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nesia- 1부
"하앙...... 레그나님 좀 더.."
내가 레그나님의 손가락에 음부를 농락 당하고 있을 때였다. 스토라스(Storas)가 덜컹 문을 열고 방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레그나님.."
지쳐 숨을 헐떡이는 모습이 꽤 급한 일 같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레그나님의 손이 멈출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다. 레그나님 역시 미간을 찌푸리셨다.
"뭐냐? 스토라스."
"그러니까... 그것이."
"뭐에요. 스토라스님. 레그나님이 중요한 일을 하시는데 함부로 들어왔으면 빨리 용건을 말하고 나가야 될 거 아니에요!"
내 말에 스토라스의 얼굴이 찌푸려진다. 후훗. 재미있어. 속으로 나를 욕하고 있겠지. 하지만 저 새대가리가 나를 아무리 미워하더라도 레그나님이 계신 이상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가드리엘 님께서 급히 부르십니다."
"가드리엘이...?"
어머. 레그나님의 얼굴이 더 험상궂어 지셨다. 가드리엘님과 레그나님은 서로 사이가 않 좋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별로 좋지도 않은 소식으로 레그나님이 나를 즐기시는 걸 방해하다니 저 보기 싫은 스토라스를 더 안 보게 되는 기분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절로 내 아름답고 요염한 얼굴에 미소가 가득 지어지니 스토라스가 레그나님에게는 어쩌지도 못하면서 내 얼굴을 쏘아보았다. 어머 무서워라. 후후후.
"무슨 일이기에 그러지?"
"그게 천계와의 전쟁에 관련된 극비사항이라고 하셔서.. 그래서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가드리엘이 나를 직접 부를 만한 일이라....... 일단 가보는 게 좋겠군. 안테로."
레그나님이 내 이름을 부르시며 내 보지 깊숙이 들어가 있던 손가락을 빼내셨다. 허벌지를 타고 애액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아쉬움에 한숨이 저절로 나오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네 레그나님."
"가드리엘이 나를 불렀다니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조금 걸릴 수도 있겠구나. 리트로를 잘 보살피도록."
오래 걸리시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마음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런 내 마음을 레그나님이 눈치채시지 못하도록 나는 밝게 대답했다.
"네. 레그나님."
"가자 스토라스"
"넷."
스토라스가 레그나님의 뒤를 따라 나가며 눈을 흘기기에 나도 가볍게 같이 노려봐 주었다. 레그나님이 사라지신 곳을 나는 한동안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쉬고 리트로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리트로는 너무 몸이 약하다. 악마로서의 사기(邪氣)를 그녀의 정신이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레그나님이 그러셨다. 정말 안된 일이다. 몸만 약하지 않다면 나처럼 자주 레그나님의 귀여움을 받을 수 있을 텐데.. 하지만 리트로는 악마가 되기 전에도 몸이 약했다. 가슴이 아파온다. 사랑스런 나의 동생 리트로.... 나는 레그나님을 만나기 전에 인간이었다. 레그나님은 800년 전쯤이라고 말씀하시는 그때 그러니까 정확히 743년전에 나는 레그나님을 만났다. 레그나님이 물으시면 언제나 잊어버렸다고 대답하지만 어떻게 내가 그것을 잊을 수 있을까? 그것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 과거..
안테로그레이드 앰네시아(Anterograde Amnesia). 그것이 인간시절부터 지금까지 내가 가져온 이름이다.
========================
"챙.. 챙.. 차앙" 검이 서로 부딪히며 맑은 소리를 내고 있다. 수만 관중이 함성을 지르고 야유를 한는 가운데 투구 사이로 서로를 응시하는 눈이 투쟁심으로 빛난다. 기사는 너무 지친 때문인지 검을 들고 있는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온 몸이 무거웠다. 그 사이 상대의 칼이 자신의 얼굴을 노리고 찔러지는 것이 보였다. 더 이상 주저 할 수는 없었다.
"일검에 모든 것을 건다."
사랑하는 이의 얼굴이 머리를 스쳤다. 젊은 기사는 자신의 얼굴을 노린 검을 피하려도 하지 않고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카아앙" 쇠가 긁히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리가 났다. 기사의 견갑이 갈라져 땅으로 떨어진다. 그는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주위는 묘지처럼 조용해 졌다.
"제100 회 왕국비무대회의 우승자는 안테로그레이드 앰네시아!"
