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우다이(늑대) 후세인의 큰 아들
쿠사이(칼) 후세인의 둘째
라그 하나 후세인의 장녀
설(아이스) 한국인
하라드 폐다인 경호대장
아비드 하모드 알 티그리트 후세인의 보디가드, 개인비서
주바이디 수상 및 국방상
라다 니르바나 클럽 사장
U 우다이의 소녀들
너는 무엇을 파괴하고 있느냐? 신성을 파괴하는가 아니면 창조의 그 원천을 파괴하는가? 파괴는 창조의 시작이지만 스스로의 자멸을 부르는 화의 근원이기도 하느니. 창조가 없는 파괴는 네가 딛고 있는 땅을 스스로 무너뜨리리라. - 아이스가 우다이에게
6부. 1989년 2월, 티그리트
89년 3월. 계절상 봄은 아니지만 햇살이 따뜻하다. 떠나온 나라의 3월은 무척 지저분했었다는 기억이다. 겨울의 잔재가 깔려 있는 길은 마치 연탄이 부서져 있는 것처럼 어수선했다. 화장이 지워진 여자의 얼굴이다. 한 해는 1월이 시작이지만 절기상 3월을 그 해의 시작으로 친 나라, 아이스는 문득 따뜻한 햇살을 만지며 그 나라를 떠올렸다.
그는 지금 막 사무실을 나서 대기시켜 놓은 고급 승용차에 올라서는 참이다. 차 손잡이를 잡으며 차가운 느낌보다는 따스한 느낌을 가진 것이다. 차가운 손이지만 계절의 감각이 아직 남아있었다.
아이스는 바그다드에서 멀리 떨어진 티그리트를 향할 예정이다. 오늘 그는 바트당 바그다드 중앙위의 고급 간부의 신분이 아니라 우다이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며 변호인 신분으로 선 것이다. 그래서 우다이에게 최후 경고를 대신 전할 것이다. 후세인의 분노를 아니 그들 3인방의 분노를........
바그다드에서 130여 키로미터 떨어진 티그리트. 티그리스 강이 안고 돌아선 우다이 저택. 나와프 알 자단이 거금을 들여 꾸며 놓은 저택은 바그다드 후세인 궁에 버금갈 구모다. 아니 중세 이슬람 제국의 술탄이 기거하는 궁전처럼 화사했다.
저택을 둘러본 우다이의 미소에서 거부 나와프는 미래를 위한 투자가 곧 빛을 볼 것으로 판단할 정도였다.
외부의 수영장과 이어진 대리석 목욕장, 하얀 발코니, 겨울이지만 갖가지 꽃들이 피어난 정원, 그 정원 한쪽에는 맹수들이 위용을 떨치고 있다. 사자와 악어 같은 육식동물들은 지금 싱싱한 먹이를 찾고 있다. <키르쿡>에서 끌고 온 먹이들을 이미 포식한 맹수들은 또 다른 날것의 먹이를 찾고 있었다.
<키르쿡>에서 골라진 열 명의 소녀들은 아직도 그 날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검게 피어오른 연기와 몸을 태우며 치솟은 불길들의 날름거린 혓바닥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만들었다. 자신들의 어머니, 아버지거나 이웃들이었다. 비명 소리와 피울음 소리는 지금도 낙인된 환청으로 바로 곁에 살아 있었다. 살이 타는 냄새는 지독했다. 시체들을 태우던 그 날은 밤하늘까지 훤히 밝을 정도였다.
바로 그 날, 기둥에 매달아 놓은 채 벌건 쇠막대기를 아랫도리에 쑤셔 넣던 그날 밤이다. 지하실로 다시 끌려간 남은 가족들은 사내와 계집으로 분리되고 곧 여자들은 발가벗긴 채 화장실 같은 데로 끌려가 깨끗이 씻겨졌다. 낮의 먼지와 눈물 자국으로 엉망인 얼굴은 물로 씻겨져 해맑은 얼굴이 되었다. 이제 겨우 자리 잡기 시작한 가슴은 너무 작아 한 손으로 쥐면 손바닥의 반은 남을 것 같다. 유륜이나 유두로 부르기도 어려운 작은 꼭지가 그곳에 어린잎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그 소녀들 앞에 나타난 남자가 제 17연대장 <하라드>였다. 옷차림이 어수선한 검은 턱수염의 남자는 서른 명이 넘은 여자아이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먼저 겁을 주었다.
“너희들 역시 아까 봤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으면 이 아저씨 말을 잘 들어. 우선 열두 살 아래는 이쪽으로, 그리고 열아홉 이상은 저쪽으로......., 이동!”
열두 살 아래가 9명, 열아홉 이상은 5명, 남은 것은 17 명이었다. 열아홉이 넘은 여자들은 이미 거웃이 무성했다. 하라드는 조금 전 통통한 여자의 음부를 마음껏 박아 넣던 즐거움을 떠올렸다. 우다이는 분명 거기에 털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예쁘장한 소녀들을 원한다고 했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 애들은 내가........., 하라드 그 스스로도 여자와 즐기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이게 다 그 우다이 덕택인가, 흐흐흐.
“너희들은 저리 저쪽으로........, 저쪽 방이 보이지. 그리로......,”
열둘 아래의 어린소녀들은 발가벗은 몸을 손으로 가리지도 않은 채 겁만 머금은 눈으로 손짓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열아홉이 넘은 처녀들은 지금 이 남자가 하는 짓이 무엇인지 대충 알아채고는 훌쩍거리며 가슴과 하체를 손으로 가린다. 성숙한 몸매의 처녀들이다. 잘 익은 망고 향이 흐른다. 붉은 석류를 터트리면 하얀 알갱이가 후드득 쏟아질 것 같다.
하라드는 한 여자의 성숙한 가슴을 손에 쥐어 본다. 뭉클한 유방이 따뜻한 기운을 전해준다. 찡그린 표정의 귀여운 얼굴이다. 후세인의 둘째 딸인 라그 하나와 많이 닮은 얼굴이다. 이 여자를 올라타면 너무 멀리 있는 라그 하나를 범한 것 같을까? 순간 그는 생각한다.
이 당시 이라크 최고 미인은 <라그 하나>라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후세인의 후광을 입은 그녀는 이라크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지금 하라드는 여자의 얼굴에서 그녀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들었다. 뚜렷한 이목구비하며 적당한 큰 키하며 특히 눈이 컸다. 윤곽이 뚜렷한 눈과 이마는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아랫도리가 꿈틀댔다.
“넌 이리로......., 손을 들어. 높이. 부끄러운가? 그럴 것 없어. 더 가까이”
손이 치워진 자리에는 연한 갈색의 음모가 피어난다. 음모 아래로 하얗게 펼쳐진 구릉을 따라 진한 갈색의 음순이 입맞춤 하고 있다. 손으로 벌려 본다. 향기다. 석류의 매콤한 향기가 스친다. 입으로 빨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넌 이리로 가 있어. 저기 의자에 앉아 있도록”
나무로 만들어진 긴 의자로 가 얌전히 앉아 다른 여자들과 소녀들을 쳐다본다. 부끄러움이나 굴욕 같은 것은 느끼지 않은 표정이다. 그저 큰 눈망울로 쳐다볼 뿐이다.
하라드는 한 명 한 명 가슴을 만져본다. 이제 막 피어난 봉우리만 고르고 있는 것이다. 입에 담으면 쏙 들어갈 크기만. 손으로 잡아봐서 잡히지 않거나 너무 크면 한 쪽으로 치웠다. 그리고 다리를 벌리게 하곤 다리 사이의 치부를 보는 것이다. 작은 바위틈에 갓 나기 시작한 어린 싹을 보이고 있는 소녀도 있고 아직 싹이 오르지 않은 민둥산도 보인다. 깨끗한 샅이다. 손으로 헤집을 것도 없이 그냥 혀로 핥으면 된다. 상큼한 소녀의 살은 끝없는 정염을 일으켜 줄 것이다.
“뒤로 돌아. 엎드려. 다리를 벌리고”
키 작은 한 소녀가 뒤로 돌아 허리를 구부린다. 다리를 벌리자 그 사이로 두 개의 갈색 구멍이 나타난다. 아주 작은 구멍과 조금 큰 구멍이다. 항문은 거뭇하지 않고 밝은 색을 띄고 있다.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자 소녀는 엉덩이를 흔들며 싫은 듯한 몸짓이다. 열서너 살로 보인 소녀다. 긴 머리가 탐스럽다. 동그란 엉덩이의 선이 아름답다. 허리에 약간 붉게 나있는 자국은 속옷 고무줄 탓이다. 깨물고 싶은 욕구를 하라드는 또 참으며 어느 새 바지 앞이 불룩한 것을 느낀다. 지금 쯤 대원들은 젊으나 늙으나한 여자들을 끼고 뒹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싱싱한 것들을 맛보진 못하지. 그러고 보면 난 행운아야, 흐흐흐’
흐뭇한 웃음을 멈추지 않으며 소녀를 다른 쪽으로 보낸다. 이 소녀는 우다이의 저택으로 갈 것이다. 다음 소녀를 손짓하고는 똑 같이 하나하나 살펴본다.
“우다이님, 다 골랐습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까?”
내심 하라드는 자신의 눈을 자랑하고 싶었다. 그의 심복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럴 필요 있나? 그건 그렇고 내일 아침 철수 준비해. 티그리트로 그만 돌아가자고”
“알았습니다. 그런데 남은 포로들은? 체포된 시트파는 1000여 명이 넘었다. 잡힌 즉시 군법으로 즉각 처형했지만 아직도 몇 백 명이 남았다.
“얼마나 남았나?”
“한 200여 명 정도입니다”
“다 쓸어버려. 여기 가까운 유전지대로 끌고 가 다 태워버리라고. 흔적도 남기지 말고”
“알았습니다. 그런데..............,”
“또 뭔가?”
“그........., 고르고 남은 것들은.......,”
“당신이 알아서 해. 아참 그리고 말이야. 젊고 튼튼한 사내자식들은 함께 끌고 가. 다 쓸데가 있으니까.”
사내놈들을? 설마........., 하라드의 생각을 자르며 우다이는,
“그 왜 아이스가 한 말이 있는데........, 예전 이슬람 술탄들은 그것을 즐겼다고 하더라고. 나도 몰랐는데 아이스가 그러더라니까”
우다이는 아이스를 스승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 한마디에 철저히 따랐다. 어느 날인가 아이스는 이런 말을 했다.
제국을 다스린다는 것은 남과 달라야 한다. 남이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단 한 명의 여자를 취한다는 것은 필부의 일이다. 제국의 황제는 많은 여자를 취하는 것이며 또한 상대 역시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는다. 남자가 여자만을 택한다면 평범한 사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타고 다니는 마차, 적의 목을 베는 칼, 신하를 압도하는 의복, 뒤로 거느리는 여자까지 무언가 달라야 한다. 제국을 다스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명의 목을 베는 일은 쉽지만 백 명의 목을 베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그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백 명의 목을 베는 것은 제왕이 되는 것이다.
“사내놈들 역시 따로 즐길 수 있지. 그 놈들은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거든. 그건 그렇고 하라드 대장, 이번에 수고 했어. 돌아가면 충분한 보상이 주어질 거야”
“고맙습니다. 대장님. 그럼 전 빨리 가서 놈들을 고르겠습니다.”
하라드는 절로 신났다. 그가 누구인가. 앞으로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될 것이 아닌가.
하라드는 즉시 수하의 무스타프를 데리고 가 즉시 유개차를 수배하고 튼튼하고 괜찮게 생긴 사내놈들을 따로 뽑았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곧장 키르쿡을 미련 없이, 아니 수두룩한 전승물을 가지고 떠났다.
저택으로 돌아온 그 날부터 우다이는 이제 막 터지기 시작한 석류 알들을 끌어안고 한 알 한 알 입에 넣으며 시큼한 맛을 즐겼다.
민병대의 성공은 바그다드의 축하를 충분히 받았으며 우다이에게 더 이상 거치적거릴 것은 없어 보였다.
“이번에는..... 너, 이리 가까이 오려무나. 아주 귀여워. 이 자그마한 가슴하며.....,”
우다이의 하체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소녀를 일으켜 세워 털도 나지 않은 음부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다 눈에 띈 다른 소녀를 부른 것이다. 얼굴이 크지만 대신 윤곽이 뚜렷해 눈과 이마에 짙은 음영이 있는 소녀다. 갈색의 피부는 그을려 까무잡잡하다.
소녀는 울상을 지으려다 얼른 표정을 고쳐 주인 앞에 와 다리를 약간 벌리고 선다. 아랫도리에 거뭇한 털이 막 자리 잡으려한다. 보드라운 살이 돋아나 있다.
소녀의 상의에 U3라는 이름표가 보인다. 이름표가 붙어 있는 상의는 옷이라기보다는 드러난 육체를 더 돋보이게 하는 장식 같다.
하얀 색의 천은 목과 가슴을 겨우 가리고 있을 뿐 동그란 아랫배와 등, 엉덩이, 다리는 다 드러내고 있다. 길게 뻗어 있는 다리와 허벅지, 그 위의 엉덩이는 나이를 가늠키 어렵다. 10대 후반의 성숙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 다만 몽우리 진 가슴의 유륜이 넓게 자라고 있을 뿐이다.
“예쁜 가슴이야. 이제 막 피어나는 풀숲이 바로 이거군. 내 입안에 쏙 들어올 크기야”
혀로 쓰다듬다 입술로 물며 작은 방울을 간질인다. 소녀는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아담한 엉덩이를 흔든다. 음모가 보이지 않은 계곡이 살짝 열리자 연분홍 살이 꽃잎처럼 피어났다. 두 살이 붙었다 떨어지자 물기가 어린다. 상큼한 향기. 남자를 받아보지 않은 소녀의 성기는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갸름한 타원형의 성기는 약간 돋아진 둔덕의 모양에 그 안으로는 분홍 길이 길게 펼쳐져 있다. 지금 그는 이 길을 처음으로 걸어갈 것이다.
혀로 아래에서 위로, 다시 위에서 아래로 훑는다. 싸한 느낌.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아니다. 풋내다.
이런 풋내가 좋지. 아주 잘 익은 올리브보다 약간 덜 익은 올리브가 훨씬 더 강한 향기를 주는 거거든. 이 보드라움. 비단을 입에 문 듯 하군.
뒤로 돌려진 소녀는 엉덩이를 뒤로 빼며 허리를 숙인다. 덜 여문 엉덩이다. 살집이 그리 많지 않은 엉덩이지만 부드러운 살결에 탄력을 가지고 있다. 양 쪽의 두 연갈색 덩어리를 손으로 잡고 벌리자 더 진한 갈색의 주름이 드러나고 주름 안으로는 터널이다. 너무 작은 터널은 그의 물건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흐윽.....”
등을 휘며 내지른 신음은 오히려 우다이의 성기를 더 자극한다. 뜨거운 숨과 섞인 소녀의 신음은 그의 신경을 타고 등골을 따라 흘러 대뇌를 자극하고 대뇌에서는 다시 모든 신경세포에 지시를 내린 듯 큰 성기의 모세혈관은 부풀어 올라 더 커졌다. 검붉은 핏줄이 터질 듯 팽창한 성기를 천천히 다시 밀어 넣기 시작한다. 귀두 앞부분이 들어가다 잠시 멈칫한 사이 소녀는 들려진 발을 뻗으며 빠져나가려 했다. 온 몸이 거대한 바위에 짓눌린 것 같다. 작은 가슴은 물론이며 얼굴까지도 우람한 남자의 가슴에 눌려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아......, 악...... 아파........”
더 큰 물결이 아랫도리를 때린다. 대나무가 쪼개지듯 ‘쩍!’ 소리를 내며 둘로 나뉘어 지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을 느낀 소녀는 다시 비명과 애원이다. 가냘픈 손으로 가슴을 밀어보지만 물결을 막기는 어렵다. 점점 빨라진 물결은 소녀의 작고 귀여운 분홍색 꽃밭을 마구 헝클어뜨린 미친 개였다.
