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
벌써 다섯번째 현관의 초인종을 눌렀지만 집안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보통때라면 그냥 열쇠로 열고 들어갔겠지만 오늘 만큼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동민의 마음이었다.
" 역시 오늘도... "
동민은 포기를 했는지 여느때처럼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이렇게 비어있는 집에 들어가는 것이 낯설은 일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다른 생각이 있었기 때문인지 평소와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어두워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거실에 불을 켜고 서류가방을 한쪽에 놓은채 쇼퍼에 몸을 던졌다. 배가 고프긴 했지만 그렇게 못참을 정도는 아니었고 아침에 밥을 먹지 못하고 나갔으니 집에 밥이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 또, 담배 생각이 나는군... 언제나 끊을수 있을지... "
그는 속으로 담배 생각을 하며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갔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컵에 따른 동민은 갈증이 심하게 나는지 한꺼번에 마셔버리고는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그는 옆에 놓아두었던 서류가방에서 서류봉투 하나를 꺼내 안에 들어 있던 내용물을 탁자위에 늘어놓았다. 그리고 다시한번 아까 작성해 두었던 입학원서를 읽어보았다. 한참동안 원서를 자세히 검토해 보던 동민은 그걸 내려놓고 옆에 놓았던 서류를 집어 들었다.
" 휴우~ 결혼 3개월만에 이혼서류라... "
손에 이혼서류를 들고 있는 동민은 서류가 단지 자신의 아내를 겁주기 위해서 만든것이라고는 하지만 왠지 착잡한 기분이 드는것은 막을수가 없었다. 물론 그러지 않을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최악의 경우 소영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동민은 소영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이런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도 마찬가지로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벌인 일이라고 애써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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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민은 회사에서 이지수를 만나고 난 후에 한참 동안을 고민했다. 오늘따라 특별한 약속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소영이 그가 원하는 대로 NWRS에 입학을 하게 만들 수십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았지만 대부분 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방법들 뿐이었다. 모든걸 솔직하게 말하고 그녀를 설득하는 방법이 그 중 나아 보였지만 소영이 싫다고 하면 그 다음엔 대책이 없었고 결국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이 자신과 소영사이의 사랑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동민은 썩 내키는 방법은 아니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마지막 방법을 선택한 것이었다. 결정만 내리고 나면 준비를 하는데는 지체할 필요가 없었다. 동민은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이혼서류를 준비하고 지수가 주고간 입학원서를 작성하고 자신의 서명을 했다. 물론 이혼서류를 준비해 준 변호사 일을 하고 있는 친구가 무슨 일인가 싶어 그에게 묻기는 했지만 그는 실제로 이혼을 하는것은 아니라는 대답만 하고는 바쁘척하고 전화를 끊었었다.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에도 동민의 머리속에는 생각들이 떠나질 않았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이지수라는 여자와의 만남에서부터 오늘 아내의 동의를 얻어내야 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온통 복잡한 생각들 뿐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선명하게 남아있는 기억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의 엉덩이를 때리면서 벌을 주었다는 사실이었다. 아직도 지수의 엉덩이에서 시작하여 패들로, 또 그의 손으로 전해지던 느낌을 잊을수가 없었고 앞으로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얗고 탐스럽던 성숙한 여성의 엉덩이가 자신에 의해서 점점 빨갛게 변해가다가 나중에는 보라빛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은 단순히 그에게 성적인 쾌감을 준것이 아니었다. 그는 오랫동안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바래왔던 자신도 모르는 욕망이 분출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런 정도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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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문득 얼마전에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러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한참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우여곡절 끝에 개봉을 했다는 "거짓말"이라는 영화였다. 자신이 그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막연한 감정이 - 물론 나중에는 영화의 내용이 점점 폭력적이고 난잡하게 변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을 하긴 했다 - 오늘 지수에게 벌을 주면서 폭발해 버린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고 소영이 영화를 보고나서 유난히 호들갑을 떨며 온갖 나쁜말을 하면서 영화를 욕했다는 것까지 생각하고 나니 혹시나 그녀가 원래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과장된 행동을 했던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생겼다. 동민은 의외로 문제가 쉽게 해결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민이 한참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을때 조용하던 거실에 열쇠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 소리에 잠시 감고있던 눈을 뜨고 현관쪽을 바라보았다.