심판관의 목소리는 마나를 타고 푸른 하늘로 퍼졌다. 그러자 쥐죽은 듯 하던 군중들의 환호성이 하얀 구름너머에도 들릴 듯 일어났다. 안테로그레이드 앰네시아라는 이름의 소년은 어깨에서 피를 흘리며 투구 사이로 비통한 눈빛을 보내는 상대의 눈빛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입술을 깨물며 상대의 피가 묻은 검을 하늘로 쳐들며 군중들의 환성에 답했다.
그에 따라 환호성은 더욱 커진다. 꺼림칙한 불쾌감은 사람들의 환호와 함께 가슴속으로 묻혔고 소년기사의 얼굴은 서서히 기쁨으로 가득 찼다. 시레나 왕국의 기념적인 일백번째 비무대회의 우승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소년의 차지가 되었다.
많은 실력있는 자들이 우승을 노리고 도전했으나 이 천진난만한 소년의 검을 꺽지는 못한 것이다. 심판관의 안내에 따라 걸어가며 소년은 집에서 기뻐할 여동생을 생각하고는 마음이 뿌듯해졌다. 소년이 곁을 지날 때마다 다른 귀족이나 평민의 딸들이 그에게 애틋한 눈길을 보냈으나 소년은 그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것은 정면에 앉아 자신을 보고 있는 중년의 남자 때문이었다. 소년은 그 남자 앞에 도착해 무릎을 꿇었다.
현 시레나 왕국의 국왕 쉐리반드·키리마뉴 시레나는 자기 앞에 무릎꿇은 소년을 내려다보았다.
"그대 영광의 계승자여. 이름이 무엇인가?"
국왕도 뻔히 소년의 이름을 알고 있을 테지만 관례에 따라 소년의 이름을 물었다.
"저는 국왕폐하에게 검의 이름을 지음 받은 미천한 자 안테로그레이드 앰네시아라고 합니다." "기사여. 그대와 같은 이가 있기에 나의 왕국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니 그대에게 나의 검을 내려 충성에 보답하노라."
형식적인 인사말이 끝나고 국왕은 옆에 서 있는 자에게서 검을 받아 소년에게 내밀었다. 소년은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다시 그 검을 하늘 높이 들었다. 엄청난 함성이 그에 따라 일어났다. 소년은 다시 검을 내려 자신의 허리에 찼다. 그것으로 비무대회는 끝이 났다.
= = = = = = = = = = = = = = = = =
"리트로. 리트로."
안테로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말에서 내려 리트로를 소리 높여 불렀다.
"어머 안테로 도련님."
몇몇 하녀가 그를 발견하고 반가운 낯빛을 했으나 안테로는 한 곳으로만 달려갔다.
"리트로 내가 해냈다고."
리트로의 방 안테로는 방문은 세게 열며 외쳤다.
"오빠"
책을 읽고 있던 리트로가 반갑게 맞이했다. 안테로는 다시 한번 말했다.
"리트로 내가 우승했어."
"그랬어요."
흥분한 안테로에게 리트로는 가벼운 미소로 답해주었다. 안테로는 약간 무안해 지는 느낌이었다.
"아버지는 어디 가셨어?"
"음 아버지는 사냥을 가셨고 어머니는 칼라멘 집안에서 하는 다과회에 가셨어요."
"칫. 아버지랑 어머니 알고 계셨잖아. 내가 대회에 나간다는 거.."
짜증이 저절로 났다.
"오빠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을 못하셨기 때문이에요. 말씀드리면 기뻐서 깜짝 놀라실 걸요." "그러지 않을 거란 거. 너도 잘 알고 있잖아.."
"........"
리트로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아 오빠. 줄게 있어요."
둘 사이의 적막함을 무언가 생각이라도 난 것 같은 리트로가 깨버렸다.
"뭔데?"
"으응 잠깐 만... 아 찾았다."
리트로가 책상 서랍 속에서 꺼내 건네 준 것은 금실로 수놓아져 화려한 가죽 집에 감 싸인 단검이었다.
"..........이 건?"
"칼은 케일록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구했고.. 칼집은 내가 만들었어. 나 잘했지."
그렇게 말하며 생긋 웃는 리트로와 단검을 번갈아 바라보던 안테로는 힘겹게 말을 꺼냈다.
"고마워."
"뭐 이 정도 가지고 그러세요."
리트로는 얼굴을 붉혔다. 안테로는 그런 리트로의 모습에 가슴에 불이 지펴지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을 억제하지 못하고 리트로를 껴안았다.
