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마법사 2부
해가 뜨기 직전의 새벽은 사물의 윤곽을 환상에 싸이게 만들기 마련이었다.
아직 새벽의 찬란한 빛은 없었지만 주변의 빛깔있는 것들은 그 태양빛을 애타게 기다리는듯 저마다의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침대위에 모로 누워있는 여자의 모습도 예외는 아니었고, 그녀의 젖가슴도 주변의 어둠과는 차별성을 띄려는듯 희게 떠올라 있었다.
여자의 젖가슴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주변의 사물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듯이 도드라져보이는 여자의 젖가슴은 나를 이상하리만큼 흥분시키고 있었다. 마치 여자의 젖가슴만이 툭 튀어나온듯 보였고, 그 젖가슴 때문에 다른 부분들은 제 빛깔을 잃는듯했다.
여자의 젖가슴은 마치 자신만의 인격을 가진듯 보였고, 내 손을 물끄러미 보고있는듯 했다. 마치 왜 그런 눈으로 보냐는 듯..........
나는 끌리듯이 젖가슴에 손을 뻗었다.
내 손이 다가갈수록 여자의 젖가슴은 알듯모를듯 움직였다. 여자의 호흡 때문에 그렇게 조금씩 오르락 내리락 거렸을테지만, 나는 그런 생각을 하기힘든 상태였고,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착각을 하고있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않았고, 오직 내 심장의 소리만이 내 청각을 자극하고 있을뿐이었다. 내 심장소리는 내 것이 아닌마냥, 마치 큰 북처럼 울려대고 있었고, 입을 열면 튀어나올것만 같았다.
가만히 손가락을 닿을락말락 뻗었다.
손가락 끝으로 전해지는 그 느낌은 처음 일출을 볼 때의 그 느낌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따뜻한듯 하면서도 주변의 공기에 와 닿는 공기가 차가웠는지 차가움도 느껴졌고, 여타 사물들이 가지는 부드러움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부드러움도 느껴졌다.
손가락 만으로 가만히 눌러 보았다.
내 손가락이 누를수록 여자의 젖가슴은 뒤로 밀리면서도 항의하듯 반발했다. 그리고 여자의 심장박동이 느껴졌다.
쿵...쿵.... 지금까지 귓전을 울리던 내 심장과는 확연히 다른 여자의 심장박동소리가 들리는듯했고, 무언가에 이끌리는듯이 손바닥을 펼쳐 젖가슴을 감쌌다.
꿈틀.........
순간 여자의 상체가 움직였고, 나 역시 그런 여자의 반응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내 오른손은 여전히 여자의 왼쪽 젖가슴을 가만히 부여잡고 있었다.
여자는 얼아있지않아 다시 예전의 고른 숨소리를 냈고, 나도 모르게 내 입으로 안도의 한 숨이 뱉어졌다.
푸훗.......... 이건 뭐야............. 내가 지금 이 여자 모르게 만지고 있는거야?
여자의 조그만 반응에도 소스라치듯이 놀라는 나 자신이 너무나 우스웠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하는 행동이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의 행동같아서 더욱 우스웠다.
.................
시간이 어느정도 흘렀을까?........... .. 창 밖으로 해살이 어둠을 가르기 시작했다.
열어젖힌 커튼을 헤집으면서 한 줄기의 햇살이 침대쪽으로 다가왔다.
햇살이 다가옴에따라 여자의 젖가슴을 덮고있는 내 손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새벽의 어슴푸레한 어둠에 익숙해있던 내 눈은 한동한 낯선 풍경에 적응하려는듯 움직이지 않았고, 내 오른 손 또한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이 여자는.......... 술집에서 일하는 아가씨겠지..........
그리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독사같은 친구녀석들 중에 한 놈이 화대를 지불했겠지........... .
화대라........... 그럼 내가 이 여자를 돈으로 산것인가............
본적도 없는 여자를............ 그것도 돈이 매개가된 여자를 만질정도로 내가 목말랐던 건가............
햇살에 비친 여자의 얼굴은 베개에 파묻혀있었고, 검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가리고 있었다. 여자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았지만 전혀 기억에는 없는 얼굴이었다.
아마도 내가 정신을 잃고나서 녀석들이 불러들였겠지.......... ....
난 여자의 젖가슴을 덮고있던 손을 거둬 들였다. 그리고는 여자의 얼굴을 보기위해 헝크러져있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드러난 여자의 얼굴은............ 너무나 작고 하얗기만 했다. 이제 막 성년이 된듯한 여자의 얼굴은 솜털이 아직도 남아있는듯 했다.
