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7부
정일과의 함께 했던 그밤 이후 청미는 주위에서 "무슨 좋은일 있느냐"는 소리를 자주
들어야 했다..
그만큼 그녀의 얼굴은 몰라보게 밝아져 있었다...
오늘 아침도 청미는 일찍일어나 꽃 도매시장에 들른후 가게문을 열었다..
청미는 아홉시에 시작하는 라디오 프로를 즐겨들었다..
그시각에는 청미자신이 즐겨듣던 잔잔한 팝이 흘러나오는 시간이었고 꽃향기 가득한
가게안에서 원두커피 한잔을 놓고 잔잔히 흐르는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한없이 마음이
편안해지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여진행자의 목소리와 함께 "the rose"란 곡이
흘러나왔다..
청미는 원두커피를 입에 가져가며 살며시 눈을 감았다...
이내 환하게 웃고있는 얼굴하나....정일이었다..
어제도 청미는 정일을 만났다...
가게문을 닫을 무렵 찾아온 정일은 가게정리를 도운후 자신을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
집으로 향하는길 짧은 데이트였지만 청미는 행복했다...
자신을 집까지 배웅한 후 그가 돌아섰을때 청미는 처음으로 아쉬움을 느껴야했다..
방으로 돌아온 그녀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정일이 존재했다..
그리곤 어느샌가 그에게 메일을 보내고 있었다...
"딸랑~"
청미는 음악과 커피향 속에서 정일을 생각하다 종소리에 가게문을 쳐다본다...
"쨍그랑~"
순간 청미는 들고있던 커피잔을 손에서 놓쳤고 잔은 바닥에 부딪혀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오랜만이군..."
"......"
"가게 좋은데~~~~"
"여긴 어쩐일이죠??"
"왜...내가 찾으면 안될곳인가??"
"........"
"이런 이런....그래도 2년남짓 살을 섞은 사이인데 앉으란 소리도 안하는건가??"
청미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유혁으로 인해 현기증이 일었다..
그렇게 잊고싶어했고 이제 조금씩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는듯 싶었는데 그가 자신의 눈
앞에 다시금 나타난 것이었다...
어느새 유혁은 자신의 앞 의자에 앉아있었다...
"좋아 보이는군..."
"여긴 왜 찾아온거죠??"
"섭섭하군...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남편한테...."
"누가 남편이란거죠??....당신과 난 이제 남이에요..."
"그래..그렇지...이혼했으니 우린 이제 남이지...그래 맞아.."
청미는 다리가 저렸다...금방이라도 땅바닥에 주저앉을 만큼 온몸에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질 않았다...
"차도 한잔 안줄건가??...그래도 찾아온 손님인데..."
"나가줘요....당신께 대접할 차따윈 없어요..."
"이런...그렇게 두려워하지 말라고...그냥 지나던 길에 잠시 들른거야...잡아먹지 않
을테니 앉아...앉아서 이야기하지.."
말을 마친 유혁은 청미의 손을 잡아끌어 의자에 앉혔다..
"악~~~~"
그로인해 청미는 주저 앉듯 의자에 앉으며 단비명을 내뱉었다..
"아..이거야 원...왜 이렇게 날 겁내지??"
"제발...나가줘요..."
청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나 유혁은 징그러운 웃음을 지으며 청미의 말을
흘려들은채 점퍼에서 담배 한개피를 커내 불을 붙였다..
"후~~~~~~"
유혁이 내뱉은 담배연기가 청미의 얼굴에 와닿는다..
순간, 청미는 고개를 돌린다....
"너하고 이혼한후 모든걸 잃었지...집도 직장도 그리고 너도 말이야..."
"......"
"생전 처음 구치소란곳도 가보았지...그곳엔 별의별 인간들이 참 많더군..나같이 회사
돈 몇푼 써버린 놈음 아예 범죄자 축에도 끼지 못하겠더군...암튼 집까지 날려가며 그
곳을 나오니 아무것도 할게 없더란 말이야....참...어머니..돌아가신것 알고 있나
.???"
유혁의 이야기에 청미는 유혁을 바라본다..
"나 구치소에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가셨지..아들이 살아있는데도
어머님 뼛가루를 친척들이 뿌리고 말았지.."
"제발...그만 나가줘요...."
"그래...2년전 그때도 넌 갇혀있는 나에게 변호사를 통해 이혼을 요구했었지...그래..
그땐 나도 귀한집딸 너무나 고생시켰단 생각에 순순히 도장을 찍어주었었지...그런데
말이야...어머니가 그렇게 돌아가시고 나니 내게 남은건 독기 뿐이더라고..자연히 그
독기는 한 여자를 향하게 되었고 말이야..."
순간...청미의 몸은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래..생각대로 잘살고 있군...그런데 좀 불공평하잖아??..난 이렇게 바닥인생으로
접어들었는데 넌 고고하게 꽃향기 맡으며 살아간다는거....이거 좀 불공평해 보이는군
..."
