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제국의 역습 19부
한국정보국 후꾸오까지부
부장: 이기훈. KH29호.
1. 한서희. SH50호. 32세. 행동요원. 여. 평안남도 평양 출신.
2. 우지태. JT56호. 30세. 행동요원. 남. 경상북도 대구 출신.
3, 김상철. SC62호. 30세. 행동요원. 남. 전라남도 광주 출신.
4. 정희숙. HS67호. 28세. 행동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5. 박광석. KS75호. 27세. 행동요원. 남. 황해도 해주 출신.
6. 나진혜. JH72호. 29세. 분석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7. 오석재. SJ87호. 27세. 분석요원. 남. 함경남도 함흥 출신.
8. 신경희. KH42호. 42세. 행정요원. 여. 강원도 강릉 출신.
저녁무렵에 본부로 돌아온 기훈은 지난밤에 갔던 던전에 관한 보고서를 읽었다. 서희에게 총을 맞아 죽은 점잖게 생긴 남자는 이름이 오니무도 타까시였고 나이는 36세였다. 전쟁전에는 도쿄에서 던전과 같은 성환락소를 운영했었고 그후에는 뚜렷한 직업은 나와있지가 않았다. 장부에 적혀있는 단골들의 이름은 모두 성이 없는 예명이었다. 그곳에 올때마다 누구를 원하고 어떤 서비스를 받는것만 적혀있어서 크게 도움은 안되었다. 그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배경이 가지각색이었다. 절도나 상해기록은 없었고 성범죄나 마약으로 경찰서에 몇번 드나들었던 사람들이었다. 고니의 본명은 시고오 네미르이고 나이가 25세였는데 마약으로 경찰서에 자주 갔던것이 눈에 뛰었다.
[이번에도 마약이 들어가는군]
분석실에서 히데요 도시까가 나온 장면들만 편집한 디스크를 보았다. 모두 히데요가 고니에게 성학대를 받는 장면이었는데 그는 무척 즐기는 모습이었다. 특별한 대화내용은 없었는데 한가지가 기훈의 주의를 끌었다. 그들이 행위를 시작하기전에 한말인데 히데요가 먼저 말을 꺼내고 있었다.
"한동안 못올것 같아"
"이제 일이 시작되나요?"
"응. 하던 장사도 문을 닫을거야"
"그러면 마지막이니 아주 화끈하게 해드려야겠네요"
"그래줘. 네가 많이 그리울거야"
그리고는 히데요는 고니에게 고문처럼 성학대를 받았다. 날짜와 시간을 보니 자신이 후꾸오까에 온 첫날 요정에 있었던 시간이었다.
[역시 히데요는 일진회와 연관이 있었군]
그렇게 생각하자 고니를 던전에서 못데리고 나온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때 노크소리가 들리며 지태와 광석이 들어왔다. 둘은 모두 표정이 매우 고무되어 있었다.
"뭘 건진게 있나?"
지태가 대답했다.
"야꾸자들이 포함된 마약밀매업자들의 거래장소와 시간을 알아내었읍니다. 키타큐슈에 있는 작은 자동차부품공장에서 내일 새벽 4시에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끄나풀을 통해 들었는데 보통조직이 아닌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모습을 드러내지않는 거물 야꾸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야꾸자들이 어떤 자들인지는 아나?"
"끄나풀의 말에 의하면 혼슈에 있는 큰도시들에서 활약하던 야꾸자들이랍니다. 일진회와 연관이 있을지몰라 그들을 덮치는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에는 이런 일이 있었나?"
"큰무리들이 끼어있던 일은 없었읍니다"
"무리들의 규모는 얼마나 되나?"
"정확히는 모르지만 20명정도가 나올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 SC62호와 HS67호는 들어왔나?"
"오늘은 못들어온다는 연락이 왔답니다"
"좋아. 그럼 SH50호와 함께 넷이서 나가기로 하고 만일을 대비해 군에게 연락해서 거리를 두고 포위하라고 그래"
"알았읍니다"
옆에서 광석이 입을 열었다.
"또 보고들릴게 있읍니다"
"뭔가?"
광석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오늘낮에 키타큐슈의 공장들이 있는 골목길에서 4명의 남자들이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읍니다"
"그곳은 그런일이 흔하잖아?"
"네. 하지만 이번사건은 주목할점이 있읍니다. 죽은자들은 특정한 직업이 없는 건달들이었는데 그들이 살해당한 방법이 눈에 띠입니다"
"어떻게?"
"키타큐슈에는 사고가 많아 범죄조직들이 충돌해서 생긴 부상자들을 살펴보기 위해서 병원에 자주 갑니다. 오늘 이 4명의 시신들이 병원에 왔는데 보통처럼 총이나 칼에 맞거나 일반적인 폭행을 당해 죽은것이 아니었읍니다"
"그럼 뭐였나?"
광석은 커다란 봉투를 내밀었다. 꺼내보니 엑스레이 사진들이었다.
"직접적인 사인은 모두 목뼈가 부러진것이었읍니다. 그런데 엑스레이 사진들을 살펴 보십시오. 그들중 두사람은 목이외에도 팔꿈치와 무릎이 부러졌는데 목과 마찬가지로 뼈가 자로 잰듯이 부러졌읍니다"
사진들을 보니 과연 그랬다.
"대단한 솜씨인데. 이렇게 할려면 엄창난 힘과 고도의 무술실력이 있어야 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거는 다른 한명의 목사진입니다"
죽은자의 목에는 다섯개의 깊게 파인 손톱자국들이 있었다.
"이정도의 힘이라면 엄청난 기를 가진자야. 솜씨가 매우 전문적이군. 이런사건을 본적이 있나?"
"없읍니다"
"군에게 자세히 수사를 하라고 일러두게. 가볍게 다룰일이 아닌것 같아"
"그러겠읍니다"
"그밖에는 없나?"
"네"
"그러면 나가서 잠시 눈을 붙히고 새벽 3시에 나가기로 하지"
"알겠읍니다"
지태와 광석이 나가자 기훈은 서희에게 연락을 한다음 사진들을 다시 보았다.
