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외도 현장-(2)
차를 몰고 가는 내손에는 왜그렇게 진땀이 흐르는지...
거의 20분도 채 안되서 그 호프집에 도착했다.
다행히 대로변에 있는 가게라서 호프집 바로 앞에 차를 대 놓고 앉아 있었다.
한 10여분쯤 지났을까...
내 머리속에 혹시 내가 오는 동안 딴데로 간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확실하게 아내한테 전화를 했다.
"따르르... 따르르..."
전화벨은 울리는데 전화를 안받았다. 나는 계속 전화를 들고 있었다.
"따르르... 따르르... 여보세요?"
"어... 난데."
"네..." (아내는 자기 친구들하고 있을땐 나한테 존대말을 쓴다)
"어디야?"
"여기? 명동."
"명동 어디?"
"그냥 호프집이에요. 이제 막 나가려구요. 오빤 어디에요?"
"나? 나 갑자기 고객한테 연락이 와서... 나도 오늘 늦을 것 같아."
"그래요?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요."
"그래. 너두 너무 많이 마시지 마라."
"네..."
"몇시쯤 들어갈껀데?"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그래. 편안하게 놀다가 들어가. 내가 너보다는 더 늦을테니까."
"알았어요..."
"휴... 다행이군. 아직 있어서... 그나저나 내가 늦는다고 했으니까
더욱 긴장이 풀어지겠군. 조금전 목소리도 술이 어느정도는 취한 것 같은데..."
나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아내와 그 친구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얼마쯤 기다렸을까...
호프집의 문이 열리면서 다수의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 사람들 속에는 아내의 모습도 섞여 있었다.
아내의 바로 옆에는 아마도 그 남친으로 생각되는 남자가 서있었고
아내는 그 남친의 팔짱을 다정히 끼고 있었다.
"후후... 다정해 보이는데?"
나는 마음속에서 또다시 피어오르는 정체모를 느낌에 몸을 한차례 떨면서
그들을 지켜보았다. 자기네들끼리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마구 웃어대면서
드디어 남친이 아내의 어깨에 팔을 두르는 것이 보였다.
"얼씨구...?"
아내도 그런 남친의 품에 폭 파묻혀서 연신 웃음을 짓고 있었다.
잠시 길거리에서 떠들던 그들은 몇몇의 인물들이 팔을 흔들며 사라지자
도로변으로 걸어 나왔다.
나는 자세를 최대한 숙여서 그들에게 안보이도록 했다.
아마도 택시를 잡아타고 다른데로 가는 것 같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은 신경을 쓰지 않고 아내가 어느 차를 타는지 확인했다.
역시 그 남친과 다른 친구 한명과 같이 택시를 잡아타는 것이 보였다.
나도 시동을 걸고는 그 택시를 따라갈 준비를 했다.
참고적으로 나는 원래 운전을 좀 급하게 하는 성미라서 웬만한 택시보다
운전 기술이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더욱이 아내가 지금 탄 택시는
영업용이 아니라 개인택시니까...
택시가 출발하고나서 나도 바로 출발을 했다.
한참을 달리던 택시는 예전에 집사람이 살던 동네로 접어들었다.
"아하... 어차피 초등학교 동창들이니까 예전의 그동네에 다 같이 살았겠군..."
아마도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2차를 즐기려는 것 같았다.
역시 내 예상이 적중했다.
앞서 달리던 택시는 XX시장 앞에 섰고 아내와 같이 탔던 친구들이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그들을 따라갈 건지 아니면 그냥 있을 건지를 잠시 고민하다가
그들이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차에서 내려서 따라갔다.
여기까지 와서 괜히 놓치면 안되니까...
내 앞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걸어가던 그들이 어떤 가게안으로 들어갔다.
거기는 나도 알던 곳이었다.
예전에 집사람과 연애시절에 가끔 가던 감자탕집이었다.
