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결행의 날
"누나 나 왔어."
나는 어깨에 맨 가방을 소파에 내동댕이치며 말했다. 신발을 벗어던지고,
피곤해진 몸을 들어 바닥에 털썩 주저앉자, 먼저 tv를 보고 있던 누나가
나를 돌아보았다.
"왔어?"
어깨아래까지 길러내린 긴 생머리와 흰 피부, 그리고 조금 마른듯하지만
적당하게 굴곡진 몸의 곡선이 나를 자극한다. 흰색 폴라티사이로 도톰하게
올라온 가슴과 쫙빠진 청바지의 허벅지가 아름다워보였다.
"아무래도 자취하다 보니까 자주 집에 오기 힘든 것 같아."
내가 무심코 답하자, 누나는 몸을 일으켜 천천히 부엌으로 걸어갔다. 냉장
고 문을 열고 그 안을 주섬주섬 살피던 그녀는 조금 곤란한 목소리로 말했
다.
"배고프지? 나도 오늘 교회에서 모임이 있어서, 지금 들어왔거든. 근데 특
별히 먹을만한게 없네......"
유아교육이라는 전공을 살려 교회에서도 유치부 교사를 하고 있는 그녀의
말투는 언제나 사근사근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들으면 묘하게 색기가 느껴
지는 것 같다.
"음... 그럼 우리 계란국 끓여먹자. 김치에 국 하나지만 그정도는 괜찮지?"
"응, 그런데 엄마는?"
"아, 오늘 철야기도 가셨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냉장고에서 계란을 2개 꺼내어 가스렌지에 불을 올
렸다.
"조금만 기다려 금방 해줄게. 알았지?"
즐거운 어조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그녀......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친절
하고, 상냥하다. 동생인 내가 냉정하게 생각해도 꽤 미인축에 들건만, 누나
는 별로 특별히 화장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23살인 지금까지도 좋은 성격
때문에 남자친구들은 많건만, 애인하나없다. 몇번의 소개팅과 미팅을 했던
경험이 있는 것 같지만, 내가 알기로 그녀가 정식으로 남자를 사귄 경험은
전혀 없다.
"루루... 루루......"
즐겁게 콧노래를 부르며, 칼을 들고 김치를 썰고 있는 누나의 뒷모습을 나
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톡", "톡"거리는 칼질소리에 맞춰 몸을 천천히 좌우
로 흔들고 있는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청바지에 꽉끼인 엉덩이도 흔들려간
다.
"맛있어 보이는데?"
"그래? 호호... 미리부터 그러니까 겁난다 얘."
"크크......정말 맛있어보이는 엉덩이군......"
뒤돌아보지 않은채, 즐거운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지만 나는 별 관심이 없
었다. 저 파란 천을 한꺼풀 벗겨낸다면 그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탱탱하
게 물이오른 그녀의 엉덩이를 한껏 주무르고 싶다. 마음껏 일그러뜨려 유
린해버리고 싶다는 가학적 욕망이 머리를 스친다.
tv에서는 별 의미없는 쓸데없는 오락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었지만, 그것
을 한귀로 흘린채 나는 여전히 그녀의 날씬한 허벅지와 등, 그리고 엉덩이
를 감상하고 있었고 그동안 어느새 시간이 흘렀는지 그녀가 몸을 돌리며
말했다.
"다됐어. 먹자."
상 위에는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아담하게 차려진 몇가지 나물과 김치, 그
리고 계란국이 놓여져 있었다. 의자에 앉아 수저를 들고 국을 한스푼 입으
로 가져간다.
"맛있는데?"
"호호~~ 고마워."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그리고, 이내 젓가락을 놀려 천천
히 식사를 하기 시작한다.
언제나 상냥한 그녀... 언제나 미소짓는 그녀...... 나의 누나 유미현......
그녀의 입에 저 나물대신 나의 육봉을 물게 하고 싶다. 계란국따위 대신
나의 정액을 마음껏 마시게 해주고 싶다. 사근사근한 저 목소리로 애처롭
게 용서를 빌며 애원하게 만들고 싶다. 그리고......
천사표로 일관된 저 순진한 얼굴을 눈물로 범벅시켜 처량하게 일그러뜨리
고 싶다.
그것은 나의 일그러진 욕망.......
가학적 충동......
