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부드럽게, 때론 터프하게... 2부
2 부 - 문(文)여사와의 통화 (下)
문여사는 내일부터 자기 영업소에 있는 설계사 한 명을
우리 사무실로 출근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또, 그런 일이야? 나 이제 그런거 안해..."
"너 내랑 약속한 거 벌써 잊었나? 니는 내랑 한 약속을 지켜야 돼..."
문여사가 설계사를 제게 보내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저보고 제대로 보험설계사 일을 할 수 있겠금 훈련시켜 달라는 것 입니다.
그녀가 저한테 보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최근 몇 달간의 영업실적이 부족해서
영업소에서 퇴직 압력을 받고 있는 사람들 입니다...
그러나, 퇴직압력을 받는다고해서 다 제게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의 판단과 기준으로 사람을 선정해서
마지막 방편으로 제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녀의 선정기준은 이랬습니다...
첫째, 영업력은 부족한데, 설계사일을 해서라도 급한 대로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는 사람.
둘째, 제가 약간의 도움을 주고 훈련을 시키면,
나중엔 썩 괜찮은 설계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
셋째, (이게 가장 중요한 건데...) 유부녀든 처녀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자". 그녀는 제가 그녀들을 잘 꼬셔서 따 먹든 말든 철저히
저의 능력에 달렸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자기는 최대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자를 골라서 보내준다고 항상 떠버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그녀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하는 걸까요? 사실, 사람을 맡아
훈련을 시키다보면 보통 석 달 정도를 맡아 일을 가르치게 되는데,
그 동안 실적이 없으면 제가 대신 실적도 넣어주면서 일을 가르쳐야 합니다...
(대부분 생활이 힘든 사람들이니까 버는게 있어야 생활을 하져.
일만 배운다고 생활이 됩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문여사가 하자는대로 하는 이유는...
저도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그녀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제가 보험회사 설계사일을 하면서 근근히 먹고 살 때,
저는 설계사일 보다는 사람들을 관리하고 사람들을 독려하는 일을
더 잘 할 사람이라며... 딜러일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사실 저두 대학시절 총학이니, 동아리니 하면서 항상 사람들을 이끌고
선동하는 일을 많이 해봐서 그런 일이 적성에 맞습니다. 그녀의 타고난
안목이 저를 알아본 겁니다.(그 와중에 그녀와 눈이 맞아 연애를 한 거구여...
그 얘기는 암튼 나중에 하겠습니다.)
그녀가 딜러일을 추천한 것은 설계사일을 하면서 관리직까지 올라가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러려면 차라리 스스로 사무실을 차려서 일을 시작하는게 낫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저한테 제안을 했던 겁니다.
딜러 사무실을 오픈하면서 제정적으로 너무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 와중에
그녀가 많은 경제적 도움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11개 손보사의 많은 설계사들이
저랑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전 빠른 시일내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었고, 수월하게 사업을 확장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을 관리할 줄 아는 내 능력을 제대루 봤다며,
저가 자신이 밀어준 사람 중에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며 항상 흐믓해 했습니다.
그래서 전 문여사 일이라면 행여 제가 조금 손해보는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은혜를 갚는다고 할까요...
그녀는 그래서 저한테 가끔 사람을 보내 훈련시켜 달라고 합니다.
그게 자신한테 은혜를 갚는 길이라며...
그런데 그녀가 저한테 자기 영업소 팀원을 보내서 훈련을 의뢰할 때는
다 그럴만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본인은 팀장이기 때문에 팀원들의 실적이 좋으면 본인도 덩달아 수당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회사의 정식 관리직원은 아니었지만, 워낙 경험이 풍부하고,
거래처도 많고, 실적이 좋아 회사에서 특별 대우를 받는 케이스였습니다.
팀원들의 실적에 따른 그녀의 인센티브도 상당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가끔 될 성 싶은 초년병들의 훈련을 제가 맡기는 것입니다.
물론 그녀 스스로 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가 저를 키워줬을 때는 이런 식으로
써먹기 위함이었다고 항상 말을 하니, 은혜를 입은 저로서야 그저 은혜를
갚는다는 마음으로 사람을 맡아 훈련을 시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은혜만 갚고 아무 이득이 없는 건 아닙니다...
