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3부
집으로 돌아온 재민의 마음은 어둡기만 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영은이 재민에게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재민도 느 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재민은 미안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시기는 비슷했지만 재민의 마음속엔 벌써 한 여인이 가득차 버린 것이다..도저히 영은이 들어올 틈이 없을만큼...
연주에 대한 지독한 갈증과도 같은 그리움은 밤늦은 시간까지 재민을 괴롭혔고 그럴수 록 재민은 미로와 같은 상념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띵동~~~~~"
"연재니??"
"응.."
"늦었네..재민이랑 같이 있었니??"
"응"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이상했다..연재의 표정과 말투가 평상시의 동생의 태도가 아니었다...무언가 일이 있 었음을 짐작한 연주는 방으로 들어가는 연재를 따라 같이 들어갔다...
"왜 그래...표정이 많이 어두워보여..."
"아냐..조금 피곤해서 그래.."
"그래 그럼 푹 자...자고나면 괜찮아 질거야.."
"응..누나도 잘자.."
연재가 무슨일인지 말하기를 싫어함을 느낀 연주는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왔다..
하지 만 불안했다..평소 연재는 성격이 아주 밝아서 집에선 거의 저런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재에게 무언가 일이 생긴것 같은데 알 수가 없었다...
"휴~~~~~"
"연재도 이젠 나에게 말못한 고민을 가질 나이가 된건가...!"
연재는 집에 들어와서도 온통 지영의 생각 뿐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그녀가 말못할 일이라면 내가 직접 알아내리라"
긴 생각끝에 연재는 문제를 간단히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는 그녀의 상황을 알아내고 그것을 이해하는 길만이 그녀에게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라고 스스로 결론내린것이다...그렇게 생각하자 그토록 뿌옇던 머리가 맑아옴을 느낄 수있었다...
"그래 그렇게 하는거야....."
비로서 연재는 안도하며 눈고 잠을 청했다....
연주는 이른 아침 출근준비로 분주하다..연주는 꽤 이른 시각부터 출근준비를 한다..
실제로 그녀가 회사에 출근했을때는 남들이 출근하기전인 이른시각이었고 이러한 부지 런함이 회사에서 여자인 자신을 대리로 인정해준데에 큰 작용을 했음을 알고있었다.
어제 저녁 여느날관 다른 연재의 행동이 맘에 걸렸던 연주는 출근전 연재의 방을 열어 본다..
다행이도 연재는 평온한 표정으로 단잠에 빠져있다..
"어젠 정말 피곤해서 그런 모양이구나"
연주는 연재의 편히 자는 모습을 보고서야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 이른 시각의 지하철은 언제나 새벽일 하는 사람들의 몫이었다..대부분이 아버지 뻘의 아저씨들이나 아줌마들이 전부였고 연주와 같은 젊은 사람들은 거의 드믈었다..
회사에 도착하자 역시 평소처럼 자신이 제일먼저 출근했음을 느끼며 자판기에서 커피 를 뽑아 한잔마시며 그날의 일을 계획한다.
커피를 마시고 여러가지 파일을 정리하다보니 어느덧 한사람 한사람 출근을 한다...
"어머..임대리님 오늘도 일찍 출근하셨네요.."
"굿모닝~"
"오늘만은 내가 제일먼저 나왔는 줄 알았는데..도대체 몇시에 나오세요??"
"나도 이제 막왔어..."
"에이~핏...맨날 이제 막왔데...."
"후훗~~ 정 궁금하면 여기에서 하루동안 퇴근하지 말고 지켜서면 알수있잖아.."
"어머!..그러다간 저 집에서 쫓겨나요~~~~~"
"호호호....호호호..."
부서에서 나이가 가장 어려 아직도 귀엽기만한 미정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일과는 오늘도 어제와 같았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제일 걱정거리가 "점심메뉴 결정"이었다..
하지만 연주의 직장은 사원식당이 있는관계로 그러한 걱정은 덜 수 있었다...
미정과 점심을 먹기위해 내려간 사원식당은 가본적은 없지만 군대처럼 배식을 받아서 먹어야 했다.
줄을 서서 배식을 받은 후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하는데 앞자석에 누군가가 앉았다 ...
무심결에 앞자리를 보니 안대리가 앉아있었다...
안영모..그는 이년전부터 끊임없이 연주에게 프로포즈를 해오는 남자였다..회사에선 밝은 성격으로 뭇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처세술도 좋아서 직장상사들도 그를 좋게 보고 있었다..
항간에는 곧 있을 승진에도 그가 과장 승진 0순위임을 모두가 묵인하에 인정하고 있을 정도였다...
