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부드럽게, 때론 터프하게... 1부

먼저 만났던 여자들 얘기, 먼저 해봤던 여자들 얘기를
우선 하는 게 순서인 줄 알지만...
지금 생각해서 글을 쓰자니, 정확하게 기억나지도 않고
그 때의 감정으로 돌아가서 서술하기가 힘들어서
그냥 최근에 겪었던 일들, 기억이 생생하게 나는 얘기부터
이야기 보따리를 펼쳐 나가려고 합니다.
이전 여자들 얘기는 추억을 더듬으면서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는 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올리는 내용은 재작년 가을 이 맘 때
실제로 겪었던 일을 토대로
등장인물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지 않는 수준에서
약간의 수정을 거쳐 올린 내용임을 밝힙니다.




1 부 - 문(文)여사와의 통화 (上)



오랜만에 "문(文)여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 여인은 제가 "별거女와 그녀의 딸"이란 글 2부에서 잠깐 소개한,
저보다 12 살 많다는 띠동갑 여인입니다.


"문여사"는 현재 보험업계에서는 꽤나 잔 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이제는 이 바닥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녀는 제가 지난 99년 딜러를 막 시작하려고 준비중인
과정에서 만났으며, 당시 몇 개월간 거의 매일 붙어 살다시피 연애를
한 여자입니다. 현재는 그 정도까지 살을 맞대는 일은 거의 없고,
가끔 만나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문여사와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얘기가 많고, 할 말이 많아
차근차근 기억을 더듬어서 다음 기회에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한 가지 걱정은, 그녀가 올해 46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에 못지않는 감각을 지니고 있어,
인터넷이나 다른 여러가지 매체로 영업을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 글도 그녀의 귀에 들어갈 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그녀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게되면, 내가 누군지 단박에 알아차릴 것 같기에 말입니다.
(알려지면 당연히 전 죽은 목숨이져...^^;)


"띠리리리리..."

"명자(그녀의 이름, 가명) 너가 왠일이냐, 오랜만이네..."

지난 글에도 밝혔듯이, 그녀와 저는 12살이라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너, 나 하는 사이입니다...

"우리 종훈이(제 이름인데, 당연히 가명입니다.) 꼬추 보고
싶어서 전화했제..."

"그래? 요즘 니네 서방이 힘을 못쓰나부지... 간만에 나를 찾게?"

"우리 신랑이야 지금도 펄펄 날지, 하룻밤에도 두 번씩 하자고
난리쳐서 아주 죽겠다 시방..."

"근데 왜 날 찾아?"

"맨날 밥만 먹구 어떻게 사냐, 짜장면도 먹고, 라면도 먹어야지."

"내가 니 짜장면이가? 그럼 나말구 라면도 있겠네?
그럼 라면 먹어라, 짜장면 찾지 말고..."

"호호호호... 오랜만에 전화하니까 얼라처럼 삐진나?
나야 우리 종훈이 밖에 없제..."

"웃기지마라, 너 저번에도 니네 신랑 학교 선생님들 부부동반
회식자리에서, 교장인가 이사장인가 뭔가가 너를 지 옆에 앉혀놓고
노골적으로 추잡하게 굴었다며... 니 신랑 몰래, 니 허벅지를
떡 주무르듯이 주무르고 만지고 쓰다듬고 난리도 아니었다면서?"
(참고로 그녀의 신랑은 교사였습니다.)

"그거야, 어쩌다 딱 한 번 그런 거제..."

"거기두 만졌어?"

"아~이다, 그런 일 없었다. 누가 그런 소릴하나."

그녀는 중요한 부분 만큼은 만지게 해준 적이 없다며
펄쩍 뛰며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번 선거 때, 00당 구의원 후보가 널 호텔방에
불러다 놓구 뭐 어째고 저쨌다면서?"

"그 사람, 우리 작은 아버지랑 잘 아는 사람이라 내가 선거운동 좀
도와줬더니, 고맙다고..."

"고맙다고, 선거 운동원을 호텔방에 불러다 놓구 가슴을 더듬냐?"

"아이고, 말 마라... 자기가 당선되면 나를 뭐 어떻게 해준다나 하면서,
껴안고 더듬고 뽀뽀하고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줬냐?"

"미친나... 그 사람 그래 정신상태가 썩어빠진 사람인데,
내가 미쳤다고 주나..."

"자기가 평소에 아무 놈들한테나 꼬리치고, 애교 부리니까,
사내 새끼들이 쉽게 주는 여자인 줄 알고 이 놈 저 놈 다 달려들지..."

"아니라니까, 넌 내가 그런 여잔줄 아나?"

"니가 사내 놈들한테 아무 때나 꼬리 치고, 교태(嬌態)부리는 거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나? 내가 눈 뜬 장님인줄 아나?"

"그건 내가 타고나길 애교가 많게 타고나서 그런건데...
나보고 어뜩하란 말이야?"

"그니까 평소에 조신하게 굴란 말야, 패가망신 당하기 전에..."

"야... 우리 종훈이 오랜만에 전화하니까, 잔소리 꽤하네?"

"다 널 위해서야."

"종훈이 오랜만에 전화해서 삐진나? 아님 케케묵은 지난 일 갖고
질투하나, 시방?"

"당근이지, 그럼 넌 니 여자가 다른 넘들하고 시시덕거렸다는
얘기들으면 기분 좋나?"

"호호호... 내가 아직도 니 여자가?"

"너 내 꺼 맞잖아."

"호호, 그래 니 꺼 맞다. 나 니 꺼다."

"그러니까 조심해."

"알았다... 걱정말래이, 내사 내 앞가림은 한다...
그러니까 니두 니 여자 관리 좀 잘해... 딴 놈하고 눈맞아 놀아나는
꼴 보기 싫으면, 가끔 도장도 찍어주고 그래... 호호호..."

"난 니가 원하면 언제든지 오케이야, 지가 요즘 날 피하면서..."

"호호, 그래, 그럼 우리 언제 한 번 다시 만나서 콩 한번 까보자..."

"콩을 까자구? 푸하하... 그 넘의 말투는 여전하시구만..."

"우리 종훈이 웃는 거 보니 이제 화풀렸네..."

"후후... 못말린다니까... 근데 전화한 이유가 뭐야?"

"아따, 그 아저씨 참 빨리도 묻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