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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2:43 515회 0건
나만의 천사 3부

밤나무의 전설 (上)

"도대체 보물이란 무얼 말하는걸까...."
현이는 두 번째 사정 이후로는 보물에 대한 생각만 머리에 가득했다.
헤라와 현이를 매개하는 그 5가지 보물은 도대체 무엇인지...

한편, 현이네 반에 송이라고 꽃을 아주 좋아하는 소녀가 있었다.
그 애는 길을 가다가 예쁜 꽃만 보면 길 가던 것을 멈추고 꽃과 놀기에 바빴다.
꽃향기를 맡기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고....
얼마나 꽃을 좋아하냐면, 꽃 앞에서 적어도 30분은 쪼그려 있을 정도...
또, 옛날에 꽃에 있는 꿀을 먹으려다 벌에 쏘인 적이 있을 정도다.
송이의 공책, 교과서 등 가지고 있는 책에는 전부 꽃잎 책갈피가 끼워져 있다.
보통 책갈피로 많이 쓰는 클로버 잎뿐만 아니라 갖가지 종류의 잎들을 가지고 있다.
집에서도 꽃 화분에다 물 주기를 좋아하고 정성껏 꽃을 키운다.
송이 집에 있는 화분을 보면 꽃집 하나는 차려도 될 정도다. 전부 송이가 모아서 기르는 꽃들이다.
그만큼 꽃을 좋아해서 나중에 꽃집을 차릴 꿈을 지니고 있다.
...꽃을 좋아하는 소녀라... 과연 외모는 어떠할까???
물론 꽃을 좋아하는 소녀답게 외모 또한 꽃처럼 아름답다.
머리를 포니테일로 해서 뒤로 묶었고 키는 150cm 정도. 몸매 또한 빼빼 마르지도 뚱뚱하지도 않은 적당한 몸매이다.
현이네 반 남학생들한테서 인기를 끄는 소녀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송이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매일 이용하던 길이 오늘은 도로 공사를 한다고 해서 송이는 다른 길로 빙 돌아서 집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빙 돌아가는 길은 지름길과는 달리 한적했다.
길이 탁 트였으면서도 사람의 왕래가 적은 그런 곳이었다.
송이가 콧노래를 부르면서 길을 가던 중이었다.
처음 보는 이상한 나무가 길 옆에 떡 서있었다.
한창 꽃을 피우는 시기라서 그런지 노란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아.. 오늘은 저 나무랑 놀아야지."
송이는 나무쪽으로 다가가서 꽃을 살펴보았다.
꼭 개나리같이 생긴 그 꽃은 노랗고 길쭉하게 생겨서 별로 예쁜 꽃은 아니었다.
그러나 송이에겐 그 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음... 이건 밤나무인가 보네... 근데 밤나무는 별로 접해 본 적이 없어서 신기해.. 다음에 밤이 열리면 따러 와야지..."
송이는 밤을 가득 따 가지고 올 생각을 하면서 빙긋이 웃었다.
"이 꽃은 어떤 향기가 나지?"
그러면서 코를 살며시 꽃에 가까이 대 보았다.
꽃향기는 송이가 이때까지 맡았던 다른 꽃향기와 왠지 달랐다.
"아아.. 이상하네... 꽃향기가 그리 향긋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냄새같아.. "
송이는 노란 꽃 하나를 꺾어서 교복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야~ 좋은 아침!!"
"안녕 현이야?"
오늘도 현이네 반은 활기차게 시작되는 것 같다..
"요즘 현이한테 고민거리가 많은 것 같은데 이 형님이 해결해 줄까?"
"아니...뭐... 고민거리는 무슨...."
"야... 니 얼굴에 고민이 있다고 다 쓰여 있는데.."
"그래...? 아마도 공부가 잘 안 된다거나 뭐 그런 거겠지..."
현이 친구 중에 한 명이 교실을 둘러보더니 갑자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상하다... 오늘은 왠지 우리 반이 허전한 것 같아..."
"왜?"
"모르겠는데... 누가 안 온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오늘따라 썰렁하다고."
이 때 우리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떠들던 애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 앉기에 바빴다.
"자, 출석을 불러야겠는데 송이가 오늘 아파서 결석한다고 부모님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예?!"
애들이 모두 놀랐다. 특히 남학생들...
"반이 왜 썰렁한가 했더니 우리 반 최고의 이쁜이들 중 한 명인 송이가 결석해서 그렇구나.. 그런데 뭐 때문에 아픈 거지? 요즘이 감기 걸리는 때도 아니고..."

