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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4:05 1,241회 0건
168. 27화 신성전투(8)
"빠 빠빠빠 빠라라라랏 빠 빠빠빠 빠라라라랏"
다시금 대지에 기병의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며 천천히 대열을 갖춘 기병들이 전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은 처음과는 달리 약간 어두워져 있었다. 비록 그들과 경쟁관계라고는 하지만 엄연한 자신들의 친구요 동료인 기사단 하나가 이름도 모르는 용병단에게 괴멸당하고 거기에 확인 사살까지 당했기 때문이었다.
몇몇 기병들이 달리는 도중 고개를 돌려 자신들의 우측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자신들의 동료를 학살한 용병들이 서서히 움직이고 잇었다.
기병은 문득 그들이 지니고 있는 말들과 무구들을 보고 더욱 눈에서 불이 나는 듯 했다. 용병들은 기사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것으로도 모자라 그들의 무구와 말까지 훔쳐내었던 것이다.
"뭘보나? 앞만 주시해"
누군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기병들을 향해 일갈했다. 기병이 그 호통 소리에 재빨리 고개를 돌려 앞을 노려보았다. 괜시리 부아가 치솟아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는지 랜스를 꿔나진 손에는 더욱 힘이 들어가 있었다.
어느새 용병단 3진이 저 멀리 그 자태를 드러 냈다. 풀 숲에서 우뚝 솟아 오른 듯 방패와 창을 앞으로 내세우고 기사단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대지를 뒤덮 듯 수많은 기병들이 그들의 지척에 들어왔음에도 용병단의 진영은 그다지 크게 동요되어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일전의 다른 용병들의 승리가 그들에게 힘을 불어넣은 듯 했다.
"빠빠 빠빠 빠라랏라~"
새로운 나팔 소리가 울리자 기병이 재빨리 말고삐를 옆으로 채었다. 그러자 말의 고개가 약간 꺽이며 이전에 달렸던 방향에서 조금 사선으로 벗어나기 시작했다.
기병의 옆에 잇던 다른 기병들도 나팔 소리에 같이 움직임을 맞추었는지 그들의 움직임은 일사분란 한 그 무엇인가가 잇었다.
"정신차려 깔려 죽고 싶은가?"
누군가 그렇게 소리쳤다. 다른 기병 하나가 잠시 정신을 놓고 있다가 말고삐를 채는 것이 늦었던 탓이었다. 약간의 지체함으로 인해 다른 말들과 부딪치자 다른 말들의 장애물이 되었을 뿐 아니라 말도 타격을 입었는지 약간 휘청 거렸다. 하지만 워낙 튼튼한 말인지라 그리고 다른 동료와 달리고 잇다는 흥분 때문인지 말은 어느새 자신의 속도를 회복하고 잇었다.
휘청거렸던 기병이 자신이 한눈을 팔았던 것에 부끄러움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말과의 약간의 충돌 때문인지 고개를 말머리에 바짝 숙였다.
기병들이 약간 오른 쪽으로 방향을 돌려 다시금 용병들의 우측면을 향해 쏘아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최 선방의 기사 하나가 랜스로 앞에 가로 막혀 있던 방패와 함께 용병 하나를 꿰어버리고는 그들의 진영 안으로 난입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크아악"
용병이 랜스에 꿰어져 잇음에도 아직 채 죽지 못했는지 팔을 버둥거리며 비명을 질러대다가 축늘어졌다.
"돌격"
누군가의 입에서 그런 호통 소리가 들리고 기병들이 자신의 랜스를 꼬나 잡고는 일제히 용병들의 진영을 향해 난입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쿠악"
"으윽"
"히히히힝"
그러나 기병들이 용병들의 진영에 채 난입해 들어가기도 전에 몇몇 기병들이 말위에서 굴러 떨어졌다.
기병하나가 재빨리 랜스를 버리고 방패로 자신의 좌측면을 막았다.
"깡"
기사의 방패에 화살 하나가 날아와 소리를 내고는 퉁겨졌다.
"화살?"
기병들의 우측에서 천천히 움직이던 좀전의 용병들이 어느샌가 일열로 늘어서 기병들을 향해 화살을 쏘아내고 잇었다.
