장은 지태와 싸우던 자였다.
이름: 테야자끼 코부.
나이: 32세.
거주: 쿠마모토.
경력: 쿠마모토에 있던 야꾸자 소속. 10년동안 야꾸자로 활동.
가족: 없음.
[쿠마모토는 후꾸오까 바로 밑인데]
그다음은 서희에게 잡힌 자였다.
이름: 모리우마 겐지로.
나이: 37세.
거주: 히로시마
경력: 히로시마에 있던 야꾸자 보스. 7년전에 보스가 되었음.
가족: 없음
마지막은 암기를 던졌던 자였다.
이름: 지다시 노부까
나이: 30세
거주: 오사까
경력: 오사까에 있던 야꾸자 소속. 9년동안 야꾸자로 활동.
가족: 없음
[오사까라.... 칼자국도 오사까에 있었고 나까무라대위의 후손도 오사까에 있었다고 했지. 오사까가 계속 나오는군. 살려서 잡았어야 하는건데]
정보들은 옛일본정보부에서 나온것이었다. 전쟁중에 일진회는 만일을 대비해서 일본경시청에 있던 야꾸자들의 기록들을 없애버리고 접근하기 힘들었던 정보부의 기록만 남겼었다. 모두 일진회와의 관련과 전쟁때의 활동은 나와있지 않았다. 이들의 범죄경력을 보니 화려했다. 살인, 강간, 밀수, 납치, 마약이니 별의별 범죄들을 저질렀었다. 노크소리가 들리며 진혜가 카메라들을 들고 들어왔다.
"이것들이면 되겠읍니까?"
"응. 그리고 또하나가 있어. 오사까에 있었던 야꾸자와 일본정보부의 기록들을 모조리 찾아주게"
"그러겠읍니다"
진혜가 나가자 카메라들을 치운다음 서희와 지태를 불렀다.
"눈좀 붙혔나?"
"네"
"지금 심문실들에는 누가 있지?"
"저와 JT56호가 잡았던 자들이 각각 있읍니다"
"그럼 우선 자네들이 심문을 시작하게. 마약거래선과 일진회와의 관련, 그리고 칼자국과 오사까에 있던 야꾸자조직. 일진회, 옛일본정보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캐네. 심문이 끝날때는 죽지않을정도로 기절시켜. 여기에 그들에 대한 기록들이 나와있어"
기훈은 보고서들을 복사한것들을 내밀었다.
"또하나, 대통령저격범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알았읍니다"
서희와 지태는 보고서들을 들고 나갔다.
심문실에는 건장하게 생긴 모리우마 겐지로가 양복을 입은채로 수갑에 묶여 의자에 앉아있었다. 서희가 들어오는것을 보자 그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서희는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모리우마의 맞은편에 앉아서 그에 대한 신상기록을 천천히 읽었다.
"이름을 말해봐"
"....."
"안말해?"
"거기 있잖아"
"네입으로 말하란 말이야!"
"........"
모리우마가 대답은 안하고 계속 노려보자 서희는 채찍을 가지고와서 앉았다. 그리고는 그의 분노에 찬 눈을 보다가 채찍을 휘둘렀다. 채찍은 책상을 가로질러 날아가서 정확히 모리우마의 입술을 강타했다.
"윽!"
맞은 입술은 터져서 붉은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서로 피곤하게 하지말고 대답을 해"
모리우마는 계속 서희를 노려보다가 입을 열었다.
"모리우마 겐지로"
"나이는?"
"37세"
"주소는?"
"히로시마"
"직업은 뭐야?"
"뭘거라 생각해?"
모리우마가 빈정대자 서희는 다시 채찍을 들어 반대편의 입술을 때렸다.
"윽!"
이제 입술은 전체가 피로 덮혀있었다. 평소에 여자를 성노리개정도로 여겼던 모리우마는 서희에게 수모를 받자 수치심으로 견딜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한국여자하면 일제때의 종군위안부를 떠올리며 우습게 생각했는데 자신이 한국여자에게 잡혀서 이런꼴을 당하자 화도 치밀어 올랐다. 계속해서 노려보는 모리우마를 무시하고 서희는 다시 보고서를 들여다보았다.
"경력이 화려하군. 그중에서도 강간이 제일 많군. 여자를 밝히나 보지?"
