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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Sweet Field - 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2:54 821회 0건
나의 몸은 언제부터인지 깨어 있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른다. 나의 두 눈은 초점
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고 그곳에는 이른 아침의 햇살들이 한껏 몰려들어와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끔 했다.
" 유리야- 일어났니? 일어났으면 빨리 와서 밥 먹어라. 학교 늦겠다 얘! "
엄마는 여느때 같은 분주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그녀의 날카롭고 스트레스에 가득찬 목
소리는 마치 나의 망상과 현실을 이어주는 다리 같다고 생각된다. 나는 아직 잠에 취해있는
나의 몸을 애써 일으켰다. 그래, 학교에 가야지. 학교에.
간단한 세면을 마친 나는 식탁에 앉았다. 아빠와 동생이 미리 밥을 먹고 있었다. 아빠는 신
문의 사회-경제면을 뚫어져라 보며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다. 대기업의 중역은 가
족들과 아침을 먹을 때조차 저렇게 근엄한 얼굴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 나는 이해 할 수 없
다.
" 잘 먹었습니다. "
동생이 먼저 일어났다. 엄마가 다가와 동생에게 말을 건넸다.
" 유진아, 오늘 학부모회의 있다고 했지? 엄마가 못 갈지도 모르겠는데.. "
" 괜찮아요, 선생님께는 제가 잘 말씀드릴께요. "
동생은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띄웠다. 하지만 난 저 한없이 맑고 순진해 보이는 얼굴이
가식으로 똘똘 뭉쳐진 가면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다.
구역질나는 녀석의 모습에 비위가 상한 나는 그만 숟가락을 놓고 내 방으로 올라와 교복을
챙겨 입었다.

