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에서(2)
제 이름은 고파...하고파예요.
예명은 지원이구요.
고1때 아빠가 암으로 돌아가시면서 재산 다 말아먹어서
무척 가난한 집 딸이지요.
그래서 친구 지현이(가명, 미정)에게 졸라 알바를 하게 되었답니다.
지현이가 가끔 나가던 노래방인데요,
지금 면접을 보는 중이랍니다.
======================================================================
여기저기 주무르고 빨고....
이렇게 나의 면접은 끝이 났다.
물론 합격이지..^^
일단 2차를 나가지 않는 조건으로 그날부터 당장 노래방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지현이와 나는 얼굴도 이쁘장하고 노래도 잘하고.....
그래서 우리 노래방에서 제일 인기가 좋았다.
우리랑 한번 놀았던 아저씨들은 담에 오면 꼭 우리를 찾았다.
난 노래방에서 일주일동안 일하고 돈을 빌려 바로 최신형 휴대폰을 샀다.
꿈에서도 그리던 핸드폰이었다.
난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다가 밤에 안고 자기까지 했다.
아직 핸드폰 값을 갚을려면 한달 이상을 일해야 했지만
그런건 상관없었다.
노래방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2주가 지난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평소처럼 룸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중이었다.
한 번인가 같이 놀았던 손님일행이 들어왔다.
난 반갑게 인사를 했고 그 손님도 우리를 지정해 같이 놀았다.
느린 노래가 나와서 어떤 아저씨와 안고 춤을 출때였다.
역시나...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주무르고 뽀뽀두 하고...
그러다 그 손님이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오늘 오빠랑 따로 만날까?"
"저 밖에서는 손님 안만나요...."
"야, 그러지 말고~ 이따 오빠가 술이나 한잔 살게. 나와라."
"안돼요....저 2차는 안간다니까요..."
"짜식, 되게 빼네~ "
"죄송해요."
바보가 아닌 이상 밖에서 따로 만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뻔한 거였다.
난 그렇게 2차 제의를 가볍게 거절했고
파트너를 바꿔 또 안고 춤을 췄다.
아까 나한테 2차 제의를 하던 손님이 지현이를 안고 있었다.
또 귀에 머라 속닥속닥 하는 것 같았다.
난 당연히 지현이한테 2차제의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지현이는 가끔 2차를 나가는 것 같았다.
난 지가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내버려뒀다.
한타임 끝나고 잠시 쉴 때 지현이가 나한테 와서 말을 걸었다.
"야!!"
"왜??"
"아까 너한테 2차 가자고 했던 아저씨 있잖어~"
"어? 너 그거 어케 알았어? 그 아저씨가 얘기하던??"
"어~ 그 아저씨 너한테 쏙 빠진거 같더라?"
"무슨~"
"진짜야~ 나한테 너 전화번호 알려달라구 그러더라~"
"그래서? 가르쳐줬어??"
"아니, 아직....대신 그 아저씨 전화번호 받아냈어"
"잘했어...알려주지마..."
"왜에~ 그 아저씨 그만하면 매너도 괜찮고...그냥 한번 줘~"
"싫어~"
"허이구...너 그거(처녀성) 뒀다 국끓여 먹을거냐? 나같음 비싸게 팔아먹겠다."
"뭐야~"
"그러지 말고~ 그 아저씨한테 용돈이나 두둑히 뜯어내~"
"싫어....나 여기서 알바하는 것만으로 용돈은 충분해...."
"에휴...싫다는 거 억지로 할 필요는 없지 뭐. 니 맘대로 해라~"
그렇게 그 이야기는 일단락됐다.
그날 저녁 난 술냄새, 담배냄새, 향수냄새에 찌들어 집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당연히 자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너 요즘 뭐하고 돌아 다니는 거야??"
"그냥...학교앞에서 알바해...."