" 제발 술만은 마시지 않고 들어오기를... "
그의 바램을 알았는지 모습을 드러낸 그의 아내 소영은 전혀 술을 마시지 않은듯 했다.
" 어머! 동민씨 오늘 일찍 들어왔네? "
그녀는 언제나처럼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에게 말을 했다. 그녀는 들고있던 핸드백을 쇼퍼위에 던져놓고는 그의 뒤로 다가와서 팔로 목을 감싸안으며 그의 뺨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대었다. 그리고는 약간은 화난듯한 그의 표정을 보고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 아~이 동민씨 그런 표정 하고 있으면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 화내지 말아. 응? 오늘 친구들하고 모임이 있어서 잠깐 나갔다 온거야. 봐! 오늘은 정말 일찍 들어올려고 술도 안마시고. 친구들이 붙잡고 화내고 그랬는데도 정말 한방울도 안마셨어. 화 풀어라~ 응? 동민씨~ "
여느때와 똑같은 패턴이었다. 오늘은 무슨일인지 그녀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사실만 다를뿐 언제나처럼 미안해 하고 애교를 부리면서 그가 풀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 동민에게는 특별한 목적이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그녀의 애교에 마지못해 표정을 풀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달라고 얘기하면 끝났겠지만 오늘은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고 이미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였다.
" 동민씨~ "
소영은 의외로 남편이 화를 쉽게 풀지 않는 것처럼 보이자 다시한번 불러봤지만 그의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 잠깐 좀 앉아. 할말이 있으니까. "
그녀는 동민의 냉정하고 무뚝뚝한 말에 흠칫 놀라며 그의 목에 감았던 팔을 풀었다. 그녀는 두번째 방법을 시도할 생각이었다. 그가 언제나 같은 방법에 화를 풀고 자신을 향해 웃어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상황이 심각해지면 쓰기 위해 생각해 놓았던 것이다.
" 흥! 정말 동민씨는 너무해. 내가 이렇게 사과하고 있는데도 그렇게 무안을 줄수가 있는거야? 벌써 사랑이 식은거지? 정말 계속 이러면... "
일부러 화난 말투로 따지듯이 말을 이어가던 소영은 무심코 시선을 탁자위에 두었다가 이혼서류를 발견하고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 동... 동민...씨... "
" 일단 앉아. "
그녀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그의 맞은편에 조용히 앉았다.
" 저... 동민씨... "
" 내 말부터 먼저 듣고나서 얘기해 줬으면 좋겠어. "
" 그러지 말고 우리... "
소영은 동민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하다가 그의 표정이 더 심각해 지는것 같다는 것을 느끼고는 말꼬리를 흐렸다.
" 이런 상황을 만든것이 누군지는 알고 있겠지? "
" 어 알고 있어. "
그녀는 그가 예상했던 그대로의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혼서류를 보고나서의 그녀가 보인 행동은 동민이 계획했던 일의 첫단계가 완료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 내가 바란것은 많은것이 아니었어. 소영이가 조강지처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랬던 것도 아니고, 단지 나와의 약속만큼은 지켜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 "
" ...... "
" 소영이가 날 사랑한다는 것도 알고 있고 또 나도 그만큼 소영이를 사랑해. 아니, 오히려 더 사랑할거야. 하지만 사랑만 가지고 살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더구나 그 사랑의 대상이 자신과의 약속조차도 지켜주지 않는 사람이라면 내가 생각하던 결혼생활과는 너무 달라. "
동민은 최대한 평범한 어조로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틈을 보인다면 머리 좋은 그녀는 분명히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아낼것이 틀림없었다.
" 나도 이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은 소영이도 잘 알고 있을거야. 하지만 지난 3개월동안 혼자서만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망도 되고 우리 두사람의 행복을 위해서는 이쯤에서 뭔가 결론을 내려야 겠다고 판단했어. "
" 동민씨, 하지만 그건... 이제부터 정말 잘할께.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을테니까... "
" 아직 내말 끝나지 않았어! "
동민은 화를 내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녀는 평소와는 너무 다른 그의 태도에 놀라 더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벌써 다섯번째 현관의 초인종을 눌렀지만 집안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보통때라면 그냥 열쇠로 열고 들어갔겠지만 오늘 만큼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동민의 마음이었다.