"허락없이 앉았는데 괜찮죠??"
안대리는 스스럼없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
"어머 안대리님...그럼요..당연히 괜찮죠..."
옆의 미정이 무척이나 반가운듯 호감있는 말투로 말을했다..
"여~~~미정씨는 볼 수록 이뻐지는것 같은데요??"
"어머 ~~~~실례에요~~~~숙녀에게 거짓말은...."
"하하, 아님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호호호...고맙습니다.."
연주는 그들 사이에 오가는 말을 들으며 밥을 먹자니 왠지 거북스러웠다..다른건 몰라 도 똑 뿌러지는 성격을 가진 연주였기에 자신에게 어떤감정을 가지고 다가서는 그를 보며 맘 편히 식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생각으로 식사를 하는 도중 갑자기 안대리가 쪽지를 연주에게 건네주었다..연주 는 너무도 놀라 옆의 미정을 쳐다보았다.
다행히도 미정은 다른쪽을 쳐다보느라 그 장면을 보지못한것 같았다...
연주는 죄라도 지은듯 얼른 그것을 조끼 주머니에 넣었다...그리곤 안대리를 쳐다보았 다...약간은 당황한 얼굴로...
그러나 안대리는 넉살좋게 웃으며 연주의 당황한 얼굴이 재미난듯 쳐다보다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 7시 지난번 그곳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안-"
"휴~~~~~~~~~~~"
쪽지에 적힌 글을 읽으며 연주는 한숨이 터져나왔다...
퇴근무렵 연주는 고민을 했다..이와같은 행동으로 몇번 그를 만나 보았었다..그는 참 괜찮은 남자였다..하지만 연주는 선뜻 그의 마음을 받아주기가 힘들었다..무엇보다도 아직 자신이 가야할길로 확실히 들어서지 못한..그래서 연주의 도움이 더 필요한 연재 때문이었다..
고민끝에 연주는 그를 만나기로 결심했다..오늘만큼은 확실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브라함"
그를 통해 알게된 회사에선 조금 떨어진 이곳은 언제나 들어서면 낮익은 올드팝이 우 선 귓속에 전해져왔다...
오늘은 연주도 좋아하는 "더 로즈"란곡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아!...연주씨 여깁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연주를 보고 영모가 손을 흔든다...
연주는 조용히 영모에게 다가가 맞은편 자리에 앉는다..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을 하면서도 특유의 그의 웃음은 지워지질 않는다..
"저..안대리님 오늘 제가 나온건 제 뜻을 안대리님한테 확실하게 전하기 위해서예요 .."
"네..그 이야기가 설령 좋은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일단은 우리 저녁부터 시키죠...전 몹시 배가 고프거든요..."
"전..저녁은...."
연주가 채 말을 하기도전 그의 손짓에 웨이터가 달려왔다..
"여긴 언제나 와봐도 아브라함 정식이 전 맛있더라고요..연주씨도 괜찮다면 그걸로 하 시는게..."
"네...."
"여기 정식 둘하고..와인 좀 가져다 줘요..."
"네.."
웨이터는 친절히 고개를 숙이고 메뉴판을 들고 사라졌다...
밥을 먹는 동안 연주는 그의 일상된 이야기와 친구들의 이야기까지 듣고나서 비로서 오늘 자신이 하려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저..안대리님 ..안대리님은 좋으신 분이에요..."
연주는 마음을 가다듬고 입을 떼기 시작했고 영모는 그런 연주의 눈을 마주보며 이야 기를 듣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 아직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게 자신없어요..그리고 전 아직 제 도움이 필요 한 동생이 있어요...그리고 지금은 그냥 이대로 일과 동생만 생각하며 지내고 싶어요 ..안대리님이 절 생각해주시는 마음 감사하지만 이쯤에서 그만 거두어주세요.."
"단지 일과 동생 때문에 절 거부하시는 겁니까??..그렇담 저란 인간이 싫어서는 아니 군요..."
"그건..."
"좋습니다..그럼 기다리죠...연주씨 마음이 변하길 기다리겠습니다..설마 그것도 싫으 신건 아니시죠??"
"안대리님....제발 그러지 마시고 다른 여자분 만나세요..안대리님은 충분히 저보다 더욱 더 좋은여자 만나실 수 있을거에요"
"제가 곁에 있음이 불편해서 그러신가요??"
"네...솔직히 그래요"
연주는 내심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절대로 하루에 한번이상 연주씨의 눈에 띄지 않토록 조심하겠습니다..그러나 한 번은 연주씨 얼굴 봐야겠어요..잘 지내고 있는지도 궁금해서..."
