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6
" 최선생, 아니 미라가 준비해준 모닝커피는 정말 맛이 좋았지. "
교장과 미라는 예전에 그녀가 NWRS에서 하녀교육을 받고 있던 시절의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 내일 아침엔 제가 준비할까요? "
" 농담 말아요. 선생님에게 그런 일을 시킬 수는 없잖아요. "
" 저는 그렇게 하고 싶은데요. "
" 최선생은 참 욕심이 많은 여자에요. 남들은 두번다시 받으려고 하지 않는 NWRS의 교육을 두번씩이나 받았으니... "
" 부끄럽습니다. 교장선생님. "
교장은 다시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 자, 이제 아침 일찍 나를 찾아온 용건을 들어볼까요? "
" 교장선생님의 허락을 받을 일이 있습니다. "
" 어떤 일이죠? "
" 소영양의 교육에 관한 일입니다. "
교장은 들고 있던 커피잔을 침대 옆의 테이블에 내려놓고 말을 계속하라는 듯 자세를 편하게 했다.
" 교장선생님께서도 알고 계시겠지만 예정대로 오늘부터 소영양의 교육을 시작하기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동안 제가 예비교육을 시키려고 합니다. "
" 아직 규율집도 읽지 않았다던가 첫날부터 늦잠을 잤다던가, 뭐 그런일 때문이겠죠? "
" 네, 교장선생님. "
" 나도 소영양의 서류를 검토하고 교육이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최선생이 고생이 많겠어요. "
"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
" 최선생과 나 둘만 있을때는 그렇게 딱딱하게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혹시 날 멀리하는건 아니겠지요? "
" 그럴리가요. "
미라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 그 일은 최선생이 알아서 해요. "
" 감사합니다. "
미라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을 했고 교장은 내려놨던 커피잔을 다시 집어 들었다.
" 아, 몸은 괜찮은가요? "
" 네, 교장선생님. "
" 김선생과 친하게 지내봐요. 모르는척 하고는 있지만 두사람 그런 모습 별로 보기 좋진 않아요. "
" ... "
미라는 교장의 말에 쉽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어제 일뿐만 아니라 김선생은 틈만나면 자신을 괴롭히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명심하겠습니다. "
" 그래요. "
" 이제 그만 나가보겠습니다. "
" 가끔씩은 찾아와서 말 상대라도 좀 해줘요. 늙은이라고 멀리하지 말고. "
" 네! 선생님! "
미라는 교장의 말에 약간 장난기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
유난히 좋은 기분이 되어 교장의 방을 나온 미라는 교무과로 향했다. 오늘 하루동안 소영에게 특별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 교육실 사용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개인 교육실은 NWRS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는 반성실보다 더한 두려움을 주는 동시에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 곳이었다. 학생들이 가끔 농담처럼 말하는 NWRS 5대 미스테리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사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개인 교육실에 대한 소문은 무성했지만 실제로 그곳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최근 반년 내에는 개인 교육실이 사용된 적이 없다는 사실도 호기심을 더욱 부추기고 있었다.
소영은 분명히 자신에게 안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 -여자의 육감이라고도 할 수도 있는- 하고 미라가 나가자마자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화장하고 -NWRS에서도 학생들의 화장은 허용되고 있었다- 교복으로 갈아입은 소영은 시간을 확인하고 방안에서 왔다갔다 하기 시작했다. 불안한 예감을 느끼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보낸것 같은데 다시 시계를 보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소영은 책상으로 가서 규율집을 집어들었다. 7시까지 얼마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읽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 다섯시 기상, 일곱시까지 하루 일과를 준비하고 일곱시부터 삼십분까지 아침운동, 운동시에는 체육복을 입고... "
" 어떻게 매일 다섯시에 일어날 수가 있지? "
소리내서 규율집을 읽던 소영에게 가장 거슬리는 내용은 다섯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찍일어난다고 해도 8시나 9시였던 자신에게 5시 기상이라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다.
" 여덟시에 아침을 먹고, 그 다음엔... 1교시 수업! "
중고등학교 시간표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일과표에는 하루종일 수업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다른점은 점심식사 시간이 두시간이나 된다는 것과 거의 매일 실습시간이 있다는 것이었다.
" 말도 안돼! "
" 뭐가 말도 안된다는 거죠? "
소영은 갑자기 들려온 미라의 목소리에 놀라며 뒤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뒤에는 어느틈에 방으로 들어왔는지 미라가 양손을 허리에 올려놓은채 서 있었다.