잘못된 것일까? 내가 이상한 것일까? 나는 구제할수 없는 변태인가? 나는
미친것일까? 나는 정상이 아닌 것인가?
아니, 다르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가슴 한편의 검은 본성. 나는
그것을 인정할 뿐이다. 지금까지 가슴 한구석에 갇혀있던 그 존재에 빛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뭘그리 생각해?"
생각에 빠져있던 나는, 내가 수저를 든채 멍하니 앉아있었다는 것을 깨닫
고 이내 젓가락을 놀려 반찬을 집었다.
"아니, 그냥..."
"혹시 자취하는데 뭐 힘든거라도 있어? 누나가 가서 밥이라도 해줄까?"
"에휴... 내가 어린앤줄알아? 밥정도는 나도 할수 있어. 게다가 누나는 내
자취집 위치도 아직 모르잖아."
"분명, xxx동 xx번지라고 했잖아?"
"그래가지고서야 걱정된다 걱정돼. 토요일날 어떻게 찾아오려고 그래?"
새로운 자취집으로 옮긴지 아직 일주일도 되지 않았기에 우리 가족중 나의
자취집의 위치를 아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누나는 처음으로 집을 떠난
나를 걱정해 이번 토요일에 새로운 자취집에 놀러올 예정이었다.
"웅... 그야 거긴 서울 근교중에서도 좀 외진곳이라... 찾아가기가 쉽지 않잖
아."
"어차피 혼자 찾아오긴 힘들테니까, 근처에 오면 전화해. 그럼 내가 마중나
갈게."
"알았어."
해실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며 나도 같이 미소지어주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것과는 전혀 의미가 다른 나의 욕망의 찌꺼기가 묻어나는 것이었
다.
"아참, 부모님께는 말했어?
"아니. 괜히 거기까지 간다고 하면 쓸데없이 걱정하실까봐 말씀 안드렸어.
뭐, 집만 잠깐 구경갔다 올건데 특별히 말씀드릴것도 없을 것 같고......"
모든 것이 계획대로다. 누나의 성격과 부모님의 평소 행동으로 분석해본
결과 예상한 가상 시뮬레이션과 벗어나지 않는다.
"응, 나도 그게 좋을 것 같아."
- 3일후, 토요일 -
짙은 담배연기가 꽉차오른 방안을 바라보며, 나는 초조하게 쇼파에 앉아
있었다. 서울 외곽에 위치한 내 집은 아버지의 먼 친척분이 사용하던 곳으
로 전원주택(田園住宅)이라 불리어도 좋을 것이었다. 사업상 성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인 친척분이 농가를 사들여 간단한 개조를 거쳤을 뿐인 이 집
은 그리 시설은 좋지 않았지만, 그럭저럭 지낼만은 했다.
돈많은 사람이 흔히 그렇듯, 1년에 10여일 정도 묵어갈뿐인 이 집을 나는
우연한 기회에 소개받게 되어, 관리인 형식으로 이곳에 거주하게 되었다.
지하와 방 2개뿐인 단촐한 가옥 주변에는 작은 국도가 지날뿐으로 주변에
인가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지금은 방학...... 학교도, 동아리활동도 없는 내게있어 이런 기회는 흔치 않
다. 그리고 고심에 고심을 거쳐 결정한 것이 오늘...... 오늘을 위해, 평소에
는 창고로 쓰이던 지하를 목재와 철골을 사들여 개조했을뿐 아니라, 여러
물품들도 internet을 이용해 어렵지만 구비해 놓은 상태다.
- 따르르릉
"여보세요?"
드디어 기다리던 전화가 울린다. 수화기를 들자, 언제나 익숙한 사근사근한
음성이 내 귓전에 들려온다.
"아... 너구나? 나 누나야. 지금, 좌석버스에서 내렸거든? 여기서 꽤 걸어가
야 한다며?"
현재시간 저녁 5시 30분. 교회 봉사활동으로 바쁜 그녀가 이곳에 오기위해
서는 이 시간대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시나리오에서 단 5분의 오차...... 문
제는 별로 없었다.
"처음 오기에는 길이 좀 헤깔려서 힘들거야. 거기 눈앞에 작은 구멍가게
보이지?"
"응, 일신상회?"