"안대리님...."
"그럼 된겁니다...이제 그이야긴 그만 하는겁니다.."
연주는 오늘도 여느날처럼 같은 결과가 초래된것을 느끼며 맥이 풀렸다..항상 이랬다 ..그는 이렇듯 만날때마다 더이상 무슨 말을 못하도록 적당한 선에서 이야기를 끊을 줄 알았다...
연주는 다시 눈을 들어 새삼 그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는 연주의 바로 앞에서 지난번과 같은 미소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연재는 신촌의 한 카페에서 누구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잠시 후 낮익은 얼굴이 카페에 들어섰다..
"아!~~~~~"
"영은아 여기야..!"
연재의 부름에 영은이 다가와 앉았다...
"무슨일이야?? 네가 날 다 찾아오고?"
"응..일은 뭐...우선 차부터 시키자.."
"그래.."
차가 나오고 연재는 선뜻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핑크빛 체리쥬스 잔만 어루만지고 있었다..보다 못한 영은이 말을 꺼냈다..
"무슨일이야..익겠다 익겠어...그만 뜸들이고 말해봐..."
"저기 실은 지영이 일로 찾아왔어"
연재 입에서 지영이 튀어나오자 영은도 이미 짐작했다는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실은 나..지영이를 좋아하는데 도통 내마음을 지영이 받아 들어주질 않네.."
"왜??...내가 보기엔 지영이도 너한테 관심이 있는 눈치던데.."
"글쎄..그걸알면 나도 답답하진 않지..그냥 친구이상은 안된데..혹시 지영이 사귀는 남자나 ..혹시 예전에 남자한테 상처받은일 있니??"
"아니~~~..지영이는 똑소리나서 남녀관계로 인해서 그런적 없어..그것만은 확실해..그 리고 내가 알기론 지영이는 진지하게 남자를 사귄적이 없었던 걸로 알고있어.."
"혹시 말야..지영이에게 무슨 말 못할 고민같은거 있니??..알고 있다면 좀 말해주지 않을래??"
순간 영은의 눈빛이 파르르 떨렸다...
"그..글쎄....나도 학교에서 지영일 만나는 일이 거의 전부라서..지영이는 학교끝나면 거의 대부분 그냥 집으로 가는편이라서.."
영은은 말끝을 흐렸다....
"정말 너도 몰라??...난 너만큼은 지영에 대해 알거라 믿었는데.."
연재의 눈빛에서 실망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저기..나도 잘은 모르지만 지영이가 ..학교를 끝나고 어디를 다니는거 같아...그거 이상은 나도 몰라..."
"그래??...그렇단 말이지??...그래 고마워..."
순간 두사람의 표정에는 판이한 변화가 흘렀다..연재의 눈빛에는 기쁜기색이..영은의 표정에는 약간의 후회의 표정이 흘렀다..
"그건 그렇고 너 재민이 좋아하니??"
갑작스런 연재의 질문에 영은은 당황스러웠다...
"잘 모르겠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영은은 어느새 재민을 좋아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오늘 이자리로 오면서도 재민이 함께 나와있기를 바랬다....
"재민이 혼자서 외롭게 살아온 아이야...네가 따뜻하게 다가서면 재민이도 분명히 널 좋아하게 될거야...아직 여자가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져서 그럴거야..."
"외롭다니?? 재민이가 어떤데??"
연재는 약간의 망설임 끝에 재민의 처지를 영은에게 모두 말해주었다...
"그랬었구나..."
영은은 갑자기 재민이 많이 보고팠다....
"내가 이런 이야기 했다고 말하면 안돼..비밀이야 알았지??...재민이는 이런이야기 하 는거 많이 싫어하거든..."
"그래 알았어...고마워..."
"그래..잘해봐..월.화 요일은 재민이 과외있는날이라 안될거고 그 이외에는 시간이 언 제나 비어있거든...그녀석 도서실에서 좀 탈출시켜주고 그래.."
"그래..."
영은과 대화를 마치고 헤어져 돌아오면서 연재는 지영이 자신을 거부하는 이유를 알아 내기 위해서라도 지영의 학교 이외의 나머지 부분들을 알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내일은 일요일이니 월요일에 꼭 알아내자...."
그런 생각때문인지 거리를 내걷는 연재의 발걸음에 힘이 들어갔다...
막상 여느날과 다름없이 강의가 끝난후 학교 도서실을 찾은 재민이었지만 책속 내용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이틀전부터 온통 연주 생각뿐이었고 그 생각에 빠져 들다 보면 결론은 "안된다"였다..그렇기에 그런 생각을 접기 위해서라도 공부에 열중 하려 했지만 도통 열중할수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진동으로 전환해놓은 핸드폰이 테이블 위에서 울렸다.