" 역시 오늘도... "
동민은 포기를 했는지 여느때처럼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이렇게 비어있는 집에 들어가는 것이 낯설은 일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다른 생각이 있었기 때문인지 평소와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어두워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거실에 불을 켜고 서류가방을 한쪽에 놓은채 쇼퍼에 몸을 던졌다. 배가 고프긴 했지만 그렇게 못참을 정도는 아니었고 아침에 밥을 먹지 못하고 나갔으니 집에 밥이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 또, 담배 생각이 나는군... 언제나 끊을수 있을지... "
그는 속으로 담배 생각을 하며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갔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컵에 따른 동민은 갈증이 심하게 나는지 한꺼번에 마셔버리고는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그는 옆에 놓아두었던 서류가방에서 서류봉투 하나를 꺼내 안에 들어 있던 내용물을 탁자위에 늘어놓았다. 그리고 다시한번 아까 작성해 두었던 입학원서를 읽어보았다. 한참동안 원서를 자세히 검토해 보던 동민은 그걸 내려놓고 옆에 놓았던 서류를 집어 들었다.
" 휴우~ 결혼 3개월만에 이혼서류라... "
손에 이혼서류를 들고 있는 동민은 서류가 단지 자신의 아내를 겁주기 위해서 만든것이라고는 하지만 왠지 착잡한 기분이 드는것은 막을수가 없었다. 물론 그러지 않을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최악의 경우 소영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동민은 소영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이런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도 마찬가지로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벌인 일이라고 애써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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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민은 회사에서 이지수를 만나고 난 후에 한참 동안을 고민했다. 오늘따라 특별한 약속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소영이 그가 원하는 대로 NWRS에 입학을 하게 만들 수십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았지만 대부분 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방법들 뿐이었다. 모든걸 솔직하게 말하고 그녀를 설득하는 방법이 그 중 나아 보였지만 소영이 싫다고 하면 그 다음엔 대책이 없었고 결국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이 자신과 소영사이의 사랑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동민은 썩 내키는 방법은 아니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마지막 방법을 선택한 것이었다. 결정만 내리고 나면 준비를 하는데는 지체할 필요가 없었다. 동민은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이혼서류를 준비하고 지수가 주고간 입학원서를 작성하고 자신의 서명을 했다. 물론 이혼서류를 준비해 준 변호사 일을 하고 있는 친구가 무슨 일인가 싶어 그에게 묻기는 했지만 그는 실제로 이혼을 하는것은 아니라는 대답만 하고는 바쁘척하고 전화를 끊었었다.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에도 동민의 머리속에는 생각들이 떠나질 않았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이지수라는 여자와의 만남에서부터 오늘 아내의 동의를 얻어내야 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온통 복잡한 생각들 뿐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선명하게 남아있는 기억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의 엉덩이를 때리면서 벌을 주었다는 사실이었다. 아직도 지수의 엉덩이에서 시작하여 패들로, 또 그의 손으로 전해지던 느낌을 잊을수가 없었고 앞으로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얗고 탐스럽던 성숙한 여성의 엉덩이가 자신에 의해서 점점 빨갛게 변해가다가 나중에는 보라빛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은 단순히 그에게 성적인 쾌감을 준것이 아니었다. 그는 오랫동안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바래왔던 자신도 모르는 욕망이 분출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런 정도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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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문득 얼마전에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러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한참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우여곡절 끝에 개봉을 했다는 "거짓말"이라는 영화였다. 자신이 그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막연한 감정이 - 물론 나중에는 영화의 내용이 점점 폭력적이고 난잡하게 변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을 하긴 했다 - 오늘 지수에게 벌을 주면서 폭발해 버린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고 소영이 영화를 보고나서 유난히 호들갑을 떨며 온갖 나쁜말을 하면서 영화를 욕했다는 것까지 생각하고 나니 혹시나 그녀가 원래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과장된 행동을 했던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생겼다. 동민은 의외로 문제가 쉽게 해결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민이 한참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을때 조용하던 거실에 열쇠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 소리에 잠시 감고있던 눈을 뜨고 현관쪽을 바라보았다.