‘헉, 헉’ ‘으, 으“ 미친 개가 우다이라면 꽃밭은 소녀다. 비명은 자자들어 희미한 신음만 버린 입술 사이로 내뿜은 소녀, 그 입술을 혀로 핥으며 아랫도리를 파고들어 살을 가르는 우다이. 꽉 조이는 기쁨이 마치 작은 세상을 지배한 기분을 준다.
풀어진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이 작은 소녀들, 그래 이들은 나에게 기쁨만 주어야 하는 종들에 불과해. 내 이 우다이님의 성물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기어 다니는 미천한 것들이지. 내 가랑이 사이에서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것들. 이 년도 마찬가지야. 얼굴을 봐. 희열에 들뜬 이 얼굴. 처녀림을 신에게 받친 뒤의 영광스런 표정이 바로 이런 것이지.
U3는 이미 지쳤다. 저항할 수도 없지만 너무 큰 아픔에 손과 발을 버둥거려 봤지만 찢겨지는 통증이 찾아오자마자 몸을 그대로 남자에게 맡긴 채 흔들림을 따를 뿐이다. 온 몸은 물에 젖은 솜이다. 시트를 부여잡으며 통증을 참으려 해보지만 다리를 오므릴 수도 없을 정도다. 주인이, 그렇다. 이 남자는 주인이다. 자신들의 생명을 쥐고 있는 주인이다. 주인이 몸을 들어 빠져 나가도 한 동안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누워있다. 끈적끈적한 물기가 허벅지에서 느껴진다. 남자의 뒷물이려니 했지만 알고 보니 자신의 처녀막이 균열되면서 흘린 붉은 피였다.
겨우 몸을 세워 침대에서 일어나 주인이 어디 있나 본 U3는 다시 울음을 터트려야 했다.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주인은 고급 위스키 잔을 손에 들고 마른 입술을 적시고 있는 것이다. ‘또........ 한다면 죽을 것 같은데........’ 어떤 알지 못 할 공포감이다.
옷자락에 U7이라고 써진 제법 성숙한 소녀가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다. ‘쪽, 쪽’ 빠는 소리는 남자의 그것을 빨고 있는 것이리라.
“기분이 이렇게 상쾌할 수가 없군. 마치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느낌이야. 또 한번 따먹고 싶어 미치겠어. 넌 아주 예쁜 길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회색 눈빛의 안내를 받으며 다시 한번 떠나볼까?”
U3는 회색빛 눈동자를 크게 뜨다 눈물을 담는다. 다리를 모은 허벅지에 물감처럼 번진 붉은 피를 시트로 닦아주며 일으켜 세운다.
“너무 아파요.”
“아프다고?”
“네, 너무 아파요. 서 있을 수도 없을 정도로........., 흑!”
“그럼 사자 밥으로 보내줄까? 지금 배가 고파 저렇게 울고 있는데.......”
우다이 정원 한 곳에 만들어져 있는 동물원은 맹수들과 파충류들이 사육되고 있었다. 동물들에게 주어진 먹이는 주로 소나 돼지였지만 가끔 키르쿡에서 끌고 온 살아 있는 사람을 산체로 우리 속으로 던져 넣기도 했다. 대개 나이 대는 서른이나 마흔 정도 되는 여성들이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그녀들을 팔다리를 잡고는 우리 속에 던져 넣어 버렸다. 그것을 보여줄 때마다 소름이 끼쳤다.
“아니, 아니에요. 안 아파요. 용서해주세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무릎을 꿇으며 엎드리자
“그래야지. 여기는 너희들에게 천국과 같은 곳이야.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뛰놀 수 있고....., 그렇지?”
U7은 그의 팽창한 성기를 입에 물며 얼른 고개를 끄덕인다. U7 역시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벌써 아랫도리가 떨어져 나간 아픔을 가졌다. 그와 한번 하고 나면 며칠 동안은 걸음을 걷기도 어려웠다. 우다이는 한번 시작하면 며칠간을 한 소녀와 계속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입과 혀로 얼굴의 이마에서 발끝까지 온 몸을 핥으며 물고 하다가 다음에는 위에서, 다음에는 아래에서, 마지막은 엎드린 채로 뒤에서 엉덩이를 탐하곤 했다. 그때마다 방안에는 10명의 소녀들이 앉아서 그 모습을 보곤 했다. 가끔은 서로서로를 애무하게도 했다. 그때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 위스키를 마시기만 했다.
U3는 무서움에 얼굴이 찡그려져 간다. 그대로 엎드린 자세의 자신을 뒤에서 밀고 들어온 것이다. 작고 딱딱한 물체가 작은 구멍을 헤집고 들어오자 너무 무서워 그만 몸을 돌리고 말았다. 순간의 실수였지만 하지 말아야 할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이런.......”
무겁고 낮은 음성. 분명 화가 실린 목소리다. 남은 9명의 소녀들 까지 순간 숨을 멈춘다.
“자.....잘 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엉, 엉”
그래 지금은 고통을 줄때가 아니지. 너희들 모두들, 구석구석 맛을 본 후 서서히 숨통을 끊어줄 꺼다. 세상에 이런 고통이 존재한다는 것을 직접 느끼게 해주며, 아주 천천히........
“다시 엎드려. 또 빼면.........“
“네, 네, 절대 빼지 않겠습니다. 해 주세요. 제발이요”
“그래.......”
‘흐.........악!!’ 비명도 아니고 신음도 아닌 양의 목을 딸 때나 날만한 소리가 U3의 입에서 품어져 나온다. 허리를 들고 머리를 바닥에 댄 채 뒤에서 뚫고 들어온 아픔은 너무 컸다. 작은 구멍, 늘어나지 않은 터널은 마치 터질듯 담아 넣은 책가방 같았다. 회초리의 날카로움이 아니었다. 이 아픔은 뭔가 아랫배를 휘저은 듯 했다.
“그............, 윽...............‘ 뒤에서 밀고 들어온 거센 압력에 눈이 빠져나갈 듯 했다. 아픔을 참으며 전후로 밀고 당기는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얼른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헉!! 헉!‘ ’철썩! 철썩!‘ 흥분이 오를수록 소녀의 엉덩이에 부딪히는 소리도 커졌다.
그 즈음, 바그다드, 후세인 궁 집무실.
“그래 나라 돌아가는 형편은 어떤가?”
후세인이 말문을 연다.
“요즘에는 각하의 칭송이 자자합니다. 살아있는 알리라고 각하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다 각하의 노력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요, 허허허”
“그런데 각하, 요즘 좋지 않은 소문들이......”
“수상, 무슨 말이요?”
“여기 쿠사이 대장도 계시지만..........”
주바이드 수상은 쿠사이의 눈치를 살피다가
“대장께서 대신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쿠사이, 네가 말 해. 무슨 말이야?”
“아버님, 아니 각하. 말씀드리기가 좀.......”
“지금 무엇들 하는 거야. 비서관, 무슨 일인데 그래?”
마지드 비서관 역시 주바이드 수상과 쿠사이의 눈치를 살핀다. 누군가 총대를 메야하는 데 하필이면 내가? 하는 심정이다. 만약 자신이 말을 했다는 것을 우다이가 안다면.......... 앞으로 누가 정권을 잡을 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우다이가 계통을 이은다면 자신부터 제거될 것이다. 틀림없이 우다이 그 놈은 아이스란 작자와 내통해서 폐다인을 앞세우고 이곳 바그다드로 올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는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모두 다 아이스란 놈에게 뼈도 추리지 못할 정도로 당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 이 자리의 멤버들은 다행히 쿠사이를 지지하고 있지만........
“빨리 말을 해. 무슨 일이야. 사람 답답하게 만들지 말고”
“제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쿠사이다. 어차피 터질 일이다. 한번은 거쳐야 될 일 아닌가.
그 역시 형인 우다이에게 감정이 많았다. 장남이라고 해서 유독 영국에 유학을 보낼 정도로 아버지 후세인은 우다이를 가까이 했다. 거기에 비해 자신은 항상 우다이 그늘에 가려 빛을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 지난 해 쿠르드족을 말살 할 때도 앞뒤 가리지 않고 마지드 수상을 앞세워 화학물질을 헬기로 뿌려버린 것이다. 마지드 수상은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자 벌써부터 화학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쿠르드 말살 그 이후부터 자신을 보는 후세인의 시각이 부드러워졌다. 후계자로서의 싹을 본 것일 지도 모른다.
“말씀드리기가 쑥스럽지만 형님일입니다.”
“무엇이? 우다이가?”
“네, 우다이 민병대장 건입니다.”
“왜? 시트파 놈들을 잘 처리 했지 않나? 뭐 실수한 것이라도 있었나?”
“아니, 그것이 아니고요, 제 밑에 있는 SS<비밀경찰> 보고에 의하면 우다이 형님이 아주 어린 소녀들을 데리고 남 보기도 역겨운 섹스파티를 매일 즐기고 있다고”
“아니 뭐라고......., 이런 죽일 놈이 있나?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야 할 놈이 뭐라고? 소녀들을.....”
사실 쿠사이는 SSO 요원을 뽑아 은밀하게 티그리트로 보냈다. 폐다인 민병대는 함부로 손댈 수 없는 곳이지만 SSO 역시 정보망과 물리력은 무시하지 못했다.
사전에 입수한 정보로 SSO 대원들을 급히 파견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충분한 자료들을 모아왔다. 특히 비디오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정원에 있는 풀장에서 많은 소녀들과 함께 뒤엉키다가 한 소녀를 끌어안고 뒹구는 모습은 정상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가슴 발육이 이제 막 시작한 소녀는 다른 소녀들이 보고 있는 데도 남자의 성기를 입에 물며 웃음을 날리고 있었다. 누워 있는 우다이의 가슴에 거꾸로 올라타고 엎드린 채 등을 휘고 있었다. 고통스런 표정인지 희열에 들뜬 표정인지는 모르지만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소리는 담아있지 않았지만 그 소리가 들릴 정도로 온 몸을 들썩거렸다.
“소녀도 아주 나이어린 여자아이들이라고 합니다. 혹시라도 이런 소문이 주변으로 세 나가면 각하께 해가 되지는 않을까 염려돼서.....”
후세인 자신도 여자를 좋아한 것은 사실이었다. 부인 만해도 몇 명인지 어쩔 때는 자신도 착각을 할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맞이한 바그다드항공사 사장의 아내는 자신도 사랑을 느끼면서 애지중지 하고는 있지만.........
“알 티크리트! 어디 있나 빨리 와”
알 티크리트는 후세인이 고향에서 데리고 온 개인 비서관이다. 철저하게 후세인의 명령만을 수행하는 충실한 하복이다.
“너 말이야. 지금 당장 가서 확인 해. 만약 사실이라면 단단히 경고를 하도록........ 이건 내 지시야. 만약 한번 만 또 이런 말이 나돌면 그때는 끝이라고, 단단히 전해”
“네, 알았습니다.”
알 티크리트가 나가는 모습을 본 세 명은 그때서야 슬며시 웃음을 진다. 이제 시작이다. 우다이란 놈을 제가하면 다음은 누가 2인자가 되는가. 흐흐흐......., 쿠사이다. 이 말랑말랑한 쿠사이란 놈이 계승을 한다면 그때부터는 자신들의 세계가 되는 것이다. 우다이란 놈 지금이 시작이다. 앞으로는 더 힘들 것이다.
그래 지금은 너희 놈들 말을 듣지만 내가 만약 올라서면 그때부터는 너희 놈들 목줄을 졸라주지. 주바이디 수상, 당신의 돈줄이 무엇인지 내가 다 알고 있지. 비서관이며 숙부인 마지드, 당신 역시 자유스럽지 못 해. 조금만 더 기다려. 내가 누구인지 알게 해주마.
쿠사이 역시 웃음을 지며 후세인을 본다. 다시 정색한 얼굴로 돌아온 쿠사이는
“아무래도 우다이 민병대장을 빨리 결혼시켜야 되지 않을까요? 아버님.”
친근한 목소리로 후세인을 아버지라고 부른 쿠사이는 다른 둘을 누를 듯 시선을 던진다.
이 놈들아 난 너희완 달라. 내 이 몸 안에는 후세인의 피가 흐르고 있단 말이다. 타고난 우명은 인간이 어떻게 할 순 없는 거거든. 늦게 알수록 후회를 하는 거다. 흐흐흐.
느긋한 오후다. 티그리트 겨울은 따뜻했다. 아무리 추위가 오더라도 이곳은 난방이 훌륭해서 항상 벗고 지냈다.
소녀들과의 계속된 육체적 접촉으로 우다이는 피로감을 느꼈다. 그때는 별장 반대편에 있는 소년들 방으로 가곤 했다. 이들 역시 키르쿡에서 가축처럼 끌고 온 사춘기에 막 접어든 소년들로서 하루 종일 운동을 하거나 끝나면 좋은 음식들을 섭취할 뿐 따로 할 일은 없었다. 아니 일은 딱 한가지다.
연대장이면서 동시에 이곳을 관리 책임지는 하라드가 오는 날은 바빴다. 1주일에 한두 번 있는 우다이의 행차 때면 항상 하라드란 책임자가 먼저 달려와 소년들을 추리곤 했다.
“너, 너, 그리고 너”
순번을 잊지 않은 하라드는 익숙한 솜씨로 발가벗은 채 성기를 건들거린 소년들 중 셋을 추렸다. 음모는 깨끗이 다듬어져서인지 아랫배와 그 밑으로는 맨살이다.
“너희 차례지? 혹시 더럽히지는 않았겠지?”
‘더럽히다’란 말은 다른 게 아니다. 혹시라도 손장난을 치거나 해서 호르몬을 빼낸 것을 이른 말이다. 소년들이지만 숙성한 몸은 작은 자극에도 금방 곳곳이 서곤 했다.
“아닙니다.”
“그래. 따라와”
일행은 항상 그렇듯이 별관에 따로 준비된 화려한 응접실로 끌려갔다. 오늘이 벌써 3 번째다. 처음에는 기분이 묘했지만 지금은 익숙했다.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끌려가 사자 밥이나 악어 먹이가 된다. 둘이 그렇게 해서 사라졌다.
응접실 한 쪽으로 셋이 늘어서면 아름다운 소녀가 앞에 다리를 벌리고 앉는다. 계곡 사이의 허연 살과 풍기는 화장품 냄새에 소녀가 앉자마자 소년들은 자신의 물건을 부풀어 올리며 씩씩댄다. 처음 맹수들 먹이로 끌려간 소년은 발기를 하지 못했었다.
부풀어 오른 물건을 소녀가 차례차례 따뜻한 손으로 쥐면 ‘꽝!’ 폭발할 정도로 커진다. 이때가 되면 수염이 무성한 남자 앞으로 가 한 명씩 남자의 입에 호르몬을 분출한 것이다.
우다이는 세 명의 호르몬을 입안에 받아먹은 후 자리를 뜬다. 새로운 힘이 솟아난다.
아이스, 당신 말이 맞아. 나 같은 제왕은 인간이 아니야. 신과 같은 존재지. 그래서 이렇게 인간들이 손수 바친 정성스러운 제물을 먹은 거야. 자신들의 노력으로 만든 이 제물, 신을 만족시키는 희생물이야. 왜 신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겠어? 깨끗하고 순결한 동물로서 신을 닮은 동물이 바로 처녀가 아니겠는가. 이 동정을 잃지 않은 소년들 역시 마찬가지고.
“우다이 대장님. 알 티크리드 비서가 찾아 오셨는데요. 모시고 올까요?”
하라드도 알 티크리트가 누군지는 알고 있었다. 후세인을 그림자처럼 시중드는 제일 가까운 친위대 중 한 명이 그다.
대형 원형 침대에서 나뒹굴던 우다이는 소녀들을 밀치고 상체를 일으킨다. 다들 발가벗은 채 우다이를 머리에서 발끝까지 감싸고 있다가 떨어진다. 모습이 맑은 개울 속 버들치 같다.
“티크리트가?”
“네, 맞습니다. 어디로 모시고 갈까요?”
