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년생 제 4화 운명의 시작....
배가 아팠다. 어제 먹은 삼겹살이 말썽을 부린 모양이다. 새벽내내 화장실을 전전긍긍했지만 나을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시계를 보니 아침식사시까지는 멀어보였다. 방문을 열고 화장실 문을 열자 거실까지 불이 환했다. 성수는 아픈배를 움켜지고는 곧바로 설사를 했다.
역시 사람은 처음과 끝이 좋아야 했다. 아버지는 왠일이신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삼겹살을 사가지고 오셨다. 어머니도 잠시 그런 아버지를 힐끔 쳐다보시곤 말없이 비닐봉지를 채 가셨다. 어제도 두분이 다투시는 소리를 들어서 오늘도 집안기운이 냉냉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아버지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보내셨다. 하지만 어디 그게 고기한점가지고 풀릴 일일까? 미안하다는 말을 못하시는 아버지의 유화책을 가소롭다는듯이 얼굴한번 쳐다보지 않으신채 반찬만들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두분에게 있어서 나의 존재란 그리 큰 무게감이 없어보이는지 아버지는 어머니를 뒤에서 꼭 껴안고는 어머니의 볼쪽으로 자신의 볼을 비비셨다. "언제부터 저렇게 대담하셨지?"
"................... ..치워요..! "
"하하...여보...내 미안하다고 안했어?..응...화 풀어..."
술 기운인가? 아버진 진정 어머니를 사랑은 하시는걸까? 왠지 아버지의 이중성을 보는듯한 기분이었다. 내가 아버지의 눈치를 채고 방으로 들어가자 잠시 부엌이 소란스럽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역시 어머니는 아버지를 정말 사랑하고 계시는구나 생각하니 왠지 불쌍하면서도 여자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어머니가 가여워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싸우고선.....
어머니는 가정을 위한다면 아버지는 회사에 대한 집착이 강하셨다. 나름대로 두분의 임무에 충실하는거야 말릴순 없지만 역시 도가 지나치면 화근이 도래한다구나 할까 두분은 어제도 그 문제로 싸우셨고 어머니는 왠지 근래에 들어서 더욱 아버지와의 마찰을 일으키셨다. 내가 어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두분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한심할때가 없지 않아있다. 특히 아버지의 잦은 외박에 제동을 걸으시던 어머니가 급기야는 아버지의 핸드폰을 부셔버린 사건도 있었다. 회사일때문이라는 아버지의 항변이 이젠 어머니에겐 왠지모를 불안으로 자리잡고 있었는지 모른다. 일찍 들어와도 아버지가 할줄 아는거라곤 TV시청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더욱 자신의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심리가 작용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북적이는 전철안을 바라보며 성수는 매일 등교를 해야한다는 사실이 싫었다. 무엇보다 사람을 시험지 몇장으로 판별하는 사회가 싫었다. 그렇다고 성수가 특별한 재주가 있는것도 아니었기에 그런 투덜은 곧 입속에서만 맴돌았다. 등뒤에서 미는 푸시맨이 내 가방을 찌그러뜨리듯 밀자 북적이는 사람들을 태운 전철을 종착지를 향해 출발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자가 많은 곳으로 가면 공간이 많이 생겼다. 그건 어디서나 통영되는 것인데 여자가 많으면 그만큼 남자들의 차지하는 자리를 확보할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전용칸이라" 한번쯤 넘보고도 싶지만 아직 그런 배짱까지 없는지라 여자가 다수 섞인 곳을 점찍어 타는게 아침 일과 였다.
학교는 도시중심지를 피해 산중턱을 깍아 만든 지역에 자리잡고 있었고 최근에야 풀린 그린밸트가 난립하는 아파트와 병행되어 학교설립이 잦아지게 되었다. 역시 버스가 학생수송을 100% 감당하기엔 어려웠던지 구,시청에서 적극 지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금새 학교앞을 잇는 역이 생기게 되었다. 그렇게 버스와 전철을 번갈아 타면서 느낀점이라면 버스는 손잡이가 너무 없었다. 출근시간이었고 특히 서로 부딪힘이 적은 공간에 의자엔 사람들로 꽉차서 여자와 남자의 경계가 확연히 구별되는 곳이 싫었다. 특히 뒷자석에 주로 앉은 여학생들이 복잡한 공간을 피해 도망쳐온 자신을 수군거리는거 같아 싫었다. 한번은 통학시간에 늦은 탓에 혹시 자리나 남지 않을까 하여 뒤를 보았다. 역시 뒤쪽에 검은색 조끼안에 옅은 분홍색티. 갈색 스커트를 입은 여학생들이 즐비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특히 한 여학생(고등학생같이 보였다) 자주 보는 여학생이라 잠시 고개를 숙여보인곤 더이상 가지 않고 서 있었다. 역시 그녀도 그런 나를 뻔히 쳐다보더니 얕은 미소를 보여주었지만 이미 내 시선은 창 밖을 향한 후였다. 학교가 가까워지자 북적이던 버스안도 어느새 자리가 텅텅비어갔다. 하지만 뒤에선 여전히 여학생들의 깔깔거림이 있었고 갑자기 여학생 한명이 자리러지는듯한 큰 웃음에 나는 힐끔 뒤로 쳐다보게 되었다. 운전기사아저씨는 종착지점이 가까워졌는지 속도내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늘 있는 일이라는듯 잠지 반사경으로 힐끔 보고는 비상하게 비좁은 곳을 빠져나가고 계셨다. 나도 그 여학생이 누군가 호기심에 뒤를 보았다. 역시나 하의(교복)가 터질듯한 거대한 종아리가 내 시선을 끌었다. 하필 정면으로 보일께 뭐람...위로 올라갈수록 한숨이 나왔다. 체면이고 뭐고 없나보다 생각했다. 가지런히 놓인 젓가락사이로 주걱이라니....고개만 아픈거 같았다. 이내 끝쪽에 앉은 그녀를 보았는데 역시 그녀는 옆 친구의 목소리에 자신도 놀랐는지 희미한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자꾸 잊으려구 해도 그녀의 거대한 목소리는 내 귀를 거스리고 있었다. 운전사아저씨는 라디로에 핸드폰까지 받으시며 운전을 하셨다. 나참...소심한게 죄라니까..
내릴때가 되었는지 뒤에 여학생들이 우루루 앞쪽으로 몰려내려왔다. 어랍쇼? 내가 내릴껀데...교복이 언제바꼈나?
내가 일어서자 뒤쪽에 서있던 그녀가 내 등을 치면서 물었다.
"여기서 내리니?"
"? 네? "
"아..여기 중학교 다니는구나? 근데...매일 이시간에 가니?"
"아...아니오...오늘은 늦어서..."
그녀의 얼굴을 이렇게 가까이 본것도 처음이지만 그녀(누나)가 말을 걸어오리라곤 생각치 못했던 성수로서는 빨개진 얼굴을 들수가 없어 마음과 달리 사무적인 대답만 튀어나왔다. "이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까지 성수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본건 아까 본게 처음이었을꺼 같다. 그녀가 그런 성수를 보고 웃으며 팔뚝을 잡아끌자 성수는 깜짝놀라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곤 고개를 숙인채 내렸다. 정말 얼떨껼에 누나가 한명 생긴기분이었다. 그녀는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남겨주며 자신이 교회성가대에 청소년부 회장을 맏고 있으니 한번 나오라는 거였다. "난 노래 듣는게 더 좋은데" 애초에 그녀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그녀의 일방적인 통보에 성수는 고개만 끄덕이면 되었으니까...