"오... 오빠."
리트로는 말을 더 잇지 못하고 숨을 삼켰다. 안테로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어 버렸기 때문이다. 안테로의 혀가 리트로의 방어를 뚫고 들어와 그녀의 혀와 엉켰다. 서로의 침이 섞인다. 리트로는 힘겹게 안테로를 떼어냈다.
"오빠. 하인들도 많은데 보면 어쩌려고?"
"미.. 미안.. 이제 그만 가볼게.."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는 안테로를 리트로가 붙잡았다. 그리고는 귓가에 속삭였다.
"어머니랑 아버지는 오늘도 아마 안 들어오실거에요. 밤에 침실로 오면 지금 못한 거 해드릴께요."
그리고는 스스로의 말이 부끄러워 리테로는 읽고 있던 책에 얼굴을 파묻었다. 안테로도 얼굴이 달아올라 밖으로 나갔다. 긴 복도를 걸으면서 기쁜 생각이 그의 머리 속에는 가득했다. 그러나 그 사이를 비집고 어둠이 침범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리트로 나의 사랑하는 누이. 나의 더러운 손이 너의 육체를 더럽히고 나의 추한 욕정이 너의 마음을 어지럽게 했구나. 나 혼자만의 비밀이어야 할 너에 대한 나의 나쁜 마음 때문에 이렇게 되었으니 나는 죽어서도 이 죄를 다 갚지 못할 것이다. 아 신이시여 만약 우리 남매의 죄가 커서 지옥에 가야 한다해도 내 동생은 아무 죄도 없나이다. 그 죄는 모두 나의 잘못이니 나에게 벌하소서. 이 몸이 죽어 영혼조차 남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내가 악마입니다."
= = = = = = = = = =
몇몇 똑똑하신 분들은 제목을 보고 어떤 짐작을 하셨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저 등장인물 이름일 뿐인 것입니다.^^
Anterograde Amnesia
Retrograde Amnesia
쿠쿠쿠 잠시 외도를 하겠습니다. 일단 이들은 레그나의 부하로서 본편에 등장할 예정이니까. 이걸 짧게 끝내고 본편을 쓰도록 하져.
http://muhn.x-y.net
제발 홈피에 단 한줄의 글이라도 남겨주시길..
"하앙...... 레그나님 좀 더.."
내가 레그나님의 손가락에 음부를 농락 당하고 있을 때였다. 스토라스(Storas)가 덜컹 문을 열고 방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레그나님.."
지쳐 숨을 헐떡이는 모습이 꽤 급한 일 같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레그나님의 손이 멈출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다. 레그나님 역시 미간을 찌푸리셨다.
"뭐냐? 스토라스."
"그러니까... 그것이."
"뭐에요. 스토라스님. 레그나님이 중요한 일을 하시는데 함부로 들어왔으면 빨리 용건을 말하고 나가야 될 거 아니에요!"
내 말에 스토라스의 얼굴이 찌푸려진다. 후훗. 재미있어. 속으로 나를 욕하고 있겠지. 하지만 저 새대가리가 나를 아무리 미워하더라도 레그나님이 계신 이상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가드리엘 님께서 급히 부르십니다."
"가드리엘이...?"
어머. 레그나님의 얼굴이 더 험상궂어 지셨다. 가드리엘님과 레그나님은 서로 사이가 않 좋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별로 좋지도 않은 소식으로 레그나님이 나를 즐기시는 걸 방해하다니 저 보기 싫은 스토라스를 더 안 보게 되는 기분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절로 내 아름답고 요염한 얼굴에 미소가 가득 지어지니 스토라스가 레그나님에게는 어쩌지도 못하면서 내 얼굴을 쏘아보았다. 어머 무서워라. 후후후.
"무슨 일이기에 그러지?"
"그게 천계와의 전쟁에 관련된 극비사항이라고 하셔서.. 그래서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가드리엘이 나를 직접 부를 만한 일이라....... 일단 가보는 게 좋겠군. 안테로."
레그나님이 내 이름을 부르시며 내 보지 깊숙이 들어가 있던 손가락을 빼내셨다. 허벌지를 타고 애액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아쉬움에 한숨이 저절로 나오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네 레그나님."
"가드리엘이 나를 불렀다니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조금 걸릴 수도 있겠구나. 리트로를 잘 보살피도록."
오래 걸리시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마음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런 내 마음을 레그나님이 눈치채시지 못하도록 나는 밝게 대답했다.