“사무실로 가지. 그리로 데리고 와”
그 사람이 무슨 일로........., 좋은 소식일까 아니면......., 키르쿡 건은 이미 치하가 있었고, 아니면 다른 임무인가?
“무슨 일이십니까? 경호원님께서”
깍듯한 예의를 갖춘다. 알 티크리트는 어쩌면 후세인 그 분신일 정도의 위치다. 함께 정적 제거를 할 때도 옆에서 지켜볼라치면 정말 피눈물 없이 일을 처리했었다.
“간단한 것, 전달 차.......”
“간단한 것이라뇨? 그런 것을 가지고 이 멀리까지........”
올 사람이 아니었다. 전화 한통하면 될 일을 여기까지, 무슨 속셈일까? 하는 표정으로 자신을 보자
“다름이 아니라 우다이님께서 요즘 방탕한 생활을 하신다고.......”
“뭐라고? 어떤 자식이.....”
낮으면서 묵직한 음성으로 돌아간 우다이는 얼굴 표정이 점점 굳어간다. 다 알고 있다는 눈빛을 짐짓 무시하며 알 티크리트는 말을 이어 간다.
“각하께서 주의하란 말씀이 따로 계셨습니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뭣이? 이 봐, 비서. 내가 누구지? 다들 끌고 바그다드로 한번 갈까, 응?”
화가 폭발한 우다이는 그때까지의 참을성을 던지고 알에게 목청을 높여 버린다.
“진정하시고......., 제 말 끝까지 들으시죠.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만약 그러다가 내분이라도 일어나면 그때는..........”
“그때는.............., 뭐가 어떻다고? 당장 사라져. 그리고 가서 전해.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공화국 수비대 정도는 내가 한번에 쓸어버릴 수 있어. 알았어? 누가 나를 모함한지 알고 있어. 그 놈들 뜨거운 맛을 한번 보여주고 말겠어. 당신도 똑똑히 기억해. 이 총에 걸고 말하는 거야. 난 그런 적 없어. 지금 여기 있는 계집들은 다 시트일당들의 가족들이야. 그들에게 끝없는 고통을 주기 위해 끌고 온 거야. 알았어? 당장 나가. 안 나가면”
우다이의 손에는 벌써 권총이 들려 있었다. 당장이라도 총알이 튀어나올 총구를 당황하지 않은 손짓으로 밀며 그 자리에서 일어난 알 티크리트는
“다시 한번 전달합니다. 이 메시지는 후세인 각하의 것입니다. 제가 아닙니다. 자중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꺼져.”
동시에 천장을 뚫고 올라간 파열음. 방아쇠를 당긴 우다이는 권총을 거두고 다시 입을 연다.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전해. 당신 가슴을 뚫어버리고 싶지만 오늘은 참겠어, 이 봐 하라드, 모셔다 드려”
우다이의 분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바그다드에서 여기로 온 것도 알고 보면 다 그 3인방 탓이다. 쿠사이까지는 아니지만 그 3인방에게 언젠가 뜨거운 맛을 보여주고 말리라. 우다이의 진심이었다.
“하라드, 기분이 더러운데 사냥이나 하러갈까?”
“사냥이라면?”
새나 짐승을 잡은 것인데......, 갑자기 사냥?
“반공화국 작자들을 때려잡자는 것이 사냥이지 다른 게 있나?”
“어디 또 시트파들이 나타났나요? 아니면 북쪽”
쿠르드를 지칭하는 방향이 북쪽이다.
“아니. 바그다드”
“네?”
놀라는 하라드. 감히 바그다드를 쳐들어가다니......., 그것은 목을 내놔도 안 된다. 아무리 우다이라도.
“내게 들어온 정보가 있어. 아이스에 따르면 지금 바그다드는 엉망이라는 거야. 특히 고급관리의 새끼들이나 애비를 재계에 둔 2세들이 세상 모르고 날뛴다는 거지. 우리가 할 일 제1조가 뭐지”
“제1조, 우리는 이라크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 한다”
“그래 맞아. 우린 그 일을 하기 위해 지금 바그다드로 출발하는 거야. 폐다인의 위력을 보여주어야 해. 당장 가자고”
“준비할 시간을 주시...........,”
“1개 중대 차출. 사복 차림. 병기 휴대, 이상”
미처 대꾸할 겨를도 없이 우다이는 지시를 내리고 사무실을 빠져 나간다.
바그다드 중심지, 비밀 클럽 니르바나.
이라크는 철저히 서구 문화를 배제하고 있지만 이란과의 오랜 전쟁 기간 미국의 후원이 끊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상류층을 중심으로 미국식 클럽들이 생겨났다. 일반인들은 출입을 꿈도 꾸지 못하지만 상류층 자제들은 몰래 몰래 이곳에 드나들면서 젊음과 낭만을 즐기곤 했다.
클럽 니르바나도 그 중 한 곳이다. 미국 밴드의 이름을 딴 이곳은 그야말로 매일 밤 록밴드의 일레트릭 기타소리와 댄스음악이 이어졌다.
한 무리의 패거리들이 춤을 추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연인들끼리 서로 끌어안고 스킨십을 나누고 있다. 알코올이 금지된 나라지만 이곳에서는 공공연히 알코올을 마시기도 했다.
그들이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로 민첩한 몸놀림의 사내들이 속속 자리를 채우고 주변을 에워 쌓았다. 정장차림의 사내들은 익숙한 솜씨로 한 곳 한 곳 처리해나갔다. 입구는 통제되고 통제된 입구 앞에는 큰 트럭이 그렁그렁 엔지소리를 내고 있었다. 짐을 실으면 곧 떠날 태세다.
갑자기 음악이 끊기고 등장한 남자. 모두들 놀라 ‘악!’ 소리를 지르며 우왕좌왕하지만 어떻게 할지 모른 채 여자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나는 폐다인 대장이다. 너희 모두를 이 자리에서 이라크 국민의 이름으로 체포한다. 반항하거나 거부하면 피를 부를 것이다.”
폐다인, 그 무서운 폐다인이. 누구 하나 꼼짝도 하지 못한다. 벌써 사내들 손에는 날카로운 칼이나 긴 총이 들려 있는 것을 본 것이다.
경찰에 연락을 해도 필요 없는 일이다. 집에 연락을 해도 늦을 것이다. 이들은 바로 폐다인 들인 것이다.
“살려 주세요, 흑! 흑!”
훌쩍거리는 여자들을 머리채를 쥐고 입구로 끌고 나간다. 남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손이 뒤로 꺾인 채 강한 남자들이 끄는 대로 질질 끌려갈 뿐이다.
“보고해”
“총 20명. 여자가 12명, 나머지는 남자들로서 그 중 셋은 정부 관리 아들, 넷은 기업체, 둘은 언론사, 그리고 나머지는 아직 파악 중.”
“여자들은”
“12명 중 셋만이 정부관리거나 기업일 뿐 나머지는 모두 거기서 일을 하는 썩은 여자들입니다. 사장은 중년 여자로서 주바이디의 이름을 대는 것을 보니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아이스의 정보가 딱 맞았군. 그 년은 주바이디의 정부야”
“정부라면......”
괜찮겠냐는 물음이다. 최근 주바이디의 위세는 후세인 버금갈 정도였다. 수상이며 국방상으로의 그의 위치는 가히 하늘을 찌를 정도다.
“우리가 뭐 때문에 존재한다고 했지? 우린 이 나라의 기둥이 되어야 해. 저런 썩은 것들은 이대로 둘 수 없지. 그 여자란 년부터 끌고 와”
이곳은 티그리트의 폐다인 민병대 사령부. 바그다드에서 130키로, 티그리트 시에서도 20여 키로미터 떨어진 이곳은 그 누구도 찾아오기 어렵다. 주변은 철저하게 통제 되었으며 그래서 별도의 나라로 생각되어졌다.
거친 트럭에 실려 밤을 새어 달린 남녀들은 거의 새벽이 될 때쯤에야 이곳, 폐다인 민병대 사령부에 도착했다. 손은 뒤로 깎지 켜진 채 수갑이 채워지고 얼굴에는 검은 두건이 씌어져 어디가 어딘 지도 모른 채 끌려온 것이다. 게 중에는 비교적 대가 센 친구들 몇몇은 항의를 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되돌아 온 것은 몽둥이였다. 여자라고 예외는 없었다. 질질 짜며 보내달라고 죽은 목소리를 낸 한 여자는 복부에 주먹을 맞고 바닥에 나둥거렸다. 죽는다고 소리를 지를수록 군화는 거칠게 어깨고 허벅지고 가리지 않고 퍼부어 내렸다.
나무로 대충 짜여진 의자에 걸쳐 앉은 남녀는 자리가 비좁아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처럼 서로 포개졌다. 그나마 의자에도 앉지 못한 나머지는 트럭 바닥에 대던져진 채 이리저리 나둥거렸다. 비포장도로는 그들에게 고역이었다.
“당신이 누구라고?”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비웃음. 우다이는 이미 연병장의 한무리 묶음 속에서 중년의 잘 빠진 여자를 창문 너머로 보고 있었다. 1월의 차가운 바람은 얇은 옷차림의 그들에게 충분한 고통을 주었다. 여자들은 어깨를 웅크리며 알지 못한 장소에 두려움을 갖는 듯 했다. 차림새는 어제 밤 입고 있었던 그대로다. 드레스 차림 아니면 짧은 치마다. 등이 훤히 비친 드레스는 추위를 막아 주기 어려운 듯 몸을 달달 떨고 있었다. 어떤 여자는 한 쪽 힐이 벗겨져 나갔는지 맨발이다. 맨 땅의 차가움이 발바닥을 송곳처럼 찌르고 있다. 양발을 번갈아 가며 차갑고 딱딱한 땅을 피하고 있었다. 얇은 스타킹은 날씬한 종아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하라드가 끌고 들어오자마자 던진 한 마디, 그러나 여자는 지지 않고 두건 속에서 큰 목소리로 항의했다.
“내가 누군지 알아? 응? 나중에 어떻게 되나 볼까? 내가 누군데”
“누구긴......, 남자 새끼들 가랑이나 빠는 암퇘지 아냐? 어디 꿀꿀 대보지 그래. 하하하”
“뭐라고? 각하가 알면 너희들 모두 그 자리에서 죽어. 지금 당장 전화할 거야. 전화!”
“하라드, 이 년 두건을 벗겨. 면상을 좀 봤으면 해. 암퇘지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돼지라는 표현은 치욕적인 욕이다. 이슬람세계나 유대에서는 ‘돼지’란 말을 절대 써서는 안 될 금기어다. 독일 나치 치하에서 유대인들을 돼지라고 불렀지 않았던가? 게다가 여자를 암퇘지라고 부른 것은 육체적 고통보다 더 큰 굴욕감을 주는 것이다.
벗겨진 두건 속에서 드러난 얼굴은 누가 봐도 아름다웠다. 연한 녹색의 눈동자, 그 아래로 반듯한 코와 도톰한 입술, 약간 벌린 입의 하얀 이까지 남자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어깨가 드러난 드레스는 윤곽이 뚜렷한 몸매를 매끄럽게 싸고 있다. 사틴 소재의 드레스는 여자의 피부처럼 부드러워 보였다. 하체의 볼륨 있는 힙과 다리까지 뭇남성들을 군침 돌게 만들 만 했다.
우다이 역시 어린 소녀들의 풋풋한 가슴과 아랫도리를 탐닉하고 있지만 이렇게 농염한 여체를 보고나자 마음껏 유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주바이디 영감이 보는 눈은 있구만 그래. 이런 잘빠진 몸을 주물럭거리며 침을 흘렸겠지. 저 동그란 유방하며 갈색 젖꼭지를 입에 물고 어린애처럼 빨아댄 모습이 보일 것 같군 그래. 아래 구멍에 얼굴을 파묻고 질질 흘린 물을 쩝쩝 빨아 먹지는 않았는지도 모르지. 이 년은 남자가 올라타 내리 찍으면 어떤 소리를 낼까? 똥구멍도 길을 잘 냈는지 모르겠군.
“저기 저 창 밖을 봐. 저 놈 자식들 뺑이치는 거 보여? 썩은 머리를 이슬람 사회주의 정신으로 깨끗이 빨게 해주고 있는 거야. 그래도 깨끗해지지 않으면 그때는 가차 없이 산채로 사막에 던져버리는 거지. 살아 돌아오면 알라의 행운이고 죽으면 알라의 심판이겠지”
니르바나 클럽 여주인 라다의 두건을 벗기고 난 하라드는 벌써 그의 명령을 따라 찬 바람이 잉잉 우는 연병장으로 나가 여자들은 한 바라크 건물로 몰아넣고 청년들만 따로 떼어내 땅바닥을 기게 하거나 달리기를 시키고 있었다. 쳐지거나 그 자리에서 쓰러지면 몽둥이질이 쉬지 않고 떨어졌다. ‘악! 악!’ 대는 비명소리가 빈 연병장을 가득 채웠다. 폐다인 민병대원들은 신이 나서인지 죄다 몰려나와 하라드가 지시를 내리기도 전에 손에 든 몽둥이로 도마뱀을 때려잡듯 휘둘렀다. 머리가 터져 피를 얼굴에 질질 흘린 놈도 있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은 기세다. 얼굴은 두건으로 가려져 있고 손은 뒤로 돌려져 수갑이 채워졌다.
라다는 창 밖에서 들려오는 호루라기 소리나 이리저리 쫓기는 모습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벽면을 가득 채운 묘한 모양의 물건들에 더 공포심을 가졌다. 나무나 철물을 조형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틀림없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서 잘라낸 것 같았다. 길이가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었는데 마르면서 쪼그라든 듯 했다. 그래도 성기 모양은 변하지 않아 발기한 남자의 그것으로 보였다.
더 놀란 것은 그 옆으로 있는 검은 털에 가려진, 가운데가 뚫린 피부들이었다. 순간 ‘헉! 하고 짧은 숨을 내쉬었다. 저것은............., 여자들의 음부가 아닌가? 어떻게 저럴 수가......., 인간들이 아닌 짐승도 저렇게는 하지 못하리. 어떻게 살아 있는 여자들의 음부를 저렇게 오려내서 걸어둔 단 말인가. 아무리 폐다인이 무서운 군사라고 해도, 어떻게.
라다, 그 녀는 벽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오돌오돌 떨고만 있었다. 여기서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 이가 자신을 구해내 줄지도 지금으로선 모를 일이다. 연락을 할 수단도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주어진 것은 지금 내 앞에 서서 나를 보고 있는 저 사람뿐이다. 근데 저 사람은.......
“난 우다이다. 이슬람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후세인의 피를 이어받은 나 우다이다. 너 같은 암퇘지를 이 땅에서 제거하는 것이 내 일이지. 이 돼지를 홀딱 발가벗겨!”
“악! 안 돼......., 살려줘요. 잘 못 했어요. 악!”
건장한 군인 둘이 옆으로 다가와 드레스 끝을 대검으로 찢어발기자 순 백색의 속옷차림으로 울고불고 하지만 뒤에서 머리채를 휘어잡고 꼼짝 못하게 만들고는 속옷까지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주저앉을 수도 없는 그녀는 다리를 모으며 치부를 숨기려 했다.
“보기 좋군, 훌륭한 돼지야. 벌써 흥분이 되나, 응? 이 암퇘지는 반응도 빠르구만. 근데 왜 다리를 꼬고 있지? 야, 그 칼 이리로 줘. 다리를 활짝 펴지 못 한 걸 보니 아무래도 다리에 이상이 있나 보구만. 그런 다리는 필요 없지. 내가 잘라주어야겠군.”
“아니..........., 아니에요. 벌릴 께요. 이렇게......”
“그렇지 그렇게 활짝 벌려야 내가 볼 수 있지 않겠어. 무성하군 그래. 보기 좋은 갈색인데. 내 수장품 중에는 갈색이 없던데........., 이걸 오려내 걸어둘까?”
“아..........악! 용서해주세요, 흑 흑, 살려 주세요. 정말 잘못 했습니다.”