"거기 왼쪽 골목으로 꺽어들어가서 한 5분쯤 걷다보면, "xx마을"이라고 새
겨진 커다란 돌이 있을거야. 그앞에서 기다려. 그럼 내가 마중갈게."
"알았어... 빨리 나와야돼. 6시도 안됐는데 여기 벌써 어두워져서 조금 무섭
다. 사람들도 없고......"
"에이, 누나는 얼굴이 무기잖아. 얼굴만 보여주면 누구나 다 도망갈걸?"
"이게--- 너 이따봐~~"
"하핫......"
나는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수화기가 제자리에서 조금 벗어났는지 털커덕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굴러떨어진다.
"후우...... 이제, 시작인가......"
무심코 수화기를 들어 올려놓으려 했지만, 다시 미끄러진다. 눈을 들어 나
의 손을 바라보자, 손끝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긴장...하고 있는건가?"
떨리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붙잡아, 간신히 수화기를 올려놓은 나는 주머니
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 삐삐삐
귓가에 들려오는 전자음...... 마치 진동을 켜놓은 것 같이 휴대폰이 위아래
로 떨린다. 몇번이나 손가락이 제자리를 벗어나 틀린 번호를 눌러대, 나는
그때마다 취소를 누르고 다시 시도해야 했다.
"젠장! 지금 뭘 떨고 있는거야?"
스스로 다짐하듯 말하고는 탁자위에서 디스 한가치를 꺼내들어 입에 물었
다. 여전히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불을 붙여 깊이 빨아들이자, 떨림이 조금
가라앉는 듯 했다.
- 뚜르르르르르
신호음이 들리고, 이내 기다리고 있었던 듯 재빨리 전화를 받는 굵은 남성
의 목소리라 들려왔다.
"여보세요?"
"나야. 전에 부탁한 대로 움직여. 나머지 200만원은 어제 통장으로 입금했
는데, 확인했지?"
지금 통화하는 사람은 어찌어찌하다 인터넷 통신으로 만난 고등학생 양아
치 녀석이었다. 여자친구의 임신중절비 때문에 녀석은 고민했고, 나는 그와
몇번 메일을 나눈후 은밀히 일을 부탁했었다.
"그럴게요. 아... 그런데 형. 분명 뒷탈은 없겠지요?"
어쩔수 없이 어린녀석다운 걱정...... 하지만, 어린 녀석은 이런 일에 있어서
는 어찌보면 무모할 정도로 저질러버리는 감정적 측면이 강하다. 안심만
시켜준다면 마음놓고 일을 결행할 것이다. 그렇기에 녀석을 선택한 것이
고......
"걱정마~ 문제가 일어나면 내가 책임진다니까. 그리고 너는 그년을 데려다
주기만 하면 돼. 그때부터 연락 끊고 서로 모르는 사이로 지내면 누가 알
아? 너... 씨발. 혹시 겁나냐? 겁나면 지금 토끼던지."
"쳇,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마."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역시 마지막에 은근히 "사나이"로서
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 주효했다. 녀석은 이제 겁쟁이가 아니라는 자존
심을 지키기위해서라도 일을 틀림없이 처리할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부
분이 아무리 어른인척해도 여전히 아이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약점이다.
"후우......"
다시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6개월...... 자그만치 6개월을 준비해온
일이다. 이제와서 멈출수는 없었다. 지금 녀석에게 준 돈을 마련하기위해
서, 지하실을 개조하기 위해서, 그리고 의심없이 그녀를 이곳으로 몰아오기
위해서 그동안 들은 노력은 결코 작지 않다.
째깍째각 흘러가는 시계의 시침소리가 방안에 요란하다. 쇼파에 고개를 묻
고 연신 담배를 빨아대던 나는 어느새 담배맛이 이상해짐을 느끼고 재떨이
에 침을 뱉었다.
"제길......"
필터까지 타들어가도록 모르고 있었다니...... 꽁초를 재떨이에 비벼끄고 다
시 한 대를 물어든다. 단지 3-4회 빨았다고 생각했건만, 이미 또 다 타버린
담배를 또다시 재떨이에 집어던진다.
가슴이 울렁거린다. 지칠줄모르는 심장박동이 온몸에까지 전해져 머리까지
울려오는 것만 같다. 어느새 비어버린 담배갑을 구겨버리고 다시 한갑을
꺼내어 피워문다. 계속 짙은 연기를 흡입하지만, 정신은 이상하도록 맑았
다.
