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상준이가 자기 불알친구라는 진호를 세영이한테 데려온 것은 게영이가 마침
내 오케이해버리고 만지 사흘쯤 지나서였다. 올 것이 왔구나, 세영의 마음은
무거웠다.
"이따가 한 일곱시쯤 갈게... 정말 괜찮지?"
"...괜찮을 리가 있냐, 이 웬수야!"
".........미안해."
"모 괜찮아, 친구끼리 그럴 수도 있는... 건 절대 아니지만! 어쨋든 잘 알겠
지만 나, 손으로 만져 주는 것 이상은 절대루 안돼! 알고 있겠지?"
"그럼! 그 이상은 누구보다도 내가 곤란하잖아! 잘 알면서."
"그래, 그럼 끊는다."
"아 잠깐, 잠깐만 세영아."
"왜?"
"음... 아니, 그러니까..."
"모야, 무슨 얘길 할려구?"
"저기 그러니까... 혹시나 싶어서 그냥 노파심으로, 하는 얘긴데..."
"그런데?"
"저기... 알겠지만 그 친구, 잘 대해 줘. 자존심같은 거 다치지 않도록...
응? 서로 좋게... 말야."
"어이구~ 잘 알아모시겠으니까 걱정하지 마셔~ "친구 애인한테 손으로 받는
걸 좋아하는 변태시 네요?" 그런 식으로는 말 안할 테니까!"
세영이는 은근히 부아가 났다. 아니, 자기 여자친구한테 이런 일이나 시키면
서, 기껏 하는 소리 가 그 친구 마음 상하지 않게 잘 대해 주라니? 그럼 도
대체 내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건데? 하지만 기왕지사 하기로 한 일이었다. 여
기서 더 왈가왈부 무어라 할수록 세영이 자신만 이상하 게 될 것 같았다. 이
럴 땐 최대한, 사무적이고 정갈하게 끝내야 할 일이라고 마음을 다잡아 먹었
다.
마침내 나타난, 그러고보니 그간 상준이한테 이야기도 디게 많이 얻어들었던
그 문제의 주인공! 진호를 세영이가 비로소 만나게 된 건 그날 저녁 일곱시
이십오분쯤의 일이었다. 장소는 그녀의 자취방. 진호에 대한 세영이의 첫인
상은, 그가 참 "예쁘게 생겼다"는 거였다. 마치 순정만화의 미소년같 았다.
키가 다소 작고, 상대방과 똑바로 눈을 맞추지 못할만치 소심하게 보였지만.
상준이한테 얻어들은 이야기들 때문인지, 특히 그 눈이 마치 죽어가는 사슴
의 그것마냥 슬퍼 보 였다. 왠지모를 연민이 피어올라, 마음속에 꿍쳐두었던
경계심과 혐오감이 많이 수그러들어 버렸 다.
간단한 소개의 말. 상준이의 조심스러운 웃음과 시선을 피하는 진호, 아무래
도 고개를 똑바로 쳐 들게는 못하게 되는 세영. 세 사람은 그렇게 어색하고
썰렁한 분위기속에서 세영이가 차려 온 저 녁식사 그릇을 비웠다. 저녁식사
를 마치고도 어색한 침묵은 계속되었다. 세영의 조심스레 살피는 곁눈질에
우연히 들어 온 진호의 아랫도리는, 기분탓인지 이상하게 부풀어 있는 듯 했
는데, 세영은 차마 그쪽을 재차 확 인해 볼 수 없었다. 무척 길게만 느껴졌
던 그 침묵을 깬 것은 역시 상준이쪽이었다.
"음 그럼... 저어기... 둘 다 알고 있지? 음...... 나는 저기, 건넌방에서
티브이나 보고 있을게."
상준이 어색하게 웃으며 일어서서 세영을 향해 복잡한 눈빛을 던지며, 문을
안에서 잠그고 (행 여나 자기가 이성을 잃고 뛰어들까봐 그랬을까, 두사람더
러 신경쓰지 말고 마음껏? 하라는 뜻이 었을까?) "흥 모야... 날 딴 남자랑
단둘이 놓고는 문까지 잠궈놓았다 이거지?" 하고 속으로 투덜대는 세영이었
지만, 그녀또한 실은 수긍했다. 어리디 어린 사슴같이 생긴 진호 란 남자.