칼끝이 다가서자 정신이 나간 듯 울부짖었다. 눈빛은 애원으로 가득했다. 눈물이 철철 흘러 얼굴과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니 오줌이라도 지릴 것 같았다. 칼은 시퍼런 빛을 품으며 자신을 노리다가 다행히 거두어졌다.
“저것들은 모두 다 키르쿡에서 거두어 온 전리품들이지. 저것들 말고 또 있지만.......”
우다이는 작년 키르쿡 소탕을 마치고 난 후 체포된 시트파들을 산채로 붙잡아서 치부를 도려내는 즐거움을 누렸었다. 얼굴과 나이에 관계없이 붙잡은 여자들을 산채로 틀에 묶어 옷을 발가벗긴 후 예리한 메스용 칼로 국부를 손상하지 않고 오려내게 했다. 악다구니를 지른 여자들의 피비린내를 마다하지 않고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오려진 국부는 솜씨 좋은 의무대 병사가 말끔하게 손질을 했다. 동물 박피가 된 여자의 구멍은 그대로 뻥 뚫린 채였다. 그것을 받아 든 우다이는 자신의 심볼을 꺼내 그곳에 대고 살살 넣다 뺐다 하곤 했다.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이었다.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산채로 묶은 후 바지를 벗겨내고 음낭까지 싹둑 잘라버렸다.
“네 것도 걸어두면 좋겠지만 정 그렇게 살기를 원한다면 내가 봐주지”
“고....., 고맙습니다. 알라의 모든 영광이 사령관님께 내리기를 빌겠습니다. 흑, 흑!”
감사의 눈물인지 공포의 눈물인지 모를 눈물을 쉼 없이 흘리고 있다.
“그래도 그냥 끝낼 수는 없지 않나, 안 그래?”
“그럼........?”
“보고 싶은 데........, 남자를 받아들일 때의 표정을........, 얼굴이 어떻게 들뜰까 궁금하거든”
“설마..............., 여기서”
“맞아, 여기서. 내 훌륭한 대원들에게 그 아름다운 콧소리를 들려주어야겠는데......”
“아, 제발.........흑, 흑!”
“싫으면 할 수 없지”
“아니에요, 아니에요. 할께요.”
“정말 하고 싶다는 거지?”
“진심으로 하겠어요. 정말입니다. 흑!!!”
아름다운 여자의 눈물은 눈물까지 아름다운가. 붉어진 눈동자가 매력이야. 저 눈동자처럼 붉은 입술에 내걸 박아 넣고 싶을 정도군. 저 탄력 있는 혀로 살살 감아 돌리면 기분이 좋겠어. 꼭 물어주면 더 좋겠지
바지가 솟아올랐다. 손으로 바지를 벗으며 여자에게
“이 의자 위로 올라가 엎드려........., 돼지처럼”
“네. 네. 이렇게요?”
조금 긴 의자위로 올라가 가슴을 바닥에 붙이고 엎드린다. 손목은 아직 수갑이 채워져 있다. 빨간 자국이 손목에 나 있다. 저항하다 수갑에 긁힌 자국이리라.
“어디 맛을 볼까?”
성난 물건을 손으로 잡고 엎드린 여자의 큰 엉덩이 금을 따라 몇 번 상하로 움직이더니 그대로 밀어 넣는다. 마른 구멍은 마찰을 일으키며 여자에게 아픔을 주었던 것 같다.
‘아아아!’ 머리를 세우고 아픔을 호소한다. 주위를 빙 둘러싼 병사들의 호기심 어린 눈이 부끄러웠지만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갈색의 풍만한 엉덩이를 들썩이며 남자의 리듬에 맞춰 뜨거운 숨을 몰아 쉴 뿐.
‘헉! 헉!’ 흥분이다. 밀물처럼 안에서 뭔가 품어져 나갔다. 뜨거운 구멍 속에서 미끌미끌한 액체가 느껴진다. 윤활유 역할을 한 분비물은 용두질을 더 빠르게 해 주었다.
“아. 좋은 구멍이야. 쫄깃한 느낌은 아니지만 이 통통 튀는 힙이 아주 일품이군. 매끄러우면서도 접착제처럼 달라붙은 이 살집이 죽여주는 데 그래. 다들 재미를 즐기라고”
우다이가 나간 방은 서로서로 여자에게 달라붙은 병사들의 소리로 어지러웠다. 한 명이 얼굴 앞에 바지춤을 내리면 다른 한 명은 뒤로 돌아가 아직도 흘러내리는 그곳에 쑤셔 넣기 바빴다. 미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병사는 바닥에 앉아 유방을 주물럭거리다 입으로 빨아댔다. 그나마도 차지하지 못한 병사들은 엎드린 여자의 다리로 가 힐을 벗기고 발을 깨물거나 발바닥을 코에 대고 할딱거렸다.
한 명, 두 명......... 그 수는 끊임없이 이어져 마지막 병사가 정액을 안에다 쏟아 부을 때는 시간이 벌써 오전이 다갈 정도였다.
매를 맞은 몸이다. 아니 매만 맞은 게 아니라 아주 높은 데서 바닥에 떨어진 계란처럼 온 몸이 부서져버린 것 같았다. 의자위의 그녀는 맨바닥에 떨어져 다리를 벌린 채 정신을 잃었다. 다시는 주바이디 각하를 모실 수 없을 것이다. 아랫도리가 떨어져 나가는 아픔이었다. 어떤 병사는 음부로도 양이 차지 않았는지 항문에도 밀어 넣고 온 힘으로 찍어 누른 듯 했다. 뒤쪽이 깨어진 병처럼 아팠다.
라다가 방에서 당한 그 시간 별도의 방에 끌려간 여자들은 우다이에게 다른 교육을 받고 있었다. 그 교육이란 게 별다른 것이 아닌 몸으로 정신을 정화하는 교육이었다.
“썩은 육체에 깃든 정신은 역시 썩기 마련이다. 너희들 육신은 너무 썩어 타락의 냄새를 피우고 있다. 불로 태워 정화를 해야 하지만 마지막 기회를 준다. 부디 맑은 정신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우다이가 훈화를 마친 후에야 정화교육은 시작되었다. 맑은 정신을 만들기 위한 교육은 끝 없는 구타였다. 손목을 등 위쪽으로 해서 다시 묶었다. 병사가 다가와 여자를 끌어다 긴 장탁자에 배를 아래로 해선 머리와 어깨와 허리와 발목을 탁자에 있는 가죽 띠로 고정시켰다. 발버둥쳐도 몸의 어느 부분이고 움직일 수 없었다. 입만 열려 있어서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을 뿐이었다. 누구도 도와 줄 수 없는 곳이다.
무스타프는 우다이가 한 쪽으로 비켜서자 그것을 신호로 긴 검은 색 채찍을 꼬나 쥐었다. 여자는 형틀에 묶인 죄수다. 옷가지는 벌써 벗겨져 두 쪽의 엉덩이를 적나라하게 보이고 있다. 먼저 무스타프가 채찍을 높이 들어 엉덩이를 후려치자 반대쪽에 있던 병사가 이어서 채찍이 아닌 두께 2센티 정도의 회초리를 들어서 발바닥을 내리쳤다. ‘휙!’ ‘짜악! ’붕!‘’딱!‘ 소리는 우다이의 표정을 지켜보며 계속 되었다. 비명........., 다음은 어린아이 칭얼대는 듯한 목소리.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푸르게 멍든 자국은 터져 피가 배였다. 분홍의 발바닥은 부풀어 올라 껍질과 내용이 따로 노는 것 같다. 채찍은 엉덩이를 지나 허벅지를 후려친다. 금새 붉은 줄이다. 채찍이 지나간 자리마다 살갗이 빨갛게 부풀어 오른다. 발바닥을 후려치던 병사는 힘을 더해 회초리를 내려친다. 여자의 몸은 뒤채기다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살아 있는 생선처럼 팔짝 팔짝 뛰던 몸이 쭉 늘어져 버린 것이다.
“어때? 이제 정신이 맑아졌나? 아직 정화가 되지 않았으면 가슴과 배까지 해줄까?”
“그르르르.............., 그르르르...................”
짐승이 죽어가며 내뱉는 소리가 반쯤 열린 입으로 흘리다 마지막 힘을 끌어다
“감, 사, 합, 니, 다. 맑아졌습니다.”
“그래. 다음”
한 쪽의 여자들은 숨죽이며 있다가 또 비명을 지른다. 귓가에 빙빙 도는 여자의 외침과 채찍과 회초리가 바람을 가른 소리는 다리의 힘을 빼게 만들었다. 끌려가지 않으려고 뒤로 몸을 뺀 여자는 무스타파가 주먹으로 배를 지르자 풍선이 바람 빠진 ‘핏!’ 소리를 낸다. 똑 같이 탁자에 묶인 여자는 눈에 호소를 띈다. 그렇지만 이어 쏟아지는 매질.
아이스는 티그리트가 의외로 멀다고 느껴졌다. 예전에 한 번 와본 기억은 있지만 그때는 멋모르고 다녔었기 때문에 거리감 따윈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오늘처럼 직접 찾아간다고 하니 멀게 느껴졌다.
바로 어제다. 후세인의 성난 목소리는 처음 들었다. 그렇게 화가 나있는 모습 역시 처음이었다.
우다이가 바그다드로 군사들을 몰고 온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주바이디의 애첩을 윤간한 것이었다. 주바이디는 라다의 몸에 난 상처를 보자마자 길길이 날뛰었다. 여자가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의 이름을 말했는데도 무시한 것이다. 이 일은 그 동안의 묵은 감정까지 다 꺼내게 만들었다. 즉시 마지드와 쿠사이에게 연락을 하고 머리를 맞댄 결과가 후세인이 가장 싫어한 반역의 음모였다. 바그다드로 군사를 끌고 온 행위는 언제고 역모를 할 수 있다는 셋의 이구동성에 후세인은 정말 그럴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창 밖 풍경은 너무 단조로웠다. 바그다드의 단조로운 생활만큼이나 산과 들이 똑 같은 모습이 이어졌다. 키 작은 나무 아니면 바위. 그것도 아니면 사막. 마을은 띄엄띄엄 펼쳐져 있다. 농촌 풍경은 떠나온 나라와는 천지차이였다. 작은 석회로 지어진 집, 또는 움막 같은 집이다. 가난 그 자체다. 후세인이 근대화를 부르짖지만 도시를 뺀 농촌은 아직 멀게만 보였다.
“거의 다 왔습니다.”
푸른 강이 눈 부시게 다가선다. 티그리스 강인가? 저 강이 흘러가는 곳이 바그다드란 말이지. 돌아가기 싫은 곳이 바그다드였다. 차라리 우다이와 이곳에 머물고 싶은 그였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 어차피 이 땅에 뼈를 묻을 것이다. 이 바늘과 함께.
티그리트에 도착한 시간은 바그다드를 떠난 지 2시간이 지나서다. 비포장도로를 구불구불 달려온 그는 피곤함을 느꼈다. 폐다인 사령부는 황량한 사막에 있었다. 콘센트 막사가 사막의 바위처럼 여기저기 서 있다. 마치 세상과 단절한 모습이다.
“형님, 반갑습니다. 이게 몇 년 만인가요?”
우다이는 아이스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바그다드 소식을 짧게 나눈 후 아이스는 정색을 하며 우다이에게 긴 말의 처음을 열기 시작했다.
“넌 대체 무엇 때문에 사는 거야. 무슨 목적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말이야. 지금 너는 무엇을 파괴하고 있는가? 신성을 파괴하는가 아니면 창조의 그 원천을 파괴하는가? 파괴는 창조의 시작이지만 스스로의 자멸을 부르는 화의 근원이기도 해. 창조가 없는 파괴는 네가 딛고 있는 땅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야. 창조가 없다면 그 땅은 바위처럼 단단하다가도 모래알처럼 쉽게 부수어지는 거거든. 무엇 때문에 바그다드에 왔지? 그들에게 경고하려고 왔나? 그것은 경고가 아니라 독약이야. 네가 마셔야 하는 독배란 말이야. 그래, 공포가 인간을 지배하지. 그러나 공포심을 갖지 않은 자들에게는 통하지 않아. 더 큰 공포를 주거나 아니면 때를 기다려야 하는 거야, 바로 그들이 그렇지. 그들은 그들 자체가 거꾸로 공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우다이, 너를 가볍게 보고 있다는 거지. 기다려야 해. 때를........”
그리고 아이스가 티그리트에서 돌아온 몇 달 후, 그러니까 5월인가 6월인가 우다이는 바그다드로 소환되었다. 그의 팔과 다리를 잘라버린 것이다. 폐다인 민병대는 당시 SSO사령관을 맡았던 쿠사이 휘하로 들어갔으며 SSO 책임자는 대신 쿠사이의 오른 팔인 <하니 알 라티프 툴파>가 새로 임명되었다. 아부구랍 정치범 수용소장인 툴파는 철저하게 쿠사이 편이었다. 배후에는 물론 주바이디와 마지드가 있었고..
“하라드, 당신만 믿겠어. 내가 없는 폐다인이지만 당신이 잘 끌고 가주기를 바라네. 우리들의 목적을 항상 잊지 말게. 난 곧 돌아올 것이야. 알겠나? 하라드”
“대장님의 우국충정을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대장님이 다시 돌아오실 때까지 더욱 강건한 부대를 만들어 놓겠습니다. 그런데 그곳은 어떻게 할까요?”
나와프가 만들어 놓은 고급 궁전을 이름이다. 작금의 빌미를 만든 그곳은 아예 없애든가 아니면 누군가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하라드는 내심 자신이 관리를 했으면 했다. 자신도 그곳에서 술탄처럼 행세를 하고 싶었으리라.
“자네가 관리하고 있게나. 대신 그 애들은 다 처리해버리게. 애들 먹이로 주면 될 거야.”
애들이란 소녀들과 맹수를 지칭하는 것이다.
“생각도 하기 싫어, 싹 치워버리게나. 그리고 그 무스타판가 하는 친구는 나를 수행했으면 한데.......”
하라드가 데리고 다니는 부대원이다. 무스타파는 하라드와 우다이에게 충성을 다짐했었다.
우다이는 바그다드로 소환되었다. 폐다인 민병대를 떠난 우다이는 실의에 빠지기도 했지만 아이스의 조언을 따랐다. 아버지 후세인에게 간청을 해 국영인 바그다드 방송사와 신문사를 맡은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주간지를 별도 창간하기도 했다. 아이스는 기가 죽어 상심한 우다이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부추겼던 것이다.
“총과 칼은 무섭지.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이 또 있다. 그것은 언론이야.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여기저기서 목소리를 높이면 혼란이 찾아오게 돼. 그러나 반대로 국민들에게 이 길로 가자고 앞장서 외치면 다들 그 길이 맞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따라 오는 거야.”
영국 맨체스터에서 교육을 받은 우다이는 지적인 호기심과 세계사적인 사고 체계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언제고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한 우다이는 의욕적으로 언론사와 방송사를 경영하기 시작했다.
“네가 다시 부각할 수 있는 길이 하나 있다. 지금 그들이 안주하고 있을 때 더 강하게 더 높이 나라 밖을 보는 거다. 이란과의 전쟁은 네 부친이 시작했지만 끝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들은 자신의 나라 이라크에 애정을 가졌었지 않나? 나라 밖을 봐”
어느 날 들른 아이스의 이 말은 우다이에게 강한 신념으로 남았다. 즉시 국수주의에 충실하고 이슬람사회주의 이념을 대변하는 논객들을 불러 모아 여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나라 밖으로 시선을 돌린 우다이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쿠웨이트에 시선을 던졌다. 이 때가 1990년 초였다.