너무 어리다........
여자의 얼굴은 지난 밤의 여파였는지 희미하게 피곤이 남아있는듯 보였고, 그런 기색을 감추려는듯이 엷은 화장기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여자의 나이와 피곤을 숨기기게 그 화장은 너무나 엷기만 했다.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이 나이에 낯선 남자를 따라 여관에 들어와 있었던걸까......
...................
여자의 얼굴은 나로 하여금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이불 밖으로 드러났던 여자의 가는 다리와 젖가슴을 보고 만지면서 흥분으로 휩싸였던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 들었다. 그건 아련한 향수같은 것이었다.
내 기억 속에 묻혀있던 어느 여자의 기억이 수면위로 떠오르듯이 나를 감쌌다.
그 때도 이랬었지............. 잠든 모습이 너무나 애처롭고 사랑스러웠지.........
가만히 여자의 머리카락을 귓볼을 따라 넘겨주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있었다.
지금까지의 내 행동을 망각한듯이........... 잠든 여자를 더듬고 만졌던 내 손이 내것은 아니었다고 믿는듯이............
그 때 였다.
커튼이 크게 움직였고, 차가운 새벽바람이 침대 쪽으로 성큼 다가왔다. 바람은 너무나 상쾌했기에 나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고 말았다.
그 서슬에 놀란것일까............. 이제껏 감겨있었던 여자의 눈 언저리가 찌푸려졌고, 곧이어 서서히 눈꺼풀이 열렸다.
여자의 눈동자는 무언가를 확인하듯이 약간 이리저리 움직였고, 곧이어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고있는 내 손에 머물렀다. 그리고는 그 손을 따라 눈길은 차츰 내게로 다가왔고............ 내 눈과 여자의 눈이 마주쳤다.
여자의 눈과 마주치자 내 손은 여자의 귓가에서 멈추고 말았다. 나는 그 눈길을 피하고 싶었지만 여자의 눈길은 그런 나를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이 따라왔다.
시선을 돌릴 수도 없었고, 내 손은 여자의 귓가에서 어정쩡하게 멈추어있었다. 나는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고, 그런 내 웃음에 여자는 아무 표정없이 시선만을 고정시킬 뿐이었다.
여자의 눈은 내 얼굴을 확인이라고 하려는듯이 움직였고, 다시 자신의 귀가에 어색하게 멈추어있는 내 손을 바라보았다. 그제서야 내 손이 거기게 있었다는 사실을 안 나는 손을 당겼다. 여전히 어색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서...........
그 때 였다.
내 손이 자신으로 부터 떨어진다는것을 아무 표정없이 지켜보던 여자의 손이 이불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내 오른손을 잡았다. 여자의 눈은 여전히 나를 향하고 있었고 그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못한 나는 여자의 손이 내 손을 잡는것을 멍하니 느끼고만 있었다.
여자의 손길은 내 손을 따라 한동안 더듬었다. 마치 자신의 젖가슴과 다리를 더듬던 손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야겠다는 듯이............... 그러는 와중에도 여자의 눈과 내 눈은 비껴가지않고 머물러 있었다.
얼마 동안이었을까............ 내 손을 어루만지던 여자의 손이 내 손목을 가볍게 쥐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자신쪽으로 내 손을 당기기 시작했다.
여자의 시선을 피하지 못하고 받아내고 있었던 나는 내 감정을 숨기지 못했고, 그런 내 눈에는 놀람이 드러나고 있었다. 내 눈에 드러나는 놀람을 읽은것일까........... 여자의 눈이 조금 움직였고, 그 아래로 여자의 입가가 희미하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하지만 여자의 입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약간 벌어지는 것으로 멈추었다. 그리고는 어떤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이 미소라는 것을 어렵지않게 알 수 있었다.
그 때까지 내 눈을 들여다보면서 확인만을 하던 여자는 그제서야 내 눈길을 놓아주면서 미소를 지었고, 그런 미소를 보면서 나 또한 싱긋 웃었다.
여자는 내 오른손을 자신 쪽을 당기고 있었고, 얼마 안있어 내 손은 무언가에 가 닿았다. 내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은 조금전에 느꼈던 익숙한 감각이었다. 난 눈길을 내 손을 잡고있는 여자의 손쪽으로 돌렸고............... 여자는 내 손을 자신의 젖가슴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나는 손을 뒤로 빼려고했다. 하지만 내 손은 그렇게 하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여자의 손에 눌리고 말았다. 나는 다시 여자의 눈길을 바라보았고, 여자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채 내 손을 누르고 있었다.