그리고 부푼 꿈을 안고 성가대에 갔지만 역시 노래 못하는건 후천적으로 안돼는지 그날 쪽팔리게도 노래한번 못 부르고 화음만 맞추고 오게되었고 급할때 필요한건 없다더니 성경책마저 두고 교회에 나오는 일까지 생겼다. 차츰 그녀의 관심이 희미하게 될되쯤 슬그머니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뒷 맛이 씁쓸했다. 언젠가는 만나게 될찌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이 더욱 성수를 슬프게 했다.
선랑한건지 어리게 본건지 성수에겐 유난히 연상의 여자들의 접근이 많았다. 좀 귀엽게 생기면 이내 그녀들은 성수를 깍뚜기(어린애)로 취급했다. 그게 싫었다. 여자를 모르는 호모처럼 어디에서나 낄수 있는게 싫었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남자로 안본다는 사실에 더욱 불쾌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여자들의 마수를 피해 전철을 이용하게 되었지만 여자와는 물로 칼배기인지...사람이 모이는 장소라면 여자들이 필히 끼이게 마련인 모양이었다.
"웃"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부등켜 안은채 남자는여자를 보호하는듯이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었는데 여자는 부끄러운듯 아니 비좁다는 반항이었을까 남자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두 손으로는 남자의 허리부분을 꼭 껴안고 있었다. 여자는 하얀 롱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전철이 잠시 출렁거리자 여자의 긴머리가 출렁거리며 남자의 입을 가렸다. 남자는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올려주며 여자의 귀에 뭐라고 이야기하자 여자는 앙증맞은 주먹으로 남자의 가슴을 쳤다. 그때 전철문이 열리며 내 키보다 조금큰 아저씨가 내 앞으로 밀고 들어왔다.
"앗"
전철안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서고 있었는데 이 아저씨는 더욱 용감하게 주변을 해집고 있었다. 개중엔 손잡이가 있는쪽을 사수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워낙 이런데 이력이 나있는 이 아저씨에겐 무리였나보다..몇번의 문열림이 계속되고 전철이 출발했다. 그렇게 자리가 확보된듯 멈추어 선곳이 성수바로 앞이었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인상이 편안하게 보이는 얼굴이었는데 이제보니 자신보다 얼굴하나는 더 있는 느낌이었다. 근데 왠일이었을까 아저씨가 다시 움직였다. 그 아저씨는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게 싫었는지 전철이 움직일때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누구예요!"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뛰어나갔고 그 뒤를 따라 아까 그 대학생이 여학생의 꼭 껴안은채 사방을 둘러보고 있었다.
성수는 혀를 끌끌차며 그 대학생의 눈초리가 자신에게 오지않기를 바랬다. 성수는 아까 그 사내가 자신앞에 있던 그 아저씨란걸 알수 있었다. 일종의 전문 소매치기였다. 여자들만 전문적으로 터는 모양이었다. 근데 그 사내는 대답하게도 남학생의 시선을 피해 여자의 지갑을 턴 모양이었다. 사실이지 내눈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여자에게 치근덕 거리기도 했다. 그 아저씨는 역시 무슨의도였는지 자꾸 앞으로 나아갔다. 내릴문은 앞에 있는데...여자의 팔목에 걸린 가방이 위태로워 보인건 아저씨가 여자의 뒤쪽에 엉덩이를 붙이고 나서부터였다. 그 아저씨는 뒤쪽에 지갑을 꺼내는듯 자꾸 손을 만지작 거렸다. 저게 그렇게 좋을까...그 아저씨는 정말 대담했다. 여자가 낯선 사내의 손을 의식했을까 여자는 고개를 더욱 파묻으며 몸을 피했다. 하지만 그 아저씨의 손은 어둑 집요했다.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그 여자가 움직일수도 남자가 어떻게 해 볼수도 없는 모양인지 아저씨는 급기야 지갑이 떨어뜨리고는 지갑을 집는척 그녀의 스커트 양쪽을 펼치고는 머리를 디밀었다. 그녀의 발이 잠시 움직였지만 그 아저씨는 숙달이된듯 고개를 파묻고는 아무일 없었다는둥 몸을 돌렸다.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그녀가 소리쳤을때 그녀이 치마속주머니에 있던 지갑은 털리고 없었다. 문이 닫히고 전철이 떠날때쯤 여자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들렸지만 난 모른척했다. 괜한 일에 걸려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날치기가 그 여자의 치마안쪽을 보았다는 생각에 몸을 한체레 부르르떨었다. 너무 충격적이었던것이다. 그렇게 대담하게 일을 벌이는 건 정말 처음봤다는 흥분때문이었다. 내릴때까지 그녀의 햇빛에 반사되어 비치는 하얀 팬티를 성수는 잊지 못할꺼같았다. 그녀가 그렇게 호들갑스럽게 소리지를때까지의 그 흥분은 역시 그녀의 얼굴에 옹기종기 나있는 여드름처럼 쉽게 잊혀지지 않을꺼 같았다.
아버지가 또 외박을 하셨다. 학교에서도 형식의 그 집요한 성적도취에도 요즘엔 흥미가 없었다. 하루이틀이 멀다하고 아버지는 회사일에 매달리시는것 같았다. 어머니는 그럴수록 성수의 발목을 죄어왔는데 최근엔 용돈마저 깎이는 일까지 겪다보니 유일한 낙이었던 형식의 장난에도 시큰둥할수 밖에 없었다. 여자에 대한 환상과 이상을 자꾸 높아만 가는데 내 앞에 딱히 이성이라고 불릴만한 여자가 없는것또한 문제였다. 너무 어려서인지 어리게 보여서 인지 이젠 형식에게 자문한다는 자체가 우습게 느껴졌다. 중학생이 되면 좋아하는 여학생을 구할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생각이 지금에 와서야 1:1 상대도 만나기 힘들다는 현실에 부닥힌것이다.
그렇게 학교에 와도 그림에 떡인듯한 설명만 떠드는 형식의 말이 이상이었음을 느끼고 있는 참에 아버지마저 2~3동안 집을 비우는 일이 생겼던 것이다.
방안에선 오늘도 귀가한 아버지를 붙잡고 통곡하는 어머니가 눈에 들어왔지만 아버지는 왠지 여느때와 달리 요지부동이었다. 무슨이유에서인지 어머니는 설움에 목 매인듯이 눈물을 한없이 쏟으셨고 아버지의 얼굴엔 비장함마저 서렸다. 내가 겨우 말려서야 풀어지긴 했지만 부모님들의 실갱이는 계속되었다.
그때 처음 들은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걸 보면 여자에겐 정말 치명적이 상처가 될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당신을 여자로 느끼지 못한다구!"
부모님의 대화를 엿들을 생각은 없었지만 귀에 들리는건 어쩔수 없었다.
"여자말이야..여자...모 르겠어? 내가 회사에서 일하다가두 당신 생각하면 짜증난다구?"
"뭐라구! 당신은 그럼 남자로 보이는줄 알아요! 내게 이렇게 대하는 이유는 내가 모를쭐 알아요!"
"하하..미리 넘겨집지 말라구.이 여편내야. 아직도 이 인간 장경혁을 모르겠냐? 니가 그렇게 할수록 난 널 미워할수 밖에 없다구."
"호호..별꼴이네..뭘 잘못 먹었어?내가 넘겨집는다구? 흥..가운데 달린것도 만족못해서 딴 살림 차렸냐?"