"히히히잉"
다른 기병의 말이 화살에 맞았는지 크게 풀석거리고 뛰기 시작햇다. 그러자 그 근처의 다른 기병의 말과 부딪쳐 그 위에 있던 기사 한명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크악"
땅에 떨어진 기병이 말에 의해 짓밟혔는지 비명을 쏟아내었다.
"제기랄"
기병이 달리던 말의 기세를 감히 죽이지 못하고 그대로 용병들의 무리를 향해 달려 들었다. "으아악"
기병이 자신의 랜스에 용병하나가 꿰어졌음을 알고는 그대로 랜스를 바닥으로 내 팽겨쳤다. 그리곤 말 옆에 매어 놓은 칼을 꺼내서는 좌우로 흔들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기병이 자신의 칼을 휘두를 때마다 뭔가가 베어지는 기분을 느끼며 피가 하늘 높이 튀어 올랐다.
"캉캉"
기병이 입은 갑옷에서 연신 칼과 창으로 두들겨 대는 소리가 울려나왔다.
"제기랄"
기병이 입으로 그렇게 내뱉는 순간 갑자기 하늘이 빙글 빙글 돌기 시작했다.
"우악"
기병이 탄 말이 뭔가에 걸렸는지 크게 엎어진 탓이었다. 기병의 몸이 하늘로 잠시 솟구치더니 그대로 땅으로 내던져 졌다.
"크윽 욱"
떨어진 충격 때문인지 입에서 한움큼의 피가 울컥하고 뿜어져 나왔다. 기병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는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렸다. 자신이 아끼던 말이 땅으로 옆에 길게 누워잇었다. 기병의 얼굴에는 아픈 듯한 표정이 흘렀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젖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에 이미 힘이 빠졌는지 다리가 후들 거리고 잇었다.
또한 그 자신이 입고 있는 갑주의 무게 때문인지 얼굴은 잔뜩 찡그려져 있었다.
"제길"
기병이 신경질 적으로 자신의 투구를 벗어 버리고는 바닥의 칼을 주웠다. 하지만 순간 그의 등 뒤로 화끈한 무언가가 느껴지는지 기병이 비명소리를 터뜨렸다.
"크악"
기병이 아픔을 참으며 뒤로 몸을 돌렸다. 아직 얼굴에 주근깨도 사라지지 않은 나이어린 소년 하나가 창으로 그의 등을 꿰었다가 그가 뒤로 돌자 겁 먹은 듯이 잠시 주츰 거렸다.
"이런 개새끼가"
기병이 자신의 칼을 들어 그 장을 든 소년의 머리를 베어 나가려다가 너무 많은 피를 흘렸음인지 아니면 소년의 창에 당한 상처가 생각보다 꽤 큰것이었던지 끝내 땅으로 뒹굴고 말았다.
"크윽"
다시 울컥하고 기병의 입에서 한움큼의 피가 솟아져 나왔다. 그리고 서서히 눈이 감겨지기 시작했다.
기병들의 한 대가 자신들이 공격하던 용병단에게서 방향을 돌려 연신 활을 쏘아대고 있는 허수아비 용병단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미 꽤 많은 숫자의 기병들이 허수아비 용병단의 화살 공격에 바닥에 몸을 누이고 잇었다.
궁병의 바로 뒤에서 아르몬이 그들을 향해 칼을 빼들고 달려드는 기병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창을 굳게 움켜쥐고 있었다.
"궁병 뒤로"
누군가 그렇게 외치자 앞쪽으로 화살을 날리던 궁병들이 일제히 그들의 뒤에 버티고 잇던 창병들 뒤로 물너나기 시작했다.
"창 앞으로"
그 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아르몬이 자신의 창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 뿐 아니라 그의 양 옆으로도 꽤 많은 수의 창병들이 일제히 자신의 창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상태였다.
"궁병 발사"
뒤로 물러난 궁병들이 이제는 자신들을 향해 달려들어 오는 기사들을 향해 일제히 화살을 뿜어 내고 잇었다.
"말을 노려 말을"
화살이 날아가면서 다가오던 기병 몇 명을 바닥에 떨구었다. 말이 크게 요동치는 바람에 곁에 잇던 다른 기병들까지 휘말려 함께 뒹굴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아"
저 멀리 기병들이 내지른 소리인 듯 큰 소리가 울려 퍼져 나왔다.