현이네 반 애들은 송이네 집으로 병문안을 가기로 했다.
송이한테 병문안 하는 사람들 중에는 남학생들이 많았다. 그 중에 현이도 끼어있었고...
많은 아이들이 송이네 집으로 제각기 꽃이랑 먹을 것 등을 가지고 왔다.
초인종을 누르자 안에서 소리가 났다.
"누구세요?"
"우리는 송이네 친구들이에요. 아프다길래 병문안 왔는데..."
문이 열리면서 송이네 어머니가 머리를 내밀었다.
"아...너희들이구나.. 미안하다... 송이하고는 만날 수 없단다..."
"네? 왜요?"
"아... 그건 말이지... 하여튼 병이 좀 심한 거라서 너희들도 옮을까 봐 그러는거란다.."
송이 어머니는 왠지 떨고 있었고 안색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 어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죠"
"그.. 그래... 오늘은 그냥 돌아가거라..."
아이들이 실망하는 표정을 지으며 일제히 돌아갔다.

"도대체 무슨 병이길래 못 들어가게 한걸까?"
"혹시 피부병인가?"
"그러게 말야. 글구 병이 심하다는데 병원에 안 데려간 것도 이상하구..."
송이 집에서 돌아오는 중 현이와 그의 친구 우진은 미심쩍어했다.
"뭐 때문에 그랬을까..."
"현이야. 우리 몰래 창문으로 송이가 어떻게 있는지 한 번 볼까?"
"에..?"
"그냥 무슨 병 때문에 그러는지 한 번 볼려구."
"좋아..."
현이와 우진이는 다시 송이네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송이네 집에 도착한 순간이었다.
"앗, 송이 엄마가 나온다!"
송이 어머니가 막 대문을 나서고 있었다.
"좋아, 문을 안 잠그고 가시는 것 같으니깐, 우리가 그냥 살짝 들어가는거야."
"꼭 도둑질 하는 것 같다..."
"괜찮아. 도둑질은 아니잖아. 그리고 우리가 들어가는 건 그냥 송이가 잘 있냐 그걸 확인하려는 거지. 그래야 우리 속이 편해질 거 아냐?"
"좋은 생각이야!"
현이 일행은 송이네 집으로 살짝 들어갔다.

