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라 컴플렉스 VOL 0.43
"그래요. 그러니까 아빠가 책임을 지셔야 해요. 제겐 남자는 아빠 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MONSTER에 가까운 존재로 느껴 지니까요."
"설마, 그렇기야 하려구."
"아녜요?"
"뭐, 남자란 모두 개과의 짐승과 같다고 하니 MONSTER 라고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보통은 그런 남자들에게 알면서도 속아주고 하잖냐?"
"에이... 설마요."
상택은 조금쯤은 알것 같았다. 향숙이 왜 자신을 남자로써 생각하게 되었는가를.
얼굴이 예쁜 여자들일수록 남성 혐오증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아이고 어른이고 할것없이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으니 그런 정도는 쉬이 짐작할 수 있다. 향숙이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한창 민감한 사춘기를 그렇게 상처 입으며 지내온 것이다.
이성에 대해 한참 궁금해 할 그 시기에 이성에 대한 혐오감을 느끼게 된 것이라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이성인 아버지라는 존재는 향숙에겐 아주 특별한 사람일 것이다.
거기다 향숙이 사춘기를 보내던때, 상택 자신은 혼자가 아니었던가. 보통의 가정처럼 자신이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다면 엄마라는 거대한 절벽에 맞닥뜨리게 되므로 일찌감치 아빠에 대한 사랑을 포기해 버리게 되거나 남자에 대한 혐오감을 누그러뜨려 줄 엄마라는 상담역이 있으므로 자신을 이성으로 생각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내가 죽은 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이라도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녔거나 하다못해 회사에서 흔한 염문이라도 뿌린적이 있었다면 또 모르지만 오로지 일과 딸 향숙이만을 바라고 살아온 상택이고 보면 향숙이의 입장에선 아빠는 다른 남자들 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쉽게 할수 있는일이 아닌가.
"근데... 하실 말씀 있으시다 하셨잖아요?"
"아. 그거?"
넵킨으로 입술주변을 닦고, 와인으로 입 안까지 닦은 상택. 그의 표정은 느긋하다. 아마도 포만감 때문이리라.
"별 얘긴 아냐. 오랜만에 생긴 시간인데, 어디 멀리 여행이라도 다녀와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말야."
"와아?! 정말이세요?"
"그래. 그래서 말인데, 어디로 갈까? 가보고 싶은데라도 있어?"
"얼마나 여행하시려구요?"
"글쎄... 한... 한두달쯤?"
"그렇게나 오래요?"
"왜? 곤란하니?"
"아뇨, 그럼... 제주도는 어때요? 여름이니까 바다가 있어서 좋구, 바다가 지겨우면 산이 있어서 좋구요."
"그렇구나. 이곳저곳 돌아보려면 한달은 족히 걸린다는 곳이니."
"아빤 제주도에 가 보신적 있으세요?"
"음. 네 엄마랑 신혼여행때 딱 한번 가봤지."
"전 처음이에요. 여행이라곤 한번도 해본적 없으니까."
"어? 정말이니?"
"그럼요. 전 수학여행도 간적 없잖아요. 초등학교때 소풍간걸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면 몇번 간적은 있겠지만."
"......내가 너한테 너무 무심했던것 같구나."
"괜찮아요. 아빤 많이 바쁘셨잖아요. 이제부터라도 아빠랑 같이 여행할 수 있으니까... 너무 맘쓰지 마세요."
"미안하다. 아빠가 되어가지고선......"
"그대신, 오늘 하루 만큼은 제가 하자는대로 하시기에요?"
"그러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오후내내, 상택은 향숙에게 이리저리 끌려 다녀야 했다. 서너시간 동안 계속되는 쇼핑을 따라다니다 보니 피로감이 뒷목을 뻐근하게 해 왔지만 활짝 웃고 떠들며 즐거워 하는 향숙이의 모습을 보니 피로 따위야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쉬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즈음. 향숙은 상택을 미용실로 이끌었다. 상택은 거부의 의사를 밝힐 겨를도없이 끌려가 염색을 했다. 진한 갈색. 그리고 가벼운 컷트까지.