"나...나가요...안나가면 경찰을 부르겠어요....!"
"호~~~~경찰이라..."
순간...유혁의 손이 청미의 턱을 잡아챈다...그리곤 그녀의 얼굴을 유혁의 얼굴가까이
끌어당긴다...청미는 너무도 놀라 그만 질끈 눈을 감아버린다..그런 그녀의 귀로 그
의 말이 다시금 들려왔다..."
"잘들어~~~넌 내꺼야...이 장유혁 꺼라고...나에게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제부터 보여주겠어...내가 어떤놈인지..내가 무엇때문에 무엇을 바라고 너에게
나타났다고 생각하나...돈??...물론 그것도 이유중 하나일수 있지 하지만 그보다 감옥
에 있는동안 네 몸이 그립더라고...그리고 나한텐 너밖에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지...
넌 내꺼야..흐흐흐흐"
청미는 온몸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온몸의 세포가 모두 일어서는듯한 느낌이 들었고 정신은 아득해
지기만 했다...청미는 간신히 기운을 다잡아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크기로 절
규하듯 소리쳤다..
"나가!....나가!~~~~~~"
"그래..그래...오늘은 이만 가지...하지만 내일 모레 다시오지..잘들어..행여나 경찰
에 신고라도 했다간 넌 앞으로 밤에 두다리 뻗고 잠자기 힘들거야...모레까지 천만원
준비해 두라고.."
유혁은 의자에서 일어서서 천천히 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문을 나서기전 유혁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참...넌 여전히 아름답군...원한다면 지금이라도 까무러칠듯한 절정을 맛보여줄수도
있는데 말이야..."
유혁은 말을하며 한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움켜잡곤 청미를 바라본다...청미는 순간 몸
을 웅크리며 소리친다...
"나가!"
"흐흐흐...오늘은 싫은건가??...그럼 모래보자고...명심해 모래까지 천만원이야...."
"딸랑"
종소리와 함께 유혁은 가게에서 사라졌다..
청미는 그가 나간 후에도 한참동안을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몸을 떨어야만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한참후...그녀는 의자밑 깨진 커피잔을 바라본다...그와 동시에 그
녀의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동안 그녀의 가게 안에선 두려움과 서러움에 찬 울음소리가 계속됐다...
정일은 몇일동안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몇일전 정일은 일을 마치고 청미의 가게를 찾았다..그러나 가게의 문은 잠겨있었다..
"임시휴업"
휴업을 알리는글이 가게유리창에 붙어있었다..
정일은 그녀에게 전화했다...그러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정일은 고심끝에 조심스레 그녀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들려오는 나이든 남성의 목소리...그녀의 아버지인듯 싶었다..정일은 조심스레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몇십번을 그녀에게 전화를 하고 음성을 남겼지만 그녀에겐 연락이 없었다...
지금도 정일은 그녀에게 음성을 남긴뒤 컴퓨터로 그녀에게 메일을 보냈다...
정일은 답답했다...
아파트 베란다로 나가 정일은 담배를 한개피 입에문다..
그리곤 답답함을 날려보내려는듯 불을 붙인 담배를 크게 들이쉬고 연기를 하늘로 날려
보낸다...
어둠....
청미는 몇일동안 방안에 틀어박힌채 침대위에서 꼼짝못하고 앉아있었다...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런 그녀가 염려스러워 수시로 그녀의 방을 찾았지만 그녀
는 유혁의 이야기를 부모님께 말할 수 없었다...다시금 그녀로인해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기 싫었다.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금 가게로 나갈 용기도 없었다..
지금으로선 이렇게 그를 피하는 일만이 최선인것만 같았다..
청미는 너무나 두려웠다..그 두려움만큼 누구에겐가 기대고 싶어졌다...그 순간 너무
나 정일이 보고싶었다...
청미는 문뜩 침대맡 핸드폰에 손을 가져간다...
음성메세지가 엄청나게 많이 전송돼 있었다..
청미는 버튼을 눌러 음성메세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나..정일이야...오늘 가게갔었는데 임시휴업이더라..무슨일 있는거니??...아니면 어
디 아픈거니??....전화연락도 되질않아 조금 많이 걱정된다...메세지 받으면 연락해줄
래??..기다릴게.."
"하루가 지나도록 너에게서 연락이 오질않는구나...답답하다..내가 모르게 너에게서
무슨일이 일어난것 같아 온종일 너의 가게..너의 집앞을 서성였다..굳게 닫혀진 너의
집 문을 바라보며 한숨만 짓고 돌아선다...연락 기다릴게..."
"청미야...도대체 무슨일이 있는거니...제발 연락할수 있는 상태라면 내게 잘있다는
연락만이라도 보내주지 않으렴??...기다릴게..새벽에라도 연락해줘...제발..."