- 끼이이익
집 문앞에 차 한 대가 서는 소리. 나는 반사적으로 피다만 담배를 재떨이
에 쑤셔박고 몸을 일으켰다. 흥분되고, 떨리는 손끝으로 문을 열자, 녀석이
자동차에서 내려 뒷문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
"........"
녀석은 내게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ok사인을 내 보였다. 많은 메일
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녀석을 실제로 보는 것은 계획을 모의할 때 이후
단 두 번째. 그리고 어차피 앞으로는 볼일이 없는 녀석이다.
나도 녀석을 따라 차 문뒤로 다가갔다. 아마도 아버지 차를 몰래 타고 나
온 것인지 차 옆면에 회사의 이름이 도장되어 있었다.
- 꿀꺽
나도 모르게 목으로 침넘기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드디어 내가 그토록
원하던 그것을 손에 넣었다는 희열과 흥분이 섞인 감정...... 뒷문이 천천히
열리고 그곳에는 나의 누나, 미현이 팔과 다리가 결박된채 누워 있었다.
미리 녀석에게 지시한대로, 녀석은 누나의 눈과 입을 막고, 그 위에 검은보
자기까지 씌워 완전히 아무것도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지금 녀석과 나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채 바디랭귀지로만 의사소통을 하
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나를 보거나 혹은 내 목소리를 들었을 때 혹시
라도 알아챌수 있는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동 시간을 고려해 그 약속장소에서 차로 5분도 안걸리는 이곳을
30분이 넘게 돌다 지금 도착한 것이다.
"음... 으흡--- 으응!!!!!!"
녀석이 머리부분을 들고, 내가 다리부분을 들어, 재빨리 그녀를 나의 집안
으로 옮겼다. 그녀는 격렬하게 반항했지만, 건장한 사내 두명의 힘에 눌려
가냘프게 몸을 꿈틀댈 뿐이다. 달빛에 비친 그녀는, 검은색의 긴 롱치마와
흰색의 폴라티, 그리고 갈색의 무스탕을 입은 차림이었다.
"으으음!!!!!"
손바닥으로 전해져오는 그녀의 따스한 종아리의 느낌에 벌써부터 나의 중
심이 일어서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방 안으로 들어
가 쇼파의 한쪽 구석에 그녀를 내려놓은 나는 눈짓으로 녀석에게 이제 됐
다는 신호를 보냈고, 녀석은 미련없이 자신의 자동차를 타고 이곳을 떠났
다.
"으-----!!!!!"
"하아.... 하아......"
이것은 나의 작은 한숨소리. 거친 숨결이 몸을 타고, 전류가 되어 흐른다.
방안에는 이제 누나와 나밖에 없다. 아무도... 아무도 이제 나를 방해할수
없다.
지하실의 문을 열고, 그녀의 다리부분을 잡아 거칠게 그 안으로 끌어들였
다. 깨끗하게 치워진 지하실 한쪽에는 특특한 철제로 창살을 만든 작은 감
옥과도 같은 곳이 있었고, 그 옆에는 간이로 만든 샤워시설이 놓여 있었다.
화장실 대용의 금속제의 요강, 그리고 중세의 지하감옥을 방불케 하는 몇
개의 구속도구들...... 그것들이 지난 6개월간 내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놓
은 것이었다.
"으으으흡!!!!"
그녀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열쇠를 꺼내 창살문을 열고 그녀를 안으
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창살을 다시 걸어잠그고 천천히 지하를 나와 다시
나의 방으로 들어섰다.
"......크크크......"
"해냈다"라는 희열의 감정. 나도 모르게 입술사이를 비집고 비릿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지금 마음껏 웃기에는 아직 이르다.
"후우---"
담배 한 개비를 집어들어 가슴속깊이 빨아들여본다. 일이 진행되고 있었을
때는 그렇게 떨려오던 가슴이 이상하게 이제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오히
려 머리속까지 차분하게 냉정해져오는것만 같은 기분......
"이제부터 시작이야......"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말 그대로 지금부터 시작될 즐거운 나만의 연회
를 위해......
나의 실험도구겸 쾌락의 노예가 될......
[하나뿐인 나의 친 누이를 위해서......]