어느새 여자의 눈길은 처음의 무관심한 그것이 아니었고, 나는 그런 여자의 눈을 보면서 안도의 한 숨을 나직히 쉬었다. 어느듯 여자의 손길은 내 손등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었고, 그런 여자의 손길이 고마웠는지 내 오른손은 여자의 젖가슴을 살짝 감싸쥐고 있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내 머리속을 맴돌았지만, 내 입 밖으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 내 기분을 읽었는지 여자의 입이 벌어져서 무슨 말인가를 했지만 나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뭐........... ?"
내 입에서는 여자의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듯 되묻는 소리가 튀어나왔고, 곧이어 좀 더 분명한 여자의 말이 내 귓속으로 들어왔다.
"아무 말 말아요, 그냥............"
그렇게 말한 여자는 내 오른손을 쓰다듬고 있었다.
여자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금방 떠오르지 않았다. 단지 여자의 목소리가 너무 앳되다는 생각만이 떠올랐다.
조금있으려니 여자가 말하는 의미가 내 머리속을 채웠고, 그제서야 의미를 파악한 내 의식속으로 갈등이 휘몰아쳐왔다.
어리다............. 무슨 의미로 하는 말인지는 알겠지만.............
자신이 원해서 그러는 것은 아닐텐데............... 지난 밤에 받은 돈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
하지만 이 애는............... 너무 닮았어..............
이 애를 안는다고?............... 그럴 수 있을까?............
아니, 너 안고 싶은거야?................ 이렇게 어린데................?
이런 내 생각을 읽은 것일까, 여자의 손이 자신의 젖가슴을 누르고있는 내 오른손을 좀 더 강하게 당겨왔다. 그 바람에 누워있는 여자쪽으로 상체가 기울어지고 말았다.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친 여자의 눈길은 무언가를 바라는듯해 보였지만 그 의미를 안 나는 주저하고만 있었다. 곧이어 여자의 말이 다시 들려왔다.
"싫으세요, 제가?.................."
"아니............. 그게 아니라.................."
여자는 내 생각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나에게 별 매력을 주지못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리고는 더듬거리는 나를 붙잡듯이 다시 여자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그냥 안아주세요. 제가 싫지않다면요."
우리 두사람의 눈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쳤다. 여자는 잠깐 내 눈길과 마주쳤을 뿐, 얼마안가 몸을 뒤척이면서 내 목을 감았다.
이불이 젖혀지면서 여자의 살내음이 확 끼쳐왔다. 내 오른 손은 여자의 젖가슴을 누르고 있었고, 여자의 두 팔은 내 목을 감고있었다.
여자의 눈은 다시한번 나를 재촉하듯이 지나갔고, 방긋 웃으면서 내 목을 감은 두 팔에 힘을 주는 것이 느껴졌다.
여자의 눈은 부드러웠고, 무언가 목말라하는 듯 보였다. 그런 여자의 눈길을 보고난 나는 더이상 갈등을 느끼지 않았다. 분명 여자의 얼굴은 너무 어리고, 게다가 그녀와 닮아서 주춤대고 있었지만.............. 귓가를 스치는 여자의 나지막한 한 숨 소리는 내 의식을 저만치 밀어내고 말았다.
더 이상 내 눈앞에는 어리기만한 여자가 있지않았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여자의 모습이었고, 자신을 만져주고 안아주기를 바라는 성숙한 여자의 모습이었고.............. 여자에게서 풍기는 살내음은 이성과 본능사이에서 방황하던 나를 둔탁하게 올려치고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여자를 안고 말았다.
얇은 이불을 사이에 두고서 내 심장과 여자의 심장은 마주하게 되었고, 내 심장만큼이나 격하게 뛰고있는 여자의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자의 심장박동을 느끼면서 가만히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내 손길은 여자의 귓볼에서 멈추었고, 순간 여자의 몸이 움찔하면서 내 폼속으로 파고드는게 느껴졌다.
그 움직임이 귀여웠고,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내 시선 끝에 와닿은 여자의 귓볼은 발갛게 익어있었고, 내 목을 감은 두 팔은 나를 힘주어 안고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약간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 .