[보통 싸움꾼과는 달리 프로실력인데]
잠시 새벽에 나갈 일이 떠올랐다. 전요원들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지태와 광석과 수사를 하러 나간다는것이 껄끄러웠다.
[그들을 믿을수 있을까? 어쨋든 조심을 2배로 해야 되겠군]
쌀쌀한 늦가을밤에 한대의 자동차가 키타큐슈로 달리고 있었다. 길에는 마주오는 차도 없었고 달리는 차의 엔진소리외에는 조용하였다. 서희와 뒷자리에 앉아있는 기훈이 입을 열었다.
"군에는 연락을 했지?"
"네. 시간에 맞춰 건물에서 떨어진곳에 포위를 하고 있겠답니다"
"이곳 야꾸자들의 실력은 어떤가?"
"지금 조사하러 가는 무리들은 잘모르나 부딛혀 보았던 자들은 어느정도 무술실력을 갖추고 있었읍니다. 총기도 많이 가지고 있어 섣불리 건들기에는 위험한 자들입니다"
"몇명이라도 생포해야하니 모두들 조심하도록 해"
"알겠읍니다"
키타큐슈는 후꾸오까시보다는 음침해 보였고 곳곳에 공장들과 창고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서있었다. 어느 지역을 가자 지태는 차의 헤드라이트를 끄고 천천히 몰아 큰공장옆에 세우고 엔진을 껐다.
"여기에서 조금 더 가야합니다"
기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요원들과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가방을 들고 모두 긴 검은색의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그안에는 무기들이 숨겨져 있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3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태의 안내로 얼마를 걸어가자 건물들로 둘러싸인 작고 허름한 공장이 나왔다. 앞에는 자동차 2대가 서있었고 입구에는 아무도 보이지가 않았다. 서희와 광석에게 입구를 맡으라고 한다음 공장뒤로 가니 그곳은 어두웠고 건물윗쪽에는 작은 창문들이 있었다. 지태는 밧줄을 던져 옥상에 고정시킨다음 줄을 타고 올라가서 한창문을 열고 그안으로 들어갔다. 기훈도 줄을 타고 올라가 지태와 합류했다. 들어간곳은 어두운 방이었다. 먼지가 많은것을 보아서 창고인것 같았다.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나오니 밝은 빛이 보이면서 난간이 보였다. 그곳은 4층이었는데 난간이 그층의 둘레를 직사각형으로 둘러싸고 있었고 중앙에는 1층을 곧바로 내려다보이게끔 구조되어 있었다. 1층에는 많은 기계들이 있었고 한 넓은 공간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8명의 남자들이 서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멀어서 잘 안보였지만 20대에서 40대로 보였다. 총이나 무기들은 보이지 않았다. 지태가 나지막히 속삭였다.
"아직 물건이 도착안했나 봅니다"
"2층으로 내려갈수 있나?"
"네. 낮에 봐두었읍니다. 따라오시죠"
2층으로 내려가니 남자들이 자세히 보였다. 모두 평범하게 생긴 자들이었다. 하지만 얼굴들은 굳어있었고 경계를 하는 눈치였다. 시간이 흐르자 밖에서 자동차 소리들이 나며 12명의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들어와서 먼저 있었던 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들중에서 보스로 보이는 다섯명의 남자들이 앞으로 나와서 악수를 했다. 기훈은 그중의 한명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저자는?]
바로 전쟁때 오사까에서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다가 기훈의 부하요원들을 몰살시켰던 야꾸자의 우두머리였다. 기훈에게는 아직까지 그에 대한 기억이 생생했다. 얼굴에는 자신이 상처를 냈던 칼자국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다.
"저들이 보스들이지?"
"그런것 같습니다"
"저들중에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자를 아나?"
"모두들 한번도 본적이 없는 자들입니다. 아시는 자입니까?"
"조금. 일진회에 속해 있는 자야"
"네?"
[저자가 여기에 있다니.....]
칼자국에게는 검이 안보였지만 어딘가에 숨겨놓았을지도 몰랐다.
"조심하게. 저자의 검도실력은 대단해"
지태는 입을 벌리고 기훈을 쳐다보았다.
"싸워 보셨읍니까?"
"응. 4시가 되어가는군"
그때 밖에서 트럭소리가 났다. 남자들 몇명이 입구에 있는 커다란 차고문을 여니까 트럭이 후진하며 들어왔다. 그리고는 차고문을 다시 닫았다. 써노운송회사라고 적혀있는 트럭에서는 30대로 보이는 4명의 남자들이 내려와서 보스들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런다음 화물칸을 열고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한동안 시간이 흐르자 보스들이 만족의 표정을 지으며 나와서는 부하들에게 손짓을 하자 부하들은 얼른 화물칸으로 올라가서 상자들을 밖에 있는 자동차로 옮기기 시작했다. 기훈은 지태에게 속삭였다.
"군에게 연락해서 이리로 급히 오라고 해. 밖에 았는 요원들에게도 작전을 시작하라고 연락을 하게. 그리고 칼자국은 되도록이면 생포해야돼"
지태는 급히 전화기로 연락을 했다. 그런다음 기훈과 코트에서 기관소총을 꺼내서 장전했다. 차에 상자들을 모두 실은 다음 야꾸자들이 트럭에서 나온 남자들에게 가방을 건네주고 밖으로 나갔다. 기훈과 지태도 얼른 1층으로 소리없이 내려갔다.