"네. 레그나님."
"가자 스토라스"
"넷."
스토라스가 레그나님의 뒤를 따라 나가며 눈을 흘기기에 나도 가볍게 같이 노려봐 주었다. 레그나님이 사라지신 곳을 나는 한동안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쉬고 리트로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리트로는 너무 몸이 약하다. 악마로서의 사기(邪氣)를 그녀의 정신이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레그나님이 그러셨다. 정말 안된 일이다. 몸만 약하지 않다면 나처럼 자주 레그나님의 귀여움을 받을 수 있을 텐데.. 하지만 리트로는 악마가 되기 전에도 몸이 약했다. 가슴이 아파온다. 사랑스런 나의 동생 리트로.... 나는 레그나님을 만나기 전에 인간이었다. 레그나님은 800년 전쯤이라고 말씀하시는 그때 그러니까 정확히 743년전에 나는 레그나님을 만났다. 레그나님이 물으시면 언제나 잊어버렸다고 대답하지만 어떻게 내가 그것을 잊을 수 있을까? 그것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 과거..
안테로그레이드 앰네시아(Anterograde Amnesia). 그것이 인간시절부터 지금까지 내가 가져온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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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 챙.. 차앙" 검이 서로 부딪히며 맑은 소리를 내고 있다. 수만 관중이 함성을 지르고 야유를 한는 가운데 투구 사이로 서로를 응시하는 눈이 투쟁심으로 빛난다. 기사는 너무 지친 때문인지 검을 들고 있는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온 몸이 무거웠다. 그 사이 상대의 칼이 자신의 얼굴을 노리고 찔러지는 것이 보였다. 더 이상 주저 할 수는 없었다.
"일검에 모든 것을 건다."
사랑하는 이의 얼굴이 머리를 스쳤다. 젊은 기사는 자신의 얼굴을 노린 검을 피하려도 하지 않고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카아앙" 쇠가 긁히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리가 났다. 기사의 견갑이 갈라져 땅으로 떨어진다. 그는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주위는 묘지처럼 조용해 졌다.
"제100 회 왕국비무대회의 우승자는 안테로그레이드 앰네시아!"
심판관의 목소리는 마나를 타고 푸른 하늘로 퍼졌다. 그러자 쥐죽은 듯 하던 군중들의 환호성이 하얀 구름너머에도 들릴 듯 일어났다. 안테로그레이드 앰네시아라는 이름의 소년은 어깨에서 피를 흘리며 투구 사이로 비통한 눈빛을 보내는 상대의 눈빛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입술을 깨물며 상대의 피가 묻은 검을 하늘로 쳐들며 군중들의 환성에 답했다.
그에 따라 환호성은 더욱 커진다. 꺼림칙한 불쾌감은 사람들의 환호와 함께 가슴속으로 묻혔고 소년기사의 얼굴은 서서히 기쁨으로 가득 찼다. 시레나 왕국의 기념적인 일백번째 비무대회의 우승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소년의 차지가 되었다.
많은 실력있는 자들이 우승을 노리고 도전했으나 이 천진난만한 소년의 검을 꺽지는 못한 것이다. 심판관의 안내에 따라 걸어가며 소년은 집에서 기뻐할 여동생을 생각하고는 마음이 뿌듯해졌다. 소년이 곁을 지날 때마다 다른 귀족이나 평민의 딸들이 그에게 애틋한 눈길을 보냈으나 소년은 그것을 느끼지 못했다. 그것은 정면에 앉아 자신을 보고 있는 중년의 남자 때문이었다. 소년은 그 남자 앞에 도착해 무릎을 꿇었다.
현 시레나 왕국의 국왕 쉐리반드·키리마뉴 시레나는 자기 앞에 무릎꿇은 소년을 내려다보았다.
"그대 영광의 계승자여. 이름이 무엇인가?"
국왕도 뻔히 소년의 이름을 알고 있을 테지만 관례에 따라 소년의 이름을 물었다.
"저는 국왕폐하에게 검의 이름을 지음 받은 미천한 자 안테로그레이드 앰네시아라고 합니다." "기사여. 그대와 같은 이가 있기에 나의 왕국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니 그대에게 나의 검을 내려 충성에 보답하노라."
형식적인 인사말이 끝나고 국왕은 옆에 서 있는 자에게서 검을 받아 소년에게 내밀었다. 소년은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다시 그 검을 하늘 높이 들었다. 엄청난 함성이 그에 따라 일어났다. 소년은 다시 검을 내려 자신의 허리에 찼다. 그것으로 비무대회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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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트로. 리트로."
