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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2:48 1,731회 0건
그녀의 선택 3부


떨리지만 욕실문을 닫아주고 안쪽의 문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돌렸다. 윤의

규칙적인 나직한 코고는 소리...... 윤은 깨어 있지 않았다.

그의 규칙적인 콧소리는 내게는 천금의 행운과도 같은 쾌감을 준다. 마음 한

구석에 묵직하게 자리잡은 배덕의 책망과, 다른 한 구석에 도사린 악마적인

희열은 묘하게도 전혀 닮지 않은 모습이면서도 하나로 합해 내 쾌감의 강도

를 높인다.

"아! ....."

자신에게 욕을 하면서도 내 발은 다시 욕실로 향하고 있었다. 순종은 이미

각오를 한 건지, 아니면 나라는 걸 아는지 얼음처럼 차가운 물로 뜨거운 몸

을 적시면서 돌아보지 않는다.

"자더라."

"자?"

"응. 코 골며 잘 자고 있던데....."

"윤.. 피곤했나 봐!"

긴장했던 한 순간이 지나고 난 후의 순종의 나신은 처음처럼 빛은 없었지만

충분히 보아 줄만한 가치가 있었다.

"후회 안 해?

" 느긋하게 그녀의 알몸을 감상하고 있던 내게 순종이 던진 말이다.

"후회?.....하면 좋겠어?

" "응! 나 후회 돼."

"후훗... 왜 후회를 해야 되지?"

"글세....모르겠어. 그냥 마음이 아퍼. 윤이 이 일을 알면 얼마나 상심할까

?"

"너 윤 사랑하는구나?"

"몰라. 한 번도 사랑하는지에 대해 생각 안 해 봤어."

"그럼 지금까지 왜 만났어?"

"남자가 필요하니까....."

"남자가 필요하면 아무나 만나?"

"윤은 나한테 잘 해 주잖아. 착하고.... 누구하곤 달라서 친구의 여자를 건

드리거나 하진 않을 사람이야."

"크큭.... 날 욕하는 거야?"

"아니. 내가 어떻게 연수씨를 욕 해. 연수씨가 언젠가 한 번은 이럴 거라고

생각했었어."

"그러면 조심했어야 하는 거 아냐?"

"뭐하러 조심을 해. 기다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아깐 좋았는 걸."

"나 사실은 아까 첨에 댔을 때 네가 소리지르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어.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쨌을까?"

"글세. 소리를 질렀겠지. 몰라... 머리 아파.. 그만 해 그런 얘기...."

"그래. 그만 하자. 좋은 얘기도 아닌데.... "

"나 아픈 데 또 하나 있다."

순종이 눈꼬리를 올리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요부라는 걸 알려주고 싶

은 눈빛이다.

"어디?"

"여기.... 아깐 몰랐는데... 지금은 아파... 쓰라려..."

"쓰라려? 충분히 젖어 있었는데 왜 까졌지?"

순종이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어 자신의 비밀스런 곳을 잘 보이게 해 준다.

변기에 걸터앉은 채로 그녀의 그곳을 두 손으로 열었다. 복잡하게 융기한 속

살이 선명한 빨간 색을 띠고 있다.

"처녀같애...."

"후훗... 윤이랑 똑같은 말을 하네..."

"윤이 자주 빨아 줘?"

"아니. 윤은 그런 거 싫대. 내가 해 준대도 싫대."

"자식! 그렇게 좋은 걸 왜 싫대?"

"순진하잖아. 징그럽대."

"받고 싶지 않아?"

"가끔......"

"지금은?"

"싫어. 뱃속에 윤이랑 연수씨랑 같이 넣고 있는 걸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픈

데 그런 것까지 하고 싶지 않아."

"왜 하고 싶지 않아.."

"그거까지 하고 나면 연수씨도 좋아할 것 같아서.... 난 윤이 나 좋아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걱정 마. 윤이랑 헤어지고 나랑 만나자고 하지는 않을 테니까."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아. 잠시만 넣어줄래?"