"뭐? 알바? 누가 너더러 알바하래? 하던 공부나 열심히 하란 말야~"
"하면 뭘해!!! 우리집 형편에 대학도 못갈거고...."
"누가 못간대~ 내가 뼈가 부서지게 일해서라도 너 대학은 보내! 걱정마!!"
"싫어!! 나 알바해서 돈벌다가 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직할꺼야."
"이 기집애가!@ 누가 너더러 그러래~"
"아빠가 미워 죽겠어! 왜 이렇게 일찍 죽어서...엉엉...."
"..................."
그렇게 난 엄마를 붙들고 투정하다 울어버렸다.
엄마도 목이 메어 말을 못했고....우린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만했다.
다음 날도 어김없이 엄마는 새벽부터 일을 나갔고
난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하며 학교엘 갔다.
점심시간이었다.
선생님이 날 교무실로 불렀다.
"고파야....큰일났다....."
"네? 왜요, 선생님??"
"저기....너희 엄마가.... 식당에서 일하시다가 좀 다치셨대~"
"네??어딜요?? 엄마가 어딜 다쳤대요?? 네, 선생님??"
난 다급한 마음에 선생님을 다그쳤다.
"그게...허릴 조금 삐끗하셨다는데...지금 병원에 계신다니까 가봐라."
난 그길로 조퇴를 하고 엄마가 계시단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가보니 평소에도 그다지 건강한 편이 아니었던 엄마가
너무 무리해서 허리를 다치신 거였다.
의사가 뭐라뭐라 하는데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어쨌든 결론은 병원에 최소한 한달간 입원하고
퇴원한 뒤에도 3개월은 쉬어야 한다고 했다.
난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아빠가 돌아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엄마까지....
그래도 다행인건 엄마는 병원치료만 잘 받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잠들어 있는 엄마를 보면서 난 깨달았다.
엄마병원비와 생활비를 위해 내가 일해야 한다는 것을...
첨에는 너무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내가 노래방에서 매일 같이 일한다면 병원비는 감당이 될까?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난 친구 지현이에게 전화를 했다.
"지현아...나 고파야...."
"어...너희 엄마 어떠셔?"
"어떻게 알았어?"
"담탱이한테 가서 물어봤어...."
"좀 쉬시기만 하면 괜찮대...."
"다행이다...그만한게 어디야..."
"그렇지...근데...있지...흑~~"
"왜? 무슨일이야??"
"아니..훌쩍...병원비땜에...흑...흐흑..."
"아...맞다...병원비....어떡하냐...노래방서 알바하는 거 가지고 해결 안돼나?"
"나두 몰라...흐흡..."
"내가 도와줄 수도 없고....에휴...어쩌냐..."
"마음만이라도 고마워. 역시 너밖에 없다,..."
"친구좋다는게 뭐야~ 아참...너...저기 있잖아...혹시 2차 안나갈래?"
"2차??싫어..."
"바보야, 2차 나가면 돈 많이 준단말야...당분간 그렇게라도 해야지!"
"얼마나 주는데??"
"그거야 너 하기 나름이지..."
"생각해볼게..."
"그래...잘 생각해봐..."
"응, 나 이만 엄마한테 들어가볼게..."
"그래...낼 학교서 보자...."
난 병실의 보조 침대에 쭈그리고 누워 고민을 했다.
그리곤 어쩔 수 없단 생각을 하고 드디어 결심을 했다.
2차를 나가기로...
날이 밝자 엄마도 깨어났다.
엄마는 깨자마자 병원비 아깝다며 퇴원을 하겠다고했다.
"엄마, 지금 퇴원하면 안된대~"
"안되긴 뭘 안되~ 다 병원서 돈벌어 먹자는 수작이야!! 나 괜찮어!!"
그렇게 말하는 엄마의 얼굴은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난 엄마한테 내가 노래방에서 알바할테니 돈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엄마는 노래방 알바가 카운터보는 일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 이상은 알 필요 없었다.