"..이여자가 별소릴 다하네?누가그래? 너 말 다했어?"
"그래 말 다했다.이자식아.! 내가 누구땜에 이렇게 사는데~ 너때문에?천만에 성수땜에 살아.그 불쌍한 자식 어미없지 지내게 하고 싶지 않아서~~근데 뭐? 반성은커녕 오히려 역성을내네~~찔리나 보지~~"
"이 여자가 못하는 소리없네...아하..그래.. 이젠 너 같은 여자랑 나두 살기 싫으니까 내일 당장 짐싸라구 알았어~짐싸서 친정으로가던가 맘대루 해~"
"네가 왜 친정으로가! 갈려면 당신이 나가~ 내가 왜 나가 ~~~ 미쳤어!"
"어떠 대고 대들긴 대들어!"
악" 아버지가 어머니의 머리채를 잡고 내동댕이 치자 엄마는 악을 써가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나는 방안에 틀어박힌채 나오지 않았다. 이미 자신이 말릴수 있는 경지는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처절한 외침에 성수는 이끌린듯 안방으로 들어갔다.
"넌 뭐야!"
"아버지가 뭔데! 엄마 때려요! 아버지가 뭔데!"
"성수야! 엄마따라나가자! 이런 아버지밑에 있는게 이젠 지긋지긋하다...!"
"이거 안놔!"
"못나요! 이젠 엄마 때리지 마세요! 제가 가만 있지 않을꺼예요."
그는 잠시 두 모자를 쳐다보고는
"에잇"
소리를 지르며 방을 나갔다. 어머니는 내 품에 안겨 펑펑 눈물을 흘리셨지만 내 가슴은 아까 부모님이 싸울때부터 식어있었다. 아무런 결정권도 없고 의사권도 없이 흔들리는 갈대와 같은 신세가 성수는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일주일이 넘도록 전화한통화없이 오지 않으셨다.
성수가 집안일로 공부에 마음을 잡지못하고 방황하고 있을때였다. 때는 초 가을이었고 날씨또한 선선했기에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이 부러워하고 있었다.
"야..성수야! "
형식이 등교하자 마자 다짜고짜 성수를 반 뒤쪽으로 불러냈다.
"왜? 너 시험 망쳤냐?"
"뭐? 이자식은 내 약점잡는게 취미라두 붙었나봐..그리고 내가 한살이 많은거 잊지 말랬지?"
"나참..불렀으면 빨리 이야기해..수업종 쳐!"
"헤헴...너 저번에 빌려준 만원 내가 좋은데 썼다는건 알고 있지? "
"맞아! 왜 안갚아 그돈?"
"하하...다 너와 나를 위해서 쓴 돈이라고 생각해라...다 좋은일에 쓴거라고.."
왠지 허파에 바람이 든 형색이다. 경제도 어렵다는데 중1학년이 좋은일에 쓸 건수라도 있는건지 다른때와 달리 흥분해 하고 있었다.
"이거 있惻?.."
새끼 손가락을 이리지러 내 눈앞에 세워보이며 입이 찢어져라 웃는다. 병신이네.."
"여자 생겼냐? 그래서 돈 갚을라구? "
"무슨 망발을....너를 위해서 이 형님이 미팅한껀 올렸잖냐?"
"난 연상은 싫다! 이젠 지겹다. 내가 깍뚜기냐? 여자들 사이에 껴서 사회보는거 이젠 싫다!"
"어? 너 어케 아냐? 근데...그럼 넌 중1짜리 젖몽우리도 안진 여자애들하고 소꼽장난칠래?"
"응..나두 이젠 신선하게 놀래. 그리고 내 주제에 무슨 연상이냐? 싱싱한 내 또래에가 난 좋더라구!!!!!"
"이게 미쳤네..너 변태냐? 어떻게 수준낮은 중학생하고 놀려구 그러냐?"
"나참! 그럼 넌 너무 조숙해서 고1짜리.고3짜리 누나랑 눈 맞아서 그거 했냐? 솔직히 그러구 그런 상대 있음 나두 하게 해주는게 친구아냐? 넌 그렇게 하면서 난 그런 기회조차 없는데 내가 너한테 뭘 더 원하겠냐?"
사실이지 이 자식은 친구가 많다. 워낙에 조숙하다보니 사람을 끌어모을주 아는 재주가 있었으니까..하지만 나두 남자로써 느껴보고 싶은 심정은 예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그 내또래에 애들한테만이라도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이자식은 내가 순순히 걸려들지 않으면 다른 방도를 쓴다.
"하하..있잖냐?내가 저번에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 할때 말했었냐? 하하.."
"뭔데? 중3짜리엔데 완전히 킹카였잖냐?"그래서..살짝 술을 먹인다음에...했지..헤헤.. "
"자세히 말해줘봐!"
대리 만족이랄까 심성이 착한 성수는 늘 이런 형식의 체험담을 들으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윤리에도 위배되지 않고 도덕적으로 가책을 느끼지 않으니까 남자로써 호기심을 갖는 정도로 죄가 될수가 없었기때문이다...
그날도 형식은 새로 잡은 아르바이트에 열심히였다. 당연히 데이트 자금마련이 목적이었지만 이왕이면 일도하고 님도 따고 하는 식이었다. 너무 나이가 어려 라이트까지 못가기때문에 자신의 영역권안에 확실히 활동보장을 할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쉬쉬하면서도 형식의 그 어른스러워보이는 얼굴때문에 대부분 미성년자에 대한 의심은 품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 날도 형식은 몰려드는 사람들로 서빙하기 바쁘던 시간이었다.
그때 호프집 유리문을 밀고 들어선 두명의 여자를 볼수 있었는데 유난히 넓은 호프집안을 살펴보던 두 여자는 앞치마를 걸치고 있던 형식에게 앉을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눈치를 보였다. 키가 커보여서 몰랐는데 가까이 두여자를 보니 얼굴이 앳띠어 보였고 보라색 티를 입을 여자가 뭐라고 하자 흰티를 입은여자가 메뉴판을 형식에게 내밀며 말했다. .
"여기..맥주 3000cc두병하구요. 안주는 오징어하구 사라다(과일)주세요 .그리고 팝콘도 갖다 주시구여."
"네..
형식이 대답을 하고 나서 한참동안 주위의 시끄러운 소리때문에 두 여자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을때였다.형식이 음식물을 청소하며 벨소리에 카운터에 가보지 아까 앉은 두 여자중에 흰티 입은 여자가 카운터쪽으로 손을 드는게 보였다.
"네..?""
"미안한데요? 혹시 학생이세요?"
"네?"
"그게 아니구여? 내 친구가 오늘 남자친구하고 헤어졌거든요. 그래서 여기 왔는데...음..오빠가 남자친구하고 비슷하게 생겼다구 그러는거예요. 그래서 내가 제안했죠.저 오빠가 오늘만 같이 있어주면 괜찮겠냐구여?"
"얘는....아니예요.그냥 일보세요......"
"뭘..빼고 그래. 다 널 위해서인데...그리고 그 자식이 밉지도 않아! 나 같으면 가만 안 나둔다.!"
"네..전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혹시 끝나고 라면 ..."
"몇시에 끝나는데요.."
흰티를 입은 여자는 흥미가 도는듯 보라색 입은 여자가 끼어들기라도 하는듯 물었다.
"한 12시쯤이요..지금이 11시20분이니까...그때쯤에 퇴근하거든요"
"네..근데..오빠 몇살이예요?"
"나이는왜?"