" 다녀오겠습니다. "
" 그래, 유리야, 학교 잘 다녀와라. "
어머니는 내게 손을 흔들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그녀가 저리도 간절히 흔들어대는 손끝에서는, 사랑스러운 자식과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괴로움보다는 내가 이대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듯
한 어렴풋한 바램 같은 것이 묻어나는 듯 했다. 내가 과민 반응인가.
. . .
학교 가는 버스는 항상 만원이다.
스쿨버스 노선 근처에 살고있는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스쿨버스를 타야하는 엿같은 교칙 때
문에, 나 또한 예외 없이 매일아침 이 지옥과도 같은 버스를 타야만 한다. 스쿨버스 티켓으
로 벌어지는 돈들은 아마도 교장놈의 천연 가발 대금이나 고급 골프채 비용으로 쓰여지겠
지. 그런 생각을 하면 한없이 씁쓸해진다.
" 앗.. "
나는 나도 모르게 작은 탄성을 질렀다. 누군가가 나의 엉덩이를 더듬고 있다. 겉으로는 멀
쩡하게 생긴 새끼들이 하는 짓은 왜 이리도 추잡한지. 나는 수많은 학생들의 틈새에 끼어
몸조차 제대로 비틀 수 없었다. 나는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녀석도 질리면 그만 두겠지.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녀석은 점점 노골적으로 내 엉덩이를 쓰다듬더니 급기야 팬티를 내
리려 시도하고 있다. 나는 내 앞에 서서 내 몸을 짓누르고 있는 한 남학생에게 작게 속삭였
다.
" 잠깐.. 조금만 비켜줄래. "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슬쩍 몸을 빼었고, 내 앞에는 이제 내가 충분히 몸을 움직일
만 한 공간이 생겼다.
" 어떤 변태 새끼야! "
나는 내 엉덩이에 닿은 손의 주인이 미처 그 손을 빼기도 전에 반바퀴 회전하며 냅다 내
뒤에 서 있던 누군가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변태놈은 맞아도 싸다.
- 짜악!
경쾌한 소리가 후덥지근한 버스 안에 울렸다. 다른 아이들은 무슨일인가 싶어 고개를 빼들
고 뺨을 맞은 남자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물론, 나도 그랬다.
" .. "
그는 멋쩍은 듯 벌겋게 부어오른 자신의 한쪽 뺨을 연신 쓰다듬었다. 그는 놀랍게도 우리
학교의 학생회장이었다. 항상 스마트하고 리더쉽 있는 이미지로 생각해 왔는데. 의외로군.
" 무슨 일이야? "
몇몇 아이들이 나에게 물었다. 나야 대답함에 거리낄게 없다.
" 저 새끼가 아까부터 내 엉덩일 변태처럼 쓰다듬더라구. 미친 새끼, 그렇게 여자 엉덩이가
그리우면 집에 가서 지에미꺼나 실컷 주무를 것이지. "
내 거침없는 독설에 녀석은 나머지 한쪽 뺨마저 붉히고 있었다. 잠시 후, 버스는 언제 그랬
냐는 듯이 다시금 아이들의 수다와 후덥지근한 느낌으로 가득 찼다. 구석에 서서 애꿎은 창
틀만 후벼파고 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나도 조금 기분이 풀렸다. 뭐, 일이 이 정도까지
되었으니, 나머지는 선생들이 알아서 하겠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 . .
우리 가족은 네 가족이다. 부모님, 그리고 나, 동생. 나는 지금 여고 2학년에 재학중이고,
남동생은 중학교 3학년이다. 아빠는 대기업 중역으로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았고 엄마는 어설
픈 상류층 안주인 흉내를 내려 사교클럽이다 뭐다 하며 매일 나다녔다. 그러니 집안 꼴이
제대로 될 리가 없지. 겉보기에는 부족할 것 없는 집안, 유복한 가정이지만, 우리 집에는 그
무언가가 심각하게 결핍되어 있다.
사랑이랄까.
아빠는 오직 눈앞의 사무만을 바라보고 평생을 달려온 속물이라, 이제 와서 가족들을 돌아
볼 여유 같은 것은 일부러 라도 만들지 않으려 하는 듯 하다. 아빠는 내가 모르는줄 알고
있지만.. 나는 그가 요즘 내 또래의 여자 애들과 속히들 말하는 "원조교제"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짐승같은 자식.
엄마는 엄마대로 애인이 있는 듯 하다. 예전에 몸이 안 좋아서 예고 없이 일찍 집에 들어
갔을 때, 엄마와 왠 아저씨가 함께 있는걸 보았다. 나는 엄마의 상기된 볼과 집안의 이상한
공기를 느끼고 대충 감을 잡았고 그 뒤로 엄마는 내가 어떤 짓을 하든 터치하기를 꺼린다.
동생은 지금 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지만, 학력은 이미 대학 수준이라고들 한다. 어렸을
적부터 천재소리 듣고 커온 녀석인데, 그만큼 머리도 좋고 공부도 잘한다. 하지만 너무 머리
가 좋은 게 흠이랄까.. 너무도 타산적이고 계산적인 녀석.. 난 녀석의 가식적인 웃음이 역겹
다. 한번은 녀석이 나를 강간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나도 참 미쳤지.. 고1 여름날에 핫
팬츠 와 소데나시만 입고 소파에 누워 자고 있었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떠보니 녀석
이 내 아랫도리에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나는 소리를 지르며 녀석을 발로 차 떼어 내려 했
는데, 녀석 힘이 어찌나 세던지.. 내가 울어버리자 녀석은 당황한 나머지 하던 짓을 그만두
긴 했지만, 지금도 가끔씩 이상한 눈길로 날 바라볼 때가 있다. 미친놈, 역시 피는 못속이는
건가.

