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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애정비사 두번째 이야기 - 3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2:34 1,805회 0건
캠퍼스 애정비사 두번째 이야기 03

**(편집자 주) 본 글의 저작권은 <도서출판 이책>에 있으며 관련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입니다. (출판사 사전 허락 하에 전재함)


<캠퍼스 애정비사Ⅱ>
제 3화 프롤로그 - CF모델 호스테스


이게 말이나 되는 걸까. 하지만 틀림 없이 말이 되고 있었
다. 그 아가씨들에게 까르르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아마도
희창이의 지시에 자기들로서도 쑥스러운 모양이었다. 설마 진
짜일 리가….?

아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마가 아니었다. 물론 그들은 치
마를 걷지는 않았다. 아니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무슨 말이
냐, 정말로 그녀들은 그 초미니 스커트 아래로 쭉쭉 뻗은 각
선미를 드러내며 테이블 위에 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정녕 눈길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당장 우왕좌왕대는
나였다. 애초에 희창이와는 대각선에 멀찌감치 떨어진 나의
자리였으니 아가씨들은 하나씩 내 정면에서 올라오는 중이었
고, 그도 모자라 웨이터들이 막 들여오기 시작한 술상 - 외제
양주와 화려한 안주 접시 - 에도 그녀들은 아랑곳이 없었다.

심지어 아가씨들의 가랑이 사이에서 손길을 놀리는 형국인
웨이터들마저도 늘 보던 모습인 양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있
었다. 그것은 차라리 치마를 걷는 것 이상이었다. 어차피 앉
은 자세인 내 위치에서는 기껏해야 그녀들의 무릎이나 하이
힐 뒤꿈치가 코 앞이었다.

"안녕하세요, 윤혜입니다."
"첨 뵙겠어요, 효진이라고 해요."

그녀들은 심지어 테이블 위에서 공손히 고개까지 숙여보이
며 마치 패션쇼의 모델들처럼 한 바퀴 휘 돌아보이기까지 하
고 있었다. 각도만 조금 달랐지 나 역시도 완전히 그녀들의
치마 아래에서 들여다보는 셈이었다.

한 마디로 말하자. 전부 다 보이고 있었다. 그나마 안 보이
는 여자라고 해도 최소한 팬티스타킹의 어둑어둑한 가랑이
부분이었다. 거기에 색다른 몇몇은 좀 길이가 긴 치마 또는
밴드 스타킹이었지만 그나마 몽땅 발레복 마냥 밑이 훤히 트
인 플레어 스커트였다. 당연히 허벅지의 삼분의 이가 넘는 위
쪽이 드러나 짙은 색 밴드를 언뜻거리고 있었다.

"뭐해? 누가 마음에 들어?"

희창이가 물었어도 차마 내 귀에 들릴 리도 없거니와, 시선
또한 돌리지 못할 일이었다. 만약 원한다면 그 예닐곱 아가씨
각자의 팬티 색깔도 쭉 읊었을 터, 겨우 몇 시간 전만 해도
순진한 군바리였던 나로서는 이런 꿈도 못 꿔본 상황에 적절
한 대꾸를 찾을 턱이 없었다.

내가 우물쭈물거리자 종내 그가 끌끌대며 직접 나서고 있
었다. 녀석은 한 차례 더 여자들을 쭉 훑어보더니 한 사람을
골라냈다.

"거기 언니… 언니는 아까 이름이 뭐라고 했지?"

무슨 왕가의 낙점(落點) 같은 의식. 그래도 그 선택을 받은
아가씨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기꺼운 표정이었다.

"네, 저요? 현옥이, 이현옥인데요…!"
"그럼 현옥이 니가 앉아라. 거기 그 친구한테."

어라라. 그게 끝이었다. 그러자 곧바로 아쉬운 인사들을 남
기며 나머지 아가씨들은 우르르 룸 밖으로 나가버렸다. 현옥
이라 불린 그 아가씨는 그 중에서도 약간 키가 작은 편의 아
가씨였는데, 그녀는 깡총거리며 냉큼 내 옆자리에 엉덩이를
붙여오고 있었다.

"어때? 마음에 드니?"

희창이가 의사를 타진해왔어도 나는 아예 말문을 잃었다.
설사 마음에 안 들어도 어쩌랴. 만약 두 사람만 있다면 녀석
에게 이 난감한 신고식 해프닝부터 따져 물을 터였으나 그건
도저히 불가능했다.

이미 내 곁에 달라붙다시피한 제 삼자 호스테스 아가씨가
있는 까닭이었다. 다만 녀석이 이 아가씨만을 부르고 한 사람
을 더 청하지 않는 게 묘할 뿐이었다.

"근데 잠깐… 현옥이 너 공연도 하나?"
"공연요?"
"쇼 말이야. 기왕에 놀려면 화끈하게 놀아야잖아?"

쇼? 나는 영문 모를 그 단어에 희창이를 쳐다보았다.

