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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3:21 1,911회 0건
마치영화처럼 ([email protected])

너를 보면..눈물이난다..(창작)

내가 어렸을적..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만을 간직했던 유년 시절..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어린 나이에 걸맞는 꿈이있던 시절.. 그런 이상에대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참고로 근친 상간 이라던가 강간 같은 극단적인 내용은 없음을 밝히며,그런 글을 원하시는 분이시라면 이 글을 안읽으시는편이 좋을듯 싶습니다.

[너를 보면..눈물이 난다]

1부-추억속에 그녀가 있었다.

처음 기사가 정훈에게 떨어졌을때 정훈이 제일 먼저 떠올린것은 혜린에 대한 기억이었다.새삼 기억을 되새길만큼 묵은 기억만도 아니었다.생각해보면 정훈은 늘상 혜린의 환영을 시달려 왔는지도 모른다.그녀는 정훈에게 동경의 대상이자 여신이었다.마음속에? ?그녀를 지운적은 지금껏 한순간도 없었다고 생각하며 빈 볼을 어루만지는 정훈이었다. -남기자가 이번 "미고지" 기사를 맡아보라구..비중있는 기사도 아니고 그냥 휴가 기분이라도 내면서 쉬엄 쉬엄 다녀오라구.말미를 줄테니까 며칠이 걸리더라도 괜찮아..이참에 생각도 좀 정리하고..좋잖아?너무 뻗뻗한 가지는 금새 부러지기 쉽상이라구.. 슬슬 구슬리면서도 노련한 50년 기자경력 배테랑답게 가시돛친 말 한마디 찌르는것을 잊지않는 국장의 말을 건성으로 넘기는 정훈의 머릿속엔 "미고지"라는 단어로 숨쉴 틈이 없게 버거웠다. 생각해보면 맘 먹기에따라 얼마든지 갈 수 있는 곳이다.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같은 느낌을 주는곳..아마 어릴적 친구 몇쯤은 정착해서 살것이고 오랫동안 안봐서 그렇지 얼굴들을 못알아볼정도는 아닐것이다. 다만..그를 "미고지"란 단어 하나에 두근 거리도록 숨차게 하는것은 "미고지"자체라기 보다는 "미고지"에 군림하는 한 여자 때문이란걸 정훈 스스로도 잘 알고있었다.군림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그 무렵 또래들은 그녀를 그렇게 부르기를 꺼려하지 않았었다. -남기자 내 말 듣고 있는거야? 국장이 눈쌀을 찌푸리며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왔으므로 정훈은 정신을 수습했다. 이제 겨우 말단 꼬리를 뗀 자신을 국장이 직접 부른것은 분명 속보이는 행위였지만 그렇다고 무시 할수만은 없는 처지 아니던가?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사람은 그래도 명실공히 F일보의 맨 위에 있는 사람이다. -그러게 가만히있는 벌집은 왜 쑤셔놨어..그거 수습하느라 마신 술만도 엄청 나다는거 알아?두 말 할것없어..다녀오도록 하고..나가봐 국장이 회전의자를 빙글 돌려 더이상 말이 필요 없다는듯이 돌아앉아 버렸고,정훈은 뒷통수에 대고 예의상 고개를 살짝 까딱거린 후 국장실을 나섰다. -남기자 그거 알아? 막 문을 밀고 나서는 정훈에게 더이상 아무 말이 없을것같던 국장의 말이 들려왔다. -아까웠어..한발만 빨랐어도 대박이었어..난 남기자처럼 도전적인 사람이 좋아.. 더 무슨 말이 들려오나 싶어서 제자리에 서있었지만 국장은 그대로 창밖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묵묵히 앉아있었고 "피식"하고 실소를 머금으며 정훈은 복도로 나왔다. M당의 오모 의원을 밀착 취재한것이 화근이었다.