메세지는 전부 정일의 목소리였다...
청미는 정일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이 흘렸다...
그리곤 이내 전화벨을 눌르기 시작했다..
"여..여보세요??"
"나야...청미.."
"청미야...청미야...거기어디야??"
"으응...집..."
"어디 아픈거야??...아님 무슨일 있는거야??"
"으응..몸살이 좀 심하게 걸려서..."
"많이 아픈거야??.....병원엔 가봤어??"
"응...약먹었어...이젠 괜찮아.."
"다행이다...많이 걱정했었어..."
"미안해...내가 너무 늦게 연락했지??"
"미안하긴....어쨋든 괜찮아 졌다고 하니 다행이다.."
"고마워...."
"고맙긴...난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걸...밥은 먹었어??"
"응"
"몸살엔 잘먹고 푹쉬어야 해...먹기싫어도 많이 먹고..."
"응..."
청미는 자신을 염려하는 정일의 목소리에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청미야...지금 울어??"
"아...아니..울긴....목소리가 조금 잠겨서 그런가봐..."
"그래...그렇구나..."
"나..조금 피곤하네....자고 일어나서 다시 전화할게..."
"그래 푹자...."
"응...."
"저기..청미야..."
"응??"
"사랑해...이번에 더욱 확실히 느꼈어...내가 널 정말 사랑한다는걸...사랑한다..."
"........"
"찰칵"
청미는 사랑한다는 정일의 말에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못한채 귀에 수화기를 대고있다
가 조심스레 수화기를 내려놓았다..그런 그녀의 눈에선 다시금 굵은 눈물이 흘러내리
고 있었다...
청미는 밤새 뜬눈으로 지새웠다...
"그래...언제까지고 피할수만은 없어.."
무언가 결심한 청미의 눈은 반짝였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경찰서를 찾았다..
몇시간뒤 경찰서를 나선 그녀는 다시금 가게문을 열었고 그녀의 가게주위 두명의 경찰
이 잠복근무를 서기 시작했다..
그러나..유혁은 그날도 그다음날도 그다음날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자꾸만 흐르고 있었다...
"딸랑"
종소리에 청미는 심장이 멎는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곤 조심스레 문쪽을 바라봤다...
정일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정일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가게를 찾았다..
"오랜만이지 ..우리.."
"응..."
"이제 몸은 괜찮은거야??"
"응..이제 다 나았어..."
"딸랑"
문소리와 함께 두사내가 뛰듯이 가게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온 남자들은 순식간에 정일의 팔을 꺽고 정일의 몸을 식탁에 엎어트렸다...
"억!"
정일은 외마디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식탁위에 쳐박고 말았다.
청미는 너무도 놀라 소리쳤다..
"악~~~~이사람은 아니에요~~~"
청미의 외침에 사내들은 그제서야 꺽었던 팔을 풀고 정일을 바라본다...
"이분은 제 친구에요...학교 동창이에요..."
"아..그렇습니까...죄송합니다..."
"당신들 누구죠??"
정일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겸연쩍어 하던 짧은머리의 사내는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며 말했다..
"네..저흰...00경찰서 강력계 형사입니다"
"형사가 무슨일로...."
그때 청미가 정일의 팔을 잡았다..
"됐어요...형사님들 제가 설명할테니....이만..."
두사내는 잠깐동안 정일을 바라보더니 이내 가게밖으로 사라졌다.
"도대체....."
정일은 순식간에 벌어진 이와 같은 일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우선 앉아...내가 이야기 해줄게..."
정일은 그제서야 의자에 앉았고 청미는 놀란 그를 진정시키려는듯 커피한잔을 그의 앞
에 놓았다..
한잔의 커피를 채 다마시기전 청미의 이야기를 듣던 정일은 분노했다...
당장이라도 그 자식을 잡아 실컷 두들겨주고 싶었다...
눈앞에 청미는 아까부터 고개를 숙인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많이 놀랐겠구나...."
정일은 청미의 손을 잡아주었다...
정일이 청미의 손을 잡는순간 청미는 소리내어 울며 정일의 품안으로 안겨왔다...
"흐흑~~"
"걱정마..이젠 내가 널 지켜줄께...아무곳도 가지않고 여기서 이렇게 널 지켜줄께
...."
정일은 청미를 안고 있는 손에 힘을 주어 그녀를 안았다...
가슴이 아팠다..이제 다시 세상과 마주보며 살 용기를 얻은 그녀가 다시금 이렇게 두
려워하는 모습을 보며 정일의 가슴은 찢어지는것 처럼 아파왔다...정일의 마음에선 한
가닥 분노가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정일은 그녀의 곁에 함께 있고 싶었지만 형사들의 요구로 인해 그녀의 가게를 당분간
찾아갈 수 가 없었다..