"누나 나 왔어."
나는 어깨에 맨 가방을 소파에 내동댕이치며 말했다. 신발을 벗어던지고,
피곤해진 몸을 들어 바닥에 털썩 주저앉자, 먼저 tv를 보고 있던 누나가
나를 돌아보았다.
"왔어?"
어깨아래까지 길러내린 긴 생머리와 흰 피부, 그리고 조금 마른듯하지만
적당하게 굴곡진 몸의 곡선이 나를 자극한다. 흰색 폴라티사이로 도톰하게
올라온 가슴과 쫙빠진 청바지의 허벅지가 아름다워보였다.
"아무래도 자취하다 보니까 자주 집에 오기 힘든 것 같아."
내가 무심코 답하자, 누나는 몸을 일으켜 천천히 부엌으로 걸어갔다. 냉장
고 문을 열고 그 안을 주섬주섬 살피던 그녀는 조금 곤란한 목소리로 말했
다.
"배고프지? 나도 오늘 교회에서 모임이 있어서, 지금 들어왔거든. 근데 특
별히 먹을만한게 없네......"
유아교육이라는 전공을 살려 교회에서도 유치부 교사를 하고 있는 그녀의
말투는 언제나 사근사근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들으면 묘하게 색기가 느껴
지는 것 같다.
"음... 그럼 우리 계란국 끓여먹자. 김치에 국 하나지만 그정도는 괜찮지?"
"응, 그런데 엄마는?"
"아, 오늘 철야기도 가셨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냉장고에서 계란을 2개 꺼내어 가스렌지에 불을 올
렸다.
"조금만 기다려 금방 해줄게. 알았지?"
즐거운 어조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그녀......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친절
하고, 상냥하다. 동생인 내가 냉정하게 생각해도 꽤 미인축에 들건만, 누나
는 별로 특별히 화장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23살인 지금까지도 좋은 성격
때문에 남자친구들은 많건만, 애인하나없다. 몇번의 소개팅과 미팅을 했던
경험이 있는 것 같지만, 내가 알기로 그녀가 정식으로 남자를 사귄 경험은
전혀 없다.
"루루... 루루......"
즐겁게 콧노래를 부르며, 칼을 들고 김치를 썰고 있는 누나의 뒷모습을 나
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톡", "톡"거리는 칼질소리에 맞춰 몸을 천천히 좌우
로 흔들고 있는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청바지에 꽉끼인 엉덩이도 흔들려간
다.
"맛있어 보이는데?"
"그래? 호호... 미리부터 그러니까 겁난다 얘."
"크크......정말 맛있어보이는 엉덩이군......"
뒤돌아보지 않은채, 즐거운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지만 나는 별 관심이 없
었다. 저 파란 천을 한꺼풀 벗겨낸다면 그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탱탱하
게 물이오른 그녀의 엉덩이를 한껏 주무르고 싶다. 마음껏 일그러뜨려 유
린해버리고 싶다는 가학적 욕망이 머리를 스친다.
tv에서는 별 의미없는 쓸데없는 오락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었지만, 그것
을 한귀로 흘린채 나는 여전히 그녀의 날씬한 허벅지와 등, 그리고 엉덩이
를 감상하고 있었고 그동안 어느새 시간이 흘렀는지 그녀가 몸을 돌리며
말했다.
"다됐어. 먹자."
상 위에는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아담하게 차려진 몇가지 나물과 김치, 그
리고 계란국이 놓여져 있었다. 의자에 앉아 수저를 들고 국을 한스푼 입으
로 가져간다.
"맛있는데?"
"호호~~ 고마워."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그리고, 이내 젓가락을 놀려 천천
히 식사를 하기 시작한다.
언제나 상냥한 그녀... 언제나 미소짓는 그녀...... 나의 누나 유미현......
그녀의 입에 저 나물대신 나의 육봉을 물게 하고 싶다. 계란국따위 대신
나의 정액을 마음껏 마시게 해주고 싶다. 사근사근한 저 목소리로 애처롭
게 용서를 빌며 애원하게 만들고 싶다. 그리고......
천사표로 일관된 저 순진한 얼굴을 눈물로 범벅시켜 처량하게 일그러뜨리
고 싶다.
그것은 나의 일그러진 욕망.......
가학적 충동......