어딜 봐도 맘이 바뀐 상준이가 뛰어들어오면 왔지, 문이 안에서 잠겼다고 진
호쪽에서 세 영이를 어찌해 보려 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것이었다. 그만
큼, 이상하리만치 경계심을 품게 되 지 않는 사람이었다, 진호라는 남자는.
"............"
방문 바깥에서는 상준이 의도적으로 크게 틀어놓은 것 같은 티브이 소리가
들려왔다. 세영은 진 호쪽에서 뭔가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해 주기를 기다렸지
만, 진호는 입을 꾹 다문 채 그냥 앉아 있 을 뿐이었다. 그 태도가 마치 이
모든 상황을 못마땅해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해서 세영은 무척 기분이 상했
다. 뭐야 이 사람은, 내가 무슨 돈받고 불려온 창녀라도 되는 줄 아나? 나더
러 어쩌란 거야! 생각같애선 "뭐에요, 당신! 원하는 게 있다메요! 그렇담 빨
랑 벗고 그걸 내밀든가, 아니면 관두고 꺼져버려요!" 라 윽박질러주고 싶었
지만, 상준의 말이 생각나 참았다. 그렇담 어떡하나, 어떻게 이 상황을 끝내
버려야 하나. 밖에선 쇼 프로인지, 요란한 댄스 음악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이윽고 세영은 마음을 다잡아먹고, 눈을 들어 진호의 사타구니를 향하며 말
해 버렸다.
"저기요, 그... 진호씨 아랫도리말예요."
"예?"
"언제나... 그런 상탠가요?"
다시 확인한 그의 바지 앞섶이 민망스러우리만치 부풀어 있기에 한 소리다.
"자, 이만하면 빌미 는 줬잖아. 인제 대강 그쪽에서 원하는 걸 말하고, 빨리
이 불쾌한 일을 끝내자구. 니가 날 어떤 여자로 보는 지는 모르겠지만, 다
웬수같은 우리 애인때문이지 나라고 좋아서 이러구 있는 건 아 니니까!"
"......그게, 저기... 사실은 요즘, 여자와 가까이 있기만 하면 이러네요.
...덕분에 난처한 경우가..."
진호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금새 울음이라도 터뜨릴 것 같아 보였다
. 그제서야 세영은 알았다. 이 사람은 불쾌해 하거나 하는 그런 게 아니었다
. 너무나 두렵고, 또한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죄스럽고, 미안해 어쩔 줄 모
르겠고... 그런 거였구나. 이 남자가 가엾다... 는 생각이 밀려왔다. 급작스
레 주체하기 힘들만큼의 연민이 밀려오는 것이었 다. "참 정에 약해 큰일이
야~" 이런 생각이 잠시 스치기는 했지만, 마침내 "그쪽에...... 누으세요."
긴장으로 뻣뻣이 굳은 자세로, 그는 시키는대로 했다.
"눈 감으세요... 절대루 눈을 뜨면 안돼요. 그리고,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돼요."
그가 눈을 감았고, 경직된 그 몸의 떨림이 손에 잡힐 듯 전해져왔다. 그녀가
누운 그의 곁에 앉 았다. 보기에 우스울만치 얼어있는 그를 보면서, 세영은
이제 모든 일의 주도권은 자신이 쥐고 있음을 알았다. 어쩌면 몰랐을뿐 처음
부터 그랬는 지 모른다. 이 남자는 두렵거나 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감싸
주고 보듬어 주어야 할 가련한 존 재다. 그렇다면, 서투른 손길이 그의 바지
혁대와 버클을 풀었다. 세영의 손이 닿자, 거세게 움찔하며 반응하는 남자의
몸.
"가만, 가만히...... 자, 허리를 조금만 들어 볼래요."
"......"
"옮지...... 난 손으로만 해 줄 거에요. 그건 알고 있죠?"