나는 그 맞은 편에 바로 붙어있는 똑같은 감자탕집으로 들어가서
아내와 그 친구들이 반쯤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아마도 한동안은 지루한 기다림을 해야할 것 같았기에
나도 소주 한병과 감자탕을 시키고는 건너편의 동태를 살폈다.
한 30분쯤 흘렀을까...
아내가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화장실을 가는 것 같았다.
나는 순간 또다른 좋은 생각이 들렸다.
그래서 즉시 아내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아내의 핸드폰은 구형 플립인데 플립부분이 고장이 나서
한번 통화를 한 뒤 플립을 닫아도 통화가 안끊긴다는 사실을
잘 이용하면 생생한 현장 중계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내가 전화하는 것을 다른 친구들이 받아야 하고
그 사실을 아내에게 전해주더라도 아내가 핸드폰을 확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몇가지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지만...
어쨋든 밑져야 본전이니까 나는 시도를 해보았다.
"따르르... 따르르..."
"제발 받아라 받아..."
"따르르... 따르르..."
몇번의 신호음이 더 울리고서 내가 포기를 하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가 전화를 받는 것이 들렸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
나는 상대편의 음성을 확인하면서 계속 침묵을 지켰다.
이윽고...
"딸깍..."
[왜...?]
[몰라. 아무말도 안해.]
[남편인가?]
[남편이면 다시 하겠지 뭐...]
역시 내 생각대로 전화는 끊어지지 않은채 생생한 현장음이 전달되어 왔다.
"옳거니... 이제 전화 왔었다는 얘기는 하지 말아라..."
그 순간 아내의 모습이 다시 보였다.
[시원하십니까요...?]
[어머... 별걸 다 물어보네.]
[자 물도 뺐으니까 한잔 해야지... 원샷!]
[야... 나 예전엔 술 잘마셨는데 지금은 못마셔...]
[빼기는... 그래도 원샷!]
"휴... 다행이군. 그럼 이제부터 생방송이나 들어볼까나...?"
나는 핸드폰에 연결된 이어폰을 귀에 꽂고 건너편 아내의 술자리에서 들려오는
잡담소리를 들으면서 남아있던 소주로 목을 축였다.
그냥 멀거니 맞은편만 멀뚱멀뚱 바라보던 것과는 달리
귀로 생생한 현장음이 들려오자 지루한 것도 없이 시간은 잘도 갔다.
[자... 이제 슬슬 정리하자.]
[그래... 어이구 넘 많이 마셨네.]
[OO아, 괜찮니?]
그때, 익숙한 아내의 이름이 들려왔다. 아마도 남친인 것 같았다.
[아웅... 넘 많이 마셔서 어지러워. 울 신랑한테 무지하게 혼나겠다.]
[야... 니 신랑 오늘 늦게 온다며?]
[그래두... 지금 몇시야?]
[지금이... 11시 30분...]
[그래... 시간은 그렇게 많이 안됐네...]
핸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아내의 음성은 많이 취해보였다.
"저정도가 되면 아내는 머리만 기대도 잠이 드는 체질인데...
아마 저 남친은 지금쯤 무지하게 고민하고 있겠군."
[자..자... 일단 나가자...]
건너편으로는 남친이 아내를 거의 안다시피한채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이 천천히 사라져갈때쯤 나도 계산을 하고 가게에서 나왔다.
[나 먼저 간다...]
[그래 즐거웠다. 담에 보자...]
어두운 구석에 몸을 숨긴채 있는 내 귀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가는게 들려왔다.
저멀리 도로변에는 이제 아내와 아내를 안고있는 남친... 그리고 여자 친구 한명밖에는 없었다.
[**야, 얘 어떻게 하지?]
[글쎄... 일단 술 좀 깨운 뒤에 남편한테 전화를 하던지 해서 데리고 가라고 해야겠다...]
[그래... 그게 좋겠네.]
[너는 어떻게 할래?]
[글쎄... 나두 같이 있고 싶은데 너두 알잖아. 집이 워낙 여기서 멀어서...]
[그래... 지금 가도 많이 늦겠다. 어서 들어가라. OO이는 내가 알아서 할께.]
