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파안도
노인이 한참 노젓기를 두시간정도 지난 듯 했다
피곤에 취해 잠깐 잠이 들었던곳 같기도 하고...
눈을 뜬 민철의 눈에 멀리 작은 섬이 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배가 향하는 방향으로 봐선 아마도 그 섬을 목적지로 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우린 저 섬으로 가는건가요? "
" ......... "
" 저긴 어디에요?...그리고 왜 가는거죠? "
말없이 노만 젓던 노인은 민철을 한번 쳐다보고 내뱉듯이 말했다
" 사내놈이 먼놈의 말이 그리 만누....가보면 알겠지...."
배는 섬을 감싸고 있는 안개속으로 헤치고 들어가 조그만 모래사장에 다다랐다
" 내려 "
" 네?...아...네... "
민철은 뱃전으로 가서 모래위에 훌쩍 뛰어내렸다
그리고 배를 끌어당기기 위해 줄을 던져 달라고 했다
바닷가에 산적은 없었지만 배를 대려면 먼저 내린 사람이 끌어 줘야 한다는건 알고 있었다
" 아녀...난 돌아 갈거여..."
" 네?...아니..그럼..전 어쩌구요? "
" 저어기 오솔길 보이지?...글루 가봐 "
노인은 그 한마디만 남기고 당황해 하는 민철을 남기고 배를 돌려 다시 노를 저어 갔다
그저 타야 될것같은 기분에 타긴 했지만 외딴섬에 혼자 버려지니 그저 당황할뿐이었다
어쨋거나 민철에게 선택권은 없는 상황이었다
민철은 노인이 알려준대로 오솔길을 따라 섬안으로 들어갔다
섬 안쪽은 마치 아마존을 연상시키듯 들어가면 갈수록 점점 밀림이 울창해졌다
다만 그가 걷고 있는 오솔길만이 아마도 누군가가 자주 다니는 길인양 다져져
그를 말없이 인도하고 있을뿐이었다
한참을 길을 따라 걷던 민철은 갑자기 허기가 느껴졌다
밤새도록 술을 마셨건만 이상하게도 속쓰림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배가 고프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위를 올려다 보았다
나무위에 둥그런 열매가 달려 있었다
" 머지?...어디서 보긴 했었는데...파파야?? "
한번도 실제로 본적은 없었지만..그건 사진에서 자주 보았던 파파야가 맞는 것 같았다
민철로선 의아할뿐이었다
우리나라에 파파야 나무가 있었던가??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본 민철은 점점 더 의아한 광경만 볼수 있었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 나무들이었다
민철의 몸만한 나뭇잎들...민철이 한참을 돌아야 한바퀴를 돌수 있는 굵은 나무들..
외국에 나가본적은 없었지만..이건 분명히 열대의 야자수들이었다
낙산에서 노인의 배를 탄지 두시간정도 된 것 같은데...
민철은 팔을 들어 시계를 보았다
시계는 정확히 열두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두시간은 넘은건가??...그렇다구 해도 단 몇시간만에 노인의 쪽배가 열대지방까지??
다시 시계를 보고 계산을 해보려던 민철은 문득 시계의 초침이 멈춰 있는걸 알았다
시계가 멈춘 이상 더 이상 시간을 계산할 방법은 없었다
핸드폰을 꺼냈으나 배터리가 다 되어 전원이 들어오질 않았다
민철은 옆의 돌멩이를 줏어 열매에 던졌다
쉽진 않았다...몇번을 다시 던진 후에야 열매 한 개가 떨어졌다
돌로 열매를 깨서 쪼개었다...열매안에는 향이 나는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약간은 시큼한 냄새도 났지만 목도 마르던 참이구 배도 고프구....
맛이야 어떻든 일단은 마시고 보자는 심정이었다
민철이 열매를 들고 입가로 가져갈때...어디선가 여자목소리가 들렸다
" 그건 드시면 안 돼요...그 안에 가득찬 물은 산성이 강해서 사람몸으론 못 버텨요 "
민철은 소리가 나는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자...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여자가 한명 서 있었다
나이는 20대 중반정도...한복에 어울리는 동양적인 미를 갖춘 미인이었다
한복이라...그럼 열대는 아니었나??...우리나라에도 이런 나무가 자라나보군..