"여보세요.."
"재민이니??...나 영은이..."
"어...그래..."
"우리 처음으로 전화통화 하는건데 안반가워??..어..그래가 뭐니??..전화건 내가 김빠 진다..."
"으응...여기 지금 도서관이라서..."
"휴...연재말이 맞구나...."
"응?? 연재말이라니??"
재민의 말에 영은은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아니..일전에 우리 만났을때 너 화장실 간사이에 연재가 그랬거든..넌 평일엔 거의 도서관에 있다고..."
"으응...."
"저기 괜찮다면 우리 내일 만나지 않을래??"
"내일??"
순간 재민은 차라리 연주생각으로 이토록 고민하는것보단 다른 여자를 만나 잊는 쪽을 택하자는 생각이들었다...
"그래 그럼 내일 만나자..."
영은은 재민이 만나자는 자신의 제의를 흔쾌히 수락하자 기뻤다..
"그럼 우리 내일 어디서 만날래??"
"글쎄..난 잘 아는곳이 없어서..."
"그럼 ..내일 열두시에 동대문 두산타워빌딩 앞에서 만나자.."
"그래.."
"그래 그럼 내일봐~~~"
"그래"
통화를 끊고난후 재민은 마음이 더욱 심란했다..
자신의 감정을 털기위해 한여자를 이용(?)하는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재민은 정말 탈출구를 찾고싶었다..
연주 생각에서 벗어날 유일한 탈출구가 바로 영은인것 처럼 느껴졌다....
"어머 연재 토요일인데 일찍들어왔구나.."
"응...누나 조금 늦었네.."
"응..회사 직원들이랑 회식자리가 있어서..."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내심 가슴이 찔렸다...
"회식이라면서 술한잔도 안했나봐??..하긴 누난 술도 못하지만.."
"응??..으응"
"나 밥차려먹었어..누난?? 아참 회식했다고 했지??"
"그래 잘했어...누나 얼른씻고 옷갈아입고 나올게..."
"응..."
텔레비젼에 시선을 두고 연주와 연재는 함께 앉아 있었지만 둘의 머리속에는 전혀 다 른 생각들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연주는 바로 영모에 대한 생각이었고..연재는 지영의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러다 말을 연것은 연재였다...
"누나...이젠 누나도 남자를 사귀어야지..."
"응??...왜 갑자기 그런말을 하니..연재야..."
"누나도 벌써 스물 여덟이잖아...혹시 나때문이라면 그러지말고 더 늦기전에 남자 사 귀어서 결혼해..이젠 나도 컸잖아.."
"연재야..누난 너도 너지만 아직 일이 좋아...그리고 누난 너랑 이렇게 사는게 행복해 ...당분간 이생활 깨고싶지않아..네가 대학을 졸업하면 그땐 생각해볼게.."
"대학 졸업하면 당장 누나 앞에 남자가 나타나준데??"
"연재야~~~~~..."
"정말 나때문이라면 그러지 말아줘..난 나때문에 누나가 스스로의 인생을 포기하고 사 는건 원치않아.."
"그런게 아니라니까...그냥 내가 지금이 좋아서 그래..."
연재는 괜한 이야기를 꺼냈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그렇듯 누나의 답변은 한 올 틀릴때가 없다..
분명 누나가 솔로인 이유는 거의 자신탓인걸 연재도 안다..
그렇기에 얼른 대학을 졸업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누나의 시간은 흘러가야만 하기에 그 것이 못내 안타까울 뿐이었다...
연주 또한 못내 어두워지는 분위기를 느끼며 웃으며 말한다..
"아유~~오늘 일이 좀 힘들어서인지 피곤하네...내일 일요일인데 뭐할거야??"
"글쎄..머 특별한 약속은 없어..그냥 잠이나 잘까해.."
"그럼 우리 내일 영화 보러갈까??"
"영화??"
"그래...우리 함께 외출한지도 좀 오래됐잖아..."
"그러지뭐..."
"그래 그럼 내일 가는거다..나 먼저잘께..좀 피곤하네..."
"그래..피곤한것 같은데 푹자 누나.."
"응 ..잘자..."
"응"
방에 들어온 연주는 한동안 연재를 생각했다..
그나이 또래의 나이처럼 행동하지 못하고 자신을 걱정하는 연재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분명 자신으로 인해 연재 또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으리라....이럴때면 일찍 자신 의 곁을 떠난 부모님이 한없이 원망스럽고 보고팠다...
