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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3:13 727회 0건
[SF] 혹성상인 50. --- 중남해
50.

셔틀이 도착한 공동계류장에서 바라보는 중남해의 모습은 파라다이스 그 자체였다. 강과 호수, 운하와 늪이 절묘하게 얽혀있고 그 틈틈이 푸른 육지가 펼쳐진 광경은 한스의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공동계류장에는 또다른 기쁨이 기다리고 있었다. 쓰루는 계류장 한켠에 정박되어 있는 한스 개인의 요트로 안내를 했다. 푸른 하늘과 호수에 대비되는 눈부신 흰색 요트. 이 요트가 내 것이라니. 페리옷에 있을 때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려웠던 일이 현실이 되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한스는 철제 계단을 밟아 요트 위로 올라갔다. 갑판 위로 올라와 보니 저 멀리까지 펼쳐진 호수와 강들이 모두 보이고 갑판 위는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한스의 암캐들이 모두 올라타자 요트는 한스의 개인 별장을 향해 푸른 물결을 가르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옷깃은 싱그러운 미풍에 나부끼고 향기로운 공기는 코끝을 간질렀다. 멀리 떠가는 흰구름과 뱃전에 출렁이는 물결. 오랜 만에 느껴보는 평화로움. 호화로운 요트 갑판의 안락의자에 누워 세상을 바라보니 이 세상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한스는 갑판의 난간에 기대어 옆으로 흐르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꿈에서 그리던 풍경, 푸른 호수가 시야를 가득 메우고 그 위로 낮은 흰구름들이 떠가고 있었다. 가까이 손에 잡힐 듯이 점점이 떠있는 육지들… 옆에 서있는 마농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려 한스의 얼굴에 부딪혀왔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나타샤의 천진무구한 얼굴이 보였다.

마농도 나타샤도 모두 몸에 스치는 미풍을 즐기며 느긋하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스는 두 손을 올려 두 서버의 엉덩이를 더듬었다. 한스가 엉덩이를 더듬자 마농과 나타샤는 살며시 엉덩이를 내밀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천국이 따로 있을까. 한스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풍만한 두 엉덩이를 만지고 있으려니 더 없는 행복감에 젖어 들어갔다.

호수 저쪽 계류장쪽에서 한 척의 모터보트가 물결을 가르며 나타났다. 흰색의 모터보트는 매우 빠른 속도로 한스의 요트 쪽으로 다가왔다. 한스는 모터보트가 일으키는 세찬 물오름을 지켜보았다. 모터보트는 점차 요트의 곁으로 다가왔다. 이윽고 모터보트가 요트의 옆에 다가오자 보트에 타고 있는 남녀가 보였다.

한 사람의 남자와 한 명의 미모의 서버.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는 거리까지 다가오자 핸들을 잡고 있던 남자가 손을 들어 한스를 향해 흔들어 보였다. 한스도 답례로 손을 흔들었다. 잠시 손을 흔들던 모터보트는 호수를 가르는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저 앞으로 먼저 달려가기 시작했다. 한스가 고개를 돌려 쳐다보자 뒤편 난간에 기대어 호수를 바라보던 쓰루가 한스에게 알려주었다.

“저 사람이 마케팅기획서기 장리웨이에요. 멋진 분이죠.”
장리웨이. 리에의 말로는 서열 6위의 강력한 회장 후계자 경쟁자. 중남해에서 확대 이사회가 열리니 장리웨이가 참가하는 것은 당연하겠지, 서열 16위인 한스도 참가하는데. 그런데 모터보트를 몰고 힘있고 멋있게 호수를 가로 질러가던 장리웨이의 모습은 한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무표정하고 차가운 느낌의 카를로스에 비해 오히려 강인하고 활달하며 힘찬 느낌이었다.

장리웨이, 만만치 않은 자다. 한스는 평화롭고 감미롭던 이 공간에도 팽팽한 긴장과 경쟁이 흐르고 있음을 느꼈다. 리에의 말을 되새겨 보았다. 장리웨이, 메사 카를로스, 칼리프 야마니. 모두 젊고 패기만만한 자들. 나에게 이들과 맞서 싸울 만한 힘과 용기가 있을까.

한스는 이시스에 오기까지 평생토록 단 한번도 힘과 야심을 가지고 남과 맞서 싸워 본 적이 없다. 남과 싸워 남을 밀어내야 한다는 상황을 맞으면 두려움만 떠오르는 한스. 도대체 어떻게 싸워야 하는 것인지 그 방법조차 짐작하기 힘든 한스는 장리웨이의 멋진 모습을 보고나자 한숨이 나왔다.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에서 조차 이런 골치 아픈 문제를 갖고 고민해야 하다니.