그녀는 자신이 무력한 환자를 치료해 주는 (하기야 상준이도 "치료"란 표현
을 썼었다, 그땐 별 웃기는 소리도 다 듣겠다고 생각했는데.) 간호사같단 생
각을 했다. 마음이 편해졌다. 버클을 제끼자 마자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 있
었다. 팬티를 끌어 내리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속옷을 제끼려는 동작이 여의
치 않자, 그가 도우려는 듯 비칠비칠 손을 뻗었지만, 세영은 그런 그의 손목
을 잡아 제 자리에 가만히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벗긴 아래옷을 무릎까지만
끌어내렸지만, 무릎 아래로 바지와 팬티를 내린 그 모습이 이상하게 너무 청
승맞고 불쌍해 보여서, 그녀는 아예 그것들을 발목 아래로 제껴 깨끗이 벗겨
버 렸다. 그녀의 손에 스치는 그의 허벅지와 정강이, 발목의 살결이 마치 여
자의 그것마냥 부드러웠 다.
"......!"
옷으로부터 해방된채, 잔뜩 발기해 꿈틀거리는 진호의 음경은 상당히 컸다.
진호의 몸집이 작아 서인지 상준의 그것보다도 훨씬 커 보였다. 그녀는 자신
도 모를 호기심에 그 물건을 요모조모 살 피며,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뻔
했다.
"저렇게 소년같이 귀여운 얼굴에, 아래는 이렇게 흉칙하고 거대한 것이 달려
있었다니!"
이윽고 무서우리만치 뜨겁고, 단단한 것이 세영의 손에 꼬옥 쥐어졌다. (상
준의 그것과는 다르 게) 곳곳에 불끈불끈 솟아있는 핏줄들이 무척 이채로왔
다. 그녀의 손 감촉에 반응했음인지 그 끝 귀두의 요도구에서 한줄기 맑은
이슬방울같은 것이 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그 미끌거리는
액체를 타고 돌자, 그의 몸이 바르르 떨리는 게 느껴졌다.
"가만있어 봐요."
그녀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핸드크림의 뚜껑을 열고 튜브를 짜 잔뜩 손에 바
른 후, 그 부드러움 이 골고루 스미도록 진호의 음경에 구석구석 문질렀다.
진호의 입에서 주체할 수 없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크림으로 범벅이 된
진호의 그것을 세영 의 손이 위아래로 마찰시키며 쓸었다. 진호의 음경뿐 아
니라 몸 전체가 바알갛게 달구어져 있었 다. 세영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솟았
다. 묘하게 외설스런 마찰음, 손 동작을 점차 빠르게 했다.
"저기, 저기요... 부, 부탁이... 우웃,"
"...뭔데요?"
"허억, 헉... 내 위로...... 내 가슴위에 앉아요. 거기서, 거기서 해 줘요
......"
들어주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그녀는 재빨리 다리를 벌리고 그의 가슴팍 위
에 올라타듯이 하 여, 그의 얼굴쪽으로 등을 돌린 채 손동작을 계속했다.
"......!"
그녀는 올라앉은 자신의 음부로, 세차게 박동하는 그의 심장 고동을 느낄 수
있었다. 뚜렷한 근 거없이 그녀는 이 자세가 그에게 더없이 낯익은, 다시 말
해 그의 옛날 애인과와의 관계에서 행해 졌을 자세 그것이라는 느낌을 받았
다. 상준에게서 진호의 옛 연애사건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녀는 너무나 청
승스런 얘기라며 웃었지 만, 이제 그녀는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분명
히 옛 기억 속의 그 여자를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의 거친 숨소리
로 볼 때 그건 분명했다. 터질듯한 그의 박동이 아래로부터 그녀의 음부로,
그 은밀한 문을 세차게 두드리 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음경을 팔이 아프도
록 비벼댔다. 그는 바야흐로 꼭대기까지 치닫고 있었 고 그녀는 그것을 그녀
의 성기 아래 심장고동으로 알 수 있었다. 모르는 사이에 그의 양손이 도 둑
처럼 올라와 그녀의 허리를 은근히 더듬고 있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일순 진호 의 음경이 부풀고, 핏줄까지가 부르르 떨릴 때, 그의 양손
이 불쑥 그녀의 젖가슴을 찾았다. 그리 고 그 두 손아귀가 그녀의 양쪽 유방
을 아프도록 틀어쥔 순간, 세찬 폭발.