"엄마, 지금 퇴원해서 무리하면 평생 누워있어야 된대..."
"거짓말이라니까~"
"엄마 만약에 그럼 나한테 평생 짐될꺼야??"
"..................................."
"엄마가 무리해서 나한테 평생 짐되면...내가 엄마 용서할거 같어??"
"흑.....................엄마....괜찮아....너한테 짐 안될게...."
"잘들어. 엄마 퇴원하면 나 그날로 엄마랑 인연 끊을거야.
평생 짐될 엄마랑 인연 끊는다구~"
"알았어...알았어...미안하다, 고파야...안그럴게..."
학교 수업도 듣는 둥 마는 둥...
난 끝나는 종이 치자마자 병원으로 달려갔다.
엄마는 오늘도 치료를 받고 누워계셨다.
난 엄마 읽을 잡지를 한두권 사다주고 심심할 때 보라고 했다.
그리곤 알바를 하러 노래방에 갔다.
지현이가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미리 와있었다.
난 빈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했다.
화장을 하면서 지현이한테 누구하고 첨으로 2차를 나가는 게 좋을지 상의했다.
지현이는 엊그제 전번 준 아저씨가 어떠냐고 했다.
난 사실 아무나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돈받고 하는 거니까....
그 날 저녁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고 할 때
주인아저씨가 날 따로 불렀다.
"너 엄마 편찮으시다며?"
"네..."
"이거 엄마 병원비 보태라..."
그러면서 그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네? 아저씨...."
내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쳐다보자
"임마, 너 계속 여기서 일하라고 미리 주는거야~"
"고맙습니다...저 열심히 할께요....."
"그래. 아참...그리고 너 2차 나간다고 했다며??"
"네...."
"그렇게라도 해서 돈 벌어야지...어쩌겠냐...."
"네...."
"너 아다라며?"
"네..."
"첨엔 고생 좀 할텐데..."
"할 수 없죠...."
"그래... 그만 가봐라~"
"네...고맙습니다. 잘쓸게요...."
"그래그래~"
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밖으로 나왔다.
지현이가 기다리다 봉투를 보더니 뭐냐고 물었다.
"미리 가불해주는거래,...병원비하라고..."
"하~ 저 아저씨가 어쩐 일이냐...인심을 다쓰고~ 얼마야?"
"몰라...아직 안열어봤어..."
얄팍한 걸 보니 수표같았다.
난 봉투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10만원쯤 들어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100만원짜리 수표가 있었던 거였다.
지현이도 나만큼 놀랜거 같았다.
우린 서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다.
그리곤 말없이 돈을 지갑에 넣고 노래방을 나와 헤어졌다.
지현이는 집으로 난 병원으로....
간식거리를 사들고 병실로 들어가니 엄마가 안자고 기다리고 있었다.
난 엄마한테 학교에서 있던 일, 노래방서 있던 일을 얘기해주고
엄마를 재웠다.
그리곤 보조침대에 누워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지현이를 불렀다.
"미정아~(미정이는 지현이의 본명...1편 참조^^)"
"왜?"
"있잖아...어제...아저씨가 준 돈말야..."
"어...너 땡잡았다~"
"나...그거 너무 부담스러운데..."
"뭐 어때~ 주면 받으면 돼지..."
"그래도...."
"그렇게 부담스러우면 한번 주던가~"
"줘? 뭘줘?"
"그거말야~ (처녀)"
미정이가 입을 오무리고 속삭였다.
아....
사실 나도 밤새 고민을 했던 부분이었다.
학교 수업 끝나고 난 병원에 들렀다가 바로 노래방으로 갔다.
이른 시간이라 손님은 없었다.
미정이도 좀 있다 올 것이다.
난 아저씨한테 가서 말했다.
"아저씨, 오늘 몇시에 끝나세요??"
"나? 내 맘이지 뭐~~왜??"
"그냥요....저기요....오늘요....시간 좀 내주실래요??"