그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유혁이 나타나지 않을거란 형사들의 요청에 의해 정일은
하루에도 몇번씩 그녀와의 전화통화로 만족해야만 했다..그런 모두의 노력에도 불구하
고 유혁은 나타나지 않았다..그리고 한사람이 몇개의 사건을 해결해야만 하는 경찰서
의 과중한 임무로 인해 잠복을 서던 두명의 형사 또한 철수 하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
게 되었다...형사들은 청미에게 직통전화번호만을 남긴채 그날 오후 그녀의 가게에서
잠복철수를 했다.
정일은 형사들이 철수하기전 그녀의 가게를 찾았고 그날밤 택시를 타고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준 후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청미는 불안했다...
언제 어떻게든 꼭 유혁이 나타날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걱정관 다르게 한달이 지나가는데도 유혁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일은 그런 그녀 곁에서 그녀와 함께했다...
수시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녀가 가게문을 닫기전 그녀를 찾아 집까지 그녀를
배웅했다...
청미는 그런 정일에게 자연스럽게 기대어갔다...
이젠 정일없는 자신을 생각지 못할만큼 정일은 그녀곁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었다...
빠르게 달리는 택시안...
어느샌가 그녀는 잠들어 있었다..
그녀의 머리가 기대어진 한 남자의 어깨...
정일은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잠든 그녀를 내려다본다.
잠든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정일은 한손을 천천히 그녀의 머리칼에 가져간다...
아래로 흘러내린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귀옆으로 쓸어넘긴다..
그리곤 하얀 그녀의 볼에 손바닥을 가져간다...
부드러웠다..마치 솜사탕을 만지듯 그녀의 볼은 너무나 부드러웠다...정일은 사랑스런
시선으로 눈감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리곤 행복한 미소를 짖는다...
택시에서 내린 두남녀는 거리를 걷고있다..
벌써 한달째 그들은 그거리를 함께 걸었다...
"정일씨...고마워요...."
"또...."
정일을 대하는 청미의 말투는 어느새 존칭으로 바뀌어있었고 정일은 자신에게 미안함
을 느끼는 청미의 말에 싫지않은 나무라는듯한 어조의 말을 한다...
"나...나쁘죠...매번 당신한테 받기만하고..."
"자꾸 그런소리하면 나 화낸다..."
"푸훗..한번 화내봐요...당신 화를내도 하나도 안무서울것 같아요.."
"점점...나도 한번 화내면 무서워..."
"푸훗...하나도 안무서울것 같아..."
청미는 끼고있던 정일의 팔을 조금더 힘주어 끌어안는다..
정일은 잠시 걷던 걸음을 멈추고 청미를 바라본다..
청미의 맑은 눈동자가 어둠속에서도 반짝거린다...
정일은 두손을 그녀의 볼에 가져간다...
"사랑해..."
"사랑해요...."
청미의 작은입술이 움직이며 정일의 귓가에 아름다운 소리를 전한다...
정일은 꿈을 꾸듯 그녀의 입술에 입술을 가져간다...
청미의 눈이 사르르 감긴다..
정일의 입술에서 부드러운 청미의 입술이 느껴진다...
청미의 손이 정일의 목뒤를 감싸안는다...
청미의 몸이 한아가득 정일에게 밀착된다...
정일의 손은 그런 그녀의 가는 허리를 감싸안는다.
조심스레 두입술로 그녀의 위에 입술을 머금는다..입술안쪽 따뜻한 액체가 그의 입술
을 적시고 그와 동시에 그의 혀가 닫혀진 그녀의 이빨사이를 침범해 부드러운 혀와 만
난다...
갑자기 찾아온 부드러운 그의 혀는 너무도 조심스럽게 그녀의 혀에 부딪혀온다..그녀
는 조금 용기를 내어 그의 혀를 머금는다..혀와 혀가 만나고 그들은 서로의 달콤한 즙
을 교환한다...
아찔할만큼 달콤한 그녀의 입안 가득한 애액을 그는 남김없이 마시려한다...그런 그에
게 그녀는 아낌없이 모든걸 주려한다..그렇게 오랜시간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긴시간이었음에도 그의 입술이 아쉬움을 뒤로한채 그녀의 아래입술을 놓아주기 전
까지..
"조심해서 들어가요..."
"응..아무생각말고 푹자..."
"네...정일씨도요...사랑해요..."
"사랑해..."
정일은 못내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한채 돌안선다...
그런 그의 심정처럼 그녀 또한 멀어지는 그에게서 쉽게 시선을 돌리지 못한다...
그리고 보이지 않을만큼 그가 멀어져서야 독백하듯 한마디를 그에게로 내뱉는다..
"사랑해요.."
정일과의 함께 했던 그밤 이후 청미는 주위에서 "무슨 좋은일 있느냐"는 소리를 자주
들어야 했다..