쿠사이. 그 역시 욕심은 점점 더 커져갔다. 이젠 막강한 군사력과 정보력을 자기 휘하에 두게 된 쿠사이는 그야말로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로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주바이디나 마지드에게는 철저히 자신을 숨기며 사면춘풍을 날리기 바빴다. 때를 기다린 사람만이 얻을 것을 얻는다고 아이스가 우다이에게 했던 말
우다이(늑대) 후세인의 큰 아들
쿠사이(칼) 후세인의 둘째
라그 하나 후세인의 장녀
설(아이스) 한국인
하라드 폐다인 경호대장
아비드 하모드 알 티그리트 후세인의 보디가드, 개인비서
주바이디 수상 및 국방상
라다 니르바나 클럽 사장
U 우다이의 소녀들
너는 무엇을 파괴하고 있느냐? 신성을 파괴하는가 아니면 창조의 그 원천을 파괴하는가? 파괴는 창조의 시작이지만 스스로의 자멸을 부르는 화의 근원이기도 하느니. 창조가 없는 파괴는 네가 딛고 있는 땅을 스스로 무너뜨리리라. - 아이스가 우다이에게
6부. 1989년 2월, 티그리트
89년 3월. 계절상 봄은 아니지만 햇살이 따뜻하다. 떠나온 나라의 3월은 무척 지저분했었다는 기억이다. 겨울의 잔재가 깔려 있는 길은 마치 연탄이 부서져 있는 것처럼 어수선했다. 화장이 지워진 여자의 얼굴이다. 한 해는 1월이 시작이지만 절기상 3월을 그 해의 시작으로 친 나라, 아이스는 문득 따뜻한 햇살을 만지며 그 나라를 떠올렸다.
그는 지금 막 사무실을 나서 대기시켜 놓은 고급 승용차에 올라서는 참이다. 차 손잡이를 잡으며 차가운 느낌보다는 따스한 느낌을 가진 것이다. 차가운 손이지만 계절의 감각이 아직 남아있었다.
아이스는 바그다드에서 멀리 떨어진 티그리트를 향할 예정이다. 오늘 그는 바트당 바그다드 중앙위의 고급 간부의 신분이 아니라 우다이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며 변호인 신분으로 선 것이다. 그래서 우다이에게 최후 경고를 대신 전할 것이다. 후세인의 분노를 아니 그들 3인방의 분노를........
바그다드에서 130여 키로미터 떨어진 티그리트. 티그리스 강이 안고 돌아선 우다이 저택. 나와프 알 자단이 거금을 들여 꾸며 놓은 저택은 바그다드 후세인 궁에 버금갈 구모다. 아니 중세 이슬람 제국의 술탄이 기거하는 궁전처럼 화사했다.
저택을 둘러본 우다이의 미소에서 거부 나와프는 미래를 위한 투자가 곧 빛을 볼 것으로 판단할 정도였다.
외부의 수영장과 이어진 대리석 목욕장, 하얀 발코니, 겨울이지만 갖가지 꽃들이 피어난 정원, 그 정원 한쪽에는 맹수들이 위용을 떨치고 있다. 사자와 악어 같은 육식동물들은 지금 싱싱한 먹이를 찾고 있다. <키르쿡>에서 끌고 온 먹이들을 이미 포식한 맹수들은 또 다른 날것의 먹이를 찾고 있었다.
<키르쿡>에서 골라진 열 명의 소녀들은 아직도 그 날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검게 피어오른 연기와 몸을 태우며 치솟은 불길들의 날름거린 혓바닥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만들었다. 자신들의 어머니, 아버지거나 이웃들이었다. 비명 소리와 피울음 소리는 지금도 낙인된 환청으로 바로 곁에 살아 있었다. 살이 타는 냄새는 지독했다. 시체들을 태우던 그 날은 밤하늘까지 훤히 밝을 정도였다.
바로 그 날, 기둥에 매달아 놓은 채 벌건 쇠막대기를 아랫도리에 쑤셔 넣던 그날 밤이다. 지하실로 다시 끌려간 남은 가족들은 사내와 계집으로 분리되고 곧 여자들은 발가벗긴 채 화장실 같은 데로 끌려가 깨끗이 씻겨졌다. 낮의 먼지와 눈물 자국으로 엉망인 얼굴은 물로 씻겨져 해맑은 얼굴이 되었다. 이제 겨우 자리 잡기 시작한 가슴은 너무 작아 한 손으로 쥐면 손바닥의 반은 남을 것 같다. 유륜이나 유두로 부르기도 어려운 작은 꼭지가 그곳에 어린잎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그 소녀들 앞에 나타난 남자가 제 17연대장 <하라드>였다. 옷차림이 어수선한 검은 턱수염의 남자는 서른 명이 넘은 여자아이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먼저 겁을 주었다.
“너희들 역시 아까 봤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으면 이 아저씨 말을 잘 들어. 우선 열두 살 아래는 이쪽으로, 그리고 열아홉 이상은 저쪽으로......., 이동!”
열두 살 아래가 9명, 열아홉 이상은 5명, 남은 것은 17 명이었다. 열아홉이 넘은 여자들은 이미 거웃이 무성했다. 하라드는 조금 전 통통한 여자의 음부를 마음껏 박아 넣던 즐거움을 떠올렸다. 우다이는 분명 거기에 털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예쁘장한 소녀들을 원한다고 했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 애들은 내가........., 하라드 그 스스로도 여자와 즐기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이게 다 그 우다이 덕택인가, 흐흐흐.
“너희들은 저리 저쪽으로........, 저쪽 방이 보이지. 그리로......,”
열둘 아래의 어린소녀들은 발가벗은 몸을 손으로 가리지도 않은 채 겁만 머금은 눈으로 손짓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열아홉이 넘은 처녀들은 지금 이 남자가 하는 짓이 무엇인지 대충 알아채고는 훌쩍거리며 가슴과 하체를 손으로 가린다. 성숙한 몸매의 처녀들이다. 잘 익은 망고 향이 흐른다. 붉은 석류를 터트리면 하얀 알갱이가 후드득 쏟아질 것 같다.
하라드는 한 여자의 성숙한 가슴을 손에 쥐어 본다. 뭉클한 유방이 따뜻한 기운을 전해준다. 찡그린 표정의 귀여운 얼굴이다. 후세인의 둘째 딸인 라그 하나와 많이 닮은 얼굴이다. 이 여자를 올라타면 너무 멀리 있는 라그 하나를 범한 것 같을까? 순간 그는 생각한다.
이 당시 이라크 최고 미인은 <라그 하나>라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후세인의 후광을 입은 그녀는 이라크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지금 하라드는 여자의 얼굴에서 그녀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들었다. 뚜렷한 이목구비하며 적당한 큰 키하며 특히 눈이 컸다. 윤곽이 뚜렷한 눈과 이마는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아랫도리가 꿈틀댔다.
“넌 이리로......., 손을 들어. 높이. 부끄러운가? 그럴 것 없어. 더 가까이”
손이 치워진 자리에는 연한 갈색의 음모가 피어난다. 음모 아래로 하얗게 펼쳐진 구릉을 따라 진한 갈색의 음순이 입맞춤 하고 있다. 손으로 벌려 본다. 향기다. 석류의 매콤한 향기가 스친다. 입으로 빨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넌 이리로 가 있어. 저기 의자에 앉아 있도록”
나무로 만들어진 긴 의자로 가 얌전히 앉아 다른 여자들과 소녀들을 쳐다본다. 부끄러움이나 굴욕 같은 것은 느끼지 않은 표정이다. 그저 큰 눈망울로 쳐다볼 뿐이다.
하라드는 한 명 한 명 가슴을 만져본다. 이제 막 피어난 봉우리만 고르고 있는 것이다. 입에 담으면 쏙 들어갈 크기만. 손으로 잡아봐서 잡히지 않거나 너무 크면 한 쪽으로 치웠다. 그리고 다리를 벌리게 하곤 다리 사이의 치부를 보는 것이다. 작은 바위틈에 갓 나기 시작한 어린 싹을 보이고 있는 소녀도 있고 아직 싹이 오르지 않은 민둥산도 보인다. 깨끗한 샅이다. 손으로 헤집을 것도 없이 그냥 혀로 핥으면 된다. 상큼한 소녀의 살은 끝없는 정염을 일으켜 줄 것이다.
“뒤로 돌아. 엎드려. 다리를 벌리고”
키 작은 한 소녀가 뒤로 돌아 허리를 구부린다. 다리를 벌리자 그 사이로 두 개의 갈색 구멍이 나타난다. 아주 작은 구멍과 조금 큰 구멍이다. 항문은 거뭇하지 않고 밝은 색을 띄고 있다.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자 소녀는 엉덩이를 흔들며 싫은 듯한 몸짓이다. 열서너 살로 보인 소녀다. 긴 머리가 탐스럽다. 동그란 엉덩이의 선이 아름답다. 허리에 약간 붉게 나있는 자국은 속옷 고무줄 탓이다. 깨물고 싶은 욕구를 하라드는 또 참으며 어느 새 바지 앞이 불룩한 것을 느낀다. 지금 쯤 대원들은 젊으나 늙으나한 여자들을 끼고 뒹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싱싱한 것들을 맛보진 못하지. 그러고 보면 난 행운아야, 흐흐흐’
흐뭇한 웃음을 멈추지 않으며 소녀를 다른 쪽으로 보낸다. 이 소녀는 우다이의 저택으로 갈 것이다. 다음 소녀를 손짓하고는 똑 같이 하나하나 살펴본다.
“우다이님, 다 골랐습니다. 한 번 보시겠습니까?”
내심 하라드는 자신의 눈을 자랑하고 싶었다. 그의 심복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럴 필요 있나? 그건 그렇고 내일 아침 철수 준비해. 티그리트로 그만 돌아가자고”
“알았습니다. 그런데 남은 포로들은? 체포된 시트파는 1000여 명이 넘었다. 잡힌 즉시 군법으로 즉각 처형했지만 아직도 몇 백 명이 남았다.
“얼마나 남았나?”
“한 200여 명 정도입니다”
“다 쓸어버려. 여기 가까운 유전지대로 끌고 가 다 태워버리라고. 흔적도 남기지 말고”
“알았습니다. 그런데..............,”
“또 뭔가?”
“그........., 고르고 남은 것들은.......,”
“당신이 알아서 해. 아참 그리고 말이야. 젊고 튼튼한 사내자식들은 함께 끌고 가. 다 쓸데가 있으니까.”
사내놈들을? 설마........., 하라드의 생각을 자르며 우다이는,
“그 왜 아이스가 한 말이 있는데........, 예전 이슬람 술탄들은 그것을 즐겼다고 하더라고. 나도 몰랐는데 아이스가 그러더라니까”
우다이는 아이스를 스승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 한마디에 철저히 따랐다. 어느 날인가 아이스는 이런 말을 했다.
제국을 다스린다는 것은 남과 달라야 한다. 남이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단 한 명의 여자를 취한다는 것은 필부의 일이다. 제국의 황제는 많은 여자를 취하는 것이며 또한 상대 역시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는다. 남자가 여자만을 택한다면 평범한 사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타고 다니는 마차, 적의 목을 베는 칼, 신하를 압도하는 의복, 뒤로 거느리는 여자까지 무언가 달라야 한다. 제국을 다스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명의 목을 베는 일은 쉽지만 백 명의 목을 베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그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백 명의 목을 베는 것은 제왕이 되는 것이다.
“사내놈들 역시 따로 즐길 수 있지. 그 놈들은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거든. 그건 그렇고 하라드 대장, 이번에 수고 했어. 돌아가면 충분한 보상이 주어질 거야”
“고맙습니다. 대장님. 그럼 전 빨리 가서 놈들을 고르겠습니다.”
하라드는 절로 신났다. 그가 누구인가. 앞으로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될 것이 아닌가.
하라드는 즉시 수하의 무스타프를 데리고 가 즉시 유개차를 수배하고 튼튼하고 괜찮게 생긴 사내놈들을 따로 뽑았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곧장 키르쿡을 미련 없이, 아니 수두룩한 전승물을 가지고 떠났다.
저택으로 돌아온 그 날부터 우다이는 이제 막 터지기 시작한 석류 알들을 끌어안고 한 알 한 알 입에 넣으며 시큼한 맛을 즐겼다.
민병대의 성공은 바그다드의 축하를 충분히 받았으며 우다이에게 더 이상 거치적거릴 것은 없어 보였다.
“이번에는..... 너, 이리 가까이 오려무나. 아주 귀여워. 이 자그마한 가슴하며.....,”
우다이의 하체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소녀를 일으켜 세워 털도 나지 않은 음부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다 눈에 띈 다른 소녀를 부른 것이다. 얼굴이 크지만 대신 윤곽이 뚜렷해 눈과 이마에 짙은 음영이 있는 소녀다. 갈색의 피부는 그을려 까무잡잡하다.
소녀는 울상을 지으려다 얼른 표정을 고쳐 주인 앞에 와 다리를 약간 벌리고 선다. 아랫도리에 거뭇한 털이 막 자리 잡으려한다. 보드라운 살이 돋아나 있다.
소녀의 상의에 U3라는 이름표가 보인다. 이름표가 붙어 있는 상의는 옷이라기보다는 드러난 육체를 더 돋보이게 하는 장식 같다.
하얀 색의 천은 목과 가슴을 겨우 가리고 있을 뿐 동그란 아랫배와 등, 엉덩이, 다리는 다 드러내고 있다. 길게 뻗어 있는 다리와 허벅지, 그 위의 엉덩이는 나이를 가늠키 어렵다. 10대 후반의 성숙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 다만 몽우리 진 가슴의 유륜이 넓게 자라고 있을 뿐이다.
“예쁜 가슴이야. 이제 막 피어나는 풀숲이 바로 이거군. 내 입안에 쏙 들어올 크기야”
혀로 쓰다듬다 입술로 물며 작은 방울을 간질인다. 소녀는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아담한 엉덩이를 흔든다. 음모가 보이지 않은 계곡이 살짝 열리자 연분홍 살이 꽃잎처럼 피어났다. 두 살이 붙었다 떨어지자 물기가 어린다. 상큼한 향기. 남자를 받아보지 않은 소녀의 성기는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갸름한 타원형의 성기는 약간 돋아진 둔덕의 모양에 그 안으로는 분홍 길이 길게 펼쳐져 있다. 지금 그는 이 길을 처음으로 걸어갈 것이다.
혀로 아래에서 위로, 다시 위에서 아래로 훑는다. 싸한 느낌.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아니다. 풋내다.
이런 풋내가 좋지. 아주 잘 익은 올리브보다 약간 덜 익은 올리브가 훨씬 더 강한 향기를 주는 거거든. 이 보드라움. 비단을 입에 문 듯 하군.
뒤로 돌려진 소녀는 엉덩이를 뒤로 빼며 허리를 숙인다. 덜 여문 엉덩이다. 살집이 그리 많지 않은 엉덩이지만 부드러운 살결에 탄력을 가지고 있다. 양 쪽의 두 연갈색 덩어리를 손으로 잡고 벌리자 더 진한 갈색의 주름이 드러나고 주름 안으로는 터널이다. 너무 작은 터널은 그의 물건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흐윽.....”
등을 휘며 내지른 신음은 오히려 우다이의 성기를 더 자극한다. 뜨거운 숨과 섞인 소녀의 신음은 그의 신경을 타고 등골을 따라 흘러 대뇌를 자극하고 대뇌에서는 다시 모든 신경세포에 지시를 내린 듯 큰 성기의 모세혈관은 부풀어 올라 더 커졌다. 검붉은 핏줄이 터질 듯 팽창한 성기를 천천히 다시 밀어 넣기 시작한다. 귀두 앞부분이 들어가다 잠시 멈칫한 사이 소녀는 들려진 발을 뻗으며 빠져나가려 했다. 온 몸이 거대한 바위에 짓눌린 것 같다. 작은 가슴은 물론이며 얼굴까지도 우람한 남자의 가슴에 눌려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아......, 악...... 아파........”
더 큰 물결이 아랫도리를 때린다. 대나무가 쪼개지듯 ‘쩍!’ 소리를 내며 둘로 나뉘어 지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을 느낀 소녀는 다시 비명과 애원이다. 가냘픈 손으로 가슴을 밀어보지만 물결을 막기는 어렵다. 점점 빨라진 물결은 소녀의 작고 귀여운 분홍색 꽃밭을 마구 헝클어뜨린 미친 개였다.