"저희는 오빠 나이도 모르고 뭘하는지도 모른는데..."
형식도 눈치를 챈듯 빙그레 웃으며
"지금 고1이구여.S고등학교 다니다가 고만두고 검정고시하구 있어요. 이름은 김형식이구여."
"아..그 학교요? 거기 인문계죠?"
흰티를 입은 여자가 아는체하자 옆에 있던 보라색티 여자도 흥미가 이는듯 물어왔다.
"거기..들어가기 힘들죠?"
형식은 무심코 튀어나온 말에 조금 당황해 하면서도 두 여자가 흥미를 보이자 더욱 자신감이 넘쳤다.
"음...거기 남녀공학이지만 커트라인이 세졌어. 산업디자인과하구 전자계산과가 생기고 나서 더욱 심한거같아."
"네...그럼...거기 갈려면 반에서 몇등하면 돼요?"
"너희도 거기 갈려구?"
"아니...진숙이가 생각중이었거든요..."
"아냐!...아직 생각중이야!"
진숙은 강혜의 말에 부정을 하고서는
"알았어요..우리가 12시10분쯤에 밖에서 오빠 기다리면 돼죠?"
이상하리만치 즉흥적인 대답이 오가고 형식은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고 빨리 12시10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호프집 건물 뒤쪽에 진숙과 강혜가 약속한 시간보다 10분 늦게 나온 형식을 마구 나무랐다.
"오빠..밖에 얼마나 추운지 알아..진숙이는 아까부터 자꾸 집에 갈려구 해서 내가 얼마나 붙잡고 있었는데..."
"미..미안해...정리가 늦어서...미안.."
"알았어..우리 오늘 한잔씩 더 마시러 가자!"
"저기...강혜야...난...오늘 피곤해서...일찍갈께...."
"얘.아깐..같이 마시기론 해 놓고..."
"아냐....몸이 너무 피곤해서..더 못 있겠어!"
진숙은 그러면서 형식은 눈치를 보는듯 잠시 머뭇거리다가
"알았어! 그럼 내일보자....~"
"응..그럼..오빠...갈께요.."
"그렇게 해요..."
형식도 처음 봤을때부터 진숙이 마음에 들었는데 그냥 간다고 하니 좀 아쉬운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강헤는 가지 않은 모양인지 진숙이 가기 무섭게 형식을 슈퍼로 데리고 갔다.
소주3병과 오징어 2마리 과자 3봉지가 전부였지만 강혜는 뭐가 좋은지 진숙이 헤어진걸 무척이나 아쉬워하면서도 표정엔 기뻐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보상심리라고나 할까 강혜는 형식의 표정엔 아랑곳 없이 안주엔 관심이 없는듯 소주만 따라 마셨다.
"오...오빠.....이제...집...?煊?...가야겠다..."
"응?가게? 너...너..많이..취했다..!?"
형식은 강혜가 일어서다 넘어지자 헤헤 웃으며 강혜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어이쿠"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금새 형식도 강헤의 곁에 대자로 누워버렸다. 이미 인적이 드문 마을 놀이터엔 적막이 감돌뿐 강혜가 고래고래 노래를 불러도 사람이 인기척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강혜가 많이 와봤던거 같았다. 유난히 동그란 얼굴에 작은 눈이 노래부를때 잠시 빤짝이더니 금새 졸린눈이 되어 모래를 이불삼에 잠이들고 말았다. 형식도 취가가 한껏 오르는 와중에도 강혜가 자신의 다리위에 자신의 발을 올려놓자 이상한 기분에 정신이 번쪽들었다. 형식은 졸린눈을 비벼가며 그녀의 얼굴 형체를 찾았지만 어지러워서 인지 잘 보이진 않았다. 간신히 그녀이 숨결소리를 찾아 그녀의 얼굴을 더듬자 그녀가 잠시 잠꼬대를 하는듯 몸을 옆으로 누였다.
혼자 소주2병을 마셔버린 강헤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형식이 겨우 의자위에 들어올렸을때야 반응을 보였는데 자신의 두 손을 형식의 무릎을 껴안듯이 몸을 돌려버린것이다.
형식은 좀 난처하듯이 그녀만을 쳐다보다가 그녀가 다시 몸을 돌리자 할수 없이 자신이 잠바를 벗어 그녀를 덮어주었다. 예전의 형식이 아닌만큼 여자가 옆에 있어도 취기가 돌아 자고 싶을뿐 다른 생각같은건 가질수 없었다.
하지만 형식이 그녀를 감싸고 추위에 몸을 움츠리고 있을떼 그녀가 몸을 일으켰다.
형식은 추위에 몸을 떨고 있는데 옆에서 그녀의 움직임에 눈을 떴다. 화장실에나 가려나 생각하고 있는데 그녀는 모래위를 한참 동안 돌아다니다가 불빛이 보이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녀는 철봉에 자신의 몸을 의지하며 잠시 토하는듯 고개를 숙였고 곧 생리현상이 왔는지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취가가 가시지않은 그녀는 불빛밑에 있었지만 자신의 곁에 아무도 없다는걸 확인하며 자신의 바지지퍼를 열었다.
형식은 멀리서 그런 그녀의 행동을 바라보곤 깜짝 놀라며 살금살금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형식은 이미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수 없음을 느꼈다. 이미 하체에서는 그 만의 반응이 오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만의 본능이 감지해주는데로 그는 걷고 있었다.
토할꺼 같았지만 의외로 내용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까 너무 많이 마신 모양이라 생각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 그 오빠도 이미 가고 없는거 같았다. 시야가 뿌옇게 보였지만 그녀는 집에 들어가기는 힘들거란 생각을 하며 아까 남자친구와 헤어진 정숙을 보며 자신이 얼마나 통쾌했는지 했다. 정말 그렇게 얌채스럽게 요조숙녀처럼 굴던 그녀가 차인거에 대한 일말의 희열을 느꼈던 것이다. 자신이 남자친구와 헤어졌을때도 정숙이는 자신모르게 남자친구를 만나고 와서는 그녀의 남자친구를 악마로까지 몰아 열번을 토해내더니 정말 꼴좋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웃음을 머금고 자신의 휘청이는 몸을 철봉에 의지하며 바지를 내렸다. 그리곤 팬티까지 끌어내리며 의자에 않듯 털썩 앉으며 고개를 숙여 자신의 하체를 쳐다보았다.
한줄기 한줄기 떨어지던 물은 급기야 홍수를 이루는듯 쏟아졌다. 소주가 물이 되어나왔다. 이미 그녀또한 하체부분엔 검은 수풀이 자라고 있었는데 아직 어려서 그런지 음모는 스포츠형처럼 짧았다.
형식은 어두운 곳에서 정말 떨리는 가슴을 추체할수 없었다. 가로등 불빛밑에 그녀가 너무 적나라한 자태로 앉아있었다.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형식이 가까이 다가갈때까지 그녀는 자신의 하체만 바라보고 있었다. 형식은 몸을 숙였다. 몸을 최대한 낮추어 그녀의 몸을 감상하고 있었다. 어두웠지만 그녀의 음모는 볼수있었다. 그리고 성기모양까지는 힘들었지만 그보다 더욱 그를 자극한건 그녀의 시원한 물소리였다. 이미 자신의 하체에선 연락이 오고 있었다.