보스들이 인사를 나두고 부하들과 차에 올라타고 출발하려는데 커다란 폭발음이 나면서 밖은 불바다가 되었다. 야꾸자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우왕좌왕하는데 기관소총소리가 들려왔다. 트럭에서 나온 남자들도 놀라면서 트럭안으로 숨었다. 5개의 야꾸자파들중에서 3파가 안으로 다시 들어와서 차고문을 급히 닫을려고 하자 기훈과 지태는 숨어서 총을 쏘았다. 들어온 야꾸자들중에는 칼자국도 있었다. 몇명의 야꾸자들이 쓰러졌지만 나머지들은 품에서 권총을 꺼내 앞과 뒤에 있는 보이지 않는 적들에게 쏘면서 기계뒤와 부품상자뒤로 숨었다. 얼마간의 총격전이 계속되고 있는데 야꾸자 2명이 트럭으로 뛰어올라 기훈과 지태가 있는쪽으로 후진하면서 달려들었다. 기훈과 지태는 급히 트럭을 피하면서 양쪽으로 몸을 구르며 차고안으로 나와서 근처에 있는 기계뒤로 숨고 운전석을 향해 집중사격했다. 트럭은 부딛히면서 정지했고 안에서는 아무도 안나왔고 총소리도 안들렸다. 서희와 광석도 어느새 차고안으로 들어와서 총을 쏘고 있었다. 이제 수가 얼마 안남은 야꾸자들은 앞과 뒤로 사격했다. 얼마안있으면 군도 와서 이러다가는 야꾸자모두를 죽일것 같았다. 몇명이라도 생포하기 위해서는 움직여야 했다. 지태에게 엄호를 하라는 사인을 준 기훈은 사격을 하면서 기계들뒤로 바람같이 뛰어가며 야꾸자들에게로 다가갔다. 앞에서 서희와 광석도 움직이자 대부분의 야꾸자들의 주의가 그쪽으로 갔다. 기훈은 차고측면으로 돌아서 서희와 광석을 쏘고있는 3명의 야꾸자에게 달려들어 2명은 사살하고 1명은 총의 개머리판으로 관자놀이를 가격해서 쓰러트렸다. 그런다음 미처 그를 보지못한 야꾸자들에게 총을 쏘자 그들도 이제야 기훈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알아채고 웅크리면서 그가 있는쪽으로 사격했다. 그틈을 타고 서희와 광석이 날아들어 두명을 사살하고 옆에 있던 다른두명과 격투를 했다. 그때 그들을 향해 총을 쏠려는 자를 발견한 기훈은 그가 쥐고 있는 권총을 쏘아 떨어트린후 달려들었다. 그러자 기훈에게 등을 돌리고 있던 야꾸자가 날아오는 총의 개머리판을 피하면서 그의 팔을 잡고 다리로 기훈의 복부를 가격했다, 충격으로 총을 떨어트리고 뒤로 쓰러진 기훈은 얼른 일어나면서 상대방의 연이는 공격을 피하며 주먹으로 그의 가슴에 일격을 가했다. 그러자 야꾸자는 뒤로 물러서면서 기훈을 노려보았다. 순간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칼자국이었다. 격투의 혼란으로 그를 알아보지 못했던 기훈도 놀라면서 칼자국을 노려보았다. 주위에서는 총성이 머지고 싸우는 소리만 들려왔다. 칼자국은 가라데자세를 하면서 입을 열었다.
"오래간만이군"
"여기서 만나게 되다니 나도 뜻밖이군"
"내얼굴에 칼자국을 낸것을 잊지않고 있겠지. 이자리에 검이 없다는것이 유감이군. 너와 다시한번 붙어보고 싶었는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이번에는 너의 무술실력을 볼까"
칼자국이 차갑게 미소를 지으면서 공격을 시도하자 기훈은 태권도로 맞섰다. 둘이 얼마동안 방어와 공격을 하며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기훈에게 암기들이 날아왔다. 기훈이 뒤로 재주를 넘으며 피하자 다른 야꾸자가 그에게 달려들며 칼자국에게 소리쳤다.
"밖에 군이 왔읍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그러자 칼자국은 트럭으로 달려가서 그위로 오르더니 점프해서 2층의 난간을 잡고 올라가서 사라졌다. 기훈은 새로운 상대가 만만치 않아서 칼자국을 막을수가 없었다. 그때 총소리가 나며 군인들이 들이닥쳤다. 기훈과 싸우고 있던 자는 칼자국이 도망간 쪽으로 급히 뛰어가다가 군인들의 사격을 받고 쓰러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지태와 서희가 싸우고 있던 자들은 두손을 들고있었고 광석은 쓰러져 있었다. 얼른 그에게 달려가보니 다리에 암기들이 꽃혀있었다. 광석은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암기를 쓰는바람에 당했읍니다"
"괜찮은가?"
"견딜만합니다"
광석을 부축해 일으켜세우자 군인들이 달려왔다.
"연락을 받고 즉시 오는 길입니다. 피해상황은 없읍니까?"
"없어. 한남자가 달아났으니 어서 수색하게.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자야"
"알았읍니다"
군인들은 몇명을 남겨놓고 공장의 윗층들과 밖으로 뛰어나갔다. 서희와 지태는 손을 들고 서있는 야꾸자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기훈에게 끌고왔다.
"모두들 괜찮은가?"
"네. 부장님도 괜찮으십니까?"
"응. 밖과 트럭에는 살아있는 사람이 있나?"
"없읍니다"
"이자들과 상자들은 본부로 가져가고 죽은자들은 군부대로 이송해서 신원조회를 하라고 하게"
"알겠읍니다"
"그리고 암기를 쓴 자의 시신도 본부로 옮기게"
"네"
지태가 얼른 군인들을 데리고 일을 시작했다. 기훈은 광석의 다리에서 나온 암기들을 살펴보았다. 암기들은 길고 약간 굵은 강철바늘이었다. 자신에게 날아온 암기들도 살펴보니 같은것이었다.
"센본이군"
그러자 옆에 있던 서희가 말했다.
"센본이라면 옛날에 닌자가 쓰던 암기아닙니까?"
"맞아. 요즘세상에 보기힘든건데. 한번에 대량으로 쏠수있는데 운이 좋았어. 다행히 암기에는 독도 안묻어 있군"
암기들을 수거한 기훈은 군인들에게 건물안과 바깥에는 칼자국이 없다고 보고받았다.
"몽타쥬를 보낼테니 수배를 하게"
그리고는 요원들과 차를 타고 본부로 돌아왔다.