그만큼 그녀의 얼굴은 몰라보게 밝아져 있었다...
오늘 아침도 청미는 일찍일어나 꽃 도매시장에 들른후 가게문을 열었다..
청미는 아홉시에 시작하는 라디오 프로를 즐겨들었다..
그시각에는 청미자신이 즐겨듣던 잔잔한 팝이 흘러나오는 시간이었고 꽃향기 가득한
가게안에서 원두커피 한잔을 놓고 잔잔히 흐르는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한없이 마음이
편안해지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차분하면서도 부드러운 여진행자의 목소리와 함께 "the rose"란 곡이
흘러나왔다..
청미는 원두커피를 입에 가져가며 살며시 눈을 감았다...
이내 환하게 웃고있는 얼굴하나....정일이었다..
어제도 청미는 정일을 만났다...
가게문을 닫을 무렵 찾아온 정일은 가게정리를 도운후 자신을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
집으로 향하는길 짧은 데이트였지만 청미는 행복했다...
자신을 집까지 배웅한 후 그가 돌아섰을때 청미는 처음으로 아쉬움을 느껴야했다..
방으로 돌아온 그녀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정일이 존재했다..
그리곤 어느샌가 그에게 메일을 보내고 있었다...
"딸랑~"
청미는 음악과 커피향 속에서 정일을 생각하다 종소리에 가게문을 쳐다본다...
"쨍그랑~"
순간 청미는 들고있던 커피잔을 손에서 놓쳤고 잔은 바닥에 부딪혀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오랜만이군..."
"......"
"가게 좋은데~~~~"
"여긴 어쩐일이죠??"
"왜...내가 찾으면 안될곳인가??"
"........"
"이런 이런....그래도 2년남짓 살을 섞은 사이인데 앉으란 소리도 안하는건가??"
청미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유혁으로 인해 현기증이 일었다..
그렇게 잊고싶어했고 이제 조금씩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는듯 싶었는데 그가 자신의 눈
앞에 다시금 나타난 것이었다...
어느새 유혁은 자신의 앞 의자에 앉아있었다...
"좋아 보이는군..."
"여긴 왜 찾아온거죠??"
"섭섭하군...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남편한테...."
"누가 남편이란거죠??....당신과 난 이제 남이에요..."
"그래..그렇지...이혼했으니 우린 이제 남이지...그래 맞아.."
청미는 다리가 저렸다...금방이라도 땅바닥에 주저앉을 만큼 온몸에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질 않았다...
"차도 한잔 안줄건가??...그래도 찾아온 손님인데..."
"나가줘요....당신께 대접할 차따윈 없어요..."
"이런...그렇게 두려워하지 말라고...그냥 지나던 길에 잠시 들른거야...잡아먹지 않
을테니 앉아...앉아서 이야기하지.."
말을 마친 유혁은 청미의 손을 잡아끌어 의자에 앉혔다..
"악~~~~"
그로인해 청미는 주저 앉듯 의자에 앉으며 단비명을 내뱉었다..
"아..이거야 원...왜 이렇게 날 겁내지??"
"제발...나가줘요..."
청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나 유혁은 징그러운 웃음을 지으며 청미의 말을
흘려들은채 점퍼에서 담배 한개피를 커내 불을 붙였다..
"후~~~~~~"
유혁이 내뱉은 담배연기가 청미의 얼굴에 와닿는다..
순간, 청미는 고개를 돌린다....
"너하고 이혼한후 모든걸 잃었지...집도 직장도 그리고 너도 말이야..."
"......"
"생전 처음 구치소란곳도 가보았지...그곳엔 별의별 인간들이 참 많더군..나같이 회사
돈 몇푼 써버린 놈음 아예 범죄자 축에도 끼지 못하겠더군...암튼 집까지 날려가며 그
곳을 나오니 아무것도 할게 없더란 말이야....참...어머니..돌아가신것 알고 있나
.???"
유혁의 이야기에 청미는 유혁을 바라본다..
"나 구치소에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가셨지..아들이 살아있는데도
어머님 뼛가루를 친척들이 뿌리고 말았지.."
"제발...그만 나가줘요...."
"그래...2년전 그때도 넌 갇혀있는 나에게 변호사를 통해 이혼을 요구했었지...그래..
그땐 나도 귀한집딸 너무나 고생시켰단 생각에 순순히 도장을 찍어주었었지...그런데
말이야...어머니가 그렇게 돌아가시고 나니 내게 남은건 독기 뿐이더라고..자연히 그
독기는 한 여자를 향하게 되었고 말이야..."
순간...청미의 몸은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래..생각대로 잘살고 있군...그런데 좀 불공평하잖아??..난 이렇게 바닥인생으로
접어들었는데 넌 고고하게 꽃향기 맡으며 살아간다는거....이거 좀 불공평해 보이는군
..."