"대문은 열렸지만 집으로 들어가는 문은 잠긴 것 같은데..."
우진이 현관문을 열려고 했으나 열리지 않았다.
"야! 송이가 자고 있어서 문을 잠궜을 수도 있잖아!"
"맞아. 아프니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게 하려고..."
현이 일행은 집 뒤뜰로 갔다.
집 뒤쪽 창문에 송이네 방 창문이 있어서 그들은 그곳으로 송이를 보기로 했다.
"이런, 좀 높은데... 현이 니가 나 좀 목마태워라."
"알았어. 니가 보고 나서는 곧바로 내 차례다!!"
우진은 현이 어깨 위로 올라탄 뒤 창문 안쪽을 관찰했다.
우진이 창문 안으로 방을 쳐다본 순간이었다.
"으악!"
"왜그래?!"
우진은 갑자기 놀라서 현이에게서 내려왔다.
"나... 보면 안 될 것을 봤나 봐..."
"도대체 뭐 때문에 그래?"
"너도 곧 보면 알게 될거야... 근데 빨리 보고 나가자... "
현이는 우진의 위로 올라타서 창문을 관찰했다.
순간 현이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방 안에는 송이가 있었다.
그런데 평소에 현이 일행이 봐왔던 송이가 아닌 듯 했다.
송이는 옷을 입지 않은 알몸으로 침대 옆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왼손으로 유방을 잡고 오른손으로 보지를 만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심하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송이는 왠지 괴로워하는 표정이었다.
입에서는 뭔가 외쳐대고 있었지만 현이 일행에게 잘 들릴 리가 없었다.
"세상에....!!"
"여기서 본 일은 모두에게 비밀이다. 알았지?"
"나도... 못 볼걸 봤나 봐. 어서 여기서 나가자!!"
그렇게 현이가 창문에서 눈을 때려는 순간이었다.
송이가 창문쪽을 갑자기 쳐다본 것이었다.
"아악!!"
현이는 깜짝 놀랐다. 송이와 현이의 눈이 서로 마주친 것이었다.
"왜그래?!"
"큰일났어... 송이랑 눈이 마주쳤어!!"
"이런!!"
현이와 우진은 당황한 나머지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현이를 쳐다보면서도 송이의 양손은 멈출 줄 몰랐다.
그 때 송이가 현이에게 뭐라고 외쳐대는 것 같았다.
창문을 열라고 하는 것 같았다.
현이는 당황한 상황에서도 창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현이야! 도와줘!!"
현이와 우진은 방 안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놀랐다.
"송이 너, 아프다면서? 근데 지금 옷벗고 뭐하는거야?!"
"모르겠어. 나, 어젯밤부터 계속 이렇게... 잠도 못자고 계속 이런 상태야!!"
송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송이야. 거기서 움직일 수 없니?"
"아흐흑.. 나... 여기서 한발짝도 갈 수가 없어..!! "
"조금만 기다려! 내가 도와줄테니...!"
현이는 창문을 통해 방으로 들어갔다.
"우진이 너는 현관문으로 들어와! 내가 열테니!!"
우진이도 집으로 들어왔다.
"아앙... 너희들... 쳐다보지 말아줘... 쳐다보지 말아줘!!!!!!"
송이는 양손을 계속 움직이면서 울부짖었다.
"병이란게... 이런거였어?"
"으흐흑... 그래... 나 좀 도와줘... 어제 밤나무 꽃향기를 맡고 나서부터 계속 이래!!"
"밤나무 꽃향기라고?!"
"..하아악...!!어제 집에 오는 길에 밤나무가 있길래 꽃을 따가지고 왔는데 그게...아아!!"
현이는 송이의 책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상한 노란 꽃이 책상 위에 놓여져 있었다.
"이 꽃이 병의 원인이라고?"
"믿을 수 없어!!"
현이와 우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보다 송이를 도와줘야 돼. 어서 옷부터 입히자!!"
"안돼... 우리 엄마도 하려고 했는데 안 되던걸..!!"
"뭐?!"
현이가 송이의 왼팔을 잡고 유방에서 손을 떼어내게 하려고 잡아당겼다.
"끄윽...!!"
아무리 힘을 써도 송이의 손은 유방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말도 안돼! 그럼 내가 오른손을 떼어내볼게!!"
우진이 송이의 오른팔을 잡고 보지에서 손을 떼어내게 하려고 했으나 역시 소용없었다.
"이익...!! 왜 안 빠지는거야?!"
"무슨 이상한 기운이 송이의 몸을 지배하는게 틀림없어!!"
"이래가지고 옷도 입힐 수 없잖아!!"
"으아앙~~~~~ 얘들아 도와줘!!!"
현이 일행은 난처해했고 송이는 도와달라고 계속 울부짖으며 양손으로 자위행위를 계속했다.
현이는 책상 위에 있는 밤나무 꽃의 향기를 맡아보았다.
"...응? 이 향기는 어디서 많이 맡은 듯 한...!!"
현이는 순간 뭔가가 생각나서 송이에게 말했다.
"미안해 송이야... 일단 이 꽃은 내가 가지고 가 볼게. 병을 고치는 방법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여기서 본 건 모두에게 비밀로 할게. 맹세한다."
"..흐흑...고마워 얘들아... 아무한테도 알리지 마..."
현이 일행은 자신들이 온 흔적이 남지 않도록 정리를 한 뒤 재빨리 집에서 나왔다.

