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장 ( 지영의 위기와 절규 1 ) -
택시는 읍내를 벗어나 시원 스럽게 국도를 달렸다.
에어컨은 작동 되지 않았지만 열어논 창을 통해 불어 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끼며 지영은 연신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밤..골은..왜, 가-신, 데~유?"
지영이가 택시에 오르자마자 룸밀러를 통해 힐끔거리던 기사가 물어 왔다.
"...친척, 집이..있어..서-요!"
지영은 대꾸을 하기 싫었지만, 안 하는것도 어색해서 대강 둘렀됐다.
"..그-긴..외딴집이..많은-디~잇?"
순간 지영은 기사의 말에 두려 웠다.
외딴집이 많다는것은 그 만큼 외지고 인적이 드물다는 뜻이 었다.
그렇다면...
자신을 그곳으로 유인해 놓고..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지가 우선 공포였다.
"차라리..차를 돌려, 다시 읍내로 돌아..갈-까?"
지영은 금방이라도 자신의 입에서 택시기사에게 차를 돌리자고 할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영은 몇번이고 깨물었던 입술을 다시 지그시 물었다.
그 이후의 후환이 두려웠던 것이다.
만약에 자신이 나타나지 않으면 학교에세 있었던 김혁도와의 "정사"사실을 만찬하에 밝히고 말것이라는것에 지영의 발목에 족색을 채우고 있었다.
"여..기부터가 밤골..초임-인~디..어디서. 내릴...것이-여-어?"
지영은 택시기사의 말에 정신을 다시 가다듬으며 주위를 둘러 봤다.
과연, 온산이 밤나무 천지였다.
순간 지영은 아침에 걸려온 전화의 내용을 다시 상기했다.
[밤골 입구에서 보면, H읍 공동생산단지 푯말 앞에서 내려 안쪽으로..
걸어 들어 오-슈!]
지영은 택시기사에게 그대로 말했다.
"H읍 공동생산단지"란 푯말이 있는 곳에서 세워 달라고...
택시기사는 또다시 고개를 갸웃 거리며 지영을 룸밀러를 통해 힐끗거리다 속도를 늦춘뒤 지영이가 말한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잠시후 차가 멈춰섰다.
"여-긴가..본~디-잇?"
지영은 기사의 말에 고개를 빼들고 주위를 둘러 봤다..맞는 것 같았다. 울창한 밤나무 숲 앞에 푯말이 보였다.
"H읍 공동생산단지"...
지영은 떨리는 손으로 차문을 열었다..
....
택시기사는 자신의 휴대폰전화가 적힌 명함을 건내주며 되돌아 올때도 이용해 달라고 몇번이고 말을 한뒤 그때가지도 의심에찬 눈초리를 지영에게 보내며 사라졌다.
지영은 칠월의 뙤약빛 속에서도 서늘한 기운을 느껴야만 했다.
밤골의 울창한 숲은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슾하게 만들고 있었다.
지영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억제하며 주변을 둘러 봤다.
인기척이라곤 없었다. "인가"라곤 어림잡아 일키로는 떨어져 있어 보였다.
"도,도대체..여기가..어-디..지?"
지영은 금새 땀이 온몸에서 배여 나왔다.
대지의 후끈한 열기는 지영을 더욱 주눅을 들게 했다. 그 뜨거움으로 지영은 음습한 기운이 감돌고 있는 밤나무 숲 그늘로 우선,들어 가고 싶었다.
지영은 밤골의 초입에서 한동안 머뭇거리다 용기를 내어, 아침에 걸려온 그 사내의 말대로 푯말을 돌아 제법 넓은 소로길을 따라 올라갔다..
"한..오십미터를 내가 걸었..나?"
지영은 땀에 절은 얼굴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걸어 올라온 길을 돌아보고 있을때 였다..언제 나타났는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구..오시느라..고생, 했수-다!!"
"어-머~낫!!?"
지영은 굵직한 사내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그 자리에 풀썩 주저 앉아버렸다.
"허허..참..놀라긴..이리, 따라 오-슈!"