" 음...목이 마른데...그럼 물은 구할데가 없을까요? "
" 절 따라오세요...민철님..."
" ?....절 아시나요?...어떻게 아시죠?..그리고 여긴 어디죠? "
" 여긴 파안도에요...자세한건 가 보시면 알게 돼요 "
민철에 대한 여자의 태도는 마치 종이 주인을 섬기듯 공손했다
그러나 민철의 궁금증에 대해선 은은한 미소로만 답할뿐이었다
여자는 한복을 사사락거리며...그러나 민철이 숨이 찰정도로 빠르게 걸어갔다
민철이 잠시 쉬었다 가자고 하려 할 때였다
숲의 끝인듯..갑자기 확 트인 평지가 나타났다
그리고...넓은 호수와...푸른 초원...경주에나 있을듯한 큰 기와집이 보였다
여자는 민철을 안내하며 큰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민철은 문득 얼마전에 국가에서 민간인에게 서해안의 섬들을 분양한 것이 생각났다
그럼 여기가 서해안인가??...난 분명히 낙산에서 배를 탔는데....
여자는 말 없이 민철을 한 건물 앞으로 안내했다
" 들어가십시오 민철님...음식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
여자는 뭔가 물어보려는 민철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마치 뭔가에 단단히 홀린듯한 기분이었다
머리속이 너무 복잡해지니 더 이상 생각하고 싶은 맘이 없어졌다
모르겠다...차차 알게 돼겠지...음식을 준비했다고 했지..일단 배나 채우고 보자
건물 안으로 들어간 민철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꽤 넓은 건물안에 이제껏 본적 없는 큰 상이 있었다
그리고 상위에는 보도 듣도 못했던 많은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고
상을 돌아가며 한복을 입은 미인들이 공손히 앉아 있었다
이상한건 상을 돌아가며 꽤 많은 수저들이 놓여 있었다
민철이 당황해서 머뭇거리고 있을때...한 여인이 민철을 보며 일어났다
" 민철님이시죠?...민철님 자리는 여깁니다..이리 앉으세요 "
" 네?...아...네...고맙습니다 "
민철은 여인이 인도하는대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생각같아선 당장 앞에 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지만 다른 자리가 모두 비어 있어
웬지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저...다른분들도 오시나보죠?...누가...파티라도 여는건가요? "
" 아닙니다...다른분들은 이미 다 오셨읍니다..식기전에 어서 드십시오 "
???....이미 다 왔다니??...그럼 저 여인들이 손님???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여인들은 다소곳이 앉아 있을뿐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알수 없는 일들 뿐이었지만...일단은 고픈배를 채우는게 우선이었다
민철은 숟가락을 들고 허겁지겁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시 궁금한 마음에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다
" 아가씨도 같이 먹어요..아직 식사 안 하셨으면...음식도 많은데.."
" 아닙니다..전 이미 먹었읍니다..많이 드세요 "
" 음....그럼..아가씬 여기서 하는일이..."
" 전 민철님의 식사 시중을 들으라고 명 받았습니다 ... 필요하신게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
식사시중이라...그럼 이 여인은 아마도 이집의 하녀인가본데....
허기가 사라지자 민철에겐 다시 의문들이 일기 시작했다
여인은 민철이 밥을 다 먹자 물을 따라주었고 담배를 물자 불을 붙여 주었다
그녀가 민철에게 내민건 용이 새져진 터보라이터 였다
민철이 이 집에서 처음보는 현대 물건이었다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니 그것 말고도 많이 있었다
건물은 한옥이었지만 천장엔 고급 상데리아가 걸려 있었고
여인의 손에 끼워진 반지도 현대식으로 디자인된 다이아 반지였다
" 다 드셨습니까..."
" 네...이제 뭘 하죠? "
" 절 따라 오십시오...주인님께서 기다리십니다 "
역시 이 여인은 하녀였군...도대체 요즘 세상에 이런 건물에 이렇게 많은 하녀들이라니..
아마도 주인님이란 사람은 엄청난 갑부인가보군...