본부에 도착하자 잡아온 3명은 각각 하나씩 심문실에 데려다 놓고 분석실에서 상자들을 살펴보았다. 안에는 금속제품들이 있었고 그밑을 뒤지자 대량의 마약들이 나왔다. 석재가 봉다리를 뜯고 헤로인을 맛보았다.
"질이 좋습니다"
"이 금속제품들은 자동차 부품공장에 간다고 위장한거겠지?"
"그런것 같습니다"
"JH72호, 데리고 온 자들을 신속히 신원조회를 해보고 전쟁전에 야꾸자보스들의 자료도 뽑아봐. 급하니까 빨리하도록"
"알겠읍니다"
"SJ87호는 트럭에 적혀있던 운송회사와 이 상자들안에 있는 물건들을 자세히 조사해봐"
"네"
그러고있는데 광석의 상처를 돌보았던 경희가 들어왔다.
"KS75호는 어떤가?"
"다행히 피하면서 맞아서 암기들이 깊숙히 들어가지가 않았읍니다. 하루정도 쉬면 괜찮아질겁니다"
"다행이군. 수고했어. 그만가서 쉬게"
기훈은 지태와 서희를 사무실로 오라고 호출한다음 분석실을 나섰다.
사무실에서 기훈은 잠시 공장에서 마주쳤던 칼자국이 생각났다.
[군이 포위를 하고있었는데 어떻게 빠져 나갔을까?]
전쟁때 오사까에서 그와 싸웠던 생각이 났다. 여러적들과 싸웠던 기훈이었지만 칼자국같은 상대는 처음이었다. 그의 검도실력은 고수들의 수준을 넘은 실력이었다. 그의 얼굴에 상처를 낼수 있었던것은 한마디로 운이었다. 다시한번 붙는다면 승패가 어떻게 될것인지는 기훈도 장담할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오사까에서는 많은 정보국과 군의 요원들의 일본정보부침투를 막았던 그였다. 칼자국이 이곳에 있다면 앞으로의 수사가 힘들고 위험할게 뻔했다.
[공장에서 잡았어야 하는건데]
노크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서희와 지태를 책상앞에 있는 소파에 앉게한후 자신도 맞은편에 앉았다.
"JT56호, 오늘의 거래를 가르쳐준 끄나풀은 누구지?"
"다른 공장에서 일하던 자입니다. 공장들에서 마약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몰래 나도는 말을 듣고 저에게 알려줍니다. 보통 크지않은 조직들에 의해서 이루어졌었는데 이번에는 거물야꾸자들이 관련되었다고 해서 부장님께 말씀드린 겁니다"
"앞으로 그 끄나풀은 만나지 마. 야꾸자들이 정보가 어디서 새었는지 알아보며 돌아다닐거야"
"알았읍니다"
"그리고 자네, 변장술이 뛰어나다는데"
"변장술에는 자신있읍니다"
"일진회도 끄나풀들이 있어. 자네가 끄나풀로 변장해서 일진회에 접근하는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한번 해보겠읍니다"
"자네의 얼굴을 알고있는 자들이 있을테니 각별히 주의를 하게"
"알겠읍니다"
"SH50호, 자네도 공장에서 본적이 있었던 자가 없었지?"
"없었읍니다"
기훈이 잠시 생각에 빠지자 지태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부장님, 그자가 분명히 일진회에 있는것이 확실합니까?"
그말에 기훈은 정신이 들며 지태를 쳐다보았고 서희도 놀라서 기훈을 바라보았다.
"누굴 말하는 겁니까?"
"야꾸자들중에서 내가 본적이 있었던 자가 있었어.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40세 안팍의 남자야"
"만약에 그가 이곳의 일진회에 있다면 수사가 용이해지겠군요"
그러나 기훈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나와 마주쳤기 때문에 밖에 나오는것을 꺼려할거야. 그리고 그자가 정말로 이곳의 일진회소속이라면 앞으로의 수사는 힘들어질거야"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자가 그렇게 대단합니까?"
기훈은 남에게 자신의 과거행적을 말하는걸 꺼려했지만 요원들의 안전을 위해서 말해주기로 했다.
"전쟁때 오사까에 있는 일본정보부를 파괴할려고 정보국과 군에서는 요원들을 침투시켰어. 하지만 보낼때마다 모두 전멸했지. 전쟁이 막바지로 들어가자 사람이 부족해서 일진회가 야꾸자들에게 일을 시켰던것은 알고있지?"
"네"
"바로 칼자국이 그때 야꾸자들을 이끌고 일본정보부로 접근하는 요원들을 색출해서 처단했었어. 나도 정보국에서 지령을 받아 요원들을 이끌고 운좋게 정보부를 파괴시키고 귀환하다가 우리들을 추적하던 칼자국과 야꾸자들을 마주쳐서 싸우게 되었지"
기훈에게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잠시 회상에 잠겼다. 지태는 참지못하고 기훈을 재촉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읍니까?"
"부하요원들은 전부 죽고 대부분의 야꾸자들도 죽었어. 나중에 총알이 다 떨어져서 칼자국과 검으로 결투를 하게 되었어. 정말이지 대단한 실력이었어. 아직까지 그때의 기억이 생생할 정도니까"
"그럼 그때 부장님이 그의 얼굴에 칼자국을 내신겁니까?"
"응. 운이 좋았지. 그자의 공격을 간신히 피하면서 역공했는데 다른자였다면 죽었을텐데 그도 피하더군. 그때 그의 얼굴에 칼자국을 냈어. 그순간 일본군들이 달려와서 나는 바다로 뛰어들었지. 아까 공장에서 칼자국의 표정을 보니 그도 나를 못잊고 있더군. 그자는 내가 상대할테니 자네들은 그와 싸우지말게. 그리고 능력도 대단한 자야. 섣불리 움직이지 말도록 해"
"알았읍니다"
"JT56호는 그만 나가보도록 하고 SH50호는 나중에 할일을 의논해야하니 잠시 남아있게"
지태는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갔다. 기훈은 한동안 말없이 있다가 서희를 쳐다보았다.