" NWRS의 규율들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면 앞으로 소영양의 생활이 굉장히 힘들어 진다는 것을 알아 두도록 해요. "
" 뭐야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남의 방에 숨어들어와서는... "
소영은 미라가 뭔가 꼬투리를 잡아 자신을 괴롭히려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 33페이지를 펴고 소리내서 읽어요. "
" 네? "
" 못들었어요?! "
소영은 미라의 태도에서 조금이라도 실수를 했다간 큰일 날 것 같은 분위기를 느끼고 뭔가 그녀의 화를 풀어줄 만한 행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내일부터는 반드시 다섯시에 일어나고 규율집도... "
" 33페이지 펴서 읽으라고 했어요! "
소영은 지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것이라 판단하고 급히 교율집에서 33페이지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 교육생의 몸가짐, 교육생은... "
" 거기 말고 중간쯤 부터 읽어요. "
" 화장을 하는 것은 교육의 과정이며 교육생은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중략)... 단, 너무 화려한 화장은 금지하며, NWRS의 교직원이 판단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화장을 한 경우 교칙에 따라... "
규율집을 읽고 있던 소영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 그만 읽으라고 했나요? 똑바로 읽어요. "
" 교칙에 따라... B-14에 해당하는 체벌을 가할 수 있다. "
" 됐어요. 그만하고 거울을 봐요. "
소영은 미라가 왜 이런것을 시키는지 어느정도 짐작을 할 수 있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알아차린 소영의 손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 지금 소영양의 화장한 모습이 학생처럼 보이나요? "
" 그... 그건... "
" 묻는말에만 대답해요. "
" ... "
소영은 미라의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거울속에 비친 모습은 그녀가 봐도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학생의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었다. 소영은 버릇처럼 늘 하던대로 화장을 했고 거울속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모습의 여자가 비춰지고 있었다.
" 맨 뒤쪽을 펴요. "
소영은 다시 규율집으로 시선을 가져가 규율집의 가장 뒤쪽을 폈다. 거기에는 알파벳과 숫자만 가득한 표가 그려져 있었다.
" 위에서 B를 찾고 좌측에서 14번을 찾아 거기에 뭐가 써있는지 읽어봐요. "
머리속에 온통 벌을 받게 될것이라는 두려움이 가득한 소영은 기계적으로 미라의 말을 따르고 있었다. 두번 다시 어제와 같은 고통은 받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왜 여기에서 이런 대접을 받고 있어야 하는지...
" 동민씨에게 전화할꺼야. 이런곳인줄 모르고 날 보낸게 분명해... "
" 최선생, 아니 미라가 준비해준 모닝커피는 정말 맛이 좋았지. "
교장과 미라는 예전에 그녀가 NWRS에서 하녀교육을 받고 있던 시절의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 내일 아침엔 제가 준비할까요? "
" 농담 말아요. 선생님에게 그런 일을 시킬 수는 없잖아요. "
" 저는 그렇게 하고 싶은데요. "
" 최선생은 참 욕심이 많은 여자에요. 남들은 두번다시 받으려고 하지 않는 NWRS의 교육을 두번씩이나 받았으니... "
" 부끄럽습니다. 교장선생님. "
교장은 다시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 자, 이제 아침 일찍 나를 찾아온 용건을 들어볼까요? "
" 교장선생님의 허락을 받을 일이 있습니다. "
" 어떤 일이죠? "
" 소영양의 교육에 관한 일입니다. "
교장은 들고 있던 커피잔을 침대 옆의 테이블에 내려놓고 말을 계속하라는 듯 자세를 편하게 했다.
" 교장선생님께서도 알고 계시겠지만 예정대로 오늘부터 소영양의 교육을 시작하기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동안 제가 예비교육을 시키려고 합니다. "
" 아직 규율집도 읽지 않았다던가 첫날부터 늦잠을 잤다던가, 뭐 그런일 때문이겠죠? "
" 네, 교장선생님. "
" 나도 소영양의 서류를 검토하고 교육이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최선생이 고생이 많겠어요. "
"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
" 최선생과 나 둘만 있을때는 그렇게 딱딱하게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혹시 날 멀리하는건 아니겠지요? "
" 그럴리가요. "
미라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 그 일은 최선생이 알아서 해요. "
" 감사합니다. "
미라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을 했고 교장은 내려놨던 커피잔을 다시 집어 들었다.