"나...나가요...안나가면 경찰을 부르겠어요....!"
"호~~~~경찰이라..."
순간...유혁의 손이 청미의 턱을 잡아챈다...그리곤 그녀의 얼굴을 유혁의 얼굴가까이
끌어당긴다...청미는 너무도 놀라 그만 질끈 눈을 감아버린다..그런 그녀의 귀로 그
의 말이 다시금 들려왔다..."
"잘들어~~~넌 내꺼야...이 장유혁 꺼라고...나에게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제부터 보여주겠어...내가 어떤놈인지..내가 무엇때문에 무엇을 바라고 너에게
나타났다고 생각하나...돈??...물론 그것도 이유중 하나일수 있지 하지만 그보다 감옥
에 있는동안 네 몸이 그립더라고...그리고 나한텐 너밖에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지...
넌 내꺼야..흐흐흐흐"
청미는 온몸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온몸의 세포가 모두 일어서는듯한 느낌이 들었고 정신은 아득해
지기만 했다...청미는 간신히 기운을 다잡아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크기로 절
규하듯 소리쳤다..
"나가!....나가!~~~~~~"
"그래..그래...오늘은 이만 가지...하지만 내일 모레 다시오지..잘들어..행여나 경찰
에 신고라도 했다간 넌 앞으로 밤에 두다리 뻗고 잠자기 힘들거야...모레까지 천만원
준비해 두라고.."
유혁은 의자에서 일어서서 천천히 문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문을 나서기전 유혁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참...넌 여전히 아름답군...원한다면 지금이라도 까무러칠듯한 절정을 맛보여줄수도
있는데 말이야..."
유혁은 말을하며 한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움켜잡곤 청미를 바라본다...청미는 순간 몸
을 웅크리며 소리친다...
"나가!"
"흐흐흐...오늘은 싫은건가??...그럼 모래보자고...명심해 모래까지 천만원이야...."
"딸랑"
종소리와 함께 유혁은 가게에서 사라졌다..
청미는 그가 나간 후에도 한참동안을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몸을 떨어야만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한참후...그녀는 의자밑 깨진 커피잔을 바라본다...그와 동시에 그
녀의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동안 그녀의 가게 안에선 두려움과 서러움에 찬 울음소리가 계속됐다...
정일은 몇일동안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몇일전 정일은 일을 마치고 청미의 가게를 찾았다..그러나 가게의 문은 잠겨있었다..
"임시휴업"
휴업을 알리는글이 가게유리창에 붙어있었다..
정일은 그녀에게 전화했다...그러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정일은 고심끝에 조심스레 그녀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들려오는 나이든 남성의 목소리...그녀의 아버지인듯 싶었다..정일은 조심스레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몇십번을 그녀에게 전화를 하고 음성을 남겼지만 그녀에겐 연락이 없었다...
지금도 정일은 그녀에게 음성을 남긴뒤 컴퓨터로 그녀에게 메일을 보냈다...
정일은 답답했다...
아파트 베란다로 나가 정일은 담배를 한개피 입에문다..
그리곤 답답함을 날려보내려는듯 불을 붙인 담배를 크게 들이쉬고 연기를 하늘로 날려
보낸다...
어둠....
청미는 몇일동안 방안에 틀어박힌채 침대위에서 꼼짝못하고 앉아있었다...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런 그녀가 염려스러워 수시로 그녀의 방을 찾았지만 그녀
는 유혁의 이야기를 부모님께 말할 수 없었다...다시금 그녀로인해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기 싫었다.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금 가게로 나갈 용기도 없었다..
지금으로선 이렇게 그를 피하는 일만이 최선인것만 같았다..
청미는 너무나 두려웠다..그 두려움만큼 누구에겐가 기대고 싶어졌다...그 순간 너무
나 정일이 보고싶었다...
청미는 문뜩 침대맡 핸드폰에 손을 가져간다...
음성메세지가 엄청나게 많이 전송돼 있었다..
청미는 버튼을 눌러 음성메세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나..정일이야...오늘 가게갔었는데 임시휴업이더라..무슨일 있는거니??...아니면 어
디 아픈거니??....전화연락도 되질않아 조금 많이 걱정된다...메세지 받으면 연락해줄
래??..기다릴게.."
"하루가 지나도록 너에게서 연락이 오질않는구나...답답하다..내가 모르게 너에게서
무슨일이 일어난것 같아 온종일 너의 가게..너의 집앞을 서성였다..굳게 닫혀진 너의
집 문을 바라보며 한숨만 짓고 돌아선다...연락 기다릴게..."
"청미야...도대체 무슨일이 있는거니...제발 연락할수 있는 상태라면 내게 잘있다는
연락만이라도 보내주지 않으렴??...기다릴게..새벽에라도 연락해줘...제발..."
메세지는 전부 정일의 목소리였다...