취기는 멀리 달아난지 오래며 그는 조금씩 전진했다. 그녀가 언제까지 앉아있을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소중한 곳을 주인몰래 볼수 있다는 작은 일념이 그가 보통 성행위때와 달리 흥분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배가 아팠다. 어제 먹은 삼겹살이 말썽을 부린 모양이다. 새벽내내 화장실을 전전긍긍했지만 나을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시계를 보니 아침식사시까지는 멀어보였다. 방문을 열고 화장실 문을 열자 거실까지 불이 환했다. 성수는 아픈배를 움켜지고는 곧바로 설사를 했다.
역시 사람은 처음과 끝이 좋아야 했다. 아버지는 왠일이신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삼겹살을 사가지고 오셨다. 어머니도 잠시 그런 아버지를 힐끔 쳐다보시곤 말없이 비닐봉지를 채 가셨다. 어제도 두분이 다투시는 소리를 들어서 오늘도 집안기운이 냉냉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아버지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보내셨다. 하지만 어디 그게 고기한점가지고 풀릴 일일까? 미안하다는 말을 못하시는 아버지의 유화책을 가소롭다는듯이 얼굴한번 쳐다보지 않으신채 반찬만들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두분에게 있어서 나의 존재란 그리 큰 무게감이 없어보이는지 아버지는 어머니를 뒤에서 꼭 껴안고는 어머니의 볼쪽으로 자신의 볼을 비비셨다. "언제부터 저렇게 대담하셨지?"
"................... ..치워요..! "
"하하...여보...내 미안하다고 안했어?..응...화 풀어..."
술 기운인가? 아버진 진정 어머니를 사랑은 하시는걸까? 왠지 아버지의 이중성을 보는듯한 기분이었다. 내가 아버지의 눈치를 채고 방으로 들어가자 잠시 부엌이 소란스럽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역시 어머니는 아버지를 정말 사랑하고 계시는구나 생각하니 왠지 불쌍하면서도 여자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어머니가 가여워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싸우고선.....
어머니는 가정을 위한다면 아버지는 회사에 대한 집착이 강하셨다. 나름대로 두분의 임무에 충실하는거야 말릴순 없지만 역시 도가 지나치면 화근이 도래한다구나 할까 두분은 어제도 그 문제로 싸우셨고 어머니는 왠지 근래에 들어서 더욱 아버지와의 마찰을 일으키셨다. 내가 어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두분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한심할때가 없지 않아있다. 특히 아버지의 잦은 외박에 제동을 걸으시던 어머니가 급기야는 아버지의 핸드폰을 부셔버린 사건도 있었다. 회사일때문이라는 아버지의 항변이 이젠 어머니에겐 왠지모를 불안으로 자리잡고 있었는지 모른다. 일찍 들어와도 아버지가 할줄 아는거라곤 TV시청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더욱 자신의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심리가 작용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북적이는 전철안을 바라보며 성수는 매일 등교를 해야한다는 사실이 싫었다. 무엇보다 사람을 시험지 몇장으로 판별하는 사회가 싫었다. 그렇다고 성수가 특별한 재주가 있는것도 아니었기에 그런 투덜은 곧 입속에서만 맴돌았다. 등뒤에서 미는 푸시맨이 내 가방을 찌그러뜨리듯 밀자 북적이는 사람들을 태운 전철을 종착지를 향해 출발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자가 많은 곳으로 가면 공간이 많이 생겼다. 그건 어디서나 통영되는 것인데 여자가 많으면 그만큼 남자들의 차지하는 자리를 확보할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전용칸이라" 한번쯤 넘보고도 싶지만 아직 그런 배짱까지 없는지라 여자가 다수 섞인 곳을 점찍어 타는게 아침 일과 였다.
학교는 도시중심지를 피해 산중턱을 깍아 만든 지역에 자리잡고 있었고 최근에야 풀린 그린밸트가 난립하는 아파트와 병행되어 학교설립이 잦아지게 되었다. 역시 버스가 학생수송을 100% 감당하기엔 어려웠던지 구,시청에서 적극 지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금새 학교앞을 잇는 역이 생기게 되었다. 그렇게 버스와 전철을 번갈아 타면서 느낀점이라면 버스는 손잡이가 너무 없었다. 출근시간이었고 특히 서로 부딪힘이 적은 공간에 의자엔 사람들로 꽉차서 여자와 남자의 경계가 확연히 구별되는 곳이 싫었다. 특히 뒷자석에 주로 앉은 여학생들이 복잡한 공간을 피해 도망쳐온 자신을 수군거리는거 같아 싫었다. 한번은 통학시간에 늦은 탓에 혹시 자리나 남지 않을까 하여 뒤를 보았다. 역시 뒤쪽에 검은색 조끼안에 옅은 분홍색티. 갈색 스커트를 입은 여학생들이 즐비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특히 한 여학생(고등학생같이 보였다) 자주 보는 여학생이라 잠시 고개를 숙여보인곤 더이상 가지 않고 서 있었다. 역시 그녀도 그런 나를 뻔히 쳐다보더니 얕은 미소를 보여주었지만 이미 내 시선은 창 밖을 향한 후였다. 학교가 가까워지자 북적이던 버스안도 어느새 자리가 텅텅비어갔다. 하지만 뒤에선 여전히 여학생들의 깔깔거림이 있었고 갑자기 여학생 한명이 자리러지는듯한 큰 웃음에 나는 힐끔 뒤로 쳐다보게 되었다. 운전기사아저씨는 종착지점이 가까워졌는지 속도내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늘 있는 일이라는듯 잠지 반사경으로 힐끔 보고는 비상하게 비좁은 곳을 빠져나가고 계셨다. 나도 그 여학생이 누군가 호기심에 뒤를 보았다. 역시나 하의(교복)가 터질듯한 거대한 종아리가 내 시선을 끌었다. 하필 정면으로 보일께 뭐람...위로 올라갈수록 한숨이 나왔다. 체면이고 뭐고 없나보다 생각했다. 가지런히 놓인 젓가락사이로 주걱이라니....고개만 아픈거 같았다. 이내 끝쪽에 앉은 그녀를 보았는데 역시 그녀는 옆 친구의 목소리에 자신도 놀랐는지 희미한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자꾸 잊으려구 해도 그녀의 거대한 목소리는 내 귀를 거스리고 있었다. 운전사아저씨는 라디로에 핸드폰까지 받으시며 운전을 하셨다. 나참...소심한게 죄라니까..
내릴때가 되었는지 뒤에 여학생들이 우루루 앞쪽으로 몰려내려왔다. 어랍쇼? 내가 내릴껀데...교복이 언제바꼈나?
내가 일어서자 뒤쪽에 서있던 그녀가 내 등을 치면서 물었다.
"여기서 내리니?"
"? 네? "
"아..여기 중학교 다니는구나? 근데...매일 이시간에 가니?"
"아...아니오...오늘은 늦어서..."
그녀의 얼굴을 이렇게 가까이 본것도 처음이지만 그녀(누나)가 말을 걸어오리라곤 생각치 못했던 성수로서는 빨개진 얼굴을 들수가 없어 마음과 달리 사무적인 대답만 튀어나왔다. "이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까지 성수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본건 아까 본게 처음이었을꺼 같다. 그녀가 그런 성수를 보고 웃으며 팔뚝을 잡아끌자 성수는 깜짝놀라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곤 고개를 숙인채 내렸다. 정말 얼떨껼에 누나가 한명 생긴기분이었다. 그녀는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남겨주며 자신이 교회성가대에 청소년부 회장을 맏고 있으니 한번 나오라는 거였다. "난 노래 듣는게 더 좋은데" 애초에 그녀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그녀의 일방적인 통보에 성수는 고개만 끄덕이면 되었으니까...