얼마동안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안고만 있었다. 이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은 방안을 훤히 밝히고 있었고, 드러난 여자의 어깨는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해가 뜨기 직전의 새벽은 사물의 윤곽을 환상에 싸이게 만들기 마련이었다.
아직 새벽의 찬란한 빛은 없었지만 주변의 빛깔있는 것들은 그 태양빛을 애타게 기다리는듯 저마다의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침대위에 모로 누워있는 여자의 모습도 예외는 아니었고, 그녀의 젖가슴도 주변의 어둠과는 차별성을 띄려는듯 희게 떠올라 있었다.
여자의 젖가슴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주변의 사물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듯이 도드라져보이는 여자의 젖가슴은 나를 이상하리만큼 흥분시키고 있었다. 마치 여자의 젖가슴만이 툭 튀어나온듯 보였고, 그 젖가슴 때문에 다른 부분들은 제 빛깔을 잃는듯했다.
여자의 젖가슴은 마치 자신만의 인격을 가진듯 보였고, 내 손을 물끄러미 보고있는듯 했다. 마치 왜 그런 눈으로 보냐는 듯..........
나는 끌리듯이 젖가슴에 손을 뻗었다.
내 손이 다가갈수록 여자의 젖가슴은 알듯모를듯 움직였다. 여자의 호흡 때문에 그렇게 조금씩 오르락 내리락 거렸을테지만, 나는 그런 생각을 하기힘든 상태였고,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착각을 하고있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않았고, 오직 내 심장의 소리만이 내 청각을 자극하고 있을뿐이었다. 내 심장소리는 내 것이 아닌마냥, 마치 큰 북처럼 울려대고 있었고, 입을 열면 튀어나올것만 같았다.
가만히 손가락을 닿을락말락 뻗었다.
손가락 끝으로 전해지는 그 느낌은 처음 일출을 볼 때의 그 느낌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따뜻한듯 하면서도 주변의 공기에 와 닿는 공기가 차가웠는지 차가움도 느껴졌고, 여타 사물들이 가지는 부드러움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부드러움도 느껴졌다.
손가락 만으로 가만히 눌러 보았다.
내 손가락이 누를수록 여자의 젖가슴은 뒤로 밀리면서도 항의하듯 반발했다. 그리고 여자의 심장박동이 느껴졌다.
쿵...쿵.... 지금까지 귓전을 울리던 내 심장과는 확연히 다른 여자의 심장박동소리가 들리는듯했고, 무언가에 이끌리는듯이 손바닥을 펼쳐 젖가슴을 감쌌다.
꿈틀.........
순간 여자의 상체가 움직였고, 나 역시 그런 여자의 반응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내 오른손은 여전히 여자의 왼쪽 젖가슴을 가만히 부여잡고 있었다.
여자는 얼아있지않아 다시 예전의 고른 숨소리를 냈고, 나도 모르게 내 입으로 안도의 한 숨이 뱉어졌다.
푸훗.......... 이건 뭐야............. 내가 지금 이 여자 모르게 만지고 있는거야?
여자의 조그만 반응에도 소스라치듯이 놀라는 나 자신이 너무나 우스웠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하는 행동이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의 행동같아서 더욱 우스웠다.
.................
시간이 어느정도 흘렀을까?........... .. 창 밖으로 해살이 어둠을 가르기 시작했다.
열어젖힌 커튼을 헤집으면서 한 줄기의 햇살이 침대쪽으로 다가왔다.
햇살이 다가옴에따라 여자의 젖가슴을 덮고있는 내 손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새벽의 어슴푸레한 어둠에 익숙해있던 내 눈은 한동한 낯선 풍경에 적응하려는듯 움직이지 않았고, 내 오른 손 또한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이 여자는.......... 술집에서 일하는 아가씨겠지..........
그리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독사같은 친구녀석들 중에 한 놈이 화대를 지불했겠지........... .
화대라........... 그럼 내가 이 여자를 돈으로 산것인가............
본적도 없는 여자를............ 그것도 돈이 매개가된 여자를 만질정도로 내가 목말랐던 건가............
햇살에 비친 여자의 얼굴은 베개에 파묻혀있었고, 검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가리고 있었다. 여자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았지만 전혀 기억에는 없는 얼굴이었다.
아마도 내가 정신을 잃고나서 녀석들이 불러들였겠지.......... ....
난 여자의 젖가슴을 덮고있던 손을 거둬 들였다. 그리고는 여자의 얼굴을 보기위해 헝크러져있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드러난 여자의 얼굴은............ 너무나 작고 하얗기만 했다. 이제 막 성년이 된듯한 여자의 얼굴은 솜털이 아직도 남아있는듯 했다.