"왜? 술 사달라고??"
"아니요....네....."
"그렇단거야, 아니란 거야...."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뭔데, 조용하니까 지금 해봐."
"지금은 좀 그렇구요...이따 끝나고 말씀드릴께요."
"그래라, 그럼."
내가 대기실로 들어가 옷 갈아입고 화장하는 새에 미정이가 도착했다.
"야, 너 아저씨한테 술사달랬냐?"
"아니, 왜?"
"아니, 아저씨가 너 또 무슨 일 있냐고 묻길래~"
"나...결심했어....오늘 아저씨랑 하기로...."
"정말??"
"어..."
"잘해라~~"
"훗...아저씨가 잘해줘야지..."
12시가 넘자 지현이와 난 슬슬 정리를 했다.
우린 원래 12시 넘어서는 일을 거의 안했다.
지현이는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난 아저씨한테 가서 면담 요청을 했다.
엄마한테는 오늘 집에 가서 잔다고 얘기해 놓고 왔다.
"왜 불렀냐?"
"저기...아저씨....부탁이 있어서요...."
"뭔데~"
"저...2차 나가기로 했잖아요...."
"근데?"
"근데,....첨이라....너무 무서워요...."
"참내...그러면서 어떻게 나갈라고~~"
"그래서...아저씨가...첨에 해주시면 안돼요??"
"뭐? 내가?"
"네...부탁드릴께요..."
"거참...쩝쩝...."
"네? 아저씨~~"
"야...이거...영광이네....지원이 처녀를 다 먹어달라구 하구 말야,.."
"저 심각해요...이상한 손님이랑 첨에 하기 싫단 말이에여..."
"알았다...생각 좀 해보께."
"생각할 게 뭐 있어요...오늘 가면 되는거지...네?"
"허 참..."
"아저씨...오늘 아니면 안돼요~"
"알았다...그럼 먼저 밖에 나가서 00호프 가서 기다려."
"네...이따 뵈여..."
"야...이거 비밀이다..."
"네^^"
제 이름은 고파...하고파예요.
예명은 지원이구요.
고1때 아빠가 암으로 돌아가시면서 재산 다 말아먹어서
무척 가난한 집 딸이지요.
그래서 친구 지현이(가명, 미정)에게 졸라 알바를 하게 되었답니다.
지현이가 가끔 나가던 노래방인데요,
지금 면접을 보는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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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주무르고 빨고....
이렇게 나의 면접은 끝이 났다.
물론 합격이지..^^
일단 2차를 나가지 않는 조건으로 그날부터 당장 노래방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지현이와 나는 얼굴도 이쁘장하고 노래도 잘하고.....
그래서 우리 노래방에서 제일 인기가 좋았다.
우리랑 한번 놀았던 아저씨들은 담에 오면 꼭 우리를 찾았다.
난 노래방에서 일주일동안 일하고 돈을 빌려 바로 최신형 휴대폰을 샀다.
꿈에서도 그리던 핸드폰이었다.
난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다가 밤에 안고 자기까지 했다.
아직 핸드폰 값을 갚을려면 한달 이상을 일해야 했지만
그런건 상관없었다.
노래방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2주가 지난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평소처럼 룸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중이었다.
한 번인가 같이 놀았던 손님일행이 들어왔다.
난 반갑게 인사를 했고 그 손님도 우리를 지정해 같이 놀았다.
느린 노래가 나와서 어떤 아저씨와 안고 춤을 출때였다.
역시나...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주무르고 뽀뽀두 하고...
그러다 그 손님이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오늘 오빠랑 따로 만날까?"
"저 밖에서는 손님 안만나요...."
"야, 그러지 말고~ 이따 오빠가 술이나 한잔 살게. 나와라."
"안돼요....저 2차는 안간다니까요..."
"짜식, 되게 빼네~ "
"죄송해요."
바보가 아닌 이상 밖에서 따로 만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뻔한 거였다.