외형상으로는 제가 한 명을 훈련시키는 기간동안 문여사 영업소와 저의
사무실간의 거래실적이 평상시보다 부쩍 더 늘어납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제가 바란 것
이상의 "콩고물"이 떨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게 뭔지 다 아시겠져?
"나도 요즘 어려워, 당분간은 그런 일 못해..."
"무슨 소리가... 니 요즘 잘 나간다며... 한 달에 2, 3 천은 우습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누가 그런 소릴해, 다 부풀려진 얘기야...
요즘 어려운 거 너두 잘 알잖아..."
"글지말고 한 번 만나나 봐라. 나이는 너랑 동갑인데, 딱 네 스타일이야...
처음 봤을 때 정말 모델인 줄 알았다니까..."
"여자에 관심없슴다... 여자 끊었슴다..."
"아고, 말 같은 소릴 해라... 박종훈이가 여잘 끊어? 누가 그 말을 믿겠나...
차라리 팥으로 메주를 쒔다코 하면 믿겠다."
"정말이라니까..."
"그렇지 말고 함 만나봐라. 내 너에 대해서는 좋게 얘기해놨다..."
"어떻게?"
"점잖은 사람이라고... 치근덕대지는 않을 거라구..."
"그 말이 더 웃기게 들린다..."
"암튼 빼지말고 함 만나라. "미영엄마"라고 정말 사정이 딱한 사람이야...
신랑이 회사 다니다가 그만두고 나서, 마땅한 돈벌이가 없는 모양이야..."
"어쿠 게다가 신랑까지 있는 사람이야? 관둬라 관둬..."
"신랑이 제법 큰 회사의 임원이었는데, 어느날 일하다가 허리를 삐긋한 모양이야.
그래서 회사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아 있나 보더라. 한동안 보험금도 타고
퇴직금도 타고 해서 어느 정도는 버텼는데..."
"그런데...?"
"그 남편이라는 작자가 먹고 살 궁리는 안하고, 주식 한다고 맨 날 컴퓨터 앞에
죽치고 앉아서 퇴직금이라고 얼마 받은거 다 날려버렸다 하더라구.
주식이라는게 원래 섣불리 덤벼다간 깡통차기 쉽상 아이가..."
"하긴, 개인투자자가 경험없이 큰 돈 벌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
"그러니, 미영엄마가 언제까지나 그 꼴을 보고 있어야 하겠노...
자식 새끼들하고 굶어죽게 생겼는데... 그래서 자기가 보험 설계사라도 한다고
얘기하니까, 꼴에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보험 아줌마는 죽어도 하지 말라고
신랑이 한 참 난리를 쳐서 지금 어렵게 어렵게 일을 하고 있어."
"요즘도 보험설계사에 대한 그런 고리타분한 편견을 가진 사람이 있군...
그리고 그 아줌마,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일, 열심히 하믄 되겠네..."
"근데 이 아줌씨가 워낙 숫기가 없어나서, 일을 제대로 하질 못하네...
지난 석 달간 실적이 거의 없어서 곧 쫓겨나게 생겼다 아이가..."
"그게 나랑 무슨 상관 있냐 말야, 왜 맨날 그런 사람들만 소개해 주냔 말야,
나도 힘든데..."
"이런 일 도와줄 사람은 이 세상에 종훈이 밖에 없다 아이가...
니가 그 아줌씨 자리 잡을 때까지... 한 석 달 만 돌봐줘...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니가 가르쳐도 안되면,
내도 더 이상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득되는 게 뭔데...?"
"종훈아, 내가 항상 얘기했제... 설계사라고 다 설계사 아이고,
아무나 할 수 있는거 같아도 아무나 할 수 없는게 이 일이라고...
너두 잘 알겠지만... 내가 골라서 보내주는 사람들은
다른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거... 이 사람들 잘 키워주면
이 일 남들보다 훨씬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거..."
"너의 안목이야 내가 인정하지, 너야 진짜 꾼이니까...
하지만 내가 왜 그들을 훈련시켜야 하냐구...
그동안 그 만큼 했음 됐다고 보는데..."