집으로 돌아온 재민의 마음은 어둡기만 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영은이 재민에게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재민도 느 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재민은 미안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시기는 비슷했지만 재민의 마음속엔 벌써 한 여인이 가득차 버린 것이다..도저히 영은이 들어올 틈이 없을만큼...
연주에 대한 지독한 갈증과도 같은 그리움은 밤늦은 시간까지 재민을 괴롭혔고 그럴수 록 재민은 미로와 같은 상념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띵동~~~~~"
"연재니??"
"응.."
"늦었네..재민이랑 같이 있었니??"
"응"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이상했다..연재의 표정과 말투가 평상시의 동생의 태도가 아니었다...무언가 일이 있 었음을 짐작한 연주는 방으로 들어가는 연재를 따라 같이 들어갔다...
"왜 그래...표정이 많이 어두워보여..."
"아냐..조금 피곤해서 그래.."
"그래 그럼 푹 자...자고나면 괜찮아 질거야.."
"응..누나도 잘자.."
연재가 무슨일인지 말하기를 싫어함을 느낀 연주는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왔다..
하지 만 불안했다..평소 연재는 성격이 아주 밝아서 집에선 거의 저런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재에게 무언가 일이 생긴것 같은데 알 수가 없었다...
"휴~~~~~"
"연재도 이젠 나에게 말못한 고민을 가질 나이가 된건가...!"
연재는 집에 들어와서도 온통 지영의 생각 뿐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그녀가 말못할 일이라면 내가 직접 알아내리라"
긴 생각끝에 연재는 문제를 간단히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는 그녀의 상황을 알아내고 그것을 이해하는 길만이 그녀에게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라고 스스로 결론내린것이다...그렇게 생각하자 그토록 뿌옇던 머리가 맑아옴을 느낄 수있었다...
"그래 그렇게 하는거야....."
비로서 연재는 안도하며 눈고 잠을 청했다....
연주는 이른 아침 출근준비로 분주하다..연주는 꽤 이른 시각부터 출근준비를 한다..
실제로 그녀가 회사에 출근했을때는 남들이 출근하기전인 이른시각이었고 이러한 부지 런함이 회사에서 여자인 자신을 대리로 인정해준데에 큰 작용을 했음을 알고있었다.
어제 저녁 여느날관 다른 연재의 행동이 맘에 걸렸던 연주는 출근전 연재의 방을 열어 본다..
다행이도 연재는 평온한 표정으로 단잠에 빠져있다..
"어젠 정말 피곤해서 그런 모양이구나"
연주는 연재의 편히 자는 모습을 보고서야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 이른 시각의 지하철은 언제나 새벽일 하는 사람들의 몫이었다..대부분이 아버지 뻘의 아저씨들이나 아줌마들이 전부였고 연주와 같은 젊은 사람들은 거의 드믈었다..
회사에 도착하자 역시 평소처럼 자신이 제일먼저 출근했음을 느끼며 자판기에서 커피 를 뽑아 한잔마시며 그날의 일을 계획한다.
커피를 마시고 여러가지 파일을 정리하다보니 어느덧 한사람 한사람 출근을 한다...
"어머..임대리님 오늘도 일찍 출근하셨네요.."
"굿모닝~"
"오늘만은 내가 제일먼저 나왔는 줄 알았는데..도대체 몇시에 나오세요??"
"나도 이제 막왔어..."
"에이~핏...맨날 이제 막왔데...."
"후훗~~ 정 궁금하면 여기에서 하루동안 퇴근하지 말고 지켜서면 알수있잖아.."
"어머!..그러다간 저 집에서 쫓겨나요~~~~~"
"호호호....호호호..."
부서에서 나이가 가장 어려 아직도 귀엽기만한 미정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일과는 오늘도 어제와 같았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제일 걱정거리가 "점심메뉴 결정"이었다..
하지만 연주의 직장은 사원식당이 있는관계로 그러한 걱정은 덜 수 있었다...
미정과 점심을 먹기위해 내려간 사원식당은 가본적은 없지만 군대처럼 배식을 받아서 먹어야 했다.
줄을 서서 배식을 받은 후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하는데 앞자석에 누군가가 앉았다 ...
무심결에 앞자리를 보니 안대리가 앉아있었다...
안영모..그는 이년전부터 끊임없이 연주에게 프로포즈를 해오는 남자였다..회사에선 밝은 성격으로 뭇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처세술도 좋아서 직장상사들도 그를 좋게 보고 있었다..
항간에는 곧 있을 승진에도 그가 과장 승진 0순위임을 모두가 묵인하에 인정하고 있을 정도였다...