" 제발 술만은 마시지 않고 들어오기를... "
그의 바램을 알았는지 모습을 드러낸 그의 아내 소영은 전혀 술을 마시지 않은듯 했다.
" 어머! 동민씨 오늘 일찍 들어왔네? "
그녀는 언제나처럼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에게 말을 했다. 그녀는 들고있던 핸드백을 쇼퍼위에 던져놓고는 그의 뒤로 다가와서 팔로 목을 감싸안으며 그의 뺨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대었다. 그리고는 약간은 화난듯한 그의 표정을 보고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 아~이 동민씨 그런 표정 하고 있으면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 화내지 말아. 응? 오늘 친구들하고 모임이 있어서 잠깐 나갔다 온거야. 봐! 오늘은 정말 일찍 들어올려고 술도 안마시고. 친구들이 붙잡고 화내고 그랬는데도 정말 한방울도 안마셨어. 화 풀어라~ 응? 동민씨~ "
여느때와 똑같은 패턴이었다. 오늘은 무슨일인지 그녀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사실만 다를뿐 언제나처럼 미안해 하고 애교를 부리면서 그가 풀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 동민에게는 특별한 목적이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그녀의 애교에 마지못해 표정을 풀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달라고 얘기하면 끝났겠지만 오늘은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고 이미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였다.
" 동민씨~ "
소영은 의외로 남편이 화를 쉽게 풀지 않는 것처럼 보이자 다시한번 불러봤지만 그의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 잠깐 좀 앉아. 할말이 있으니까. "
그녀는 동민의 냉정하고 무뚝뚝한 말에 흠칫 놀라며 그의 목에 감았던 팔을 풀었다. 그녀는 두번째 방법을 시도할 생각이었다. 그가 언제나 같은 방법에 화를 풀고 자신을 향해 웃어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상황이 심각해지면 쓰기 위해 생각해 놓았던 것이다.
" 흥! 정말 동민씨는 너무해. 내가 이렇게 사과하고 있는데도 그렇게 무안을 줄수가 있는거야? 벌써 사랑이 식은거지? 정말 계속 이러면... "
일부러 화난 말투로 따지듯이 말을 이어가던 소영은 무심코 시선을 탁자위에 두었다가 이혼서류를 발견하고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 동... 동민...씨... "
" 일단 앉아. "
그녀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그의 맞은편에 조용히 앉았다.
" 저... 동민씨... "
" 내 말부터 먼저 듣고나서 얘기해 줬으면 좋겠어. "
" 그러지 말고 우리... "
소영은 동민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하다가 그의 표정이 더 심각해 지는것 같다는 것을 느끼고는 말꼬리를 흐렸다.
" 이런 상황을 만든것이 누군지는 알고 있겠지? "
" 어 알고 있어. "
그녀는 그가 예상했던 그대로의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혼서류를 보고나서의 그녀가 보인 행동은 동민이 계획했던 일의 첫단계가 완료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 내가 바란것은 많은것이 아니었어. 소영이가 조강지처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랬던 것도 아니고, 단지 나와의 약속만큼은 지켜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 "
" ...... "
" 소영이가 날 사랑한다는 것도 알고 있고 또 나도 그만큼 소영이를 사랑해. 아니, 오히려 더 사랑할거야. 하지만 사랑만 가지고 살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더구나 그 사랑의 대상이 자신과의 약속조차도 지켜주지 않는 사람이라면 내가 생각하던 결혼생활과는 너무 달라. "
동민은 최대한 평범한 어조로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틈을 보인다면 머리 좋은 그녀는 분명히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아낼것이 틀림없었다.
" 나도 이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은 소영이도 잘 알고 있을거야. 하지만 지난 3개월동안 혼자서만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망도 되고 우리 두사람의 행복을 위해서는 이쯤에서 뭔가 결론을 내려야 겠다고 판단했어. "
" 동민씨, 하지만 그건... 이제부터 정말 잘할께.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을테니까... "
" 아직 내말 끝나지 않았어! "
동민은 화를 내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녀는 평소와는 너무 다른 그의 태도에 놀라 더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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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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