민철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여인을 따라가자 여인은 또 다른 건물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 들어가십시오..주인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
여인은 처음 여인과 마찬가지로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전통 대나무창살구조로 만들어진 문을 열려고 하자 자동으로 문이 스르륵 열렸다
자동문 ? ...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문틀위에 설치된 적외선탐지장치가 보였다
고전 가옥과 현대의 적절한 조화라는건가??...이 정도 시설이라면 엄청나군...
민철은 주저없이 문안으로 성큼 들어섰다
이젠 겁도 나지 않았고 그저 궁금증을 해소해 줄 사람을 빨리 만나고 싶을뿐이었다
" 어서오십시오...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목소리의 주인공은 40대정도 되어 보이는 중년남자였다
조선시대 학자풍의 옷을 차려 입은 남자는 나이가 들었어도 멋진남자라는 생각이 들만큼
준수한 외모와 멋진 목소리..그리고 은은한 기품을 풍기고 있었다
" 아...예....안녕하세요....어르? 탔?절 이곳으로 데려오신분인가요?"
" 아닙니다..민철님을 모셔오라고 하신분은 저희 궁주님입니다
민철님이 쉬시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라고 말씀들었습니다
전 이 궁을 관리하는 집사입니다 "
" 그래요?...궁금한게 많은데...어르신께 물어보면 대답해 주실건가요? "
" 하하....모든 손님들이 처음에 궁금한것부터 풀어달라고 하죠...
하지만 그건 사흘뒤에 대답해 드리면 안 되겠습니까...
사흘뒤엔 주인님의 말씀을 민철님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진 그저 편안히 쉬셨으면 합니다만..."
어차피 더 이상 물어봐야 대답해 줄 것 같진 않았다
어쨋든 지금까지 태도로는 나쁜 의도로 민철을 데리고 온것같진 않았다
그리고...배가 부르니 민철은 슬슬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 그러죠...어차피 손해 볼건 없는 것 같으니...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사실 지금 좀 피곤한데...잠을 좀 잤으면 하는데요 "
" 네..알겠읍니다...곧 침소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편안히 쉬십시오 "
침소라....조선 시대에나 쓰던 말인것같은데....이거야 원
" 침소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
처음 민철을 데리고 왔던 한복 여인이었다
민철은 조용히 그녀를 따라 긴 복도를 걸어갔다
이젠 민철도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괜히 이것저것 묻고 싶지 않았다
여인이 민철을 안내한 방은 바로 방문밖의 풍경과 상당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마치 고급호텔을 연상시키는 넓은 원형침대와....안락의자...
무엇보다 놀란건 한쪽에 진열된 가전제품들이었다
대형 티비와 컴퓨터....한쪽벽엔 다트까지 걸려 있었다
" 목욕물을 받아 놓겠습니다 "
여인은 민철에게 말하고 옆쪽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가 욕실인가보군....
민철은 느긋하게 방안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욕실문을 제외하곤 다른 문은 없는 것 같았다
옷장안엔 한복부터 정장까지 10벌쯤 돼는 옷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고
아래쪽에 속옷까지 전부 준비되어 있었다
치수는 모두 민철의 싸이즈와 딱 맞는것들이었다
거참 신기하군....내 싸이즈는 어떻게 안거지?
컴퓨터 옆엔 케이블용 모뎀도 연결되어 있었다
인터넷도 연결돼 있나보군...일단 오늘이 몇일인지부터 알아야겠다
컴퓨터 앞에 앉아 전원을 켤 때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목욕물을 받아 놓았습니다 "
아직은 섣불리 행동하면 안 될거같은 생각이 들었다
민철은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
민철이 옷을 벗는동안 여인은 옆에서 그가 옷 벗는걸 시중들었지만
부끄럽다던가 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욕조는 웬만한 대중탕만큼 컸다
한사람 목욕하기에 쓰기엔 아까울정도의 많은 물이 욕조에 가득 차 있었고
욕실 전체에 은은한 향내가 풍기고 있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편안함과 함께 졸음이 밀려왔다
나른한 기분을 느끼며 밀려오는 졸음에 눈이 감기려고 할 때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 등을 밀어 드리겠습니다 "
노인이 한참 노젓기를 두시간정도 지난 듯 했다
피곤에 취해 잠깐 잠이 들었던곳 같기도 하고...
