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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2:44 751회 0건
진이 2부 2

"이봐! 나쁜 놈아!"
언덕빼기에 주저앉아 회상에 잠긴 내게 느닷없이 욕찌거리가 들려왔다.
이장네 막내딸이었다.
여자애는 쫄랑쫄랑 어두운 길을 뛰어 올라와 내 옆에 앉았다.
"얻어 터지지 않았네? 멀쩡하다니..실망인데 .."
"내가 니 친구냐? 까불지 마!"
"쳇! 흠씬 두들겨 팰 것도 아니면 뭐하러 왔대? 그 쪼다들..."
"니가 부른거니?"
"쳇! 쳇! 쳇! 정말 실망이라니까. 그 병신들..."
"실망하지 마라. 너 건드리면 회칼로 포를 떠 준다더라."
"협박만 하고 갔어? 한 대도 안 맞았어!"
"너 자꾸 반말할래? 열살도 넘게 차이가 나는데 이자식이 까불어?"
"우린 만리장성을 쌓은 사이잖아. 봐 주라..."
"내가 언제 너랑 만리장성을 쌓아...이 자식이 누굴 죽이려고 이래?"
"아이! 인정해. 오빠...내 입에다가 했잖아."
"안했다니까? 니가 맘대로 한거지 내가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난 네 입에다가 하지도 않았다니까..."
"이 인간이 왜 이리 치사하게 나와? 왜 안해? 했잖아. 분명히 내 입에다 한거 내가 마셨단 말야."
"참내. 거짓말할게 따로 있지...넌 여고생이라는게 누구누구랑 했나 세는 게 자랑이냐? 그래. 했건 안 했건 그걸로 무얼 어쩌려고 그렇게 집요하냐?"
"나 오빠랑 사귀기로 결심했으니까..."
"너 미쳤냐?"
"나 지금 미칠 것 같애. 너무 기분이 좋아서...오빠 일찍 만나지 못한 게 한스러워. 좀더 일찍 만나서 이 멋있는 몸을 깨끗하게 바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 돼."
"난 너같은 걸레랑 놀 마음 절대로 없으니까 포기해라. 너한텐 모진 말이지만 어린 게 이놈 저놈 굴러먹던 너같은 애랑 노느니 차라리 창녀랑 사귈란다."
"그래서 저번에 그 늙은 창녀를 애인이라고 거짓말 하셨어? 흐흥.."
"그 여자 얼마나 멋있었는데...넌 죽어도 그런 멋진 여자가 되긴 틀렸어."
"그래. 어저께까진 걸레였는지 몰라도 오늘부턴 굿바이 안녕이다. 난 이제 변할거야. 그 바보같은 자식들이랑 다신 안 만날거야. 난 오늘부터 오빠한테만 일편단심이니까.."
"상대 못 하겠군. 혼자서 실컫 꿈꾸던지 알아서 하시고, 니네 아버지한테는 아무 말도 안 하는게 서로 신상에 좋을 거야. 까불면 너 하고 다닌 짓 전부 까발릴테니까.."
"내가 바보야! 나도 내 죽을 짓은 안 한다구요. 오빠 언제 만나줄래요?"
"내가 널 왜 만나?"
"아이 언제 하루 시간 좀 내요. 하루종일 빈둥거리는 주제에 바쁜 일도 없잔아."
"바쁘지 않아도 너 만날 일 없어."
"안 만나주면 나 아빠한테 다 말한다. 오빠가 나 억지로 끌고 가서 입에다 강간했다구..."
"얼씨구? 해 봐라. 난 너 조기 묘지 뒤에서 닦고 버린 휴지 줏어다 줄 테니까.."
"그걸로 뭐하게?"
"경찰에 가서 분석해 보면 다 나오는거 몰라? 먼젓번 그놈이야 읍내가면 쉽게 잡을테고...아마 난리가 나는 건 네쪽이 먼저일걸! 나야 이 동네 뜨면 그만이니까 시끄러워 봤자지만 너네집도 이사가야 할걸."
"그게 나온다구? 내가 누구랑 했는지가 휴지에서 나와? 거짓말!"
"바보. 유전자 감식이란거 몰라? 네 거기에서 묻은 물에서 단백질 분리해서 세포 핵의 유전자를 검출해서 네 유전자랑 비교해 보면 네껀지 나오잖아. 그리고 그 양아치가 네 속에 해 놓은 것도 당연히 휴지에 묻어 있을테니까 거기서도 마찬가지로 유전자 추출하면 누구랑 누가 붙어먹었는지는 자명하게 밝혀지는 거잖아."
"어머머. 그런 게 있었어? 뭐 휴지 내가 미리 줏어다가 불태우면 감쪽같을텐데...."
"그럴 줄 알고 내가 보관하고 있거든. 거기 가 봐라. 남은 거 있나?"