"그거이 박종훈이 운명 아이가...
될 성 싶은 나무를 떡잎 때부터 맡아서 가르치는 거...
니는 일 안하고, 일 못하는 사람 일하겠금 후달구는 재주를 타고 났다니까..."
"하지만, 난 아무 이득없이 사람을 키우진 않아...
나도 이젠 선수니까... 내가 후달군다고 해서 다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맞다, 니가 후달군다고 해서 다 제대루된 설계사가 되는 건 아이다.
제대로된 설계사가 되고 안되고는 그 사람들이 너의 훈련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려있제... 하지만, 너가 하는 일이 일반일을
상대로 하는 일이 아니고, 설계사들을 상대하는 일이니, 성장 가능성이 많은
설계사를 키워 니 편을 만드는 일도 결코 손해보는 일만은 아닐듯 싶다."
"......"
"게다가... 니가 잘만하면, 몸보신도 할 수 있다 아이가...
내 너의 여자 후리는 재주를 진작부터 알고 있기에 긴말은 않겠다.
나도 너의 그런 부수입을 염두해두고 사람을 고른 것이니,
나도 너한테 할 만큼은 했다고 자부한다이...
살살 꼬셔서 니가 따먹든 말든, 니 재주에 달렸지만...
내가 너한테 보낼 때는 누가 봐도 괜찮다 싶을 정도의 아줌씨들로
엄청 신경써서 골라 보냈다는 거 명심하래이... 알긋나? "
사실 그 말은 인정합니다. 그녀가 저보구 설계사로 훈련시킨 여자들
대부분 스타일이 제 맘에 쏙 드는 여자들이었고, 전부는 아니지만, 저 역시
그녀들을 왔던 그대로 곱게 돌려 보낸 적(?)은 별로 없습니다...
"종훈아, 너, 내 생활신조 기억하제?
누이좋고 매부좋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내가 널 키워줬을 때두 너가 될 놈이라는 거 척 알아보고 도와줬다는 거...
그래서 이렇게 써먹는 거 아이가... 솔직히 너두 내 덕분에 이 바닥에서
자리를 잡을 만큼 잡았고... 난 니 덕분에 사람들도 훈련시키고
종훈이 싱싱한 꼬추로 한 참 신나게 몸보신 했다는 거 말야, 호호호..."
"음..."
"절대 실망 안할테니 내일 함 만나자..."
"언제 어디서 만나자구?" "그래... 우리 종훈이 오케이 할 줄 알았다...
넌, 아주 멋진 놈이다. 내가 사람 하나는 제대로 봤다 아이가...
장소는 우리가 자주 만나는..."
다음날 오전, 만나기로 한 커피숍에 들어서자 문여사와
그녀가 소개시켜준다는 미영엄마가 먼저 나와서 나란히 앉아 있는게
눈에 띄었습니다.
세 사람은 정중하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문여사와 저는 공적인 자리에서는
특히 서로 존대를 하고 예를 갖추면서 말 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문여사와 제가 사적으로는 어떤 사이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미영엄마라는 여자는 과연 문여사가 말한 것처럼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녀는 몸매가 잘 돋보이도록 몸에 짝 달라붙은 검은 정장차림에
짧은 미니스커트, 검은 망사스타킹, 굽 높은 하이힐을 신고 나왔습니다.
테이블 밑으로 슬쩍 보이는 가지런한 다리가 곧게 쭉 뻗어 있는게 한 눈에 봐도
미끈하니 거리에 나가면, 뭇 남성들의 시선을 꽤나 끌거 같았습니다.
피부는 약간 까무잡잡했으며, 짧고 단정한 커트머리에, 얼굴은 TV탈렌트처럼
말 그대로 주먹만 했습니다. 눈은 크고 예뻤고, 코는 빚어놓은 듯 오똑했습니다.
전체적인 자태는 제법 있는 집에서 아쉬울 것 없이 살았던 여자처럼 보였고,
딱 보면 예쁘다는 소리를 들을만한 그런 여자였습니다.
우리는 서로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상견례를 했습니다...
S 화재보험 설계사 "송현주"... 그녀의 이름은 송현주(가명)였습니다...