".........!!!!!!!"
엄청난 분출이었다. 성난 듯 터져나온 그의 정액은 그녀의 머리 위 까마득한
곳까지 튀어 올랐 다. 여기저기 이곳저곳, 온통 그의 정액이었다. 바로 이런
걸 두고 "폭발"이라고 하는 건가 보다. 그녀는 여지껏 이렇게 격하고 풍부한
폭발을 본 적이 없었다. 진호는 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자는 상준의 만류를
극구 뿌리치고 멋적은 듯 혼자 집으로 가 버 렸다. 단둘이 남은 상준과 세영
은 또 분위기가 어색해 졌다.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어? 이거..."
"응?"
"잠깐만..."
상준이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칼에 붙은 무언가를 닦아내었다. 상준의 손
안에서 가는 실 모양 을 이루며 끈적이는 그것을 보자, 두 사람 다 그 액체
의 정체를 알았다.
"진호 녀석... 대단하네!"
아무 생각없이 뱉은 상준의 말에, 세영은 정말로 화가 나서 그의 가슴팍을
있는 힘껏 후려갈겨 버렸다. 그리고 뛰쳐나가려는 그녀를, 상준이 억센 힘으
로 잡아 꽈악 끌어안았다.
"정말로, 정말로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세영은 그대로 상준의 품 속에 파묻혔지만, 끌어안은 그의 손이 응근슬쩍 아
래로 내려오는 대엔 매몰차게 반응했다. 상준도 미안한 듯 그냥 그렇게 그녀
를 한참동안 끌어안고 있었지만, 그때 그녀를 사로잡고 있던 감정은, 상준의
생각과 달리 모멸감이 아니었다. 그녀의 분노는 사실 그녀자신만큼이나 진호
를 위한 것이었고, 그녀의 아랫도리는 도저히 상준의 손길을 허락할 수 없
을만치 부끄럽게 젖어있는 것이었다.
상준이가 자기 불알친구라는 진호를 세영이한테 데려온 것은 게영이가 마침
내 오케이해버리고 만지 사흘쯤 지나서였다. 올 것이 왔구나, 세영의 마음은
무거웠다.
"이따가 한 일곱시쯤 갈게... 정말 괜찮지?"
"...괜찮을 리가 있냐, 이 웬수야!"
".........미안해."
"모 괜찮아, 친구끼리 그럴 수도 있는... 건 절대 아니지만! 어쨋든 잘 알겠
지만 나, 손으로 만져 주는 것 이상은 절대루 안돼! 알고 있겠지?"
"그럼! 그 이상은 누구보다도 내가 곤란하잖아! 잘 알면서."
"그래, 그럼 끊는다."
"아 잠깐, 잠깐만 세영아."
"왜?"
"음... 아니, 그러니까..."
"모야, 무슨 얘길 할려구?"
"저기 그러니까... 혹시나 싶어서 그냥 노파심으로, 하는 얘긴데..."
"그런데?"
"저기... 알겠지만 그 친구, 잘 대해 줘. 자존심같은 거 다치지 않도록...
응? 서로 좋게... 말야."
"어이구~ 잘 알아모시겠으니까 걱정하지 마셔~ "친구 애인한테 손으로 받는
걸 좋아하는 변태시 네요?" 그런 식으로는 말 안할 테니까!"
세영이는 은근히 부아가 났다. 아니, 자기 여자친구한테 이런 일이나 시키면
서, 기껏 하는 소리 가 그 친구 마음 상하지 않게 잘 대해 주라니? 그럼 도
대체 내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건데? 하지만 기왕지사 하기로 한 일이었다. 여
기서 더 왈가왈부 무어라 할수록 세영이 자신만 이상하 게 될 것 같았다. 이
럴 땐 최대한, 사무적이고 정갈하게 끝내야 할 일이라고 마음을 다잡아 먹었
다.