청미는 정일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이 흘렸다...
그리곤 이내 전화벨을 눌르기 시작했다..
"여..여보세요??"
"나야...청미.."
"청미야...청미야...거기어디야??"
"으응...집..."
"어디 아픈거야??...아님 무슨일 있는거야??"
"으응..몸살이 좀 심하게 걸려서..."
"많이 아픈거야??.....병원엔 가봤어??"
"응...약먹었어...이젠 괜찮아.."
"다행이다...많이 걱정했었어..."
"미안해...내가 너무 늦게 연락했지??"
"미안하긴....어쨋든 괜찮아 졌다고 하니 다행이다.."
"고마워...."
"고맙긴...난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걸...밥은 먹었어??"
"응"
"몸살엔 잘먹고 푹쉬어야 해...먹기싫어도 많이 먹고..."
"응..."
청미는 자신을 염려하는 정일의 목소리에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청미야...지금 울어??"
"아...아니..울긴....목소리가 조금 잠겨서 그런가봐..."
"그래...그렇구나..."
"나..조금 피곤하네....자고 일어나서 다시 전화할게..."
"그래 푹자...."
"응...."
"저기..청미야..."
"응??"
"사랑해...이번에 더욱 확실히 느꼈어...내가 널 정말 사랑한다는걸...사랑한다..."
"........"
"찰칵"
청미는 사랑한다는 정일의 말에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못한채 귀에 수화기를 대고있다
가 조심스레 수화기를 내려놓았다..그런 그녀의 눈에선 다시금 굵은 눈물이 흘러내리
고 있었다...
청미는 밤새 뜬눈으로 지새웠다...
"그래...언제까지고 피할수만은 없어.."
무언가 결심한 청미의 눈은 반짝였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경찰서를 찾았다..
몇시간뒤 경찰서를 나선 그녀는 다시금 가게문을 열었고 그녀의 가게주위 두명의 경찰
이 잠복근무를 서기 시작했다..
그러나..유혁은 그날도 그다음날도 그다음날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자꾸만 흐르고 있었다...
"딸랑"
종소리에 청미는 심장이 멎는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곤 조심스레 문쪽을 바라봤다...
정일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정일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가게를 찾았다..
"오랜만이지 ..우리.."
"응..."
"이제 몸은 괜찮은거야??"
"응..이제 다 나았어..."
"딸랑"
문소리와 함께 두사내가 뛰듯이 가게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온 남자들은 순식간에 정일의 팔을 꺽고 정일의 몸을 식탁에 엎어트렸다...
"억!"
정일은 외마디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식탁위에 쳐박고 말았다.
청미는 너무도 놀라 소리쳤다..
"악~~~~이사람은 아니에요~~~"
청미의 외침에 사내들은 그제서야 꺽었던 팔을 풀고 정일을 바라본다...
"이분은 제 친구에요...학교 동창이에요..."
"아..그렇습니까...죄송합니다..."
"당신들 누구죠??"
정일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겸연쩍어 하던 짧은머리의 사내는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며 말했다..
"네..저흰...00경찰서 강력계 형사입니다"
"형사가 무슨일로...."
그때 청미가 정일의 팔을 잡았다..
"됐어요...형사님들 제가 설명할테니....이만..."
두사내는 잠깐동안 정일을 바라보더니 이내 가게밖으로 사라졌다.
"도대체....."
정일은 순식간에 벌어진 이와 같은 일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우선 앉아...내가 이야기 해줄게..."
정일은 그제서야 의자에 앉았고 청미는 놀란 그를 진정시키려는듯 커피한잔을 그의 앞
에 놓았다..
한잔의 커피를 채 다마시기전 청미의 이야기를 듣던 정일은 분노했다...
당장이라도 그 자식을 잡아 실컷 두들겨주고 싶었다...
눈앞에 청미는 아까부터 고개를 숙인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많이 놀랐겠구나...."
정일은 청미의 손을 잡아주었다...
정일이 청미의 손을 잡는순간 청미는 소리내어 울며 정일의 품안으로 안겨왔다...
"흐흑~~"
"걱정마..이젠 내가 널 지켜줄께...아무곳도 가지않고 여기서 이렇게 널 지켜줄께
...."
정일은 청미를 안고 있는 손에 힘을 주어 그녀를 안았다...
가슴이 아팠다..이제 다시 세상과 마주보며 살 용기를 얻은 그녀가 다시금 이렇게 두
려워하는 모습을 보며 정일의 가슴은 찢어지는것 처럼 아파왔다...정일의 마음에선 한
가닥 분노가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정일은 그녀의 곁에 함께 있고 싶었지만 형사들의 요구로 인해 그녀의 가게를 당분간
찾아갈 수 가 없었다..