사내는 땅바닥에 주저 앉아 있는 지영을 내려다 보며 고개짓을 하며 따라 오라고 했다.
"저,저-기요..이것.보세요!"
지영은 다급한 마음에 사내를 불렀다. 사내가 하고 있는 형태부터가 지영이로서는 공포 그 자체 였다.
사내는 눈과 이마는 물론, 머리까지 천으로 감싸고 있어 코와 입만이 드러나는 이상한 모습이 었다. 흡사 바다를 주름잡고 다니는 "해적"들의 변장술의 흉내를 내고 있었다.
"왜,그-러슈?"
갈치는 감정을 억제하며 지영을 바라봤다.
만수가 시키는 데로 하고 있지만 사실, 체질에 맞지 않는 자신의 스타일이 었다.
기분 같으면, 머리채를 확 끌어 쥐고 질,질 끌고 가고 싶지만 그 충동을 억누르고 있는 셈이 었다.
만수가 고분,고분 하게 모셔 오라고 했기에..
"잠,잠..시..만요..제..얘기좀..들어, 보세요!"
지영은 두어발치 앞에 있는 사내에게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발걸음을 잡았다.
"허~차-암..그냥, 고분,고분 하게..따라..오-슈..내가 보자는게..아니고..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따로 있으니..에-잇..씨팔"
갈치는 또 다시 감정을 억누르며 지영에게 일방적인 말을 한뒤 몸을 획-돌려 앞장을 섰다.
지영은 속을 떨었다.
"또..다른 사람?..그렇다면..몇명이..있다는 건가?"
지영은 발걸음을 멈추고 두려움과 공포에 떨었다. 도망을 가고 싶었다. 아무리 협박에 의해 여기까지 올수 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 들을 만나서 무얼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도 없이 밤골로 와 버린 자신이 바보스럽지 않은가!
지영은 그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걸어 올라왓던 길을 향해 냅다 뛰기 시작했다.
신고 있는 하이힐은 벗어 두손에 한짝씩 쥔체였다.
"어-멋..아-악!"
하지만 지영은 몇 발짝 뒤지 못하고 허공으로 잠시 몸을 띄웠다가 앞으로 넘어져 버렸다. 만약을 대비해 말좆이 지영의 뒤를 돌아 막고 있다가 뒤를 따르고 있었고, 오솔길을 뛰어 내려오는 지영의 발목을 말좆이 걸어버렸던 것이다.
지영은 넘어진 충격으로 한동안 정신이 멍 했다. 다행히도 풀숲으로 넘어져 충격은 그리 큰것 같지 않았고 상처는 없는것 같았다.
"허~참..이,아-가..씨가..좋게 얘기를 하면..들어..야~제!!"
갈치가 넘어진 지영의 뒤에 서서 빈정 거렸다. 그는 지영의 벌어진 다리사이로 보이는 허연 허벅지와 탄력에 넘쳐 흐르는 양 엉덩이를 내려다보며 눈을 확-치켜뜬체 침을 삼켰다.
과연 귀 동냥으로 들은 이상으로 기가차는 몸매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당..당신들..누구-야!!?"
지영은 두 팔을 땅에 짚고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상하게도 조금전까지 있었던 두려움과 공포가 진정되고 있었다.
"흐-흣!..쯔쯔..그래도 찢어진게..입이라고.."
말좆이 지영의 얼굴앞에 두다리를 벌리고 버티고 선뒤 일갈을 했다.
"어-멋, 이것..놔!"
지영은 자신의 몸을 일으키는 우악스런 팔을 뿌리친뒤 스스로 일어섰다.
"하핫!..오~호옷..성-깔있는-데?"
갈치가 머쓱해 하며 웃어 제꼈다.
지영은 얼굴에 눈위로 복면을 하고 있는 두 사내를 번갈아 봤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낯설었다...
그때였다..
"뭣-들..하는거야!..빨리..오지 않고!!?"
지영은 또 한 사내의 목소리를 듣고 그 쪽을 바라다 봤다.
그 사내 또한 두 사내와 마찬가지로 눈위로 복면을 한체 지영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 사내는 다른 두 사내보다 더 덩치가 커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