" 아, 몸은 괜찮은가요? "
" 네, 교장선생님. "
" 김선생과 친하게 지내봐요. 모르는척 하고는 있지만 두사람 그런 모습 별로 보기 좋진 않아요. "
" ... "
미라는 교장의 말에 쉽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어제 일뿐만 아니라 김선생은 틈만나면 자신을 괴롭히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명심하겠습니다. "
" 그래요. "
" 이제 그만 나가보겠습니다. "
" 가끔씩은 찾아와서 말 상대라도 좀 해줘요. 늙은이라고 멀리하지 말고. "
" 네! 선생님! "
미라는 교장의 말에 약간 장난기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
유난히 좋은 기분이 되어 교장의 방을 나온 미라는 교무과로 향했다. 오늘 하루동안 소영에게 특별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 교육실 사용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개인 교육실은 NWRS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는 반성실보다 더한 두려움을 주는 동시에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 곳이었다. 학생들이 가끔 농담처럼 말하는 NWRS 5대 미스테리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사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개인 교육실에 대한 소문은 무성했지만 실제로 그곳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최근 반년 내에는 개인 교육실이 사용된 적이 없다는 사실도 호기심을 더욱 부추기고 있었다.
소영은 분명히 자신에게 안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 -여자의 육감이라고도 할 수도 있는- 하고 미라가 나가자마자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화장하고 -NWRS에서도 학생들의 화장은 허용되고 있었다- 교복으로 갈아입은 소영은 시간을 확인하고 방안에서 왔다갔다 하기 시작했다. 불안한 예감을 느끼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보낸것 같은데 다시 시계를 보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소영은 책상으로 가서 규율집을 집어들었다. 7시까지 얼마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읽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 다섯시 기상, 일곱시까지 하루 일과를 준비하고 일곱시부터 삼십분까지 아침운동, 운동시에는 체육복을 입고... "
" 어떻게 매일 다섯시에 일어날 수가 있지? "
소리내서 규율집을 읽던 소영에게 가장 거슬리는 내용은 다섯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찍일어난다고 해도 8시나 9시였던 자신에게 5시 기상이라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다.
" 여덟시에 아침을 먹고, 그 다음엔... 1교시 수업! "
중고등학교 시간표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일과표에는 하루종일 수업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다른점은 점심식사 시간이 두시간이나 된다는 것과 거의 매일 실습시간이 있다는 것이었다.
" 말도 안돼! "
" 뭐가 말도 안된다는 거죠? "
소영은 갑자기 들려온 미라의 목소리에 놀라며 뒤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뒤에는 어느틈에 방으로 들어왔는지 미라가 양손을 허리에 올려놓은채 서 있었다.
" NWRS의 규율들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면 앞으로 소영양의 생활이 굉장히 힘들어 진다는 것을 알아 두도록 해요. "
" 뭐야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남의 방에 숨어들어와서는... "
소영은 미라가 뭔가 꼬투리를 잡아 자신을 괴롭히려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 33페이지를 펴고 소리내서 읽어요. "
" 네? "
" 못들었어요?! "
소영은 미라의 태도에서 조금이라도 실수를 했다간 큰일 날 것 같은 분위기를 느끼고 뭔가 그녀의 화를 풀어줄 만한 행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내일부터는 반드시 다섯시에 일어나고 규율집도... "
" 33페이지 펴서 읽으라고 했어요! "
소영은 지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것이라 판단하고 급히 교율집에서 33페이지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 교육생의 몸가짐, 교육생은... "
" 거기 말고 중간쯤 부터 읽어요. "
" 화장을 하는 것은 교육의 과정이며 교육생은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중략)... 단, 너무 화려한 화장은 금지하며, NWRS의 교직원이 판단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화장을 한 경우 교칙에 따라... "
규율집을 읽고 있던 소영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 그만 읽으라고 했나요? 똑바로 읽어요. "
" 교칙에 따라... B-14에 해당하는 체벌을 가할 수 있다. "
" 됐어요. 그만하고 거울을 봐요. "
소영은 미라가 왜 이런것을 시키는지 어느정도 짐작을 할 수 있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알아차린 소영의 손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 지금 소영양의 화장한 모습이 학생처럼 보이나요? "
" 그... 그건... "
" 묻는말에만 대답해요. "
" ... "
소영은 미라의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거울속에 비친 모습은 그녀가 봐도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학생의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었다. 소영은 버릇처럼 늘 하던대로 화장을 했고 거울속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모습의 여자가 비춰지고 있었다.
" 맨 뒤쪽을 펴요. "
소영은 다시 규율집으로 시선을 가져가 규율집의 가장 뒤쪽을 폈다. 거기에는 알파벳과 숫자만 가득한 표가 그려져 있었다.
" 위에서 B를 찾고 좌측에서 14번을 찾아 거기에 뭐가 써있는지 읽어봐요. "
머리속에 온통 벌을 받게 될것이라는 두려움이 가득한 소영은 기계적으로 미라의 말을 따르고 있었다. 두번 다시 어제와 같은 고통은 받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왜 여기에서 이런 대접을 받고 있어야 하는지...
" 동민씨에게 전화할꺼야. 이런곳인줄 모르고 날 보낸게 분명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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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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