난 그렇게 2차 제의를 가볍게 거절했고
파트너를 바꿔 또 안고 춤을 췄다.
아까 나한테 2차 제의를 하던 손님이 지현이를 안고 있었다.
또 귀에 머라 속닥속닥 하는 것 같았다.
난 당연히 지현이한테 2차제의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지현이는 가끔 2차를 나가는 것 같았다.
난 지가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내버려뒀다.
한타임 끝나고 잠시 쉴 때 지현이가 나한테 와서 말을 걸었다.
"야!!"
"왜??"
"아까 너한테 2차 가자고 했던 아저씨 있잖어~"
"어? 너 그거 어케 알았어? 그 아저씨가 얘기하던??"
"어~ 그 아저씨 너한테 쏙 빠진거 같더라?"
"무슨~"
"진짜야~ 나한테 너 전화번호 알려달라구 그러더라~"
"그래서? 가르쳐줬어??"
"아니, 아직....대신 그 아저씨 전화번호 받아냈어"
"잘했어...알려주지마..."
"왜에~ 그 아저씨 그만하면 매너도 괜찮고...그냥 한번 줘~"
"싫어~"
"허이구...너 그거(처녀성) 뒀다 국끓여 먹을거냐? 나같음 비싸게 팔아먹겠다."
"뭐야~"
"그러지 말고~ 그 아저씨한테 용돈이나 두둑히 뜯어내~"
"싫어....나 여기서 알바하는 것만으로 용돈은 충분해...."
"에휴...싫다는 거 억지로 할 필요는 없지 뭐. 니 맘대로 해라~"
그렇게 그 이야기는 일단락됐다.
그날 저녁 난 술냄새, 담배냄새, 향수냄새에 찌들어 집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당연히 자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너 요즘 뭐하고 돌아 다니는 거야??"
"그냥...학교앞에서 알바해...."
"뭐? 알바? 누가 너더러 알바하래? 하던 공부나 열심히 하란 말야~"
"하면 뭘해!!! 우리집 형편에 대학도 못갈거고...."
"누가 못간대~ 내가 뼈가 부서지게 일해서라도 너 대학은 보내! 걱정마!!"
"싫어!! 나 알바해서 돈벌다가 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직할꺼야."
"이 기집애가!@ 누가 너더러 그러래~"
"아빠가 미워 죽겠어! 왜 이렇게 일찍 죽어서...엉엉...."
"..................."
그렇게 난 엄마를 붙들고 투정하다 울어버렸다.
엄마도 목이 메어 말을 못했고....우린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만했다.
다음 날도 어김없이 엄마는 새벽부터 일을 나갔고
난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하며 학교엘 갔다.
점심시간이었다.
선생님이 날 교무실로 불렀다.
"고파야....큰일났다....."
"네? 왜요, 선생님??"
"저기....너희 엄마가.... 식당에서 일하시다가 좀 다치셨대~"
"네??어딜요?? 엄마가 어딜 다쳤대요?? 네, 선생님??"
난 다급한 마음에 선생님을 다그쳤다.
"그게...허릴 조금 삐끗하셨다는데...지금 병원에 계신다니까 가봐라."
난 그길로 조퇴를 하고 엄마가 계시단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가보니 평소에도 그다지 건강한 편이 아니었던 엄마가
너무 무리해서 허리를 다치신 거였다.
의사가 뭐라뭐라 하는데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어쨌든 결론은 병원에 최소한 한달간 입원하고
퇴원한 뒤에도 3개월은 쉬어야 한다고 했다.
난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아빠가 돌아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엄마까지....
그래도 다행인건 엄마는 병원치료만 잘 받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잠들어 있는 엄마를 보면서 난 깨달았다.
엄마병원비와 생활비를 위해 내가 일해야 한다는 것을...
첨에는 너무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내가 노래방에서 매일 같이 일한다면 병원비는 감당이 될까?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난 친구 지현이에게 전화를 했다.