2 부 - 문(文)여사와의 통화 (下)
문여사는 내일부터 자기 영업소에 있는 설계사 한 명을
우리 사무실로 출근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또, 그런 일이야? 나 이제 그런거 안해..."
"너 내랑 약속한 거 벌써 잊었나? 니는 내랑 한 약속을 지켜야 돼..."
문여사가 설계사를 제게 보내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저보고 제대로 보험설계사 일을 할 수 있겠금 훈련시켜 달라는 것 입니다.
그녀가 저한테 보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최근 몇 달간의 영업실적이 부족해서
영업소에서 퇴직 압력을 받고 있는 사람들 입니다...
그러나, 퇴직압력을 받는다고해서 다 제게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의 판단과 기준으로 사람을 선정해서
마지막 방편으로 제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녀의 선정기준은 이랬습니다...
첫째, 영업력은 부족한데, 설계사일을 해서라도 급한 대로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는 사람.
둘째, 제가 약간의 도움을 주고 훈련을 시키면,
나중엔 썩 괜찮은 설계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
셋째, (이게 가장 중요한 건데...) 유부녀든 처녀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자". 그녀는 제가 그녀들을 잘 꼬셔서 따 먹든 말든 철저히
저의 능력에 달렸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자기는 최대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자를 골라서 보내준다고 항상 떠버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그녀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하는 걸까요? 사실, 사람을 맡아
훈련을 시키다보면 보통 석 달 정도를 맡아 일을 가르치게 되는데,
그 동안 실적이 없으면 제가 대신 실적도 넣어주면서 일을 가르쳐야 합니다...
(대부분 생활이 힘든 사람들이니까 버는게 있어야 생활을 하져.
일만 배운다고 생활이 됩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문여사가 하자는대로 하는 이유는...
저도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그녀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제가 보험회사 설계사일을 하면서 근근히 먹고 살 때,
저는 설계사일 보다는 사람들을 관리하고 사람들을 독려하는 일을
더 잘 할 사람이라며... 딜러일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사실 저두 대학시절 총학이니, 동아리니 하면서 항상 사람들을 이끌고
선동하는 일을 많이 해봐서 그런 일이 적성에 맞습니다. 그녀의 타고난
안목이 저를 알아본 겁니다.(그 와중에 그녀와 눈이 맞아 연애를 한 거구여...
그 얘기는 암튼 나중에 하겠습니다.)
그녀가 딜러일을 추천한 것은 설계사일을 하면서 관리직까지 올라가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러려면 차라리 스스로 사무실을 차려서 일을 시작하는게 낫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저한테 제안을 했던 겁니다.
딜러 사무실을 오픈하면서 제정적으로 너무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 와중에
그녀가 많은 경제적 도움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11개 손보사의 많은 설계사들이
저랑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전 빠른 시일내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었고, 수월하게 사업을 확장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을 관리할 줄 아는 내 능력을 제대루 봤다며,
저가 자신이 밀어준 사람 중에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며 항상 흐믓해 했습니다.
그래서 전 문여사 일이라면 행여 제가 조금 손해보는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은혜를 갚는다고 할까요...
그녀는 그래서 저한테 가끔 사람을 보내 훈련시켜 달라고 합니다.
그게 자신한테 은혜를 갚는 길이라며...
그런데 그녀가 저한테 자기 영업소 팀원을 보내서 훈련을 의뢰할 때는
다 그럴만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본인은 팀장이기 때문에 팀원들의 실적이 좋으면 본인도 덩달아 수당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회사의 정식 관리직원은 아니었지만, 워낙 경험이 풍부하고,
거래처도 많고, 실적이 좋아 회사에서 특별 대우를 받는 케이스였습니다.
팀원들의 실적에 따른 그녀의 인센티브도 상당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가끔 될 성 싶은 초년병들의 훈련을 제가 맡기는 것입니다.
물론 그녀 스스로 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가 저를 키워줬을 때는 이런 식으로
써먹기 위함이었다고 항상 말을 하니, 은혜를 입은 저로서야 그저 은혜를
갚는다는 마음으로 사람을 맡아 훈련을 시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은혜만 갚고 아무 이득이 없는 건 아닙니다...