"여기가 밤나무 나무가 있는 곳이군..."
"송이가 이 나무에서 꽃을 땄다고..?"
현이 일행은 어제 송이가 지나갔던 그 길로 가서 밤나무를 관찰했다.
"그런데 왜 꽃향기를 맡아서 그렇게 되었지?"
"아마도 내 생각에 이건 여자들을 끄는 향기가 있는 꽃인 것 같아..."
우진은 꽃향기를 맡아보았다.
"어... 이건 꼭 남자의 정액 냄새같아!!"
"뭐? 설마했는데 그런...!!"
"하지만 모든 밤나무가 그런 병을 유발하는건 아닐텐데 어떻게 된거지???"
현이 일행이 밤나무 앞에서 얘기를 하고 있을 때 한 할아버지가 현이 일행에게 다가왔다.
"이 나무가 뭐 이상하냐?"
"아뇨... 그냥..."
"하긴 남자들한테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옛날부터 이 나무는 여자들에게 저주받은 나무로 불렸지.."
"네?!"
"그러니깐 이 나무는 심은 지 10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도 꽃을 화사하게 피우지.. 그리고 이 나무에서 열리는 밤은 그 맛이 각별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거든. 하지만 그 꽃이 문제라구.."
"할아버지, 이 나무에 얽힌 어떤 이야기라도???"
"난 어렸을 때부터 계속 이 마을에 살았지. 그런데 어느 날, 꽃을 좋아하는 한 아가씨가 여기서 꽃을 따갔다가 변을 당하는 일이 생겼어.."
"무슨 변을 당했는데요??"
"음.. 이런 얘기를 니들한테 해도 될련지 모르겠다만... 그 아가씨는 순식간에 음탕한 여자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마을의 남자들을 무차별 유혹해서 여러 차례 성관계를 맺었지.. 결국 마을 이장에게 들통이 나서 간통죄로 맞아 죽고 말았다..."
"세상에...!!"
"그 일이 있은 게 내가 열 살때인가 그렇군... 그 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한다... 아마 나무가 심어졌을 때부터 그런 듯 해.."
"그런데 왜 이 나무를 안 없앴지요?"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어느 건설회사에서 이 나무 자리에 건물을 짓기 위해 나무를 베려고 했어. 마을 사람들도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는데.. 나무를 톱으로 베어내려고 하자 글쎄 톱날이 부러지면서 나무에 피가 나는 것이 아냐?!"
"우와... 꼭 "이야기 속으로"에 나오는 귀신얘기같아!!"
"...그 나무를 베려고 했던 인부는 다음 날 갑자기 병에 걸려 죽고 말았다.. 그런데 그가 걸린 병이 다름아닌 매독이라는거야.."
"매독은 옛날에는 불치병이었지만 요즘은 쉽게 고칠 수 있잖아요? 30년 전에도 치료기술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그 양반의 병세는 보통 매독과는 달리 아주 무서운 속도로 악화가 되었다고 그래. 그래서 치료할 틈도 없이 죽었다고 그러더군..."
"....!!"
"인부의 사망 소식을 들은 건설회사 사장은 코웃음을 치면서 중장비를 동원해서라도 나무를 뽑아내겠다고 했지. 그래서 얼마 후 포크레인과 불도저를 동원해서 나무를 뽑게 되었어.."
"그렇게 했는데도 나무를 못 뽑았단 말인가요?"
"그래... 포크레인이 나무 밑둥을 건드린 순간 갑자기 포크레인이 고장나 버린 거야. 화가 난 사장은 직접 불도저로 나무 주위의 땅을 파서 나무를 뽑으려 했어. 그 순간 불도저 역시 고장이 나서 서버렸지. 사장이 어처구니없어 하는 그 순간...!!"
현이 일행은 긴장된 상태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경청하기에 바빴다.
"한 여자가 여러 사람들 속에서 갑자기 뛰쳐나오더니 옷을 전부 벗어던지고는 사장에게 달려들었어. 그 여자도 공사를 하기 며칠 전부터 밤꽃에 의해 병에 걸린 상태였거든. 갑자기 아리따운 여인이 옷을 벗고 자신에게 달려드니 사장은 여러 사람 앞이라는 것도 잊고 그녀와 섹스를 하기 시작했어. 여러 마을 사람들이 놀라면서 달려들어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 했지만 어찌된게 장정 20명이 잡아당겨도 여자는 떨어지지 않았어. 결국 두 사람 모두 일주일동안 계속 그 장소에서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으면서 섹스를 하다가 결국은 둘 다 모두 죽고 말았다..."
"그, 그럴 수가...!!"
이야기를 들은 현이 일행은 충격을 받았다.
"저기, 그러면 이 꽃향기를 맡은 사람에게 치료약은 없나요?"
"치료약? 후후후... 치료약이라... 그런 게 있었다면 아까 전에 말했던 것과 같은 기현상은 일어나지도 않았겠지... 나도 잘 모른단다...(아버지 저는 누구에요? ==> 나도 잘 몰러~~~ ^^;)"
"할아버지, 사실 우리 반에 있는..."
"야, 현이야! 모두에게 비밀로 하자고 했잖아!!"
우진이 현이의 입을 막았다.
"아, 미안해요. 그냥 이 나무가 신기해 보여서...헤헤헤"