안테로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말에서 내려 리트로를 소리 높여 불렀다.
"어머 안테로 도련님."
몇몇 하녀가 그를 발견하고 반가운 낯빛을 했으나 안테로는 한 곳으로만 달려갔다.
"리트로 내가 해냈다고."
리트로의 방 안테로는 방문은 세게 열며 외쳤다.
"오빠"
책을 읽고 있던 리트로가 반갑게 맞이했다. 안테로는 다시 한번 말했다.
"리트로 내가 우승했어."
"그랬어요."
흥분한 안테로에게 리트로는 가벼운 미소로 답해주었다. 안테로는 약간 무안해 지는 느낌이었다.
"아버지는 어디 가셨어?"
"음 아버지는 사냥을 가셨고 어머니는 칼라멘 집안에서 하는 다과회에 가셨어요."
"칫. 아버지랑 어머니 알고 계셨잖아. 내가 대회에 나간다는 거.."
짜증이 저절로 났다.
"오빠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을 못하셨기 때문이에요. 말씀드리면 기뻐서 깜짝 놀라실 걸요." "그러지 않을 거란 거. 너도 잘 알고 있잖아.."
"........"
리트로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아 오빠. 줄게 있어요."
둘 사이의 적막함을 무언가 생각이라도 난 것 같은 리트로가 깨버렸다.
"뭔데?"
"으응 잠깐 만... 아 찾았다."
리트로가 책상 서랍 속에서 꺼내 건네 준 것은 금실로 수놓아져 화려한 가죽 집에 감 싸인 단검이었다.
"..........이 건?"
"칼은 케일록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구했고.. 칼집은 내가 만들었어. 나 잘했지."
그렇게 말하며 생긋 웃는 리트로와 단검을 번갈아 바라보던 안테로는 힘겹게 말을 꺼냈다.
"고마워."
"뭐 이 정도 가지고 그러세요."
리트로는 얼굴을 붉혔다. 안테로는 그런 리트로의 모습에 가슴에 불이 지펴지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을 억제하지 못하고 리트로를 껴안았다.
"오... 오빠."
리트로는 말을 더 잇지 못하고 숨을 삼켰다. 안테로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어 버렸기 때문이다. 안테로의 혀가 리트로의 방어를 뚫고 들어와 그녀의 혀와 엉켰다. 서로의 침이 섞인다. 리트로는 힘겹게 안테로를 떼어냈다.
"오빠. 하인들도 많은데 보면 어쩌려고?"
"미.. 미안.. 이제 그만 가볼게.."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는 안테로를 리트로가 붙잡았다. 그리고는 귓가에 속삭였다.
"어머니랑 아버지는 오늘도 아마 안 들어오실거에요. 밤에 침실로 오면 지금 못한 거 해드릴께요."
그리고는 스스로의 말이 부끄러워 리테로는 읽고 있던 책에 얼굴을 파묻었다. 안테로도 얼굴이 달아올라 밖으로 나갔다. 긴 복도를 걸으면서 기쁜 생각이 그의 머리 속에는 가득했다. 그러나 그 사이를 비집고 어둠이 침범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리트로 나의 사랑하는 누이. 나의 더러운 손이 너의 육체를 더럽히고 나의 추한 욕정이 너의 마음을 어지럽게 했구나. 나 혼자만의 비밀이어야 할 너에 대한 나의 나쁜 마음 때문에 이렇게 되었으니 나는 죽어서도 이 죄를 다 갚지 못할 것이다. 아 신이시여 만약 우리 남매의 죄가 커서 지옥에 가야 한다해도 내 동생은 아무 죄도 없나이다. 그 죄는 모두 나의 잘못이니 나에게 벌하소서. 이 몸이 죽어 영혼조차 남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내가 악마입니다."
= = = = = = = = = =
몇몇 똑똑하신 분들은 제목을 보고 어떤 짐작을 하셨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저 등장인물 이름일 뿐인 것입니다.^^
Anterograde Amnesia
Retrograde Amnesia
쿠쿠쿠 잠시 외도를 하겠습니다. 일단 이들은 레그나의 부하로서 본편에 등장할 예정이니까. 이걸 짧게 끝내고 본편을 쓰도록 하져.
http://muhn.x-y.net
제발 홈피에 단 한줄의 글이라도 남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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