외형상으로는 제가 한 명을 훈련시키는 기간동안 문여사 영업소와 저의
사무실간의 거래실적이 평상시보다 부쩍 더 늘어납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제가 바란 것
이상의 "콩고물"이 떨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게 뭔지 다 아시겠져?
"나도 요즘 어려워, 당분간은 그런 일 못해..."
"무슨 소리가... 니 요즘 잘 나간다며... 한 달에 2, 3 천은 우습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누가 그런 소릴해, 다 부풀려진 얘기야...
요즘 어려운 거 너두 잘 알잖아..."
"글지말고 한 번 만나나 봐라. 나이는 너랑 동갑인데, 딱 네 스타일이야...
처음 봤을 때 정말 모델인 줄 알았다니까..."
"여자에 관심없슴다... 여자 끊었슴다..."
"아고, 말 같은 소릴 해라... 박종훈이가 여잘 끊어? 누가 그 말을 믿겠나...
차라리 팥으로 메주를 쒔다코 하면 믿겠다."
"정말이라니까..."
"그렇지 말고 함 만나봐라. 내 너에 대해서는 좋게 얘기해놨다..."
"어떻게?"
"점잖은 사람이라고... 치근덕대지는 않을 거라구..."
"그 말이 더 웃기게 들린다..."
"암튼 빼지말고 함 만나라. "미영엄마"라고 정말 사정이 딱한 사람이야...
신랑이 회사 다니다가 그만두고 나서, 마땅한 돈벌이가 없는 모양이야..."
"어쿠 게다가 신랑까지 있는 사람이야? 관둬라 관둬..."
"신랑이 제법 큰 회사의 임원이었는데, 어느날 일하다가 허리를 삐긋한 모양이야.
그래서 회사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아 있나 보더라. 한동안 보험금도 타고
퇴직금도 타고 해서 어느 정도는 버텼는데..."
"그런데...?"
"그 남편이라는 작자가 먹고 살 궁리는 안하고, 주식 한다고 맨 날 컴퓨터 앞에
죽치고 앉아서 퇴직금이라고 얼마 받은거 다 날려버렸다 하더라구.
주식이라는게 원래 섣불리 덤벼다간 깡통차기 쉽상 아이가..."
"하긴, 개인투자자가 경험없이 큰 돈 벌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
"그러니, 미영엄마가 언제까지나 그 꼴을 보고 있어야 하겠노...
자식 새끼들하고 굶어죽게 생겼는데... 그래서 자기가 보험 설계사라도 한다고
얘기하니까, 꼴에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보험 아줌마는 죽어도 하지 말라고
신랑이 한 참 난리를 쳐서 지금 어렵게 어렵게 일을 하고 있어."
"요즘도 보험설계사에 대한 그런 고리타분한 편견을 가진 사람이 있군...
그리고 그 아줌마,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일, 열심히 하믄 되겠네..."
"근데 이 아줌씨가 워낙 숫기가 없어나서, 일을 제대로 하질 못하네...
지난 석 달간 실적이 거의 없어서 곧 쫓겨나게 생겼다 아이가..."
"그게 나랑 무슨 상관 있냐 말야, 왜 맨날 그런 사람들만 소개해 주냔 말야,
나도 힘든데..."
"이런 일 도와줄 사람은 이 세상에 종훈이 밖에 없다 아이가...
니가 그 아줌씨 자리 잡을 때까지... 한 석 달 만 돌봐줘...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니가 가르쳐도 안되면,
내도 더 이상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득되는 게 뭔데...?"
"종훈아, 내가 항상 얘기했제... 설계사라고 다 설계사 아이고,
아무나 할 수 있는거 같아도 아무나 할 수 없는게 이 일이라고...
너두 잘 알겠지만... 내가 골라서 보내주는 사람들은
다른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거... 이 사람들 잘 키워주면
이 일 남들보다 훨씬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거..."
"너의 안목이야 내가 인정하지, 너야 진짜 꾼이니까...
하지만 내가 왜 그들을 훈련시켜야 하냐구...
그동안 그 만큼 했음 됐다고 보는데..."
