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W.R.S. chapter 51
" 저... 저는요! 손님께 그런 것이 아니고... 혼... 혼잣말이었어요! 정말이에요! "
" 푸훗~! "
소희는 당황하며 변명하려고 애쓰고 있는 하나를 보다가 참고 있던 웃음을 터트렸다. 하나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잔뜩 겁을 먹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소희의 웃음에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 왜...왜요? "
소희는 겨우 웃음을 멈추고 정색하며 아무일도 없었다는 표정을 지었따.
" 전 잘 잤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혹시 하나씨... 아니 하나가 나한테 뭐 잘못한거 있나봐? "
하나는 그제서야 소희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아직 교육을 받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놀리고 있는 사람이 손님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기에 따지고 들 수는 없는 일이었다.
" 그런... 너무하세요. "
" 어머, 미안해. 정말 하나가 너무 귀여워서 그랬던건데... "
소희는 하나가 고개를 푹 숙이며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이 진짜라는 것을 알고 급히 사과를 했다.
" 정말요? "
하나는 소희의 말을 듣자마자 눈물이 잔뜩 고여있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그녀를 마주보았다.
"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
소희는 말을 한마디 할 때마다 기분이 180도로 바뀌어 버리는 하나를 보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 아! 저녁식사 하셔야죠? 손님께서 내려오시면 바로 식사가 시작 될꺼에요. "
잠시 잠이 든 사이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고 화장을 고친 소희는 하나의 안내를 받으며 식당으로 들어섰다. 20명은-하나하나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앉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란 테이블이 식당 한 가운데를 차지하며 놓여 있었고 그 테이블의 한쪽 끝에는 자신의 바보 같은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던 바로 그 남자가 앉아 있었다. 소희는 다시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 편히 주무셨습니까? "
현성은 소희가 식당으로 들어서는 것을 보며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 네... "
소희는 현성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는지 고개를 숙인 채 옆에 서 있는 하나에게도 겨우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
" 아... 네... "
" 같이 사는 친구 녀석의 취향이 좀 유별나서 이런 테이블을 가져다 놓긴 했는데 단 둘이 식사를 하는데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익숙해지질 않는군요. "
현성은 소희를 위해 테이블의 다른 쪽 끝에 있는 의자를 빼주며 말했다.
" 괜찮으시다면 제 옆에 앉으시겠습니까? "
" ...네... "
마땅히 거절할 말도 생각나지 않고 더욱이 현성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냥 이곳에 앉겠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발끝만을 응시한 채 현성을 따라 그의 자리 바로 옆에 놓여진 의자로 걸어갔다.
" 앉으세요. "
소희는 아무 말 없이 그가 빼내준 의자에 앉았다.
" 식사를 내어오도록 해. "
" 네, 주인님 "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조용히 서 있던 주희는 현성의 명령을 듣고 식당 한쪽에 나 있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
" 하나가 소희씨에게 실수라도 하진 않았습니까? "
" 네? "
소희는 현성의 질문에 당황했는지 고개를 들며 반문을 하다가 그와 눈이 마주쳤다는 사실을 깨닫고 급히 고개를 숙였다.
" 너무 예절을 갖추면 소희씨가 불편해 하실까 봐 아직 교육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하나를 보냈습니다. "
" 네에... 별로... "
현성은 고개를 돌려 처음 식당으로 들어섰던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는 하나를 바라보았다. 하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현성의 말을 듣고 있다가 그가 자신을 쳐다본다는 것을 알고 온몸을 긴장시켰다.
" 제발... "
" 손님께 실수한 것 없었어? "
나직하고 부드럽지만 거역할 수 없는 위엄을 담은 목소리였다. 하나는 왜 현성의 목소리만 들으면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떨리기 시작하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 그... 주... 주인님.... "
" 질문을 받았을 때는 머뭇거리지 말고 정확한 발음으로 대답하라고 했을텐데? "
하나는 약간 화가 난 듯한 현성의 말에 무너지듯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땅에 닿을 듯 조아렸다.