차기 M당의 실세를 자타가 공인하는 오의원에 대해 조사 하다보니 뜻하지않게 굵직한것이 걸려들었던 것이다. 처음엔 단순한 스캔들 이었지만 상대쪽 여성을 파고 들다보니 이건 삼류 스캔들만은 아니라는 예감이 번쩍 했던것이다.그의 예상처럼 단순한 구도에서 벗어난 기사는 비리를 예감했고 권력층의 오만 때문인지 오히려 기사는 30여명의 비리를 파헤치는데 성공했던 것이다.물적 증거물과 문서까지는 찾아냈지만..그게 끝이 되버렸다.여자는 증인으로 서는게 두려워 잠적했고 기사는 누군가의 밀고로 오의원 측근에게 발각되어 인쇄 되보지도 못하고 폐기되었다. "미고지"는 말 그대로 저수지이다.예전에는 그 주변으로 마을이 제법 컸지만,지금은 모두들 도시로 떠난통에 이십여 가구만이 남아있다고 집계되어 있다.저수지라지만 그리 큰것도 아니고 끝에 지자까지 들어가는걸 보면 꽤 오래 됐을법도 하건만 역사책 귀퉁이에도 미고지란 이름이 없는걸로봐선 그리 중요한 저수지는 못되었던 모양이다.하긴,저수지라 간신히 알아볼정도로 작은 저수지였다. 그리고 마을과는 반대쪽에 덩그러니 한 채 있는 별장,또래 아이들은 그 별장을 성이라고 불렀다.어느 엉뚱한 녀석의 말론 그곳에 드라큐라 백작이 산다고도 했고,어떤녀석은 그곳에 공주님이 산다고 황당한 말을 꺼내놓기도 했다. 미고지까지 직접 들어가는 버스가 없었으므로 남산면에서 내려 걸어 들어가야만 했다.이럴줄 알았다면 차라리 차를 끌고올걸 잘못했다고 생각됐지만 조금지나자 차라리 그냥 오길 잘했다고 간사한 생각이 들었다. 간만에 걸어보는 시골길 풍경이 제법 근사했던것이다. 한 여름 햇살에 반짝이는 시냇물 이라든지,어제내린 비로 아직 물기를 머금은 나무들하며 이름 모를 벌래가 날아가는 모습까지도 그의 마음을 들뜨게했던 것이다.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여유라는걸 잊고산 탓일거다.전원적인 풍경에 한껏 매료되어 시간가는줄 모르고 걷다보니 벌써 저만치 미림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근처에서 처음 보는 아이였다.머리가 제법 긴 편이었고 나이는 자신보다 조금 많아보였다.근처의 또래 여자애들이 햇볕에 그을려 가무잡잡 한것에 비해 피부가 하얀 편이었다.아니 어찌보면 어딘가 아픈것처럼 뽀얗게 보였다. 그리고 실제로-이것이 가장 눈에 띄는 것이기도 했다-그 여자애는 바퀴가달린 의자에 앉아있었다.휠체어였다. -넌 누구니? 그녀가 눈이 부신듯 이마에 하얀 손을 얹으며 묻는 순간 숨이 막혀왔다.부드러운 음성이 정훈을 감싸고 휘도는것처럼 느껴졌고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애의 눈망울에 자신이 비춰져있음을 어렴풋이 보며 당황한 마음을 진정시킬수 없었다. -남정훈 당황해서 무슨 대답을 해야할지 몰라 쩔쩔 매다가 "툭" 내뱉은것이 고작 내 이름이었다.여자애가 쿡쿡대며 웃기 시작하였고 난 더욱 어쩔바를 모르고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다. 멋쩍은 마음에 머리를 긁적거리고 서있자니 여자애가 애써 웃음을 참는 눈치더니 이윽고 진정이 되었는지 물기 고인 눈으로 정훈을 본다. -미안해..니 대답이 너무 웃겨서..내 이름은 혜린이야..윤혜린. 혜린..윤혜린..속으로 되뇌어 보는 정훈이지만 이 이름이 자신에게 미칠 영향을 그때까지 정훈으로선 알도리가 없었다.다만..눈 앞에 앉아있는(휠체어에) 여자아이에게호기심 가득한 눈을 주고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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