마침내 나타난, 그러고보니 그간 상준이한테 이야기도 디게 많이 얻어들었던
그 문제의 주인공! 진호를 세영이가 비로소 만나게 된 건 그날 저녁 일곱시
이십오분쯤의 일이었다. 장소는 그녀의 자취방. 진호에 대한 세영이의 첫인
상은, 그가 참 "예쁘게 생겼다"는 거였다. 마치 순정만화의 미소년같 았다.
키가 다소 작고, 상대방과 똑바로 눈을 맞추지 못할만치 소심하게 보였지만.
상준이한테 얻어들은 이야기들 때문인지, 특히 그 눈이 마치 죽어가는 사슴
의 그것마냥 슬퍼 보 였다. 왠지모를 연민이 피어올라, 마음속에 꿍쳐두었던
경계심과 혐오감이 많이 수그러들어 버렸 다.
간단한 소개의 말. 상준이의 조심스러운 웃음과 시선을 피하는 진호, 아무래
도 고개를 똑바로 쳐 들게는 못하게 되는 세영. 세 사람은 그렇게 어색하고
썰렁한 분위기속에서 세영이가 차려 온 저 녁식사 그릇을 비웠다. 저녁식사
를 마치고도 어색한 침묵은 계속되었다. 세영의 조심스레 살피는 곁눈질에
우연히 들어 온 진호의 아랫도리는, 기분탓인지 이상하게 부풀어 있는 듯 했
는데, 세영은 차마 그쪽을 재차 확 인해 볼 수 없었다. 무척 길게만 느껴졌
던 그 침묵을 깬 것은 역시 상준이쪽이었다.
"음 그럼... 저어기... 둘 다 알고 있지? 음...... 나는 저기, 건넌방에서
티브이나 보고 있을게."
상준이 어색하게 웃으며 일어서서 세영을 향해 복잡한 눈빛을 던지며, 문을
안에서 잠그고 (행 여나 자기가 이성을 잃고 뛰어들까봐 그랬을까, 두사람더
러 신경쓰지 말고 마음껏? 하라는 뜻이 었을까?) "흥 모야... 날 딴 남자랑
단둘이 놓고는 문까지 잠궈놓았다 이거지?" 하고 속으로 투덜대는 세영이었
지만, 그녀또한 실은 수긍했다. 어리디 어린 사슴같이 생긴 진호 란 남자.
어딜 봐도 맘이 바뀐 상준이가 뛰어들어오면 왔지, 문이 안에서 잠겼다고 진
호쪽에서 세 영이를 어찌해 보려 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것이었다. 그만
큼, 이상하리만치 경계심을 품게 되 지 않는 사람이었다, 진호라는 남자는.
"............"
방문 바깥에서는 상준이 의도적으로 크게 틀어놓은 것 같은 티브이 소리가
들려왔다. 세영은 진 호쪽에서 뭔가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해 주기를 기다렸지
만, 진호는 입을 꾹 다문 채 그냥 앉아 있 을 뿐이었다. 그 태도가 마치 이
모든 상황을 못마땅해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해서 세영은 무척 기분이 상했
다. 뭐야 이 사람은, 내가 무슨 돈받고 불려온 창녀라도 되는 줄 아나? 나더
러 어쩌란 거야! 생각같애선 "뭐에요, 당신! 원하는 게 있다메요! 그렇담 빨
랑 벗고 그걸 내밀든가, 아니면 관두고 꺼져버려요!" 라 윽박질러주고 싶었
지만, 상준의 말이 생각나 참았다. 그렇담 어떡하나, 어떻게 이 상황을 끝내
버려야 하나. 밖에선 쇼 프로인지, 요란한 댄스 음악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이윽고 세영은 마음을 다잡아먹고, 눈을 들어 진호의 사타구니를 향하며 말
해 버렸다.
"저기요, 그... 진호씨 아랫도리말예요."
"예?"
"언제나... 그런 상탠가요?"
다시 확인한 그의 바지 앞섶이 민망스러우리만치 부풀어 있기에 한 소리다.
"자, 이만하면 빌미 는 줬잖아. 인제 대강 그쪽에서 원하는 걸 말하고, 빨리
이 불쾌한 일을 끝내자구. 니가 날 어떤 여자로 보는 지는 모르겠지만, 다
웬수같은 우리 애인때문이지 나라고 좋아서 이러구 있는 건 아 니니까!"