" 잘못했습니다. 주인님. 용서해 주십시오. "
" 지금은 손님과 식사를 해야하니 체벌실에 가서 반성하고 있도록. "
" 네, 주인님. "
소희는 하나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현성의 말 한마디에 다른 사람처럼 변해 버린 그녀의 태도는 처음 이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바깥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었던 기억을 상기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소희가 놀라고 당황할 일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 미... 미연이... 너... "
하나가 일어서서 식당 밖으로 나간 다음 아까 주희가 걸어나갔던 문이 열리며 음식을 나르는 손수레를 밀고 들어오는 자신의 친구를 발견한 소희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하는 사람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 보여주고 있었다. 손수레의 손잡이를 잡고 있는 미연은 옆에서 걸어오고 있는 주희와 똑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긴 생머리를 뒤로 올려 고정시키고 머리에는 하얀색 레이스로 장식된 머리띠에 풍선처럼 부풀어 있는 짧은 소매가 달린 짧은 원피스를 입고 티 한 점 없는 순백색의 앞치마와 그것에 선명히 대조되는 검은색 스타킹을 신은 미연의 모습은 소희가 보기에도 굉장히 아름다웠다. 미연은 아직 6인치는 되어 보이는 하이힐이 익숙하지 않은지 조심스럽게 발을 옮기고 있었는데 다만 아쉬운 것은 그녀가 입고 있는 유니폼의 색깔이 밝은 회색이라는 점이었다.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
미연은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방긋 웃으며 양손으로 유니폼의 양쪽 끝자락을 잡고 무릎을 살짝 구부리며 하나가 했던 것과 똑 같은 인사를 했다.
" 어떻게 된건지 누가 말 좀 해줘요! "
" 식사를 하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
현성이 소희를 향해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소희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친구의 시중을 받으며 식사를 시작했지만 머리속이 혼란스러워 음식이 어떤 맛인지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미연이가 직접 설명 드리는게 좋을 것 같다. "
" 네, 주인님. "
" 지금의 주인님을 뵙고 또 이곳에서 생활하는 하녀들 "
" 잠깐! "
소희는 자신을 향해 설명을 시작하는 미연의 말을 끊고 잠시 숨을 가다듬었다.
" 설명을 하는 건 좋은데 제발 평소에 나한테 말 하던대로 해줘. 도저히 못 참을 것 같아. "
미연은 소희의 요구에 현성을 쳐다보았다. 물론 현성의 얼굴을 바로 쳐다보지는 못하고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였다.
" 그렇게 해. "
" 감사합니다. 주인님. "
미연의 설명은 소희에게 전혀 어려울 것이 없었다. 소희도 자신의 성향 때문에 충분하리만치 정보를 모아서 읽어보았고 자신과 같은 사람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그래서 매달렸어. 지금의 주인님께... 처음엔 보기 좋게 거절 당했지만 너도 알잖아 내 성격. "
" ... "
" 더 이상 다른걸 생각할 수가 없었어. 사실 무언가에 이렇게 까지 집착해 본 것도 처음인 것 같아. 처음 주희님을 봤을 때부터 내 머리속엔 온통 이 유니폼을 입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만 가득 차 있었고... "
미연의 설명을 들으며 소희의 마음은 상당히 편안해진 상태였다. 그러나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금도 친구의 변한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 그래서 지금의 이 모습이야. 소희 니가 보기엔 어떠니? "
" 너무 이뻐. 질투가 날 정도로. "
" 고... 고마워 소희야. "
소희는 설명이 끝나고 나서야 미연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했던 말 그대로 지금 미연의 모습이 샘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었다. 소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만히 자신의 친구를 끌어안았다.
" 다 이해했어. 그리고 너를 생각하는 마음,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 "
자신이 예쁘다고 칭찬해 주며 웃는 소희의 모습에 행복해 하던 미연도 소희를 마주 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 그런데... 음식 맛은 어때? "
미연은 소희와 한참을 서로 끌어안고 있다가 몸을 조금 빼내며 물어보았다.
" 사실... 뭘 먹었는지도 모르겠어. 너무 정신이 없었거든 "
소희가 자신의 대답에 미연이 조금 어색한 표정을 짓는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현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하하하, 미연이는 자신이 준비한 음식이 소희씨의 입에 맞는지 걱정하고 있는 겁니다. "
" 진짜야? 이걸 다 니가 만든거야? "
소희는 현성의 말에 놀라며 미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테이블 위에 차려져 있는 음식과 미연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미연은 소희를 위해 음식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그녀가 알게 된 것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 나 지금부터 다시 한번 맛을 음미하면서 먹어볼께. 그리고 솔직한 평가를 해줄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대신! 맛없으면 알지? 그리고, 앞으로 반말하지마! 난 엄연히 니 주인님이 초청한 손님이야. "
" 네, 손님. 부디 맛있는 식사 되십시오. "
소희와 미연 두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속에는 모든 것을 이해한 친구 사이에서만 통하는 마음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 저... 저는요! 손님께 그런 것이 아니고... 혼... 혼잣말이었어요! 정말이에요! "
" 푸훗~! "
소희는 당황하며 변명하려고 애쓰고 있는 하나를 보다가 참고 있던 웃음을 터트렸다. 하나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잔뜩 겁을 먹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소희의 웃음에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 왜...왜요? "
소희는 겨우 웃음을 멈추고 정색하며 아무일도 없었다는 표정을 지었따.
