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墮天使]Dark Angel 1부 4장
에리나는 허리를 숙여 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리고 서로의 입술이 부딪히고 그의 혀가 에리나의 입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그녀의 혀를 감싸며 타액을 빨아들였다. 달콤한 쾌감이 그녀의 전신으로 퍼졌다.
젖 빠는 아기처럼 레그나는 에리나의 타액을 빨아 마셨다. 그러면서 화끈한 기운이 레그나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영원같은 시간은 순간에 지나가고 에리나는 아쉬운 입술을 그의 입에서 떼어냈다. 그리고 레그나의 다음 명령을 기대했다.
"옷을 벗어라."
그녀가 기대했던 명령이 떨어지고 그녀는 옷을 벗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하얀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기 위해 손을 목으로 가져갔을 때 갑자기 벌컥 문이 열렸다.
"마님. 여기 계세요? 드레인 상회에서 사람이 오셨는데요."
문을 열고 에리나를 부른 것은 하녀인 아니샤였다. 그와 함께 흠칫 에리나의 몸이 떨리며 멍하게 흐려져 있던 눈에 초점이 돌아왔다.
"내가 뭘...."
뭔가 이해할 수가 없어. 잠깐 고개를 갸웃거리는 에리나를 아니샤가 손으로 잡아 당겼다.
"에리나님 아까부터 한참이나 기다리셨다구요."
"응.. 알았어."
주저하는 듯한 에리나의 등을 떠밀어 나가며 침대에 조용하게 누워있는 레그나를 흘깃 보고는 문을 닫았다.
"젠장. 재수가 없으려니.. 오늘밤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가."
전혀 미동도 없는 눈동자를 천장으로 향한 채 레그나는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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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나는 드레인 상회와 이야기를 끝낸 후 서재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까부터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지를 않았다.
실이 목욕할 때 욕실 천장으로 떨어져 버린 이상한 소년이 치료받고 있는 방에 들어가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의자에 앉아서 얼굴을 본 것까지는 기억이 났는데 그 뒤로는 뿌연 안개에 가려진 것 같았다. 아니샤가 자신을 부르러 왔을때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어지러운 머리를 싸매고 기억을 더듬었다.
소년의 얼굴은 놀랄 만큼 아름다웠다. 얼굴만 떠올려도 얼굴이 붉어질 만큼.. 그러나 그의 아름다움에는 자연스럽지 않았던 뭔가가 있었다.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에리나는 이미 잊혀져 잘 생각나지 앉는 지난밤의 꿈을 떠올리는 것처럼 하나 하나의 단편적인 실마리를 더듬어 대략적인 이야기를 구성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녀는 조금씩 기억을 해낼 수 있었다.
"말도 안 되는!"
그녀는 소리를 버럭 지르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다행히 지금 서재 안에는 그녀 혼자뿐, 이 행동을 이상하게 바라볼 다른 사람은 없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소년의 눈동자와 마주쳤던 것. 이름을 물어 보았던 것. 종이 되라는 말. 그리고 자신의 맹세. 레그나 루시페르라는 이름. 키스.. 마지막의 명령. 하나가 기억나니 이어진 실타래처럼 기억은 연이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억이 선명해 지는 것에 따라 에리나의 얼굴도 빨갛게 물들었다.
"내가 그런 말도 행동을 하다니...... "
생각하기 싫은 치욕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내 분노가 밀려왔다.
"그 따위 말도 안 되는 명령에 내가 정상적이었다면 따를 리 없잖아. 아마 그 소년이 이상한 힘을 쓴 게 틀림없어."
생각을 하면 할수록 확신은 강해졌다. 아마도 그 레그나라는 소년은 악독한 흑마술사거나 사이비 최면술사일거라는 생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나쁜 자의 아름다운 외모 따위에 잠시 혹해 있었다고 생각하니 스스로가 창피했다. 그리고 그 소년과의 서로의 침이 오가던 깊고 달콤했던 키스..... 저주스러웠다. 게다가 자신이 했던 종이 되겠다는 맹세.... 죽고 싶었다.
에리나는 내일 당장 경비대를 불러야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당장 레이나인을 불러 시키고도 싶었지만 소년의 몸에 난 상처를 생각하니 마음이 약해졌다.
"칫. 분명 그것도 나쁜 일을 하다가 생긴 상처일 꺼야. 아니 어쩌면 우리 집에서 나쁜 일을 꾸미고 일부러 만든 걸지도 모르지. 돈과 나의 육체를 노리고...."
에리나는 괜히 중얼거리다 마지막 말을 말하면서 얼굴을 발갛게 물들였다. 자신의 머리를 흔들며 다시 한번 다짐했다.
"내일은 아무리 불쌍해도 내쫓고 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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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가 목욕할 때 천장으로 남자가 떨어졌다는 이야기야?"
"그래요 아가씨."
실은 침대에 누워서 옆에 앉아 있는 레이나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레이나인은 시종일관 얼굴에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실의 질문에 대답을 해준다.
"게다가 엄청나게 커다란 상처를 입고?"
"네."
"대체 뭐야?"
"글쎄요. 저도 모르는 일이죠."
"뭔가 말이 안되잖아!"
실이 언성을 높였다.
"그렇죠. 저도 그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사람이 너무 다쳤잖아요. 그대로 놔두었다간 죽을지도 모르는 데 치료는 해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부드럽게 설명을 하며 되묻는 레이나인에게 실은 더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건 그렇지만.."
"그렇지만 이라뇨?"
"그래. 사람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거니까. 하지만 그 사람의 상처가 웬만큼 낫는다면 반드시 용서를 받아야겠어. 숙녀의 욕실에 함부로 침입하다니..."
실이 입술을 내밀며 뾰로통하게 말하니 레이나인은 웃으면서 대꾸했다.
"네에 그러세요. 그리고 오늘은 일찍 주무세요. 저는 나갈께요."
레이나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촛불을 껐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아침엔 일찍 일어나시고요."
레이나인은 실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하고 밖으로 나갔다.
실은 어두운 방안에 혼자 남았다. 예쁜 눈동자를 반짝이며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그 남자.. 잘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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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같이 어두운 밤. 온 세상을 덮는 거대한 어둠의 장막에 빛은 그 힘을 자신의 주변에만 미약하게 유지하고 있을 뿐인 시간이다. 자정을 알리는 종단의 교회 종소리는 친 후 한참이나 지난 지금 이 시간 프라인 가의 저택은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몇몇 방안에서만 잠자는 이들의 숨소리가 들릴 뿐이다.
에리나 역시 규칙적인 호흡을 하며 깊은 잠에 빠져 있다. 가끔씩 그녀가 몸을 뒤척일 때마다 이불자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것은 갑작스런 일이었다. 그녀의 규칙적이던 호흡이 빨라지고 바스락거림이 멎은 것은, 어느새 그녀는 눈을 똑바로 누워 눈을 뜨고 있었다. 그녀가 잠이 깰만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숨소리는 거칠었고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었다. 에리나는 기계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좁게 뻗은 복도가 짐승의 아가리처럼 시커멓게 그녀 앞에 펼쳐졌다.
몽유병에 걸린 사람처럼 에리나는 걸었다. 그리고 어떤 문 앞에서 멈추었다.
"쿡쿡. 왔느냐 들어와라."
방안에서 낮게 깔린 음산한 목소리가 새어 나오자 에리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곳은 레그나가 누워 있는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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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가 날라 갔습니다. ㅠ.ㅠ
쓴걸 또 쓸 생각을 하니 슬프네염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남겨 힘 내게 좀 도와 주세여..
http://muhn.x-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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