잘못된 것일까? 내가 이상한 것일까? 나는 구제할수 없는 변태인가? 나는
미친것일까? 나는 정상이 아닌 것인가?
아니, 다르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가슴 한편의 검은 본성. 나는
그것을 인정할 뿐이다. 지금까지 가슴 한구석에 갇혀있던 그 존재에 빛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뭘그리 생각해?"
생각에 빠져있던 나는, 내가 수저를 든채 멍하니 앉아있었다는 것을 깨닫
고 이내 젓가락을 놀려 반찬을 집었다.
"아니, 그냥..."
"혹시 자취하는데 뭐 힘든거라도 있어? 누나가 가서 밥이라도 해줄까?"
"에휴... 내가 어린앤줄알아? 밥정도는 나도 할수 있어. 게다가 누나는 내
자취집 위치도 아직 모르잖아."
"분명, xxx동 xx번지라고 했잖아?"
"그래가지고서야 걱정된다 걱정돼. 토요일날 어떻게 찾아오려고 그래?"
새로운 자취집으로 옮긴지 아직 일주일도 되지 않았기에 우리 가족중 나의
자취집의 위치를 아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누나는 처음으로 집을 떠난
나를 걱정해 이번 토요일에 새로운 자취집에 놀러올 예정이었다.
"웅... 그야 거긴 서울 근교중에서도 좀 외진곳이라... 찾아가기가 쉽지 않잖
아."
"어차피 혼자 찾아오긴 힘들테니까, 근처에 오면 전화해. 그럼 내가 마중나
갈게."
"알았어."
해실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며 나도 같이 미소지어주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것과는 전혀 의미가 다른 나의 욕망의 찌꺼기가 묻어나는 것이었
다.
"아참, 부모님께는 말했어?
"아니. 괜히 거기까지 간다고 하면 쓸데없이 걱정하실까봐 말씀 안드렸어.
뭐, 집만 잠깐 구경갔다 올건데 특별히 말씀드릴것도 없을 것 같고......"
모든 것이 계획대로다. 누나의 성격과 부모님의 평소 행동으로 분석해본
결과 예상한 가상 시뮬레이션과 벗어나지 않는다.
"응, 나도 그게 좋을 것 같아."
- 3일후, 토요일 -
짙은 담배연기가 꽉차오른 방안을 바라보며, 나는 초조하게 쇼파에 앉아
있었다. 서울 외곽에 위치한 내 집은 아버지의 먼 친척분이 사용하던 곳으
로 전원주택(田園住宅)이라 불리어도 좋을 것이었다. 사업상 성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인 친척분이 농가를 사들여 간단한 개조를 거쳤을 뿐인 이 집
은 그리 시설은 좋지 않았지만, 그럭저럭 지낼만은 했다.
돈많은 사람이 흔히 그렇듯, 1년에 10여일 정도 묵어갈뿐인 이 집을 나는
우연한 기회에 소개받게 되어, 관리인 형식으로 이곳에 거주하게 되었다.
지하와 방 2개뿐인 단촐한 가옥 주변에는 작은 국도가 지날뿐으로 주변에
인가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지금은 방학...... 학교도, 동아리활동도 없는 내게있어 이런 기회는 흔치 않
다. 그리고 고심에 고심을 거쳐 결정한 것이 오늘...... 오늘을 위해, 평소에
는 창고로 쓰이던 지하를 목재와 철골을 사들여 개조했을뿐 아니라, 여러
물품들도 internet을 이용해 어렵지만 구비해 놓은 상태다.
- 따르르릉
"여보세요?"
드디어 기다리던 전화가 울린다. 수화기를 들자, 언제나 익숙한 사근사근한
음성이 내 귓전에 들려온다.
"아... 너구나? 나 누나야. 지금, 좌석버스에서 내렸거든? 여기서 꽤 걸어가
야 한다며?"
현재시간 저녁 5시 30분. 교회 봉사활동으로 바쁜 그녀가 이곳에 오기위해
서는 이 시간대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시나리오에서 단 5분의 오차...... 문
제는 별로 없었다.
"처음 오기에는 길이 좀 헤깔려서 힘들거야. 거기 눈앞에 작은 구멍가게
보이지?"
"응, 일신상회?"