" 전 잘 잤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혹시 하나씨... 아니 하나가 나한테 뭐 잘못한거 있나봐? "
하나는 그제서야 소희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아직 교육을 받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놀리고 있는 사람이 손님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기에 따지고 들 수는 없는 일이었다.
" 그런... 너무하세요. "
" 어머, 미안해. 정말 하나가 너무 귀여워서 그랬던건데... "
소희는 하나가 고개를 푹 숙이며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이 진짜라는 것을 알고 급히 사과를 했다.
" 정말요? "
하나는 소희의 말을 듣자마자 눈물이 잔뜩 고여있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그녀를 마주보았다.
"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
소희는 말을 한마디 할 때마다 기분이 180도로 바뀌어 버리는 하나를 보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 아! 저녁식사 하셔야죠? 손님께서 내려오시면 바로 식사가 시작 될꺼에요. "
잠시 잠이 든 사이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고 화장을 고친 소희는 하나의 안내를 받으며 식당으로 들어섰다. 20명은-하나하나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앉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란 테이블이 식당 한 가운데를 차지하며 놓여 있었고 그 테이블의 한쪽 끝에는 자신의 바보 같은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던 바로 그 남자가 앉아 있었다. 소희는 다시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 편히 주무셨습니까? "
현성은 소희가 식당으로 들어서는 것을 보며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 네... "
소희는 현성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는지 고개를 숙인 채 옆에 서 있는 하나에게도 겨우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
" 아... 네... "
" 같이 사는 친구 녀석의 취향이 좀 유별나서 이런 테이블을 가져다 놓긴 했는데 단 둘이 식사를 하는데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익숙해지질 않는군요. "
현성은 소희를 위해 테이블의 다른 쪽 끝에 있는 의자를 빼주며 말했다.
" 괜찮으시다면 제 옆에 앉으시겠습니까? "
" ...네... "
마땅히 거절할 말도 생각나지 않고 더욱이 현성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냥 이곳에 앉겠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발끝만을 응시한 채 현성을 따라 그의 자리 바로 옆에 놓여진 의자로 걸어갔다.
" 앉으세요. "
소희는 아무 말 없이 그가 빼내준 의자에 앉았다.
" 식사를 내어오도록 해. "
" 네, 주인님 "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조용히 서 있던 주희는 현성의 명령을 듣고 식당 한쪽에 나 있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
" 하나가 소희씨에게 실수라도 하진 않았습니까? "
" 네? "
소희는 현성의 질문에 당황했는지 고개를 들며 반문을 하다가 그와 눈이 마주쳤다는 사실을 깨닫고 급히 고개를 숙였다.
" 너무 예절을 갖추면 소희씨가 불편해 하실까 봐 아직 교육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하나를 보냈습니다. "
" 네에... 별로... "
현성은 고개를 돌려 처음 식당으로 들어섰던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는 하나를 바라보았다. 하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현성의 말을 듣고 있다가 그가 자신을 쳐다본다는 것을 알고 온몸을 긴장시켰다.
" 제발... "
" 손님께 실수한 것 없었어? "
나직하고 부드럽지만 거역할 수 없는 위엄을 담은 목소리였다. 하나는 왜 현성의 목소리만 들으면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떨리기 시작하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 그... 주... 주인님.... "
" 질문을 받았을 때는 머뭇거리지 말고 정확한 발음으로 대답하라고 했을텐데? "
하나는 약간 화가 난 듯한 현성의 말에 무너지듯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땅에 닿을 듯 조아렸다.