한스는 갑판 위를 뒤돌아 보았다. 마칼레나와 하나, 미샤가 각기 여기저기 놓여있는 안락의자에 앉아 따뜻한 햇빛과 감미로운 미풍을 즐기고 있었다. 한스는 마칼레나의 옆으로 가서 비어있는 안락의자에 앉았다. 한스가 의자에 앉아 옆을 보니 마칼레나도 한스를 보았다. 둘의 눈이 마주치자 갑자기 어색해져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런데 그렇게 웃고 나자 그동안 서로 간에 쌓였던 어색함이 눈녹듯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한스는 안락의자에 편히 앉아 왼손을 내밀어 마칼레나의 손을 잡았다. 마칼레나의 손이 어색하게 잡혀 왔다. 한스는 마칼레나의 손을 잡고 눈을 감았다. 코끝에는 바람을 느끼고 손끝에는 마칼레나를 느끼며 스스로의 속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마칼레나, 나에게 용기를 줘. 난 해낼 수 있을 거야. 네가 내 곁에 있는 한 나는 해낼 수 있을거야.

잠깐 잠이 들었던 것 같았다. 바람결에 깨어난 한스는 여전히 마칼레나의 손이 자신의 손에 잡혀져 있음을 확인하고 안도했다. 한스가 잠시 잠들었을 때 마칼레나가 손을 빼지 않은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흰색의 요트는 푸른 물결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한스는 마칼레나의 머리결을 쓰다듬다가 일어났다. 마칼레나도 한스를 따라 일어났다. 한스는 마칼레나의 손을 잡고 뱃머리로 갔다. 마칼레나가 난간을 잡고 뱃머리에 서자 한스가 그녀의 뒤에 섰다. 어디선가 본 장면을 연출하기에 마칼레나는 키가 너무 컸다.

마칼레나는 무릎을 살짝 굽히며 엉덩이를 뒤로 내밀었다. 한스는 두 팔을 내밀어 마칼레나의 가슴을 껴안으며 하체를 그녀의 엉덩이에 밀착시켰다. 마칼레나는 난간을 놓고 두 팔을 펼쳤다. 요트는 푸른 물결을 헤치며 앞으로 힘차게 나아갔다. 마칼레나는 하늘을 나는 듯 두 나래를 펴고 물결 위를 비상했고 한스는 두 팔과 하체에 느껴지는 짜릿한 느낌에 구름 위를 나는 것 같았다.

늪지대에 자리한 아름다운 성 같은 자신의 별장에 짐을 푼 한스는 쓰루의 안내를 받아 모터 보트를 타고 중남해 중앙센터로 갔다. 중남해에는 모두 16개의 별장이 있고 이 별장들은 회사의 주요 간부들에게 개인적으로 배정되어 있다. 그 중앙에 센터가 있는데 이곳은 모임과 편의제공의 장소로 공동 이용되는 곳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저는 중남해 관리 총지배인 루씨우입니다. 위원님을 모시게 되어 다시없는 영광입니다. 여기 계시는 동안 편안하게 쉬시다 가시길 바랍니다. 필요한 것이 있거나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나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바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한스는 마치 업무 매뉴얼에 나와있는 말을 외어서 말하는 듯한 사람 좋아 보이는 중년의 대머리 사나이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런 사람은… 이런 사람은 부담이 없어 부탁하기 좋아 보였다.
“모두들 오셨습니까?”
“아직 안오신 분들이 더 많습니다. 지금 케뮬러 이사님과 장리웨이 서기님이 와계시고 다른 몇분이 더 와 계십니다. 레스토랑으로 가시면 식사를 하실 수 있습니다. 그밖에 제가 따로 준비할 것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고맙지만 괜찮습니다.”

한스는 여섯 여자 (한 여자와 다섯 암캐)와 함께 레스토랑에 들어가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안을 둘러 보았다. 저쪽에 지긋한 나이의 남자와 여자가 앉아 있었다. 한스는 일어나 그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케뮬러 이사님, 저 한스입니다. 지금 왔습니다.”
“아, 도련님께서 오셨군.”

한스는 케뮬러의 맞은 편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나이든 여자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바라 보아도 왜소한 체격이나 얼굴과 손목의 주름이 서버로는 보이지 않았다. 한스가 의아한 듯 여자를 바라보자 케뮬러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소개했다.
“한스군, 이 사람은 내 안사람일세. 이곳 사람이 아니지. 나는 이곳에서 줄곧 안사람과 함께 살고 있어. 회사에서는 드문 일이니 자네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여보, 인사해요. 이 청년이 바로 회장님 아드님인 한스군이야.”

한스는 케뮬러의 부인과 인사를 나누며 정말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케뮬러, 이자가 누구인가. 바로 이시스에서 모든 행성을 상대로 침략 전쟁을 총 지휘하는 사령관이 아닌가. 그런 케뮬러가 이처럼 가정적이라는 데 충격을 받았다. 한스가 이시스에 와서 본 모든 남자는 가족과 떨어져 서버들을 즐기며 살았다. 심지어 회장인 아버지 조차 그렇지 않았던가. 도대체 이 케뮬러라는 사람은…

“한스군, 내가 사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말게. 이렇게 살 수도 있는 거야. 그렇다고 아버님을 원망하지도 말게. 이런 식으로 살 수 없는 사람도 있는 거니까.”
“아, 예…”

한스는 어색하게 대답하고 띵한 기분으로 돌아서 자리로 걸어갔다. 돌아가며 레스토랑 안을 힐끗거리며 보니 몇 명의 모르는 사람이 있었는데 모두 한 명의 여자나 서버와 함께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고 있었다. 여러 명의 암캐에다가 비서까지 데리고 온 것은 한스 뿐이었다. 한스는 이제야 링링의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 이해가 갔다.