"......그게, 저기... 사실은 요즘, 여자와 가까이 있기만 하면 이러네요.
...덕분에 난처한 경우가..."
진호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금새 울음이라도 터뜨릴 것 같아 보였다
. 그제서야 세영은 알았다. 이 사람은 불쾌해 하거나 하는 그런 게 아니었다
. 너무나 두렵고, 또한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죄스럽고, 미안해 어쩔 줄 모
르겠고... 그런 거였구나. 이 남자가 가엾다... 는 생각이 밀려왔다. 급작스
레 주체하기 힘들만큼의 연민이 밀려오는 것이었 다. "참 정에 약해 큰일이
야~" 이런 생각이 잠시 스치기는 했지만, 마침내 "그쪽에...... 누으세요."
긴장으로 뻣뻣이 굳은 자세로, 그는 시키는대로 했다.
"눈 감으세요... 절대루 눈을 뜨면 안돼요. 그리고,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돼요."
그가 눈을 감았고, 경직된 그 몸의 떨림이 손에 잡힐 듯 전해져왔다. 그녀가
누운 그의 곁에 앉 았다. 보기에 우스울만치 얼어있는 그를 보면서, 세영은
이제 모든 일의 주도권은 자신이 쥐고 있음을 알았다. 어쩌면 몰랐을뿐 처음
부터 그랬는 지 모른다. 이 남자는 두렵거나 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감싸
주고 보듬어 주어야 할 가련한 존 재다. 그렇다면, 서투른 손길이 그의 바지
혁대와 버클을 풀었다. 세영의 손이 닿자, 거세게 움찔하며 반응하는 남자의
몸.
"가만, 가만히...... 자, 허리를 조금만 들어 볼래요."
"......"
"옮지...... 난 손으로만 해 줄 거에요. 그건 알고 있죠?"
그녀는 자신이 무력한 환자를 치료해 주는 (하기야 상준이도 "치료"란 표현
을 썼었다, 그땐 별 웃기는 소리도 다 듣겠다고 생각했는데.) 간호사같단 생
각을 했다. 마음이 편해졌다. 버클을 제끼자 마자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 있
었다. 팬티를 끌어 내리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속옷을 제끼려는 동작이 여의
치 않자, 그가 도우려는 듯 비칠비칠 손을 뻗었지만, 세영은 그런 그의 손목
을 잡아 제 자리에 가만히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벗긴 아래옷을 무릎까지만
끌어내렸지만, 무릎 아래로 바지와 팬티를 내린 그 모습이 이상하게 너무 청
승맞고 불쌍해 보여서, 그녀는 아예 그것들을 발목 아래로 제껴 깨끗이 벗겨
버 렸다. 그녀의 손에 스치는 그의 허벅지와 정강이, 발목의 살결이 마치 여
자의 그것마냥 부드러웠 다.
"......!"
옷으로부터 해방된채, 잔뜩 발기해 꿈틀거리는 진호의 음경은 상당히 컸다.
진호의 몸집이 작아 서인지 상준의 그것보다도 훨씬 커 보였다. 그녀는 자신
도 모를 호기심에 그 물건을 요모조모 살 피며,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뻔
했다.
"저렇게 소년같이 귀여운 얼굴에, 아래는 이렇게 흉칙하고 거대한 것이 달려
있었다니!"
이윽고 무서우리만치 뜨겁고, 단단한 것이 세영의 손에 꼬옥 쥐어졌다. (상
준의 그것과는 다르 게) 곳곳에 불끈불끈 솟아있는 핏줄들이 무척 이채로왔
다. 그녀의 손 감촉에 반응했음인지 그 끝 귀두의 요도구에서 한줄기 맑은
이슬방울같은 것이 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그 미끌거리는
액체를 타고 돌자, 그의 몸이 바르르 떨리는 게 느껴졌다.
"가만있어 봐요."
그녀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핸드크림의 뚜껑을 열고 튜브를 짜 잔뜩 손에 바
른 후, 그 부드러움 이 골고루 스미도록 진호의 음경에 구석구석 문질렀다.