"거기 왼쪽 골목으로 꺽어들어가서 한 5분쯤 걷다보면, "xx마을"이라고 새
겨진 커다란 돌이 있을거야. 그앞에서 기다려. 그럼 내가 마중갈게."
"알았어... 빨리 나와야돼. 6시도 안됐는데 여기 벌써 어두워져서 조금 무섭
다. 사람들도 없고......"
"에이, 누나는 얼굴이 무기잖아. 얼굴만 보여주면 누구나 다 도망갈걸?"
"이게--- 너 이따봐~~"
"하핫......"
나는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수화기가 제자리에서 조금 벗어났는지 털커덕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굴러떨어진다.
"후우...... 이제, 시작인가......"
무심코 수화기를 들어 올려놓으려 했지만, 다시 미끄러진다. 눈을 들어 나
의 손을 바라보자, 손끝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긴장...하고 있는건가?"
떨리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붙잡아, 간신히 수화기를 올려놓은 나는 주머니
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 삐삐삐
귓가에 들려오는 전자음...... 마치 진동을 켜놓은 것 같이 휴대폰이 위아래
로 떨린다. 몇번이나 손가락이 제자리를 벗어나 틀린 번호를 눌러대, 나는
그때마다 취소를 누르고 다시 시도해야 했다.
"젠장! 지금 뭘 떨고 있는거야?"
스스로 다짐하듯 말하고는 탁자위에서 디스 한가치를 꺼내들어 입에 물었
다. 여전히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불을 붙여 깊이 빨아들이자, 떨림이 조금
가라앉는 듯 했다.
- 뚜르르르르르
신호음이 들리고, 이내 기다리고 있었던 듯 재빨리 전화를 받는 굵은 남성
의 목소리라 들려왔다.
"여보세요?"
"나야. 전에 부탁한 대로 움직여. 나머지 200만원은 어제 통장으로 입금했
는데, 확인했지?"
지금 통화하는 사람은 어찌어찌하다 인터넷 통신으로 만난 고등학생 양아
치 녀석이었다. 여자친구의 임신중절비 때문에 녀석은 고민했고, 나는 그와
몇번 메일을 나눈후 은밀히 일을 부탁했었다.
"그럴게요. 아... 그런데 형. 분명 뒷탈은 없겠지요?"
어쩔수 없이 어린녀석다운 걱정...... 하지만, 어린 녀석은 이런 일에 있어서
는 어찌보면 무모할 정도로 저질러버리는 감정적 측면이 강하다. 안심만
시켜준다면 마음놓고 일을 결행할 것이다. 그렇기에 녀석을 선택한 것이
고......
"걱정마~ 문제가 일어나면 내가 책임진다니까. 그리고 너는 그년을 데려다
주기만 하면 돼. 그때부터 연락 끊고 서로 모르는 사이로 지내면 누가 알
아? 너... 씨발. 혹시 겁나냐? 겁나면 지금 토끼던지."
"쳇,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마."
녀석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역시 마지막에 은근히 "사나이"로서
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 주효했다. 녀석은 이제 겁쟁이가 아니라는 자존
심을 지키기위해서라도 일을 틀림없이 처리할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부
분이 아무리 어른인척해도 여전히 아이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약점이다.
"후우......"
다시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6개월...... 자그만치 6개월을 준비해온
일이다. 이제와서 멈출수는 없었다. 지금 녀석에게 준 돈을 마련하기위해
서, 지하실을 개조하기 위해서, 그리고 의심없이 그녀를 이곳으로 몰아오기
위해서 그동안 들은 노력은 결코 작지 않다.
째깍째각 흘러가는 시계의 시침소리가 방안에 요란하다. 쇼파에 고개를 묻
고 연신 담배를 빨아대던 나는 어느새 담배맛이 이상해짐을 느끼고 재떨이
에 침을 뱉었다.
"제길......"
필터까지 타들어가도록 모르고 있었다니...... 꽁초를 재떨이에 비벼끄고 다
시 한 대를 물어든다. 단지 3-4회 빨았다고 생각했건만, 이미 또 다 타버린
담배를 또다시 재떨이에 집어던진다.
가슴이 울렁거린다. 지칠줄모르는 심장박동이 온몸에까지 전해져 머리까지
울려오는 것만 같다. 어느새 비어버린 담배갑을 구겨버리고 다시 한갑을
꺼내어 피워문다. 계속 짙은 연기를 흡입하지만, 정신은 이상하도록 맑았
다.