19부끝
한국정보국 후꾸오까지부
부장: 이기훈. KH29호.
1. 한서희. SH50호. 32세. 행동요원. 여. 평안남도 평양 출신.
2. 우지태. JT56호. 30세. 행동요원. 남. 경상북도 대구 출신.
3, 김상철. SC62호. 30세. 행동요원. 남. 전라남도 광주 출신.
4. 정희숙. HS67호. 28세. 행동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5. 박광석. KS75호. 27세. 행동요원. 남. 황해도 해주 출신.
6. 나진혜. JH72호. 29세. 분석요원. 여. 서울 특별시 출신.
7. 오석재. SJ87호. 27세. 분석요원. 남. 함경남도 함흥 출신.
8. 신경희. KH42호. 42세. 행정요원. 여. 강원도 강릉 출신.
저녁무렵에 본부로 돌아온 기훈은 지난밤에 갔던 던전에 관한 보고서를 읽었다. 서희에게 총을 맞아 죽은 점잖게 생긴 남자는 이름이 오니무도 타까시였고 나이는 36세였다. 전쟁전에는 도쿄에서 던전과 같은 성환락소를 운영했었고 그후에는 뚜렷한 직업은 나와있지가 않았다. 장부에 적혀있는 단골들의 이름은 모두 성이 없는 예명이었다. 그곳에 올때마다 누구를 원하고 어떤 서비스를 받는것만 적혀있어서 크게 도움은 안되었다. 그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배경이 가지각색이었다. 절도나 상해기록은 없었고 성범죄나 마약으로 경찰서에 몇번 드나들었던 사람들이었다. 고니의 본명은 시고오 네미르이고 나이가 25세였는데 마약으로 경찰서에 자주 갔던것이 눈에 뛰었다.
[이번에도 마약이 들어가는군]
분석실에서 히데요 도시까가 나온 장면들만 편집한 디스크를 보았다. 모두 히데요가 고니에게 성학대를 받는 장면이었는데 그는 무척 즐기는 모습이었다. 특별한 대화내용은 없었는데 한가지가 기훈의 주의를 끌었다. 그들이 행위를 시작하기전에 한말인데 히데요가 먼저 말을 꺼내고 있었다.
"한동안 못올것 같아"
"이제 일이 시작되나요?"
"응. 하던 장사도 문을 닫을거야"
"그러면 마지막이니 아주 화끈하게 해드려야겠네요"
"그래줘. 네가 많이 그리울거야"
그리고는 히데요는 고니에게 고문처럼 성학대를 받았다. 날짜와 시간을 보니 자신이 후꾸오까에 온 첫날 요정에 있었던 시간이었다.
[역시 히데요는 일진회와 연관이 있었군]
그렇게 생각하자 고니를 던전에서 못데리고 나온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때 노크소리가 들리며 지태와 광석이 들어왔다. 둘은 모두 표정이 매우 고무되어 있었다.
"뭘 건진게 있나?"
지태가 대답했다.
"야꾸자들이 포함된 마약밀매업자들의 거래장소와 시간을 알아내었읍니다. 키타큐슈에 있는 작은 자동차부품공장에서 내일 새벽 4시에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끄나풀을 통해 들었는데 보통조직이 아닌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모습을 드러내지않는 거물 야꾸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야꾸자들이 어떤 자들인지는 아나?"
"끄나풀의 말에 의하면 혼슈에 있는 큰도시들에서 활약하던 야꾸자들이랍니다. 일진회와 연관이 있을지몰라 그들을 덮치는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에는 이런 일이 있었나?"
"큰무리들이 끼어있던 일은 없었읍니다"
"무리들의 규모는 얼마나 되나?"
"정확히는 모르지만 20명정도가 나올것 같다고 합니다"
"그래? SC62호와 HS67호는 들어왔나?"
"오늘은 못들어온다는 연락이 왔답니다"
"좋아. 그럼 SH50호와 함께 넷이서 나가기로 하고 만일을 대비해 군에게 연락해서 거리를 두고 포위하라고 그래"
"알았읍니다"
옆에서 광석이 입을 열었다.
"또 보고들릴게 있읍니다"
"뭔가?"
광석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오늘낮에 키타큐슈의 공장들이 있는 골목길에서 4명의 남자들이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읍니다"
"그곳은 그런일이 흔하잖아?"
"네. 하지만 이번사건은 주목할점이 있읍니다. 죽은자들은 특정한 직업이 없는 건달들이었는데 그들이 살해당한 방법이 눈에 띠입니다"
"어떻게?"
"키타큐슈에는 사고가 많아 범죄조직들이 충돌해서 생긴 부상자들을 살펴보기 위해서 병원에 자주 갑니다. 오늘 이 4명의 시신들이 병원에 왔는데 보통처럼 총이나 칼에 맞거나 일반적인 폭행을 당해 죽은것이 아니었읍니다"
"그럼 뭐였나?"
광석은 커다란 봉투를 내밀었다. 꺼내보니 엑스레이 사진들이었다.
"직접적인 사인은 모두 목뼈가 부러진것이었읍니다. 그런데 엑스레이 사진들을 살펴 보십시오. 그들중 두사람은 목이외에도 팔꿈치와 무릎이 부러졌는데 목과 마찬가지로 뼈가 자로 잰듯이 부러졌읍니다"
사진들을 보니 과연 그랬다.
"대단한 솜씨인데. 이렇게 할려면 엄창난 힘과 고도의 무술실력이 있어야 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거는 다른 한명의 목사진입니다"
죽은자의 목에는 다섯개의 깊게 파인 손톱자국들이 있었다.
"이정도의 힘이라면 엄청난 기를 가진자야. 솜씨가 매우 전문적이군. 이런사건을 본적이 있나?"
"없읍니다"
"군에게 자세히 수사를 하라고 일러두게. 가볍게 다룰일이 아닌것 같아"
"그러겠읍니다"
"그밖에는 없나?"
"네"
"그러면 나가서 잠시 눈을 붙히고 새벽 3시에 나가기로 하지"
"알겠읍니다"
지태와 광석이 나가자 기훈은 서희에게 연락을 한다음 사진들을 다시 보았다.