‘헉, 헉’ ‘으, 으“ 미친 개가 우다이라면 꽃밭은 소녀다. 비명은 자자들어 희미한 신음만 버린 입술 사이로 내뿜은 소녀, 그 입술을 혀로 핥으며 아랫도리를 파고들어 살을 가르는 우다이. 꽉 조이는 기쁨이 마치 작은 세상을 지배한 기분을 준다.
풀어진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이 작은 소녀들, 그래 이들은 나에게 기쁨만 주어야 하는 종들에 불과해. 내 이 우다이님의 성물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기어 다니는 미천한 것들이지. 내 가랑이 사이에서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것들. 이 년도 마찬가지야. 얼굴을 봐. 희열에 들뜬 이 얼굴. 처녀림을 신에게 받친 뒤의 영광스런 표정이 바로 이런 것이지.
U3는 이미 지쳤다. 저항할 수도 없지만 너무 큰 아픔에 손과 발을 버둥거려 봤지만 찢겨지는 통증이 찾아오자마자 몸을 그대로 남자에게 맡긴 채 흔들림을 따를 뿐이다. 온 몸은 물에 젖은 솜이다. 시트를 부여잡으며 통증을 참으려 해보지만 다리를 오므릴 수도 없을 정도다. 주인이, 그렇다. 이 남자는 주인이다. 자신들의 생명을 쥐고 있는 주인이다. 주인이 몸을 들어 빠져 나가도 한 동안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누워있다. 끈적끈적한 물기가 허벅지에서 느껴진다. 남자의 뒷물이려니 했지만 알고 보니 자신의 처녀막이 균열되면서 흘린 붉은 피였다.
겨우 몸을 세워 침대에서 일어나 주인이 어디 있나 본 U3는 다시 울음을 터트려야 했다.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주인은 고급 위스키 잔을 손에 들고 마른 입술을 적시고 있는 것이다. ‘또........ 한다면 죽을 것 같은데........’ 어떤 알지 못 할 공포감이다.
옷자락에 U7이라고 써진 제법 성숙한 소녀가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다. ‘쪽, 쪽’ 빠는 소리는 남자의 그것을 빨고 있는 것이리라.
“기분이 이렇게 상쾌할 수가 없군. 마치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느낌이야. 또 한번 따먹고 싶어 미치겠어. 넌 아주 예쁜 길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회색 눈빛의 안내를 받으며 다시 한번 떠나볼까?”
U3는 회색빛 눈동자를 크게 뜨다 눈물을 담는다. 다리를 모은 허벅지에 물감처럼 번진 붉은 피를 시트로 닦아주며 일으켜 세운다.
“너무 아파요.”
“아프다고?”
“네, 너무 아파요. 서 있을 수도 없을 정도로........., 흑!”
“그럼 사자 밥으로 보내줄까? 지금 배가 고파 저렇게 울고 있는데.......”
우다이 정원 한 곳에 만들어져 있는 동물원은 맹수들과 파충류들이 사육되고 있었다. 동물들에게 주어진 먹이는 주로 소나 돼지였지만 가끔 키르쿡에서 끌고 온 살아 있는 사람을 산체로 우리 속으로 던져 넣기도 했다. 대개 나이 대는 서른이나 마흔 정도 되는 여성들이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그녀들을 팔다리를 잡고는 우리 속에 던져 넣어 버렸다. 그것을 보여줄 때마다 소름이 끼쳤다.
“아니, 아니에요. 안 아파요. 용서해주세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무릎을 꿇으며 엎드리자
“그래야지. 여기는 너희들에게 천국과 같은 곳이야.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뛰놀 수 있고....., 그렇지?”
U7은 그의 팽창한 성기를 입에 물며 얼른 고개를 끄덕인다. U7 역시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벌써 아랫도리가 떨어져 나간 아픔을 가졌다. 그와 한번 하고 나면 며칠 동안은 걸음을 걷기도 어려웠다. 우다이는 한번 시작하면 며칠간을 한 소녀와 계속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입과 혀로 얼굴의 이마에서 발끝까지 온 몸을 핥으며 물고 하다가 다음에는 위에서, 다음에는 아래에서, 마지막은 엎드린 채로 뒤에서 엉덩이를 탐하곤 했다. 그때마다 방안에는 10명의 소녀들이 앉아서 그 모습을 보곤 했다. 가끔은 서로서로를 애무하게도 했다. 그때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 위스키를 마시기만 했다.
U3는 무서움에 얼굴이 찡그려져 간다. 그대로 엎드린 자세의 자신을 뒤에서 밀고 들어온 것이다. 작고 딱딱한 물체가 작은 구멍을 헤집고 들어오자 너무 무서워 그만 몸을 돌리고 말았다. 순간의 실수였지만 하지 말아야 할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이런.......”
무겁고 낮은 음성. 분명 화가 실린 목소리다. 남은 9명의 소녀들 까지 순간 숨을 멈춘다.
“자.....잘 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엉, 엉”
그래 지금은 고통을 줄때가 아니지. 너희들 모두들, 구석구석 맛을 본 후 서서히 숨통을 끊어줄 꺼다. 세상에 이런 고통이 존재한다는 것을 직접 느끼게 해주며, 아주 천천히........
“다시 엎드려. 또 빼면.........“
“네, 네, 절대 빼지 않겠습니다. 해 주세요. 제발이요”
“그래.......”
‘흐.........악!!’ 비명도 아니고 신음도 아닌 양의 목을 딸 때나 날만한 소리가 U3의 입에서 품어져 나온다. 허리를 들고 머리를 바닥에 댄 채 뒤에서 뚫고 들어온 아픔은 너무 컸다. 작은 구멍, 늘어나지 않은 터널은 마치 터질듯 담아 넣은 책가방 같았다. 회초리의 날카로움이 아니었다. 이 아픔은 뭔가 아랫배를 휘저은 듯 했다.
“그............, 윽...............‘ 뒤에서 밀고 들어온 거센 압력에 눈이 빠져나갈 듯 했다. 아픔을 참으며 전후로 밀고 당기는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얼른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헉!! 헉!‘ ’철썩! 철썩!‘ 흥분이 오를수록 소녀의 엉덩이에 부딪히는 소리도 커졌다.
그 즈음, 바그다드, 후세인 궁 집무실.
“그래 나라 돌아가는 형편은 어떤가?”
후세인이 말문을 연다.
“요즘에는 각하의 칭송이 자자합니다. 살아있는 알리라고 각하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다 각하의 노력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요, 허허허”
“그런데 각하, 요즘 좋지 않은 소문들이......”
“수상, 무슨 말이요?”
“여기 쿠사이 대장도 계시지만..........”
주바이드 수상은 쿠사이의 눈치를 살피다가
“대장께서 대신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쿠사이, 네가 말 해. 무슨 말이야?”
“아버님, 아니 각하. 말씀드리기가 좀.......”
“지금 무엇들 하는 거야. 비서관, 무슨 일인데 그래?”
마지드 비서관 역시 주바이드 수상과 쿠사이의 눈치를 살핀다. 누군가 총대를 메야하는 데 하필이면 내가? 하는 심정이다. 만약 자신이 말을 했다는 것을 우다이가 안다면.......... 앞으로 누가 정권을 잡을 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우다이가 계통을 이은다면 자신부터 제거될 것이다. 틀림없이 우다이 그 놈은 아이스란 작자와 내통해서 폐다인을 앞세우고 이곳 바그다드로 올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는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모두 다 아이스란 놈에게 뼈도 추리지 못할 정도로 당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 이 자리의 멤버들은 다행히 쿠사이를 지지하고 있지만........
“빨리 말을 해. 무슨 일이야. 사람 답답하게 만들지 말고”
“제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쿠사이다. 어차피 터질 일이다. 한번은 거쳐야 될 일 아닌가.
그 역시 형인 우다이에게 감정이 많았다. 장남이라고 해서 유독 영국에 유학을 보낼 정도로 아버지 후세인은 우다이를 가까이 했다. 거기에 비해 자신은 항상 우다이 그늘에 가려 빛을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 지난 해 쿠르드족을 말살 할 때도 앞뒤 가리지 않고 마지드 수상을 앞세워 화학물질을 헬기로 뿌려버린 것이다. 마지드 수상은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자 벌써부터 화학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쿠르드 말살 그 이후부터 자신을 보는 후세인의 시각이 부드러워졌다. 후계자로서의 싹을 본 것일 지도 모른다.
“말씀드리기가 쑥스럽지만 형님일입니다.”
“무엇이? 우다이가?”
“네, 우다이 민병대장 건입니다.”
“왜? 시트파 놈들을 잘 처리 했지 않나? 뭐 실수한 것이라도 있었나?”
“아니, 그것이 아니고요, 제 밑에 있는 SS<비밀경찰> 보고에 의하면 우다이 형님이 아주 어린 소녀들을 데리고 남 보기도 역겨운 섹스파티를 매일 즐기고 있다고”
“아니 뭐라고......., 이런 죽일 놈이 있나?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야 할 놈이 뭐라고? 소녀들을.....”
사실 쿠사이는 SSO 요원을 뽑아 은밀하게 티그리트로 보냈다. 폐다인 민병대는 함부로 손댈 수 없는 곳이지만 SSO 역시 정보망과 물리력은 무시하지 못했다.
사전에 입수한 정보로 SSO 대원들을 급히 파견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충분한 자료들을 모아왔다. 특히 비디오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정원에 있는 풀장에서 많은 소녀들과 함께 뒤엉키다가 한 소녀를 끌어안고 뒹구는 모습은 정상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가슴 발육이 이제 막 시작한 소녀는 다른 소녀들이 보고 있는 데도 남자의 성기를 입에 물며 웃음을 날리고 있었다. 누워 있는 우다이의 가슴에 거꾸로 올라타고 엎드린 채 등을 휘고 있었다. 고통스런 표정인지 희열에 들뜬 표정인지는 모르지만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소리는 담아있지 않았지만 그 소리가 들릴 정도로 온 몸을 들썩거렸다.
“소녀도 아주 나이어린 여자아이들이라고 합니다. 혹시라도 이런 소문이 주변으로 세 나가면 각하께 해가 되지는 않을까 염려돼서.....”
후세인 자신도 여자를 좋아한 것은 사실이었다. 부인 만해도 몇 명인지 어쩔 때는 자신도 착각을 할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맞이한 바그다드항공사 사장의 아내는 자신도 사랑을 느끼면서 애지중지 하고는 있지만.........
“알 티크리트! 어디 있나 빨리 와”
알 티크리트는 후세인이 고향에서 데리고 온 개인 비서관이다. 철저하게 후세인의 명령만을 수행하는 충실한 하복이다.
“너 말이야. 지금 당장 가서 확인 해. 만약 사실이라면 단단히 경고를 하도록........ 이건 내 지시야. 만약 한번 만 또 이런 말이 나돌면 그때는 끝이라고, 단단히 전해”
“네, 알았습니다.”
알 티크리트가 나가는 모습을 본 세 명은 그때서야 슬며시 웃음을 진다. 이제 시작이다. 우다이란 놈을 제가하면 다음은 누가 2인자가 되는가. 흐흐흐......., 쿠사이다. 이 말랑말랑한 쿠사이란 놈이 계승을 한다면 그때부터는 자신들의 세계가 되는 것이다. 우다이란 놈 지금이 시작이다. 앞으로는 더 힘들 것이다.
그래 지금은 너희 놈들 말을 듣지만 내가 만약 올라서면 그때부터는 너희 놈들 목줄을 졸라주지. 주바이디 수상, 당신의 돈줄이 무엇인지 내가 다 알고 있지. 비서관이며 숙부인 마지드, 당신 역시 자유스럽지 못 해. 조금만 더 기다려. 내가 누구인지 알게 해주마.
쿠사이 역시 웃음을 지며 후세인을 본다. 다시 정색한 얼굴로 돌아온 쿠사이는
“아무래도 우다이 민병대장을 빨리 결혼시켜야 되지 않을까요? 아버님.”
친근한 목소리로 후세인을 아버지라고 부른 쿠사이는 다른 둘을 누를 듯 시선을 던진다.
이 놈들아 난 너희완 달라. 내 이 몸 안에는 후세인의 피가 흐르고 있단 말이다. 타고난 우명은 인간이 어떻게 할 순 없는 거거든. 늦게 알수록 후회를 하는 거다. 흐흐흐.
느긋한 오후다. 티그리트 겨울은 따뜻했다. 아무리 추위가 오더라도 이곳은 난방이 훌륭해서 항상 벗고 지냈다.
소녀들과의 계속된 육체적 접촉으로 우다이는 피로감을 느꼈다. 그때는 별장 반대편에 있는 소년들 방으로 가곤 했다. 이들 역시 키르쿡에서 가축처럼 끌고 온 사춘기에 막 접어든 소년들로서 하루 종일 운동을 하거나 끝나면 좋은 음식들을 섭취할 뿐 따로 할 일은 없었다. 아니 일은 딱 한가지다.
연대장이면서 동시에 이곳을 관리 책임지는 하라드가 오는 날은 바빴다. 1주일에 한두 번 있는 우다이의 행차 때면 항상 하라드란 책임자가 먼저 달려와 소년들을 추리곤 했다.
“너, 너, 그리고 너”
순번을 잊지 않은 하라드는 익숙한 솜씨로 발가벗은 채 성기를 건들거린 소년들 중 셋을 추렸다. 음모는 깨끗이 다듬어져서인지 아랫배와 그 밑으로는 맨살이다.
“너희 차례지? 혹시 더럽히지는 않았겠지?”
‘더럽히다’란 말은 다른 게 아니다. 혹시라도 손장난을 치거나 해서 호르몬을 빼낸 것을 이른 말이다. 소년들이지만 숙성한 몸은 작은 자극에도 금방 곳곳이 서곤 했다.
“아닙니다.”
“그래. 따라와”
일행은 항상 그렇듯이 별관에 따로 준비된 화려한 응접실로 끌려갔다. 오늘이 벌써 3 번째다. 처음에는 기분이 묘했지만 지금은 익숙했다.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끌려가 사자 밥이나 악어 먹이가 된다. 둘이 그렇게 해서 사라졌다.
응접실 한 쪽으로 셋이 늘어서면 아름다운 소녀가 앞에 다리를 벌리고 앉는다. 계곡 사이의 허연 살과 풍기는 화장품 냄새에 소녀가 앉자마자 소년들은 자신의 물건을 부풀어 올리며 씩씩댄다. 처음 맹수들 먹이로 끌려간 소년은 발기를 하지 못했었다.
부풀어 오른 물건을 소녀가 차례차례 따뜻한 손으로 쥐면 ‘꽝!’ 폭발할 정도로 커진다. 이때가 되면 수염이 무성한 남자 앞으로 가 한 명씩 남자의 입에 호르몬을 분출한 것이다.
우다이는 세 명의 호르몬을 입안에 받아먹은 후 자리를 뜬다. 새로운 힘이 솟아난다.
아이스, 당신 말이 맞아. 나 같은 제왕은 인간이 아니야. 신과 같은 존재지. 그래서 이렇게 인간들이 손수 바친 정성스러운 제물을 먹은 거야. 자신들의 노력으로 만든 이 제물, 신을 만족시키는 희생물이야. 왜 신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겠어? 깨끗하고 순결한 동물로서 신을 닮은 동물이 바로 처녀가 아니겠는가. 이 동정을 잃지 않은 소년들 역시 마찬가지고.
“우다이 대장님. 알 티크리드 비서가 찾아 오셨는데요. 모시고 올까요?”
하라드도 알 티크리트가 누군지는 알고 있었다. 후세인을 그림자처럼 시중드는 제일 가까운 친위대 중 한 명이 그다.
대형 원형 침대에서 나뒹굴던 우다이는 소녀들을 밀치고 상체를 일으킨다. 다들 발가벗은 채 우다이를 머리에서 발끝까지 감싸고 있다가 떨어진다. 모습이 맑은 개울 속 버들치 같다.
“티크리트가?”
“네, 맞습니다. 어디로 모시고 갈까요?”