"허락없이 앉았는데 괜찮죠??"
안대리는 스스럼없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
"어머 안대리님...그럼요..당연히 괜찮죠..."
옆의 미정이 무척이나 반가운듯 호감있는 말투로 말을했다..
"여~~~미정씨는 볼 수록 이뻐지는것 같은데요??"
"어머 ~~~~실례에요~~~~숙녀에게 거짓말은...."
"하하, 아님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호호호...고맙습니다.."
연주는 그들 사이에 오가는 말을 들으며 밥을 먹자니 왠지 거북스러웠다..다른건 몰라 도 똑 뿌러지는 성격을 가진 연주였기에 자신에게 어떤감정을 가지고 다가서는 그를 보며 맘 편히 식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생각으로 식사를 하는 도중 갑자기 안대리가 쪽지를 연주에게 건네주었다..연주 는 너무도 놀라 옆의 미정을 쳐다보았다.
다행히도 미정은 다른쪽을 쳐다보느라 그 장면을 보지못한것 같았다...
연주는 죄라도 지은듯 얼른 그것을 조끼 주머니에 넣었다...그리곤 안대리를 쳐다보았 다...약간은 당황한 얼굴로...
그러나 안대리는 넉살좋게 웃으며 연주의 당황한 얼굴이 재미난듯 쳐다보다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 7시 지난번 그곳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안-"
"휴~~~~~~~~~~~"
쪽지에 적힌 글을 읽으며 연주는 한숨이 터져나왔다...
퇴근무렵 연주는 고민을 했다..이와같은 행동으로 몇번 그를 만나 보았었다..그는 참 괜찮은 남자였다..하지만 연주는 선뜻 그의 마음을 받아주기가 힘들었다..무엇보다도 아직 자신이 가야할길로 확실히 들어서지 못한..그래서 연주의 도움이 더 필요한 연재 때문이었다..
고민끝에 연주는 그를 만나기로 결심했다..오늘만큼은 확실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브라함"
그를 통해 알게된 회사에선 조금 떨어진 이곳은 언제나 들어서면 낮익은 올드팝이 우 선 귓속에 전해져왔다...
오늘은 연주도 좋아하는 "더 로즈"란곡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아!...연주씨 여깁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연주를 보고 영모가 손을 흔든다...
연주는 조용히 영모에게 다가가 맞은편 자리에 앉는다..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을 하면서도 특유의 그의 웃음은 지워지질 않는다..
"저..안대리님 오늘 제가 나온건 제 뜻을 안대리님한테 확실하게 전하기 위해서예요 .."
"네..그 이야기가 설령 좋은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일단은 우리 저녁부터 시키죠...전 몹시 배가 고프거든요..."
"전..저녁은...."
연주가 채 말을 하기도전 그의 손짓에 웨이터가 달려왔다..
"여긴 언제나 와봐도 아브라함 정식이 전 맛있더라고요..연주씨도 괜찮다면 그걸로 하 시는게..."
"네...."
"여기 정식 둘하고..와인 좀 가져다 줘요..."
"네.."
웨이터는 친절히 고개를 숙이고 메뉴판을 들고 사라졌다...
밥을 먹는 동안 연주는 그의 일상된 이야기와 친구들의 이야기까지 듣고나서 비로서 오늘 자신이 하려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저..안대리님 ..안대리님은 좋으신 분이에요..."
연주는 마음을 가다듬고 입을 떼기 시작했고 영모는 그런 연주의 눈을 마주보며 이야 기를 듣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 아직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게 자신없어요..그리고 전 아직 제 도움이 필요 한 동생이 있어요...그리고 지금은 그냥 이대로 일과 동생만 생각하며 지내고 싶어요 ..안대리님이 절 생각해주시는 마음 감사하지만 이쯤에서 그만 거두어주세요.."
"단지 일과 동생 때문에 절 거부하시는 겁니까??..그렇담 저란 인간이 싫어서는 아니 군요..."
"그건..."
"좋습니다..그럼 기다리죠...연주씨 마음이 변하길 기다리겠습니다..설마 그것도 싫으 신건 아니시죠??"
"안대리님....제발 그러지 마시고 다른 여자분 만나세요..안대리님은 충분히 저보다 더욱 더 좋은여자 만나실 수 있을거에요"
"제가 곁에 있음이 불편해서 그러신가요??"
"네...솔직히 그래요"
연주는 내심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절대로 하루에 한번이상 연주씨의 눈에 띄지 않토록 조심하겠습니다..그러나 한 번은 연주씨 얼굴 봐야겠어요..잘 지내고 있는지도 궁금해서..."