[그래... 미안해. 먼저 갈께...]
[그래 다음에 또 보자...]
"후후... 드디어 둘만 남는군... 그나저나 저 남친... 꽤나 의도적인 것 같은데...?
내 마누라를 알아서 하겠다... 의미심장한 말이군."
[OO아... OO아...]
[으음...]
[후... 어떻게 하지...? OO아... 정신좀 차려봐...]
[으음... **구나...]
[그래... 너 어디가서 정신 좀 차린 뒤에 들어가야 겠다.]
[그래... 나 졸려...]
[그럼... 좀 자다가 갈래?]
[으응...]
"자다가 간다구...? 푸훗... 저건 옛날에 내가 많이 쓰던 말인데...
남자 여자 둘이서 퍽이나 그냥 잠만 자다가 갈 수 있겠다. 더우기 여자가 저 지경인데..."
남친은 이제 아내를 완전히 안아 올린채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왜냐면 맞은 편에 바로 여관이 있었으니까...
백수장...
"옛날에 나도 아내랑 연애시절에 한번 가봤던 곳이지..."
이제부터 나는 잔머리를 무진장 돌려야 했다.
저들이 여관방에 들어가면 일어날 일이 뻔했기 때문에...
그걸 알고서도 그냥 내버려두는 이율배반적인 내 마음을 나도 잘 알지 못했다.
다만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엄청난 흥분감에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는 느낌만 들뿐...
"가만있자. 이제 어떻게 한다... 일단 방번호를 확인해야 하고...
그리고 내가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집에서 나올때 비디오 카메라라도 가지고 올껄...
아니지...
우리나라는 돈만 있으면 안되는 게 거의 없는 나라니까...
돈만 여관주인한테 쥐어주면
뭔가 방법이 있을거야..."
거기까지 생각을 한 나는 지갑을 꺼내어 현금을 확인했다.
49만원...
조금 적은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나머지는 카드로 하면 되니까...
나는 잽싸게 길을 건넜다.
차를 몰고 가는 내손에는 왜그렇게 진땀이 흐르는지...
거의 20분도 채 안되서 그 호프집에 도착했다.
다행히 대로변에 있는 가게라서 호프집 바로 앞에 차를 대 놓고 앉아 있었다.
한 10여분쯤 지났을까...
내 머리속에 혹시 내가 오는 동안 딴데로 간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확실하게 아내한테 전화를 했다.
"따르르... 따르르..."
전화벨은 울리는데 전화를 안받았다. 나는 계속 전화를 들고 있었다.
"따르르... 따르르... 여보세요?"
"어... 난데."
"네..." (아내는 자기 친구들하고 있을땐 나한테 존대말을 쓴다)
"어디야?"
"여기? 명동."
"명동 어디?"
"그냥 호프집이에요. 이제 막 나가려구요. 오빤 어디에요?"
"나? 나 갑자기 고객한테 연락이 와서... 나도 오늘 늦을 것 같아."
"그래요?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요."
"그래. 너두 너무 많이 마시지 마라."
"네..."
"몇시쯤 들어갈껀데?"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그래. 편안하게 놀다가 들어가. 내가 너보다는 더 늦을테니까."
"알았어요..."
"휴... 다행이군. 아직 있어서... 그나저나 내가 늦는다고 했으니까
더욱 긴장이 풀어지겠군. 조금전 목소리도 술이 어느정도는 취한 것 같은데..."
나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아내와 그 친구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얼마쯤 기다렸을까...
호프집의 문이 열리면서 다수의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 사람들 속에는 아내의 모습도 섞여 있었다.
아내의 바로 옆에는 아마도 그 남친으로 생각되는 남자가 서있었고
아내는 그 남친의 팔짱을 다정히 끼고 있었다.
"후후... 다정해 보이는데?"
나는 마음속에서 또다시 피어오르는 정체모를 느낌에 몸을 한차례 떨면서
그들을 지켜보았다. 자기네들끼리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마구 웃어대면서
드디어 남친이 아내의 어깨에 팔을 두르는 것이 보였다.