너무 어리다........
여자의 얼굴은 지난 밤의 여파였는지 희미하게 피곤이 남아있는듯 보였고, 그런 기색을 감추려는듯이 엷은 화장기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여자의 나이와 피곤을 숨기기게 그 화장은 너무나 엷기만 했다.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이 나이에 낯선 남자를 따라 여관에 들어와 있었던걸까......
...................
여자의 얼굴은 나로 하여금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이불 밖으로 드러났던 여자의 가는 다리와 젖가슴을 보고 만지면서 흥분으로 휩싸였던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 들었다. 그건 아련한 향수같은 것이었다.
내 기억 속에 묻혀있던 어느 여자의 기억이 수면위로 떠오르듯이 나를 감쌌다.
그 때도 이랬었지............. 잠든 모습이 너무나 애처롭고 사랑스러웠지.........
가만히 여자의 머리카락을 귓볼을 따라 넘겨주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있었다.
지금까지의 내 행동을 망각한듯이........... 잠든 여자를 더듬고 만졌던 내 손이 내것은 아니었다고 믿는듯이............
그 때 였다.
커튼이 크게 움직였고, 차가운 새벽바람이 침대 쪽으로 성큼 다가왔다. 바람은 너무나 상쾌했기에 나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고 말았다.
그 서슬에 놀란것일까............. 이제껏 감겨있었던 여자의 눈 언저리가 찌푸려졌고, 곧이어 서서히 눈꺼풀이 열렸다.
여자의 눈동자는 무언가를 확인하듯이 약간 이리저리 움직였고, 곧이어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고있는 내 손에 머물렀다. 그리고는 그 손을 따라 눈길은 차츰 내게로 다가왔고............ 내 눈과 여자의 눈이 마주쳤다.
여자의 눈과 마주치자 내 손은 여자의 귓가에서 멈추고 말았다. 나는 그 눈길을 피하고 싶었지만 여자의 눈길은 그런 나를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이 따라왔다.
시선을 돌릴 수도 없었고, 내 손은 여자의 귓가에서 어정쩡하게 멈추어있었다. 나는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고, 그런 내 웃음에 여자는 아무 표정없이 시선만을 고정시킬 뿐이었다.
여자의 눈은 내 얼굴을 확인이라고 하려는듯이 움직였고, 다시 자신의 귀가에 어색하게 멈추어있는 내 손을 바라보았다. 그제서야 내 손이 거기게 있었다는 사실을 안 나는 손을 당겼다. 여전히 어색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서...........
그 때 였다.
내 손이 자신으로 부터 떨어진다는것을 아무 표정없이 지켜보던 여자의 손이 이불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내 오른손을 잡았다. 여자의 눈은 여전히 나를 향하고 있었고 그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못한 나는 여자의 손이 내 손을 잡는것을 멍하니 느끼고만 있었다.
여자의 손길은 내 손을 따라 한동안 더듬었다. 마치 자신의 젖가슴과 다리를 더듬던 손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야겠다는 듯이............... 그러는 와중에도 여자의 눈과 내 눈은 비껴가지않고 머물러 있었다.
얼마 동안이었을까............ 내 손을 어루만지던 여자의 손이 내 손목을 가볍게 쥐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자신쪽으로 내 손을 당기기 시작했다.
여자의 시선을 피하지 못하고 받아내고 있었던 나는 내 감정을 숨기지 못했고, 그런 내 눈에는 놀람이 드러나고 있었다. 내 눈에 드러나는 놀람을 읽은것일까........... 여자의 눈이 조금 움직였고, 그 아래로 여자의 입가가 희미하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하지만 여자의 입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고, 약간 벌어지는 것으로 멈추었다. 그리고는 어떤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이 미소라는 것을 어렵지않게 알 수 있었다.
그 때까지 내 눈을 들여다보면서 확인만을 하던 여자는 그제서야 내 눈길을 놓아주면서 미소를 지었고, 그런 미소를 보면서 나 또한 싱긋 웃었다.
여자는 내 오른손을 자신 쪽을 당기고 있었고, 얼마 안있어 내 손은 무언가에 가 닿았다. 내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은 조금전에 느꼈던 익숙한 감각이었다. 난 눈길을 내 손을 잡고있는 여자의 손쪽으로 돌렸고............... 여자는 내 손을 자신의 젖가슴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나는 손을 뒤로 빼려고했다. 하지만 내 손은 그렇게 하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여자의 손에 눌리고 말았다. 나는 다시 여자의 눈길을 바라보았고, 여자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채 내 손을 누르고 있었다.
