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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2:55 497회 0건
N.W.R.S. chapter 49

송선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학생들에게는 이 사건이 송선생의 명성을 확인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했다. 교실 안의 모든 학생들은 행여 숨소리라도 들릴까 두려워 숨조차 편히 쉬지 못한 채 떨리는 손으로 스커트를 걷어 올리는 희경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케인을 든 손을 위가 아닌 뒤쪽으로 움직여갔던 송선생은 표정을 굳히고 그대로 목표했던 희경의 허벅지를 향해 휘둘렀다.

" 아아아~악! "

순식간의 일이었다. 미처 숨돌릴 틈도 없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휘둘러진 다섯 차례의 매질이 끝나고 나서야 희경의 비명이 들려왔다.

" 아아아... "

희경은 이 정도의 고통을 예상하지는 못했었는지 비명을 지르던 입을 그대로 벌린 채 케인이 만들어놓은 다섯 가닥의 자국을-이미 잔뜩 부풀어올라 있는- 양손으로 움켜쥐고 어쩔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 감사합니다. 선생님. "

이런 상황에서도 벌 받은 후의 예절을 잊지 않은 희경은 억지로 다리를 펴서 몸을 바르게 하며 송선생에게 인사를 했다.

" 자리로 돌아가요. "

교탁 위에 엎드려 있던 소영은 감히 고개를 돌려 방금 전에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을 눈으로 확인 할 용기는 낼 수 없었지만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어떤 상황인지 짐작을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온 신경이 송선생에게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희경을 자리로 돌려 보낸 송선생이 자신을 향해 돌아서는 움직임까지도 감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이 결코 그녀에게 좋은 것은 아니었다.

" 흑흑... "

" 나... 난.... 아닌데... "

소영은 계속해서 자신과 관계없이-사실 모든 사건의 원인은 그녀였지만- 벌어지는 소란들이 자신을 더 좋지 않은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방금 들려온 울음소리도 그렇다. 그녀가 듣기에 매를 맞고 자리로 돌아간 희경의 울음소리는 분명히 아니었다.

" 또, 누가... "

갑자기 울음소리를 내어 겨우 진정된 분위기를 다시 혼란스럽게 만든 서주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학생은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처음 시작은 소영이 교실 앞으로 불려나간 순간이었다.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던 송선생에 대한 얘기들과 교실 안의 분위기에 늘 겁을 먹은 상태로 공부를 하던 주영에게는 결코 달갑지 않은 사건이기 때문이었다. 송선생의 감정 없는 목소리와 조용한 교실에 울려 퍼지는 고통에 찬 비명소리, 공기를 가르는 케인의 날카로운 소리들이 모두 그녀의 머리 속을 휘저어 놓았다. 몇 번이나 송선생이 체벌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 학생들조차 지금의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기에 아직 한번도 심한 체벌을 본 적도 받은 적도 없는 주영에게는 충분히 공포스러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처음에 희경이 송선생으로부터 주의를 받을 때 이미 울먹이고 있던 주영은 소영이 첫번째 매를 맞고 고통스러워 하던 것과 희경이 다섯대의 매를 맞는 모습을 보면서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주영은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가 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울먹이고 있었다.

" 무서워... 나... 이런거 싫단 말이야... "

" 흑흑흑... "

아직 크게 소리 내어 우는 것은 아니었지만 훌쩍거리며 흐느끼고 있는 주영의 모습을 찾아낸 송선생조차 그녀의 모습에 당황하고 있었다. 주영의 이런 모습은 평소에 그녀를 고집이 많고 당찬 아이로만 알고 있었던 몇몇 학생들에게도 충분히 놀라운 것이었다.

" 주... 주영아... "

주영의 바로 옆에 앉아 있던 학생이 송선생이 주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을 눈치채고 최대한 작은 목소리로 그녀의 주위를 환기시켜 보려 했지만 이미 공포심으로부터 도망쳐 자신만의 세계에 숨어버린 주영에게는 들리지 않고 있었다.

" 희경양, 주영이를 데리고 잠깐 밖에 나가 있어요. "

결국 주영을 교실 밖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상황을 정리한 송선생은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한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흔들어버리고 다시 소영을 향해 돌아섰다.

" 지금 내 기분이 그리 좋질 못하니까 그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해요. "

소영은 송선생의 말이 단순히 경고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채고 교탁을 잡은 양손에 힘을 주었다.

" 총 몇 대를 맞아야 하죠? "

" 스물여덟대입니다. 선생님. "

이런 분위기에서 머뭇거리거나 용서를 구하는 말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를 알고 있는 소영은 포기하는 심정으로 자신이 맞아야 할 매의 대수를 정확히 대답했고 송선생은 그녀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케인을 높이 들어올렸다.


" 하아... "

많은 학생들 앞에서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송선생의 스커트자락을 붙잡고 용서해 달라고 애원하던 자신의 모습을 잠시 떠올렸던 소영은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고 세차게 고개를 흔들며 팬티를 올려 엉덩이를 가렸다.