그리고 부푼 꿈을 안고 성가대에 갔지만 역시 노래 못하는건 후천적으로 안돼는지 그날 쪽팔리게도 노래한번 못 부르고 화음만 맞추고 오게되었고 급할때 필요한건 없다더니 성경책마저 두고 교회에 나오는 일까지 생겼다. 차츰 그녀의 관심이 희미하게 될되쯤 슬그머니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뒷 맛이 씁쓸했다. 언젠가는 만나게 될찌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이 더욱 성수를 슬프게 했다.
선랑한건지 어리게 본건지 성수에겐 유난히 연상의 여자들의 접근이 많았다. 좀 귀엽게 생기면 이내 그녀들은 성수를 깍뚜기(어린애)로 취급했다. 그게 싫었다. 여자를 모르는 호모처럼 어디에서나 낄수 있는게 싫었다. 마찬가지로 자신을 남자로 안본다는 사실에 더욱 불쾌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여자들의 마수를 피해 전철을 이용하게 되었지만 여자와는 물로 칼배기인지...사람이 모이는 장소라면 여자들이 필히 끼이게 마련인 모양이었다.
"웃"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부등켜 안은채 남자는여자를 보호하는듯이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었는데 여자는 부끄러운듯 아니 비좁다는 반항이었을까 남자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두 손으로는 남자의 허리부분을 꼭 껴안고 있었다. 여자는 하얀 롱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전철이 잠시 출렁거리자 여자의 긴머리가 출렁거리며 남자의 입을 가렸다. 남자는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올려주며 여자의 귀에 뭐라고 이야기하자 여자는 앙증맞은 주먹으로 남자의 가슴을 쳤다. 그때 전철문이 열리며 내 키보다 조금큰 아저씨가 내 앞으로 밀고 들어왔다.
"앗"
전철안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서고 있었는데 이 아저씨는 더욱 용감하게 주변을 해집고 있었다. 개중엔 손잡이가 있는쪽을 사수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워낙 이런데 이력이 나있는 이 아저씨에겐 무리였나보다..몇번의 문열림이 계속되고 전철이 출발했다. 그렇게 자리가 확보된듯 멈추어 선곳이 성수바로 앞이었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인상이 편안하게 보이는 얼굴이었는데 이제보니 자신보다 얼굴하나는 더 있는 느낌이었다. 근데 왠일이었을까 아저씨가 다시 움직였다. 그 아저씨는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게 싫었는지 전철이 움직일때마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누구예요!"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뛰어나갔고 그 뒤를 따라 아까 그 대학생이 여학생의 꼭 껴안은채 사방을 둘러보고 있었다.
성수는 혀를 끌끌차며 그 대학생의 눈초리가 자신에게 오지않기를 바랬다. 성수는 아까 그 사내가 자신앞에 있던 그 아저씨란걸 알수 있었다. 일종의 전문 소매치기였다. 여자들만 전문적으로 터는 모양이었다. 근데 그 사내는 대답하게도 남학생의 시선을 피해 여자의 지갑을 턴 모양이었다. 사실이지 내눈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여자에게 치근덕 거리기도 했다. 그 아저씨는 역시 무슨의도였는지 자꾸 앞으로 나아갔다. 내릴문은 앞에 있는데...여자의 팔목에 걸린 가방이 위태로워 보인건 아저씨가 여자의 뒤쪽에 엉덩이를 붙이고 나서부터였다. 그 아저씨는 뒤쪽에 지갑을 꺼내는듯 자꾸 손을 만지작 거렸다. 저게 그렇게 좋을까...그 아저씨는 정말 대담했다. 여자가 낯선 사내의 손을 의식했을까 여자는 고개를 더욱 파묻으며 몸을 피했다. 하지만 그 아저씨의 손은 어둑 집요했다.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그 여자가 움직일수도 남자가 어떻게 해 볼수도 없는 모양인지 아저씨는 급기야 지갑이 떨어뜨리고는 지갑을 집는척 그녀의 스커트 양쪽을 펼치고는 머리를 디밀었다. 그녀의 발이 잠시 움직였지만 그 아저씨는 숙달이된듯 고개를 파묻고는 아무일 없었다는둥 몸을 돌렸다.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그녀가 소리쳤을때 그녀이 치마속주머니에 있던 지갑은 털리고 없었다. 문이 닫히고 전철이 떠날때쯤 여자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들렸지만 난 모른척했다. 괜한 일에 걸려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날치기가 그 여자의 치마안쪽을 보았다는 생각에 몸을 한체레 부르르떨었다. 너무 충격적이었던것이다. 그렇게 대담하게 일을 벌이는 건 정말 처음봤다는 흥분때문이었다. 내릴때까지 그녀의 햇빛에 반사되어 비치는 하얀 팬티를 성수는 잊지 못할꺼같았다. 그녀가 그렇게 호들갑스럽게 소리지를때까지의 그 흥분은 역시 그녀의 얼굴에 옹기종기 나있는 여드름처럼 쉽게 잊혀지지 않을꺼 같았다.
아버지가 또 외박을 하셨다. 학교에서도 형식의 그 집요한 성적도취에도 요즘엔 흥미가 없었다. 하루이틀이 멀다하고 아버지는 회사일에 매달리시는것 같았다. 어머니는 그럴수록 성수의 발목을 죄어왔는데 최근엔 용돈마저 깎이는 일까지 겪다보니 유일한 낙이었던 형식의 장난에도 시큰둥할수 밖에 없었다. 여자에 대한 환상과 이상을 자꾸 높아만 가는데 내 앞에 딱히 이성이라고 불릴만한 여자가 없는것또한 문제였다. 너무 어려서인지 어리게 보여서 인지 이젠 형식에게 자문한다는 자체가 우습게 느껴졌다. 중학생이 되면 좋아하는 여학생을 구할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생각이 지금에 와서야 1:1 상대도 만나기 힘들다는 현실에 부닥힌것이다.
그렇게 학교에 와도 그림에 떡인듯한 설명만 떠드는 형식의 말이 이상이었음을 느끼고 있는 참에 아버지마저 2~3동안 집을 비우는 일이 생겼던 것이다.
방안에선 오늘도 귀가한 아버지를 붙잡고 통곡하는 어머니가 눈에 들어왔지만 아버지는 왠지 여느때와 달리 요지부동이었다. 무슨이유에서인지 어머니는 설움에 목 매인듯이 눈물을 한없이 쏟으셨고 아버지의 얼굴엔 비장함마저 서렸다. 내가 겨우 말려서야 풀어지긴 했지만 부모님들의 실갱이는 계속되었다.
그때 처음 들은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걸 보면 여자에겐 정말 치명적이 상처가 될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당신을 여자로 느끼지 못한다구!"
부모님의 대화를 엿들을 생각은 없었지만 귀에 들리는건 어쩔수 없었다.
"여자말이야..여자...모 르겠어? 내가 회사에서 일하다가두 당신 생각하면 짜증난다구?"
"뭐라구! 당신은 그럼 남자로 보이는줄 알아요! 내게 이렇게 대하는 이유는 내가 모를쭐 알아요!"
"하하..미리 넘겨집지 말라구.이 여편내야. 아직도 이 인간 장경혁을 모르겠냐? 니가 그렇게 할수록 난 널 미워할수 밖에 없다구."
"호호..별꼴이네..뭘 잘못 먹었어?내가 넘겨집는다구? 흥..가운데 달린것도 만족못해서 딴 살림 차렸냐?"