"지현아...나 고파야...."
"어...너희 엄마 어떠셔?"
"어떻게 알았어?"
"담탱이한테 가서 물어봤어...."
"좀 쉬시기만 하면 괜찮대...."
"다행이다...그만한게 어디야..."
"그렇지...근데...있지...흑~~"
"왜? 무슨일이야??"
"아니..훌쩍...병원비땜에...흑...흐흑..."
"아...맞다...병원비....어떡하냐...노래방서 알바하는 거 가지고 해결 안돼나?"
"나두 몰라...흐흡..."
"내가 도와줄 수도 없고....에휴...어쩌냐..."
"마음만이라도 고마워. 역시 너밖에 없다,..."
"친구좋다는게 뭐야~ 아참...너...저기 있잖아...혹시 2차 안나갈래?"
"2차??싫어..."
"바보야, 2차 나가면 돈 많이 준단말야...당분간 그렇게라도 해야지!"
"얼마나 주는데??"
"그거야 너 하기 나름이지..."
"생각해볼게..."
"그래...잘 생각해봐..."
"응, 나 이만 엄마한테 들어가볼게..."
"그래...낼 학교서 보자...."
난 병실의 보조 침대에 쭈그리고 누워 고민을 했다.
그리곤 어쩔 수 없단 생각을 하고 드디어 결심을 했다.
2차를 나가기로...
날이 밝자 엄마도 깨어났다.
엄마는 깨자마자 병원비 아깝다며 퇴원을 하겠다고했다.
"엄마, 지금 퇴원하면 안된대~"
"안되긴 뭘 안되~ 다 병원서 돈벌어 먹자는 수작이야!! 나 괜찮어!!"
그렇게 말하는 엄마의 얼굴은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난 엄마한테 내가 노래방에서 알바할테니 돈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엄마는 노래방 알바가 카운터보는 일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 이상은 알 필요 없었다.
"엄마, 지금 퇴원해서 무리하면 평생 누워있어야 된대..."
"거짓말이라니까~"
"엄마 만약에 그럼 나한테 평생 짐될꺼야??"
"..................................."
"엄마가 무리해서 나한테 평생 짐되면...내가 엄마 용서할거 같어??"
"흑.....................엄마....괜찮아....너한테 짐 안될게...."
"잘들어. 엄마 퇴원하면 나 그날로 엄마랑 인연 끊을거야.
평생 짐될 엄마랑 인연 끊는다구~"
"알았어...알았어...미안하다, 고파야...안그럴게..."
학교 수업도 듣는 둥 마는 둥...
난 끝나는 종이 치자마자 병원으로 달려갔다.
엄마는 오늘도 치료를 받고 누워계셨다.
난 엄마 읽을 잡지를 한두권 사다주고 심심할 때 보라고 했다.
그리곤 알바를 하러 노래방에 갔다.
지현이가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미리 와있었다.
난 빈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했다.
화장을 하면서 지현이한테 누구하고 첨으로 2차를 나가는 게 좋을지 상의했다.
지현이는 엊그제 전번 준 아저씨가 어떠냐고 했다.
난 사실 아무나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돈받고 하는 거니까....
그 날 저녁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고 할 때
주인아저씨가 날 따로 불렀다.
"너 엄마 편찮으시다며?"
"네..."
"이거 엄마 병원비 보태라..."
그러면서 그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네? 아저씨...."
내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쳐다보자
"임마, 너 계속 여기서 일하라고 미리 주는거야~"
"고맙습니다...저 열심히 할께요....."
"그래. 아참...그리고 너 2차 나간다고 했다며??"
"네...."
"그렇게라도 해서 돈 벌어야지...어쩌겠냐...."
"네...."
"너 아다라며?"
"네..."
"첨엔 고생 좀 할텐데..."
"할 수 없죠...."
"그래... 그만 가봐라~"
"네...고맙습니다. 잘쓸게요...."