어느새 여자의 눈길은 처음의 무관심한 그것이 아니었고, 나는 그런 여자의 눈을 보면서 안도의 한 숨을 나직히 쉬었다. 어느듯 여자의 손길은 내 손등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었고, 그런 여자의 손길이 고마웠는지 내 오른손은 여자의 젖가슴을 살짝 감싸쥐고 있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내 머리속을 맴돌았지만, 내 입 밖으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 내 기분을 읽었는지 여자의 입이 벌어져서 무슨 말인가를 했지만 나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뭐........... ?"
내 입에서는 여자의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듯 되묻는 소리가 튀어나왔고, 곧이어 좀 더 분명한 여자의 말이 내 귓속으로 들어왔다.
"아무 말 말아요, 그냥............"
그렇게 말한 여자는 내 오른손을 쓰다듬고 있었다.
여자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금방 떠오르지 않았다. 단지 여자의 목소리가 너무 앳되다는 생각만이 떠올랐다.
조금있으려니 여자가 말하는 의미가 내 머리속을 채웠고, 그제서야 의미를 파악한 내 의식속으로 갈등이 휘몰아쳐왔다.
어리다............. 무슨 의미로 하는 말인지는 알겠지만.............
자신이 원해서 그러는 것은 아닐텐데............... 지난 밤에 받은 돈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
하지만 이 애는............... 너무 닮았어..............
이 애를 안는다고?............... 그럴 수 있을까?............
아니, 너 안고 싶은거야?................ 이렇게 어린데................?
이런 내 생각을 읽은 것일까, 여자의 손이 자신의 젖가슴을 누르고있는 내 오른손을 좀 더 강하게 당겨왔다. 그 바람에 누워있는 여자쪽으로 상체가 기울어지고 말았다.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친 여자의 눈길은 무언가를 바라는듯해 보였지만 그 의미를 안 나는 주저하고만 있었다. 곧이어 여자의 말이 다시 들려왔다.
"싫으세요, 제가?.................."
"아니............. 그게 아니라.................."
여자는 내 생각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나에게 별 매력을 주지못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리고는 더듬거리는 나를 붙잡듯이 다시 여자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그냥 안아주세요. 제가 싫지않다면요."
우리 두사람의 눈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쳤다. 여자는 잠깐 내 눈길과 마주쳤을 뿐, 얼마안가 몸을 뒤척이면서 내 목을 감았다.
이불이 젖혀지면서 여자의 살내음이 확 끼쳐왔다. 내 오른 손은 여자의 젖가슴을 누르고 있었고, 여자의 두 팔은 내 목을 감고있었다.
여자의 눈은 다시한번 나를 재촉하듯이 지나갔고, 방긋 웃으면서 내 목을 감은 두 팔에 힘을 주는 것이 느껴졌다.
여자의 눈은 부드러웠고, 무언가 목말라하는 듯 보였다. 그런 여자의 눈길을 보고난 나는 더이상 갈등을 느끼지 않았다. 분명 여자의 얼굴은 너무 어리고, 게다가 그녀와 닮아서 주춤대고 있었지만.............. 귓가를 스치는 여자의 나지막한 한 숨 소리는 내 의식을 저만치 밀어내고 말았다.
더 이상 내 눈앞에는 어리기만한 여자가 있지않았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여자의 모습이었고, 자신을 만져주고 안아주기를 바라는 성숙한 여자의 모습이었고.............. 여자에게서 풍기는 살내음은 이성과 본능사이에서 방황하던 나를 둔탁하게 올려치고 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여자를 안고 말았다.
얇은 이불을 사이에 두고서 내 심장과 여자의 심장은 마주하게 되었고, 내 심장만큼이나 격하게 뛰고있는 여자의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자의 심장박동을 느끼면서 가만히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내 손길은 여자의 귓볼에서 멈추었고, 순간 여자의 몸이 움찔하면서 내 폼속으로 파고드는게 느껴졌다.
그 움직임이 귀여웠고,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내 시선 끝에 와닿은 여자의 귓볼은 발갛게 익어있었고, 내 목을 감은 두 팔은 나를 힘주어 안고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약간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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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동안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안고만 있었다. 이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은 방안을 훤히 밝히고 있었고, 드러난 여자의 어깨는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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