변화된 자신의 모습이 낮설게 다가왔다.
스스로 보기에 좀 젊어 보인다는 느낌과 주의의 좋은 평가에 그리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지만 그 기분은 금새 흐려져 버렸다. 미용실의 원장이라는 여자가 들어와서 건넨 인삿말 한마디 때문에.
"어머~! 두분이 너무 잘 어울리시네요. 부부세요?"
상택은 뭐라 반박 하려다 그만 두었다. 사실을 밝힌다는게 오히려 더 이상하게 비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고선 어쩔줄 몰라하는 향숙이의 모습도 한몫을 하긴 했지만.
저녁 만큼은 집에서 먹자는 향숙의 성화에 못이겨 두 부녀는 집으로 돌아왔다. 상택이 샤워를 하고나니 저녁상이 차려져 있었고, 두사람의 즐거운 저녁시간은 그렇게 흘렀다. 늘 그랬듯 커피 한잔을 후식으로 마시는 사이 설걷이를 끝낸 향숙이 다가와 앉으며 건네는 한마디가 여느때와는 달리 상택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혀 버렸다.
"아빠. 오늘은 너무 감사했어요. 이제 마지막 남은 부탁이 있어요."
"뭐... 뭔데 그러냐?"
"불편하실것 같으면 들어 주시지 않으셔두 돼요."
"인석아. 그런 처연한 표정을 하고 그런말을 한다는게 내겐 제발 해달라는식의 말 보다 더 무섭게 들린다는걸 알고 하는거냐?"
"아이... 아빠!"
"알았어, 알았어. 네가 좋을데로 하렴. 오늘 만큼은 네가 하자는 대로 다 해준다잖았냐."
"아빠...!"
냉큼 안겨드는 향숙. 예쁘고 아름다운 딸 아이의 미소가 너무나 상큼하게 느껴져 정말이지 사심없는 가벼운 입맞춤을 향숙의 이마에 주었다.
"고마워요. 아빠."
"그래요. 그러니까 아빠가 책임을 지셔야 해요. 제겐 남자는 아빠 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MONSTER에 가까운 존재로 느껴 지니까요."
"설마, 그렇기야 하려구."
"아녜요?"
"뭐, 남자란 모두 개과의 짐승과 같다고 하니 MONSTER 라고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보통은 그런 남자들에게 알면서도 속아주고 하잖냐?"
"에이... 설마요."
상택은 조금쯤은 알것 같았다. 향숙이 왜 자신을 남자로써 생각하게 되었는가를.
얼굴이 예쁜 여자들일수록 남성 혐오증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아이고 어른이고 할것없이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으니 그런 정도는 쉬이 짐작할 수 있다. 향숙이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한창 민감한 사춘기를 그렇게 상처 입으며 지내온 것이다.
이성에 대해 한참 궁금해 할 그 시기에 이성에 대한 혐오감을 느끼게 된 것이라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이성인 아버지라는 존재는 향숙에겐 아주 특별한 사람일 것이다.
거기다 향숙이 사춘기를 보내던때, 상택 자신은 혼자가 아니었던가. 보통의 가정처럼 자신이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다면 엄마라는 거대한 절벽에 맞닥뜨리게 되므로 일찌감치 아빠에 대한 사랑을 포기해 버리게 되거나 남자에 대한 혐오감을 누그러뜨려 줄 엄마라는 상담역이 있으므로 자신을 이성으로 생각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내가 죽은 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이라도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녔거나 하다못해 회사에서 흔한 염문이라도 뿌린적이 있었다면 또 모르지만 오로지 일과 딸 향숙이만을 바라고 살아온 상택이고 보면 향숙이의 입장에선 아빠는 다른 남자들 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쉽게 할수 있는일이 아닌가.
"근데... 하실 말씀 있으시다 하셨잖아요?"
"아. 그거?"
넵킨으로 입술주변을 닦고, 와인으로 입 안까지 닦은 상택. 그의 표정은 느긋하다. 아마도 포만감 때문이리라.