집에 가지고 온 밤꽃에서는 아직도 향기가 나고 있었다.
여기는 현이의 방. 이 밤꽃의 정체를 알아내야 하는데...
"헤라한테 한 번 물어볼까? 어쩌면 이게 보물 중 하나일 수도..."
현이는 의자에 앉아 자지를 꺼내 서서히 문질렀다.
"어서 나와줘, 헤라..."
방 안에 빛이 가득하더니 헤라가 큰 날개를 자랑하면서 나타났다.
그런데 오늘은 혼자가 아닌 듯 했다. 옆에 다른 누군가가 또 나타났으니 말이다.
"안녕 현이야?"
헤라가 인사를 하는 동시에 등에 있는 날개가 사라졌다.
"안녕, 헤라. 그런데 옆에 있는 여자는 누구지요?"
헤라 옆에 있는 여자 역시 천사인 듯 했다.
그런데 헤라보다 애띤 모습이었다. 현이 또래의 여자아이정도 되어 보였는데, 키도 현이와 비슷하고 하얀 피부를 지녔다.
웨딩드레스같은 하얀 천으로 된 날개옷을 입고 있었고 노랑머리에 얼굴도 예뻤다. 청순가련형이라고나 할까..
그러고보니 그녀는 왠지 현이랑 닮은 것 같았다.
"안녕? 내가 바로 정수호천사 프시케야. 헤라의 언니지. 헤라보다 소개가 늦었지만 잘 부탁한다. 호호호!!"
"음... 근데 왜 동생이 언니보다 성숙했지요??? 이상해..."
"그건 천사니까 그렇겠구나 이렇게 생각하렴. 그리고 내 모습은 네가 여자로 태어났을 경우의 모습이란다. 현이가 남자로 태어났기 때문에 이 모습을 지니고 있는데, 만약 현이가 여자일 경우에는 내가 지금 너의 모습을 하게 되는거지. 이해가 되니?"
"저기... 보물 찾는거 말인데... 그냥 단서도 없이 찾으려니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도와주시면 안될까 싶어서.."
"아하?! 그건 걱정하지 마. 내가 이렇게 보물의 정보가 적힌 책을 천상에서 가져왔으니 말야."
프시케가 붉은 색 표지의 책을 꺼냈다.
"고맙습니다 프시케!! 이제 보물을 찾을 수 있겠네요!!"
"내가 이 책 가져오느라고 얼마나 애썼는지 아니? 헤라의 부탁으로 가져온거니깐 헤라에게도 고맙다고 그래."
프시케는 책을 펼쳤다. 첫 장을 넘기자 이렇게 쓰여 있었다.

"정액 냄새와 같은 향기를 지닌 꽃... 먼저 이것을 찾아라.. 이것이 있다면 사랑을 끌어들이게 된다..."