"얼씨구...?"
아내도 그런 남친의 품에 폭 파묻혀서 연신 웃음을 짓고 있었다.
잠시 길거리에서 떠들던 그들은 몇몇의 인물들이 팔을 흔들며 사라지자
도로변으로 걸어 나왔다.
나는 자세를 최대한 숙여서 그들에게 안보이도록 했다.
아마도 택시를 잡아타고 다른데로 가는 것 같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은 신경을 쓰지 않고 아내가 어느 차를 타는지 확인했다.
역시 그 남친과 다른 친구 한명과 같이 택시를 잡아타는 것이 보였다.
나도 시동을 걸고는 그 택시를 따라갈 준비를 했다.
참고적으로 나는 원래 운전을 좀 급하게 하는 성미라서 웬만한 택시보다
운전 기술이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더욱이 아내가 지금 탄 택시는
영업용이 아니라 개인택시니까...
택시가 출발하고나서 나도 바로 출발을 했다.
한참을 달리던 택시는 예전에 집사람이 살던 동네로 접어들었다.
"아하... 어차피 초등학교 동창들이니까 예전의 그동네에 다 같이 살았겠군..."
아마도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2차를 즐기려는 것 같았다.
역시 내 예상이 적중했다.
앞서 달리던 택시는 XX시장 앞에 섰고 아내와 같이 탔던 친구들이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그들을 따라갈 건지 아니면 그냥 있을 건지를 잠시 고민하다가
그들이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차에서 내려서 따라갔다.
여기까지 와서 괜히 놓치면 안되니까...
내 앞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걸어가던 그들이 어떤 가게안으로 들어갔다.
거기는 나도 알던 곳이었다.
예전에 집사람과 연애시절에 가끔 가던 감자탕집이었다.
나는 그 맞은 편에 바로 붙어있는 똑같은 감자탕집으로 들어가서
아내와 그 친구들이 반쯤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아마도 한동안은 지루한 기다림을 해야할 것 같았기에
나도 소주 한병과 감자탕을 시키고는 건너편의 동태를 살폈다.
한 30분쯤 흘렀을까...
아내가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화장실을 가는 것 같았다.
나는 순간 또다른 좋은 생각이 들렸다.
그래서 즉시 아내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
아내의 핸드폰은 구형 플립인데 플립부분이 고장이 나서
한번 통화를 한 뒤 플립을 닫아도 통화가 안끊긴다는 사실을
잘 이용하면 생생한 현장 중계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내가 전화하는 것을 다른 친구들이 받아야 하고
그 사실을 아내에게 전해주더라도 아내가 핸드폰을 확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몇가지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지만...
어쨋든 밑져야 본전이니까 나는 시도를 해보았다.
"따르르... 따르르..."
"제발 받아라 받아..."
"따르르... 따르르..."
몇번의 신호음이 더 울리고서 내가 포기를 하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가 전화를 받는 것이 들렸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
나는 상대편의 음성을 확인하면서 계속 침묵을 지켰다.
이윽고...
"딸깍..."
[왜...?]
[몰라. 아무말도 안해.]
[남편인가?]
[남편이면 다시 하겠지 뭐...]
역시 내 생각대로 전화는 끊어지지 않은채 생생한 현장음이 전달되어 왔다.
"옳거니... 이제 전화 왔었다는 얘기는 하지 말아라..."
그 순간 아내의 모습이 다시 보였다.
[시원하십니까요...?]
[어머... 별걸 다 물어보네.]
[자 물도 뺐으니까 한잔 해야지... 원샷!]
[야... 나 예전엔 술 잘마셨는데 지금은 못마셔...]
[빼기는... 그래도 원샷!]
"휴... 다행이군. 그럼 이제부터 생방송이나 들어볼까나...?"
나는 핸드폰에 연결된 이어폰을 귀에 꽂고 건너편 아내의 술자리에서 들려오는
잡담소리를 들으면서 남아있던 소주로 목을 축였다.