그말에 모리우마는 입언저리를 실룩거리며 말을 내뱉었다.
"왜? 너도 해줄까?"
서희는 보고서에서 고개를 들고 냉소를 짓고있는 모리우마를 쳐다보았다. 모리우마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처음에는 강간을 당했어도 모두다 만족했어"
"여자들이 그래?"
"말은 안하지만 커다란 자지가 들어가면 뻔한거 아냐? 다 끝나고 생각해보니 알량한 자존심때문에 신고한거지"
서희는 기가 막혔다. 생각같아서는 그자리에서 주둥아리를 찢어버리고 싶었다.
"네물건이 그렇게 대단해?"
"한번 맛을 보지그래. 어차피 여기 들어오면 죽거나 온전한 상태로 못나간다는것은 알고있어. 그러니 내몸이 온전할때 즐겨보는게 어때? 아까 싸울때 보니까 그쪽도 몸매가 잘빠진것 같던데"
모리우미는 입에 피를 흘리면서 느긋하게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된거 정보국여자나 마음껏 희롱하기로 결심했다.
[여자가 남자만큼 잔인하게 굴겠어?]
서희는 보고서를 내려놓고 한동안 무표정으로 야꾸자를 쳐다보다가 이윽고 묘한 웃음을 지었다.
"어디한번 구경이나 해볼까?"
그러자 모리우미는 의자를 뒤로 빼더니 두다리를 벌리고 바지의 아랫도리를 당당하게 내밀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랬어. 구경해봐. 정보국요원이니 마음에 들면 확실하게 만족시켜줄게"
"호호, 꽤나 자신이 있군"
서희는 일어나서 모리우미앞으로 다가가더니 손바닥으로 바지아랫도리를 천천히 문질렀다. 느껴지는 바지안의 자지는 그의 말대로 제법 훌륭했다. 혁대와 바지를 풀으고 지퍼를 내리니 발기되지 않은 거대한 자지가 나왔다.
"어때?"
모리우미의 말투에는 자랑스러움이 들어있었다.
"발기된걸 봐야지"
서희는 계속 미소를 지으면서 자지를 잡고 부드럽게 흔들었다. 모리우미는 자지가 발기되는것을 느끼며 서희의 손길을 음미했다.
"솜씨가 제법이군"
자지는 완전히 발기되어 서희의 얼굴을 향해 꼿꼿하게 섰다. 부장의 자지보다는 작았지만 그래도 이곳에 잡혀왔던 사람들중에서는 제일 컸다. 서희는 수건을 가져와 입술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주고 다시 자지를 흔들었다. 모리우미는 의기양양해져서 거만하게 말했다.
"마음에 들어?"
서희는 눗웃음을 지으며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제법 훌륭한데. 그런데 어떡하지? 너에게 물어볼 말이 있는데"
"서로의 육체를 즐겨보고 하는게 어떨까? 너의 몸을 만져보고 싶은데 이 수갑을 풀어주는게 어때? 그래보았자 내가 여기서 도망칠수도 없고. 우리 한번 뜨겁게 해보자구"
서희는 모리우미에게 몸을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
"정말 나와 하고싶어?"
"응. 은근하게 끌리는데"
서희는 웃는 표정을 바꾸지않고 자지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모리우미는 갑작스런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윽!"
"어떡하지? 나는 가학적인 행위를 좋아하거든. 특히 너같은 놈은 역겨워서 학대를 하면서 서서히 죽이고 싶어"
그러더니 자지를 위로 끌어당기면서 구두의 앞꿈치로 불알을 세차게 걷어찼다.
"으악! 컥! 컥!"
모리우미는 서희에게 자지가 꽉 잡혀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고통과 막힌숨으로 고개를 숙이고 헐떡거렸다. 서희는 표정을 차갑게 바꾸며 그의 머리카락들을 잡고 머리를 거칠게 들어올렸다.
"너에게 강간을 당하면 여자들이 만족을 한다고? 나도 생각해보니 나에게 고문당했던 남자들도 모두 만족했던거 같애. 너도 만족시켜줄테니 기대해"
갑자기 돌변한 서희의 무표정인 얼굴과 차가운 목소리로 모리우미는 공포감이 들기 시작했다.
20부끝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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