멍하니 앞을 향해 열려진 내 동공에 새하얀 물체가 급속도로 확대되어 왔다. 쉬이익 하고.
- 따악
" 아얏.. "
" 하유리! 수업시간에 무슨 딴 생각이야? 수업 끝나고 교무실로 따라와! "
" .. 네. "
나는 내 책상 밑에 부러져 널부러진 흰 분필을 발로 지끈 밟아 비볐다. 젠장.
. . .
- 휘이이잉..
담임의 악에 받친 설교를 힘들게 참아낸 나는, 식욕도 나지 않아 점심시간 시작 종과 함께
옥상에 올라와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이른 봄의 바람이 시원하게 나를 감쌌다.
나는 옥상이 참 좋다. 비록 철조망이 쳐져 있기는 하지만, 이 감옥과도 같은 학교 속에서
그나마 가장 자유로운 공간이라는 생각을 넌지시 해 본다.
" 유리야. "
가늘지만 선명하고 날카로운 목소리. 난 이 목소리의 주인을 알고 있다.
" 미지 너니? 뭐야, 밥은 어쩌고 여기 와있어? "
" 식욕이 없어서.. "
긴 생머리에 흰 머리띠를 한, 단정하지만 어딘지 미스테리한 인상을 주는, 어느 학교에나
하나쯤 있을법한 인상의 이 아이는, 그나마 내가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몇 안되는 인간들
중 한명이다.
" 저기.. 유리야.. "
" 왜? "
" 아까.. 무슨.. 생각 했어? "
나는 대답 대신 피식 웃으며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가치와 라이터를 꺼내들었다. 나는 담배
를 입에 물어 불을 붙인 후 천천히 담배연기를 빨아 내뱉으며 말했다.
" 그냥.. 이런저런 생각.. "
" .. "
담배의 끝이, 춤을 추듯 붉게, 또 검게 타들어간다. 내 옆에 앉아있는 이 순진한 아이는 이
연기가 그리도 못마땅한 모양이다. 나는 장난스럽게 뚱한 표정을 짓고있는 미지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슬며시 내뱉었다.
" 후우... "
" 앗.. 유리, 너.. "
미지는 귀여운 소리를 내며 콜록거렸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깔깔 웃었다.
" .. 이런 거, 앞으로는 피지 마. "
미지는 화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아직 반정도 남아있는 장초를 내 입에서 빼 내어 바닥에
던져 비벼 껐다.
" 왜이래.. "
나는 미지의 눈을 바라보았다.
무척 크고, 또 칠흙같이 검은 눈동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빨려 들어가 버릴 것만 같다.
그런 그녀의 눈동자가, 마치 내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이 나에게 다가 오고 있다.
이것은 환상일지도 모른다.
" 흡.. "
순간 미지가 나의 입에 그녀의 입을 맞추었다. 나는 갑작스런 미지의 행동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아직 담배의 찝찔한 맛과 냄새로 가득 차 있을 나의 입을 애써 비집
고 그 안으로 그녀 자신의 혀를 밀어 넣었다.
" 읍.. 우웁.. "
나는 미지를 애써 뿌리쳐 떼 내었다. 이 아이에게 이런 레즈비언 성향이 있었던가.
" .. "
미지는 낼름 하고 자신의 입가에 묻은 타액을 핥았다. 그 모습은 어딘지 모순적인 섹시함
을 내포하고 있어 같은 여자인 나조차도 하복부가 뜨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4월의 바람이 그녀와 내 주위를 쉴새없이 배회하고 있었다.
문득, 나는 일탈의 예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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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라 가족 여러분. 뜬금 없이 withwind 입니다.

그동안 자주 들르지 못했네요..

민기와 친척일가 쪽은 확실히 마무리 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고는 있지만,

몸이, 머리가 생각대로 따라와 주질 않네요.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밖에는..

이번에 올리는 글은 처음에 단편으로 구상했던 글인데요..

한꺼번에 올리기엔 분량이 많은것 같아서 나누어 올립니다.

감상 등이 있으시면 꼭 이메일로 보내주셨으면 좋겠구요..

민기와 친척일가 쪽은 역시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의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깃드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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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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