" 잊어버려야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현성의 집으로 가는 차 안에 소희와 함께 앉아 있는 미연은 며칠 전 소희에게 약속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한순간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친구를 아프게 했던 일은 지금까지 내내 미연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게다가 자신의 변한 모습이 소희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걱정하는 마음까지 겹쳐 그녀의 머리 속을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다. 처음 소희가 자신에게 성향에 대한 고백을 할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이제 충분히 이해하고 또 자신이 똑 같은 과정을 직접 겪고 있는 미연은 부끄러움인지 미안함인지 소희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한편 소희는 미연이 자신에게 무엇을 보여주려고 이 먼곳까지 데려가고 있는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모든 것을 말해주기로 약속하고 그 대가로 자신의 엉덩이를 때리기까지 했던 미연이 약속을 어기고 지금까지 기다리게 했다는 것은 충분히 기분 상하는 일이었지만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소희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시선을 바닥에 두고 스커트 자락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미연의 손을 살며시 잡아주었다.


" 소희야 아직도 화 안풀린거야? "

처음에 오히려 자신이 잘못했다고 울며 용서를 빌던 소희가 감정이 가라앉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기억해내며 갑자기 화를 내자 잠시 당황했던 미연은 화를 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사과를 하는 중이었지만 소희의 화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었다.

" ... "

" 이제 그만 화좀 풀어... 응? 내가 이렇게 빌잖아. "

실제로 미연은 소희의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싹싹 비비며 용서를 구하고 있는 중이었다.

" ... "

미연은 다른 사람 앞에서는 결코 무릎을 꿇는 일이 없었지만 서로 자존심을 내세우고 하는 사이가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벌써 몇 시간째 말도 안하고 있잖아. 제발 화좀 풀어줘... 응? "

" 이걸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니!? "

소희는 소퍼에서 벌떡 일어나 몸을 돌린 채 자신의 팬티를-잠옷은 땀에 젖어 벗어버린 뒤였다- 거칠게 끌어내렸다.

" 이렇게 되고 약속했던 얘기도 듣지 못했는데? 이런데도 화를 풀라고? "

" ... "

미연은 소희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 잘못했어. 용서해줘... 하지만... "

" 필요없어! "

" 소희야... "

" 너 이러고 있는거 보기 싫으니까 그만 가줄래? "

" 너... 정말... 휴우..."

미연은 소희가 말을 너무 심하게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체념하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 한마디만 들어줘. "

" ... "

소영은 자신이 말을 좀 심하게 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렇다고 금방 사과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 지금 모든걸 말해줄 수도 있어. 하지만... 직접 보여주고 싶어. 말로는 제대로 설명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지금의 내 모습... 니가 알고 있던 내가 아니야... 너도 이런 기분 이해할 수 있지? 나... 무섭고 떨려... 변하는 내 자신도 그렇고 소희 니가 날 싫어하게 되는것도... "

소희는 자신의 다리를 감싸오는 미연의 손길을 뿌리치지 않았다. 미연은 보기 흉하게 멍이 들고 부풀어 오른 소희의 엉덩이에 자신의 뺨을 가져다 대었다가 용서를 구하는 듯이 가장 높이 솟아오른 엉덩이 한 가운데에 살며시 입을 맞추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던 소희는 조금 더 힘을 주어 미연의 손을 쥐었다. 미연은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소희를 바라볼 수 있었다. 지금의 기분이라면 떳떳하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린 둘다 바보인가봐. "

소희는 미연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두 사람을 태운 차는-현성이 미연의 얘기를 듣고 보내준- 도로를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 설마, 여기가 그사람 집이라는 거야? "

" 응. "

소희는 처음에 미연이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저택과 그 주위의 경치에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 너 정말 엄청난 사람을 만났구나? "

" ... "

소희가 생각하는 것이 어떤건지 잘 알고 있는 미연은 쉽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 자 이제 도착했어. "

정문을 통과한 차가 저택의 문 앞에서 정지하자 미연은 문을 열고 내리며 말했다.

" 어서오십시오. "

미연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며 문손잡이를 잡아가던 소희의 눈앞에서 자동으로 문이 열리며 조금은 사무적인 말투의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희는 자신을 위해 문을 열어준 여자는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목례를 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는 그 여자는 소희가 보기에도 짧은 단발이 꽤 잘 어울리는 상당한 미인이었다.

" 감사합니다. "

문을 열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말을 한 소희가 고개를 돌려 차 안에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저택의 모습에 놀라고 있는 동안 그녀들이 타고 온 차가 떠나고 예의 그 여자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 들어가자. "

" 어... 그래. "

미연은 앞장서서 문을 향해 걸어갔고 그녀를 따라가던 소희는 문 옆에 서 있는 이상한 복장의 여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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