- 끼이이익
집 문앞에 차 한 대가 서는 소리. 나는 반사적으로 피다만 담배를 재떨이
에 쑤셔박고 몸을 일으켰다. 흥분되고, 떨리는 손끝으로 문을 열자, 녀석이
자동차에서 내려 뒷문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
"........"
녀석은 내게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ok사인을 내 보였다. 많은 메일
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녀석을 실제로 보는 것은 계획을 모의할 때 이후
단 두 번째. 그리고 어차피 앞으로는 볼일이 없는 녀석이다.
나도 녀석을 따라 차 문뒤로 다가갔다. 아마도 아버지 차를 몰래 타고 나
온 것인지 차 옆면에 회사의 이름이 도장되어 있었다.
- 꿀꺽
나도 모르게 목으로 침넘기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드디어 내가 그토록
원하던 그것을 손에 넣었다는 희열과 흥분이 섞인 감정...... 뒷문이 천천히
열리고 그곳에는 나의 누나, 미현이 팔과 다리가 결박된채 누워 있었다.
미리 녀석에게 지시한대로, 녀석은 누나의 눈과 입을 막고, 그 위에 검은보
자기까지 씌워 완전히 아무것도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지금 녀석과 나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채 바디랭귀지로만 의사소통을 하
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나를 보거나 혹은 내 목소리를 들었을 때 혹시
라도 알아챌수 있는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동 시간을 고려해 그 약속장소에서 차로 5분도 안걸리는 이곳을
30분이 넘게 돌다 지금 도착한 것이다.
"음... 으흡--- 으응!!!!!!"
녀석이 머리부분을 들고, 내가 다리부분을 들어, 재빨리 그녀를 나의 집안
으로 옮겼다. 그녀는 격렬하게 반항했지만, 건장한 사내 두명의 힘에 눌려
가냘프게 몸을 꿈틀댈 뿐이다. 달빛에 비친 그녀는, 검은색의 긴 롱치마와
흰색의 폴라티, 그리고 갈색의 무스탕을 입은 차림이었다.
"으으음!!!!!"
손바닥으로 전해져오는 그녀의 따스한 종아리의 느낌에 벌써부터 나의 중
심이 일어서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방 안으로 들어
가 쇼파의 한쪽 구석에 그녀를 내려놓은 나는 눈짓으로 녀석에게 이제 됐
다는 신호를 보냈고, 녀석은 미련없이 자신의 자동차를 타고 이곳을 떠났
다.
"으-----!!!!!"
"하아.... 하아......"
이것은 나의 작은 한숨소리. 거친 숨결이 몸을 타고, 전류가 되어 흐른다.
방안에는 이제 누나와 나밖에 없다. 아무도... 아무도 이제 나를 방해할수
없다.
지하실의 문을 열고, 그녀의 다리부분을 잡아 거칠게 그 안으로 끌어들였
다. 깨끗하게 치워진 지하실 한쪽에는 특특한 철제로 창살을 만든 작은 감
옥과도 같은 곳이 있었고, 그 옆에는 간이로 만든 샤워시설이 놓여 있었다.
화장실 대용의 금속제의 요강, 그리고 중세의 지하감옥을 방불케 하는 몇
개의 구속도구들...... 그것들이 지난 6개월간 내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놓
은 것이었다.
"으으으흡!!!!"
그녀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열쇠를 꺼내 창살문을 열고 그녀를 안으
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창살을 다시 걸어잠그고 천천히 지하를 나와 다시
나의 방으로 들어섰다.
"......크크크......"
"해냈다"라는 희열의 감정. 나도 모르게 입술사이를 비집고 비릿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지금 마음껏 웃기에는 아직 이르다.
"후우---"
담배 한 개비를 집어들어 가슴속깊이 빨아들여본다. 일이 진행되고 있었을
때는 그렇게 떨려오던 가슴이 이상하게 이제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오히
려 머리속까지 차분하게 냉정해져오는것만 같은 기분......
"이제부터 시작이야......"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말 그대로 지금부터 시작될 즐거운 나만의 연회
를 위해......
나의 실험도구겸 쾌락의 노예가 될......
[하나뿐인 나의 친 누이를 위해서......]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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