눈을 뜬 민철의 눈에 멀리 작은 섬이 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배가 향하는 방향으로 봐선 아마도 그 섬을 목적지로 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우린 저 섬으로 가는건가요? "
" ......... "
" 저긴 어디에요?...그리고 왜 가는거죠? "
말없이 노만 젓던 노인은 민철을 한번 쳐다보고 내뱉듯이 말했다
" 사내놈이 먼놈의 말이 그리 만누....가보면 알겠지...."
배는 섬을 감싸고 있는 안개속으로 헤치고 들어가 조그만 모래사장에 다다랐다
" 내려 "
" 네?...아...네... "
민철은 뱃전으로 가서 모래위에 훌쩍 뛰어내렸다
그리고 배를 끌어당기기 위해 줄을 던져 달라고 했다
바닷가에 산적은 없었지만 배를 대려면 먼저 내린 사람이 끌어 줘야 한다는건 알고 있었다
" 아녀...난 돌아 갈거여..."
" 네?...아니..그럼..전 어쩌구요? "
" 저어기 오솔길 보이지?...글루 가봐 "
노인은 그 한마디만 남기고 당황해 하는 민철을 남기고 배를 돌려 다시 노를 저어 갔다
그저 타야 될것같은 기분에 타긴 했지만 외딴섬에 혼자 버려지니 그저 당황할뿐이었다
어쨋거나 민철에게 선택권은 없는 상황이었다
민철은 노인이 알려준대로 오솔길을 따라 섬안으로 들어갔다
섬 안쪽은 마치 아마존을 연상시키듯 들어가면 갈수록 점점 밀림이 울창해졌다
다만 그가 걷고 있는 오솔길만이 아마도 누군가가 자주 다니는 길인양 다져져
그를 말없이 인도하고 있을뿐이었다
한참을 길을 따라 걷던 민철은 갑자기 허기가 느껴졌다
밤새도록 술을 마셨건만 이상하게도 속쓰림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배가 고프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위를 올려다 보았다
나무위에 둥그런 열매가 달려 있었다
" 머지?...어디서 보긴 했었는데...파파야?? "
한번도 실제로 본적은 없었지만..그건 사진에서 자주 보았던 파파야가 맞는 것 같았다
민철로선 의아할뿐이었다
우리나라에 파파야 나무가 있었던가??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본 민철은 점점 더 의아한 광경만 볼수 있었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 나무들이었다
민철의 몸만한 나뭇잎들...민철이 한참을 돌아야 한바퀴를 돌수 있는 굵은 나무들..
외국에 나가본적은 없었지만..이건 분명히 열대의 야자수들이었다
낙산에서 노인의 배를 탄지 두시간정도 된 것 같은데...
민철은 팔을 들어 시계를 보았다
시계는 정확히 열두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두시간은 넘은건가??...그렇다구 해도 단 몇시간만에 노인의 쪽배가 열대지방까지??
다시 시계를 보고 계산을 해보려던 민철은 문득 시계의 초침이 멈춰 있는걸 알았다
시계가 멈춘 이상 더 이상 시간을 계산할 방법은 없었다
핸드폰을 꺼냈으나 배터리가 다 되어 전원이 들어오질 않았다
민철은 옆의 돌멩이를 줏어 열매에 던졌다
쉽진 않았다...몇번을 다시 던진 후에야 열매 한 개가 떨어졌다
돌로 열매를 깨서 쪼개었다...열매안에는 향이 나는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약간은 시큼한 냄새도 났지만 목도 마르던 참이구 배도 고프구....
맛이야 어떻든 일단은 마시고 보자는 심정이었다
민철이 열매를 들고 입가로 가져갈때...어디선가 여자목소리가 들렸다
" 그건 드시면 안 돼요...그 안에 가득찬 물은 산성이 강해서 사람몸으론 못 버텨요 "
민철은 소리가 나는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자...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여자가 한명 서 있었다
나이는 20대 중반정도...한복에 어울리는 동양적인 미를 갖춘 미인이었다
한복이라...그럼 열대는 아니었나??...우리나라에도 이런 나무가 자라나보군..