"그래그래~"
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밖으로 나왔다.
지현이가 기다리다 봉투를 보더니 뭐냐고 물었다.
"미리 가불해주는거래,...병원비하라고..."
"하~ 저 아저씨가 어쩐 일이냐...인심을 다쓰고~ 얼마야?"
"몰라...아직 안열어봤어..."
얄팍한 걸 보니 수표같았다.
난 봉투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10만원쯤 들어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100만원짜리 수표가 있었던 거였다.
지현이도 나만큼 놀랜거 같았다.
우린 서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다.
그리곤 말없이 돈을 지갑에 넣고 노래방을 나와 헤어졌다.
지현이는 집으로 난 병원으로....
간식거리를 사들고 병실로 들어가니 엄마가 안자고 기다리고 있었다.
난 엄마한테 학교에서 있던 일, 노래방서 있던 일을 얘기해주고
엄마를 재웠다.
그리곤 보조침대에 누워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지현이를 불렀다.
"미정아~(미정이는 지현이의 본명...1편 참조^^)"
"왜?"
"있잖아...어제...아저씨가 준 돈말야..."
"어...너 땡잡았다~"
"나...그거 너무 부담스러운데..."
"뭐 어때~ 주면 받으면 돼지..."
"그래도...."
"그렇게 부담스러우면 한번 주던가~"
"줘? 뭘줘?"
"그거말야~ (처녀)"
미정이가 입을 오무리고 속삭였다.
아....
사실 나도 밤새 고민을 했던 부분이었다.
학교 수업 끝나고 난 병원에 들렀다가 바로 노래방으로 갔다.
이른 시간이라 손님은 없었다.
미정이도 좀 있다 올 것이다.
난 아저씨한테 가서 말했다.
"아저씨, 오늘 몇시에 끝나세요??"
"나? 내 맘이지 뭐~~왜??"
"그냥요....저기요....오늘요....시간 좀 내주실래요??"
"왜? 술 사달라고??"
"아니요....네....."
"그렇단거야, 아니란 거야...."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뭔데, 조용하니까 지금 해봐."
"지금은 좀 그렇구요...이따 끝나고 말씀드릴께요."
"그래라, 그럼."
내가 대기실로 들어가 옷 갈아입고 화장하는 새에 미정이가 도착했다.
"야, 너 아저씨한테 술사달랬냐?"
"아니, 왜?"
"아니, 아저씨가 너 또 무슨 일 있냐고 묻길래~"
"나...결심했어....오늘 아저씨랑 하기로...."
"정말??"
"어..."
"잘해라~~"
"훗...아저씨가 잘해줘야지..."
12시가 넘자 지현이와 난 슬슬 정리를 했다.
우린 원래 12시 넘어서는 일을 거의 안했다.
지현이는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난 아저씨한테 가서 면담 요청을 했다.
엄마한테는 오늘 집에 가서 잔다고 얘기해 놓고 왔다.
"왜 불렀냐?"
"저기...아저씨....부탁이 있어서요...."
"뭔데~"
"저...2차 나가기로 했잖아요...."
"근데?"
"근데,....첨이라....너무 무서워요...."
"참내...그러면서 어떻게 나갈라고~~"
"그래서...아저씨가...첨에 해주시면 안돼요??"
"뭐? 내가?"
"네...부탁드릴께요..."
"거참...쩝쩝...."
"네? 아저씨~~"
"야...이거...영광이네....지원이 처녀를 다 먹어달라구 하구 말야,.."
"저 심각해요...이상한 손님이랑 첨에 하기 싫단 말이에여..."
"알았다...생각 좀 해보께."
"생각할 게 뭐 있어요...오늘 가면 되는거지...네?"
"허 참..."
"아저씨...오늘 아니면 안돼요~"
"알았다...그럼 먼저 밖에 나가서 00호프 가서 기다려."
"네...이따 뵈여..."
"야...이거 비밀이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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