“사무실로 가지. 그리로 데리고 와”
그 사람이 무슨 일로........., 좋은 소식일까 아니면......., 키르쿡 건은 이미 치하가 있었고, 아니면 다른 임무인가?
“무슨 일이십니까? 경호원님께서”
깍듯한 예의를 갖춘다. 알 티크리트는 어쩌면 후세인 그 분신일 정도의 위치다. 함께 정적 제거를 할 때도 옆에서 지켜볼라치면 정말 피눈물 없이 일을 처리했었다.
“간단한 것, 전달 차.......”
“간단한 것이라뇨? 그런 것을 가지고 이 멀리까지........”
올 사람이 아니었다. 전화 한통하면 될 일을 여기까지, 무슨 속셈일까? 하는 표정으로 자신을 보자
“다름이 아니라 우다이님께서 요즘 방탕한 생활을 하신다고.......”
“뭐라고? 어떤 자식이.....”
낮으면서 묵직한 음성으로 돌아간 우다이는 얼굴 표정이 점점 굳어간다. 다 알고 있다는 눈빛을 짐짓 무시하며 알 티크리트는 말을 이어 간다.
“각하께서 주의하란 말씀이 따로 계셨습니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뭣이? 이 봐, 비서. 내가 누구지? 다들 끌고 바그다드로 한번 갈까, 응?”
화가 폭발한 우다이는 그때까지의 참을성을 던지고 알에게 목청을 높여 버린다.
“진정하시고......., 제 말 끝까지 들으시죠.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만약 그러다가 내분이라도 일어나면 그때는..........”
“그때는.............., 뭐가 어떻다고? 당장 사라져. 그리고 가서 전해.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공화국 수비대 정도는 내가 한번에 쓸어버릴 수 있어. 알았어? 누가 나를 모함한지 알고 있어. 그 놈들 뜨거운 맛을 한번 보여주고 말겠어. 당신도 똑똑히 기억해. 이 총에 걸고 말하는 거야. 난 그런 적 없어. 지금 여기 있는 계집들은 다 시트일당들의 가족들이야. 그들에게 끝없는 고통을 주기 위해 끌고 온 거야. 알았어? 당장 나가. 안 나가면”
우다이의 손에는 벌써 권총이 들려 있었다. 당장이라도 총알이 튀어나올 총구를 당황하지 않은 손짓으로 밀며 그 자리에서 일어난 알 티크리트는
“다시 한번 전달합니다. 이 메시지는 후세인 각하의 것입니다. 제가 아닙니다. 자중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꺼져.”
동시에 천장을 뚫고 올라간 파열음. 방아쇠를 당긴 우다이는 권총을 거두고 다시 입을 연다.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전해. 당신 가슴을 뚫어버리고 싶지만 오늘은 참겠어, 이 봐 하라드, 모셔다 드려”
우다이의 분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바그다드에서 여기로 온 것도 알고 보면 다 그 3인방 탓이다. 쿠사이까지는 아니지만 그 3인방에게 언젠가 뜨거운 맛을 보여주고 말리라. 우다이의 진심이었다.
“하라드, 기분이 더러운데 사냥이나 하러갈까?”
“사냥이라면?”
새나 짐승을 잡은 것인데......, 갑자기 사냥?
“반공화국 작자들을 때려잡자는 것이 사냥이지 다른 게 있나?”
“어디 또 시트파들이 나타났나요? 아니면 북쪽”
쿠르드를 지칭하는 방향이 북쪽이다.
“아니. 바그다드”
“네?”
놀라는 하라드. 감히 바그다드를 쳐들어가다니......., 그것은 목을 내놔도 안 된다. 아무리 우다이라도.
“내게 들어온 정보가 있어. 아이스에 따르면 지금 바그다드는 엉망이라는 거야. 특히 고급관리의 새끼들이나 애비를 재계에 둔 2세들이 세상 모르고 날뛴다는 거지. 우리가 할 일 제1조가 뭐지”
“제1조, 우리는 이라크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 한다”
“그래 맞아. 우린 그 일을 하기 위해 지금 바그다드로 출발하는 거야. 폐다인의 위력을 보여주어야 해. 당장 가자고”
“준비할 시간을 주시...........,”
“1개 중대 차출. 사복 차림. 병기 휴대, 이상”
미처 대꾸할 겨를도 없이 우다이는 지시를 내리고 사무실을 빠져 나간다.
바그다드 중심지, 비밀 클럽 니르바나.
이라크는 철저히 서구 문화를 배제하고 있지만 이란과의 오랜 전쟁 기간 미국의 후원이 끊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상류층을 중심으로 미국식 클럽들이 생겨났다. 일반인들은 출입을 꿈도 꾸지 못하지만 상류층 자제들은 몰래 몰래 이곳에 드나들면서 젊음과 낭만을 즐기곤 했다.
클럽 니르바나도 그 중 한 곳이다. 미국 밴드의 이름을 딴 이곳은 그야말로 매일 밤 록밴드의 일레트릭 기타소리와 댄스음악이 이어졌다.
한 무리의 패거리들이 춤을 추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연인들끼리 서로 끌어안고 스킨십을 나누고 있다. 알코올이 금지된 나라지만 이곳에서는 공공연히 알코올을 마시기도 했다.
그들이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로 민첩한 몸놀림의 사내들이 속속 자리를 채우고 주변을 에워 쌓았다. 정장차림의 사내들은 익숙한 솜씨로 한 곳 한 곳 처리해나갔다. 입구는 통제되고 통제된 입구 앞에는 큰 트럭이 그렁그렁 엔지소리를 내고 있었다. 짐을 실으면 곧 떠날 태세다.
갑자기 음악이 끊기고 등장한 남자. 모두들 놀라 ‘악!’ 소리를 지르며 우왕좌왕하지만 어떻게 할지 모른 채 여자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나는 폐다인 대장이다. 너희 모두를 이 자리에서 이라크 국민의 이름으로 체포한다. 반항하거나 거부하면 피를 부를 것이다.”
폐다인, 그 무서운 폐다인이. 누구 하나 꼼짝도 하지 못한다. 벌써 사내들 손에는 날카로운 칼이나 긴 총이 들려 있는 것을 본 것이다.
경찰에 연락을 해도 필요 없는 일이다. 집에 연락을 해도 늦을 것이다. 이들은 바로 폐다인 들인 것이다.
“살려 주세요, 흑! 흑!”
훌쩍거리는 여자들을 머리채를 쥐고 입구로 끌고 나간다. 남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손이 뒤로 꺾인 채 강한 남자들이 끄는 대로 질질 끌려갈 뿐이다.
“보고해”
“총 20명. 여자가 12명, 나머지는 남자들로서 그 중 셋은 정부 관리 아들, 넷은 기업체, 둘은 언론사, 그리고 나머지는 아직 파악 중.”
“여자들은”
“12명 중 셋만이 정부관리거나 기업일 뿐 나머지는 모두 거기서 일을 하는 썩은 여자들입니다. 사장은 중년 여자로서 주바이디의 이름을 대는 것을 보니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아이스의 정보가 딱 맞았군. 그 년은 주바이디의 정부야”
“정부라면......”
괜찮겠냐는 물음이다. 최근 주바이디의 위세는 후세인 버금갈 정도였다. 수상이며 국방상으로의 그의 위치는 가히 하늘을 찌를 정도다.
“우리가 뭐 때문에 존재한다고 했지? 우린 이 나라의 기둥이 되어야 해. 저런 썩은 것들은 이대로 둘 수 없지. 그 여자란 년부터 끌고 와”
이곳은 티그리트의 폐다인 민병대 사령부. 바그다드에서 130키로, 티그리트 시에서도 20여 키로미터 떨어진 이곳은 그 누구도 찾아오기 어렵다. 주변은 철저하게 통제 되었으며 그래서 별도의 나라로 생각되어졌다.
거친 트럭에 실려 밤을 새어 달린 남녀들은 거의 새벽이 될 때쯤에야 이곳, 폐다인 민병대 사령부에 도착했다. 손은 뒤로 깎지 켜진 채 수갑이 채워지고 얼굴에는 검은 두건이 씌어져 어디가 어딘 지도 모른 채 끌려온 것이다. 게 중에는 비교적 대가 센 친구들 몇몇은 항의를 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되돌아 온 것은 몽둥이였다. 여자라고 예외는 없었다. 질질 짜며 보내달라고 죽은 목소리를 낸 한 여자는 복부에 주먹을 맞고 바닥에 나둥거렸다. 죽는다고 소리를 지를수록 군화는 거칠게 어깨고 허벅지고 가리지 않고 퍼부어 내렸다.
나무로 대충 짜여진 의자에 걸쳐 앉은 남녀는 자리가 비좁아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처럼 서로 포개졌다. 그나마 의자에도 앉지 못한 나머지는 트럭 바닥에 대던져진 채 이리저리 나둥거렸다. 비포장도로는 그들에게 고역이었다.
“당신이 누구라고?”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비웃음. 우다이는 이미 연병장의 한무리 묶음 속에서 중년의 잘 빠진 여자를 창문 너머로 보고 있었다. 1월의 차가운 바람은 얇은 옷차림의 그들에게 충분한 고통을 주었다. 여자들은 어깨를 웅크리며 알지 못한 장소에 두려움을 갖는 듯 했다. 차림새는 어제 밤 입고 있었던 그대로다. 드레스 차림 아니면 짧은 치마다. 등이 훤히 비친 드레스는 추위를 막아 주기 어려운 듯 몸을 달달 떨고 있었다. 어떤 여자는 한 쪽 힐이 벗겨져 나갔는지 맨발이다. 맨 땅의 차가움이 발바닥을 송곳처럼 찌르고 있다. 양발을 번갈아 가며 차갑고 딱딱한 땅을 피하고 있었다. 얇은 스타킹은 날씬한 종아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하라드가 끌고 들어오자마자 던진 한 마디, 그러나 여자는 지지 않고 두건 속에서 큰 목소리로 항의했다.
“내가 누군지 알아? 응? 나중에 어떻게 되나 볼까? 내가 누군데”
“누구긴......, 남자 새끼들 가랑이나 빠는 암퇘지 아냐? 어디 꿀꿀 대보지 그래. 하하하”
“뭐라고? 각하가 알면 너희들 모두 그 자리에서 죽어. 지금 당장 전화할 거야. 전화!”
“하라드, 이 년 두건을 벗겨. 면상을 좀 봤으면 해. 암퇘지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돼지라는 표현은 치욕적인 욕이다. 이슬람세계나 유대에서는 ‘돼지’란 말을 절대 써서는 안 될 금기어다. 독일 나치 치하에서 유대인들을 돼지라고 불렀지 않았던가? 게다가 여자를 암퇘지라고 부른 것은 육체적 고통보다 더 큰 굴욕감을 주는 것이다.
벗겨진 두건 속에서 드러난 얼굴은 누가 봐도 아름다웠다. 연한 녹색의 눈동자, 그 아래로 반듯한 코와 도톰한 입술, 약간 벌린 입의 하얀 이까지 남자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어깨가 드러난 드레스는 윤곽이 뚜렷한 몸매를 매끄럽게 싸고 있다. 사틴 소재의 드레스는 여자의 피부처럼 부드러워 보였다. 하체의 볼륨 있는 힙과 다리까지 뭇남성들을 군침 돌게 만들 만 했다.
우다이 역시 어린 소녀들의 풋풋한 가슴과 아랫도리를 탐닉하고 있지만 이렇게 농염한 여체를 보고나자 마음껏 유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주바이디 영감이 보는 눈은 있구만 그래. 이런 잘빠진 몸을 주물럭거리며 침을 흘렸겠지. 저 동그란 유방하며 갈색 젖꼭지를 입에 물고 어린애처럼 빨아댄 모습이 보일 것 같군 그래. 아래 구멍에 얼굴을 파묻고 질질 흘린 물을 쩝쩝 빨아 먹지는 않았는지도 모르지. 이 년은 남자가 올라타 내리 찍으면 어떤 소리를 낼까? 똥구멍도 길을 잘 냈는지 모르겠군.
“저기 저 창 밖을 봐. 저 놈 자식들 뺑이치는 거 보여? 썩은 머리를 이슬람 사회주의 정신으로 깨끗이 빨게 해주고 있는 거야. 그래도 깨끗해지지 않으면 그때는 가차 없이 산채로 사막에 던져버리는 거지. 살아 돌아오면 알라의 행운이고 죽으면 알라의 심판이겠지”
니르바나 클럽 여주인 라다의 두건을 벗기고 난 하라드는 벌써 그의 명령을 따라 찬 바람이 잉잉 우는 연병장으로 나가 여자들은 한 바라크 건물로 몰아넣고 청년들만 따로 떼어내 땅바닥을 기게 하거나 달리기를 시키고 있었다. 쳐지거나 그 자리에서 쓰러지면 몽둥이질이 쉬지 않고 떨어졌다. ‘악! 악!’ 대는 비명소리가 빈 연병장을 가득 채웠다. 폐다인 민병대원들은 신이 나서인지 죄다 몰려나와 하라드가 지시를 내리기도 전에 손에 든 몽둥이로 도마뱀을 때려잡듯 휘둘렀다. 머리가 터져 피를 얼굴에 질질 흘린 놈도 있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은 기세다. 얼굴은 두건으로 가려져 있고 손은 뒤로 돌려져 수갑이 채워졌다.
라다는 창 밖에서 들려오는 호루라기 소리나 이리저리 쫓기는 모습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벽면을 가득 채운 묘한 모양의 물건들에 더 공포심을 가졌다. 나무나 철물을 조형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틀림없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서 잘라낸 것 같았다. 길이가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었는데 마르면서 쪼그라든 듯 했다. 그래도 성기 모양은 변하지 않아 발기한 남자의 그것으로 보였다.
더 놀란 것은 그 옆으로 있는 검은 털에 가려진, 가운데가 뚫린 피부들이었다. 순간 ‘헉! 하고 짧은 숨을 내쉬었다. 저것은............., 여자들의 음부가 아닌가? 어떻게 저럴 수가......., 인간들이 아닌 짐승도 저렇게는 하지 못하리. 어떻게 살아 있는 여자들의 음부를 저렇게 오려내서 걸어둔 단 말인가. 아무리 폐다인이 무서운 군사라고 해도, 어떻게.
라다, 그 녀는 벽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오돌오돌 떨고만 있었다. 여기서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 이가 자신을 구해내 줄지도 지금으로선 모를 일이다. 연락을 할 수단도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주어진 것은 지금 내 앞에 서서 나를 보고 있는 저 사람뿐이다. 근데 저 사람은.......
“난 우다이다. 이슬람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후세인의 피를 이어받은 나 우다이다. 너 같은 암퇘지를 이 땅에서 제거하는 것이 내 일이지. 이 돼지를 홀딱 발가벗겨!”
“악! 안 돼......., 살려줘요. 잘 못 했어요. 악!”
건장한 군인 둘이 옆으로 다가와 드레스 끝을 대검으로 찢어발기자 순 백색의 속옷차림으로 울고불고 하지만 뒤에서 머리채를 휘어잡고 꼼짝 못하게 만들고는 속옷까지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주저앉을 수도 없는 그녀는 다리를 모으며 치부를 숨기려 했다.
“보기 좋군, 훌륭한 돼지야. 벌써 흥분이 되나, 응? 이 암퇘지는 반응도 빠르구만. 근데 왜 다리를 꼬고 있지? 야, 그 칼 이리로 줘. 다리를 활짝 펴지 못 한 걸 보니 아무래도 다리에 이상이 있나 보구만. 그런 다리는 필요 없지. 내가 잘라주어야겠군.”
“아니..........., 아니에요. 벌릴 께요. 이렇게......”
“그렇지 그렇게 활짝 벌려야 내가 볼 수 있지 않겠어. 무성하군 그래. 보기 좋은 갈색인데. 내 수장품 중에는 갈색이 없던데........., 이걸 오려내 걸어둘까?”
“아..........악! 용서해주세요, 흑 흑, 살려 주세요. 정말 잘못 했습니다.”