" 잘못했습니다. 주인님. 용서해 주십시오. "
" 지금은 손님과 식사를 해야하니 체벌실에 가서 반성하고 있도록. "
" 네, 주인님. "
소희는 하나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현성의 말 한마디에 다른 사람처럼 변해 버린 그녀의 태도는 처음 이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바깥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었던 기억을 상기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소희가 놀라고 당황할 일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 미... 미연이... 너... "
하나가 일어서서 식당 밖으로 나간 다음 아까 주희가 걸어나갔던 문이 열리며 음식을 나르는 손수레를 밀고 들어오는 자신의 친구를 발견한 소희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하는 사람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 보여주고 있었다. 손수레의 손잡이를 잡고 있는 미연은 옆에서 걸어오고 있는 주희와 똑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긴 생머리를 뒤로 올려 고정시키고 머리에는 하얀색 레이스로 장식된 머리띠에 풍선처럼 부풀어 있는 짧은 소매가 달린 짧은 원피스를 입고 티 한 점 없는 순백색의 앞치마와 그것에 선명히 대조되는 검은색 스타킹을 신은 미연의 모습은 소희가 보기에도 굉장히 아름다웠다. 미연은 아직 6인치는 되어 보이는 하이힐이 익숙하지 않은지 조심스럽게 발을 옮기고 있었는데 다만 아쉬운 것은 그녀가 입고 있는 유니폼의 색깔이 밝은 회색이라는 점이었다.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
미연은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방긋 웃으며 양손으로 유니폼의 양쪽 끝자락을 잡고 무릎을 살짝 구부리며 하나가 했던 것과 똑 같은 인사를 했다.
" 어떻게 된건지 누가 말 좀 해줘요! "
" 식사를 하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
현성이 소희를 향해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소희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친구의 시중을 받으며 식사를 시작했지만 머리속이 혼란스러워 음식이 어떤 맛인지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미연이가 직접 설명 드리는게 좋을 것 같다. "
" 네, 주인님. "
" 지금의 주인님을 뵙고 또 이곳에서 생활하는 하녀들 "
" 잠깐! "
소희는 자신을 향해 설명을 시작하는 미연의 말을 끊고 잠시 숨을 가다듬었다.
" 설명을 하는 건 좋은데 제발 평소에 나한테 말 하던대로 해줘. 도저히 못 참을 것 같아. "
미연은 소희의 요구에 현성을 쳐다보았다. 물론 현성의 얼굴을 바로 쳐다보지는 못하고 시선을 아래로 향한 채였다.
" 그렇게 해. "
" 감사합니다. 주인님. "
미연의 설명은 소희에게 전혀 어려울 것이 없었다. 소희도 자신의 성향 때문에 충분하리만치 정보를 모아서 읽어보았고 자신과 같은 사람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그래서 매달렸어. 지금의 주인님께... 처음엔 보기 좋게 거절 당했지만 너도 알잖아 내 성격. "
" ... "
" 더 이상 다른걸 생각할 수가 없었어. 사실 무언가에 이렇게 까지 집착해 본 것도 처음인 것 같아. 처음 주희님을 봤을 때부터 내 머리속엔 온통 이 유니폼을 입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만 가득 차 있었고... "
미연의 설명을 들으며 소희의 마음은 상당히 편안해진 상태였다. 그러나 자신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지금도 친구의 변한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 그래서 지금의 이 모습이야. 소희 니가 보기엔 어떠니? "
" 너무 이뻐. 질투가 날 정도로. "
" 고... 고마워 소희야. "
소희는 설명이 끝나고 나서야 미연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했던 말 그대로 지금 미연의 모습이 샘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고 느끼고 있었다. 소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만히 자신의 친구를 끌어안았다.
" 다 이해했어. 그리고 너를 생각하는 마음,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 "
자신이 예쁘다고 칭찬해 주며 웃는 소희의 모습에 행복해 하던 미연도 소희를 마주 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 그런데... 음식 맛은 어때? "
미연은 소희와 한참을 서로 끌어안고 있다가 몸을 조금 빼내며 물어보았다.
" 사실... 뭘 먹었는지도 모르겠어. 너무 정신이 없었거든 "
소희가 자신의 대답에 미연이 조금 어색한 표정을 짓는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현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하하하, 미연이는 자신이 준비한 음식이 소희씨의 입에 맞는지 걱정하고 있는 겁니다. "
" 진짜야? 이걸 다 니가 만든거야? "
소희는 현성의 말에 놀라며 미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테이블 위에 차려져 있는 음식과 미연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미연은 소희를 위해 음식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그녀가 알게 된 것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 나 지금부터 다시 한번 맛을 음미하면서 먹어볼께. 그리고 솔직한 평가를 해줄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대신! 맛없으면 알지? 그리고, 앞으로 반말하지마! 난 엄연히 니 주인님이 초청한 손님이야. "
" 네, 손님. 부디 맛있는 식사 되십시오. "
소희와 미연 두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속에는 모든 것을 이해한 친구 사이에서만 통하는 마음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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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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