" 음...목이 마른데...그럼 물은 구할데가 없을까요? "
" 절 따라오세요...민철님..."
" ?....절 아시나요?...어떻게 아시죠?..그리고 여긴 어디죠? "
" 여긴 파안도에요...자세한건 가 보시면 알게 돼요 "
민철에 대한 여자의 태도는 마치 종이 주인을 섬기듯 공손했다
그러나 민철의 궁금증에 대해선 은은한 미소로만 답할뿐이었다
여자는 한복을 사사락거리며...그러나 민철이 숨이 찰정도로 빠르게 걸어갔다
민철이 잠시 쉬었다 가자고 하려 할 때였다
숲의 끝인듯..갑자기 확 트인 평지가 나타났다
그리고...넓은 호수와...푸른 초원...경주에나 있을듯한 큰 기와집이 보였다
여자는 민철을 안내하며 큰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민철은 문득 얼마전에 국가에서 민간인에게 서해안의 섬들을 분양한 것이 생각났다
그럼 여기가 서해안인가??...난 분명히 낙산에서 배를 탔는데....
여자는 말 없이 민철을 한 건물 앞으로 안내했다
" 들어가십시오 민철님...음식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
여자는 뭔가 물어보려는 민철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마치 뭔가에 단단히 홀린듯한 기분이었다
머리속이 너무 복잡해지니 더 이상 생각하고 싶은 맘이 없어졌다
모르겠다...차차 알게 돼겠지...음식을 준비했다고 했지..일단 배나 채우고 보자
건물 안으로 들어간 민철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꽤 넓은 건물안에 이제껏 본적 없는 큰 상이 있었다
그리고 상위에는 보도 듣도 못했던 많은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고
상을 돌아가며 한복을 입은 미인들이 공손히 앉아 있었다
이상한건 상을 돌아가며 꽤 많은 수저들이 놓여 있었다
민철이 당황해서 머뭇거리고 있을때...한 여인이 민철을 보며 일어났다
" 민철님이시죠?...민철님 자리는 여깁니다..이리 앉으세요 "
" 네?...아...네...고맙습니다 "
민철은 여인이 인도하는대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생각같아선 당장 앞에 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지만 다른 자리가 모두 비어 있어
웬지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저...다른분들도 오시나보죠?...누가...파티라도 여는건가요? "
" 아닙니다...다른분들은 이미 다 오셨읍니다..식기전에 어서 드십시오 "
???....이미 다 왔다니??...그럼 저 여인들이 손님???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여인들은 다소곳이 앉아 있을뿐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알수 없는 일들 뿐이었지만...일단은 고픈배를 채우는게 우선이었다
민철은 숟가락을 들고 허겁지겁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역시 궁금한 마음에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다
" 아가씨도 같이 먹어요..아직 식사 안 하셨으면...음식도 많은데.."
" 아닙니다..전 이미 먹었읍니다..많이 드세요 "
" 음....그럼..아가씬 여기서 하는일이..."
" 전 민철님의 식사 시중을 들으라고 명 받았습니다 ... 필요하신게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
식사시중이라...그럼 이 여인은 아마도 이집의 하녀인가본데....
허기가 사라지자 민철에겐 다시 의문들이 일기 시작했다
여인은 민철이 밥을 다 먹자 물을 따라주었고 담배를 물자 불을 붙여 주었다
그녀가 민철에게 내민건 용이 새져진 터보라이터 였다
민철이 이 집에서 처음보는 현대 물건이었다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니 그것 말고도 많이 있었다
건물은 한옥이었지만 천장엔 고급 상데리아가 걸려 있었고
여인의 손에 끼워진 반지도 현대식으로 디자인된 다이아 반지였다
" 다 드셨습니까..."
" 네...이제 뭘 하죠? "
" 절 따라 오십시오...주인님께서 기다리십니다 "
역시 이 여인은 하녀였군...도대체 요즘 세상에 이런 건물에 이렇게 많은 하녀들이라니..
아마도 주인님이란 사람은 엄청난 갑부인가보군...