"..이여자가 별소릴 다하네?누가그래? 너 말 다했어?"
"그래 말 다했다.이자식아.! 내가 누구땜에 이렇게 사는데~ 너때문에?천만에 성수땜에 살아.그 불쌍한 자식 어미없지 지내게 하고 싶지 않아서~~근데 뭐? 반성은커녕 오히려 역성을내네~~찔리나 보지~~"
"이 여자가 못하는 소리없네...아하..그래.. 이젠 너 같은 여자랑 나두 살기 싫으니까 내일 당장 짐싸라구 알았어~짐싸서 친정으로가던가 맘대루 해~"
"네가 왜 친정으로가! 갈려면 당신이 나가~ 내가 왜 나가 ~~~ 미쳤어!"
"어떠 대고 대들긴 대들어!"
악" 아버지가 어머니의 머리채를 잡고 내동댕이 치자 엄마는 악을 써가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나는 방안에 틀어박힌채 나오지 않았다. 이미 자신이 말릴수 있는 경지는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처절한 외침에 성수는 이끌린듯 안방으로 들어갔다.
"넌 뭐야!"
"아버지가 뭔데! 엄마 때려요! 아버지가 뭔데!"
"성수야! 엄마따라나가자! 이런 아버지밑에 있는게 이젠 지긋지긋하다...!"
"이거 안놔!"
"못나요! 이젠 엄마 때리지 마세요! 제가 가만 있지 않을꺼예요."
그는 잠시 두 모자를 쳐다보고는
"에잇"
소리를 지르며 방을 나갔다. 어머니는 내 품에 안겨 펑펑 눈물을 흘리셨지만 내 가슴은 아까 부모님이 싸울때부터 식어있었다. 아무런 결정권도 없고 의사권도 없이 흔들리는 갈대와 같은 신세가 성수는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일주일이 넘도록 전화한통화없이 오지 않으셨다.
성수가 집안일로 공부에 마음을 잡지못하고 방황하고 있을때였다. 때는 초 가을이었고 날씨또한 선선했기에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이 부러워하고 있었다.
"야..성수야! "
형식이 등교하자 마자 다짜고짜 성수를 반 뒤쪽으로 불러냈다.
"왜? 너 시험 망쳤냐?"
"뭐? 이자식은 내 약점잡는게 취미라두 붙었나봐..그리고 내가 한살이 많은거 잊지 말랬지?"
"나참..불렀으면 빨리 이야기해..수업종 쳐!"
"헤헴...너 저번에 빌려준 만원 내가 좋은데 썼다는건 알고 있지? "
"맞아! 왜 안갚아 그돈?"
"하하...다 너와 나를 위해서 쓴 돈이라고 생각해라...다 좋은일에 쓴거라고.."
왠지 허파에 바람이 든 형색이다. 경제도 어렵다는데 중1학년이 좋은일에 쓸 건수라도 있는건지 다른때와 달리 흥분해 하고 있었다.
"이거 있惻?.."
새끼 손가락을 이리지러 내 눈앞에 세워보이며 입이 찢어져라 웃는다. 병신이네.."
"여자 생겼냐? 그래서 돈 갚을라구? "
"무슨 망발을....너를 위해서 이 형님이 미팅한껀 올렸잖냐?"
"난 연상은 싫다! 이젠 지겹다. 내가 깍뚜기냐? 여자들 사이에 껴서 사회보는거 이젠 싫다!"
"어? 너 어케 아냐? 근데...그럼 넌 중1짜리 젖몽우리도 안진 여자애들하고 소꼽장난칠래?"
"응..나두 이젠 신선하게 놀래. 그리고 내 주제에 무슨 연상이냐? 싱싱한 내 또래에가 난 좋더라구!!!!!"
"이게 미쳤네..너 변태냐? 어떻게 수준낮은 중학생하고 놀려구 그러냐?"
"나참! 그럼 넌 너무 조숙해서 고1짜리.고3짜리 누나랑 눈 맞아서 그거 했냐? 솔직히 그러구 그런 상대 있음 나두 하게 해주는게 친구아냐? 넌 그렇게 하면서 난 그런 기회조차 없는데 내가 너한테 뭘 더 원하겠냐?"
사실이지 이 자식은 친구가 많다. 워낙에 조숙하다보니 사람을 끌어모을주 아는 재주가 있었으니까..하지만 나두 남자로써 느껴보고 싶은 심정은 예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그 내또래에 애들한테만이라도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이자식은 내가 순순히 걸려들지 않으면 다른 방도를 쓴다.
"하하..있잖냐?내가 저번에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 할때 말했었냐? 하하.."
"뭔데? 중3짜리엔데 완전히 킹카였잖냐?"그래서..살짝 술을 먹인다음에...했지..헤헤.. "
"자세히 말해줘봐!"
대리 만족이랄까 심성이 착한 성수는 늘 이런 형식의 체험담을 들으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윤리에도 위배되지 않고 도덕적으로 가책을 느끼지 않으니까 남자로써 호기심을 갖는 정도로 죄가 될수가 없었기때문이다...
그날도 형식은 새로 잡은 아르바이트에 열심히였다. 당연히 데이트 자금마련이 목적이었지만 이왕이면 일도하고 님도 따고 하는 식이었다. 너무 나이가 어려 라이트까지 못가기때문에 자신의 영역권안에 확실히 활동보장을 할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쉬쉬하면서도 형식의 그 어른스러워보이는 얼굴때문에 대부분 미성년자에 대한 의심은 품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 날도 형식은 몰려드는 사람들로 서빙하기 바쁘던 시간이었다.
그때 호프집 유리문을 밀고 들어선 두명의 여자를 볼수 있었는데 유난히 넓은 호프집안을 살펴보던 두 여자는 앞치마를 걸치고 있던 형식에게 앉을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눈치를 보였다. 키가 커보여서 몰랐는데 가까이 두여자를 보니 얼굴이 앳띠어 보였고 보라색 티를 입을 여자가 뭐라고 하자 흰티를 입은여자가 메뉴판을 형식에게 내밀며 말했다. .
"여기..맥주 3000cc두병하구요. 안주는 오징어하구 사라다(과일)주세요 .그리고 팝콘도 갖다 주시구여."
"네..
형식이 대답을 하고 나서 한참동안 주위의 시끄러운 소리때문에 두 여자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을때였다.형식이 음식물을 청소하며 벨소리에 카운터에 가보지 아까 앉은 두 여자중에 흰티 입은 여자가 카운터쪽으로 손을 드는게 보였다.
"네..?""
"미안한데요? 혹시 학생이세요?"
"네?"
"그게 아니구여? 내 친구가 오늘 남자친구하고 헤어졌거든요. 그래서 여기 왔는데...음..오빠가 남자친구하고 비슷하게 생겼다구 그러는거예요. 그래서 내가 제안했죠.저 오빠가 오늘만 같이 있어주면 괜찮겠냐구여?"
"얘는....아니예요.그냥 일보세요......"
"뭘..빼고 그래. 다 널 위해서인데...그리고 그 자식이 밉지도 않아! 나 같으면 가만 안 나둔다.!"
"네..전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혹시 끝나고 라면 ..."
"몇시에 끝나는데요.."
흰티를 입은 여자는 흥미가 도는듯 보라색 입은 여자가 끼어들기라도 하는듯 물었다.
"한 12시쯤이요..지금이 11시20분이니까...그때쯤에 퇴근하거든요"
"네..근데..오빠 몇살이예요?"
"나이는왜?"