그냥 멀거니 맞은편만 멀뚱멀뚱 바라보던 것과는 달리
귀로 생생한 현장음이 들려오자 지루한 것도 없이 시간은 잘도 갔다.
[자... 이제 슬슬 정리하자.]
[그래... 어이구 넘 많이 마셨네.]
[OO아, 괜찮니?]
그때, 익숙한 아내의 이름이 들려왔다. 아마도 남친인 것 같았다.
[아웅... 넘 많이 마셔서 어지러워. 울 신랑한테 무지하게 혼나겠다.]
[야... 니 신랑 오늘 늦게 온다며?]
[그래두... 지금 몇시야?]
[지금이... 11시 30분...]
[그래... 시간은 그렇게 많이 안됐네...]
핸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아내의 음성은 많이 취해보였다.
"저정도가 되면 아내는 머리만 기대도 잠이 드는 체질인데...
아마 저 남친은 지금쯤 무지하게 고민하고 있겠군."
[자..자... 일단 나가자...]
건너편으로는 남친이 아내를 거의 안다시피한채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이 천천히 사라져갈때쯤 나도 계산을 하고 가게에서 나왔다.
[나 먼저 간다...]
[그래 즐거웠다. 담에 보자...]
어두운 구석에 몸을 숨긴채 있는 내 귀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가는게 들려왔다.
저멀리 도로변에는 이제 아내와 아내를 안고있는 남친... 그리고 여자 친구 한명밖에는 없었다.
[**야, 얘 어떻게 하지?]
[글쎄... 일단 술 좀 깨운 뒤에 남편한테 전화를 하던지 해서 데리고 가라고 해야겠다...]
[그래... 그게 좋겠네.]
[너는 어떻게 할래?]
[글쎄... 나두 같이 있고 싶은데 너두 알잖아. 집이 워낙 여기서 멀어서...]
[그래... 지금 가도 많이 늦겠다. 어서 들어가라. OO이는 내가 알아서 할께.]
[그래... 미안해. 먼저 갈께...]
[그래 다음에 또 보자...]
"후후... 드디어 둘만 남는군... 그나저나 저 남친... 꽤나 의도적인 것 같은데...?
내 마누라를 알아서 하겠다... 의미심장한 말이군."
[OO아... OO아...]
[으음...]
[후... 어떻게 하지...? OO아... 정신좀 차려봐...]
[으음... **구나...]
[그래... 너 어디가서 정신 좀 차린 뒤에 들어가야 겠다.]
[그래... 나 졸려...]
[그럼... 좀 자다가 갈래?]
[으응...]
"자다가 간다구...? 푸훗... 저건 옛날에 내가 많이 쓰던 말인데...
남자 여자 둘이서 퍽이나 그냥 잠만 자다가 갈 수 있겠다. 더우기 여자가 저 지경인데..."
남친은 이제 아내를 완전히 안아 올린채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왜냐면 맞은 편에 바로 여관이 있었으니까...
백수장...
"옛날에 나도 아내랑 연애시절에 한번 가봤던 곳이지..."
이제부터 나는 잔머리를 무진장 돌려야 했다.
저들이 여관방에 들어가면 일어날 일이 뻔했기 때문에...
그걸 알고서도 그냥 내버려두는 이율배반적인 내 마음을 나도 잘 알지 못했다.
다만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엄청난 흥분감에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다는 느낌만 들뿐...
"가만있자. 이제 어떻게 한다... 일단 방번호를 확인해야 하고...
그리고 내가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집에서 나올때 비디오 카메라라도 가지고 올껄...
아니지...
우리나라는 돈만 있으면 안되는 게 거의 없는 나라니까...
돈만 여관주인한테 쥐어주면
뭔가 방법이 있을거야..."
거기까지 생각을 한 나는 지갑을 꺼내어 현금을 확인했다.
49만원...
조금 적은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나머지는 카드로 하면 되니까...
나는 잽싸게 길을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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