"안대리님...."
"그럼 된겁니다...이제 그이야긴 그만 하는겁니다.."
연주는 오늘도 여느날처럼 같은 결과가 초래된것을 느끼며 맥이 풀렸다..항상 이랬다 ..그는 이렇듯 만날때마다 더이상 무슨 말을 못하도록 적당한 선에서 이야기를 끊을 줄 알았다...
연주는 다시 눈을 들어 새삼 그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는 연주의 바로 앞에서 지난번과 같은 미소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연재는 신촌의 한 카페에서 누구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잠시 후 낮익은 얼굴이 카페에 들어섰다..
"아!~~~~~"
"영은아 여기야..!"
연재의 부름에 영은이 다가와 앉았다...
"무슨일이야?? 네가 날 다 찾아오고?"
"응..일은 뭐...우선 차부터 시키자.."
"그래.."
차가 나오고 연재는 선뜻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핑크빛 체리쥬스 잔만 어루만지고 있었다..보다 못한 영은이 말을 꺼냈다..
"무슨일이야..익겠다 익겠어...그만 뜸들이고 말해봐..."
"저기 실은 지영이 일로 찾아왔어"
연재 입에서 지영이 튀어나오자 영은도 이미 짐작했다는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실은 나..지영이를 좋아하는데 도통 내마음을 지영이 받아 들어주질 않네.."
"왜??...내가 보기엔 지영이도 너한테 관심이 있는 눈치던데.."
"글쎄..그걸알면 나도 답답하진 않지..그냥 친구이상은 안된데..혹시 지영이 사귀는 남자나 ..혹시 예전에 남자한테 상처받은일 있니??"
"아니~~~..지영이는 똑소리나서 남녀관계로 인해서 그런적 없어..그것만은 확실해..그 리고 내가 알기론 지영이는 진지하게 남자를 사귄적이 없었던 걸로 알고있어.."
"혹시 말야..지영이에게 무슨 말 못할 고민같은거 있니??..알고 있다면 좀 말해주지 않을래??"
순간 영은의 눈빛이 파르르 떨렸다...
"그..글쎄....나도 학교에서 지영일 만나는 일이 거의 전부라서..지영이는 학교끝나면 거의 대부분 그냥 집으로 가는편이라서.."
영은은 말끝을 흐렸다....
"정말 너도 몰라??...난 너만큼은 지영에 대해 알거라 믿었는데.."
연재의 눈빛에서 실망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저기..나도 잘은 모르지만 지영이가 ..학교를 끝나고 어디를 다니는거 같아...그거 이상은 나도 몰라..."
"그래??...그렇단 말이지??...그래 고마워..."
순간 두사람의 표정에는 판이한 변화가 흘렀다..연재의 눈빛에는 기쁜기색이..영은의 표정에는 약간의 후회의 표정이 흘렀다..
"그건 그렇고 너 재민이 좋아하니??"
갑작스런 연재의 질문에 영은은 당황스러웠다...
"잘 모르겠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영은은 어느새 재민을 좋아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오늘 이자리로 오면서도 재민이 함께 나와있기를 바랬다....
"재민이 혼자서 외롭게 살아온 아이야...네가 따뜻하게 다가서면 재민이도 분명히 널 좋아하게 될거야...아직 여자가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져서 그럴거야..."
"외롭다니?? 재민이가 어떤데??"
연재는 약간의 망설임 끝에 재민의 처지를 영은에게 모두 말해주었다...
"그랬었구나..."
영은은 갑자기 재민이 많이 보고팠다....
"내가 이런 이야기 했다고 말하면 안돼..비밀이야 알았지??...재민이는 이런이야기 하 는거 많이 싫어하거든..."
"그래 알았어...고마워..."
"그래..잘해봐..월.화 요일은 재민이 과외있는날이라 안될거고 그 이외에는 시간이 언 제나 비어있거든...그녀석 도서실에서 좀 탈출시켜주고 그래.."
"그래..."
영은과 대화를 마치고 헤어져 돌아오면서 연재는 지영이 자신을 거부하는 이유를 알아 내기 위해서라도 지영의 학교 이외의 나머지 부분들을 알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내일은 일요일이니 월요일에 꼭 알아내자...."
그런 생각때문인지 거리를 내걷는 연재의 발걸음에 힘이 들어갔다...
막상 여느날과 다름없이 강의가 끝난후 학교 도서실을 찾은 재민이었지만 책속 내용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이틀전부터 온통 연주 생각뿐이었고 그 생각에 빠져 들다 보면 결론은 "안된다"였다..그렇기에 그런 생각을 접기 위해서라도 공부에 열중 하려 했지만 도통 열중할수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진동으로 전환해놓은 핸드폰이 테이블 위에서 울렸다.