"저희는 오빠 나이도 모르고 뭘하는지도 모른는데..."
형식도 눈치를 챈듯 빙그레 웃으며
"지금 고1이구여.S고등학교 다니다가 고만두고 검정고시하구 있어요. 이름은 김형식이구여."
"아..그 학교요? 거기 인문계죠?"
흰티를 입은 여자가 아는체하자 옆에 있던 보라색티 여자도 흥미가 이는듯 물어왔다.
"거기..들어가기 힘들죠?"
형식은 무심코 튀어나온 말에 조금 당황해 하면서도 두 여자가 흥미를 보이자 더욱 자신감이 넘쳤다.
"음...거기 남녀공학이지만 커트라인이 세졌어. 산업디자인과하구 전자계산과가 생기고 나서 더욱 심한거같아."
"네...그럼...거기 갈려면 반에서 몇등하면 돼요?"
"너희도 거기 갈려구?"
"아니...진숙이가 생각중이었거든요..."
"아냐!...아직 생각중이야!"
진숙은 강혜의 말에 부정을 하고서는
"알았어요..우리가 12시10분쯤에 밖에서 오빠 기다리면 돼죠?"
이상하리만치 즉흥적인 대답이 오가고 형식은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고 빨리 12시10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호프집 건물 뒤쪽에 진숙과 강혜가 약속한 시간보다 10분 늦게 나온 형식을 마구 나무랐다.
"오빠..밖에 얼마나 추운지 알아..진숙이는 아까부터 자꾸 집에 갈려구 해서 내가 얼마나 붙잡고 있었는데..."
"미..미안해...정리가 늦어서...미안.."
"알았어..우리 오늘 한잔씩 더 마시러 가자!"
"저기...강혜야...난...오늘 피곤해서...일찍갈께...."
"얘.아깐..같이 마시기론 해 놓고..."
"아냐....몸이 너무 피곤해서..더 못 있겠어!"
진숙은 그러면서 형식은 눈치를 보는듯 잠시 머뭇거리다가
"알았어! 그럼 내일보자....~"
"응..그럼..오빠...갈께요.."
"그렇게 해요..."
형식도 처음 봤을때부터 진숙이 마음에 들었는데 그냥 간다고 하니 좀 아쉬운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강헤는 가지 않은 모양인지 진숙이 가기 무섭게 형식을 슈퍼로 데리고 갔다.
소주3병과 오징어 2마리 과자 3봉지가 전부였지만 강혜는 뭐가 좋은지 진숙이 헤어진걸 무척이나 아쉬워하면서도 표정엔 기뻐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보상심리라고나 할까 강혜는 형식의 표정엔 아랑곳 없이 안주엔 관심이 없는듯 소주만 따라 마셨다.
"오...오빠.....이제...집...?煊?...가야겠다..."
"응?가게? 너...너..많이..취했다..!?"
형식은 강혜가 일어서다 넘어지자 헤헤 웃으며 강혜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어이쿠"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금새 형식도 강헤의 곁에 대자로 누워버렸다. 이미 인적이 드문 마을 놀이터엔 적막이 감돌뿐 강혜가 고래고래 노래를 불러도 사람이 인기척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강혜가 많이 와봤던거 같았다. 유난히 동그란 얼굴에 작은 눈이 노래부를때 잠시 빤짝이더니 금새 졸린눈이 되어 모래를 이불삼에 잠이들고 말았다. 형식도 취가가 한껏 오르는 와중에도 강혜가 자신의 다리위에 자신의 발을 올려놓자 이상한 기분에 정신이 번쪽들었다. 형식은 졸린눈을 비벼가며 그녀의 얼굴 형체를 찾았지만 어지러워서 인지 잘 보이진 않았다. 간신히 그녀이 숨결소리를 찾아 그녀의 얼굴을 더듬자 그녀가 잠시 잠꼬대를 하는듯 몸을 옆으로 누였다.
혼자 소주2병을 마셔버린 강헤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형식이 겨우 의자위에 들어올렸을때야 반응을 보였는데 자신의 두 손을 형식의 무릎을 껴안듯이 몸을 돌려버린것이다.
형식은 좀 난처하듯이 그녀만을 쳐다보다가 그녀가 다시 몸을 돌리자 할수 없이 자신이 잠바를 벗어 그녀를 덮어주었다. 예전의 형식이 아닌만큼 여자가 옆에 있어도 취기가 돌아 자고 싶을뿐 다른 생각같은건 가질수 없었다.
하지만 형식이 그녀를 감싸고 추위에 몸을 움츠리고 있을떼 그녀가 몸을 일으켰다.
형식은 추위에 몸을 떨고 있는데 옆에서 그녀의 움직임에 눈을 떴다. 화장실에나 가려나 생각하고 있는데 그녀는 모래위를 한참 동안 돌아다니다가 불빛이 보이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녀는 철봉에 자신의 몸을 의지하며 잠시 토하는듯 고개를 숙였고 곧 생리현상이 왔는지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취가가 가시지않은 그녀는 불빛밑에 있었지만 자신의 곁에 아무도 없다는걸 확인하며 자신의 바지지퍼를 열었다.
형식은 멀리서 그런 그녀의 행동을 바라보곤 깜짝 놀라며 살금살금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형식은 이미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수 없음을 느꼈다. 이미 하체에서는 그 만의 반응이 오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만의 본능이 감지해주는데로 그는 걷고 있었다.
토할꺼 같았지만 의외로 내용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까 너무 많이 마신 모양이라 생각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 그 오빠도 이미 가고 없는거 같았다. 시야가 뿌옇게 보였지만 그녀는 집에 들어가기는 힘들거란 생각을 하며 아까 남자친구와 헤어진 정숙을 보며 자신이 얼마나 통쾌했는지 했다. 정말 그렇게 얌채스럽게 요조숙녀처럼 굴던 그녀가 차인거에 대한 일말의 희열을 느꼈던 것이다. 자신이 남자친구와 헤어졌을때도 정숙이는 자신모르게 남자친구를 만나고 와서는 그녀의 남자친구를 악마로까지 몰아 열번을 토해내더니 정말 꼴좋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웃음을 머금고 자신의 휘청이는 몸을 철봉에 의지하며 바지를 내렸다. 그리곤 팬티까지 끌어내리며 의자에 않듯 털썩 앉으며 고개를 숙여 자신의 하체를 쳐다보았다.
한줄기 한줄기 떨어지던 물은 급기야 홍수를 이루는듯 쏟아졌다. 소주가 물이 되어나왔다. 이미 그녀또한 하체부분엔 검은 수풀이 자라고 있었는데 아직 어려서 그런지 음모는 스포츠형처럼 짧았다.
형식은 어두운 곳에서 정말 떨리는 가슴을 추체할수 없었다. 가로등 불빛밑에 그녀가 너무 적나라한 자태로 앉아있었다.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형식이 가까이 다가갈때까지 그녀는 자신의 하체만 바라보고 있었다. 형식은 몸을 숙였다. 몸을 최대한 낮추어 그녀의 몸을 감상하고 있었다. 어두웠지만 그녀의 음모는 볼수있었다. 그리고 성기모양까지는 힘들었지만 그보다 더욱 그를 자극한건 그녀의 시원한 물소리였다. 이미 자신의 하체에선 연락이 오고 있었다.
취기는 멀리 달아난지 오래며 그는 조금씩 전진했다. 그녀가 언제까지 앉아있을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소중한 곳을 주인몰래 볼수 있다는 작은 일념이 그가 보통 성행위때와 달리 흥분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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