칼끝이 다가서자 정신이 나간 듯 울부짖었다. 눈빛은 애원으로 가득했다. 눈물이 철철 흘러 얼굴과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니 오줌이라도 지릴 것 같았다. 칼은 시퍼런 빛을 품으며 자신을 노리다가 다행히 거두어졌다.
“저것들은 모두 다 키르쿡에서 거두어 온 전리품들이지. 저것들 말고 또 있지만.......”
우다이는 작년 키르쿡 소탕을 마치고 난 후 체포된 시트파들을 산채로 붙잡아서 치부를 도려내는 즐거움을 누렸었다. 얼굴과 나이에 관계없이 붙잡은 여자들을 산채로 틀에 묶어 옷을 발가벗긴 후 예리한 메스용 칼로 국부를 손상하지 않고 오려내게 했다. 악다구니를 지른 여자들의 피비린내를 마다하지 않고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오려진 국부는 솜씨 좋은 의무대 병사가 말끔하게 손질을 했다. 동물 박피가 된 여자의 구멍은 그대로 뻥 뚫린 채였다. 그것을 받아 든 우다이는 자신의 심볼을 꺼내 그곳에 대고 살살 넣다 뺐다 하곤 했다.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이었다.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산채로 묶은 후 바지를 벗겨내고 음낭까지 싹둑 잘라버렸다.
“네 것도 걸어두면 좋겠지만 정 그렇게 살기를 원한다면 내가 봐주지”
“고....., 고맙습니다. 알라의 모든 영광이 사령관님께 내리기를 빌겠습니다. 흑, 흑!”
감사의 눈물인지 공포의 눈물인지 모를 눈물을 쉼 없이 흘리고 있다.
“그래도 그냥 끝낼 수는 없지 않나, 안 그래?”
“그럼........?”
“보고 싶은 데........, 남자를 받아들일 때의 표정을........, 얼굴이 어떻게 들뜰까 궁금하거든”
“설마..............., 여기서”
“맞아, 여기서. 내 훌륭한 대원들에게 그 아름다운 콧소리를 들려주어야겠는데......”
“아, 제발.........흑, 흑!”
“싫으면 할 수 없지”
“아니에요, 아니에요. 할께요.”
“정말 하고 싶다는 거지?”
“진심으로 하겠어요. 정말입니다. 흑!!!”
아름다운 여자의 눈물은 눈물까지 아름다운가. 붉어진 눈동자가 매력이야. 저 눈동자처럼 붉은 입술에 내걸 박아 넣고 싶을 정도군. 저 탄력 있는 혀로 살살 감아 돌리면 기분이 좋겠어. 꼭 물어주면 더 좋겠지
바지가 솟아올랐다. 손으로 바지를 벗으며 여자에게
“이 의자 위로 올라가 엎드려........., 돼지처럼”
“네. 네. 이렇게요?”
조금 긴 의자위로 올라가 가슴을 바닥에 붙이고 엎드린다. 손목은 아직 수갑이 채워져 있다. 빨간 자국이 손목에 나 있다. 저항하다 수갑에 긁힌 자국이리라.
“어디 맛을 볼까?”
성난 물건을 손으로 잡고 엎드린 여자의 큰 엉덩이 금을 따라 몇 번 상하로 움직이더니 그대로 밀어 넣는다. 마른 구멍은 마찰을 일으키며 여자에게 아픔을 주었던 것 같다.
‘아아아!’ 머리를 세우고 아픔을 호소한다. 주위를 빙 둘러싼 병사들의 호기심 어린 눈이 부끄러웠지만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갈색의 풍만한 엉덩이를 들썩이며 남자의 리듬에 맞춰 뜨거운 숨을 몰아 쉴 뿐.
‘헉! 헉!’ 흥분이다. 밀물처럼 안에서 뭔가 품어져 나갔다. 뜨거운 구멍 속에서 미끌미끌한 액체가 느껴진다. 윤활유 역할을 한 분비물은 용두질을 더 빠르게 해 주었다.
“아. 좋은 구멍이야. 쫄깃한 느낌은 아니지만 이 통통 튀는 힙이 아주 일품이군. 매끄러우면서도 접착제처럼 달라붙은 이 살집이 죽여주는 데 그래. 다들 재미를 즐기라고”
우다이가 나간 방은 서로서로 여자에게 달라붙은 병사들의 소리로 어지러웠다. 한 명이 얼굴 앞에 바지춤을 내리면 다른 한 명은 뒤로 돌아가 아직도 흘러내리는 그곳에 쑤셔 넣기 바빴다. 미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병사는 바닥에 앉아 유방을 주물럭거리다 입으로 빨아댔다. 그나마도 차지하지 못한 병사들은 엎드린 여자의 다리로 가 힐을 벗기고 발을 깨물거나 발바닥을 코에 대고 할딱거렸다.
한 명, 두 명......... 그 수는 끊임없이 이어져 마지막 병사가 정액을 안에다 쏟아 부을 때는 시간이 벌써 오전이 다갈 정도였다.
매를 맞은 몸이다. 아니 매만 맞은 게 아니라 아주 높은 데서 바닥에 떨어진 계란처럼 온 몸이 부서져버린 것 같았다. 의자위의 그녀는 맨바닥에 떨어져 다리를 벌린 채 정신을 잃었다. 다시는 주바이디 각하를 모실 수 없을 것이다. 아랫도리가 떨어져 나가는 아픔이었다. 어떤 병사는 음부로도 양이 차지 않았는지 항문에도 밀어 넣고 온 힘으로 찍어 누른 듯 했다. 뒤쪽이 깨어진 병처럼 아팠다.
라다가 방에서 당한 그 시간 별도의 방에 끌려간 여자들은 우다이에게 다른 교육을 받고 있었다. 그 교육이란 게 별다른 것이 아닌 몸으로 정신을 정화하는 교육이었다.
“썩은 육체에 깃든 정신은 역시 썩기 마련이다. 너희들 육신은 너무 썩어 타락의 냄새를 피우고 있다. 불로 태워 정화를 해야 하지만 마지막 기회를 준다. 부디 맑은 정신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우다이가 훈화를 마친 후에야 정화교육은 시작되었다. 맑은 정신을 만들기 위한 교육은 끝 없는 구타였다. 손목을 등 위쪽으로 해서 다시 묶었다. 병사가 다가와 여자를 끌어다 긴 장탁자에 배를 아래로 해선 머리와 어깨와 허리와 발목을 탁자에 있는 가죽 띠로 고정시켰다. 발버둥쳐도 몸의 어느 부분이고 움직일 수 없었다. 입만 열려 있어서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을 뿐이었다. 누구도 도와 줄 수 없는 곳이다.
무스타프는 우다이가 한 쪽으로 비켜서자 그것을 신호로 긴 검은 색 채찍을 꼬나 쥐었다. 여자는 형틀에 묶인 죄수다. 옷가지는 벌써 벗겨져 두 쪽의 엉덩이를 적나라하게 보이고 있다. 먼저 무스타프가 채찍을 높이 들어 엉덩이를 후려치자 반대쪽에 있던 병사가 이어서 채찍이 아닌 두께 2센티 정도의 회초리를 들어서 발바닥을 내리쳤다. ‘휙!’ ‘짜악! ’붕!‘’딱!‘ 소리는 우다이의 표정을 지켜보며 계속 되었다. 비명........., 다음은 어린아이 칭얼대는 듯한 목소리.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푸르게 멍든 자국은 터져 피가 배였다. 분홍의 발바닥은 부풀어 올라 껍질과 내용이 따로 노는 것 같다. 채찍은 엉덩이를 지나 허벅지를 후려친다. 금새 붉은 줄이다. 채찍이 지나간 자리마다 살갗이 빨갛게 부풀어 오른다. 발바닥을 후려치던 병사는 힘을 더해 회초리를 내려친다. 여자의 몸은 뒤채기다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살아 있는 생선처럼 팔짝 팔짝 뛰던 몸이 쭉 늘어져 버린 것이다.
“어때? 이제 정신이 맑아졌나? 아직 정화가 되지 않았으면 가슴과 배까지 해줄까?”
“그르르르.............., 그르르르...................”
짐승이 죽어가며 내뱉는 소리가 반쯤 열린 입으로 흘리다 마지막 힘을 끌어다
“감, 사, 합, 니, 다. 맑아졌습니다.”
“그래. 다음”
한 쪽의 여자들은 숨죽이며 있다가 또 비명을 지른다. 귓가에 빙빙 도는 여자의 외침과 채찍과 회초리가 바람을 가른 소리는 다리의 힘을 빼게 만들었다. 끌려가지 않으려고 뒤로 몸을 뺀 여자는 무스타파가 주먹으로 배를 지르자 풍선이 바람 빠진 ‘핏!’ 소리를 낸다. 똑 같이 탁자에 묶인 여자는 눈에 호소를 띈다. 그렇지만 이어 쏟아지는 매질.
아이스는 티그리트가 의외로 멀다고 느껴졌다. 예전에 한 번 와본 기억은 있지만 그때는 멋모르고 다녔었기 때문에 거리감 따윈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오늘처럼 직접 찾아간다고 하니 멀게 느껴졌다.
바로 어제다. 후세인의 성난 목소리는 처음 들었다. 그렇게 화가 나있는 모습 역시 처음이었다.
우다이가 바그다드로 군사들을 몰고 온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주바이디의 애첩을 윤간한 것이었다. 주바이디는 라다의 몸에 난 상처를 보자마자 길길이 날뛰었다. 여자가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의 이름을 말했는데도 무시한 것이다. 이 일은 그 동안의 묵은 감정까지 다 꺼내게 만들었다. 즉시 마지드와 쿠사이에게 연락을 하고 머리를 맞댄 결과가 후세인이 가장 싫어한 반역의 음모였다. 바그다드로 군사를 끌고 온 행위는 언제고 역모를 할 수 있다는 셋의 이구동성에 후세인은 정말 그럴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창 밖 풍경은 너무 단조로웠다. 바그다드의 단조로운 생활만큼이나 산과 들이 똑 같은 모습이 이어졌다. 키 작은 나무 아니면 바위. 그것도 아니면 사막. 마을은 띄엄띄엄 펼쳐져 있다. 농촌 풍경은 떠나온 나라와는 천지차이였다. 작은 석회로 지어진 집, 또는 움막 같은 집이다. 가난 그 자체다. 후세인이 근대화를 부르짖지만 도시를 뺀 농촌은 아직 멀게만 보였다.
“거의 다 왔습니다.”
푸른 강이 눈 부시게 다가선다. 티그리스 강인가? 저 강이 흘러가는 곳이 바그다드란 말이지. 돌아가기 싫은 곳이 바그다드였다. 차라리 우다이와 이곳에 머물고 싶은 그였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 어차피 이 땅에 뼈를 묻을 것이다. 이 바늘과 함께.
티그리트에 도착한 시간은 바그다드를 떠난 지 2시간이 지나서다. 비포장도로를 구불구불 달려온 그는 피곤함을 느꼈다. 폐다인 사령부는 황량한 사막에 있었다. 콘센트 막사가 사막의 바위처럼 여기저기 서 있다. 마치 세상과 단절한 모습이다.
“형님, 반갑습니다. 이게 몇 년 만인가요?”
우다이는 아이스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바그다드 소식을 짧게 나눈 후 아이스는 정색을 하며 우다이에게 긴 말의 처음을 열기 시작했다.
“넌 대체 무엇 때문에 사는 거야. 무슨 목적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말이야. 지금 너는 무엇을 파괴하고 있는가? 신성을 파괴하는가 아니면 창조의 그 원천을 파괴하는가? 파괴는 창조의 시작이지만 스스로의 자멸을 부르는 화의 근원이기도 해. 창조가 없는 파괴는 네가 딛고 있는 땅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야. 창조가 없다면 그 땅은 바위처럼 단단하다가도 모래알처럼 쉽게 부수어지는 거거든. 무엇 때문에 바그다드에 왔지? 그들에게 경고하려고 왔나? 그것은 경고가 아니라 독약이야. 네가 마셔야 하는 독배란 말이야. 그래, 공포가 인간을 지배하지. 그러나 공포심을 갖지 않은 자들에게는 통하지 않아. 더 큰 공포를 주거나 아니면 때를 기다려야 하는 거야, 바로 그들이 그렇지. 그들은 그들 자체가 거꾸로 공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우다이, 너를 가볍게 보고 있다는 거지. 기다려야 해. 때를........”
그리고 아이스가 티그리트에서 돌아온 몇 달 후, 그러니까 5월인가 6월인가 우다이는 바그다드로 소환되었다. 그의 팔과 다리를 잘라버린 것이다. 폐다인 민병대는 당시 SSO사령관을 맡았던 쿠사이 휘하로 들어갔으며 SSO 책임자는 대신 쿠사이의 오른 팔인 <하니 알 라티프 툴파>가 새로 임명되었다. 아부구랍 정치범 수용소장인 툴파는 철저하게 쿠사이 편이었다. 배후에는 물론 주바이디와 마지드가 있었고..
“하라드, 당신만 믿겠어. 내가 없는 폐다인이지만 당신이 잘 끌고 가주기를 바라네. 우리들의 목적을 항상 잊지 말게. 난 곧 돌아올 것이야. 알겠나? 하라드”
“대장님의 우국충정을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대장님이 다시 돌아오실 때까지 더욱 강건한 부대를 만들어 놓겠습니다. 그런데 그곳은 어떻게 할까요?”
나와프가 만들어 놓은 고급 궁전을 이름이다. 작금의 빌미를 만든 그곳은 아예 없애든가 아니면 누군가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하라드는 내심 자신이 관리를 했으면 했다. 자신도 그곳에서 술탄처럼 행세를 하고 싶었으리라.
“자네가 관리하고 있게나. 대신 그 애들은 다 처리해버리게. 애들 먹이로 주면 될 거야.”
애들이란 소녀들과 맹수를 지칭하는 것이다.
“생각도 하기 싫어, 싹 치워버리게나. 그리고 그 무스타판가 하는 친구는 나를 수행했으면 한데.......”
하라드가 데리고 다니는 부대원이다. 무스타파는 하라드와 우다이에게 충성을 다짐했었다.
우다이는 바그다드로 소환되었다. 폐다인 민병대를 떠난 우다이는 실의에 빠지기도 했지만 아이스의 조언을 따랐다. 아버지 후세인에게 간청을 해 국영인 바그다드 방송사와 신문사를 맡은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주간지를 별도 창간하기도 했다. 아이스는 기가 죽어 상심한 우다이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부추겼던 것이다.
“총과 칼은 무섭지.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이 또 있다. 그것은 언론이야.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여기저기서 목소리를 높이면 혼란이 찾아오게 돼. 그러나 반대로 국민들에게 이 길로 가자고 앞장서 외치면 다들 그 길이 맞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따라 오는 거야.”
영국 맨체스터에서 교육을 받은 우다이는 지적인 호기심과 세계사적인 사고 체계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언제고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한 우다이는 의욕적으로 언론사와 방송사를 경영하기 시작했다.
“네가 다시 부각할 수 있는 길이 하나 있다. 지금 그들이 안주하고 있을 때 더 강하게 더 높이 나라 밖을 보는 거다. 이란과의 전쟁은 네 부친이 시작했지만 끝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들은 자신의 나라 이라크에 애정을 가졌었지 않나? 나라 밖을 봐”
어느 날 들른 아이스의 이 말은 우다이에게 강한 신념으로 남았다. 즉시 국수주의에 충실하고 이슬람사회주의 이념을 대변하는 논객들을 불러 모아 여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나라 밖으로 시선을 돌린 우다이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쿠웨이트에 시선을 던졌다. 이 때가 1990년 초였다.
쿠사이. 그 역시 욕심은 점점 더 커져갔다. 이젠 막강한 군사력과 정보력을 자기 휘하에 두게 된 쿠사이는 그야말로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로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주바이디나 마지드에게는 철저히 자신을 숨기며 사면춘풍을 날리기 바빴다. 때를 기다린 사람만이 얻을 것을 얻는다고 아이스가 우다이에게 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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