"별 얘긴 아냐. 오랜만에 생긴 시간인데, 어디 멀리 여행이라도 다녀와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말야."
"와아?! 정말이세요?"
"그래. 그래서 말인데, 어디로 갈까? 가보고 싶은데라도 있어?"
"얼마나 여행하시려구요?"
"글쎄... 한... 한두달쯤?"
"그렇게나 오래요?"
"왜? 곤란하니?"
"아뇨, 그럼... 제주도는 어때요? 여름이니까 바다가 있어서 좋구, 바다가 지겨우면 산이 있어서 좋구요."
"그렇구나. 이곳저곳 돌아보려면 한달은 족히 걸린다는 곳이니."
"아빤 제주도에 가 보신적 있으세요?"
"음. 네 엄마랑 신혼여행때 딱 한번 가봤지."
"전 처음이에요. 여행이라곤 한번도 해본적 없으니까."
"어? 정말이니?"
"그럼요. 전 수학여행도 간적 없잖아요. 초등학교때 소풍간걸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면 몇번 간적은 있겠지만."
"......내가 너한테 너무 무심했던것 같구나."
"괜찮아요. 아빤 많이 바쁘셨잖아요. 이제부터라도 아빠랑 같이 여행할 수 있으니까... 너무 맘쓰지 마세요."
"미안하다. 아빠가 되어가지고선......"
"그대신, 오늘 하루 만큼은 제가 하자는대로 하시기에요?"
"그러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오후내내, 상택은 향숙에게 이리저리 끌려 다녀야 했다. 서너시간 동안 계속되는 쇼핑을 따라다니다 보니 피로감이 뒷목을 뻐근하게 해 왔지만 활짝 웃고 떠들며 즐거워 하는 향숙이의 모습을 보니 피로 따위야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쉬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즈음. 향숙은 상택을 미용실로 이끌었다. 상택은 거부의 의사를 밝힐 겨를도없이 끌려가 염색을 했다. 진한 갈색. 그리고 가벼운 컷트까지.
변화된 자신의 모습이 낮설게 다가왔다.
스스로 보기에 좀 젊어 보인다는 느낌과 주의의 좋은 평가에 그리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지만 그 기분은 금새 흐려져 버렸다. 미용실의 원장이라는 여자가 들어와서 건넨 인삿말 한마디 때문에.
"어머~! 두분이 너무 잘 어울리시네요. 부부세요?"
상택은 뭐라 반박 하려다 그만 두었다. 사실을 밝힌다는게 오히려 더 이상하게 비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고선 어쩔줄 몰라하는 향숙이의 모습도 한몫을 하긴 했지만.
저녁 만큼은 집에서 먹자는 향숙의 성화에 못이겨 두 부녀는 집으로 돌아왔다. 상택이 샤워를 하고나니 저녁상이 차려져 있었고, 두사람의 즐거운 저녁시간은 그렇게 흘렀다. 늘 그랬듯 커피 한잔을 후식으로 마시는 사이 설걷이를 끝낸 향숙이 다가와 앉으며 건네는 한마디가 여느때와는 달리 상택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혀 버렸다.
"아빠. 오늘은 너무 감사했어요. 이제 마지막 남은 부탁이 있어요."
"뭐... 뭔데 그러냐?"
"불편하실것 같으면 들어 주시지 않으셔두 돼요."
"인석아. 그런 처연한 표정을 하고 그런말을 한다는게 내겐 제발 해달라는식의 말 보다 더 무섭게 들린다는걸 알고 하는거냐?"
"아이... 아빠!"
"알았어, 알았어. 네가 좋을데로 하렴. 오늘 만큼은 네가 하자는 대로 다 해준다잖았냐."
"아빠...!"
냉큼 안겨드는 향숙. 예쁘고 아름다운 딸 아이의 미소가 너무나 상큼하게 느껴져 정말이지 사심없는 가벼운 입맞춤을 향숙의 이마에 주었다.
"고마워요. 아빠."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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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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