"?"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서 그래. 내가 연수씨랑 그걸 하고 발가벗은 채 한 욕

실에서 마주보고 있는 게 믿기지가 않아."

"알았어."

변기에서 일어나 그녀의 한 쪽 발을 변기뚜껑에 올리고 가슴을 맞대면서 그

녀를 안았다. 어느새 벌떡 일어난 그것이 순종의 물기 젖은 속으로 미끄럼을

타고 들어간다.

"조금 더 깊이..."

허리를 밀어올려 그녀의 안 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려 노력한다. 순종도 안타

까운지 마주 호응하며 허벅지를 조인다. 불편한 자세지만 제법 격렬한 섹스

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거울이 그녀의 열에 들뜬 호흡과 내 거친 호흡의 김

에 의해 부옇게 흐려지고 있었다.

"으으으.... 나 또..."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순종은 별기에 올렸던 한 쪽발을 허공에 띄우며 버리

둥거린다. 미친 여자처럼 허리가 돌아가다가 앞 뒤로 격하게 움직이고 또 뒤

로 달아난다. 그녀가 달아날 때마다 난 짓궂게 따라가 더욱 격렬한 동작으로

범하고 또 범한다.

"크윽... 못 참겠어."

평소같으면 너댓배 이상 길게 했을텐데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 허리를

깊이 밀어넣은 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순종이 내 머리칼을 잡아 자신의 볼

에 내 얼굴을 비비며 하체를 옥죄어 온다.

"흐유... 우리 미쳤나 보다."

"후훗... "

순종의 말에 실소를 흘리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린 미쳤다. 단단히 미쳐가고

있다. 자신의 애인, 동업자이면서 후배를 속이고 그의 곁에서 섹스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제정신이랴?

"나 먼저 갈게!"

욕실에서 먼저 나와 단정하게 옷을 갈아 입은 뒤 물기를 뚝뚝 흘리며 방으로

들어오는 순종을 뒤로 하고 여관을 나섰다. 방청소를 하던 아줌마가 카운터

에서 희한하단 눈초리로 내 얼굴을 보고 있다.

"수고하세요."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내 뒤통수가 뜨뜻해진다. 아마도 나직한 목소리의 욕

이 한 두 마디쯤 들려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일을 많이 봐서인지 아무

런 중얼거림도 없다.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다른 여관이 있다. 한참을 망

설이다가 그 여관에 방을 얻어 들어갔다.

삐삐를 꺼내어 침대맡에 놓고 눈을 감은 채 잠을 청하다가 벌떡 일어나 꺼버

렸다. 잠시 후 다시 일어나 삐비를 켜 놓고..... 다시 잠시 후 건전지를 빼

어 욕실 변기에 넣어 버렸다. 그 뒤로 다시 순종과 섹스를 하지 못 했어. 그

날 연락했느냐고 순종에게 묻지도 않았고, 그녀도 연락했었는지 안 했었는지

말하지 않았고.... 그냥 후배의 애인으로만, 혹은 애인의 선배로, 동업자로

만 서로를 대했지. 같이 술을 마시다 많이 취했다 싶으면 윤은 같이 자고 가

자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어. 굳이 단 한 번의 꿈같은 일로 흘려버려야 한다

는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같은 상황을 또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았어. 순

종도 나도 그날에 대해 말해 본 적도 없고, 말할 필요도 없었지.

지금 현재, 두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대. 서로 만나는지 안 만나는

지는 잘 몰라. 윤과의 동업은 일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었고, 나는 나

대로 윤은 윤대로 바빠서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 궁금해 할 수 없었거든. 가

끔...... 아주 가끔 순종과의 하룻 저녁 사고를 생각해 보지.

다시 한 번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글쎄 어쩔까 몰라! 이 얘길 듣는 당신은

어떻게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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