[보통 싸움꾼과는 달리 프로실력인데]
잠시 새벽에 나갈 일이 떠올랐다. 전요원들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지태와 광석과 수사를 하러 나간다는것이 껄끄러웠다.
[그들을 믿을수 있을까? 어쨋든 조심을 2배로 해야 되겠군]
쌀쌀한 늦가을밤에 한대의 자동차가 키타큐슈로 달리고 있었다. 길에는 마주오는 차도 없었고 달리는 차의 엔진소리외에는 조용하였다. 서희와 뒷자리에 앉아있는 기훈이 입을 열었다.
"군에는 연락을 했지?"
"네. 시간에 맞춰 건물에서 떨어진곳에 포위를 하고 있겠답니다"
"이곳 야꾸자들의 실력은 어떤가?"
"지금 조사하러 가는 무리들은 잘모르나 부딛혀 보았던 자들은 어느정도 무술실력을 갖추고 있었읍니다. 총기도 많이 가지고 있어 섣불리 건들기에는 위험한 자들입니다"
"몇명이라도 생포해야하니 모두들 조심하도록 해"
"알겠읍니다"
키타큐슈는 후꾸오까시보다는 음침해 보였고 곳곳에 공장들과 창고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서있었다. 어느 지역을 가자 지태는 차의 헤드라이트를 끄고 천천히 몰아 큰공장옆에 세우고 엔진을 껐다.
"여기에서 조금 더 가야합니다"
기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요원들과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가방을 들고 모두 긴 검은색의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그안에는 무기들이 숨겨져 있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3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태의 안내로 얼마를 걸어가자 건물들로 둘러싸인 작고 허름한 공장이 나왔다. 앞에는 자동차 2대가 서있었고 입구에는 아무도 보이지가 않았다. 서희와 광석에게 입구를 맡으라고 한다음 공장뒤로 가니 그곳은 어두웠고 건물윗쪽에는 작은 창문들이 있었다. 지태는 밧줄을 던져 옥상에 고정시킨다음 줄을 타고 올라가서 한창문을 열고 그안으로 들어갔다. 기훈도 줄을 타고 올라가 지태와 합류했다. 들어간곳은 어두운 방이었다. 먼지가 많은것을 보아서 창고인것 같았다.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나오니 밝은 빛이 보이면서 난간이 보였다. 그곳은 4층이었는데 난간이 그층의 둘레를 직사각형으로 둘러싸고 있었고 중앙에는 1층을 곧바로 내려다보이게끔 구조되어 있었다. 1층에는 많은 기계들이 있었고 한 넓은 공간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8명의 남자들이 서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멀어서 잘 안보였지만 20대에서 40대로 보였다. 총이나 무기들은 보이지 않았다. 지태가 나지막히 속삭였다.
"아직 물건이 도착안했나 봅니다"
"2층으로 내려갈수 있나?"
"네. 낮에 봐두었읍니다. 따라오시죠"
2층으로 내려가니 남자들이 자세히 보였다. 모두 평범하게 생긴 자들이었다. 하지만 얼굴들은 굳어있었고 경계를 하는 눈치였다. 시간이 흐르자 밖에서 자동차 소리들이 나며 12명의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들어와서 먼저 있었던 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들중에서 보스로 보이는 다섯명의 남자들이 앞으로 나와서 악수를 했다. 기훈은 그중의 한명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저자는?]
바로 전쟁때 오사까에서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다가 기훈의 부하요원들을 몰살시켰던 야꾸자의 우두머리였다. 기훈에게는 아직까지 그에 대한 기억이 생생했다. 얼굴에는 자신이 상처를 냈던 칼자국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다.
"저들이 보스들이지?"
"그런것 같습니다"
"저들중에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자를 아나?"
"모두들 한번도 본적이 없는 자들입니다. 아시는 자입니까?"
"조금. 일진회에 속해 있는 자야"
"네?"
[저자가 여기에 있다니.....]
칼자국에게는 검이 안보였지만 어딘가에 숨겨놓았을지도 몰랐다.
"조심하게. 저자의 검도실력은 대단해"
지태는 입을 벌리고 기훈을 쳐다보았다.
"싸워 보셨읍니까?"
"응. 4시가 되어가는군"
그때 밖에서 트럭소리가 났다. 남자들 몇명이 입구에 있는 커다란 차고문을 여니까 트럭이 후진하며 들어왔다. 그리고는 차고문을 다시 닫았다. 써노운송회사라고 적혀있는 트럭에서는 30대로 보이는 4명의 남자들이 내려와서 보스들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런다음 화물칸을 열고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한동안 시간이 흐르자 보스들이 만족의 표정을 지으며 나와서는 부하들에게 손짓을 하자 부하들은 얼른 화물칸으로 올라가서 상자들을 밖에 있는 자동차로 옮기기 시작했다. 기훈은 지태에게 속삭였다.
"군에게 연락해서 이리로 급히 오라고 해. 밖에 았는 요원들에게도 작전을 시작하라고 연락을 하게. 그리고 칼자국은 되도록이면 생포해야돼"
지태는 급히 전화기로 연락을 했다. 그런다음 기훈과 코트에서 기관소총을 꺼내서 장전했다. 차에 상자들을 모두 실은 다음 야꾸자들이 트럭에서 나온 남자들에게 가방을 건네주고 밖으로 나갔다. 기훈과 지태도 얼른 1층으로 소리없이 내려갔다.