그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유혁이 나타나지 않을거란 형사들의 요청에 의해 정일은
하루에도 몇번씩 그녀와의 전화통화로 만족해야만 했다..그런 모두의 노력에도 불구하
고 유혁은 나타나지 않았다..그리고 한사람이 몇개의 사건을 해결해야만 하는 경찰서
의 과중한 임무로 인해 잠복을 서던 두명의 형사 또한 철수 하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
게 되었다...형사들은 청미에게 직통전화번호만을 남긴채 그날 오후 그녀의 가게에서
잠복철수를 했다.
정일은 형사들이 철수하기전 그녀의 가게를 찾았고 그날밤 택시를 타고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준 후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청미는 불안했다...
언제 어떻게든 꼭 유혁이 나타날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걱정관 다르게 한달이 지나가는데도 유혁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일은 그런 그녀 곁에서 그녀와 함께했다...
수시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녀가 가게문을 닫기전 그녀를 찾아 집까지 그녀를
배웅했다...
청미는 그런 정일에게 자연스럽게 기대어갔다...
이젠 정일없는 자신을 생각지 못할만큼 정일은 그녀곁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었다...
빠르게 달리는 택시안...
어느샌가 그녀는 잠들어 있었다..
그녀의 머리가 기대어진 한 남자의 어깨...
정일은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잠든 그녀를 내려다본다.
잠든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정일은 한손을 천천히 그녀의 머리칼에 가져간다...
아래로 흘러내린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귀옆으로 쓸어넘긴다..
그리곤 하얀 그녀의 볼에 손바닥을 가져간다...
부드러웠다..마치 솜사탕을 만지듯 그녀의 볼은 너무나 부드러웠다...정일은 사랑스런
시선으로 눈감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리곤 행복한 미소를 짖는다...
택시에서 내린 두남녀는 거리를 걷고있다..
벌써 한달째 그들은 그거리를 함께 걸었다...
"정일씨...고마워요...."
"또...."
정일을 대하는 청미의 말투는 어느새 존칭으로 바뀌어있었고 정일은 자신에게 미안함
을 느끼는 청미의 말에 싫지않은 나무라는듯한 어조의 말을 한다...
"나...나쁘죠...매번 당신한테 받기만하고..."
"자꾸 그런소리하면 나 화낸다..."
"푸훗..한번 화내봐요...당신 화를내도 하나도 안무서울것 같아요.."
"점점...나도 한번 화내면 무서워..."
"푸훗...하나도 안무서울것 같아..."
청미는 끼고있던 정일의 팔을 조금더 힘주어 끌어안는다..
정일은 잠시 걷던 걸음을 멈추고 청미를 바라본다..
청미의 맑은 눈동자가 어둠속에서도 반짝거린다...
정일은 두손을 그녀의 볼에 가져간다...
"사랑해..."
"사랑해요...."
청미의 작은입술이 움직이며 정일의 귓가에 아름다운 소리를 전한다...
정일은 꿈을 꾸듯 그녀의 입술에 입술을 가져간다...
청미의 눈이 사르르 감긴다..
정일의 입술에서 부드러운 청미의 입술이 느껴진다...
청미의 손이 정일의 목뒤를 감싸안는다...
청미의 몸이 한아가득 정일에게 밀착된다...
정일의 손은 그런 그녀의 가는 허리를 감싸안는다.
조심스레 두입술로 그녀의 위에 입술을 머금는다..입술안쪽 따뜻한 액체가 그의 입술
을 적시고 그와 동시에 그의 혀가 닫혀진 그녀의 이빨사이를 침범해 부드러운 혀와 만
난다...
갑자기 찾아온 부드러운 그의 혀는 너무도 조심스럽게 그녀의 혀에 부딪혀온다..그녀
는 조금 용기를 내어 그의 혀를 머금는다..혀와 혀가 만나고 그들은 서로의 달콤한 즙
을 교환한다...
아찔할만큼 달콤한 그녀의 입안 가득한 애액을 그는 남김없이 마시려한다...그런 그에
게 그녀는 아낌없이 모든걸 주려한다..그렇게 오랜시간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긴시간이었음에도 그의 입술이 아쉬움을 뒤로한채 그녀의 아래입술을 놓아주기 전
까지..
"조심해서 들어가요..."
"응..아무생각말고 푹자..."
"네...정일씨도요...사랑해요..."
"사랑해..."
정일은 못내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한채 돌안선다...
그런 그의 심정처럼 그녀 또한 멀어지는 그에게서 쉽게 시선을 돌리지 못한다...
그리고 보이지 않을만큼 그가 멀어져서야 독백하듯 한마디를 그에게로 내뱉는다..
"사랑해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
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태그 | |||
황진이-무료한국야동,일본야동,중국야동,성인야설,토렌트,성인야사,애니야동
야동토렌트, 국산야동토렌트, 성인토렌트, 한국야동, 중국야동토렌트, 19금토렌트 |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