"여보세요.."
"재민이니??...나 영은이..."
"어...그래..."
"우리 처음으로 전화통화 하는건데 안반가워??..어..그래가 뭐니??..전화건 내가 김빠 진다..."
"으응...여기 지금 도서관이라서..."
"휴...연재말이 맞구나...."
"응?? 연재말이라니??"
재민의 말에 영은은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아니..일전에 우리 만났을때 너 화장실 간사이에 연재가 그랬거든..넌 평일엔 거의 도서관에 있다고..."
"으응...."
"저기 괜찮다면 우리 내일 만나지 않을래??"
"내일??"
순간 재민은 차라리 연주생각으로 이토록 고민하는것보단 다른 여자를 만나 잊는 쪽을 택하자는 생각이들었다...
"그래 그럼 내일 만나자..."
영은은 재민이 만나자는 자신의 제의를 흔쾌히 수락하자 기뻤다..
"그럼 우리 내일 어디서 만날래??"
"글쎄..난 잘 아는곳이 없어서..."
"그럼 ..내일 열두시에 동대문 두산타워빌딩 앞에서 만나자.."
"그래.."
"그래 그럼 내일봐~~~"
"그래"
통화를 끊고난후 재민은 마음이 더욱 심란했다..
자신의 감정을 털기위해 한여자를 이용(?)하는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재민은 정말 탈출구를 찾고싶었다..
연주 생각에서 벗어날 유일한 탈출구가 바로 영은인것 처럼 느껴졌다....
"어머 연재 토요일인데 일찍들어왔구나.."
"응...누나 조금 늦었네.."
"응..회사 직원들이랑 회식자리가 있어서..."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내심 가슴이 찔렸다...
"회식이라면서 술한잔도 안했나봐??..하긴 누난 술도 못하지만.."
"응??..으응"
"나 밥차려먹었어..누난?? 아참 회식했다고 했지??"
"그래 잘했어...누나 얼른씻고 옷갈아입고 나올게..."
"응..."
텔레비젼에 시선을 두고 연주와 연재는 함께 앉아 있었지만 둘의 머리속에는 전혀 다 른 생각들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연주는 바로 영모에 대한 생각이었고..연재는 지영의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러다 말을 연것은 연재였다...
"누나...이젠 누나도 남자를 사귀어야지..."
"응??...왜 갑자기 그런말을 하니..연재야..."
"누나도 벌써 스물 여덟이잖아...혹시 나때문이라면 그러지말고 더 늦기전에 남자 사 귀어서 결혼해..이젠 나도 컸잖아.."
"연재야..누난 너도 너지만 아직 일이 좋아...그리고 누난 너랑 이렇게 사는게 행복해 ...당분간 이생활 깨고싶지않아..네가 대학을 졸업하면 그땐 생각해볼게.."
"대학 졸업하면 당장 누나 앞에 남자가 나타나준데??"
"연재야~~~~~..."
"정말 나때문이라면 그러지 말아줘..난 나때문에 누나가 스스로의 인생을 포기하고 사 는건 원치않아.."
"그런게 아니라니까...그냥 내가 지금이 좋아서 그래..."
연재는 괜한 이야기를 꺼냈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그렇듯 누나의 답변은 한 올 틀릴때가 없다..
분명 누나가 솔로인 이유는 거의 자신탓인걸 연재도 안다..
그렇기에 얼른 대학을 졸업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누나의 시간은 흘러가야만 하기에 그 것이 못내 안타까울 뿐이었다...
연주 또한 못내 어두워지는 분위기를 느끼며 웃으며 말한다..
"아유~~오늘 일이 좀 힘들어서인지 피곤하네...내일 일요일인데 뭐할거야??"
"글쎄..머 특별한 약속은 없어..그냥 잠이나 잘까해.."
"그럼 우리 내일 영화 보러갈까??"
"영화??"
"그래...우리 함께 외출한지도 좀 오래됐잖아..."
"그러지뭐..."
"그래 그럼 내일 가는거다..나 먼저잘께..좀 피곤하네..."
"그래..피곤한것 같은데 푹자 누나.."
"응 ..잘자..."
"응"
방에 들어온 연주는 한동안 연재를 생각했다..
그나이 또래의 나이처럼 행동하지 못하고 자신을 걱정하는 연재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분명 자신으로 인해 연재 또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으리라....이럴때면 일찍 자신 의 곁을 떠난 부모님이 한없이 원망스럽고 보고팠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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