보스들이 인사를 나두고 부하들과 차에 올라타고 출발하려는데 커다란 폭발음이 나면서 밖은 불바다가 되었다. 야꾸자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우왕좌왕하는데 기관소총소리가 들려왔다. 트럭에서 나온 남자들도 놀라면서 트럭안으로 숨었다. 5개의 야꾸자파들중에서 3파가 안으로 다시 들어와서 차고문을 급히 닫을려고 하자 기훈과 지태는 숨어서 총을 쏘았다. 들어온 야꾸자들중에는 칼자국도 있었다. 몇명의 야꾸자들이 쓰러졌지만 나머지들은 품에서 권총을 꺼내 앞과 뒤에 있는 보이지 않는 적들에게 쏘면서 기계뒤와 부품상자뒤로 숨었다. 얼마간의 총격전이 계속되고 있는데 야꾸자 2명이 트럭으로 뛰어올라 기훈과 지태가 있는쪽으로 후진하면서 달려들었다. 기훈과 지태는 급히 트럭을 피하면서 양쪽으로 몸을 구르며 차고안으로 나와서 근처에 있는 기계뒤로 숨고 운전석을 향해 집중사격했다. 트럭은 부딛히면서 정지했고 안에서는 아무도 안나왔고 총소리도 안들렸다. 서희와 광석도 어느새 차고안으로 들어와서 총을 쏘고 있었다. 이제 수가 얼마 안남은 야꾸자들은 앞과 뒤로 사격했다. 얼마안있으면 군도 와서 이러다가는 야꾸자모두를 죽일것 같았다. 몇명이라도 생포하기 위해서는 움직여야 했다. 지태에게 엄호를 하라는 사인을 준 기훈은 사격을 하면서 기계들뒤로 바람같이 뛰어가며 야꾸자들에게로 다가갔다. 앞에서 서희와 광석도 움직이자 대부분의 야꾸자들의 주의가 그쪽으로 갔다. 기훈은 차고측면으로 돌아서 서희와 광석을 쏘고있는 3명의 야꾸자에게 달려들어 2명은 사살하고 1명은 총의 개머리판으로 관자놀이를 가격해서 쓰러트렸다. 그런다음 미처 그를 보지못한 야꾸자들에게 총을 쏘자 그들도 이제야 기훈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알아채고 웅크리면서 그가 있는쪽으로 사격했다. 그틈을 타고 서희와 광석이 날아들어 두명을 사살하고 옆에 있던 다른두명과 격투를 했다. 그때 그들을 향해 총을 쏠려는 자를 발견한 기훈은 그가 쥐고 있는 권총을 쏘아 떨어트린후 달려들었다. 그러자 기훈에게 등을 돌리고 있던 야꾸자가 날아오는 총의 개머리판을 피하면서 그의 팔을 잡고 다리로 기훈의 복부를 가격했다, 충격으로 총을 떨어트리고 뒤로 쓰러진 기훈은 얼른 일어나면서 상대방의 연이는 공격을 피하며 주먹으로 그의 가슴에 일격을 가했다. 그러자 야꾸자는 뒤로 물러서면서 기훈을 노려보았다. 순간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칼자국이었다. 격투의 혼란으로 그를 알아보지 못했던 기훈도 놀라면서 칼자국을 노려보았다. 주위에서는 총성이 머지고 싸우는 소리만 들려왔다. 칼자국은 가라데자세를 하면서 입을 열었다.
"오래간만이군"
"여기서 만나게 되다니 나도 뜻밖이군"
"내얼굴에 칼자국을 낸것을 잊지않고 있겠지. 이자리에 검이 없다는것이 유감이군. 너와 다시한번 붙어보고 싶었는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이번에는 너의 무술실력을 볼까"
칼자국이 차갑게 미소를 지으면서 공격을 시도하자 기훈은 태권도로 맞섰다. 둘이 얼마동안 방어와 공격을 하며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기훈에게 암기들이 날아왔다. 기훈이 뒤로 재주를 넘으며 피하자 다른 야꾸자가 그에게 달려들며 칼자국에게 소리쳤다.
"밖에 군이 왔읍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그러자 칼자국은 트럭으로 달려가서 그위로 오르더니 점프해서 2층의 난간을 잡고 올라가서 사라졌다. 기훈은 새로운 상대가 만만치 않아서 칼자국을 막을수가 없었다. 그때 총소리가 나며 군인들이 들이닥쳤다. 기훈과 싸우고 있던 자는 칼자국이 도망간 쪽으로 급히 뛰어가다가 군인들의 사격을 받고 쓰러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지태와 서희가 싸우고 있던 자들은 두손을 들고있었고 광석은 쓰러져 있었다. 얼른 그에게 달려가보니 다리에 암기들이 꽃혀있었다. 광석은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암기를 쓰는바람에 당했읍니다"
"괜찮은가?"
"견딜만합니다"
광석을 부축해 일으켜세우자 군인들이 달려왔다.
"연락을 받고 즉시 오는 길입니다. 피해상황은 없읍니까?"
"없어. 한남자가 달아났으니 어서 수색하게.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자야"
"알았읍니다"
군인들은 몇명을 남겨놓고 공장의 윗층들과 밖으로 뛰어나갔다. 서희와 지태는 손을 들고 서있는 야꾸자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기훈에게 끌고왔다.
"모두들 괜찮은가?"
"네. 부장님도 괜찮으십니까?"
"응. 밖과 트럭에는 살아있는 사람이 있나?"
"없읍니다"
"이자들과 상자들은 본부로 가져가고 죽은자들은 군부대로 이송해서 신원조회를 하라고 하게"
"알겠읍니다"
"그리고 암기를 쓴 자의 시신도 본부로 옮기게"
"네"
지태가 얼른 군인들을 데리고 일을 시작했다. 기훈은 광석의 다리에서 나온 암기들을 살펴보았다. 암기들은 길고 약간 굵은 강철바늘이었다. 자신에게 날아온 암기들도 살펴보니 같은것이었다.
"센본이군"
그러자 옆에 있던 서희가 말했다.
"센본이라면 옛날에 닌자가 쓰던 암기아닙니까?"
"맞아. 요즘세상에 보기힘든건데. 한번에 대량으로 쏠수있는데 운이 좋았어. 다행히 암기에는 독도 안묻어 있군"
암기들을 수거한 기훈은 군인들에게 건물안과 바깥에는 칼자국이 없다고 보고받았다.
"몽타쥬를 보낼테니 수배를 하게"
그리고는 요원들과 차를 타고 본부로 돌아왔다.