"흠..바보같이..그런 생각을 내가 왜 못 했지?"
"학교 가서 수업은 안 듣고 맨 어떤 놈을 만나서 씹 한번 줄까 하는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그렇지. 내일 학교 가거든 생물선생한테 물어봐라. 돌머리야."
"생물 선생 남잔데 그런 걸 어떻게 물어 봐? 창피하게..."
"와! 니가 창피한 것도 알아? 기특하네."
"자꾸 비꼬고 욕하면 나도 기분 나빠. 너무 그러지 마. 오빠! 그렇지 않아도 속상한데..."
"나 이만 간다. 내일 어떻게 물어볼 건지 잘 궁리해 봐."
"오빠! 그러지 말고 제발 한번만, 딱 한번만 데이트 하자. 응?"
"자식아. 너 만나주면 아예 코를 낄려고 머리 쓰는 거 모를 줄 알아? 내가 짱구냐? 너를 만나게.."
계집애가 한숨을 푸욱 쉬더니 무릎을 감싸안고 고개를 무릎에 박았다.
"그냥 한번만 만나줘요. 아무 생각하지 말고....나.....좀 있으면 만나고 싶어도 못 만나요."
"무슨 소리야?"
"흑....."
"너 우냐?"
"안..울어요. 흑...나 집에 있기 싫어...집 나갈 거예요. 마지막으로 오빠같은 사람이랑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또 머리 쓰는거야?"
"흑흑.. 아냐! 아녜요. 나 이젠 이런 생활도 넌더리가 나고, 오빠한테는 그러고 싶지 않아요."
"울지 마! 누가 보면 곤란하게 돼. 제발 울지말고 차근차근 얘기해 봐. 왜 집을 나가려는거야?"
"내가 왜 이렇게 된 지 알아요? 난 그 꼬마계집애가 미워요. 아빠도 밉고...오빠도 밉고..다 미워!"
"무슨 일인지 말이나 해 보라구.."
"나 그 계집애랑 아빠....봤어요."
"그게....정말이야?"
"아빠가 짐승처럼 보였어요. 그 창녀계집애는 손에 닭다리를 들고 있었어요. 아빠가 하고 있는데도 그 앤 그걸 뜯어먹고 있었어요. 아빠는 술에 취해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어요. 계집애가 닭을 다 먹자 아버지는 그 얘를 엎드리게 해 놓고 뒤에서 했어요. 아이는 너무 깊이 들어가서 아프다며 징징거렸지만 아빠는 막무가내로 애를 들어올리다시피 해서....동네 남자들이 그 꼬마랑 그런 짓을 하는 건 알았지만 설마 아빠가 그럴 줄은 몰랐었어요. 흑...흑..아프다고 우는 열살밖에 안된 꼬마의 엉덩이를 들고.....전 그날 밤에 읍내에서 누군지도 모르던 양아치에게 순결을 주어버렸어요. 아파서 울었어요! 그 꼬맹이는 그냥 징징 울었지만 전 엉엉 통곡을 했어요. 우리 아빠가 짐승같은 사람이었다니...전 그날 이후로 날라리가 됐구요. 아이들이 절 보며 수군거리고 길거리에서 양아치들이 음흉하게 놀려대도, 전 그날 아빠 생각만 하면...나도 모르게 누군가 낯선 남자와 같이 있게 되는 거예요. 흑..."
설마! 이 여자애는 자신은 모르지만 자기 아빠가 진이를 강탈하는 것을 보며 젖어들었던 것인가! 그 죄책감 때문에 양아치에게 첫 순결을 버리는 것으로 속죄를 하려 했고, 그 이후로 제 아버지의 아래에서 헐떡대던 여자아이를 자신이라고 착각하게 된 것은 아닐까?
자신의 기억속에 아버지에게 당하던 진이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다른 남자를 만나 섹스를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이 여자애는 자신의 아버지와 섹스를 하고 싶은 것이란 생각이 섬칫하게 머리에 떠올랐다.
잠시 후 울음소리가 잦아들면서 계집애가 코를 훌쩍거리더니 코맹맹이 소리를 냈다.
"한번만 만나주면 돼요. 다신 볼 일도 없을테니까...."
가출하지 말라는 뻔한 소리는 할 수 없었다.
가출하지 말라는 건 결국 제 아버지와 근친상간을 하라는 소리와 같아 보였으니까...
"알았어. 한번뿐이다. 언제 만날까?"
"빠를수록 좋아요. 내일 토요일이니까 읍내로 나오세요."
"읍내는 사람들 눈도 있어서 좀 그렇고, 멀리 갈까?"
"좋아요."
읍내에 있는 여자애의 학교가 끝나는 대로 집과는 반대방향 쪽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진이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대전게임을 제안하자 싱긋 웃으며 까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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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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