"어머, 무슨 방석집도 아닌데 여기 오면 이사님은 꼭 그런
걸 시키시더라… 저는 쇼 못한다고 전에 말씀드렸잖아요."

"으응? 그런가? 너 언제 나랑 술 마신 적 있었니?"

"어휴, 이사님도… 저번에 거래처 사람들이랑 오실 때 오늘
처럼 신고드렸었어요. 그 때도 저한테 그렇게 물으시길래 안
배웠다고 했더니 다른 언니로 바꾸셨으면서…!"

현옥이란 아가씨의 귀여운 그 푸념에 희창이는 머쓱한 표
정을 지어보여야 했다. 얼마나 희창이가 이 술집의 단골인지
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어… 그럼 곤란한걸. 오늘 이 친구 확실하게 즐겁게 해줘
야 하는데. 그럼 너 빼고…"

이것 참, 그렇다면 희창이는 이번에도 또 바꾸겠다는 얘기
였다. 그렇지만 그럴 기미가 보이기 직전에 대뜸 끼여드는 현
옥이란 아가씨였다.

"좋아요, 알았어요. 그럼 이따가 조금 해볼게요. 하지만 잘
못한다고 뭐라 그러지는 마시기에요…!"

그래 좋아. 녀석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졸지에 그
쇼인지 뭔지에 떨떠름해진 나인데, 현옥은 투덜거리면서도 깎
듯한 자세는 결코 잃지 않았다.

"미진 언니 때문에 그러시죠? 이사님 미진 언니한테는 그런
것 안 시키시는 것 같던데… 그렇다고 너무 차별하지 마세요.
그렇게 전속만 찾으시면 저 같은 아르바이트는 맨날 찬밥이
게요."

미진이… 희창이가 기다리는 호스테스의 이름인 것 같았다.
하여간 전속은 뭐고 아르바이트는 또 뭔가. 도통 알 수 없는
단어들에 의아한 표정을 짓자 희창이가 싱긋 웃어보였다.

"창희 너 왜 그렇게 조용해? 옛날 생각이라도 하는 거야?"
"예, 옛날?"

"그래. 우리 군대 가기 전에 보영이네 가게 생각 안 나?"

보영이. 난 오랜만에 듣는 그 이름에 저절로 회상에 빠져갔
다. 단란주점 새끼 마담이었던 그녀. 그녀가 자기 단란주점에
서 내 입대 환송파티를 해준 뒤로 우리는 만난 적이 없었다.

"모르지? 걔네 가게 옮겼어. 어딘지 아니까 나중에 한 번
놀러가자."

희창이의 그 제안에 나는 응응대는 시늉만 해야 했다. 그
때였다. 룸의 문이 조용히 열렸고, 누군가가 살그머니 들어서
고 있었다.

"언니, 오늘은 저에요."

아마도 발랄한 게 트레이드 마크인 듯, 현옥이 먼저 그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는 귓가로 그 여자가 미진이라는 아가
씨리라는 걸 직감하고서 엉거주춤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그런데 순간적으로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그 여자는 분명
어디에선가 많이 본 얼굴이었다. 꾸벅, 아무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들어온 그 아가씨가 차분하게 희창이의 옆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는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녀 역시 아까의 미녀군
단처럼 어깨끈만 달랑 달린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기는 마
찬가지, 그러나 분명 무언가가 달랐다. 아니 도리어 어디선가
매우 익숙한 자태였다. 찰나 뻐기듯 만면에 웃음을 띄우며 내
의문을 풀어주는 희창이였다.

"뭘 그리 놀래? 미진이 몰라? 이미진."

이미진 - 성(姓)까지 들은 나는 한참이 지나 그 이름에 무
릎을 쳐야 했다. 응당 그녀를 모를 리 없었다. 아니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내 입이 떡 벌어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알지? 요즘 뭐더라… 그 컴퓨터 광고로 텔레비젼에 나오잖
아."

그런 부가 설명 따위는 없어도 되었다. 이게 대체 뭔 얘기
일까. CF모델은 물론이요 신문이나 잡지 광고는 수십 편, 이
따금 쇼 프로그램에 게스트로도 얼굴을 비치는 모델 겸 텔런
트 이미선 - 그 준 스타급 연예인이 지금 내 앞에 있었다. 그
것도 거의 반 벌거벗은 것이나 진배없는 차림으로.

"오늘 드라마 촬영 있었니?"
"아니… 오전에 옷 피트(fit)모델 해주고 왔어."

이럴 수가. 세상에 이럴 수가. 연예계의 비사라는 생각은
안중에도 없었다. 희창이는 아주 능숙하게 그녀를 대하고 있
었다. 말을 척척 놓는 걸로 보아 그들 둘은 진작에 보통 사이
가 아니었다.

전속이라, 이제 나는 전속이란 단어가 무슨 의미인지 능히
짐작 가능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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