본부에 도착하자 잡아온 3명은 각각 하나씩 심문실에 데려다 놓고 분석실에서 상자들을 살펴보았다. 안에는 금속제품들이 있었고 그밑을 뒤지자 대량의 마약들이 나왔다. 석재가 봉다리를 뜯고 헤로인을 맛보았다.
"질이 좋습니다"
"이 금속제품들은 자동차 부품공장에 간다고 위장한거겠지?"
"그런것 같습니다"
"JH72호, 데리고 온 자들을 신속히 신원조회를 해보고 전쟁전에 야꾸자보스들의 자료도 뽑아봐. 급하니까 빨리하도록"
"알겠읍니다"
"SJ87호는 트럭에 적혀있던 운송회사와 이 상자들안에 있는 물건들을 자세히 조사해봐"
"네"
그러고있는데 광석의 상처를 돌보았던 경희가 들어왔다.
"KS75호는 어떤가?"
"다행히 피하면서 맞아서 암기들이 깊숙히 들어가지가 않았읍니다. 하루정도 쉬면 괜찮아질겁니다"
"다행이군. 수고했어. 그만가서 쉬게"
기훈은 지태와 서희를 사무실로 오라고 호출한다음 분석실을 나섰다.
사무실에서 기훈은 잠시 공장에서 마주쳤던 칼자국이 생각났다.
[군이 포위를 하고있었는데 어떻게 빠져 나갔을까?]
전쟁때 오사까에서 그와 싸웠던 생각이 났다. 여러적들과 싸웠던 기훈이었지만 칼자국같은 상대는 처음이었다. 그의 검도실력은 고수들의 수준을 넘은 실력이었다. 그의 얼굴에 상처를 낼수 있었던것은 한마디로 운이었다. 다시한번 붙는다면 승패가 어떻게 될것인지는 기훈도 장담할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오사까에서는 많은 정보국과 군의 요원들의 일본정보부침투를 막았던 그였다. 칼자국이 이곳에 있다면 앞으로의 수사가 힘들고 위험할게 뻔했다.
[공장에서 잡았어야 하는건데]
노크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서희와 지태를 책상앞에 있는 소파에 앉게한후 자신도 맞은편에 앉았다.
"JT56호, 오늘의 거래를 가르쳐준 끄나풀은 누구지?"
"다른 공장에서 일하던 자입니다. 공장들에서 마약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몰래 나도는 말을 듣고 저에게 알려줍니다. 보통 크지않은 조직들에 의해서 이루어졌었는데 이번에는 거물야꾸자들이 관련되었다고 해서 부장님께 말씀드린 겁니다"
"앞으로 그 끄나풀은 만나지 마. 야꾸자들이 정보가 어디서 새었는지 알아보며 돌아다닐거야"
"알았읍니다"
"그리고 자네, 변장술이 뛰어나다는데"
"변장술에는 자신있읍니다"
"일진회도 끄나풀들이 있어. 자네가 끄나풀로 변장해서 일진회에 접근하는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한번 해보겠읍니다"
"자네의 얼굴을 알고있는 자들이 있을테니 각별히 주의를 하게"
"알겠읍니다"
"SH50호, 자네도 공장에서 본적이 있었던 자가 없었지?"
"없었읍니다"
기훈이 잠시 생각에 빠지자 지태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부장님, 그자가 분명히 일진회에 있는것이 확실합니까?"
그말에 기훈은 정신이 들며 지태를 쳐다보았고 서희도 놀라서 기훈을 바라보았다.
"누굴 말하는 겁니까?"
"야꾸자들중에서 내가 본적이 있었던 자가 있었어.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40세 안팍의 남자야"
"만약에 그가 이곳의 일진회에 있다면 수사가 용이해지겠군요"
그러나 기훈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나와 마주쳤기 때문에 밖에 나오는것을 꺼려할거야. 그리고 그자가 정말로 이곳의 일진회소속이라면 앞으로의 수사는 힘들어질거야"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자가 그렇게 대단합니까?"
기훈은 남에게 자신의 과거행적을 말하는걸 꺼려했지만 요원들의 안전을 위해서 말해주기로 했다.
"전쟁때 오사까에 있는 일본정보부를 파괴할려고 정보국과 군에서는 요원들을 침투시켰어. 하지만 보낼때마다 모두 전멸했지. 전쟁이 막바지로 들어가자 사람이 부족해서 일진회가 야꾸자들에게 일을 시켰던것은 알고있지?"
"네"
"바로 칼자국이 그때 야꾸자들을 이끌고 일본정보부로 접근하는 요원들을 색출해서 처단했었어. 나도 정보국에서 지령을 받아 요원들을 이끌고 운좋게 정보부를 파괴시키고 귀환하다가 우리들을 추적하던 칼자국과 야꾸자들을 마주쳐서 싸우게 되었지"
기훈에게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잠시 회상에 잠겼다. 지태는 참지못하고 기훈을 재촉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읍니까?"
"부하요원들은 전부 죽고 대부분의 야꾸자들도 죽었어. 나중에 총알이 다 떨어져서 칼자국과 검으로 결투를 하게 되었어. 정말이지 대단한 실력이었어. 아직까지 그때의 기억이 생생할 정도니까"
"그럼 그때 부장님이 그의 얼굴에 칼자국을 내신겁니까?"
"응. 운이 좋았지. 그자의 공격을 간신히 피하면서 역공했는데 다른자였다면 죽었을텐데 그도 피하더군. 그때 그의 얼굴에 칼자국을 냈어. 그순간 일본군들이 달려와서 나는 바다로 뛰어들었지. 아까 공장에서 칼자국의 표정을 보니 그도 나를 못잊고 있더군. 그자는 내가 상대할테니 자네들은 그와 싸우지말게. 그리고 능력도 대단한 자야. 섣불리 움직이지 말도록 해"
"알았읍니다"
"JT56호는 그만 나가보도록 하고 SH50호는 나중에 할일을 의논해야하니 잠시 남아있게"
지태는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갔다. 기훈은 한동안 말없이 있다가 서희를 쳐다보았다.
19부끝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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