"우아아아아아"
아르몬과 그의 곁에 잇던 다른 용병들도 이에 질세라 우렁찬 함성을 질러 대기 시작했다.
기병들이 바짝 다가오면 올수록 화살에 맞아 땅으로 뒹구는 기병들의 숫자도 더욱 많아지고 있었다.
"크아악"
아르몬의 앞으로 달려들던 기병이 아르몬의 창에 뒤로 나가 떨어졌다. 하지만 그 기병이 타고 있던 말은 그대로 앞으로 내달려 아르몬을 들이 받았다.
아르몬이 뒤로 나가 떨어졌지만 그 뒤에는 다른 용병들이 받치고 잇었기에 그다지 크게 나가 떨어지지는 못했다.
아르몬에게 달려들던 말은 어쩔줄모르며 우왕대다가 다른 용병이 내지른 칼에 기다란 비명소리를 지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아르몬이 다시금 창을 쥐고 일어섰다. 그의 옆으로 기병하나가 용병들의 창에 꿰힌체 두세명의 용병과 함께 땅으로 굴렀다.
뜨거운 피가 아르몬의 얼굴과 옷에 튀었다. 하지만 아르몬은 그것에 신경쓰지 못하고 다시금 다가오는 기병을 창으로 겨누었다.
아르몬의 앞으로 자신의 키보다 더커보이는 말과 머리가 불쑥 눈에 들어왓다. 말의 발굽이 하늘로 높이 치겨올라갔다.
"히히히히잉"
말이 울부짖으며 말의 발굽이 아르몬을 내리 찍을 때 아르몬의 창이 말의 가슴팍을 찌르고 들어갔다.
"푸악"
아르몬의 창이 말의 가슴 깊숙이 박히는 소리와 더불어 뜨거운 피가 다시금 왈칵 쏟아지며 아르몬의 몸을 더럽히기 시작했다.
"쿵"
말이 다행히 아르몬을 살짝 비켜가서는 그 옆으로 뒹굴엇다. 이미 화살에 맞은 듯 말의 몸에는 서너대의 화살이 꽂혀 잇었다.
그 말에 탔음직한 기사 하나가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채 피를 울컥 울컥 쏟아내고 잇었다. 아르몬이 재빨리 다가가서 창으로 기사의 투구와 갑옷 사이의 작은 틈으로 창을 쑤셔 넣었다.
투구사이로 보이는 작은 창으로 기사의 절망어린 눈이 보였다. 하지만 이내 그 눈은 위로 치켜 올라가며 몸을 부르르 떨어대다가 잠잠해 졌다.
"돌격 앞으로 돌격하라"
뒤에서 다시 한번 호령소리가 울려나왔다.
"지미 말이 쉽지"
아르몬이 기사의 곁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의 양 옆으로 용병들이 각자 창과 칼을 꼬나쥐고는 앞으로 내달리고 잇었다.
그리고 그들의 옆으로 이전 전투에서 얻은 듯한 말을 타고 내달리고 잇는 기병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초원에 짙은 피가 섞인 먼지구름을 뿌려내며 제 3진의 중앙 용병단을 공격하고 있는 기병들을 향해 돌격해 들어가고 잇었다.
잠시 기병의 시체 옆에서 숨을 고르고 잇던 아르몬이 앞으로 내달리고 잇는 창병들과 기병들의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쓰팔 그간의 기병연습이 결국 저걸 위해서였나?"
잠시 숨을 고른 아르몬이 몸을 일으키더니 자신의 창을 고쳐쥐었다. 그리고 앞으로 달려나가는 다른 용병들을 따라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우아아아"
아르몬의 입에서 다시금 함성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저멀리 허수아비 용병단의 기병대에 눈에 띄게 당황하고 잇는 기병들의 모습이 보였다.
"주어라~"
기병들은 끈질긴 용병들의 저항과 그들의 측면으로 몰아쳐온 허수아비 용병단의 출현으로 인하여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하나 둘 바닥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또한 그들의 전면으로도 새로운 용병단이 짓쳐들어오기 시작했다. 일전에 도망쳤던 호르텝의 용병단 큰바위 용병단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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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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