참 세상은 묘한 것이다. 한스는 암캐들을 두고 가라는 링링의 말을 순전히 마칼레나에 대한 질투거나 혹은 링링이 마칼레나를 괴롭힐 시간을 갖기 위한 것으로 짐작하고 링링의 충고를 일언지하에 거절했었다. 그러나 이곳에 와보니 링링의 말이 한스를 위한 충고였음이 확실했다. 한스는 주어진 환경에서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절감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가. 한스가 잠시 고민에 빠진 사이 창밖으로 잘빠진 서버가 앞서가고 그 뒤를 장리웨이가 웃으며 쫓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차피 이렇게 된 것이라면… 좋다, 차라리 이제는 우습게 보이자. 저들에게 우스운 모습을 보여줘서 나에 대한 경계심을 없게 하리라.

한스는 마칼레나 등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돌아와 이미 서브되어 있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잠시 후 총지배인 루씨우가 안으로 들어와 여기 저기 테이블을 보고 다녔다. 루씨우는 한스에게 다가와 물었다.
“뭐, 필요하신 것 있습니까?”
“이곳에는 데리고 놀 서버들은 없나요?”
“서버, 아 서버들 말입니까? 물론 있습니다. 원하시는 스타일과 용도, 숫자를 말씀하시면 바로 대령해 놓겠습니다.”

다섯이나 되는 암캐를 데리고 와서 그것도 모자라 다시 서버들을 찾는 한스를 보고 여느 사람 같았으면 무의식 중에 조금이라도 비웃는 듯한 태도를 보여 주었으리라. 그러나 이 사람 루시우는 전혀 그런 내색이 없이 한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글쎄, 그냥 예쁘고 데리고 놀기 쉬운…”
“위원님, 위원님이 그 별 출신이시지요?”
“그래요. 그 별.”
“그럼 이 건 어떻습니까. 요즘 그 별에서 제일 인기있는 여배우들이 있지요. 그 여배우들과 꼭 닮은 서버들이 있습니다. 그 서버들을 보내드릴까요?”
“그것도 좋지만 이시스 최고의 여배우들은 없소?”
“위원님, 위원님이 아직 잘… 그러니까 제 말은 잘 생각해 보시라는 말씀입니다. 이시스의 시청자는 모두 서버들입니다. 그러니 이곳에서 인기있는 배우들은 모두 예쁜 여자들이 아닙니다. 아마 위원님이 보시면 …”

한스는 자신이 또 멍청한 생각을 했음을 느꼈다. 그렇지 여기는 영화나 TV보는 사람이 모두 여자이니 예쁜 여자가 인기있을 리 없지. 조금만 생각해도 뻔한 것을 항상 미리 생각하지 못하고 늘 뒤늦게 깨닫는 자신에 대해 또다시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아, 알겠어요. 무슨 뜻인지. 아까 그 서버들을 주세요.”
“네, 바로 대령하겠습니다.”

한스가 또 서버들을 시키고 음식을 집어 들어 지저분하게 먹기 시작하자 쿠엔 쓰루가 못마땅한 얼굴로 한스를 쳐다보았다. 한스는 짐짓 모른 척하며 얼굴과 옷에 소스를 묻히며 음식을 먹어댔다. 그 때 장리웨이가 서버와 함께 레스토랑에 들어왔다. 장리웨이는 멀리있는 케뮬러에게 인사를 하고 한스와 다른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는 자리에 가서 앉았다.

한스는 이제 음식을 다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옆에 앉은 미샤의 허벅지를 더듬었다. 미샤는 한스가 몸을 더듬자 다리를 조금 벌렸다. 한스의 손은 바로 허벅지를 지나 미샤의 스커트 속으로 파고 들었다. 미샤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오랜 만이었다. 미샤의 보지를 만지는 것은. 한스의 손은 팬티를 젖히고 들어가 미샤의 보지를 주물렀다. 미샤는 눈을 감고 입을 약간 벌린 채 보지에서 전해지는 간지러운 느낌에 몸을 떨었다. 그때 장리웨이가 한스의 테이블로 왔다. 장리웨이가 다가오자 한스는 힐끗 그를 보고 다시 미샤에게 고개를 돌렸다.

“저… 실례가 안된다면…”
“네?”
장리웨이의 말에 한스가 놀란 듯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순간 눈에 들어오는 장리웨이의 눈. 그의 눈빛은 한스의 예상과는 달리 매우 장난스럽고 선해 보였다.

“도련님, 그러니까 회장님의 아드님이시죠?”
“네. 그런데요?”
한스는 미샤의 스커트 속에서 손을 빼고 몸을 바로 하며 장리웨이의 말에 답했다.
“난 장리웨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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