"그거이 박종훈이 운명 아이가...
될 성 싶은 나무를 떡잎 때부터 맡아서 가르치는 거...
니는 일 안하고, 일 못하는 사람 일하겠금 후달구는 재주를 타고 났다니까..."
"하지만, 난 아무 이득없이 사람을 키우진 않아...
나도 이젠 선수니까... 내가 후달군다고 해서 다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맞다, 니가 후달군다고 해서 다 제대루된 설계사가 되는 건 아이다.
제대로된 설계사가 되고 안되고는 그 사람들이 너의 훈련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려있제... 하지만, 너가 하는 일이 일반일을
상대로 하는 일이 아니고, 설계사들을 상대하는 일이니, 성장 가능성이 많은
설계사를 키워 니 편을 만드는 일도 결코 손해보는 일만은 아닐듯 싶다."
"......"
"게다가... 니가 잘만하면, 몸보신도 할 수 있다 아이가...
내 너의 여자 후리는 재주를 진작부터 알고 있기에 긴말은 않겠다.
나도 너의 그런 부수입을 염두해두고 사람을 고른 것이니,
나도 너한테 할 만큼은 했다고 자부한다이...
살살 꼬셔서 니가 따먹든 말든, 니 재주에 달렸지만...
내가 너한테 보낼 때는 누가 봐도 괜찮다 싶을 정도의 아줌씨들로
엄청 신경써서 골라 보냈다는 거 명심하래이... 알긋나? "
사실 그 말은 인정합니다. 그녀가 저보구 설계사로 훈련시킨 여자들
대부분 스타일이 제 맘에 쏙 드는 여자들이었고, 전부는 아니지만, 저 역시
그녀들을 왔던 그대로 곱게 돌려 보낸 적(?)은 별로 없습니다...
"종훈아, 너, 내 생활신조 기억하제?
누이좋고 매부좋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내가 널 키워줬을 때두 너가 될 놈이라는 거 척 알아보고 도와줬다는 거...
그래서 이렇게 써먹는 거 아이가... 솔직히 너두 내 덕분에 이 바닥에서
자리를 잡을 만큼 잡았고... 난 니 덕분에 사람들도 훈련시키고
종훈이 싱싱한 꼬추로 한 참 신나게 몸보신 했다는 거 말야, 호호호..."
"음..."
"절대 실망 안할테니 내일 함 만나자..."
"언제 어디서 만나자구?" "그래... 우리 종훈이 오케이 할 줄 알았다...
넌, 아주 멋진 놈이다. 내가 사람 하나는 제대로 봤다 아이가...
장소는 우리가 자주 만나는..."
다음날 오전, 만나기로 한 커피숍에 들어서자 문여사와
그녀가 소개시켜준다는 미영엄마가 먼저 나와서 나란히 앉아 있는게
눈에 띄었습니다.
세 사람은 정중하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문여사와 저는 공적인 자리에서는
특히 서로 존대를 하고 예를 갖추면서 말 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문여사와 제가 사적으로는 어떤 사이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미영엄마라는 여자는 과연 문여사가 말한 것처럼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녀는 몸매가 잘 돋보이도록 몸에 짝 달라붙은 검은 정장차림에
짧은 미니스커트, 검은 망사스타킹, 굽 높은 하이힐을 신고 나왔습니다.
테이블 밑으로 슬쩍 보이는 가지런한 다리가 곧게 쭉 뻗어 있는게 한 눈에 봐도
미끈하니 거리에 나가면, 뭇 남성들의 시선을 꽤나 끌거 같았습니다.
피부는 약간 까무잡잡했으며, 짧고 단정한 커트머리에, 얼굴은 TV탈렌트처럼
말 그대로 주먹만 했습니다. 눈은 크고 예뻤고, 코는 빚어놓은 듯 오똑했습니다.
전체적인 자태는 제법 있는 집에서 아쉬울 것 없이 살았던 여자처럼 보였고,
딱 보면 예쁘다는 소리를 들을만한 그런 여자였습니다.
우리는 서로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상견례를 했습니다...
S 화재보험 설계사 "송현주"... 그녀의 이름은 송현주(가명)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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