진호의 입에서 주체할 수 없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크림으로 범벅이 된
진호의 그것을 세영 의 손이 위아래로 마찰시키며 쓸었다. 진호의 음경뿐 아
니라 몸 전체가 바알갛게 달구어져 있었 다. 세영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솟았
다. 묘하게 외설스런 마찰음, 손 동작을 점차 빠르게 했다.
"저기, 저기요... 부, 부탁이... 우웃,"
"...뭔데요?"
"허억, 헉... 내 위로...... 내 가슴위에 앉아요. 거기서, 거기서 해 줘요
......"
들어주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그녀는 재빨리 다리를 벌리고 그의 가슴팍 위
에 올라타듯이 하 여, 그의 얼굴쪽으로 등을 돌린 채 손동작을 계속했다.
"......!"
그녀는 올라앉은 자신의 음부로, 세차게 박동하는 그의 심장 고동을 느낄 수
있었다. 뚜렷한 근 거없이 그녀는 이 자세가 그에게 더없이 낯익은, 다시 말
해 그의 옛날 애인과와의 관계에서 행해 졌을 자세 그것이라는 느낌을 받았
다. 상준에게서 진호의 옛 연애사건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녀는 너무나 청
승스런 얘기라며 웃었지 만, 이제 그녀는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분명
히 옛 기억 속의 그 여자를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의 거친 숨소리
로 볼 때 그건 분명했다. 터질듯한 그의 박동이 아래로부터 그녀의 음부로,
그 은밀한 문을 세차게 두드리 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음경을 팔이 아프도
록 비벼댔다. 그는 바야흐로 꼭대기까지 치닫고 있었 고 그녀는 그것을 그녀
의 성기 아래 심장고동으로 알 수 있었다. 모르는 사이에 그의 양손이 도 둑
처럼 올라와 그녀의 허리를 은근히 더듬고 있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일순 진호 의 음경이 부풀고, 핏줄까지가 부르르 떨릴 때, 그의 양손
이 불쑥 그녀의 젖가슴을 찾았다. 그리 고 그 두 손아귀가 그녀의 양쪽 유방
을 아프도록 틀어쥔 순간, 세찬 폭발.
".........!!!!!!!"
엄청난 분출이었다. 성난 듯 터져나온 그의 정액은 그녀의 머리 위 까마득한
곳까지 튀어 올랐 다. 여기저기 이곳저곳, 온통 그의 정액이었다. 바로 이런
걸 두고 "폭발"이라고 하는 건가 보다. 그녀는 여지껏 이렇게 격하고 풍부한
폭발을 본 적이 없었다. 진호는 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자는 상준의 만류를
극구 뿌리치고 멋적은 듯 혼자 집으로 가 버 렸다. 단둘이 남은 상준과 세영
은 또 분위기가 어색해 졌다.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어? 이거..."
"응?"
"잠깐만..."
상준이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칼에 붙은 무언가를 닦아내었다. 상준의 손
안에서 가는 실 모양 을 이루며 끈적이는 그것을 보자, 두 사람 다 그 액체
의 정체를 알았다.
"진호 녀석... 대단하네!"
아무 생각없이 뱉은 상준의 말에, 세영은 정말로 화가 나서 그의 가슴팍을
있는 힘껏 후려갈겨 버렸다. 그리고 뛰쳐나가려는 그녀를, 상준이 억센 힘으
로 잡아 꽈악 끌어안았다.
"정말로, 정말로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세영은 그대로 상준의 품 속에 파묻혔지만, 끌어안은 그의 손이 응근슬쩍 아
래로 내려오는 대엔 매몰차게 반응했다. 상준도 미안한 듯 그냥 그렇게 그녀
를 한참동안 끌어안고 있었지만, 그때 그녀를 사로잡고 있던 감정은, 상준의
생각과 달리 모멸감이 아니었다. 그녀의 분노는 사실 그녀자신만큼이나 진호
를 위한 것이었고, 그녀의 아랫도리는 도저히 상준의 손길을 허락할 수 없
을만치 부끄럽게 젖어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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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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