그 대목을 프시케가 읽어주자 현이는 놀랐다.
"설마... 그 밤꽃이...!!"
"아니 왜그러니?"
"그 꽃이 어디 있는지는 벌써 찾았어요!!"
현이는 노란 밤꽃을 프시케와 헤라에게 보여주었다.
프시케가 향기를 맡아보았다.
"맞아.. 여기서도 정액 냄새가 나... 용케 잘 찾았구나. 축하해."
프시케가 미소짓자 현이가 얼굴을 찌푸렸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녜요! 이 꽃 때문에 우리 반 애한테 큰 일이 닥쳤다구요!!"
"뭐?"
현이는 송이가 처했던 상황을 그대로 프시케에게 말했다. 더불어 할아버지에게 들은 밤나무의 전설 이야기도...
"그렇군... 이제 확실해졌어.."
"예?"
"밤나무 꽃이라고 무조건 다 보물이 아니거든. 뭔가 나무에 신비한 마력이 숨겨져 있어야 보물로서의 가치가 있지. 송이를 치료하는 것과, 나무의 마력을 지배하는 것 이 두가지 일을 해야겠는걸."
"현이야, 우리랑 같이 송이네 집으로 가게 해 줄래?"

캄캄한 밤중이었다..
"이 밤중에도 송이는 지금 잠을 못 자서 괴로워하고 있어요... 그 애를 구해주세요.."
"걱정하지마,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렴."
헤라와 프시케가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현이는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얘, 송이야. 제발 원래대로 돌아와 줘, 흐흐흑..."
"엄마... 멈출 수가 없어.. 아아앙..."
송이가 아직도 알몸으로 자위행위를 계속 하고 있었고 송이 어머니가 그 옆에서 흐느끼고 있었다.
"저 애가 송이로구나..."
"언니, 저게 뭐지요?"
송이한테 어떤 정령이 붙어있는 것이었다. 그 정령은 송이의 몸 위에 올라타서 송이에게 쾌감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이봐, 당장 그만 둬!"
"아니, 너희들은 누구냐?"
정령이 두 천사에게 말했다.
"우리는 아까 전 낮에 이 집에 와서 여기 소녀를 도와주려고 들어온 소년의 수호천사들이다! 꽃을 사랑하는 순수한 소녀를 음탕한 여자로 만들려고 하다니 너를 용서않겠다!"
"훗, 아까 전 집에 들어와서 이 년의 팔을 잡아당겼던 그 예쁘장한 녀석 말이냐?"
"너희들은 전에도 여러 사람들을 괴롭혔다. 밤나무의 신성한 능력을 그런 데에다 사용하다니!!"
"우리는 밤나무가 혹시라도 베어질 것을 염려해 사람들에게 경고를 해 주려고 여자가 향기를 맡으면 색녀가 되도록 했다. 밤나무가 베어지면 우리도 살 수가 없다구!!"
"닥쳐라!!"
프시케가 정령에게 달려들었다.
정령은 송이에게서 몸을 떼고 뒤로 물러섰다.
"어디 해보시겠다 이건가?"
정령은 자신의 팔을 길다란 줄기로 변화시켰다.
"받아라!"
길다란 줄기가 프시케에게 날아왔다.
"에잇!"
프시케가 재빨리 줄기를 잡더니 그대로 정령을 던져버렸다.
"으아악!!"
정령은 벽을 통과해서 집 밖으로 내던져졌다.
"빌어먹을... 줄기 채찍을 잡다니... 하지만 이건 어떠냐!!"
정령이 이번에는 땅 속으로 숨었다.
"어디로 갔지?"
그 때 땅에서 뿌리들이 솟아올랐다.
"꺄아아!!"
두 천사는 날개로 공중으로 날아올랐으나 발목이 뿌리에 붙잡히고 말았다.
"아아악!!"
"후후후 어떠냐! 밤나무의 하급 정령이라고 얕보지 마라!!"
"제길..!!"
두 천사는 땅속으로 빨려들어가면서 괴로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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