민철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여인을 따라가자 여인은 또 다른 건물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 들어가십시오..주인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
여인은 처음 여인과 마찬가지로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전통 대나무창살구조로 만들어진 문을 열려고 하자 자동으로 문이 스르륵 열렸다
자동문 ? ...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문틀위에 설치된 적외선탐지장치가 보였다
고전 가옥과 현대의 적절한 조화라는건가??...이 정도 시설이라면 엄청나군...
민철은 주저없이 문안으로 성큼 들어섰다
이젠 겁도 나지 않았고 그저 궁금증을 해소해 줄 사람을 빨리 만나고 싶을뿐이었다
" 어서오십시오...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목소리의 주인공은 40대정도 되어 보이는 중년남자였다
조선시대 학자풍의 옷을 차려 입은 남자는 나이가 들었어도 멋진남자라는 생각이 들만큼
준수한 외모와 멋진 목소리..그리고 은은한 기품을 풍기고 있었다
" 아...예....안녕하세요....어르? 탔?절 이곳으로 데려오신분인가요?"
" 아닙니다..민철님을 모셔오라고 하신분은 저희 궁주님입니다
민철님이 쉬시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라고 말씀들었습니다
전 이 궁을 관리하는 집사입니다 "
" 그래요?...궁금한게 많은데...어르신께 물어보면 대답해 주실건가요? "
" 하하....모든 손님들이 처음에 궁금한것부터 풀어달라고 하죠...
하지만 그건 사흘뒤에 대답해 드리면 안 되겠습니까...
사흘뒤엔 주인님의 말씀을 민철님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진 그저 편안히 쉬셨으면 합니다만..."
어차피 더 이상 물어봐야 대답해 줄 것 같진 않았다
어쨋든 지금까지 태도로는 나쁜 의도로 민철을 데리고 온것같진 않았다
그리고...배가 부르니 민철은 슬슬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 그러죠...어차피 손해 볼건 없는 것 같으니...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사실 지금 좀 피곤한데...잠을 좀 잤으면 하는데요 "
" 네..알겠읍니다...곧 침소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편안히 쉬십시오 "
침소라....조선 시대에나 쓰던 말인것같은데....이거야 원
" 침소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
처음 민철을 데리고 왔던 한복 여인이었다
민철은 조용히 그녀를 따라 긴 복도를 걸어갔다
이젠 민철도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괜히 이것저것 묻고 싶지 않았다
여인이 민철을 안내한 방은 바로 방문밖의 풍경과 상당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마치 고급호텔을 연상시키는 넓은 원형침대와....안락의자...
무엇보다 놀란건 한쪽에 진열된 가전제품들이었다
대형 티비와 컴퓨터....한쪽벽엔 다트까지 걸려 있었다
" 목욕물을 받아 놓겠습니다 "
여인은 민철에게 말하고 옆쪽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가 욕실인가보군....
민철은 느긋하게 방안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욕실문을 제외하곤 다른 문은 없는 것 같았다
옷장안엔 한복부터 정장까지 10벌쯤 돼는 옷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고
아래쪽에 속옷까지 전부 준비되어 있었다
치수는 모두 민철의 싸이즈와 딱 맞는것들이었다
거참 신기하군....내 싸이즈는 어떻게 안거지?
컴퓨터 옆엔 케이블용 모뎀도 연결되어 있었다
인터넷도 연결돼 있나보군...일단 오늘이 몇일인지부터 알아야겠다
컴퓨터 앞에 앉아 전원을 켤 때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목욕물을 받아 놓았습니다 "
아직은 섣불리 행동하면 안 될거같은 생각이 들었다
민철은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
민철이 옷을 벗는동안 여인은 옆에서 그가 옷 벗는걸 시중들었지만
부끄럽다던가 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욕조는 웬만한 대중탕만큼 컸다
한사람 목욕하기에 쓰기엔 아까울정도의 많은 물이 욕조에 가득 차 있었고
욕실 전체에 은은한 향내가 풍기고 있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편안함과 함께 졸음이 밀려왔다
나른한 기분을 느끼며 밀려오는 졸음에 눈이 감기려고 할 때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 등을 밀어 드리겠습니다 "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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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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